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마이데이터 잃고 수익성 악화 예고된 삼성카드…'재무통' 김대환 사장, 시험대에
삼성카드는 정부가 강하게 추진하고 있는 마이데이터 사업(본인신용정보관리업)의 출발선에도 서지 못하면서 차선책을 강구해야 하는 상황에 맞닥뜨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오는 7월 금전대차 계약상 법정 최고이자율 인하도 앞두고 있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는 '재무통'으로 알려진 김대환 삼성카드 사장이 경영 능력을 발휘해 여러 악재를 돌파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를 포함한 6개사의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심사가 답보 상태다. 심사중단 사유는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주주인 삼성생명이 금융감독원의 제재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이 발목을 잡았다. 현행 신용정보업감독규정 제5조에 따르면 금융위는 허가 신청 기업의 대주주가 형사소송 절차를 밟고 있거나, 허가 심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사·검사를 금융위나 금감원·국세청 등으로부터 받고 있으면 해당 업체에 대한 심사를 보류해야 한다. 더구나 최종적으로 금융위원회가 삼성생명에 기관경고 이상의 제재를 확정하면 삼성카드는 그 시점부터 1년간 신용정보업 감독규정에 따라 마이데이터 등 금융당국 인·허가를 요하는 사업에 진출할 수도 없게 된다. 신용정보업감독규정 예외조항을 적용하면 삼성카드가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받을 수도 있다. 이는 대주주가 건전한 신용 질서와 금융거래질서를 저해한 사실이 있더라도, 그 사실이 새롭게 허가 신청한 사업을 영위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으면 대주주 자격을 가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예외조항을 적용한 사례가 많지 않고, 당장 예비허가 심사재개가 이뤄져도 이미 허가를 취득한 타사와 출발선을 같이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삼성카드는 오는 2월 1일 오전 0시부터 '삼성카드 마이홈' 앱의 자산조회 서비스를 중단한다. 이 서비스는 지난해 11월 시작했다. 자산조회 서비스는 계좌·카드·현금영수증·대출·보험 등 이용자의 금융자산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는데, 삼성카드는 지금까지 데이터 추출 기술인 스크래핑 방식으로 이를 제공해 왔다. 하지만 이 사업이 다음 달부터 허가제로 전환되면서 이를 중단하게 됐다. 이에 업계는 삼성카드가 다른 해결책을 모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것은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받을 핀테크 업체와 제휴하는 것이다. 한 핀테크 업체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받지 못한 곳이 허가받은 곳과 제휴하게 되면 우회하는 식으로 자산조회 같은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제휴 서비스로라도 사업을 계속 진행하는 것이 다른 곳과 발을 맞추는 방법이긴 하다"고 말했다. 금융위도 이 같은 방법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삼성카드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삼성카드는 신사업 확대 차질에 수익성 악화까지 걱정하게 됐다. 오는 7월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연 20%로 4%포인트 낮아지게 되면서 카드론 수수료 수입비율이 높은 삼성카드는 수익성 악화까지 예고됐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삼성카드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연 20~24% 카드론 비중은 23.95%로 가장 높았다. 이어 현대카드 11.08%, 롯데카드 4.95%, KB국민카드 4.28%, 신한카드 4.04%, 하나카드 0.03% 순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카드론, 현금 서비스 등이 늘며 실적을 만회해 온 터라, 법정 최고금리 인하는 삼성카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카드는 1~3분기 누적 매출이 2조 4524억원으로 전년 대비 4.5%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4714억원으로 29.7% 증가했다. 카드사 관계자는 "법정 최고금리가 낮아지는 것은 모든 카드사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카드 수수료 재산정 시기라 인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걱정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1.01.29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