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아마야구 새 수장 김응용, "새로 뜯어 고치겠다"
"통합야구협회를 새로 뜯어고치겠다."김응용(75) 전 한화 감독이 아마추어와 생활체육 야구, 그리고 소프트볼까지 이끌 새 수장으로 선출됐다.지난달 30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선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초대 회장 선거가 열렸다. 김 전 회장은 총 유효 126표 가운데 85표를 얻어 회장으로 당선됐다. 김 전 감독과 경합한 이계안(64) 2.1 연구소 이사장은 41표를 받았다. 이로써 김 전 감독은 야구인 출신으로 통합야구협회 초대 회장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지게 됐다.이례적으로 선거 열기가 뜨거웠다. 전체 선거인단은 144명, 투표율은 무려 88%에 달했다. 지난 10월 진행된 초대 통합대한체육회장 선거 당시 투표율(63.5%·1405명 가운데 892명 투표)을 훨씬 웃돌았다. 투표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당초 우려는 기우였다.김응용 신임 회장은 야구계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프로야구 역사상 최다 우승(10회)을 기록했고, 야구인 출신으로 명문 삼성 구단 사장을 7년간 지냈다. 그가 선거 출마를 선언하자 수많은 야구인이 지지를 보냈다. 프로야구 출신 인사들의 모임인 일구회와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 프로야구선수협회가 차례로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김인식 KBO 기술위원장, 선동열 KBO 기술위원을 비롯한 야구계 명사들도 김 전 감독을 응원하기 위해 투표장에 대거 참석했다. 현대카드 회장과 제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계안 후보도 거물이지만 야구계의 '추대' 분위기에는 역부족이었다.'개혁'을 원하는 야구계의 목소리가 높았다. 통합협회의 한 기둥인 대한야구협회는 지난 3월 대한체육회 관리 단체로 전락했다. 대한야구협회는 2009년 이후 20대 강승규, 21대 이병석, 22대 박상희씨가 차례로 회장직을 맡았다. 세 회장 모두 국회의원 출신이다. 그러나 이 시기 횡령과 기금 전용 등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학생 야구에서도 잇따라 입시 비리 사건이 발생했지만 협회는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협회 내부에서 고소·고발이 빈번했고, 내분을 개탄하는 목소리가 높았다.6월에는 대한야구협회, 전국야구연합회, 대한소프트볼협회가 통합됐다. 각 시도 지부 17개 협회도 생겼다. 이번 선거는 이 통합협회의 첫 리더를 정하는 중대사였다. 야구계 인사들은 김응용 전 감독이 새 회장을 맡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김응용이라는 상징적인 이름 덕분에 아마야구협회장 선거에서는 볼 수 없었던 관심이 쏟아졌다. 수많은 취재진이 모여 투표 과정과 결과를 지켜봤다.김 신임 회장은 투표가 시작되기 전 "한국시리즈 7차전 때보다 더 긴장된다"며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끝까지 긴장을 풀지 못하다가 당선 소식을 전해 들은 뒤 비로소 웃었다. 축하 박수를 받으며 단상에 오른 김 회장은 "이계안 이사장이 훨씬 더 역량 있는 인물이라 여겼는데, 이렇게 내가 당선돼 더욱 책임감이 무겁다"며 "내가 내세웠던 공약은 꼭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김 회장은 선거운동 기간에 ▶야구계 대화합 ▶통합협회 연간 운영비 15억원·시도 협회 연맹체 등 지원기금 5억원 책임 조성 ▶고교 100개·대학 40개 팀 확대 목표 ▶아마 야구의 저변과 자존감 회복 ▶야구 정책 개선 ▶미디어와 관계 강화 ▶교육 지원 서비스 개선 ▶2020 도쿄올림픽 금메달 목표 및 스포츠 외교와 국제적 위상 강화 ▶심판의 처우 개선 및 위상 제고 ▶야구계 대통합 속의 특화 ▶일자리 창출 등을 공약으로 앞세웠다.김 회장은 "현역 시절부터 나는 '한다면 하는' 사람이다. 야구협회를 새로 뜯어고치겠다"며 "재정적인 문제부터 KBO와 공생까지, 주변 참모들과 함께 힘을 모아 책임지고 잘 이끌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을 지지하기 위해 투표장에 나타난 한 야구인은 "앞으로 프로야구와 아마야구의 교류와 협업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반겼다. 배영은 기자
2016.11.30 17: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