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NBA 커리, NFL 퍼디...MLB는 LEE? 샌프란시스코 스포츠 '아이콘 기대주' 이정후
2월 현재 샌프란시스코 스포츠팬은 잠 못 이루는 밤의 연속이다. 북미 스포츠 넘버원 콘텐츠 미국풋볼리그(NFL)에서 연고팀 포티나이너스가 NFC(내셔널 콘퍼런스) 챔피언에 오르며 슈퍼볼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오는 12일(한국시간)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아레나에서 AFC(아메리칸 콘퍼퍼스) 우승 팀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빈스 롬바디(슈퍼볼 트로피)를 두고 격돌한다.
2023년 슈퍼볼 시청자는 1억13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중간 광고 단가가 30초 기준 700만 달러(92억원)였을 만큼 단일 스포츠 이벤트로는 최고의 영향력을 보여줬다. 꾸준히 강팀 전력을 유지한 포티나이너스는 최근 2년 사이 매년 슈퍼볼에 진출할 수 있는 팀으로 진화했다. 2023시즌을 앞두고 리그 정상급 러닝백 크리스티안 맥카프리가 합류했고, 현역 최고의 디펜시브 엔드로 불리는 닉 보사가 수비를 이끈다. 가장 주목 받는 선수는 '야전 사령관' 쿼터백을 맡고 있는 브록 퍼디(25)다. 그는 202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최하위(262위)에 지명된 선수다. NFL에선 매년 나오는 그런 선수를 '미스터 무관심(Mr. Irrelevant)'이라고 부른다.
팀 세 번째 옵션이었던 퍼디는 트레이 랜스, 지미 가로폴도의 백업으로 루키 시즌을 맞이했지만, 두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리그 13주 차 마이애미 돌핀스전에서 출전 기회를 잡고,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후 남은 정규시즌 4경기와 와일디카드·디비전시리즈까지 승리를 이끌었다. 랜스가 복귀하는 2023시즌 다시 백업을 밀릴 것으로 보였지만, 구단은 퍼디를 주전 쿼터백으로 키우기로 결정했다. 올 시즌 퍼디는 패스 야드 부문 5위(4280) 터치다운 패스 2위(31개)를 기록하며 포티나이너스를 NFC 정상으로 이끌었다.
대도시 샌프란시스코는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연고지이기도 하다. 체이스 센터가 개장한 2019년 기존 오클랜드에서 이전했다. 골든스테이트는 2014~15시즌부터 4시즌 연속, 2021~22시즌 NBA 파이널에서 우승한 팀이다. 르브론 제임스(LA 레이커스)와 함께 NBA를 이끌고 있는 슈퍼스타 스테판 커리(36)가 이끄는 팀이다.커리는 통산 3점슛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리빙 레전드. 그가 등장한 뒤 NBA 경기 운영 전략이 3점슛 중심으로 바뀔 만큼 큰 영향을 미친 선수다. 커리는 퍼디와 달리 1라운드(7순위)에 지명된 유망주였지만, 그도 프로 입단 초기 발목 부상 탓에 2012~13시즌에서야 잠재력을 꽃피웠다.
메이저리그(MLB) 자이언츠도 샌프란시스코 스포츠팬이 사랑하는 팀이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홈구장(오라클 파크)를 갖고 있고, 프랜차이즈 스타도 유독 많다. 2010·2012·2014시즌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르며 '짝수 해 우승' 공식을 만들기도 했다.
최근 5~6년 기준으로 자이언츠의 성적은 워리어스·포티나이스와 비교해 초라하다. 2017~2020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고, 2021시즌 LA 다저스의 9년 연속 지구(내셔널리그 서부) 우승을 저지하며 재도약했지만, 주전 포수 버스터 포지가 은퇴한 뒤 치른 2022·2023시즌 다시 가을 무대에 나서지 못했다. 애런 저지 등 대형 선수 영입전에서도 번번이 밀렸다. 샌프란시스코가 올겨울 스토브리그에서 거둔 가장 큰 성과는 단연 이정후(26) 영입이다. 1억1300만 달러, 아시아 야수 포스팅 최고액을 안겼다. 샌프란시스코는 피트 푸틸라 단장까지 한국에 파견하는 정성을 들였고, 팀 내에서도 가장 많은 연봉을 안길 만큼 이정후에게 큰 가치를 부여했다. 샌프란시스코는 포지와 함께 '짝수 해 우승' 공식을 이끈 브랜든 벨트, 브랜든 크로포드와 결별했다. 프랜차이즈 스타들을 잡지 않고, 리빌딩을 추구했다. 일부 팬들의 비난도 감수했다. 샌프란시스코가 짜는 새 판에 이정후는 가장 중요한 선수 중 한 명이다.
올해 워리어스는 2일 기준으로 서부 콘퍼러스 12위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커리가 뛰는 한, 체이스 센터의 열기는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포티나이너스 퍼디는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처럼 단단하고 안정감 있는 스타 파워를 구축한 것 같다.
미국 스포츠 매체들은 아직 데뷔도 하지 않은 이정후를 샌프란시스코의 키플레이어로 꼽는다. 유력 통계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타율 0.291를 예상, 이정후가 리그 10위권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매체의 전망은 야구팬의 호기심을 반영하기도 한다. 스포츠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스포츠팬들은 야구 연고팀에서도 새로운 스타를 기다리고 있다. 이정후는 지난 1일 샌프란시스코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스코츠데일로 출국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2.03 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