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아…할머니, 유상철 감독님', 이강인 이틀 연속 비보
이강인(20·발렌시아)이 이틀 연속 비보를 접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6일에는 할머니, 7일에는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을 하늘로 떠나 보냈다. 제주에서 올림픽대표팀 훈련 중인 이강인은 지난 6일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날 아침 일찍 울산으로 출발, 낮에 잠시 빈소를 들린 뒤 곧바로 팀에 복귀했다. 감정을 추스리기도 힘들었을 다음날 밤, 유 감독이 췌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2007년 예능프로그램 ’날아라 슛돌이’에서 이강인은 유 감독의 지도를 받은 인연이 있다. 이강인은 방역 규정상 가족상에 잠시나마 다녀올 수 있었지만, 유 감독 빈소에 갈 수 없었다. 올림픽축구대표팀이 12일 제주에서 가나와 평가전을 앞두고 ‘버블’ 형태로 격리 훈련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이강인 뿐만 아니라 ‘유상철 제자’였던 김진야(서울), 이유현(전북)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김진야는 인천, 이유현은 전남에서 유 감독 지도를 받았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이강인이 평소에는 장난치고 잘 지내는데, 많이 의기소침하다. 이강인 못지 않게 김진야와 이유현 역시 슬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유현은 축구협회 관계자에게 “함께했던 감독님 중 제일 착했다. 한 번도 싫은 소리를 한 적이 없었다. 정말 화가 나시면 ‘너희 너무하는거 아니야’라고 딱 한마디만 하셨다. 그래서 선수들이 오히려 더 죄송해 했다”고 말했다. 이강인을 비롯한 올림픽축구대표팀 선수들은 9일 훈련을 앞두고 유상철 추모 묵념을 했다. 이강인은 유 감독 빈소에 ‘발렌시아CF 이강인’이 적힌 근조 화환을 보내 멀리서 애도를 표했다. 이강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어릴적 유 감독과 공을 차는 사진과 함께 “감독님은 제게 처음으로 축구의 재미를 알려주신 감사한 분이셨습니다. 은혜에 보답해드리기도 전에 먼저 세상을 떠나셔서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제가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서 더 좋은 선수가 되는 것이 감독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기쁨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계신 곳에서 꼭 지켜봐 주십시오”라고 적었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이강인이 자신을 발굴한 스승이자 한국축구 영웅 유상철의 죽음을 애도했다”고 전했다. 올해 1월 유튜브 ‘유비컨티뉴’에서 유 감독이 “건강하게 일주일을 보낼 수 있다면 강인이 경기를 현장에서 보고 싶다”고 하자, 이강인은 “다시 제 감독님 해주셔야죠”라고 말한 바 있다. 도쿄 올림픽을 준비 중인 이강인의 마음을 남다를 것이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06.09 14: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