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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에바스의 말·말·말, 그의 낭만엔 '영원한 작별'은 없다 [IS 스타]

"내년에도 불러준다면, 100% 나는 돌아올 것이다."마지막까지도 윌리엄 쿠에바스의 말엔 낭만이 넘쳤다. KT 위즈의 '장수 외국인 투수' 쿠에바스가 '영원한 작별'이 아닌 '잠시만 안녕'을 외쳤다. KT는 20일 수원 한화 이글스전에 앞서 고별식을 가지고 KT와의 7년 동행을 마무리했다. 쿠에바스는 "KT에서의 7년 동안 좋은 기억이 너무 많다. 선수들 모두가 내 형제라고 생각하고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라면서 "지금 은퇴할 생각은 없다. KBO에서 내년에 불러준다면, 100% 나는 다시 돌아올 생각이 있다"라고 쿠에바스다운 작별 인사를 건넸다. 2019년부터 2025년까지 7년 동안 쿠에바스는 KT에 많은 낭만을 안겼다. '쿠동원(쿠에바스+최동원)'이라는 투혼의 대명사를 시어준 2021년 1위 결정전부터 2023년 컴백, 그리고 마지막 인사까지 그의 한 마디 한 마디엔 낭만이 가득했다. 2021년 "보이지 않는 에너지가 있었다"쿠에바스는 2021년 팀이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일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정규시즌 막판인 10월 28일 수원 NC 다이노스전서 7이닝 108구 2실점을 기록한 그는 사흘 뒤인 10월 31일, 1위 결정전인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등판해 7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나흘 동안 두 경기에서 던진 공만 무려 207개. 쿠에바스는 투혼으로 이겨내며 팀에 창단 첫 정규시즌 우승을 안겼다. 쿠에바스는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도 7과 3분의 2이닝 8탈삼진 1실점으로 맹활약하며 통합 우승까지 견인했다. 당시 쿠에바스는 부친상으로 인해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이었지만 놀라운 투혼을 발휘했다. KS 우승 후 그는 "(2021년은) 미친 시즌이었다"라며 "한동안 좋고 나쁜 모습을 보였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내가 가진 것 보다 더 많은 것들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라면서 “이런 노력이 보이지 않는 에너지로 작용한 것 같다"라며 한 시즌을 돌아봤다. 2022년 "여러분 모두가 가족, 다시 돌아오고 싶다"쿠에바스는 2021년 우승투에 힘입어 이듬해(2022년) 재계약에 성공했다. 하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2022시즌 초반 팔꿈치 통증을 느껴 전열에서 이탈, 결국 KT와 '첫 번째 이별'을 맞았다. 다만 그는 방출 결정 후에도 한국에 남아 새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의 적응을 도우며 KT와의 이별을 준비했다. 방출 결정 후 선수단과 인사를 통해 "여기 있는 모든 분이 항상 가족과 같고, 앞으로도 가족의 일원으로 느껴질 것이다. 이 팀의 문화나 분위기가 정말 좋기 때문에 기회가 되면 꼭 돌아오고 싶다. 내년에 못 보더라도 지구 반대편에서 응원하는 형제 한 명이 있다고 생각해주면 좋겠다"라고 인사했다. 팬들 앞에서도 그는 "수원이 진심으로 우리 집처럼 느껴졌다. 멀리서 왔음에도 같은 가족처럼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하다"라며 허리를 굽혔다. 2023년 "수원은 내 홈(home)이니까요"하지만 쿠에바스는 2023년 다시 KT로 돌아왔다. 기존 외국인 투수 보 슐서가 부진하면서 구단이 대체 외국인 투수 영입을 추진했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했던 쿠에바스를 재영입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정했다. 당시 그는 KBO리그 5개 팀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쿠에바스는 KT를 택했다. "수원은 내 홈이다. 고향이나 다름없는 곳"이라며 KT 복귀를 택했다. 당시 KT는 순위가 최하위까지 떨어져 4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이 불투명한 시기였다. 하지만 쿠에바스는 "다시 시작하면 된다"라며 희망을 노래했다. 올스타전에서도 그는 옆에 있는 로하스를 두고 "내가 KS 선배"라며 "다시 KS에 오를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그해 12승 무패로 '무패 승률왕'에 등극, 팀을 KS 무대에 올려 놓았다. 2023년과 2024년 가을의 끝자락2023년 KS 준우승과 2024년 준플레이오프(준PO) 탈락, 쿠에바스와 KT의 가을은 2년 연속 아쉬움 속에 끝났다. 하지만 그 순간마다 가장 마지막까지 그라운드에 남아 있던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쿠에바스였다. 2023년 KS 2차전 선발이었던 쿠에바스는 예정대로라면 6차전 선발 마운드에 오를 계획이었으나, 팀이 1승 3패로 탈락 위기에 처하자 5차전 불펜 등판을 준비했다. 스파이크까지 신으며 등판을 기다렸지만 경기 중반 승기가 LG 쪽으로 크게 기울어지자 그의 등판은 무산됐다. 경기 후 그는 스파이크도 벗지 않은 채 더그아웃에 남아 상대의 우승 세리머니를 응시, 다음해 설욕을 다짐했다. 2024년에도 설욕은 실패했다. 준PO에서 LG의 벽에 가로막혔다. 탈락이 확정된 후 KT 선수단은 그라운드에 나와 3루 원정 응원석을 향해 인사를 한 뒤 그라운드를 떠났다. 하지만 쿠에바스만은 마지막까지 남아 응원석을 응시했다. 응원한 팬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눈에 담은 뒤에야 경기장을 퇴장, 2년 연속 아쉬운 발걸음을 옮겼다. 2025년 "불러만 준다면, 100% 돌아옵니다"2025년 쿠에바스는 KT와 '두 번째 이별'을 맞았다. 하지만 쿠에바스는 이날도 '영원한 작별'을 고하지 않았다. "아직 은퇴할 생각은 없다. 대만과 미국, 멕시코 등 불러주는 팀에서 커리어를 이어갈 것"이라고 한 그는 "내년에도 KBO에서 불러 준다면, 100%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별의 방식도 '첫 번째' 때와 비슷했다. 팬들 앞에서 "그동안의 응원에 감사하다"고 말한 그는 경기장 곳곳을 다니며 정들었던 스태프, 직원들과 인사를 나눴다. 2022년 이별 당시 식당 영양사들을 만나 "내년에 다시 와서 밥 먹겠다"라고 약속했던 그는 올해도 가족들과 함께 구단 식당을 찾아 직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나중에 또 놀러와"라는 영양사들의 인사와 함께 쿠에바스 가족은 다시 한 번 다음을 기약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5.07.21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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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쿠에바스' KT 라커룸 눈시울 붉힌 7년 낭만투, "정말 좋은 동료였다" [IS 비하인드]

KT 위즈의 '장수 외국인' 윌리엄 쿠에바스가 결국 한국을 떠난다. KT는 11일 쿠에바스를 대체할 투수로 패트릭 머피를 영입했다. 쿠에바스는 올해로 KBO리그 7년 차를 맞은 '장수 외국인'이다. 2019년 KT에 입단해 2022년 팔꿈치 부상으로 방출됐으나, 2023년 대체 외국인 선수로 KT에 돌아와 올해까지 수원 마운드를 지켰다. 7시즌 동안 149경기에 나와 55승 45패 평균자책점(ERA) 3.93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7년간 쿠에바스는 많은 업적과 낭만을 남겼다. 이강철 KT 감독과 2019년 KT 입단 동기인 그는 2020년까지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쌓았으나, 다소 고집이 센 탓에 이 감독의 속을 여러 번 썩인 선수였다. 포수의 리드보단 자신의 기분에 따라, 변화구 타이밍에 직구 승부를 펼치다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강철 감독에겐 '아픈 손가락' 같은 존재였다. 하지만 2021년 쿠에바스는 성적도 멘털도 성장했다. 2021시즌 막판 쿠에바스는 나흘(2경기) 동안 217개의 공을 던지며 ‘1위 결정전’까지 몰렸던 KT의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었다.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도 7과 3분의 2이닝 8탈삼진 1실점으로 맹활약하며 통합 우승까지 견인했다. 당시 쿠에바스는 부친상을 당하며 정신적으로 힘든 상황이었지만 놀라운 투혼을 발휘했다. 2022년 재계약한 쿠에바스는 팔꿈치 통증으로 시즌 도중 방출됐다. 하지만 2023년 KT에 대체 외국인 선수로 돌아왔다. 당시 쿠에바스는 KBO리그 5개 팀의 러브콜을 받았으나, "(수원은) 내 홈(home)이다"라는 이유로 KT 컴백을 택했다. 돌아온 쿠에바스는 그해 12승 무패 승률왕에 등극하며 팀의 KS행을 이끌었다. KS 준우승 직후엔 스파이크도 벗지 않고 더그아웃 벤치에 덩그러니 앉아 상대의 우승 순간을 지켜보며 설욕을 다짐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설욕의 순간은 오지 않았다. 2024년 재계약에 성공한 쿠에바스는 31경기 7승 12패 ERA 4.10으로 주춤했고, 그의 부활을 믿고 7년 차 재계약을 맺은 올해엔 18경기 3승 10패 ERA 5.40으로 더 부진했다. 결국 KT는 고심 끝에 쿠에바스를 교체했고, 9일 선수단 미팅을 마지막으로 쿠에바스는 팀을 떠났다. 쿠에바스와 마지막 인사를 나눈 일부 선수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쿠에바스와 6년을 함께 한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는 "쿠에바스는 정말 좋은 동료였다. 어떤 상대든 최선을 다해 싸우고 프로 의식이 투철한 선수였다"며 그를 추억했다. 한편, KT는 새 외국인 투수로 패트릭 머피를 영입했다. 패트릭 머피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 메이저리그(MLB) 워싱턴 내셔널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빅리그 경험을 한 투수로, 35경기에 불펜 투수로만 나와 평균자책점 4.76의 성적을 남겼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선 4시즌 통산 109경기(선발 13경기)에 출전, 11승 10패 평균자책점 3.79를 남겼다. 2024년에는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40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했다. 이강철 감독은 "후반기엔 배제성까지 6선발로 운영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인천=윤승재 기자 2025.07.11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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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 묵념하고 승리 세리머니 생략···부친상 유영찬을 향한 LG의 동료애

올해 LG 트윈스는 정규시즌 경기에서 승리하면 투수와 포수, 내야수가 마운드에 모여 어깨동무하고 오른발과 왼발을 한 번씩 앞으로 내미는 세리머니를 했다. 지난 6일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서 7-2로 이긴 뒤에는 세리머니를 생략했다. 부친상을 당한 마무리 투수 유영찬(27)을 배려한 것이다. 유영찬은 준PO를 준비 중이던 지난 3일 부친상을 당했다. 건국대를 졸업하고 입단 4년 만인 지난해 1군에 데뷔한 유영찬은 가을 야구를 포기할 수 없었다. 준PO 1차전이 열린 지난 5일 정상적으로 등판을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코칭스태프에게 전했다. 그러나 염경엽 LG 감독은 "(유)영찬이가 발인을 마치고 빨리 (장지인 구미에서 서울로) 이동하면 등판할 수 있다고 하더라. 그런데 새벽에 일어나 발인하고 경기를 한다고 해도, 2차전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라며 유영찬에게 휴식을 권유했다. 유영찬은 다음날 준PO 2차전에서 마운드에 올라 씩씩하게 투구했다. 7-2로 앞선 9회 초 등판해 내야 안타 1개와 4사구 2개를 내주며 2사 만루에 몰렸지만, 4번 타자 강백호를 외야 플라이로 처리하고 경기를 매조졌다. LG 선수단은 유영찬의 슬픔을 공유하고 위로했다. 경기 전에는 더그아웃 앞에 모여 추모의 묵념을 했다. 승리 후엔 세리머니를 하지 않았고, 마지막까지 뛴 9명이 어깨동무를 하는 것으로 끝냈다. 외야수 박해민은 승리구를 유영찬에게 전달했고, 저마다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경기 뒤 만난 유영찬은 "아버지가 많이 생각났지만, (부친상과) 야구와는 별개라 생각했다. 마운드에서는 (평소와) 같은 마음으로 임했다"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러나 유영찬의 눈은 붉게 충혈돼 있었다. 투수 조장 임찬규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가슴 아픈 일을 겪었는데, (유)영찬이가 (발인 후) 하루도 지나지 않아 팀에 복귀했다"라며 "정말 힘들었을 텐데 기특하다. (부친상으로) 힘들고 아프겠지만, 가족과 팬을 위해 좋은 투구를 해 줘서 고맙다"라고 위로했다. 이어 "생각보다 긴 시간 마음이 아프고 힘들 거다. (2021년 부친상 때) 저도 그랬다"라면서 "오늘 투구가 가족들에게 큰 위로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수조 최고참 김진성은 "(유)영찬이가 1차전에서 나오지 못해 팀에 미안한 감정을 가질까 봐 신경 쓰였다"라며 "오히려 위로해 주면 더 마음이 좋지 않을 거 같아서 일부러 장난도 치고 그랬다"라고 했다. 이어 "나도 상을 당해봤지만, 일주일 정도는 (아픔이) 갈 거다. 많이 힘들 것"이라고 걱정했다.유영찬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3경기에 등판해 6이닝 동안 1실점으로 LG의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이끈 바 있다. 올해 정규시즌에서는 7승 5패 26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하며 LG의 뒷문을 책임졌다. 그는 "형들과 동생들이 많이 생각해 주고 챙겨줘서 정말 감사하다. 어떤 위치에서든 최선을 다해서 던지겠다"라고 다짐했다. 이형석 기자 2024.10.07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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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친상 유영찬의 슬픔 어루만진 투수 조장과 최고참 "많이 힘들텐데 고맙다"

LG 트윈스 선수단은 부친상을 당한 유영찬을 위로하고 슬픔을 어루만졌다. 준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동료애를 보여줬다. LG는 지난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준PO 2차전을 앞두고 더그아웃 앞에 모여 추모의 묵념을 했다. 7-2로 승리한 후에도 평소와 달리 세리머니를 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뛴 9명이 어깨동무를 하는 것으로 끝냈다. 외야수 박해민은 승리구를 유영찬에게 전달했고, 하나둘씩 마무리 투수 유영찬의 어깨를 토닥였다. 유영찬은 지난 3일 갑작스럽게 부친상을 당했다. 유영찬은 준PO 1차전이 열린 지난 5일 정상적으로 등판을 대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전 "(유)영찬이가 발인을 마치고 빨리 오면 등판할 수 있다고 하더라. 그런데 새벽 4시부터 일어나 발인을 하고 잠실구장으로 나와 경기를 한다면, 2차전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라며 "(유)영찬이이게 하루를 쉬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2차전을 정상적으로 준비한 유영찬은 부친상을 당한 지 사흘 만에 마운드에 올라 씩씩하게 공을 던졌다. 7-2로 앞선 9회 초 마운드에 올라 내야 안타 1개, 4사구 2개로 2사 만루에 몰렸지만 강백호를 외야 플라이로 처리하고 경기를 매조졌다. 선배들은 그런 유영찬이 대견하고 고맙다. 투수 조장 임찬규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가슴 아픈 일을 겪었는데, (유)영찬이가 하루도 지나지 않아 팀에 복귀했다"라며 "정말 힘들었을텐데 기특하다. (부친상으로) 힘들고 (마음이) 아프겠지만 가족과 팬을 위해 좋은 투구를 위해 고맙다"라고 위로했다. 이어 "생각보다 긴 시간 마음이 아프고 힘들 거다. 저도 그랬다"라면서 "오늘 투구가 가족들에게 큰 위로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수조 최고참 김진성은 "(유)영찬이가 1차전에서 나오지 못해 팀에 미안한 감정을 가질까 봐 가장 신경 쓰였다"라며 "오히려 위로해 주면 더 마음이 좋지 않을 거 같아서 일부러 장난도 치고 그랬다"라고 했다. 이어 "나도 상을 당해봤지만, 일주일 정도는 (아픔이) 갈 거다. 많이 힘들 것"이라고 걱정했다.유영찬은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3경기에 등판해 6이닝 동안 1실점으로 LG의 29년 만에 통합 우승을 이끈 바 있다. 올 시즌에는 7승 5패 26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했다. LG의 뒷문을 책임지는 유영찬의 활약이 중요하다. 그는 "아버지가 많이 생각났지만, (부친상과) 야구랑은 또 별개라 생각해 마운드에서 (평소와) 같은 마음으로 임했다"라고 했다. 이어 "형들과 동생들이 많이 생각해 주고 챙겨줘서 정말 감사하다. 포스트시즌에서 마무리든 중간이든 어떤 위치에서든지 최선을 다해서 던지겠다"라고 다짐했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4.10.07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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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 1도움 맹활약…울버햄프턴, 3-0 완승

황희찬(27)이 시즌 3호 도움 포함 맹활약하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비록 한 차례 골대를 강타하기도 했지만, 경기 내내 날카로운 움직임을 뽐냈다.울버햄프턴은 31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프턴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에버턴과의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라운드에서 3-0으로 이겼다.황희찬은 직전 브렌트퍼드와의 경기에서 허리 통증 탓에 45분만 소화했으나, 이날은 다시 당당히 선발 출전해 풀타임 활약했다. 그는 전반 초반부터 팀의 역습을 주도하며 에버턴의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2분 만에 뒷공간 침투에 성공한 뒤, 완벽한 페인팅 동작 후 마테우스 쿠냐에게 공을 연결했다. 하지만 수비에 막혀 아쉬움을 삼켰다.5분 뒤에는 다소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에버턴의 프리킥 공격이 막힌 뒤, 울버햄프턴이 단숨에 역습으로 상대 진영까지 올라갔다. 쿠냐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1대1 찬스를 맞이했으나, 슈팅 타이밍을 놓쳐 골키퍼 조던 픽포드에게 막혔다.하지만 선제골은 꾸준히 두드린 울버햄프턴의 몫이었다. 전반 25분 코너킥 공격은 막혔지만, 직후 쿠냐의 크로스가 크레이그 도슨의 슈팅으로 이어졌다. 픽포드가 1차 선방을 했지만, 흘러나온 공을 맥스 킬먼이 밀어 넣어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은 울버햄프턴의 1-0 리드로 끝났다.이미 좋은 움직임을 뽐낸 황희찬은 완벽한 어시스트로 팀의 두 번째 골을 만들었다. 그는 후반 8분 파블로 사라비아로부터 완벽한 스루패스를 받아 뒷공간을 허물었다. 이어 날카로운 크로스를 건넸고, 쿠냐가 가볍게 슈팅으로 연결해 추가 골을 완성했다.황희찬의 좋은 움직임은 또 나왔다. 후반 15분 상대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공을 낚아채 단숨에 골문으로 향했다. 그는 한 차례 슈팅 페인트 뒤, 오른발로 공을 때렸으나 아쉽게 골대 왼쪽을 강타했다.하지만 울버햄프턴은 바로 2분 뒤 사실상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코너킥 공격이 무산된 후, 쿠냐의 크로스를 도슨이 넘어지며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황희찬은 후반 26분 다시 한번 골대 안에서 기회를 잡아 슈팅했으나 픽포드의 선방에 막혔다. 바로 1분 뒤엔 뒷공간 침투에 성공한 뒤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으나, 오프사이드로 아쉬움을 삼켰다. 아주 미세한 차이로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왔다.황희찬은 후반 추가시간 페드로 네투의 추가 골을 도왔으나, 이번에도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한편 에버턴은 유효 슈팅 없이 고개를 숙였다. 울버햄프턴의 완승이었다. 울버햄프턴은 이날 승리로 박싱데이 3연전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리그 8승(4무 8패)째를 기록했다. 11위(승점 28)에 오른 울버햄프턴은 여전히 10위 첼시와 승점을 동률을 이뤘다. 풀타임 활약한 황희찬은 축구 통계 매체 폿몹으로부터 평점 7.4를 받았다. 그는 이날 패스 성공률 70%(14회 성공/20회 시도)·키 패스 1회·어시스트 1회·유효 슈팅 2회·드리블 성공 1회 등을 기록했다. 90분 소화한 선수 중 터치는 가장 적었지만(37회), 경기 내내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에버턴의 수비를 공략했다. 최고 평점은 무실점 수비, 득점을 모두 이뤄낸 킬먼과 도슨의 8.4점이었다. 리그 일정을 마친 황희찬의 시선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으로 향한다. 그는 지난 28일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에 승선했다. 황희찬은 아랍에미리트(UAE)로 향해 전지훈련과 평가전(6일 이라크)을 소화한 뒤, 10일 결전지인 카타르로 향한다.김우중 기자 2023.12.3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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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파위 부친상' 근조 리본 단 선수단, 하나 되어 이겼다

“갑작스러웠지만.. 선수들이 티 안 내고 각자 역할들을 너무나도 잘해줬어요.”현대건설은 지난 11월 30일 도로공사전 승리 이후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다. 아시안쿼터 선수 아웃사이드 히터 위파위 시통의 부친상이었다. 갑작스러웠던 소식, 구단은 "아버지를 잘 보내드리는 게 먼저"라면서 위파위를 태국으로 보냈다. 위파위가 태국으로 떠나면서 현대건설은 3일 장충에서 열리는 GS 칼텍스와 2·3위 중요한 맞대결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시간차공격 2위(성공률 70%), 퀵오픈 10위(45.16%), 수비 9위(세트 당 평균 6.022개) 등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그의 빈 자리는 커보였다. 기존에 있던 아웃사이드 히터 자원으로 위기를 돌파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 전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위파위가 빠진 자리는 (김)주향이나 (고)민지가 원래 뛰었던 자리다. 주향이가 발목 상태가 100%는 아니지만, 잘 대체해줄 거라 생각한다"라며 선수들을 믿었다. 위파위도 함께 안심시켰다. 강성형 감독은 "(출국 전) 위파위가 복귀 일정을 조율하려고 하더라. 그럴 필요없이 상을 먼저 잘 치르라고 했다. 당연하지만 아버지를 잘 보내드리는 게 먼저다"라며 그를 위로하고 격려했다. 현대건설 선수들은 위파위의 아픔도 함께 나눴다. 3일 장충 GS전에 근조 리본을 달고 뛰었다. 이영호 단장의 부친상도 겹쳐 애도의 마음을 담았다. 마음을 하나로 모은 현대건설 선수들은 위파위 없이 강호 GS를 셧아웃으로 꺾었다. 모두가 하나되어 위파위의 공백을 메웠다. 모마가 23득점, 양효진이 17득점한 가운데 강 감독이 지목한 김주향은 발목 부상 여파에도 공·수에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고민지도 백업으로 나서 그의 뒤를 받쳤고, 정지윤도 팀에서 네 번째로 높은 점수(7점)를 올리며 현대건설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 강 감독은 경기 후 "(김)주향이 실전을 뛴지 오래됐는데 잘해줬다. 서브와 리시브,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정지윤도 평소보다 리시브 효율이 괜찮았고 안정감이 있었고, (고)민지도 교체 투입돼 잘했다.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잘 맞아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라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팀내 고참 양효진도 "갑작스러운 소식이라 팀적으로 당황한 것도 있었다. 하지만 팀원들끼리 겉으로 티를 내진 않았다. 오늘 각자 역할들을 너무 잘했던 것 같다"라며 동료들을 격려했다. 그는 "(김)주향이가 오랜만에 뛰었는데도 본인 역할을 잘해줬다.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라면서 위파위의 공백을 잘 메워준 동료들을 칭찬했다. 위파위는 오는 5일 귀국할 예정이다. 7일 열리는 도로공사전에 복귀해 현대건설의 순위 싸움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장충=윤승재 기자 2023.12.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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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쿠에바스 25일 부친상, 선수단 근조 리본 착용

KT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에게 큰 아픔이 찾아왔다. KT 구단은 26일 오전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의 부친인 비센테 윌리엄 쿠에바스 리온님께서 25일 별세했다"라고 전했다. 쿠에바스의 부친은 지난 7월 11일 한국에 입국한 뒤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자가 격리를 소화했다. 하지만 그 기간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인천 소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이후 병세가 악화됐다. 윌리엄 쿠에바스는 지난 18일 엔트리 말소된 후 부친의 곁을 지켜왔다. KT는 고인의 명복을 기원하고, 동료 쿠에바스의 슬픔을 나누려한다. 26일 수원 SSG전부터 3일 동안 선수단 전체 유니폼에 근조 리본을 착용하고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구장 내에도 별도 분향소를 설치해 애도를 표할 계획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8.2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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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보다 중요한 것은 있다…브룩스로 본 달라진 프로야구

프로야구 KBO리그에 성적보다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것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 에이스 에런 브룩스(30·미국)는 22일 아내 휘트니, 세 살배기 아들 웨스틴, 13개월 된 딸 먼로가 미국에서 신호 위반 차량과 부딪혀 사고를 당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KIA 구단은 바로 브룩스의 미국행을 도왔고, 브룩스는 이날 저녁 미국으로 떠났다. 경황이 없어서 선수단에 제대로 인사도 못 하고 떠난 브룩스는 23일 오전 7시에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아직도 지난 24시간 동안 일어난 일을 이해할 수 없다. 모두 힘을 줘서 고맙다"는 글을 올렸다. KIA 구단의 발 빠른 결정은 당연했지만 한편으론 의외였다. 22일 현재 6위 KIA는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매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집어지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브룩스의 이탈은 KIA에게 큰 타격이다. 브룩스는 올 시즌 23경기에 등판해 11승 4패 평균자책 2.50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9월 네 번의 등판에서 모두 승리를 챙겼고 월간 평균자책점은 0.95다. 웨스틴의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브룩스가 빨리 돌아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국에 돌아오면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투구 감각을 찾는 시간이 걸려 사실상 남은 정규리그에 등판하기는 어렵다. 이런데도 구단은 브룩스의 가족을 먼저 고려했다. KIA는 "미국으로 돌아가 가족 옆에 있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했고,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야구보다도 훨씬 중요한 것들이 실제로 있다"면서 브룩스 가족의 쾌유를 기원했다. 팀 동료들도 브룩스의 미국행을 지지했다. 주장 양현종(32)을 비롯해 선수들은 22일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 브룩스 가족 이름을 새긴 모자를 쓰고 나왔다. 양현종은 23일에는 자신의 SNS에 "브룩스 가족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주고 싶다"면서 브룩스 가족 이름의 이니셜과 브룩스의 등번호(36)에 해시태그(#WWMB36)를 붙여 응원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KBO리그 구단들은 성적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가족의 경조사로 인해 경기를 빠지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프로야구 선수를 남편으로 둔 아내들은 혼자 출산했다. 프로야구 선수 아들은 둔 부모들은 몸이 아픈 것을 알리지 않았다. 1980~90년대 삼성 라이온즈에서 선수 생활을 한 류중일 LG 트윈스 감독은 "내가 선수 생활을 할 때는 집에 무슨 일이 생겨도 경기에 빠질 수가 없었다"고 했다. 구단도 경조사 휴가에 엄격했다. 지난 2015년 7월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32)이 위독한 아버지 곁을 지키기 위해 휴가를 신청했다가 구단에 의해 반려됐다. 손아섭은 한화 이글스와 청주 원정경기를 치르고 나서야 아버지를 찾았다. 다행히 손아섭의 아버지는 그가 오고 나서야 눈을 감았다. 팀을 위해 희생을 강조하는 일본 프로야구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홈런왕 출신 오 사다하루(80) 소프트뱅크 호크스 회장은 1980년대 초반 부친상을 당하고도 장례식장에 가지 않고 훈련했다. 지난 2018년 세상을 떠난 호시노 센이치 전 일본 대표팀 감독은 부인상도 모친상도 알리지 않고 경기에 나섰는데, 오히려 박수를 받았다. 시애틀 매리너스 일본인 투수 기쿠치 유세이(29)는 지난해 3월 31일 부친상을 당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에 야구에 전념하기 위해 일본에 가지 않았다. 반면 메이저리그는 성적보다 가족을 더욱 중요하게 여긴다. 2011년 경조 휴가 제도를 만들었고, 감독도 자녀 졸업식 참석을 위해 자리를 비우기도 한다. 투수 에디슨 볼케스(37·텍사스 레인저스)는 2015년 캔자스시티 로얄즈 선발투수로 월드시리즈를 치를 때, 부친상을 당했는데 도미니카공화국에 가서 장례를 치르고 돌아왔다. 한국 프로야구도 메이저리그처럼 가족을 중시하는 분위기로 점점 바뀌고 있다. 지난해 KBO리그에 경조 휴가 제도가 도입됐다. 직계 가족 사망 또는 자녀 출생을 사유로 5일의 경조 휴가를 신청할 수 있다. 많은 선수들이 구단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이 제도를 이용하고 있다. 지난달 부친상을 당한 삼성 내야수 김상수(30)는 구단의 배려로 경조 휴가 외에도 며칠 더 휴식을 취하고 돌아왔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2020.09.2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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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정석 넥센 신임 감독, "내 야구 아닌 '우리' 야구 하겠다"

장정석(43) 넥센 신임 감독은 거듭 "나조차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지도자 경험이 전무한 프런트 출신 인사가 프로야구단 지휘봉을 잡은 역대 첫 사례. 야구계도 놀랐고, 스스로도 놀랐다. 처음 이장석 대표 방으로 들어가던 26일 오후 3시부터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위해 마주 앉은 27일 오후 3시까지, 딱 24시간 사이에 너무 많은 게 달라졌다. 장 감독은 "하루 사이에 벌어진 일들이라 아직 얼떨떨하기만 하다. 이장석 대표와 얘기를 나눌 때도 평소와 분위기가 달랐고, 마지막에 배웅까지 해주셔서 몸둘 바를 몰랐다"며 "갑자기 감독이 됐지만, 여전히 선수들과 동네 형처럼 편하게 지내고 싶다. 내 야구가 아닌 '우리' 야구를 지향하겠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소감은?"나조차도 아직 믿어지지 않는다. 세상이 깜짝 놀랄 일인데, 나라고 안 놀랐겠나. 어제(26일)도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사무실에서 똑같이 내 일을 하고 있었다. 대표팀이 부르셔서 방에 들어갔다가 제안을 받고 정말 깜짝 놀랐다. 집에 와서 아내에게 얘기했더니, '발표 나기 전에는 못 믿겠다'고 하더라." -긴장과 부담이 많이 될 텐데."아직은 머리 속이 하얗다. 앞으로 많이 생각을 해야할 것 같다. 그래도 훌륭한 코치 분들이 팀에 많이 계시니까 걱정이 좀 덜하다. 그분들과 계속 상의할 것이다. 또 우리 팀이 갖고 있는 시스템도 많이 안착됐으니, 좋은 방향으로 계속 연구해 나가면 내가 크게 걱정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때 기분이 어땠나."가장 먼저 '내가? 내가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대표님과 한참 얘기를 나눴다. 나 역시 대표님을 믿었기에 이 팀에서 열심히 일했고, 그동안 대표님도 내게 믿고 맡기시는 부분이 있다고는 느껴왔다. 감독 제안을 하고 이런저런 말씀을 하시면서 가장 많이 '믿음', '신뢰'라는 단어를 언급하셨다. 그 단어가 가장 머릿속에 들어왔고, 감동을 받았다. 그 얘기를 계속 들으면서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넥센은 지난 4년간 성적이 좋았다."성적에 대한 부담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 같다. 몇 년 간 가을야구를 계속 해왔고, 이걸 유지시킬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긴 한다. 그렇지만 앞서 말했듯이 우리 시스템은 안정이 돼 있고, 선수층도 두껍다. 장점을 잘 살리고 싶다." -지도자 경력이 없는 감독이라 현장 경험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어떤 부분에서 자신감을 가졌나."현장 생활을 하면서 선수들이 어떤 걸 원하고 어떤 것이 불만인지, 그리고 어떤 야구를 원하는지 등 뒤에서 들으면서 알고 있는 부분이 있다. 그 안에서 안 좋은 부분은 걸러내고, 선수들을 좋은 방향으로 끌어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조금 자신감이 생긴다." -어떤 야구를 펼치고 싶나."이런 자리에서 그런 얘기를 하기가 좀 그렇다. 어젯밤 잠 한숨 못자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내 야구가 아니라 선수들이 중심이 되는 야구를 하고 싶다. 야구는 선수들에게 맡기고, 나는 정신적인 부분이나 체력적인 부분을 잘 관리해주는 역할을 해야 할 것 같다. 앞으로 더 많은 생각을 해보겠다. 일단 코칭스태프가 확정되고 가고시마 마무리캠프에 가면 내년 구상이나 어떤 식으로 운영할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기존 코치들과 만났나."엊그제까지만 해도 코치님들과 통화도 하고 이런저런 얘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은 일부러 자리를 피했다. 대표님이 대신 코치님들을 뵙고 미팅을 하신 걸로 알고 있다." -최근에 부친상을 당했다. 아버님이 살아 계셨다면 좋아하셨을 텐데."안 그래도 그 생각 때문에 많이 뭉클했다. 살아 계셨다면 정말 그 누구보다 좋아하셨을 것 같다. 아버님을 뵈러 한번 다녀와야할 것 같다. 아버님이 내게 주신 선물이 아닐까 생각했다. 평소에도 굉장히 야구를 좋아하셔서, 내가 뛰지 않는데도 넥센 경기를 다 챙겨 보셨다. 요즘은 어머니가 홀로 야구를 보시면서 아버지 생각을 하며 눈물을 흘리신다. 내가 감독이 됐다는 소식을 듣고 어머니가 또 울고 계신 건 아닌가 싶다." -선수단과 상견례를 한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말은?"선수 중심의 야구를 하고 싶은 게 내 생각이다. 우리는 '하나'이고, '우리 팀'이라는 것을 얘기하고 싶다. 아까도 말했듯이 '내 야구' 말고, '우리 야구'를 해보고 싶어서다. 너나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잘했다는 것이 늘 입에 밸 수 있도록 강조하려고 한다. '우리'라는 단어가 중요하다." 고척=배영은 기자사진=넥센 제공 2016.10.2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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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시스템' 넥센, 염경엽의 당부 "먼저 소통해달라"

염경엽(48) 넥센 감독이 새롭게 합류한 외국인 코칭스태프에게 남긴 당부는 이랬다. "먼저 다가가 달라. 소통해 달라."넥센은 2016년부터 메이저리그식 팜시스템을 전면 도입한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조언에서 따라, 1군과 분리돼 육성에 초점을 맞추는 퓨처스팀(2군)과 육성팀(3군)을 새롭게 구축했다.구단 측은 "오래 전부터 팜 시스템 도입을 방향으로 잡고 기획과 준비를 해왔다"고 설명했다.동시에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퓨처스팀과 육성팀을 총괄하는 필드 코디네이터로 뉴욕 양키스 출신의 쉐인 스펜서(43)를 선임했다.넥센에서 뛴 브랜든 나이트(40)는 퓨처스팀과 육성팀을 총괄하는 투수 코디네이터로 코치 역할을 맡는다. 고양 원더스 출신 데럴 마데이(30), 캔자스시티 출신 아담 도나치를 각각 2군 투수 인스트럭터와 배터리 코치로 영입했다. 한 팀에 미국 출신 외국인 지도자만 4명에 달한다. 외국인 코치가 많으면 소통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당장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서 기본적인 대화가 어렵다. 문화와 배경이 달라서, 내부적 교감도 힘들다는 시선이 있다. 한 야구인은 "(팜시스템과 외국인 코치의 대거 영입이) 신선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했다. 넥센 구단도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추가로 복수의 통역관을 뽑아 퓨처스팀에 배치했다.코치가 말하면, 곁에서 바로 한국어 지원이 가능하도록 한 것. 학연이나 지연 등의 편견이 없는 외국인 지도자들이 선수들과 1대 1 맞춤상담을 통해 육성과 발전을 이뤄내겠다던 이장석 넥센 대표의 의지가 담겨있었다. 내부적 교감을 위해 나름대로 신경쓰고 있다. 지난 17일(한국시간) 넥센의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는 나이트와 마데이, 도나치 코치가 찾아와 선수단과 상견례를 했다. 2군을 총괄하는 스펜서 필드코디네이더는 부친상으로 합류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으나, 1군과 2군의 끈을 연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려는 노력이 보였다. 현장에 있던 관계자는 "나이트는 이미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다. 상견례 현장 분위기는 시종 훈훈했다"고 전했다. 염경엽 감독 역시 외국인 지도자들에게 소통을 강조했다. 인종과 언어가 달라서 서성이는 선수나 다른 코치들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 달라고 당부한 것. 이 벽을 뛰어 넘지 못하면 넥센의 성공도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한편 넥센의 외국인 지도자 4명은 오는 21일 귀국한 뒤 이튿날 화성 히어로즈에서 상견례를 갖는다. 서지영 기자 2016.01.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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