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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팬들에게 'K-볼'을 묻다⑦] 최양락 "한화는 다이너마이트인데 요샌 물총을 쏘네? 그래도 괜찮아유~"

2024년 KBO리그는 새 역사를 쓰고 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처음으로 정규시즌 1000만 관중을 돌파한 것이다. 경기장에 가지 않더라도 TV와 모바일로 야구를 즐기는 팬들은 그 몇 배다.프로야구는 지난 40여 년 동안 한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였다. 올해는 스포츠를 뛰어넘어 한국 최고의 콘텐츠로 도약하고 있다. 1000만 명은 단지 관객이 아니다. 야구장에서 응원가를 만들어 부르는 가수이며, 함께 춤추는 댄서다. 그리고 기발한 응원문구를 쉴 새 없이 생산하는 카피라이터다. 불같은 열정을 내뿜으면서도 매너는 쿨하다. 야구 종주국 미국과 야구가 국기(國技)로 여기는 일본에서도 깜짝 놀라는 응원 문화다. 일간스포츠는 세계 최고의 스포츠팬으로 불러도 좋을 이들을 만나 'K-볼'의 매력에 대해 들었다. 개그맨 최양락은 ‘원조 보살팬’이다. 충남 아산 출신인 그는 1986년 빙그레(한화) 이글스 창단 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변심하지 않았다. 방송에선 ‘깐족 이미지’로 유명하지만, 야구팬으로서는 지고지순 그 자체다.최양락은 40년 가까이 한화의 흥망성쇠를 목격했다. 이는 곧 그의 희로애락이었다. 최양락으로부터 젊은 야구팬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경기도 남양주시 개인 사무실에서 만난 최양락은 한 시간 넘도록 한화와 야구에 얽힌 추억을 들려줬다. 승리보다 패배가 많은 팀을 응원하면서도 늘 행복해 보였다. 그의 유행어처럼 한화라면 뭐든지 ‘괜찮아유~’다. - 언제부터 야구팬이셨나요?“초등학생 때. 그러니까 1970년대부터였죠. 당시에 아마추어 야구 인기가 워낙 좋았으니까요. 대구상고(상원고) 장효조 선수, 한국화장품 김재박 선수 등이 정말 대단했죠. 그때 TV 중계는 거의 없었고, 주로 라디오로 들었죠. 눈에 보이지 않는 야구를 귀로 듣고 상상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드라마를 좋아했던 누나도 중계를 듣다가 어느새 야구팬이 될 정도였지.”최양락은 소년 시절을 회상하면서 라디오에서 들었던 캐스터 목소리를 재연했다. “넘어가느냐, 넘어가느냐. 간다, 간다. 홈런!” 반세기 전에 지었을 법한 표정으로 그는 추억 여행을 떠났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엔 어느 팀을 응원했나요.“프로 원년에 대전 연고 팀은 OB(두산) 베어스였죠. 그해 한국시리즈 우승했잖아요. 그땐 ‘우승이 제일 쉬웠어요’라고 했지. 내 또래 충청도 팬들이 아직도 한화를 응원하는 이유는 그 감동과 전율이 남아서일 거예요. 너무 고마웠고, 좋았으니까. 고등학생 아이가 공부 못하면 부모들이 그러잖아요. ‘우리 애가 초등학교 땐 잘했는데, 친구를 잘못 사귀어서’라고. 내가 딱 그런 마음이에요. 마음 잡고 노력하면 야구 잘할 거라고 믿는 거죠.”- 개그맨이 된 후에도 야구를 좋아하셨나요.“서울예전 연극과 1학년이었던 1981년 제1회 MBC 개그 콘테스트를 통해 데뷔했어요. MBC 청룡을 응원하러 이봉원과 서울 잠실야구장에 자주 갔지. 얼마 전 제가 운영하는 유튜브 ‘괜찮아유’에 출연한 남희석이 저더러 그러더라고요. ‘이 형은 배신자다. 한화만 응원한 팬이 아니다’라고요. 그때 난 MBC 소속이었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잖아. 일장기를 달고 뛴 손기정 선수(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같은 심정이었다고.”- 빙그레 창단 후 마음을 다잡으셨나요.“진짜 충청도 팀이 생겼으니 다른 팀들은 다 정리했죠. 빙그레가 참 잘했어요. 정규시즌 1위도 두 번(89·92년) 했죠. 이상군, 한희민, 한용덕, 송진우, 구대성, 정민철 등등 대단한 투수가 많았지. 홈런왕 장종훈, 악바리 이정훈도 대단했죠. 이정훈은 선동열에게 홈런을 친 뒤 ‘선동열 투수한테는 죽어도 본전이니까 죽어라 (공을) 쳤다’라고 했다잖아요. 아유, 근성이 어마어마했지. 한화 하면 다이너마이트 타선이잖여. 그런데 요새 류현진은 물총을 찍찍 쏘며 놀던데….”2013년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다가 올 시즌 한화로 복귀한 류현진은 득점한 주자들에게 앙증맞은 물총을 쏘며 더그아웃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다이너마이트(강팀)와 물총(약팀)을 대비시킨, 최양락 특유의 유머였다. - 한화가 99년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죠.“90년대 야구가 너무 재미있었어요. 경기장에 자주 응원하러 갔는데 어느 날 엉뚱한 생각이 드는 거예요. 더그아웃에서 선수들과 함께 야구를 보고 싶었던 거죠. 언젠가 야구 관계자를 통해 잠실구장 3루 더그아웃에 들어갔어요. 감독님과 멀리 떨어진 곳(주로 투수들이 모인) 의자에 한화 선수들과 같이 앉았어요. 그땐 평일 경기는 TV 중계도 안 됐으니 그냥 들어간 거지. 눈치 보면서 야구를 보는데 장종훈이 홈런을 날린 거예요. 어라? 선수들이 더그아웃 앞으로 나가서 하이 파이브를 하네? 나도 뛰어 나가서 같이 했지, 뭐. 손뼉을 마주친 장종훈이 내 얼굴을 보더니 화들짝 놀라더라고. 요새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옛날이니까 뭐.”- 2010년대 이후 한화가 참 부진했습니다.“꼴찌도 참 많이 했죠. 지는 것도 서러운데 연패 중인 팀이 한화를 상대로 3연승 하고 돌아가면 그렇게 속상할 수가 없어요. 부진했던 투수도 우리만 만나면 기적처럼 부활해. 야구를 끊고 싶을 때도 있었어요. 그러다가 ‘더 떨어질 데가 없으니 올라가겠지’라며 마음을 다잡는 거죠. 미우나 고우나 기다리는 거예요. 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오기도 했고. 김태균, 류현진 같은 선수는 얼마나 대단해요? 강팀에 있었다면 두 선수 개인 기록이 더 좋았을 거예요. 연봉과 인기도 더 높았겠지. 마치 임진왜란 끝난 뒤 태어난 이순신 장군이랄까. 안타까운 마음이 커서 더 응원했어요.”- 그래도 한화 팬들은 정말 열성적입니다.“충청도 사람이 그렇잖아요. 느긋하고, 낙천적이고. 점심 잘 먹고 아무런 말도 안 하다가 다음날 ‘어제 참 맛있었어. 그 집 장사 잘되겄어’ 하거든. 우리 사위도 한화 팬이래요. 그렇다면 인내심은 믿을 만하지.”- 요즘 야구팬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정말 멋지게 응원하죠. 스케치북에 응원 문구 쓰는 거 있잖아요? 그거 예전에 방송 작가들이 출연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한 방식이거든. 그걸 야구장에서 보니 정말 재밌어요. 90년대에 대구구장에 간 적이 있는데. 장종훈이 홈런을 때린 거야. 벌떡 일어나서 환호했더니 만 명 넘는 관중이 동시에 날 노려보는 거예요. 몇 대 맞을 거 같은 분위기였지. 요샌 원정팀 응원 존이 정해져 있잖아요. 심지어 상대 팀 응원석에서 혼자 응원도 하고. 문화가 많이 달라졌죠.”- 올해 한화 야구를 보면 어떤 느낌인가요?“솔직히 가을 야구는 힘들 거 같았어요. 그래도 괜찮아유. 여름에 야구 많이 했잖여. 선수층이 과거에 비하면 두꺼워졌고, (늦여름까지) 6~7위는 했잖아요. 내년에 5강 가고, 다음에 우승하면 돼요. 우린 기다릴 수 있지.”- 창간 55주년을 맞이한 일간스포츠와 어떤 추억이 있나요?“80~90년대 방송국 개그맨 실에 가면 일간스포츠가 늘 비치돼 있었어요. 동료들과 인사하면서 ‘연예면에 네 기사 나왔더라’ ‘너 결혼한다며?’라고 안부를 주고받았죠. 스포츠지 1면에 자주 나오는 야구 기사도 열심히 봤어요. 홈런 친 타자가 아니라 ‘선동열이 홈런 맞았다’는 기사를 보고 얼마나 웃었던지. 오랜 시간 함께해줘서 독자들이 고마워할 거예요.” - 일간스포츠 못지않게 긴 역사를 가진 방송인이자, 야구팬이시네요.“예전엔 참 재미있는 일이 많았어요. 대신 그 시절 개그맨이 큰돈은 못 벌었죠. 방송 출연해야 몇만 원 받던 시절이었으니까. 스포츠 스타도 마찬가지였죠. 장종훈 같은 타자가 지금 뛰었다면 돈을 엄청나게 벌겠지. 어쩌겠어요? 시대가 달라진 걸. 그래도 저는 여전히 방송을 하고 유튜브도 하잖아요. 팬들의 사랑을 받는 덕분이죠. 한화 응원가 제목처럼 ‘나는 행복합니다!’”김식 기자 2024.09.2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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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3연전 위닝 돌아본 홍원기 감독 "홍창기 상대한 김동욱, 실투는 아니다" [IS 고척]

키움 히어로즈는 지난 주말 3연전에서 리그 3위였던 LG 트윈스에 위닝시리즈(3연전 2승 이상)를 거뒀다. 원래 시즌 전적이 8승 5패로 앞서며 발목을 잡은 상대지만, 시즌 막판 순위 경쟁 클라이맥스라는 시의적 변수를 고려하면 고무적인 성과다. 키움은 리그 10위다. 홍원기 감독의 선택이 맞아떨어졌다. 키움은 4-2로 이기고 있던 8회 초 셋업맨 김동욱이 박동원과 박해민에게 각각 안타와 볼넷을 내주며 흔들리는 등 2사 1·3루 위기에 놓인 뒤 '출루 머신'으로 불리는 홍창기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고 4-4 동점을 내줬다. 이 상황에서 홍원기는 주승우를 마운드에 올렸다. 현재 키움 마무리 투수를 맡고 있는 투수다. 동점 상황에서 투입했다는 건 추가 실점 없이 8회 초 수비를 마치고 역전을 노리겠다는 뜻. 주승우는 임무를 다했다. 후속 타자 신민재와의 승부에서 포크볼로 스트라이크 2개를 잡고, 투심 패스트볼로 타자 눈을 흔든 뒤 다시 포크볼로 내야 땅볼을 유도했다. 키움은 이어진 8회 말 공격에서 김혜성이 2루타, 송성문이 고의4구, 최주환이 행운의 좌중간 안타로 출루하며 만든 만루 기회에서 이형종이 2타점 좌전 안타를 치며 리드를 잡았다. 주승우는 9회 상대한 LG '클린업 트리오' 오스틴 딘, 문보경, 김현수를 모두 잡아내며 승리 투수가 됐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25일 LG전을 돌아보며 "(김)동욱이가 홍창기에게 맞은 안타는 실투가 아니었다. 타자가 잘 쳤다. 선수(김동욱)에게도 그렇게 얘기해줬다"라고 했다. 이어 "동욱이가 구위로 압박하는 투수는 아니기 때문에 아웃카운트 4개 세이브를 고려하며 주승우를 일찍 준비시켰고, 한 박자 빠르게 투입했다"라고 밝혔다. 감독의 계획을 선수가 잘 이행했다. 동점을 내준 투수도 결과적으로 임무에 실패했지만, 기세까지 내주진 않았다. 키움은 이번 주중 3연전에서 다시 강팀을 만난다. 이번엔 2위 삼성 라이온즈. 리그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역대 가장 강한 10위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건 분명하다. '불펜 에이스' 조상우는 부상으로 빠졌지만, 젊은 불펜진의 힘도 견고하다. 고척=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8.2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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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1일 만에 복귀→1이닝 5실점' 윤성빈, 포심-포크볼 조합은 강렬했다 [IS 피플]

1이닝 4피안타 5실점. 무려 3년 만에 1군 무대 마운드에 선 윤성빈(25·롯데 자이언츠)이 복귀전에서 남긴 성적이다. 그에게 두 번째 등판이 있을지 주목된다. 윤성빈은 지난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에 롯데 선발 투수도 등판했지만 2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윤성빈은 2-0으로 앞선 1회 말 상대 1번 타자 최지훈과 후속 정준재를 연속 뜬공 처리하며 힘차게 시작했지만, 3번 타자 최정과 4번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1점을 내줬고, 박성한에게도 우전 적시타를 내주며 2-2 동점을 허용했다. 타선이 2점을 지원하며 다시 리드를 안고 나섰지만 선두 타자 한유섬에게 볼넷을 내준 뒤 이지영에게 좌월 투런홈런을 맞고 흔들렸다. 이어진 오태곤과의 승부에서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뒤 결국 마운드를 최이준에게 넘겼다. 윤성빈은 2017 1차 지명으로 롯데 선택을 받은 특급 유망주였다. 1m97㎝ 큰 키에서 내리 꽂는 150㎞/h대 강속구로 주목받았다. 고교(부산고) 3학년 시절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았고, 실제 입단도 추진했지만, 결국 자신이 꿈꾸던 사직구장 마운드를 선택했다. 하지만 윤성빈은 이후 존재감이 점점 희미해졌다. 입단 첫 해부터 어깨 부상을 당해 재활 치료에 매진했고, 이듬해(2018년) 18경기에 나섰지만 6점대 평균자책점에 그쳤다. 이후 2019시즌 한 번, 2021시즌 한 번 등판한 게 1군 무대 기록 전부였다. '게으른 천재'라는 수식어가 생겼고, 그렇게 잊혀졌다. 6월 이후 4·5선발 공백에 시달린 롯데는 꾸준히 새 얼굴들을 1군에 올려 기회를 줬다. 윤성빈도 150㎞/h대 빠른 공을 던지며 구위를 증명, 김태형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무려 1951일 만에 1군 선발 등판 경기였던 30일 SSG전. 비록 5실점에 조기강판 당했지만, 최고 152㎞/h까지 찍은 구위는 인상적이었고, 제구가 잘 된 포크볼도 위력이 있었다. 1회 말 추가 실점 위기에서 추신수의 균형을 무너뜨리며 헛스윙을 끌어낸 5구째 공이 그랬다. 1회 포심 패스트볼(직구)-포크볼 조합 일변도였지만, 2호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보여주며 더 다양한 래퍼토리를 예고했다. 윤성빈에게 다음 등판이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강점은 분명히 보여줬다. 잊혀졌던 노망주가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관심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7.3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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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에이스가 만든 3위다...곽빈 "다시 1위 도전해야죠, 우리 가을에 강하잖아요" [IS 스타]

"이제 우리가 3위 맞나? 다시 1위에 도전할 수 있도록 로테이션을 지키겠다. 우리가 또 가을에 강하지 않나."우여곡절도 많았지만, 곽빈(25)이 전반기를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에이스답게 팀도 개인도 만족스러울 성적표를 받아냈다.곽빈은 지난 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2피안타 4볼넷 1사구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7승(6패)을 수확했다. 곽빈을 앞세운 두산은 6-3으로 승리하면서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를 2연승으로 마쳤다. 전반기 팀의 시즌 전적은 46승 2무 39패(3위). 2위 LG 트윈스와 승차도 반 경기에 불과하다. 여러모로 성공적인 전반기였다.사사구는 있었지만, 곽빈은 그때마다 구위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고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3회엔 사사구로만 만루를 내주기도 했고, 5회에도 볼넷 2개로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힘으로 짓눌렀다. 실점을 막은 5회와 6회 때는 마지막 타자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포효하기도 했다.이날 승리로 곽빈의 전반기 평균자책점은 3.59. 여러 어려움이 있었으나 모두 이겨냈다. 개막 후 첫 여섯 경기에선 승리 없이 4패만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5월 5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48로 월간 최우수선수(MVP)가 됐지만, 6월 11일과 16일 체력 문제를 겪으며 대량 실점을 허용했다. 브랜든 와델, 라울 알칸타라 등 동료 선발 투수들이 대거 전열에서 이탈할 때 버티다 생긴 문제였다. 이승엽 감독은 그를 말소해 휴식을 부여했고, 곽빈은 돌아온 2경기에서 12이닝 무실점으로 보답했다. 선발진 공백에도 두산이 버텨낸 건, 결국 그 중심에 곽빈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4일 경기 승리 후 취재진과 만난 곽빈은 비로 흠뻑 젖어 있었다. 이날 경기 종료와 함께 폭우가 쏟아진 탓에 비를 맞고 인터뷰를 한 탓이다. 하지만 곽빈은 밝게 웃으면서 "물 뿌리는 세리머니를 받은 셈 치겠다"고 했다.곽빈은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 나섰는데 이기게 돼 정말 다행"이라며 "오늘 상대가 (에이스인) 애런 윌커슨이라 긴장을 좀 했다. 워낙 잘 던지는 선수고, 6월(평균자책점 2.45) 엄청 좋았다. 이기려면 무조건 2점 안으로 막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잘 풀렸다"고 답했다.경기 중 소나기로 우천 지연이 두 차례나 됐지만, 곽빈은 오히려 도움이 됐다고 돌아봤다. 그는 "투구 수가 갑자기 많아져 힘들었을 때였다. 쉴 수 있어 괜찮았다"고 떠올렸다.이날의 행운처럼, 곽빈은 불운을 실력과 뒤늦게 찾아온 행운으로 이겨냈다. 그는 4월 부진에 대해 "운이 안 따른다는 말도 들었는데, 그저 잘 버텼던 게 결과로 돌아온 것 같다. '결국 올라갈 사람은 올라간다'는 생각으로 하다 보니 결과도 계속 좋게 나오는 것 같다"고 긍정론을 전했다. 열흘 휴식 효과는 확실하다. 곽빈은 최근 무실점 2경기에서 모두 최고 구속 155㎞/h를 찍었다. 하지만 성장을 꿈꾸는 곽빈은 '휴식이 좋다'는 생각에만 안주하지 않는다. 그는 "결과적으로는 좋았다. 다만 아쉬운 건 내년에도 이런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거다. 더 발전하려면 그 과정도 이겨내야 할 거다. 그래도 결과가 너무 좋으니 괜찮다"고 답했다.후반기에도 곽빈의 역할은 중요하다. 두산은 4일 경기 전 알칸타라의 웨이버 공시를 발표했다. 그를 대신해 조던 발라조빅을 영입했다. 브랜든은 왼쪽 어깨 근육 미세손상으로 이탈했다. 복귀가 생각보다 빨라질 수 있지만 그래도 빈자리가 크다.그래도 곽빈은 후반기 전망을 밝게 본다. 인터뷰 도중 "이제 우리가 3위인가"라고 물은 그는 "더 올라가 다시 1위에 도전할 수 있도록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겠다"며 "지금 팀 분위기도 좋다. 새로운 외국인 투수도 올 거다. 잘해서 꼭 올라가고 싶다. 우리가 또 가을에 강하지 않나. 가을야구도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그래서 올스타 브레이크 계획도 단순하다. 곽빈은 "무조건 휴식"이라며 "많이 먹고, 쉬겠다"고 미소 지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7.05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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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타] 홈런왕 잡을 자신 있어도...곽빈은 초조했다 "작년 연승 끊은 게 나"

"사실 작년 연승을 끊은 게 저였잖아요." 곽빈(26)은 명실상부한 두산 베어스의 국내 에이스다. 지난해 12승 9패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했다. 세 차례 국제 대회 대표팀에도 모두 승선했다.올 시즌 초반 0승 4패로 출발했다고 자신감이 흔들릴 투수도 아니다. 12일 경기 전까지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와 2연승을 달리기도 했다.자신감이 붙으니 공격적인 투구도 이어졌다. 곽빈은 12일 KT 위즈와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와 개인 3연승을 달렸다.이날의 백미는 곽빈과 강백호의 승부였다. 동갑내기였고, 각각 서울고와 배명고 간판 스타로 자주 만났다. 청소년 대표팀에선 배터리까지 맞췄다. 친구라 더 거침없다. 곽빈은 3월 26일 시즌 첫 등판에서 KT와 만났는데, 당시 강백호를 상대로 체인지업만 던져 헛스윙 삼진을 이끌기도 했다. 곽빈의 강속구를 대비했던 강백호는 끝까지 직구를 노렸으나 끝내 노림수가 빗나갔다. 당시 강백호는 곽빈 상대로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다시 만난 12일 경기. 이번에도 곽빈의 판정승이었다. 앞서 더블헤더 1차전 시즌 12호 홈런을 쳐 공동 선두에 오른 강백호였지만, 곽빈의 구위엔 당해내지 못했다. 첫 타석 강백호에게 152㎞/h 강속구로 헛스윙 삼진을 이끈 곽빈은 다음 타석 체인지업으로 땅볼을 유도했다.세 번째 타석, 강백호는 2사 만루 기회 타석에 들어섰다. 이번에도 곽빈이 이겼다. 강백호는 곽빈의 직구를 다시 공략했으나 2루수 뜬공에 그쳤다. 이날 KT가 곽빈을 상대로 얻은 유일한 득점 기회였으나 살리지 못했다.경기 후 만난 곽빈에게 "강백호 상대로 유독 구속이 높아진다"는 질문이 나왔다. 그러자 곽빈은 웃으면서 "5회 때 상대가 하위 타순이라 너무 쉽게 승부하려다 투구 밸런스가 흔들렸다. 내가 좀 혼나야 할 부분"이라며 "백호 타석 때 투구 밸런스가 돌아와 잘 막은 것"이라고 돌아봤다.곽빈은 "어제(11일) 경기 우천 순연 후 백호와 잠깐 만났다. '지난 경기(3월 26일)처럼 체인지업만 계속 던질 거다'라고 하니 백호도 '계속 헛스윙 해줄게' 하더라"며 "힘 대 힘으로 한 번 해보고 싶어 그렇게 세게 던졌다. 백호도 레벨이 워낙 높은 선수라 조심스럽게 던졌다"고 설명했다.거침없이 홈런왕을 잡아내지만, 정작 곽빈의 걱정거리는 따로 있었다. 지난해 커리어하이를 찍은 곽빈이지만, 정작 팀 연승이 필요할 때 잇지 못한 기억이 있다. 당시 두산은 7월 1일 울산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25일 잠실 롯데전까지 11연승을 질주했다. 곽빈이 출격하는 26일 잠실 롯데전도 승리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곽빈이 5이닝 4실점 패전 투수가 되면서 연승이 끊겼다.곽빈은 "내가 연승을 끊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형들이 도와준 덕분에 연승을 이어갔다"며 "이제 나만 연승을 끊지 않으면 된다. 사실 작년 연승을 끊었던 게 나"라고 웃었다.우천 순연이나 다른 변수가 없다면, 곽빈의 다음 등판까지 연승이 이어지면 그는 12연승 도전의 바통을 받게 된다. 공교롭게도 지난해와 같은 숫자다. 곽빈은 "당연히 그런 상황이 된다면 부담은 있겠지만, 성장할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13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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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홀드 1위·특급 기대주' 전력 이탈...롯데 불펜진, 좌타 피안타율 최하위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26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원정 경기를 0-4로 패했다. 0-2이던 8회 말 우완 불펜 투수 구승민이 스위치히터 김주원, 좌타자 손아섭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위기를 자초한 뒤 박건우에게 우중간 적시 2루타를 맞았다. 롯데는 24일 부산 SSG 랜더스전에서도 최지훈·추신수·한유섬·박성한 등 좌타자들을 막지 못해 7회 이후 6점을 내줬다. 27일 기준으로 롯데 불펜진은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0.344를 기록했다. 10개 구단에서 가장 높다. 10개 구단 평균은 0.282. 롯데 불펜진은 우타자 상대로는 피안타율 0.260을 기록했다. 지난 2주(16~29일) 마운드에 오른 롯데 왼손 불펜 투수는 임준섭뿐이었다. 통상적으로 좌투수가 좌타자에 강한 편이지만, 롯데는 가용 자원이 부족하다. 임준섭도 등판한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7.71에 그쳤다.퓨처스(2군)팀에서 콜업할 투수도 마땅치 않다. KBO리그 역대 홀드 3위(152개)에 올라 있는 진해수, 2021년 1차 신인 드래프트에 지명한 '기대주' 김진욱이 있지만, 두 투수 모두 컨디션이 안 좋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진해수에 대해 "아직 자신의 공을 던지고 있지 못하고 있다"라고 했다. 김진욱에 대해서는 "중간 계투로 쓰기에는 제구력이 부족하다. 내 머릿속에 아직 (김진욱의 제구력에 대한) 믿음이 없는 것 같다"라고 했다. 김진욱은 현재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수업을 받고 있다. 현재 롯데 필승조 구승민·전미르·최준용·김원중은 모두 우투수다. 27일 기준으로 구승민은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0.582, 최준용은 0.400을 기록하며 약한 모습을 보였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0.250으로 준수한 기록을 남긴 김원중은 마무리 투수이기 때문에 상대 타자 유형과 상관없이 9회를 지켜야 한다. 피안타율 0.233를 기록한 '신인' 전미르가 그나마 좌타자를 잘 상대했지만, 그도 최근 페이스가 떨어지며 실점이 늘어났다. 이미 필승조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신인 투수 어깨가 계속 무거워지는 것도 문제다. 최하위에서 허덕이는 롯데로서는 좌타자 봉쇄가 난제 중 난제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4.29 11:00
프로야구

[IS 스타] 560일 만의 홈런, 3루타 빠진 사이클링 히트…'타율 5할' 서건창이 돌아왔다

북 치고 장구도 쳤다. 베테랑 서건창(35·KIA 타이거즈)이 '원맨쇼'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서건창은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 원정 경기에 7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1홈런) 2득점 3타점을 기록,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3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4타수 3안타 3득점)에 이어 시즌 두 번째 3안타 경기로 타율을 0.500(14타수 7안타)까지 끌어올렸다.사이클링 히트(히트 포 더 사이클)에 3루타가 부족했다. 이날 서건창은 0-1로 뒤진 2회 초 1사 1·3루에서 좌전 적시타로 시동을 걸었다. 두 번째 타석에선 짜릿한 손맛을 봤다. 1-1로 맞선 4회 초 2사 1루에서 KT 선발 엄상백의 3구째 133㎞/h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오른쪽 펜스를 넘겼다. 비거리 115m. 서건창의 홈런은 LG 트윈스 소속이던 2022년 9월 21일 광주 KIA전 이후 560일 만이었다. 서건창은 세 번째 타석에서도 매섭게 배트를 돌렸다. 3-1로 앞선 6회 초 1사 1루에서 KT 불펜 주권 상대로 우중간 2루타를 뽑아냈다.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138㎞/h 직구를 받아쳐 장타로 연결했다. 1사 2·3루 찬스를 잡은 KIA는 후속 김태군의 2타점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사이클링 히트에 3루타가 부족했던 서건창은 8회 초 대기록에 도전했으나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됐다.이범호 감독의 계획이 '적중'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이 감독은 "오늘 서건창을 먼저 낸다. 지금 상황에선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들로 오더를 짜려고 노력한다"며 "초반에 점수를 내면 불펜 투수들이 강하기 때문에 선발 투수도 안정을 취하게 될 거다. 초반에 점수를 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서 (서건창 등) 컨디션 좋은 선수들을 내보내 점수를 내는 게 가장 중요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베테랑 서건창은 감독 기대에 부응했다. 어쩌면 그 이상의 모습으로 가파른 타격 상승세를 이어갔다.수원=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03 21:19
메이저리그

"함께 뛰는 날 기대해"...이정후, 빅리그 데뷔전 첫 상대 투수는 '덕담' 남긴 다르빗슈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빅리그 공식 데뷔전 상대 선발 투수가 정해졌다. 이미 국제대회에서 만나고, 교감한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다. 마이클 실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26일(한국시간) 현지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열리는 샌프란시스코와의 메이저리그(MLB) 본토 개막전에서 다르빗슈를 선발 투수로 내세울 것이라고 전했다. 다르빗슈는 이미 지난 20일 열린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의 서울시리즈 개막전에도 선발로 나선 바 있다. 일주일 넘게 재정비 시간을 부여받은 그는 샌프란시스코전을 통해 본격적으로 2024시즌에 돌입한다. 샌디에이고전에서 빅리그 정규시즌 데뷔전을 치르는 이정후의 첫 타석 상대 투수도 결정된 것이다. 이미 두 선수는 인연이 있다. 지난해 3월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선전에서 맞대결했다. 이정후는 1회 초 첫 타석에선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3회 두 번째 승부에선 우전 적시타를 기록했다. 이정후는 이 승부에 의미를 부여했다. 범타로 물러난 1회, 우측 선상으로 정타로 파울을 생산한 뒤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평소 이정후는 "타이밍이 좋을 때 그쪽(우측 선상)으로 파울 타구가 나온다"라고 전한 바 있다. 이정후는 WBC를 마친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다르빗슈와 승부 장면이 담긴 사진을 게재한 바 있다. 다르빗슈도 '함께 뛰는 날을 기대한다(I'm looking forward to playing together)'라고 화답한 바 있다. 공교롭게도 서로 존중하는 한일 투타 대표 선수들이 빅리그 무대에서 다시 만난다. 개막전 선발만 몇 차례 치른 다르빗슈보다, 이날 자신의 야구 인생에 가장 의미 있는 첫 발을 내딛는 이정후에겐 잊지 못할 승부가 될 전망이다. 한편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 입단 뒤 처음으로 빅리그 야구장에서 치른 시범경기에서 침묵했다. 26일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콜리세움에서 열린 시범경기에 1번 타자·중견수로 나섰지만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1회 초 첫 타석에서 라인 드라이브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향했다. 이정후의 시범경기 타율은 0.414에서 0.375로 떨어졌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3.26 14:21
메이저리그

고우석 '⅓이닝 5실점' 난타...MLB 쓴맛 확실했다

고우석(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에서 처음으로 쓴맛을 봤다. 블론세이브도, 패전 투수도 모두 그에게 기록됐다.고우석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템피 디아블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MLB 시범경기 LA 에인절스전에서 팀이 4-0으로 앞선 6회말 등판했다. 그러나 4점이나 되는 리드를 지키지 못했고, 겨우 3분의 1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5실점을 기록하며 팀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지난해까지 KBO리그 LG 트윈스에서 뛴 고우석은 올해 초 샌디에이고와 계약하며 MLB 진출의 꿈을 이뤘다. 이후 스프링캠프서 차근차근 몸을 만든 그는 시범경기서도 페이스가 나쁘지 않았다. 첫 등판서 1이닝 무실점, 두 번째 등판서 1이닝 1실점, 세 번째 등판에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해 3이닝 1실점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 중이었다.그랬던 고우석은 네 번째 등판에서 크게 무너졌다. 시작은 운이 따르지 않았다. 하필 첫 상대가 MLB 선수들 중 최고의 커리어를 자랑하는 외야수 마이크 트라웃이었다. 트라웃은 고우석의 직구를 공략, 빗맞은 타구를 만들었다. 타구는 우익선상 파울라인을 향했고, 파울이 아닌 라인 안쪽에 떨어졌다. 우익수 팀 로카스트로가 슬라이딩을 시도해 잡아내려 했으나 실패하면서 트라웃은 2루가 아닌 3루까지 나아갔다.첫 타구부터 장타를 내주자 고우석이 급격히 흔들렸다. 후속 타자 리반 소토에게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허용했고 애런 힉스에게도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들어오는 실투를 던지다 2타점 2루타를 맞았다.실점 행진은 끝나지 않았다. 다시 테일러 워드에게 추가 적시타를 맞은 그는 브랜든 드루리에게도 우중간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4-0이었던 경기는 순식간에 4-5로 바뀌었고, 고우석의 블론세이브가 기록됐다. 고우석은 다음 타자인 로건 오호프를 루킹 삼진 처리하면서 간신히 아웃 카운트 하나만 잡을 수 있었다.첫 아웃 카운트 이후에도 상황은 끝나지 않았다. 후속 타자 잭 테토가 우익수 방면 뜬공을 쳤는데, 로카스트로가 또 이 공을 잡지 못해 2루까지 진루를 허용했다.고우석이 안정을 찾지 못하자 샌디에이고 벤치는 결국 마운드 교체를 선택했다. 이날 실점으로 그의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은 16.20(3⅓이닝 6실점)까지 치솟았고, 팀은 4-5로 패해 고우석이 패전 투수가 됐다.한편 고우석의 팀 동료이자 MLB 선배인 김하성은 이날 출전하지 않았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11 08:06
프로야구

청백전인데 상대 투수 전력분석을? 못말리는 삼성 맥키넌 [IS 피플]

“저 투수 구종 좀 빨리 알려주세요.”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이 경기 도중 전력분석원을 찾았다. 타석에 들어서기 앞서 상대 투수의 구종과 전력을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상황이 묘했다. 다른 팀과 경기가 아닌 ‘청백전’에서 상대 투수 전력분석을 요청한 것. 시즌 중 상대할 투수도 아닌데 맥키넌은 왜 이렇게 열을 올렸을까. 올 시즌 중심타자로 기대를 받으며 삼성에 입단한 맥키넌이지만, 이번 스프링캠프에선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맥키넌은 일본 프로팀과의 경기와 KBO리그 팀과의 연습경기에서 꾸준히 중심타선에 배치됐지만 많은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다. 계속되는 부진에 조급했던 맥키넌은 돌파구가 필요했고, 급기야 청백전임에도 투수 전력분석을 요청하는 열정을 보였다. 이를 본 박진만 삼성 감독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6일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한 박 감독은 “맥키넌도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이 강했던 것 같다. 자기가 부족했다는 걸 느꼈는지 초조해하더라”면서 “청백전에 전력분석을 요청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나아지려는 의지를 보이고 노력하는 성실함이 좋아 보였다”라며 활짝 웃었다. 공격은 아쉽지만, 수비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박진만 감독은 “연습경기나 훈련에서 보여준 맥키넌의 1루 수비는 훌륭했다. 무슨 수비 (전문) 선수인 줄 알았다”라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다만 맥키넌의 ‘3루수 투입’ 계획은 무산됐다. 당초 박진만 감독은 1루수 오재일-3루수 맥키넌으로 전력을 구상하며 공격력 극대화를 노렸다. 하지만 맥키넌이 3루 수비에 부담감을 호소하면서 그에게 3루 수비는 맡기지 않기로 했다. 박 감독은 “오재일과 1루 수비를 번갈아 가면서 체력 안배를 할 것”이라며 향후 기용 방안을 밝혔다. 박진만 감독은 “맥키넌의 수비가 워낙 좋기 때문에 우리 내야진에 큰 힘이 될 거라 생각한다. 타격이야 지금은 부진하지만 조금씩 실전을 치르면서 분명히 자기 기량을 보여줄 것이다. 언젠간 (타격감이) 폭발할 것”이라며 굳건한 믿음을 드러냈다. 맥키넌 역시 자신을 향한 기대를 잘 알고 있다. 그는 캠프 초 본지와 인터뷰에서 “팀이 가을야구에 진출하고 한국시리즈 우승하는 것이 당연한 목표다. 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뛰다 보면 나도 어느새 많은 경기에 출전해 많은 홈런을 때려내고 있지 않을까. 타격에서 좋은 성적 내고,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다. 특히 공격적인 부분에서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라며 새 시즌 각오를 전했다. 윤승재 기자 2024.03.07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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