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신진서 18연승 막은 박정환, 오늘이 ‘진짜’ 결승전
박정환 9단이 반격에 성공했다. 올해 삼성화재배 우승컵의 주인은 3일 열리는 결승 최종국에서 가려지게 됐다.2일 한국기원에서 온라인 대국으로 열린 2021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결승 2국에서 한국 랭킹 2위 박정환 9단이 랭킹 1위 신진서 9단을 상대로 191수 만에 불계승했다. 전날 신진서 9단의 승리에 이어 결승전 전적 1승 1패가 됐다.이날 경기는 박정환 9단의 국면 운영이 돋보였다. 흑을 잡은 박정환 9단은 초반 상변에서 큰 집을 지었다. “두텁게 두고 싶었는데 의도한 대로 안 돼 어쩔 수 없이 실리 바둑이 됐다”고 박정환 9단은 대국 후 인터뷰에서 털어놨지만, 초반 상변에 지은 집이 마지막까지 형세에 영향을 미쳤다.하이라이트는 흑이 좌중앙 백 진영에 침투해 패를 내는 장면이었다. 패싸움은 백이 이겼으나 국면이 정리되자 흑이 미세하게나마 우세로 나타났다. 이후 집이 부족한 백이 상변에서 끝내기를 하다 오히려 손해를 봤고, 이후로 격차가 더 벌어졌다. TV 중계에는 중반 이후 불리한 형세를 인식한 신진서 9단의 고심하는 표정이 자주 잡혔다. 신진서 9단이 항복을 선언했을 때, 인공지능은 흑 3집반 우세를 가리켰다.박정환 9단은 대국 후 “오늘은 최대한 까다롭게 두려고 했었다”며 “어제처럼 쉽게 지지 않겠다고 생각했던 게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신진서 9단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요즘 신진서 9단에 많이 지면서 내가 다시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신진서 9단은 현재 무적이고 지금 나에게 가르침을 주는 기사”라고 답했다.이날 승리로 박정환 9단은 신진서 9단과의 상대 전적이 21승 26패가 됐다. 신진서 9단은 이날 패배로 최근 세계 대회 연승 기록이 17경기에서, 올해 세계 대회 무패 기록도 16경기에서 멈추게 됐다. 대국 뒤 두 기사는 전날처럼 컴퓨터 모니터 앞에 모여 복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1일엔 패자였던 박정환 9단이 신진서 9단 자리로, 이날은 패배한 신진서 9단이 박정환 9단 자리를 찾아갔다.결승 최종국은 3일 정오 시작한다. 최종국은 돌을 다시 가리게 된다. 2021 삼성화재배는 삼성화재가 후원하고 중앙일보가 주최한다. 우승 상금 3억원, 준우승 상금 1억원이다. 제한시간은 각 2시간, 1분 초읽기 5회가 주어진다.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2021.11.03 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