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출마·대항마·하마평·밴드왜건…알고 보면 재미있는 선거 용어
제20대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와 친숙한 동물인 말로부터 유래한 선거 용어들의 재미있는 어원을 들여다봤다. 보통 선거에 도전하는 이는 ‘출마’를 선언한다. 출마는 ‘말을 타고 나가다’라는 기본적인 의미를 담고 있지만, 과거에는 말을 타고 나간다는 것이 곧 전쟁에 나간다는 것을 의미했다. 전장으로 향하는 마음가짐으로 선거의 첫 시작에 임한다는 묵직한 의미가 담겨 있다. 경마에서 역시 기수나 경주마들이 참가하는 것을 출마라고 칭한다. 출마가 있으면 반대로 ‘낙마’도 있다. 출마와 마찬가지로 ‘말에서 떨어진다’는 의미다. 또 예로부터 말은 출세나 성공을 의미했기에 관직에 오르지 못하거나 선거 중에 타의에 의해 선거전에서 빠지게 될 때 보통 ‘낙마했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선거 구도에서 자주 언급되는 단어인 ‘대항마’는 일종의 라이벌을 의미한다. 사전적 의미는 ‘경마에서 우승이 예상되는 말과 결승을 다투는 말’로 선두로 달리는 사람과 견줄 수 있는 사람을 뜻하는 용어로 자주 사용된다. 복병을 뜻하는 ‘다크호스’ 역시 선거나 스포츠 등 경쟁 구도를 빗댈 때 많이 사용되는 단어다. 국회의원 후보를 선출할 때나 정부 내각 개편이 있을 때 우리는 주로 ‘하마평에 오르내린다’는 표현을 한다. 하마평은 ‘하마비’라는 한자어에서 유래한 단어로 하마비는 궁궐이나 종묘 또는 성인 등의 묘소 앞에 세워져 있는 비석이다. 여러 사람이 하마비 부근에 모여 상전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정치적 인사나 소문 등이 확산되는 데서 하마평이란 말이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정치적으로 특정한 현상을 의미하는 시사용어에도 말과 관련된 말이 있다. 어떤 특정 후보에게 여론이나 언론 등이 집중되면 대중들이 그러한 내용을 확인하고 대세론에 힘이 실리는 현상, 바로 일종의 승자 쏠림 현상을 의미하는 ‘편승 효과’ 또는 ‘밴드왜건 효과’다. 밴드왜건은 미국 서부 개척시대에 등장했던 역마차 또는 악대 마차를 의미하는데 축제나 금광 발견 당시 행렬의 선두에서 요란한 음악으로 사람들을 이끌었다고 한다. 여기에서 기인한 밴드왜건 효과는 앞서 얘기한 대로 달리는 마차에 탑승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최근 안보 이슈가 떠오르면서 국제 정세 속에서 동맹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거론될 때나 대선 후보들의 국방·외교 공약에서 ‘린치핀(Linchpin)’이란 단어가 종종 언급될 때가 있다. 2010년 6월 한미정상회담에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한·미 동맹을 언급하며 사용해 눈길을 끌었던 단어기도 하다. 린치핀은 마차나 수레 등의 바퀴가 빠지지 않도록 축에 꽂는 핀으로 아주 중요한 부분이나 핵심, 구심점을 의미한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3.03 1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