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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4특집] 재난 속 피어나는 ‘혐관케미’라…‘탈출’ 故이선균X주지훈③

연중 가장 많은 관객이 몰리는 극장가 최대 성수기 여름이 시작됐습니다. 여름 시장을 맞아 국내 주요 배급사에서도 오랜 시간 공 들여온 알짜배기 작품들을 하나둘 내놓고 있는데요. 주요 배급사별 올여름 극장가를 책임질 네 편의 영화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고 이선균과 주지훈, 두 천만 배우가 최악의 재난 속 티격태격 케미를 선보인다.오는 12일 개봉하는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는 짙은 안개 속 연쇄 추돌 사고가 일어나고,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풀려난 통제불능의 군사용 실험견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신과 함께’ 김용화 감독이 제작을 맡았으며 ‘굿바이 싱글’ 김태곤 감독이 연출했다. 올여름 공개되는 고 이선균의 첫 번째 유작으로 그를 그리워하는 예비 관객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작품에서 고 이선균은 청와대 안보실 행정관 차정원을, 주지훈은 인생 한 방을 노리는 렉카 기사 조박을 연기했다. 정원은 냉정해 보일 정도로 판단력이 빠르고 목적 지향적인 인물이지만, 사춘기 딸 경민(김수안)과 소원해도 직접 공항으로 유학길을 배웅하는 아버지이기도 하다. 정부 고위직이지만 정원은 고 이선균이 전작 ‘기생충’에서 보여준 재벌 아버지상과는 사뭇 결이 다르다. 까칠해 보여도 올바른 판단을 하고 싶어하고, 극한의 상황에서 딸을 지켜내고 싶은 재난물 주인공다운 캐릭터다. 그런 정원의 심기를 살살 또는 박박 긁는 것은 조박. 헝클어진 긴 머리에 브릿지를 넣고, 후줄근한 옷차림에 껄렁한 말투는 누가 봐도 ‘양아치’ 그 자체다. 그간 ‘신과 함께’의 해원맥처럼 코믹 요소를 갖춘 배역을 맡아도 비주얼만큼은 댄디했던 주지훈에게 역대급 비주얼인데, 그가 직접 스타일링 했다고. 주지훈은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비하 의도는 아니지만, 어렸을 때 무서운 형들을 보며 떠오른 선입견을 반영하면 재밌겠다 싶었다”고 밝혔다. 조박과 정원은 공항대교로 진입하기 전 길목의 주유소에서 최악의 만남을 갖는다. 주유소에서 투잡을 뛰는 조박은 사장이 없는 사이에 정원의 주유비를 부풀려 받으려 한 것. 호락호락하지 않은 정원이 이를 간파하고 떠나자, 공쳤다며 분해하던 조박은 공항대교 추돌 사고 소식에 한탕 벌어볼 겸 정원도 잡겠다며 즐겁게 출동한다.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짙은 안개로 ‘아사리판’이 난 공항대교에서 정원과 조박은 재회하게 된다. 예고편에서부터 조박이 정원을 “6만 4400원”이라고 부르거나 정원이 조박을 태우지 않고 자동차 엑셀러레이터를 밟는 등 티격태격 ‘혐관(혐오하는 관계) 케미’가 예고됐다. 고 이선균과 주지훈, 두 배우의 탄탄한 해석을 바탕으로 마치 실존 인물처럼 구현된 두 캐릭터가 함께 생고생하며 일종의 전우애를 쌓아가는 모습은 관객을 가까이 끌어당길 예정이다.특히 조박은 연달아 사고가 터지는 긴박한 상황에서 웃음 포인트를 전담해 주지훈의 인생 캐릭터를 넘본다. 연출을 맡은 김태곤 감독은 “코믹적인 요소가 많은 조박 캐릭터에 주지훈의 유머감각과 센스가 더해져 사랑스러움이 배가됐다”고 말했다. 정원과 조박이 대립할 틈도 주지 않고, 공통의 적이면서 동행하게 된 제3의 인물 양 박사(김희원)와의 관계성도 볼거리다. 양 박사는 사건의 발단이 된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책임 연구원이지만 책임감이 부족하고 이기적이다. 첫 연기 호흡이지만 주지훈은 “가족 여행을 하는 것처럼 재미있는 촬영 현장이었다”고, 김희원은 “서로 맞추려 하지 않아도 각자 맡은 바를 열심히 하다 보면 나오는 자연스러운 케미가 있는데 그 부분이 웃음 포인트”라고 밝혀 기대를 높였다. 고 이선균과 주지훈이 밀고 당기며, 김희원과 문성근, 예수정, 김수안 등 세대 불문 연기력과 개성을 갖춘 배우들도 ‘탈출’의 연기 앙상블을 완성했다. “영화 속 인물들이 하나의 큰 가족 구성원처럼 느껴지길 바랐다”는 김태곤 감독의 말처럼 ‘탈출’은 서로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 다양한 군상이 함께 재난을 마주하며 빚어낸 케미로 관객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갈 전망이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7.08 05:40
영화

천만 배우 이성민, 다시 망가질 결심 [무비로그] ②

천만 배우 이성민이 ‘재벌집 회장님’ 이미지를 벗고 심상치 않은 비주얼로 웃음 폭격에 나선다. 이성민의 새 영화 ‘핸섬가이즈’는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비주얼의 두 남자가 전원생활을 꿈꾸며 이사 온 새집에서 지하실에 봉인됐던 악령이 깨어나며 벌어지는 일을 담은 고자극 오싹 코미디다. 이성민은 극 중 ‘쾌남’ 재필 역을 맡았다. 재필은 험상궂은 외모와 달리 수줍음도 타고 틱틱대면서 정 많은 성격이다. 귀농 파트너 상구(이희준)와는 목수 동료이자 마치 친형제처럼 서로에게 하나뿐인 친구다. 눌러쓴 모자 뒤로 빠져나온 아무렇게 자란 뒷머리에 까맣게 탄 얼굴, 게슴츠레한 눈빛은 그간 출연작 중 이런 배역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살벌’하다. 이 얼굴 탓에 극 중 재필은 범죄자로 오해받으며 생고생한다. 누가 봐도 오해할 악인의 외견을 하고 있지만, 물에 빠진 미나(공승연)를 구하러 먼저 뛰어들 정도로 선인에 행동도 믿음직하다. 이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남동협 감독은 “선과 악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배우를 원했다”며 이성민을 ‘천의 얼굴’이라고 표현했다.이성민은 본래 악역과 선역, 권력자와 소시민을 전부 소화해 온 다작 배우지만 최근 출연작은 유독 권력자의 모습이 많았다. 천만 관객을 안긴 영화 ‘서울의 봄’(2023) 참모총장 역,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2022) 진양철 회장 역, 영화 ‘남산의 부장들’(2020) 박통 역 등 정·재계 심지어 군까지 휘어잡으며 카리스마 있는 이미지를 굳혔다. 특히 순양그룹을 1위에 앉힌 관록이 빛나는 진양철 회장 역의 감정 표현으로 제59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까지 수상하며 ‘국민 회장님’으로 거듭났다. 이어지는 영화 ‘대외비’(2023)에서는 걸음을 절뚝거리는 노인의 모습 뒤 정치판의 숨은 실세 역으로 2연속 회장 역을 소화했다.그러나 그 스스로 이를 의식하고 깨부수려는 듯 ‘핸섬가이즈’에선 전혀 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언론시사회에서 이성민은 “‘웃어야 되는 영화다’가 첫인상이었다. 그동안의 작품, 캐릭터와 다른 계열의 연기를 할 수 있겠다는 기대로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유독 외모에 신경이 쓰였던 역할이다. 극 중에서도 저랑 희준 씨 캐릭터의 외모가 중요한 사건의 시작이기 때문”이라며 “여러모로 사랑스러운 캐릭터”라고 덧붙였다. 어떠한 큰 결심을 한 것인지 ‘핸섬가이즈’에서 이성민은 제대로 망가진다. 나이 55세, 데뷔 37년 차, 천만 배우 타이틀에 품위 있는 이미지까지 갖춘 그는 이번 영화에서 모든 것을 내려 놓는다. 혹사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될 정도로 몸을 던져 슬랩스틱을 소화한다. 물에 뛰어들고, 말벌에 쏘이고, 나무 기둥에 묶여 두드려 맞는 장면들은 전작의 이미지를 덮어쓴다.이성민은 촬영하며 몸이 힘들거나 부상을 당하지는 않았다면서 대신 ‘관객의 웃음’을 추구하는 과정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한 신, 한 컷마다 우리는 즐거운데 관객이 즐거워하실까 하는 의문 속에서 촬영했다”며 “같은 컷이라도 반복해서 다양한 버전으로 또 다른 호흡으로 촬영하는 순간이 힘들었다. 다들 마찬가지였을 텐데 코미디 영화의 딜레마 같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이성민은 스크린 밖에서도 친근한 행보를 보였다. 지난 10일 방영된 MBC 예능 ‘푹 쉬면 다행이야’에 출연한 이성민은 무인도에서 구박을 받으며 고된 숙소 공사를 하고, 꽃게를 무서워하는 의외의 귀여운 모습을 보이는 등 7년 만의 야외 리얼리티 예능 나들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성민의 동네 아저씨 모습을 선호하는 관객이라면 이번 ‘핸섬가이즈’가 반가울 것이다. 이를테면 ‘운수 오진 날’(2023)의 큰돈 좀 벌어보려다가 살인범을 태우게 된 택시 기사 역이나 ‘미생’(2014)의 만년 과장 오상식 같은 캐릭터 말이다. 그렇다고 이번 재필에게서 이전 배역의 그림자가 비치는 것은 아니다. 이성민은 지난해에만 ‘대외비’, ‘더 문’, ‘서울의 봄’ 세 편의 영화와 ‘형사록 시즌2’, ‘운수 오진 날’ 두 편의 드라마에 출연했으나 그 어느 하나 겹치지 않은 캐릭터를 표현한 바 있다. 지난 1987년 연극 ‘리투아니아’로 연기 인생을 출발한 이성민은 지난 2013년 그의 첫 번째 천만 영화 ‘변호인’에 조연으로 출연했고, 2014년 오랜 무명 생활을 청산케 한 드라마 ‘미생’을 만나기 전까지 연극 무대와 스크린, TV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여러 캐릭터를 소화하며 자신의 얼굴로 완성해 온 이성민이기에 이번 ‘핸섬가이즈’의 재필 또한 그의 노련함과 도전 의식으로 탄생한 셈이다.정지욱 영화평론가는 “이성민의 새 배역이 대중에게 항상 ‘연기 변신’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이성민이 단역에서부터 기른 배우로서의 힘”이라며 “매번 이미지를 깨고 독특한 연기 톤으로 여러 변화를 줄 수 있는 것은 다양한 작품을 소화해 온 내공과 오랜 경력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라고 평했다.이주인 인턴기자 juin27@edaily.co.kr 2024.06.13 06:00
연예일반

[IS인터뷰] 송강 “참으로 은혜로운 ‘스위트홈’”

배우 송강에게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은 무척 의미가 큰 작품이다.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출세작이기 때문이다. 전라 노출이라는 쉽지 않은 연기를 흔쾌히 결정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송강은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스위트홈2’ 공개에 맞춰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 작품에 대해 “내게 좋은 추억을 많이 남겨준, 참 감사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스위트홈’은 지난 2020년 처음 공개된 이후 K콘텐츠 사상 최초로 넷플릭스 미국 톱10에 진입해 화제를 모았다. 크리처물이라는 국내에서 많이 시도되지 않은 장르적 한계를 극복한 성과였다.‘스위트홈2’는 이러한 시즌1의 인기에 힘입어 나온 후속작. 시즌1이 그린홈이라는 아파트에 갇혀 괴물화된 인간들과 맞서 싸우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그렸다면, 시즌2에서는 그린홈 밖으로 이야기가 확장됐다. 송강은 이 작품에서 괴물화가 됐지만, 여전히 인간의 형상과 이성을 간직한 현수를 연기했다. 2020년만 해도 송강은 배우로서 그리 유명하지 않았다. ‘스위트홈’을 시작으로 넷플릭스 시리즈 ‘나빌레라’, 드라마 ‘알고있지만,’, ‘기상청사람들: 사내연애 잔혹사 편’, ‘마이 데몬’ 등에 출연하며 대세 배우로 우뚝 섰다.송강은 ‘스위트홈’에 대해 “정말이지 나의 20대를 함께한 작품”이라고 애정을 드러내며 “시즌1 이후 약 3년 만에 시즌3까지 찍게 됐다. 촬영 후에 굉장히 많은 감정이 교차하더라. 마지막 촬영을 부산에서 마치고 올라오는 길에 이런저런 많은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워낙 잘생긴 외모로 유명한 송강이지만 이 작품에서만큼은 잘생김을 내려놓으려고 했다. 괴물화가 된 이후 생고생을 이어간 현수라는 캐릭터를 잘 표현하려면 멋진 외모가 부각돼선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렇게 공들인 작품은 ‘스위트홈’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면서 “시즌1을 할 때는 ‘내가 현수라면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일기를 썼다. 시즌2, 시즌3을 촬영할 때는 그 때 썼던 걸 다시 꺼내 읽어 보며 몰입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스위트홈’이 송강에게 남다른 이유는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이 작품이 송강의 입대 전 마지막 출연작이기 때문. 그는 배우로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시기에 입대하게 된 것에 대해 “아쉬움이 전혀 없다”면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발전해서 돌아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입대 전 마지막인 만큼 송강은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원래 부끄러움을 좀 타는 성격이었다”는 그는 ‘스위트홈’의 노출 연기 이후 “부끄러움이 사라졌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옷을 벗는 게 필요한 설정이었고 납득했다는 부연이다. 괴물화가 되며 몸이 좋아진 현수를 표현하기 위해 어떤 날은 하루에 두 번씩 운동을 가기도 했다.“저는 ‘스위트홈’을 은혜로운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스위트홈’ 시즌1에 출연하지 못 했다면 지금의 저는 없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아마 저 같은 상황의 배우가 시즌2, 시즌3에도 있을지 몰라요. 시즌3까지 이어질 ‘스위트홈’을 통해 또 새로운 배우가 발견될 수 있었으면 해요. 저도 제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습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2.11 05:43
예능

[정덕현 요즘 뭐 봐?]‘태계일주3’, 연예대상 쐐기 박을 기안84표 생리얼 여행기

같은 것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재미를 주는 경우가 있다. 먹방과 쿡방이 이미 대세일 때 불현듯 나타나 새로운 판도를 만들어버린 백종원이 대표적이다. 음식에 진심인 데다, 요리실력은 기본이고, 프랜차이즈를 해오며 몸에 밴 사업가 기질과 무엇보다 재미있게 이끌어가는 방송능력까지 더해져 그는 ‘요식업계의 사부님’으로 급부상했다. 이렇게 되면 이제 정반대의 기획들이 나오게 된다. 백종원을 내세워 할 수 있는 방송을 기획하는 식이다. 최근 여행예능에는 기안84가 바로 ‘백종원’ 같은 존재다. MBC ‘나혼자 산다’에서 간간이 기행에 가까운 여행을 선보이며 웃음을 줬던 기안84는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를 통해 제 물을 만났다. 마치 옆집 놀러가듯 대충 가방에 옷가지 몇 개 넣고 여행을 떠나는 기안84는 아마존강이나 갠지스강에도 스스럼없이 뛰어들어 수영을 하고, 현지인들의 삶에 보다 깊숙이 뛰어들어 그들과 교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태어난 김에 세게일주’는 이른바 ‘극사실주의 여행’을 표방하고 있는데, 그 색깔은 당연히 기안84의 이런 ‘현지에 스며드는’ 모습에서 나온다. 이러한 여행 스타일은 최근 유튜브 등을 통해 인기를 얻고 있는 여행 크리에이터의 여행을 닮았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에는 대표적인 스타 여행 크리에이터인 빠니보틀이 함께 했고 시즌2에서 덱스가 합류함으로써 보다 안정된 구도를 만들었다.그리고 돌아온 시즌3, 이번 여행지는 아프리카다. 하지만 이번 시즌 역시 어디서 봤던 것 같은 그런 아프리카는 결코 아니다. 물론 이들이 가는 마다가스카르는 ‘정글의 법칙’이나 최근 ‘지구마불 세계여행’에서 원지가 고생고생해 찾아갔던 곳이기도 하지만, 기안84가 보여주는 마다가스카르는 시작부터가 다르다. 원시의 바다에서 원주민들과 작살낚시를 하고 싶어하는 기안84의 소망에 걸맞게 제작진은 마다가스카르에서도 비행기와 배를 타고 한참을 들어가야 하는 벨로수르메르라는 곳을 여행의 시작점으로 삼았다. 에티오피아까지 12시간, 거기서 마다가스카르까지 5시간, 그곳 수도 안타나나리보 공항에서 모론다바로 경비행기를 타고 가서 또 배를 타고 벨로수르메르까지 가는 머나먼 여정이 펼쳐졌다. 그곳까지 찾아가는 과정에서도 기안84 특유의 현지 밀착 여행이 주는 묘미가 도드라졌다. 갑작스레 폭우가 쏟아져 비행기를 탈 수 없게 된 기안84가 안타나나리보 공항 근처 도시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됐을 때 길거리로 나와 빗속에서 현지인들이 파는 라면을 먹는 대목부터가 시선을 잡아끌었다. 차양막도 없는 거리에서 빗물이 들어가도 대충 끓여 내주는 라면을 쪼그리고 앉아 먹는 모습은 기안84표 여행이 시작됐음을 알려줬다. 또 모론다바에서 배를 기다리며 현지인이 바닷가에서 파는 음식들을 먹는 모습 또한 압권이었다. 너무나 맛있게 먹어 현지인들이 신기하게 여기는 광경이 펼쳐졌다.그리고 드디어 배를 타고 찾아간 벨로수르메르에서 기안84는 해변에서 만난 원주민 청년들과 함께 바다로 나가 자신이 그토록 꿈꿔왔던 작살낚시를 시도했다. 물론 상상과 현실은 달라서 물고기 한 마리 잡지 못했지만, 그들이 잡은 물고기를 즉석에서 회를 쳐 공수해온 초고추장을 찍어 먹는 모습은, 맛있게 먹는 기안84와 질색하는 원주민 청년들의 대비로 웃음을 줬다. 마치 기안84가 더 원주민 같은 모습이 연출된 것이었다. 먼저 기안84 혼자 시작하는 야생 그대로의 여행을 보여준 후, 빠니보틀과 덱스의 합류를 통해 색다른 케미를 이어가는 구성방식은 시즌2와 유사하다. 하지만 이번 시즌3는 시즌2의 엔딩에 기안84가 ‘바다로 가고 싶다’는 의지를 표현했던 것처럼 원없이 바다를 눈에 담게 해주는 여정이 아닐까 싶다. 프로그램 도입 부분에 프롤로그처럼 들어간 거대한 배를 마을 주민들과 더불어 이들이 함께 끄는 모습은 바다와 현지인이라는 이번 여행의 색깔을 기대케 하는 대목이다.벌써부터 연말 연예대상에 기안84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올해의 대상감이라는 이야기다. 그도 그럴 것이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는 MBC 예능의 올해 성과라고 해도 될 법한 프로그램이면서, 최근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이 탄생시킨 예능으로서도 의미와 가치가 있다. 그래서일까. 시즌3가 기안84의 연예대상에 쐐기를 박을지 지켜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 2023.12.04 05:50
예능

[정덕현 요즘 뭐 봐?]‘콩콩팥팥’, 초보농부들의 다큐에 가까운 나영석표 리얼 농사 적응기

농사와 예능은 그리 낯선 조합이 아니다. 이미 MBC ‘무한도전’ 시절부터 농사는 중요한 소재였다. 농사에 ‘농’자도 모르는 출연자들이 농사를 짓는 광경은 그 시행착오를 보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터진다. 무엇보다 노동이 집약된 농사는 그 힘겨움이 만들어내는 ‘생고생’의 실감이 시각을 넘어 촉각적으로까지 전해지고, 동시에 익숙하지 않아 만들어지는 몸개그적 요소들이 더해진다. 그리고 이토록 땀 흘린 노동의 결실이 직관적으로 나타나기도 해,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뿌듯하게 만드는 힘을 발휘한다.나영석 사단의 tvN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이하 ‘콩콩팥팥’)는 바로 그 농사를 소재로 가져온 예능 프로그램이다. 나영석 사단과 시골의 조합은 이미 2014년에 첫 방영됐던 ‘삼시세끼’ 정선편에서 시도된 바 있다. ‘삼시세끼’는 제목 그대로 세 끼 챙겨 먹는 밥에 더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지만, 그때도 식재료를 구하기 위해 출연자들이 제작진에게 빚을 지고 그걸 탕감하기 위해 옥수수밭을 수확하는 농사일이 벌칙처럼 들어가 있었다. 하지만 ‘콩콩팥팥’은 좀 더 농사일 그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나영석 PD는 출연진인 이광수, 김우빈, 도경수, 김기방이 함께 모인 사전모임에서 한마디로 정리해 제시한다. “우리가 여러분에게 주는 미션이라면 그 미션 딱 하나예요. 그 밭이 풍성하게 초록으로 가득 차서 우리가 수확을 하고 나면 이 프로그램 시즌1은 끝나는 겁니다.”너무 심플한 목표지만, 나영석 사단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그러하듯이 그 과정들은 다채로운 재미로 가득 채워져 있다. 사전 모임에서도 ‘찐친’으로 알려진 네 사람의 티키타카는 평상시 모습 그대로의 관계를 드러내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이들이 함께 밭을 일구며 벌어질 사건들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이광수는 예능이 상대적으로 익숙하지 않은 다른 출연자들 사이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매순간 상황을 재밌게 이끌어낸다. 어딘가 불안하고 불신에 가득한 김기방과 티격태격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주면서, 농사를 진심 하고 싶었다는 도경수와 예능이 첫 출연인 김우빈이 자연스럽게 프로그램에 들어오게 해준다. 늘 유재석과 함께 해와 혼자 주도적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힘이 있나 싶었지만, ‘콩콩팥팥’에서 이광수는 유재석의 부재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예능 베테랑의 모습을 보여준다. 중요한 건 예능적인 면을 강조하기보다는 차라리 다큐멘터리에 가깝다는 걸 첫회 오프닝에서부터 내세웠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그간 수많은 농사의 노동을 소재로 하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나왔지만, ‘콩콩팥팥’만이 가진 새로운 지점이다. 마치 ‘인간극장’의 오프닝 시그널을 보는 듯한 출연진 소개가 그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콩콩팥팥’은 네 사람 앞에 강원도 인제에 마련된 500평 규모의 텅 빈 농지를 과제처럼 펼쳐 놓는다. 심지어 농막 하나 없이 농지만 덩그러니 놓여 있고, 농사에 대한 경험 자체가 일천한 네 사람은 이제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자신들의 발품으로 농사를 지어야 한다. 씨앗을 종묘상이 아닌 대형마트에서 파는 줄 알 정도로 아무것도 모르는 이들은 무작정 시내로 나가 하나하나 물어가며 씨앗과 농기구를 구입한다. 경비도 제작진이 큰 비용이 나가는 건 카드로 지불해 주지만 그렇지 않은 건 그들이 늘 하던 게임을 통해 자체 조달한다. 제작진마저 나영석 PD가 직접 카메라를 들고 찍을 정도로 단출해 이건 tvN의 기존 예능 프로그램이 아니라 나영석 사단이 유튜브에서 하고 있는 채널 ‘십오야’의 한 프로그램처럼 보인다. 실제로 영상 자체가 유튜브 영상 같은 느낌을 주는데, 왜 ‘다큐’라고 먼저 못을 박아뒀는지가 이해되는 대목이다. 어찌 보면 제작비를 최적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이지만, 이건 또한 이른바 ‘유튜브’ 감성이 주는 리얼 재미의 맛으로 느껴진다. 과연 이 초보농부들은 농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맨땅에 헤딩해 이 텅 빈 공간을 초록으로 물들게 만들어낼까. 의외로 일머리를 보이는 도경수가 농기계를 활용하는 등 조금씩 적응하고 성장해가는 과정이 흥미롭고, 이 다큐적인 맛을 여지없이 예능으로 바꿔주는 이광수의 활약이 눈부시다. 짙어져 가는 수확의 계절 가을에 이들이 심은 대로 거두는 그 광경이 선사할 감동적인 ‘자연의 신비’ 또한 기대되는 대목이다. 목가적인 편안함 속에 잔잔한 재미가 깨알 같이 느껴지는 ‘콩콩팥팥’의 맛에 시청자들이 저도 모르게 빠져드는 이유다.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 2023.10.23 05:48
연예일반

비호감서 호감으로…‘태계일주2’ 흥행 이끈 기안84, ‘연예대상’ 거머쥘까

‘태계일주2’와 손을 잡고 인도로 떠났던 기안84가 당당히 ‘연예대상’ 후보에 이름을 올릴까. MBC 예능의 자존심을 지켜온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이하 ‘태계일주2’)가 13일 막을 내린다. 지난해 최고 시청률 5.2%(4회,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찍으며 종영한 시즌1의 성적을 ‘태계일주2’는 단 2회(5.8%) 만에 추월, 1회(4.7%)를 제외하고는 5% 후반 시청률을 유지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화제성은 더 뜨겁다. 유튜브에 게재된 ‘태계일주2’ 클립 영상 조회수는 평균 50만 회를 넘는다. 에피소드에 따라 100만 회를 훌쩍 넘는 편도 있다. 빵빵 터지는 에피소드의 공통점은 바로 기안84의 ‘기행’이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태계일주’ 시리즈의 소개말은 간단하다. ‘극사실주의’ 여행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것. 하지만 리얼감을 살린 여행 예능이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는 지금의 방송가에서 ‘극사실주의’란 단어만으로는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느낌을 전달하지 못한다. 다만 ‘극사실주의’와 기안84가 만나 상황이 달라졌다. 기안84는 ‘태어난 김에 사는 남자’라는 별명답게 인도 현지 구석구석을 마치 자기 집처럼 편안하게 누빈다. 맨손으로 카레를 비비며 우악스럽게 먹고, 지인 하나 없는 결혼식장에서 양손에 술병을 들고 막춤을 추기 바쁘다. 오염된 겐지스강에 뛰어들더니 강물까지 마시고, 물에 젖은 옷을 말린답시고 땅바닥에 드러눕는다. 광견병 위험이 있는 들개들을 만진 뒤엔 물컵의 얼음으로 손을 씻더니 히말라야에서는 만년설 먹방을 선보인다. ‘생고생 전문가’라 불리는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도 기안84의 ‘날 것’에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다. 기상천외한 돌발 행동으로 ‘태계일주2’의 웃음을 제대로 책임진다. 사실 기안84의 이러한 면모는 때론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MBC ‘나 혼자 산다’ 전성기 시절 부족했던 위생 관념, 패션위크에서 배우 성훈의 이름을 크게 부르는 모습, 시상식에서 입고 등장한 패딩, 무지개 회원들을 향한 막말 등 지나치게 솔직하고 털털한 모습이 논란을 초래하면서 한순간에 ‘비호감’으로 전락한 바 있다.그러나 기안84의 이러한 모습은 타 문화에 대한 존중과 배려, 가식 없이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 선입견 없이 있는 그대로를 보는 시선과 맞물려 ‘태계일주’의 시청률을 견인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아울러 ‘태계일주’가 단순히 예능을 넘어 힐링과 묵직한 여운을 남기는 데도 기안84가 큰몫을 했다. 기안84가 인도 마니까르니까 화장터에서 시체가 타는 모습을 보고 뱉은 독백 부분이 대표적이다. 24시간 동안 화장이 진행되는 이곳에서는 하루에 200~300구의 시체가 화장된다. 한 구가 전부 태워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3시간. 기안84는 “하루라도 더 살아있을 때 죽는 날이 아깝지 않게끔 살면 미련이 안 남지 않을까. 태어난 김에 후회없이 살아야 하는데 모든 사람들은 죽을 때 후회를 하지 않나”라는 투박하면서도 깊이 있는 말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태계일주’ 시리즈는 기안84의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실천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시작됐다. 오롯이 기안84를 위해 출발한 방송이 위기에 빠졌던 MBC 예능을 구원한 셈이다.올해 ‘태계일주2’와 기안84가 MBC 예능에 기여한 만큼 연말 시상식에서 어떤 성과를 이뤄낼지 관심이 쏠린다. 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8.12 15:55
연예일반

좀비에 쫓기고 두바이서 생고생…더 독해지고 스케일 커진 미션 예능

더 독해지고, 더 스케일이 커졌다. 최근 미션을 수행하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극한의 재미와 화려한 볼거리로 무장하고 있다. OTT로 제작이 이뤄지면서 제작비의 규모가 커지고, 많은 프로그램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 맞물리면서 일어난 변화로 풀이된다. 더구나 코로나19 엔데믹 바람이 불면서 해외 촬영이 가능해지고, 이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시켜준다는 지점도 또다른 전략 포인트다. 티빙 오리지널 ‘브로 앤 마블’은 세계적인 도시 두바이에서 펼쳐지는 ‘현실판 부루마불’을 구현한 초대형 게임 버라이어티다. 이승기, 유연석, 규현, 지석진, 이동휘, 조세호, 세븐틴의 조슈아, 호시가 출연한다. ‘브로 앤 마블’은 지난달 21일 첫 공개된 후 2주 연속 티빙 오리지널 중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 1위를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브로 앤 마블’은 아랍에미리트의 최대 도시 두바이를 배경으로 운, 독박, 요술램프, 선택, 베팅까지 다섯 가지의 테마를 더해 추억의 게임 ‘부루마불’ 게임판의 스케일을 소위 실사판으로 만들었다. 출연자들은 두뇌, 체력, 심리전까지 모든 것을 걸고 경쟁에 나선다. 두 개의 주사위를 던져 게임판 위 도착한 땅을 구매하거나 통행료를 현금으로 지불하는 등 실제 부루마불을 하는 듯한 체험감을 선사한다.출연자들은 게임을 펼치면서 주어진 시드머니를 아끼기 위해 치열한 전략을 펼치고, 남은 시드머니에 따라 극과 극의 두바이를 맛보게 된다. 때로 승자들은 1박에 3000만 원에 달하는 베르사체 호텔 스위트룸을 즐기는 반면 패자들은 사방이 모래뿐인 사막 한가운데서 삽질을 하는, 그야말로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극과 극의 모습이 그려진다. 좀비를 피해 달리고, 또 달리는 넷플릭스 ‘좀비버스’는 오는 8일 첫 공개된다. 어느 날 갑자기 좀비 세계로 변해버린 서울 일대에서 퀘스트를 수행하며 살아남아야 하는 콘셉트다. 이시영, 노홍철, 박나래, 딘딘, 츠키, 유희관, 조나단, 파트리샤, 꽈추형(홍성우), 덱스 등 무려 10명의 출연자가 등장한다. 앞서 공개된 예고편에선 출연자들이 달려드는 좀비 떼를 피해 월미도에서 대피선에 무사히 탑승해야 하는 최종 목표를 가진 채 뛰는 긴박한 순간들이 담겨 긴장감을 자아냈다. 또 좀비의 리얼함은 더위를 가시게 하는 오싹함을 자아냈다. 박진경 CP와 문상돈 PD는 “뇌가 없이 그저 외부의 자극에 반응해 움직이는 무지성 생명체 같은 느낌이 나도록 연출했다”고 몰입감을 높인 포인트를 전했다. tvN ‘형따라 마야로 : 아홉 개의 열쇠’(이하 ‘마야로’)는 마야 문명의 비밀의 열쇠를 찾아 떠나는 생활 밀착 문명 어드벤처다. 배우 차승원의 3년 만의 예능 복귀작이자 배우 김성균, 더 보이즈 주연이 마야로 떠나 미션을 수행하는 내용이다. 이들은 비밀에 싸인 보물 상자와 9개의 열쇠를 찾아야 하는데, 마야 문명이 남긴 문화유산이 있는 곳이라면 바다와 정글 숲, 어디든 향한다고 알려져 낯선 지역에 대한 호기심도 높인다. ‘마야로’는 국내 예능에서는 최초로 고대 문명 탐사를 전면에 내세운 프로그램으로, ‘1박 2일’ 방글이 PD가 CJ ENM으로 이적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차승원이 “10박 11일을 1박 2일처럼 보냈다. 너덜너덜해졌다”고 농담반 진담반처럼 밝혀 고대 문명지의 신비한 분위기부터 방 PD와 출연자들이 만들어갈 ‘생활밀착형 탐사’가 궁금증을 자아낸다. 방 PD는 “진심을 다해 고대 문명을 잘 알리고 싶었다. 사명감이 굉장히 컸다”고 설명하며 “차승원, 김성균, 주연이 문명을 탐사하는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문화‧역사적 지식을 전달할 뿐 아니라 힐링을 선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오는 4일 첫방송된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콘텐츠 시장은 넓어지고 OTT로 인해 자본의 투입 규모가 더 커졌다. 그만큼 새로운 것을 시도할 기회가 더 많아졌는데 미션 예능들의 제작 방식도 이 같은 변화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짚으며 “다만 스케일과 화려함만 키운다면 처음 주목도만 높고 나중엔 서서히 관심이 사라진다. 커진 규모에 맞춰 탄탄한 콘셉트와 스토리가 덧입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8.03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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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kg 빠지고 너덜너덜” 차승원도 혀 내둘렀다..방글이PD 손잡고 ‘마야로’로 컴백 [종합]

국내 예능 최초로 고대 문명 탐사를 전면에 내세운 예능 ‘마야로’가 시청자를 만난다. 프로그램의 중심엔 ‘역사 덕후’인 배우 차승원이 있다. 3년 만에 예능에 복귀하는 차승원은 힘들었던 촬영 당시를 떠올리는 동시에 “희열을 느꼈다”며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1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서울가든호텔에서 tvN 새 예능프로그램 ‘형따라 마야로 : 아홉 개의 열쇠’(이하 ‘마야로’)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마야로’는 마야 문명의 비밀의 열쇠를 찾아 떠나는 생활 밀착 문명 어드벤처 예능으로 CJ ENM으로 이적한 방글이 PD가 연출을 맡았다. 앞서 차승원의 3년 만의 예능 복귀작이자 실제 절친 배우 김성균, 더 보이즈 주연이 호흡을 맞춘다는 소식에 일찍이 관심을 불러모았다. 방글이 PD는 “제목 그대로 형을 따라서 마야로 가는 이야기”라며 “제작진은 큰형 차승원의 관심인 마야를 따라가게 됐다”고 프로그램의 출발점을 밝혔다. 이어 “차승원이 고대문명을 좋아하는 게 신기했다. 실제 만나서 얘기를 나눴는데 깊이가 상당하더라. 이 정도의 진심이면 갈 수 있게 만들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동생 두 분은 차승원이 사랑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차승원이 추천을 해준 사람들이었는데 너무 좋더라”고 전했다. 차승원은 “한줌도 안 되는 지식을 풀어서 일이 커진 것 같다”며 웃었다. “예전부터 서구문명보다는 이슬람과 마야 문명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며 “나름 책도 접했는데 이왕 예능을 3년 만에 하기 때문에 좋아하고 의미 있는 걸 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이렇게 큰일을 벌였다”고 말했다. 차승원은 김성균, 주연과 호흡을 맞추는 것에 대해선 “인간관계가 넓지 않은데 그 중에서도 촘촘히 좋아하는 두 분을 힘든 여정에 끌어들였다”며 “나도 의지를 많이 했다. 처음 보는 분들은 생뚱맞은 조합이라 여기실 텐데 프로그램을 보면 이렇게 만난 이유가 있구나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성균도 “생뚱맞은 조합이라고 했는데 나도 그렇게 느꼈다”며 “차승원 선배가 마야를 가고 싶다고 하기에 첫마디가 ‘왜?’였다. 생뚱맞은 제안이었다”고 웃으며 “내가 예능에선 재미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재미보다는 같이 익숙하게 지내는 모습에서 즐거움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시청 포인트를 짚었다. 주연도 “마야에 차승원 선배, 김성균 선배와 간다고 했을 때 놀랐다”며 “두 분의 작품을 굉장히 좋아하는 ‘찐팬’이라서 기뻤고 기대가 됐다”고 당시 느꼈던 설렘을 전했다. 또 “평소 다큐멘터리를 통해 다른 문화를 보는 걸 좋아해서 생소한 마야 문명을 겪는다고 했을 때 흥미로웠다”고 덧붙였다. 차승원은 출연자들과 마야에서 소위 ‘생고생’을 한 경험도 털어놨다. 방글이 PD와 작업한 소감을 묻자 “촬영하는 10박11일을 1박2일처럼 촬영했다”고 답하며 “가기 전에 가지고 있었던 몸무게가 있었는데 3~5kg가 빠졌다. 속된 말로 너덜너덜해졌다”고 말했다. 차승원은 과거 자신이 출연한 나영석 PD의 ‘삼시세끼’ 시리즈와 비교하기도 했다. “나 PD의 작업 방식은 정말 밥만 하면 됐다. 나PD는 우리가 뭘 하든 그냥 바라봤다”며 “그런데 방 PD는 그 반대다. 개입하고 참견하고 들들 볶더라.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장난스럽게 폭로했다. 그러면서 “마냥 욕하고 싶지는 않다”고 웃으며 “촬영한 내용과 양이 방대하다. 어떻게 찍고 왔느냐고 물어보면 어디부터 얘기해야 할지 모를 정도다. 그만큼 디테일하다”고 설명했다. 방 PD는 “고된 문명을 잘 알리고 싶었다. 진심을 다해 시청자들에게 잘 알릴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사명감이 굉장히 컸다”고 설명하며 “문명을 탐사하는 과정에서 힐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마야로’는 오는 4일 첫방송된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8.01 15:15
연예일반

‘장사천재’ PD “백종원 두 얼굴, 혀 내둘렀다..시즌2? 납치해서라도” [IS인터뷰]

“‘장사천재’는 한마디로 ‘두 얼굴의 백사장’이라고 명명할 수 있습니다.”‘장사천재’는 요리 연구가이자 방송인 백종원의 고군분투기다. ‘백종원은 한식이 낯선 아프리카 모로코와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한식 장사를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서 시작한 프로그램으로 영업중단, 매출 부진 등 백종원이 소위 ‘생고생’하는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 그럼에도 백종원은 거듭되는 ‘위기’를 돌파하고 8일간 나폴리 장사로 4억9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미션을 99% 달성하며 ‘요식업 본좌’의 위엄을 입증했다. 이우형 PD는 지난달 25일 종영한 tvN 예능프로그램 ‘장사천재 백사장’(이하 ‘장사천재’)을 작업하면서 “백사장의 장사수완을 지켜보며 ‘저래서 성공했구나’하는 점을 많이 느꼈다”며 무엇보다 손님과 제작진, 출연진을 대할 때의 태도, 극도로 긴장하지만 언뜻 편안한 모습 등 ‘백종원의 두 얼굴’을 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첫 방송한 ‘장사천재’는 최고의 외식 경영 전문가인 백종원이 모로코, 나폴리에서 직접 창업부터 운영까지 나서는 모습이 펼쳐졌다. 여기에 배우 이장우, 가수 겸 배우 권유리, 가수 존박, 뱀뱀 등이 힘을 보탰다.‘장사천재’는 그간 다양한 푸드 예능에 출연하며 저력을 과시한 백종원이 한식 불모지에서 장사에 도전한다는 콘셉트만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우형 PD가 제작발표회 당시 백종원의 새 얼굴을 볼 수 있을 것이라 호언장담한 만큼, 나폴리에서 손님 0명과 혹평에 당황하고 긴장하는 모습 등 백종원의 낯선 모습이 그려졌다. 이우형 PD는 “평소 늘 자신만만하고 뚝딱뚝딱 해내는 백사장에게 긴장한 모습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며 “‘긴장한 백사장’은 또 다른 얼굴이었다”고 말했다. “보통 손님이 안 오거나 장사가 망할 것 같은 순간이면 긴장감에 초조함을 드러내고는 하는데, 백사장은 언뜻 평온해 보여요. 하지만 미친 듯이 일을 찾아서 매진합니다. 내일 밑준비를 마쳐 놓고 바로 신메뉴를 만들어 테스트해보더라고요. 처음엔 긴장이 없는 편인가 싶었는데, 바로 그 모습이 극도로 긴장할 때 백사장님의 모습이더군요. 나중에 알고 나서는 긴장도 저렇게 풀어내야 성공하는 거구나 싶어서 혀를 내둘렀어요.” 이어 “출연진을 대할 때는 다소 엄격하다. ‘흐트러진 모습을 손님들 앞에서 보이지 말라’고 하고 직원들이 정해진 룰을 벗어날 때는 혼내기도 확실히 혼낸다”며 “반면 손님들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진다. 그 어떤 동네 사장님도 이렇게 푸근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순간 같은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표정이 바뀐다”고 백종원의 또 다른 얼굴을 전했다. ‘장사천재’는 모로코에서는 현지의 주식재료인 빵에 한식의 대표 메뉴인 불고기를 결합한 불고기 버거를, 나폴리에서는 제육볶음 쌈밥을 시작으로 칼국수, 따로국밥, 부대찌개, 짜파구리 등 총 9개의 메인 메뉴와 22개의 반찬을 판매하며 다양한 한식을 소개했다. 하지만 ‘백종원의 도전기’로 신선함을 꾀했으나, 푸드 예능이 쏟아지는 예능가에서 차별점을 내세우기 쉽지 않다. 이우형 PD는 “어딘가 촌스러워서 표면적으로 내세우진 않는 부분”이라고 쑥스러워 하면서 “기존 프로그램들이 K푸드를 알리는 데 중점을 뒀다면 백사장님은 한 발 더 나아가 K푸드로 장사를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몸소 보여주기를 바랐다”고 차별점을 설명했다. “‘장사천재’를 하면서 실제 백사장님도 ‘한식의 세계화’에 대해 늘 갖고 있던 생각이 있었는데 그 관점이 많이 깨졌다고 하더라고요. 기존에는 ‘현지의 식재료로 한식을 만들어야 한다’가 중점적인 가치관이었는데 촬영이 끝난 후엔 ‘먹는 방법을 알려줘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하더군요. 사실 이런 새로운 관점들은 얻어 걸렸지만 마케팅 수단으로 걸었던 먹방 영상의 폭발적인 반응을 보면서 뭔가 깨달음을 얻은 것 같아 출연진들과 기뻐했어요.” 앞서 촬영을 마친 후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백종원은 “힘들어서 욕밖에 안 나왔다”며 “시즌2는 없다”고 단호히 밝혀 고충을 짐작케 했다. 이우형 PD는 시즌2 제작 및 백종원의 출연 여부에 대해 “우리 프로그램은 제목 그대로 ‘백사장의 도전기’가 중심이다 보니 다른 출연자를 염두에 두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분들이 백사장님을 더 보고 싶어하신다면 다시 백종원 대표님을 도발해 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원체 도전을 좋아하시는 분이니 다시 또 불끈불끈 하시지 않겠나”라며 “그게 아니라면 집게로 납치 시도라도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7.04 05:28
예능

[TVis] 김숙 “나쁜 짓 하지 말고” 훈수 연발..정동원 “정신 차렸어요”(지구탐구생활)

가수 정동원과 ‘국민 고모’ 김숙이 스리랑카에서 상봉했다.16일 MBN에서 방영된 ‘지구탐구생활’ 2회에서는 정동원이 보호자인 김숙을 만나 스리랑카 가족들과 설날을 보냈다.앞서 방송에서 정동원은 여권과 단 100달러를 들고 스리랑카에 도착, 현지인의 집에서 숙식하며 온갖 고난에 봉착했다. 현지인의 집은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 아이들까지 3대가 사는 대가족이다. 이 중 한국어를 할 수 있는 ‘마마(아저씨)’가 든든한 가이드가 됐다.비행기를 타고 20여 시간 만에 스리랑카에 도착한 김숙은 정동원을 향해 연신 뼈 있는 훈수를 날렸다. 대가족과 인사를 마친 김숙은 정동원과 함께 스리랑카 전통 풍습으로 집 주변에 우유를 뿌리는 의식을 거행했다. 그러면서 “우리 동원이 바르게 자라게 해 주십시오”라고 말해 정동원은 진땀을 흘렸다. 김숙은 또 “(우유를) 동원이한테도 뿌려야겠다. 액운 안 들어오게”라고 말했다.김숙의 훈수는 계속됐다. 스리랑카에서는 잎사귀를 돈에 들고 연장자에게 새해 절을 하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집안 어르신들에게 인사를 마친 김숙은 현지 아이들에까지 절을 받아 ‘국민 고모’를 스리랑카에서도 인증했다. 정동원의 절을 받고서는 “나쁜짓 하지 말고 항상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마마에게 한국에서 준비한 초코파이, 김, 라면 등 선물을 꺼내놓던 김숙은 갑자기 밖에서 들린 ‘펑’하는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정동원은 “여기 전쟁이 많이 난다”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소리의 정체는 ‘폭죽놀이’였다. 스리랑카에서는 설날에 길가에서 폭죽을 터트리는 문화가 있다고 한다.현지인 가족에게 떡국 등 한국 음식을 대접한 김숙과 정동원은 그날 저녁 대화를 나누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김숙은 정동원에 “너 정말 의젓해졌다”고 칭찬하자 정동원은 “정신 많이 차렸어요. 진짜로”라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한편, MBN 글로벌 프로젝트 ‘지구탐구생활’은 열일곱 정동원이 인종도, 언어도, 문화도 다른 타국의 삶을 체험하고 생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생고생 프로젝트’다.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2023.05.16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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