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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홍)민기야 네 마킹 품절이래"...인생투 펼친 롯데 '국내 좌완 파이어볼러' [IS 피플]

롯데 자이언츠 1라운더 지명 좌완 강속구 투수 홍민기(24)가 프로 무대 데뷔 뒤 가장 빼어난 투구를 보여주며 사직구장을 달궜다. 홍민기는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리그 1위 한화 이글스와의 홈 주중 3연전 2차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 4이닝 동안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이 넉넉한 득점을 지원했지만, 5이닝을 채우지 못해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하지만 그가 마운드 위에 있는 동안 보여준 투구는 롯데팬에 설렘을 안기기 충분했다. 국내 투수진에 '좌완 파이어볼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롯데 승리(스코어 6-3)까지 더해져 더 의미 있는 경기였다. 홍민기는 1회 초 첫 타자 이원석과의 승부부터 강렬했다. 초구부터 153㎞/h 포심 패스트볼(직구)를 가운데 꽂더니, 유리한 볼카운트(1볼-2스트라이크)를 만든 뒤 무려 155㎞/h 직구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홍민기는 이어 전날(17일) 1차전에서 선제 스리런홈런을 쳤던 안치홍은 초구 직구로 내야 땅볼을 유도했다. 3번 타자 문현빈과의 승부에서는 슬라이더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초구·2구를 높낮이만 조절에 각각 스트라이크를 잡고 파울을 얻어냈고, 몸쪽(좌타자 기준)과 바깥쪽 직구를 번갈아 던진 뒤 다시 슬라이더 승부로 좌익수 뜬공을 유도했다. 선발 등판 경험이 부족한 투수에게 가장 넘기기 어려운 1회. 홍민기는 공 11개로 끝냈다. 그리고 2회도 기세를 이어갔다. 2023시즌 홈런왕이자 한화 4번 타자 노시환과의 승부에서 결정구로 낮은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역시 리그 대표 타자 채은성과의 승부에서는 직구가 3구 연속 던져 내야 땅볼을 유도했다. 출루를 허용한 뒤에도 잘 넘겼다. 2사 뒤 김태현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이도윤을 153㎞/h 직구로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 선행 주자를 잡아냈다. 타선은 2회 말 공격에서 4점을 지원했다. 이날 홍민기와 배터리 호흡을 맞춘 박재엽이 주자 2명을 두고 한화 선발 투수이자 몸값 78억원 투수 엄상백을 상대로 좌월 스리런홈런을 쳤다. 이어진 상황에서도 상대 실책으로 1점 더 달아났다. 홍민기는 4월 이후 퓨처스리그에서 불펜 투수 임무만 소화했다. 한 경기 가장 많은 이닝은 2와 3분의 1이닝이었다. 경기 전 김태형 감독은 70구 이상 기대한다고 했지만, 처음부터 '오프너'로 내세운 투수였다. 그런 홍민기가 3회도 마무리했다. 선두 타자 최재훈과의 승부에서 유격수 직선타를 유도한 그는 후속 하주석에겐 볼넷을 내줬다. 이 상황에서 롯데는 주형광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랐다. 이미 불펜엔 투수 2명이 몸을 풀고 있었던 상황. 주 코치는 잠시 홍민기와 대화를 나눈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 상황에서 교체는 없었다. 홍민기는 후속 타자 이원석을 우익수 뜬공 처리했고, 안치홍까지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무실점을 이어갔다. 두 번째 상대한 이원석·안치홍을 또 잡아낸 게 고무적이었다. 홍민기는 4회도 마운드에 올랐다. 3월 14일 KT 위즈 퓨처스팀전에서 93구를 던지긴 했지만, 3과 3분의 1이닝 투구였다. 이날 홍민기는 올 시즌 가장 많은 이닝 소화에 도전한 것. 김태형 감독과 주형광 코치의 선택은 맞아떨어졌다. 홍민기는 또 실점을 막아냈다 문현빈을 초구에 1루 땅볼 처리했고, 노시환에겐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이어진 채은성을 삼진, 유로결을 3루 땅볼로 잡아냈다. 특히 채은성과의 승부에서는 볼카운트 1볼-1스트라이크에서 낮은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끌어내고, 더 낮은 슬라이더를 또 던져 삼진을 잡아냈다. 의도한 승부라면 매우 인상적인 공 배합이었다. 홍민기는 5회 선두 타자 이도윤, 후속 최재훈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2·3루에 놓인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4회부터 직구 구속이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이런 상황에서도 직구를 가운데에 넣는 모습을 보고 더그아웃에서 박수를 쳤다. 김 감독의 평가 기준은 피출루·피안타가 아니었다. 롯데는 홍민기가 초반 기세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투구를 해준 덕분에 리드를 지켜내고 6-3으로 승리, 2연패를 끊었다. 롯데팬은 그동안 재능과 기량을 꽃피우지 못한 1라운더(2020) 투수(홍민기)가 비로소 존재감을 보여줘 더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중계화면에 비친 한 팬은 '(홍)민기야 네 마킹 품절이래'라는 문구를 스케치북에 적어 응원했다. 홍민기가 자신의 이름 석 자를 확실히 알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6.19 00:07
메이저리그

마이너 방출 고우석, 빅리그 재도전과 LG 복귀 중 어떤 선택을 내릴까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잭슨빌 점보슈림프는 "오른손 투수 고우석을 방출했다"고 18일(한국시간) 발표했다.고우석은 미국에 남아 메이저리그(MLB)를 향해 계속 도전하거나, KBO리그 복귀 중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한다. 2024년 2월 LG 트윈스의 동의를 받고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미국으로 건너간 만큼 KBO리그 복귀 시에는 LG 유니폼만 입을 수 있다. 2월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도중 오른손 검지 골절상을 당한 고우석은 5월 루키리그를 시작으로 실전에 나섰다. 최근 트리플A 5경기에 나와 5와 3분의 2이닝 동안 6피안타 1실점(평균자책점 1.59)으로 호투했다. 가장 최근 등판에서는 최고 시속 151㎞의 강속구를 던졌다.MLB 전문가 송재우 해설위원은 "부상 복귀 후 고우성의 투구 내용이 썩 나쁘진 않은 데다, 나이(26세)도 많지 않다. 그러나 다른 구단에서 데려갈 만큼 경쟁력이 뛰어나진 않다"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LG행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고우석은 2017년 LG 1차 지명으로 입단해 통산 139세이브를 기록했다. 2022년에는 세이브왕(42개)에 올랐고, 2023년 통합 우승 당시에도 마무리로 활약했다. 차명석 LG 단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나도 기사를 보고 (방출 소식을) 알았다. 지금까지는 고우석 측과 대화를 나눈 적이 전혀 없다"라며 "결국 고우석의 (복귀) 의사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고우석이 한국 복귀 의사를 보인다면 당장이라도 협상 테이블을 차릴 수도 있다는 의미다. LG는 올해 정상 탈환을 목표로 비시즌 FA(자유계약선수) 장현식과 김강률을 데려오며 불펜을 보강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썩 만족스럽지 않다. 한화 이글스와 선두 경쟁 중인 가운데 고우석이 합류한다면 마운드를 한층 강화할 수 있다. 차명석 단장은 "고우석이 돌아오면 당연히 좋다. (최근 구속이나 컨디션과 관계없이) 돌아오면 바로 기용하는거"라고 말했다. 고우석이 LG로 돌아오려면 연봉 협상을 해야 한다. 그런데 LG는 샐러리캡(경쟁균형세)의 부담을 안고 있다. 2023년 통합 우승의 영향으로 지난해 LG는 KBO리그 최초로 샐러리캡 한도를 초과했다. 2년 연속 초과 시 초과 금액의 100%를 야구발전기금으로 납부한다. 게다가 다음 연도 신인 1라운드 지명권이 9단계 하락하는 불이익을 받는다. 고우석이 LG와 계약하면 구단 샐러리캡은 오를 수밖에 없다. 고우석은 2024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년 보장 450만달러(61억8000만원), 2+1년 최대 940만달러에 계약했다. 2024시즌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한 고우석은 지난해 5월에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됐다. 이후 방출 대기, 마이너리그 계약 이관, 부상에 이어 방출 통보까지 받으면서 험난한 길을 걷고 있다.이형석 기자 2025.06.18 20:56
프로야구

염경엽 감독 "고우석 안타깝다. LG 돌아오면 좋다" [IS 잠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에서 방출된 고우석(26)에 대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전을 앞두고 고우석의 거취에 관한 질문을 받고선 "가장 먼저 안타깝다. 미국 무대에 도전을 했는데 안 좋은 상황을 맞게 됐다"라고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잭슨빌 점보슈림프는 18일(한국시간) "오른손 투수 고우석을 방출했다"고 발표했다.고우석은 미국에 남아 계속 빅리그 도전을 이어 나가거나 LG 복귀 두 가지 선택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2024년 2월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임의탈퇴 신분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KBO리그 복귀 시에는 LG 유니폼만 입을 수 있다. 염경엽 감독은 "결국 우석이의 마음이 중요하지 않겠나"라며 "계속 도전 의지가 있으면 새 팀을 찾아볼 것이고, 한국으로 돌아온다면 차명석 단장님이 잘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우석은 LG 역대 최고 마무리 투수 중 한 명이다. 2017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해 미국 진출 전까지 통산 139세이브를 기록했다. 2022년에는 세이브왕(42개)에 올랐다. 지난해 구원진 난조로 속을 태웠던 LG는 비시즌 FA(자유계약선수) 장현식과 김강률을 데려오며 불펜을 보강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썩 만족스럽지 않다. 한화 이글스와 선두 경쟁 중인 만큼 고우석이 합류한다면 중간과 마무리를 보강할 수 있다. 염 감독은 "사령탑으로선 고우석이 돌아오면 좋다"라고 말했다. 차명석 LG 단장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결국 고우석의 의사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고우석이 한국 복귀 의사가 있을 경우 당장이라도 협상 테이블을 차릴 수 있다는 의미. 차 단장은 "나도 기사를 보고 고우석의 소식을 접했다. 지금까지는 고우석 측과 대화를 나눈 적이 전혀 없다"라며 "고우석이 돌아오면 당연히 좋다. 고우석인데"라고 말했다.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도중 오른손 검지 골절상을 당한 고우석은 5월 루키리그를 시작으로 실전에 나섰다. 최근 올라온 트리플A에서는 5경기에 나와 5와 3분의 2이닝 동안 6피안타 1실점(평균자책점 1.59)으로 호투했다. 가장 최근 등판인 16일 로체스터 레드윙스(워싱턴 내셔널스 산하)전에는 2이닝을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았고, 최고 구속은 시속 151㎞가 나왔다.차 단장은 "(최근 구속이나 컨디션과 관계없이) 돌아오면 바로 기용하는거죠"라고 말했다. 고우석이 LG로 돌아오려면 연봉 협상을 해야 한다. 다만 LG는 샐러리캡(경쟁균형세)의 부담을 안고 있다. 2023년 통합 우승의 영향으로 지난해 KBO리그 최초로 샐러리캡 한도를 초과했다. 2년 연속 초과 시 초과 금액의 100%를 야구발전기금으로 납부하고, 특히 다음 연도 신인 1라운드 지명권이 9단계 하락한다. 고우석이 LG와 계약하면 구단 샐러리캡은 오를 수밖에 없다. 차명석 단장은 "대화를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고우석은 2024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년 보장 450만달러(61억8000만원), 2+1년 최대 940만달러에 계약했다. 2024시즌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한 고우석은 지난해 5월에 마이애미로 트레이드됐다. 이후 방출 대기, 마이너리그 계약 이관, 부상에 이어 방출 통보까지 받아 미국 무대 도전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형석 기자 2025.06.1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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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강해진 뒷심...키움, NC 1차전 무승부→4연속 위닝 기대감 UP [IS 고척]

확실히 뒷심이 강해졌다. 4연속 위닝시리즈(2승 이상)를 노리는 키움 히어로즈 얘기다. 키움은 1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의 홈 주중 3연전 1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먼저 2점을 내주며 최근 이어진 '지키는 야구'를 실현할 것으로 보였지만, 불펜 '믿을맨'이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후 더 흔들리지 않았고, 연장 11회 초까지 추가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 키움은 시즌 20승 2무 46패를 기록했다. 여전히 리그 최하위지만, 최근 세 차례 시리즈(SSG 랜더스·롯데 자이언츠·LG 트윈스)를 모두 우세로 끝내고, 난적 NC를 상대로도 1차전에서 밀리지 않으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키움은 선발 투수 김윤하가 실점 없이 1회 초를 막아낸 뒤 이어진 공격에서 2번 타자로 나선 임지열이 선제 솔로홈런을 치며 앞서갔다. 김윤하는 2회 선두 타자 안타, 3회 2사 뒤 내야 안타, 4회 스코어링 포지션 허용 등 거듭 위기에 놓이면서도 1점도 내주지 않았다. 야수들은 수비와 공격에서 김윤하를 더 지원했다. 김윤하가 5회 초 선두 타자 김휘집에게 2루타, 후속 권희동에게 볼넷을 내준 상황에서 중견수 이주형이 김주원의 날카로운 타구를 잘 처리했고, 우익수 박수종은 박민우의 뜬공을 잡은 뒤 빠르고 정학한 송구로 태그업 해 홈으로 쇄도한 3루 주자 김휘집을 잡아냈다. 이어진 공격에서는 송성문과 임지영이 연속 안타를 치며 만든 1·3루 기회에서 이주형이 땅볼로 타점을 올리며 1점 더 추가했다. 김윤하는 올 시즌 등판한 12경기에서 승리 없이 9패를 당했다. 2년 차 젊은 투수가 힘겨운 레이스를 펼쳐야 했다. 최근 키움의 3연속 위닝시리즈(2승 이상)를 해내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고, 그 기운 속에 김윤하도 5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첫 승 기대감이 높아졌다. 하지만 키움은 7회 초 수비에서 동점을 허용했다. 세 번째 투수 이강준이 권희동에게 볼넷, 1사 뒤 박민우에게 우전 2루타를 맞고 위기에 놓였고 다시 바뀐 투수 주승우는 맷 데이비슨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2-2 동점. 김윤하의 승리도 날아갔다. 키움은 이후 NC 공격을 잘 막았다. 김선기, 원종현, 박윤성, 오석주가 차례로 1이닝씩 실점 없이 막아내며 임무를 다했다. 타선의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지만, 확실히 이전보다 버티는 힘이 생겼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6.10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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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불펜 방화...키움 김윤하, 또 시즌 첫 승 실패...위안은 소속팀 3G 연속 무패 [IS 피플]

올 시즌 개인 최다패를 기록 중인 키움 히어로즈 2년 차 우완 선발 투수 김윤하(20)가 또 시즌 첫 승을 거두지 못했다. 김윤하는 1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의 홈 주중 3연전 1차전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5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타선은 그가 마운드 위에 있을 때 2점을 지원했다. 김윤하는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하지만 키움은 7회 초 수비에서 불펜 에이스 주승우가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매 이닝 끈질기게 버텼다. 1회 초 1사 뒤 김주원에게 사구, 2사 뒤 맷 데이비슨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박건우를 뜬공 처리했다. 2회는 선두 타자 손아섭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했다. 3회 역시 2사 뒤 박민우에게 내야 안타를 맞았지만, 데이비슨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사 뒤 천재환에게 안타와 도루를 차례로 허용했던 4회 역시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김형준을 삼진 처리했다. 5회는 행운이 따랐다. 선두 타자 김휘집에게 좌전 2루타, 권희동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1·2루에 놓인 상황에서 김주원을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고, 후속 타자 박민우 역시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시켰다. 우익수 박수종의 정확한 홈 송구로 태그업 뒤 홈으로 쇄도한 김휘집까지 잡아냈다. 김윤하는 투구 수 89개를 기록한 뒤 6회 초 수비 시작과 동시에 조영건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올 시즌 첫 승 요건을 갖췄다. 하지만 또 승리가 무산됐다. 세 번째 투수 이강준이 7회 권희동에게 볼넷, 2사 뒤 박민우에게 우전 2루타를 맞고 2·3루에 놓였다. 홍원기 감독은 불펜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 주승우를 데이비슨 타석에 투입했지만, 그가 중전 안타를 허용하며 2-2 동점을 내줬다. 김윤하의 승리가 사라진 순간이었다. 키움은 이후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득점도 없었다. 이 승부는 2-2 무승부로 끝났다. 김윤하는 올 시즌 등판한 12경기에서 승리 없이 9패를 당했다. 데뷔 시즌(2024)부터 선발 투수 임무를 수행, '이닝 이터'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그였지만, 2년 차 징크스가 확연했다. 홍원기 감독도 마운드 위에서 생각이 많아진 게 투구에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세부 기록이 좋지 않은 편이었지만, 그렇다고 1승도 거두지 못할 만큼 매 등판마다 부진했던 건 아니다. 승운도 분명 따르지 않았다. 그런 김윤하가 최근 3연속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팀 상황 속에서 '마수걸이' 승리를 겨냥했다. 6회까지 순조로웠다. 하지만 결국 또 승리를 놓쳤다. 김윤하에게 유일한 위안은 시즌 첫 열 차례 등판에서 팀도 모두 패했지만, 최근 세 차례 등판에서는 1승 2무를 기록, 모두 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6.10 22:17
프로야구

기립박수 받으며 마운드 내려온 감보아 "믿을 수 없는 광경...전율이 일었다" [IS 스타]

롯데 자이언츠 1선발 알렉 감보아(28)가 2연승을 거뒀다. 감보아는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주말 3연전 3차전에 선발 등판, 6과 3분의 2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롯데가 리드한 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겼고, 불펜진이 리드를 지켜낸 덕분에 승리 투수가 됐다. 시즌 2승째. 감보아는 KBO리그 두 번째 등판이었던 지난 3일 부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첫 승을 거뒀다. 4일 휴식 뒤 나선 이날 두산전에서도 자신의 임무를 잘 해냈다. 1회 말, 이유찬·김대한·양의지, 세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며 깔끔하게 출발한 감보아는 선두 타자 김재환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2회도 후속 세 타자를 땅볼 1개와 뜬공 2개로 돌려세웠다. 8번 타자 박계범, 9번 여동건을 연속 삼진 처리한 3회 역시 삼자범퇴. 롯데 타선은 1회 전준우, 4회 김동혁의 적시타로 각각 1점씩 내며 2-0으로 앞서갔다. 순항하던 감보아는 4회 1점을 내줬다. 2사 뒤 김재환에게 볼넷을 내준 뒤 기습 도루를 허용했다. '거포' 김재환은 지난 시즌 1도루, 올 시즌 전날까지 1도루를 기록한 선수다. 허를 찌른 상대의 변칙 작전에 당한 감보아는 후속 타자 김기연에게는 빗맞은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김재환이 홈을 밟았다. 1-2, 1점 차 추격을 허용했다. 감보아는 더 흔들리지 않았다. 이어진 4회 박준순을 내야 땅볼 처리했고, 5회도 정수빈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했지만, 박계범의 투수 앞 땅볼을 직접 처리했고, 2사 뒤 이유찬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김대한을 포수 파울 플라이 처리하며 견뎠다. 6회는 다시 삼자범퇴 처리. 롯데는 7회 초 2점을 더하며 4-1로 앞서갔다. 감보아는 7회 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타자 박준순에게 내야 안타, 1사 뒤 대타 김인태에게 중전 안타를 맞를 맞았지만, 여동건을 내야 땅볼 처리하며 이닝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이후 정철원에게 마운드를 넘긴 감보아는 바뀐 투수가 적시타를 허용하며 자책점이 늘어났지만,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롯데는 이후 정철원과 최준용이 8회 무실점을 합작하고,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9회 리드를 지켜내며 승리했다. 감보아가 마운드를 내려오는 순간, 잠실구장 왼쪽 관중석을 가득 채운 롯데팬은 기립박수로 반겼다. 박세웅과 터커 데이비슨, 그동안 원투펀치를 맡았던 두 선발 투수가 최근 등판에서 차례로 부진했던 상황. 견고한 투구를 보여준 감보아에게 함성이 쏟아질 수밖에 없었다. 경기 뒤 감보아는 마운드를 내려온 순간을 돌아보며 "믿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전율이 느껴졌다"라고 감탄했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6.0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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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피치·기교파 투수가 증명한 탈삼진 능력...롯데 정현수, 2025 마운드 히트상품

올 시즌(2025) 롯데 자이언츠 불펜 운영 핵심 투수는 단연 좌완 정현수(24)다. 상대 주축 좌타자가 나왔을 때 등판, 원 포인트 릴리프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한두 타자만 상대하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경우가 많지만, 4일 기준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은 경기에 등판하며 높은 기여도를 보여주고 있다. 김태형 감독도 정현수의 역할에 큰 의미를 부여한 바 있다. 정현수는 지난 4일 홈(부산 사직구장)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도 롯데가 3-6으로 지고 있었던 7회 초 등판해 좌타자 김태진부터 시작되는 상대 공격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3안타를 맞고 1점을 내주며 주춤했지만, 이후 두 경기에서는 피안타 없이 임무를 완수했다. 정현수는 140㎞/h 초·중반 포심 패스트볼(직구)과 슬라이더를 주로 구사하는 '투 피치' 투수다.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스트라이크존 안팎 구석구석을 넓게 활용하며 상대 타자의 히팅 포인트를 흔드는 승부를 자주 한다. 4일 키움전 김태진, 박수종과의 승부도 그랬다. 첫 타자 김태진에겐 초구 바깥쪽(좌타자 기준) 낮은 직구를 보여주고, 더 바깥쪽으로 벗어나는 슬라이더로 보여준 뒤 3구는 같은 구종을 몸쪽 높은 위치에 붙였다. 다시 슬라이더 2개를 몸쪽과 바깥쪽에 차례로 넣어 중견수 뜬공을 유도했다. 우타자 박수종과의 승부 역시 스트라이크존 안에 슬라이더 2개를 넣어 허를 찌른 뒤 바깥쪽 직구와 몸쪽 슬라이더를 차례로 구사하고, 낮은 직구에 이어 높은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힘으로 압도하기에는 구속이 느린 편이다. 하지만 변화구 제구력이 좋다. 슬라이더 구사율은 무려 52.9%. 주무기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슬라이더 피안타율은 0.188로 낮은 편이다. 탈삼진 28개를 기록, 클로저 김원중(33개)에 이어 팀 불펜진 2위에 올라 있다. '기교파'라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롯데는 지난 시즌 상대 좌타자 라인을 믿고 맡길 좌완 불펜 투수가 없었다. 베테랑 진해수는 6점대 평균자책점(6.18)을 기록하며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올 시즌은 정현수가 있어 상대 좌타 봉쇄를 잘 해내고 있다. 전민재·장두성 등 야수진 새 얼굴 활약에 가렸지만, 정현수는 올 시즌 롯데의 진격을 이끌고 있는 주역이다. 입단 2년 차, 젊은 투수가 값진 경험을 쌓으며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6.05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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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감독 "기적 같은 승리...만루홈런 임종성 축하, 전력질주 오명진이 분위기 바꿔" [IS 승장]

두산 베어스가 길었던 5연패를 끊어냈다. 2년 차 유망주 임종성(20)이 시원한 그랜드슬램으로 길었던 타선의 침묵을 끊어냈다.두산은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정규시즌 SSG 랜더스와 주중 홈 3연전 마지막 경기를 8회 임종성의 만루 홈런에 힘입어 6-5 짜릿한 역전승으로 마쳤다.이날 승리로 최근 5연패를 끊어낸 두산은 정규시즌 20승 2무 27패를 기록, 끝날 줄 모르던 하락세에 드디어 제동을 걸었다. 반면 최근 4연승, 4연속 위닝 시리즈로 상승세를 탔던 SSG는 탄탄하던 뒷문이 흔들리면서 씁쓸한 역전패를 떠안고 시즌 23패(1무 24승)를 당했다. 두산은 이날 경기 7회까지 SSG 마운드를 넘지 못했다. 경기 중반까진 선발 김광현(6이닝 1실점)에게 묶였고, 7회 만루 기회를 잡았으나 이로운, 노경은에게 묶이며 단 1득점에 그쳤다. 그러나 8회 1사 후 3연속 출루로 만루 기회를 잡았고, 오명진의 1타점 내야안타로 추격을 시작했다. 결국 후속 임종성이 김민의 바깥쪽 투심을 밀어치면서 경기를 뒤집는 만루 홈런이 터졌다.이날 경기로 5연패를 끊어낸 이승엽 감독은 "기적같은 승리를 일궈낸 선수단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며 선수단의 분전을 칭찬했다. 이 감독은 "그 중에서도 데뷔 첫 홈런을 결정적인 만루홈런으로 장식한 임종성에게 축하를 보낸다. 매 타석 전력질주로 팀 분위기를 바꾼 오명진도 숨은 주역"이라고 전했다. 이승엽 감독은 8회 역전극에 묻혔지만 초반 열세에도 마운드를 지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불펜진의 분투도 칭찬했다. 그는 "불펜진들도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특히 박치국과 이영하, 고효준, 최지강이 흐름을 내주지 않은 덕분에 역전의 발판이 마련됐다"고 전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5.22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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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웅 동점포+구자욱 쐐기 2루타...삼성, 연장 승부 끝에 3연패 탈출 [IS 고척]

삼성 라이온즈가 연장 승부 끝에 3연패를 끊었다. 삼성은 2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6-3으로 승리했다. 선발 투수 원태인이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인 8이닝을 막아내며 1점 밖에 내주지 않았고, 1-1 동점이었던 9회 초 김영웅이 역전 솔로홈런을 치며 리드를 잡았다. 9회 말 마운드에 오른 이호성이 자초한 무사 만루 위기에서 동점을 허용했지만, 연장 11회 초 공격에서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했다. 삼성은 3연패를 끊고, 시즌 22승(1무 25패)째를 거뒀다. 삼성은 지난 주말 롯데 자이언츠와의 3연전에서 모두 패했다. 시즌 전적 21승 1무 25패를 기록하며 리그 8위까지 떨어졌다. 10위 키움와 치르는 주중 3연전에서 반드시 도약 발판을 만들어야 했다. 그게 오히려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있었던 상황. 실제로 타자들이 고전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에이스 원태인이 8이닝을 책임지며 투혼을 보여준 상황에서 역전 홈런이 나오며 동점을 만들었고, 결국 불펜 대결에서 승리하며 의미 있는 1승을 더했다. 경기는 4회까지 팽팽했다. 원태인과 키움 선발 투수 케니 로젠버그 모두 견고했다. 먼저 점수를 내준 건 원태인이었다. 5회 말, 선두 타자 김태진에게 좌전 2루타, 후속 김웅빈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하며 위기에 놓인 뒤 2사 뒤 오선진에게 좌전 2루타를 맞았다. 하지만 타선은 로젠버그를 상대로 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1사 1루에서 구자욱이 볼넷을 얻어내 주자를 스코어링 포지션에 보냈고, 르윈 디아즈가 1루수 포구 시도를 뚫는 적시타를 쳤다. 원태인은 6회에 이어 7회도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투구 수 관리를 잘 해냈다. 마지막 고비도 잘 넘겼다. 8회 말 1사 뒤 오선진과 송성문에게 연속 안타, 이주형에게 사구를 내주며 1사 만루에 놓였지만, 루벤 카디네스를 상대로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야수진이 6(유격수)-4(2루수)-3(1루수) 더블플레이를 만들어 이닝을 끝냈다. 이어진 9회 초 공격에서 이재현은 2루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지난 시즌(2024) 홈런 28개를 친 김영웅이 조기 등판한 키움 마무리 투수 주승우를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중월 솔로홈런을 치며 2-1 역전을 이끌었다. 삼성 더그아웃, 3루쪽 원정 관중석이 들끓었다. 하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9회 말 등판한 이호성이 이형종, 임병욱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김태진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만루에 놓인 것. 그는 이 상황에서 상대한 어준서를 1루수 직선타로 잡아냈지만, 김동헌에게 가운데 외야 뜬공을 허용했다. 아웃카운트는 잡았지만, 그사이 3루 주자였던 대주자 박수종이 홈을 밟았다. 2-2 동점. 삼성은 연장 11회 초, 1사 만루 기회에서 김지찬이 적시타를 치며 3-2로 앞서갔고, 2사 뒤 나선 구자욱이 주자 2명으로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는 좌중간 2루타를 치며 3점을 추가했다. 삼성은 11회 말 임병욱에게 3루타, 김태진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했지만, 추가 실점은 막아내며 6-3으로 승리했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5.20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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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경기 연속 매진 신기록!' “올해는...우승할 것 같아요!” 2025 한화, 보살 팬의 극락이 됐다 [IS 인터뷰]

더 이상 야구를 보면서 도를 닦지 않는다. 한화 이글스팬들이 오랜 시간 기다렸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한화는 지난 13일까지 승률 0.659로 공동 1위(15일 기준 2위)에 올랐다. 지난해 3월 7승 1패로 잠시 단독 1위에 오른 적은 있지만, 개막 후 40경기 넘은 시점에 1위에 올랐던 건 2007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18년은 보통의 18년이 아니었다. 2008년부터 한화는 가을야구와 멀어지고, 꼴찌가 익숙한 팀이 됐다. 1986년 1군 첫 시즌(1986년) 외엔 없던 최하위를 2009년을 시작으로 여덟 번이나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최근 17시즌 동안 포스트시즌은 단 한 차례(2018년)가 전부였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암흑기 속에서도 한화 야구는 팬들을 끌어당겼다. 팀을 외롭게 지키는 슈퍼스타, 반전을 보여주는 뒷심, 혜성같이 등장한 유망주들이 가을야구 없이도 팬들의 박수를 끌어냈다.꾸준히 우상향을 그린 홈 관중수는 한화 팬들의 유입 요인을 추론케 했다.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거둔 2006년에도 24만 4664명에 그쳤던 한화 홈 관중 수는 2012년 박찬호, 김태균의 복귀와 함께 50만 명을 돌파했다. 김성근 감독 체제에서 끈질긴 경기력을 보여주며 66만 472명(2016년 기준)까지, 가을야구에 복귀한 2018년엔 73만 4110명까지 관중 수가 늘어났다. 1000만 관중 시대, 에이스 류현진이 돌아온 지난해엔 80만 4204명으로 80만 명 고지마저 돌파했다. 팬들은 늘어나도 성적은 여전했다. 2013년 개막 13연패(1위), 2020년 18연패(역대 공동 1위)에 빠졌다. 대형 자유계약선수(FA)를 여러 차례 영입해도 가을야구와 거리가 멀었다. 부진한 성적에도 야구장을 찾은 한화 팬들에겐 '보살 팬'이라는 웃지 못할 별칭이 덧붙여졌다.저마다 기다린 시간은 달라도, 2025년 한화를 바라보는 팬들의 마음은 모두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한화가 13연승에 도전하다 연장 혈투 끝에 실패한 지난 13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에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의 1만 7000석은 가득 찼다. 1루는 물론 3루석, 외야석, 3층 좌석까지 대부분 한화 홈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경기장을 메웠다. 한화는 15일까지 원정 경기를 포함해 17경기 연속 매진을 달성, 이 부문 신기록(종전 16경기, 2024~25 KIA 타이거즈)을 세웠다. 13일 대전 관중석에서 가장 눈길을 끈 건 독수리 분장을 한 팬 A씨다. 독수리 탈을 쓰고 직관하러 다니면서 팬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된 바 있다. A씨가 한화에 입문한 건 2006년이다. A씨는 "류현진의 데뷔전을 봤다. 한국시리즈까지 오르는 걸 보면서 (강팀이라고) 속았다"고 웃었다.그는 암흑기를 떠올리며 "솔직히 이 악물고 버틴 것 같다. 또 국제대회에선 한화 선수들이 잘해주지 않았나. 그 모습을 보면서 버텼던 것 같다.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느낌이다. 정든 게 아니겠나"고 말했다. 한화의 암흑기를 지켜보며 가족이 된 이들도 있다. 김준혁(44) 씨는 '빙그레 키즈'다. 김준혁 씨는 "대전에서 나고 자랐다. 어릴 때 같은 아파트에 빙그레 전대영, 김성갑 선수가 살았다. 그래서 가까워지고, 더 애정을 갖고 응원하며 자랐다"고 추억했다.이날 아내, 아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김준혁 씨는 "사실 아내가 연애할 때만 해도 야구를 잘 몰랐다. 그런데 나와 같이 다니면서 같이 응원도 하고, 결혼까지 했다"며 "나도 빙그레 때, 푯값이 500원할 때 아버지를 따라다니면서 한밭야구장에 추억이 많았다. 아들도 재작년부터 야구에 빠지기 시작했다. 유니폼을 거의 종류별로 사줬다. 이제 한화는 물론 다른 구단 응원까지 줄줄 외운다"고 웃었다. 이선하(28) 씨는 반대로 남편을 끌어들였다. 이선하 씨는 "남편이 나 때문에 입문했다. 지금은 집에서 함께 유니폼을 입고 응원한다"며 "올해는 한화가 진짜 다르다고 하길래 코웃음을 쳤는데, 정말로 1위를 하니 조금 더 기대하게 된다"고 전했다.이선하 씨는 김성근 감독 시기 '마리한화' 야구 때 응원을 시작했다. 이씨는 "아버지가 대전에서 태어나 쭉 한화팬이셨다. 어릴 때 부모님 손 잡고 아무것도 모른 채 야구장을 갔다"며 "10년 전쯤 완전히 빠졌다. 친구가 필드박스(실내 룸 좌석)에 당첨돼 같이 갔는데, 그날 역전승을 보고 팬이 됐다. 나중에 아버지께서 포수 후면석에서 보는 내 모습을 중계로 보시고 '야구장이냐'고 하시더라. 정말 좋아하시고, 나중엔 같이 야구장도 다녔다"고 했다. 이우진(48) 씨는 야구를 오래 봤지만, 한화팬으로 입문한 건 오래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씨는 박찬호와 류현진을 응원하다 따라왔다고 했다. 이날도 일행과 함께 외야에서 연승을 기도한 그는 "2020년 18연패에 빠진 날 그 자리에 있었다. 그다음 경기에서 1승을 하니 너무 행복하더라"며 "예전엔 지고 있으면 '아 오늘 졌구나. 1점이라도 났으면 좋겠는데' 생각했다"고 기억했다.팬들은 한목소리로 "올해는 정말 다른 것 같다"고 기대했다. 독수리 탈의 A씨는 "솔직히 안 믿기긴 한다. 신기하다. 우리도 할 수 있구나, 가능하구나 싶다"며 "선발 8연승을 할 때쯤부터 '와, 이게 되는구나' 생각했다. 이전에 연승할 때와 달리 선발진과 불펜이 탄탄하다. 타선만 더 살아나면 우승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우진 씨는 "김경문 감독님도 잘 이끌어주시고, 선수들이 신구장 첫해에 뭔가 이뤄내겠다는 마음이 느껴졌다. 우승까진 아니어도 5강까지 쭉 갔으면 한다. 물론 바람은 우승"이라고 말했다. 이선하 씨는 "10연승을 하던 날 정말로 이겼냐고 되물으며 집에서 울었다"고 웃었다. 이씨는 "선발 투수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다"며 잠시 망설이더니 "우승할 것 같다"고 했다. 김준혁 씨는 "한국시리즈에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LG 트윈스도 29년 만에 우승했는데, 우리도 못 할 게 있나 생각한다"고 했다. 암흑기를 지나오면서 선수들을 향한 팬들의 마음은 부진에 대한 원망보단 동지애에 가까웠다. 김준혁 씨는 "매년 직관을 20경기 이상 온다. 류현진이 신인 때부터 지켜봤는데, 이제 영구 결번을 바라보는 선수가 됐다. 일종의 동지애가 느껴진다"고 했다. 이날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승리는 수확하지 못했지만, 6이닝을 1실점(비자책점)으로 막으며 호투로 응원에 보답했다.이선하 씨는 "야구에 입문할 때 최애는 김태균이었고, 지금은 문동주"라며 "모든 선수들, 특히 문동주 선수가 다치지 않고 건강히 뛰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독수리 탈을 쓴 A씨는 "2006년부터 지금까지 응원한 걸 후회하지 않게 해줬다.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전했다.대전=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5.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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