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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사모펀드' 사태에 KB금융, 신한 꺾고 1위 탈환…금융권 지각변동

올해 내내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코로나19 피해기업 금융 지원 탓에 국내 5대 금융그룹들의 순위가 요동쳤다. 사모펀드 충당금 등 부담으로 신한금융·우리금융이 각각 KB금융·농협금융에 역전당했다. 28일 농협금융은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5716억원으로 금융시장 안정화에 따른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 손익 회복 등으로 1분기(3387억원) 대비 68.8% 증가했다고 밝혔다. 상반기 이자이익은 3조9201억원, 수수료 이익은 7658억원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발표된 4개 금융그룹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은 KB금융 9818억원, 신한금융 8732억원, 하나금융 6876억원, 우리금융 1423억원 순이었다. 지난해 연간 기준 순이익이 신한(3조4035억원), KB(3조3118억원), 하나(2조4084억원), 우리(1조9041억원), 농협(1조7796억원) 순서였던 것과 비교하면, 신한은 KB에 순위를 뺏겼고, 우리 자리를 농협이 차지하게 됐다. 금융지주 간 실적 희비를 가른 것은 부실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였다. KB와 농협은 DLS(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라임 사태와 무관해 2분기 펀드 관련 충당금 적립에 따른 이익 감소 폭이 크지 않았던 탓이라는 분석이다. 신한금융의 경우 신한금융투자(신한금투)가 판매한 DLS 펀드와 라임 펀드 관련한 충당금으로 순이익이 줄었다. DLS 펀드를 3800억원어치 판매한 충당금으로 2분기 1248억원을 쌓았고, 라임 펀드 판매액의 3분의 1 수준인 769억원도 영업외비용에 반영됐다. 여기에 신한금융은 코로나19 금융지원 성격의 대출 관련 미래 부실 위험과 관련한 충당금도 1850억원 적립했다. 펀드 관련 2017억원에 코로나19 금융지원 충당금까지 총 3867억원의 순이익이 줄어들며 KB금융에 1위 자리를 빼앗겼다. KB금융은 향후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건전성이 나빠질 경우를 대비한 충당금 2060억원만 쌓아뒀다. 우리금융도 신한과 마찬가지로 2분기에 DLS·라임 등 사모펀드 관련 비용 충당금 1600억원과 코로나19 대출 등과 관련된 충당금 2375억원 등 모두 3356억원의 충당금을 쌓으며 농협과 순위가 뒤바뀌었다. 순위를 지킨 하나금융은 사모펀드 관련 준비금 1185억원을 비롯해 2분기 총 4322억원에 이르는 충당금을 적립했지만, 상반기 순이익이 1조3446억을 기록하며 2012년 이후 최대 실적을 세웠다. 여기에는 하나금융투자가 상반기 작년 동기보다 12.9% 많은 1725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영향이 컸다. 올해 2분기 ‘동학 개미 운동’ 등으로 계열 증권사의 이익이 많이 늘어난 탓이다. 이에 하나금융투자는 올 상반기에 작년 동기보다 12.9% 많은 1725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0.07.29 07:00
경제

DLF·라임에 옵티머스까지…KB국민은행 '펀드 악재' 빗겨간 이유

KB국민은행이 연이어 금융권을 강타한 '사모펀드 잔혹사'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어 주목된다. 신한·하나·우리은행은 불완전판매 논란을 일으킨 DLF(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 사태와 1조원대 투자 피해가 우려되는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 최근 불거진 옵티머스 펀드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KB국민은행이 선제적 대응으로 화를 면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대처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9일 금융투자협회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올해 5월 말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7조4777억원으로 전월 대비 1094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사모펀드 판매잔액이 늘어난 은행은 시중은행 가운데 KB국민은행이 유일하다. 4대 은행 가운데 우리은행의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급감해 4월 3조5498억원에서 5월말 3조459억원으로 5039억원 줄었고, 올해 4월 신한은행의 사모펀드 판매잔액은 3조9269억원이었는데 5월 3조6796억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도 하향세가 상대적으로 완만하긴 했지만 사모펀드 판매잔액이 줄었다. 4월 말 2조6189억에서 2조5050억원으로 하락했다. 이유를 하나로 단정하긴 어렵지만 DLF·라임 사태 이후 사모펀드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확대되면서 국내 사모펀드 시장 성장세가 둔화한 영향이 컸을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이런 가운데 KB국민은행은 DLF·라임 등 잇단 악재를 비껴가며 사모펀드 판매잔액을 높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라임 건과 관련해 라임자산운용으로부터 제안서를 받았지만 이번에 문제가 됐던 라임자산운용의 상품들을 팔기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KB국민은행은 기초자산 운용의 투명성, 매니저 역량, 사후관리 시스템 등 총체적인 측면에서 라임 펀드가 은행 판매상품으로는 조건이 미달한다고 봤다. KB국민은행도 지난해 DLF를 판매했다. S&P500 지수와 유로스톡스 50지수, 미국 국채 이자율 스와프(CMS) 10년물 금리를 기초자산으로 한 리버스 상품이었다. 리버스 상품은 주가가 미리 정해놓은 하락폭 이하로만 하락하지 않으면 주가지수가 일정 부분 하락해도 약속한 금리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하지만 유럽 및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짙어졌다는 판단 아래 판매를 중지했다. 이에 대해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최근 불거진 불완전판매 논란에서 피해간 것은 맞지만, 사모펀드 관련 이슈는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것이라 누구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을 아꼈다. KB국민은행이 연달아 터진 불완전판매 피해 사태를 비껴가자,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말 KB국민은행 실무진을 불러 ‘사모펀드 대란’에 대한 대처 방법을 연구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금융권 최대의 이슈이던 DLF 사태부터 1조6000억원대 피해를 낸 라임자산운용 사태, 옵티머스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등으로 신한·하나·우리은행이 곤욕을 치르는 동안 ‘사모펀드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당국에서 나서서 금융사의 케이스를 연구하는 일이 흔하지 않다”며 “연구 결과를 금융권이 공유해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0.07.10 07:00
경제

은행 또 불완전판매?…‘라임 사태’ 뭐길래

자그마치 1조 원대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이 도마 위에 올랐다. 라임자산운용은 지난 2015년 12월 영업을 개시해 지난해 7월 말 기준 5조9000억원까지 수탁고를 늘리며 급성장, 헤지펀드 업계에서 1위를 꿰찼다. 급하게 먹으면 체한다고 했던가. 영업 5년 만에 탈이 났다. 지난해부터 ‘폰지사기(고객이 환매를 요청하면 새로운 투자자의 자금으로 돌려막는 것)’, ‘불완전판매’ 등 문제들이 터져나오기 시작하며 투자자들의 피해는 이미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가 가시기도 전에 금융시장을 더 크게 뒤흔든 일명 ‘라임 사태’를 정리했다. 라임 사태의 시작, ‘모펀드’ 투자 잘 나가던 라임운용이 흔들리기 시작한 건 지난해 7월부터다. 라임운용이 펀드수익률을 돌려막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검찰 조사가 시작됐다. 당시 라임운용은 비상장된 한계기업에 돈을 대주고, 그 돈을 받은 기업이 라임운용에서 보유한 부실 자산을 인수하는 식으로 수익률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라임운용 입장에서는 부실 채권을 보유하고 있으면 펀드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처분해 수익률을 의도적으로 높였다는 것이다. 불안을 느낀 투자자들은 라임운용에 환매를 요청했다. 라임운용의 첫 번째 모펀드 ‘플루토PID-1호(이하 플루토)’이다. 플루토는 주로 사모사채에 투자된 펀드다. 사모채권은 주로 중소기업이 소규모로 자금을 조달할 때 발생되며, 수익률이 높지만 시장성과 거래유동성이 떨어진다. 하지만 플루토 아래의 자펀드들은 주로 만기가 1년 이하로 짧아 모펀드와 유통성 미스매칭으로 이어지게 됐다. 두 번째 모펀드 ‘테티스 2호(이하 테티스)’는 전환사채(CB)와 신주인권부사채(BW) 등과 같은 금융상품에 편입돼 있었는데, 라임운용이 투자한 상장 기업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테티스에 투자된 자펀드들도 자연스레 환매가 어렵게 됐다. 이에 시장에서 라임운용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코스닥 부실기업 채권에 투자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앞서 두 가지 모펀드는 공격적 운용으로 손실이 났다면, 세 번째 ‘무역금융펀드’는 조금 다른 모습이었다. 무역금융펀드는 해외 무역 거래에서 발생하는 각종 선결제, 운임, 원자재 구매 및 가공 비용 등에 필요한 단기 자금을 빌려주고 이자수익을 올리는 구조의 펀드다. 문제는 여기에 투자된 플루토에서 발생했다. 폰지사기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폰지사기’란 나중에 투자한 사람의 돈으로 먼저 투자한 사람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식 돌려막기 금융사기 수법이다. 결국 작년 12월 라임운용이 보유한 무역금융펀드의 투자처인 미국 헤지펀드의 운용사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은 손실을 숨기고 가짜 대출채권을 판매하는 등 증권사기 혐의를 받으며 악재가 터졌다. 심지어 이 회사는 기존 고객이 환매를 요청하면 새로운 투자자의 자금으로 돌려막는 ‘폰지사기’를 통해 장부 조작까지 한 사실이 드러났다. 라임운용은 IIG 헤지펀드에 무역금융펀드의 40%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금융감독원은 라임운용이 IIG에 투자한 것을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투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투자한 모펀드가 하나 더 있다. ‘크레딧 인슈어드 무역금융펀드’다. 이 펀드는 오는 4월부터 만기가 돌아오는데, 자펀드가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환매 중단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결국 라임운용은 현재 ‘플루토PID-1호’, ‘테티스 2호’, ‘금융무역펀드’, ‘크레디트 인슈어드 무역금융펀드’ 등 4개 모펀드와 여기에 투자한 173개 자펀드를 환매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은행은 알고도 라임을 팔았나 라임 사모펀드는 전체 1조6679억원의 49%인 8146억원이 은행에서 판매됐다.우리은행이 3577억원, 신한은행 2769억원, 하나은행 871억원 등이다. 지방 은행에서도 부산은행 527억원, 경남은행 276억원 등 전국 은행에서 2989좌가 팔렸다. 은행에서는 주로 ‘플루토FID-11호’를 취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펀드는 비교적 안정적인 펀드로 알려져 있으며, 수익률도 출시 후 완만히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하지만 삼일회계법인의 실사 결과, 해당 펀드에서 위험성이 대거 발견됐다. 부동산 시행사인 메트로폴리탄에 투자된 약 2500억원 가운데 2000억원이 상각(손실 처리)될 예정이다. 메트로폴리탄은 국내에서 제주도, 서울 합정동 등 8곳 안팎의 부동산 개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부동산 개발이 진행되지 않으면서 자금이 엉뚱한 코스닥 기업 등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메트로폴리탄은 라임이 투자했던 바이오빌 폴루스바이오팜 등 부실 전환사채를 되사준 곳이기도 하다. 비교적 안정성이 높았던 ‘플루토FID-11호’마저 손실이 예상됨에 따라 은행은 투자자들에게 위험성 등을 공지하고 판매했는지 여부(불완전판매)가 도마 위에 올랐다. 개인투자자 사이에서는 “‘은행이 위험률이 낮다’, ‘채권상품이어서 원금 손실이 날 일 없다’며 창구에서 판매했다”는 진술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특성상 투자를 해도 어디에 투자됐는지 알 수 없다”며 “부실투자나 사기가 있더라도 문제가 터지기 전까지는 알 수가 없다는 게 근본적인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판매하는 직원들도 상품에 대한 기본적인 매뉴얼만 갖고 판매한다. 이 상품에 대한 전문 지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그래서 판매 과정에서 설명을 잘못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귀띔했다. 현재 검찰은 라임운용은 물론 판매사들에 대한 본격 수사에 나선 상황이다. 손실 돌려막기와 자금 우회지원 등 펀드 운용의 불법행위뿐 아니라 은행과 증권사 등 판매사의 불완전판매까지 드러날지 주목된다. 앞으로 라임자산운용 펀드 손실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자산 기준가격 조정이 계속 진행 중이고, 특히 문제가 된 무역금융펀드 실사 결과가 나오면 투자손실이 확대되는 것이 불가피하다.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재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는 262개 사모펀드의 순자산은 2조8142억원으로 설정액(4조345억원)보다 1조2203억원이나 적다. 투자 원금인 설정액보다 운용 결과에 따른 현 가치인 순자산이 1조2000억원 넘게 적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 손실을 보고 있다는 얘기다. 삼일회계법인은 무역금융펀드에 대한 실사 결과를 다음 달 말에나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은 전액 손실 가능성이 큰 라임자산운용의 ‘플루토 TF-1호(무역금융펀드)’부터 분쟁조정에 나설 예정이다. 라임자산운용 측은 “자금회수 노력을 통해 투자자에게 더 많은 자금이 상환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라임 사태’ 시간대별 주요 이슈 2020년 2월~3월 삼일회계법인 실사 결과 발표 예정 1월 환매중단 모펀드 3개 자펀드 157개로 확대 2019년 12월 라임 무역금융펀드 투자처 IIG 폰지사기로 자금 동결 11월 라임 투자사 횡령 사건 연루 삼일회계법인, 3개 모펀드 회계실사 실시 10월 라임 “원금 지킬 것” 발표 모펀드3개 자펀드 149개 환매 중단 공식 선언 8월 금감원 검사 착수 7월 라임자산운용 ‘돌려막기’ 의혹 제기 검찰 라임 조사 착수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자펀드 투자 주요 현황(금액순) 금액(원) 계좌수(개) 우리은행 3577억 1640 신한금융투자 3248억 395 신한은행 2769억 478 KB하나은행 871억 405 대신증권 1076억 388 *자료=각사 2020.02.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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