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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보험·재테크

홍콩 ELS 손실 6조 육박, 얼마나 보상받나...DLF사태 비해 적을 듯

금융감독원이 6조원에 육박하는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손실과 관련한 배상안 기준을 발표했다. 판매사 책임과 투자자별 특성에 따라 가능한 배상비율은 세밀하게 설계되면서 투자손실의 40∼80%였던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당시에 비해 0∼100%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평균 배상비율은 DLF 사태 당시보다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금감원은 11일 홍콩 H지수 ELS의 투자자 손실 배상과 관련, 판매사 책임과 투자자 책임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배상비율을 결정하는 분쟁조정기준안을 발표했다. 기준안에 따르면 판매금융사는 투자자의 손실에 대해 최저 0%에서 최대 100%까지 배상을 해야 한다.배상비율을 정할 때는 판매사 요인(최대 50%)과 투자자 고려요소(± 45%p), 기타요인(±10%p)을 고려한다.올해 들어 2월까지 홍콩 H지수 기초 ELS 만기도래액 2조2000억원 중 총 손실금액은 1조2000억원이고 누적 손실률은 53.5%다. 지난달 말 현재 지수(5678p)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추가 예상 손실금액은 4조6000억원 수준으로 전체 예상 손실금액은 6조원에 육박한다.금감원 관계자는 "40만계좌 전체를 확인한 상태는 아니지만 일방 책임만 인정돼 투자손실의 100%를 배상해줘야 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면서 "다만, ELS는 정형화된 상품이고,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기본적 판매절차 등도 갖춰져 평균 판매사들의 배상책임은 DLF 사태 때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판매사들이 적합성 원칙, 설명의무, 부당권유 금지 등 판매원칙을 위반, 불완전판매를 했는지 여부에 따라 기본배상비율 20∼40%를 적용하며, 불완전판매를 유발한 내부통제 부실책임을 고려해 은행은 10%포인트(p), 증권사는 5%p를 가중한다. 투자자별로는 고령자 등 금융 취약계층인지, ELS 최초가입자인지 여부에 따라 최대 45%p를 가산하고, ELS 투자 경험이나 금융 지식 수준에 따라 투자자책임에 따른 과실 사유를 배상비율에서 최대 45%p 차감한다.가능한 배상비율은 투자손실의 40∼80%였던 DLF 사례 대비 0∼100%로 확대됐다. 그러나 ELS는 DLF 등 사모펀드와 다른 공모 형식으로 상대적으로 대중화·정형화된 상품이고,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으로 금융상품 관련 소비자보호 규제나 절차가 대폭 강화된 만큼, 평균 배상비율은 DLF당시(50∼60%)보다 하락할 전망이다.앞서 금감원은 지난 올해 들어 지난 1월 8일부터 두 달간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 등 5개 은행과 한국투자·미래에셋·삼성·KB·NH·신한 등 6개 증권사에 대한 현장검사를 실시한 결과, 판매정책·고객보호 관리실태 부실과 판매시스템 차원은 물론 개별 판매과정에서의 불완전 판매가 확인됐다며, 기준안에 이를 반영했다고 밝혔다.금감원은 확인된 위법 부당행위에 대해서는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기관·임직원 제재나 과징금·과태료 등 엄중히 조치할 예정이다. 다만, 해당 판매사의 고객 피해배상, 검사 지적사항 시정 등 사후 수습 노력에 대해서는 관련 기준과 절차에 따라 참작할 계획이다.2021년에 라임 사태에서도 불완전 판매책임에도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에 직무정지 징계를 받았다. 금융당국은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사장도 직무정지 징계를 내린 바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이번 분쟁조정 기준은 억울하게 손실을 본 투자자가 합당한 보상을 받으면서도 투자자 자기책임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마련했다"면서 "앞으로 이에 따라 배상이 원활히 이뤄져서 법적 다툼의 장기화 등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최소화되도록 협조를 부탁한다"고 밝혔다.지난해 말 기준 홍콩 H지수 기초 ELS 판매잔액은 39만6000계좌에 18조8000억원에 달한다. 판매사별로는 은행이 24만3000계좌에 15조4000억원 상당을, 증권사가 15만3000계좌에 3조4000억원 상당을 판매했다. 65세 이상 고령투자자에 판매된 계좌는 21.5%인 8만4000계좌에 달한다. 김두용 기자 2024.03.11 10:30
금융·보험·재테크

'제2의 라임사태' 우려에 은행들 나 떨고 있니

‘제2의 라임펀드 사태’ 위기감에 은행과 증권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에 수조원의 손실이 우려되고 있는 중국과 관련한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에 연말 인사를 앞두고 노심초사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지난 20일부터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를 기초자산(수익률 기준지표)으로 삼는 ELS를 팔아온 은행과 증권사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판매 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은 내달 1일까지 무려 10영업일에 걸쳐 현장 조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하나·신한·우리·NH농협 등 주요 판매 은행들에 대해서도 서면 조사 방침을 정한 상태다. 증권사 중에서도 최대 판매사인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등 5~6곳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은행들의 가입 규모가 커서 집중 조사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홍콩H지수 ELS 발행잔액이 총 20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은행 판매분이 15조8000억원으로 전체 77%를 차지한다. KB국민은행이 판매잔액 7조8458억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은행 2조3701억원, NH농협은행 2조1310억, 하나은행 2조1782억원, 우리은행 413억원 등이다. 홍콩증권거래소 상장 50개 우량 중국 국영기업들로 구성된 H지수는 2021년 1만2000선까지 찍었지만 최근 6000선 아래로 떨어진 상황이다. ELS는 65~70% 수준으로 주가지수가 유지되면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상품이다. 즉 주가지수가 65% 이상 유지되면 수익을 지급한다. 하지만 손실구간인 녹인(Knock-In)에 진입하면 주가지수가 빠진 만큼 원금 손실을 보게 되는 구조다. 중국 시장의 상황이 녹록지 않아 내년 상반기까지 H지수의 반등 여부는 미지수다. 이로 인해 모든 은행에서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가장 많이 판매한 KB국민은행의 경우 손실 구간에 진입한 ELS의 잔액이 5조23억원에 달해 경고등이 켜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손실이 없었던 상품이라 만기 이후 재가입 고객들이 많은 상품”이라며 “2021년 당시 H지수가 1만~1만2000 선으로 박스권을 형성하고 있었고,경제 전문가들도 대부분 중국 증시에대한 긍정적 전망을 제시하는 상황이어서 많은 고객들이 가입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50대 이상의 고령자가 가입자들의 대부분이라 ‘불완전 판매’에 대한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가입 시 손실 가능성, H지수의 큰 변동성 등을 충분히 설명했는지 여부를 따질 것으로 보인다. 2019년 불거진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때에도 부실을 알고도 이를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불완전 판매’로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등이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당시 우리은행이 은행권에서 가장 많은 3577억원의 라임펀드를 팔았다. 손태승 전 회장은 금융위원회로부터 문책경고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중징계를 받으면 금융회사 임직원은 3~5년 금융권 재취업이 불가한데 이런 중징계가 손 전 회장의 연임에 발목을 잡았다.업계 관계자는 “투자자의 대규모 손실을 가져올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라 숨죽이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1.29 07:00
경제

DLF·라임에 옵티머스까지…KB국민은행 '펀드 악재' 빗겨간 이유

KB국민은행이 연이어 금융권을 강타한 '사모펀드 잔혹사'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어 주목된다. 신한·하나·우리은행은 불완전판매 논란을 일으킨 DLF(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 사태와 1조원대 투자 피해가 우려되는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최근 불거진 옵티머스 펀드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KB국민은행이 선제적 대응으로 화를 면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대처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금융투자협회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올해 5월 말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7조4777억원으로 전월 대비 1094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사모펀드 판매잔액이 늘어난 은행은 시중은행 가운데 KB국민은행이 유일하다. 4대 은행 가운데 우리은행의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급감해 4월 3조5498억원에서 5월말 3조459억원으로 5039억원 줄었고, 올해 4월 신한은행의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3조9269억원이었는데 5월 3조6796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도 하향세가 상대적으로 완만하긴 했지만 사모펀드 판매잔액이 줄었다. 4월 말 2조6189억에서 2조5050억원으로 하락했다. 이유를 하나로 단정하긴 어렵지만 DLF·라임 사태 이후 사모펀드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확대되면서 국내 사모펀드 시장 성장세가 둔화한 영향이 컸을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런 가운데 KB국민은행은 DLF·라임 등 잇단 악재를 비껴가며 사모펀드 판매잔액을 높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라임 건과 관련해 라임자산운용으로부터 제안서를 받았지만 이번에 문제가 됐던 라임자산운용의 상품들을 팔기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KB국민은행은 기초자산 운용의 투명성, 매니저 역량, 사후관리 시스템 등 총체적인 측면에서 라임 펀드가 은행 판매상품으로는 조건이 미달한다고 봤다. KB국민은행도 지난해 DLF를 판매했다. S&P500 지수와 유로스톡스 50지수, 미국 국채 이자율 스와프(CMS) 10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리버스 상품이었다. 리버스 상품은 주가가 미리 정해놓은 하락폭 이하로만 하락하지 않으면 주가지수가 일정 부분 하락해도 약속한 금리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하지만 유럽 및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짙어졌다는 판단 아래 판매를 중지했다. 이에 대해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불거진 불완전판매 논란에서 피해간 것은 맞지만, 사모펀드 관련 이슈는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것이라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을 아꼈다. KB국민은행이 연달아 터진 불완전판매 피해 사태를 비껴가자,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말 KB국민은행 실무진을 불러 ‘사모펀드 대란’에 대한 대처 방법을 연구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금융권 최대의 이슈이던 DLF 사태부터 1조6000억원대 피해를 낸 라임자산운용 사태, 옵티머스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등으로 신한·하나·우리은행이 곤욕을 치르는 동안 ‘사모펀드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당국에서 나서서 금융사의 케이스를 연구하는 일이 흔하지 않다”며 “연구 결과를 금융권이 공유해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0.07.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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