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스타 진단키트 업체 씨젠, 배당액 15배로 증가 '이유 있었네'
분자진단 업체인 씨젠이 배당액을 15배나 증액하는 등 주주친화 정책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씨젠은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보통주 1주당 1500원 현금배당 안건을 승인할 계획이다. 씨젠의 이사회는 지난 9일 2599만1974주에 해당하는 보통주에 대해 389억9000만원의 배당을 결정한 바 있다. 2020년 1주당 100원의 배당을 했던 씨젠의 배당 총액은 26억원이었다. 지난해 매출 1조1000억원으로 껑충 뛴 씨젠은 배당액도 26억원에서 약 390억원으로 15배나 증가했다. 이는 제약바이오 업계를 통틀어 최대 배당액 규모다. 제약업계에서는 유한양행이 다음으로 많은 현금배당 249억4000만원을 책정했다. 씨젠은 코로나19 팬데믹의 대표적인 수혜 업체다. 코로나 진단키트로 주목을 끈 씨젠은 매출이 급증해 주주들의 관심도 집중됐다. 하지만 최근 분식회계 등이 부각되며 씨젠의 주가가 급락하자 주주들이 뿔난 상황이다. 지난해 31만2000원 고점을 찍었던 씨젠은 최근 큰 폭으로 하락했다. 17일 오전 10시 현재 13만38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8일 금융 당국으로부터 과징금 25억원 철퇴를 맞기도 했다. 이로 인해 성난 주주들은 3월 초부터 회사 앞에서 시위를 펼치고 있다. 무엇보다 천종윤 씨젠 대표이사를 압박하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 천종윤 대표이사의 재선임 안건도 올라와 있다. 최대주주인 천 대표가 3년 임기를 더 부여 받을 수 있을지 최대 관심사다. 천 대표는 31.59%의 씨젠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분식회계로 천 대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상황이다. 증권선물위원회에서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2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천 대표에게 부과된 11억8400만원도 포함된 금액이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실제 주문량을 초과하는 과도한 물량의 제품을 대리점으로 임의 반출하고 이를 전부 매출로 인식함으로써 매출액, 매출원가 및 관련 자산 등을 과대 또는 과소 계상했다”고 조사 결과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씨젠은 “과거 관리 부분 전문 인력 및 시스템 부족으로 발생한 회계 관련 미비점을 근본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 전문 인력 충원, 내부 회계관리제도 운영 등 관리 역량과 활동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며 “유사한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분식회계와 관련해 담당임원 해임권고 및 직무정지 6월, 내부통제 개선권고, 각서 제출 요구 등을 조치했다. 분식회계를 관여했던 담당임원이 이미 퇴사하고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천 대표라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3.17 10: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