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일반
“테드창 맞아?”..‘악귀’ 오정세, 코믹함 벗고 묵직한 존재감 발산 [RE스타]
“염해상 캐릭터 자체는 매력이 없는데 이 드라마 안에서는 매력적이었으면 좋겠어요.”배우 오정세가 SBS 금토드라마 ‘악귀’의 흥행을 이끌고 있다. 극중 민속학 교수이자 악귀를 보는 염해상으로 분해 드라마의 중심을 단단히 책임지고 있다. 오정세의 말처럼 염해상은 사회성도 떨어지고 악귀밖에 모르는 인물이지만, 오정세는 염해상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무척이나 매력적으로 빚어내고 있다.‘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 구산영(김태리)과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 염해상이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다. ‘싸인’, ‘유령’, ‘시그널’, ‘킹덤’ 등 장르물을 흥행시킨 김은희 작가의 신작이다. 지난달 23일 9.9%로 시작한 ‘악귀’ 2회 만에 두 자릿수인 10%를 돌파하고, 3회 만에 자체 최고인 11%를 기록했다. 극중 오정세가 연기하는 염해상은 어려서부터 귀(鬼)와 신(神)을 볼 수 있었고 어머니를 죽인 악귀를 집요하게 추적해온 인물이다. 그러던 어느 날 구산영을 만나고 그토록 찾아다니던 악귀와 조우한다.
‘악귀’의 어둡고 습한 분위기에 녹아든 모습으로 첫 등장한 오정세는 드라마의 주요 소재인 민속학을 탐구하고 악귀에 대해 집요하게 쫓는 모습을 차분하게 그려가고 있다. 대사가 많지 않고,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데도 묵직한 분위기로 존재감을 발산한다. 아버지의 유품인 붉은 댕기를 만지고 악귀에 씌인 산영을 만난 후부터는, 산영과 악귀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공조하는 모습으로 극의 긴장감을 책임지고 있다.
오정세는 그간 유머가 녹아든 일상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 1997년 영화 ‘아버지’로 데뷔한 후 매년 평균 두 작품 이상을 하며 활발히 활동해왔고 대부분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인 코믹 연기로 사랑 받아왔다. 영화 ‘극한직업’ ‘레슬러’, 드라마 ‘진심이 닿다’ ‘동백꽃 필 무렵’ ‘스토브리그’ 등이 대표적이다. ‘극한직업’에서 마약상 테드창으로 변신해 강한 임팩트를 남기고 ‘동백꽃 필 무렵’에서 ‘노땅콩’, ‘하찮큐티’ 등 다양한 별명을 만들어낸 마성의 캐릭터 노규태 역을 맡아 대세 배우로 우뚝섰다. 반면 ‘악귀’에서는 무뚝뚝하고 냉철한 해상을 그려내며, 낯설면서도 색다른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앞서 김은희 작가는 오정세를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 “뭔가를 탐구하는 해상의 캐릭터와 무척 닮아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오정세는 자신이 맡은 인물 연구에 무척 공을 들인다고 알려졌다. 2020년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앓고 있는 캐릭터를 맡아 해당 장애에 대한 연구뿐 아니라 직접 자폐스펙트럼을 지닌 사람들을 만나 조용히 둘의 대화와 소통 방법을 관찰했다. 오정세는 어떤 연기든 “해당 장면 안에서 캐릭터의 심리와 상황을 이해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배우로서 철학을 밝힌 바 있다.
오정세는 ‘악귀’의 작업 과정에 대해 “대본을 읽고 촬영하면서 악귀를 찾아가는 과정이 안개를 걷는 기분이었다”며 “안개가 걷히면 지나간 사건이 섬뜩한 이야기 서사로 만들어지더라. 신선하고 재밌었다”고 전했다.해상과 산영은 악귀의 존재를 알아내기 위해 본격적으로 공조를 시작한 가운데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또 해상의 개인적 서사도 궁금증을 자아내면서 오정세가 만들어갈 캐릭터에 관심이 쏠린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3.07.04 0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