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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일 악몽' 깬 최정의 칭찬, 정해영은 그렇게 '투수'가 된다 [IS 피플]

"너무 감사했다. 덕분에 기 안 죽고 자신감이 생겼던 거 같다."마무리 투수 정해영(23·KIA 타이거즈)이 대선배 최정(37·SSG 랜더스)에게 보낸 메시지다.정해영은 지난 4월 16일을 잊을 수 없다. 당시 인천 SSG전 4-3으로 앞선 9회 등판, 2사 후 최정에게 통한의 동점 홈런을 맞았기 때문이다. 볼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에서 던진 5구째 직구를 맞아 개막 후 이어온 8경기 연속 세이브 행진이 막을 내렸다. 후속 에레디아를 좌전 안타로 내보낸 정해영은 한유섬에게 끝내기 투런 홈런까지 허용했다. 악몽 같은 하루. 정해영의 마음을 건드린 건 최정의 인터뷰였다. 경기 수훈 선수로 취재진과 만난 최정은 9회 홈런을 복기하며 "마무리 투수라면 이 정도는 돼야지"라며 정해영의 배짱을 높게 평가했다. 정해영은 볼카운트가 3볼로 몰리자 4구째에 이어 5구째도 직구를 선택, 힘으로 붙었다. 정해영은 "충격이 컸을 텐데 선배님이 (인터뷰에서) 좋게 말씀해 주셨다. 그래서 멘털을 (바로) 회복할 수 있었던 거 같다"고 고마워했다. 정해영은 정신을 바짝 차렸다. 최정에게 맞은 홈런 이후 19경기에서 10세이브 평균자책점 1.86을 기록, 리그 구원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11일 기준 시즌 18세이브로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에게 2개 뒤진 부문 2위. 지난 10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2024년 올스타전 팬 투표 중간 집계에선 101만2173표를 얻어 100만6042표를 획득한 양의지(두산 베어스)를 제치고 단독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정해영을 상대로 개인 통산 467번째 홈런을 뽑아낸 최정은 여드레 뒤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 468번째 홈런까지 쏘아 올렸다. 박빙 상황에서 등판하는 마무리 투수에게 최정은 부담스러운 상대. 정해영과 최정의 맞대결은 올 시즌 KIA-SSG전의 희비를 좌우할 관전 요소로 떠올랐다. 정해영은 '최정에게 다시 직구 승부를 하겠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때(4월 16일)보다 많이 성장했다. 영리하게 공 배합을 할 생각"이라며 "팀이 이겨야 내 자존심도 올라가고, 팀이 지면 똑같이 흠집이 난다. 무조건 이기겠다. 좋은 걸(구종) 던지겠다"라며 웃었다.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6.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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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타] 라이벌전 '승리 기운' 원했던 손주영, 숨겨진 비결 "김진성 선배님 의식, 벌써 3승 중!"

"구체적으로 말해드리긴 어렵다. 김진성(39·LG 트윈스) 선배님께서 항상 좋은 기를 주고 계시다.벌써 3승을 했다."LG 5선발 손주영은 그동안 '만년 유망주'로 불렸다. 1군에서 만개한 적이 없었다. 대신 이적 한 번 없이 'LG 밥'만 먹어 본 선수다. LG에 대한 로열티가 그만큼 강할 법 하다. 반대로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에 대한 의식도 강할 수 밖에 없다.'LG맨' 손주영은 올 시즌은 로열티만 강한 게 아니라 팀에도 공헌도가 상당하다. 1일 기준 11경기에서 4승 3패 평균자책점 3.64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와 케이시 켈리가 흔들린 LG에서 최원태, 임찬규와 함께 선발진을 지탱하고 있다. 염경엽 감독은 5월 승패마진 +7을 기록한 호성적에 대해 손주영을 포함한 국내 선발진의 활약을 손에 꼽았다.그 손주영에게 목 안에 가시처럼 걸렸던 게 있었다. 올해 라이벌 두산을 상대로 2경기에 나섰는데 10이닝 5실점 평균자책점 4.50으로 모두 패했다. LG 팀도 두산에 5경기 1승 4패로 밀렸다. 손주영은 그걸 갚고 싶어했고, 지난달 31일 두산전에서 이뤄냈다. 5와 3분의 1이닝 동안 3피안타 3사사구 1실점으로 라이벌을 꺾고 개인 4승을 챙겼다.31일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손주영은 "앞서 두산에 2패를 당해서 더 열심히 던졌다. 잠실 라이벌 더비이니 뭔가 기운(기세)으로 이겨야 한다는 느낌이 있었다"고 웃었다.손주영의 '필살기'는 커브였다. 92구 중 18구를 던졌다. 손주영은 "상대가 직구와 슬라이더를 노리고 들어올 것 같았다. (포수) 박동원 형에게도 커브를 많이 쓰고 싶다고 내가 먼저 말씀드렸다"고 했다.라이벌답게 상대의 중심 타자를 꺾어내는 법도 새기고 왔다. 손주영은 "양의지 선배님은 분석한 대로 잘 상대한 것 같다. (6회 양의지까지 상대한 건) 앞서 두 번을 잘 막았으니 맡겨주신 것 같다. 직구 승부가 통할 것 같아 경기 전부터 직구를 던지려고 했다. 양의지 선배 타석에서 더 강하게, 더 완벽하게 던지려고 한 게 잘 맞았던 것 같다"고 떠올렸다.이날 손주영을 구원한 건 최고참 김진성이었다. 6회 연속 안타를 내준 손주영은 1사 1·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갔으나 김진성이 아웃 카운트 2개를 잡아내며 위기를 봉합했다. 손주영은 인터뷰 종료 후 갑자기 김진성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당연히 위기에서 구원해준 데 감사할 줄 알았는데, '감사'의 방향이 조금 달랐다. 손주영은 웃으면서 "김진성 선배님이 항상 좋은 기를 주고 계시다. 지금 4경기째인데 3승을 했다"고 전했다. 알고 보니 일종의 '징크스'였다. 손주영은 "구체적인 내용은 말할 수 없다"며 "기도도 해주시고, 어떤 행동도 해주신다. 일종의 의식"이라고 귀띔했다.징크스가 깨진 적도 있단다. 그는 지난 19일 KT 위즈전에서도 기를 받고 나섰는데, 3회까지 무실점하다가 4회 이후 실점하면서 5이닝 5실점 패전 투수가 됐다. 그것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고 했다. 손주영은 "3회 이후 선배님께 '선배님, 효과가 대박입니다'라고 했다가 '기운이 빠져나간다'고 혼났다"며 "경기 중엔 아무 말도 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6.01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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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이승엽 감독 "5월 1위, 타격 코치들-주장 양석환 덕"

최고의 5월을 보낸 두산 베어스가 라이벌 LG 트윈스와 다시 격돌한다. 두 팀 모두 기세는 최고조다.두산은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에서 LG와 맞대결을 펼친다. 두 팀 모두 최고의 5월을 보냈다. 두산은 16승 2무 7패(승률 0.696)을 기록했고, LG도 15승 9패(승률 0.625)를 수확했다. 각각 월간 승률 1, 2위다.두산으로서는 제법 의미 있는 성과다. 두산은 지난 3일 LG전부터 시작해 9연승을 거뒀다. 이후에도 5연승을 추가하는 등 상승세를 오래 유지했다. 지난주 주말 KIA 3연전은 1승 2패에 그쳤으나 이번 주중 KT 위즈전에서 위닝 시리즈로 다시 기를 높이고 LG와 만났다.30일 기준 두산의 시즌 순위도 32승 2무 24패(승률 0.571)로 전체 2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데 일등 공신은 역시 타선이다. 두산은 팀 타율 0.279(3위)를 기록 중인 가운데 63홈런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득점도 327점으로 1위. 명실상부한 리그 최강 타선이다.31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 감독은 "지금 팀 타선이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해내고 있다. 양석환, 김재환, 강승호까지 좋은 선수들이 많다. 장타력이 좋으니 작전을 할 필요도 없다. 공격이 원활하게 잘 이뤄진다. 타선이 충분히 제 몫을 해주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타선이 살아나는 데 힘을 쓴 타격 파트, 김한수 코치와 이영수 코치의 공도 짚었다. 이승엽 감독의 '은사'로도 잘 알려진 박흥식 수석 코치 역시 타격 파트에 힘을 보태고 있다.삼성 시절 선배이자 코치, 감독으로 함께 했던 김한수 코치는 이 감독과 함께 두산에 합류했고, 이번 시즌은 타격 파트를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삼성 시절 '왕조' 타선을 구축하는 데도 힘을 보탠 걸로 알려져 있다. 김 코치와 함께 하는 이영수 코치는 지난해 호세 로하스와 소통하며 부활에 힘을 보탠 지도자다. 올 시즌에도 양석환 등 주축 타자들과 소통에 앞장서고 있다.이승엽 감독은 "타격 파트의 공이 당연히 크다. 선수들과 잘 대화해준다"며 "수석 코치께서도 당연히 타격 부분에 관여해주신다. 김한수 코치, 이영수 코치까지 세 명이 선수들과 대화하면서 기술적,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시는 것 같다"고 전했다.이 감독은 "전력 분석 파트에서도 경기 준비를 잘 도와주시기에 아직까지는 잘 풀리고 있다. 프로는 성적으로 말해준다. 지난해와 아주 상반되는 팀 컬러를 보여주고 있는데, 선수들도 열심히 해줬지만 코치들이 잘 준비해줬기에 많이 이길 수 있었다"고 했다. 높은 승률을 돌아보면서 주장 양석환의 리더십을 잊지 않았다. 이승엽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그동안 정말 많이 이탈했다. 외국인 투수들(브랜든 와델, 라울 알칸타라 부상 결장)도 빠지고, 주전 유격수(박준영)도 이탈했다. 힘들었을 때 어린 선수들이 그 공백을 정말 잘 메웠다"며 "양석환이 중심이 돼 좋지 않을 때 팀을 뭉치게 한 게 컸다. 그렇기에 공백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었다. 캡틴의 리더십 덕분에 한 달을 굉장히 좋게 보냈다"고 전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3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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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양의지 이제 맘 놓고 쉰다, 진흥고 후배 김기연이 있으니까

지난해 친정팀에 돌아온 양의지(37·두산 베어스)는 포수 마스크를 쉽게 벗을 수 없었다. 포수로 총 773이닝을 소화했다. 30대 후반 나이인 그에게 상당히 많은 숫자다.약한 백업층이 문제였다. 백업 포수 장승현은 노련하게 투수를 리드하는 수비형 포수였다. 타율 0.158로 타격에선 큰 역할을 못 했으나 수비에선 걱정이 없었다. 백업 포수로는 충분했지만, 팀 사정이 문제였다. 그해 팀 타율 9위(0.255)였던 두산은 타선에 장승현을 배치할 경우 득점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호세 로하스, 김재환, 양석환 등 지명 타자 출전이 필요한 다른 선수들이 있는 것도 이승엽 감독이 고려할 문제였다.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양의지는 지난 22일 잠실 SSG 랜더스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대타로만 한 타석을 소화했다. 지난 15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입은 부상이 낫지 않아서다. 당시 최형우의 파울 타구에 왼쪽 무릎을 맞았는데 회복이 쉽게 되지 않았다.양의지는 21일 SSG전에서도 결장했고 앞서 18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출전하지 않았다. 최근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도 지명 타자로 출전하는 정도다. 그런데 그 공백이 쉬이 느껴지지 않는다. 공격형 포수 김기연(27)의 존재감이 크다. 김기연은 22이 기준 2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1 2홈런 출루율(0.346)과 장타율(0.425)을 합친 OPS는 0.771을 기록 중이다. 양의지에 비할 바는 아니어도 타선에서 한 몫을 하기 충분한 성적이다.두산으로서는 김기연이 '복덩이'다. 김기연은 지난겨울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 트윈스에서 두산으로 이적했다. LG의 주전 포수는 박동원이었다. 리그 입지는 양의지가 더 높았지만, 3살 더 어린 박동원은 아직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어 백업 포수의 역할이 덜 필요하다. 2023년 통합 우승의 원동력이 두터운 선수층 탓에 김기연은 보호 선수에 들지 못하고 두산에서 새 기회를 얻었다.김기연은 그 기회를 완벽하게 살리고 있다. 22일 SSG전 승리 후 본지와 만난 김기연은 최근 활약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경기에 나가 내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내가 아직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더 발전시켜야 할지 스스로 확실하게 알고 있다. 준비해야 할 게 많다고 생각한다"고 했다.3할 타율의 비결에 대해 묻자 "타격 결과에는 최대한 신경쓰지 않는다. 그저 투수의 공에 타이밍을 맞추겠다는 생각만 한다. 코치님들께서도 항상 '충분히 잘 하고 있다. 너무 욕심내지 말자'고 말씀하신다. 그래서 조금은 편한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고 전했다.LG 시절 포수 수비에서 합격점을 받지 못했던 김기연은 두산에 와 나날이 좋은 평가를 받는 중이다. 특히 어린 투수들을 편하게 하는 리드로 양의지의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김기연은 이런 평가에 대해 "내가 느끼기엔 아직 부족한 게 너무나도 많다. 내 눈엔 모자란 게 확실하게 보인다. 나 스스로 만족이 안 된다. 갈 길이 멀다"고 웃었다. 양의지는 팀 선배인 동시에 그의 광주진흥고 선배기도 하다. 열 살 차이 대선배라 김기연에겐 조금 어렵지만, 그만큼 양의지가 그를 잘 챙겨준다고 했다. 김기연은 "선배님께서 정말 잘 챙겨주신다. 첫 홈런이 나왔을 때는 축하한다며 배트도 사주셨다. 항상 옆에서 '더 자신있게 해'라며 응원해주신다"고 전했다. 김기연은 "사실 워낙 대포수시다 보니 아직은 조금 어렵다. 선배님께 쉽게 먼저 다가가지 못했다"고 웃으면서 "그래서 오히려 더 다가와 도와주시고, 알려주신다"고 했다.김기연은 "어차피 목표는 주전 포수"라고 당찬 목표를 전했다. 김기연은 "백업 포수지만, 경기를 최대한 많이 나갈 수 있다면 모두 내게 좋은 경험이 될 거고 향후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어차피 목표는 주전 포수이니 기회가 될 때 최대한 많이 나가보고 싶다. 지금은 대한민국 최고의 포수가 계시니 백업으로 많이 나가면서 확실하게 배우겠다. 후일 주전 포수가 됐을 때 훨씬 더 잘할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23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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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양의지 결승타+김재호 2루타 2개' 베테랑 힘 보여준 두산, LG에 6-4 승리

두산 베어스가 베테랑의 힘으로 라이벌 LG 트윈스를 꺾고 최근 2연패를 끊었다.두산은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LG와 맞대결에서 6-4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최근 2연패를 끊은 두산은 시즌 17승(19패)을 기록해 중위권 추격을 이어갔다. 5위 LG는 시즌 16패(2무 18승)를 기록, 하위 팀들과 승차가 줄었다.두산은 이날도 베테랑의 활약이 빛났다. 포수 마스크를 김기연에게 잠시 맡긴 양의지는 4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3회 결승타를 치는 등 3타수 1안타 2타점으로 해결사가 됐다. 1번 타자 정수빈은 3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 2득점 1도루를 기록, 돌격대장으로 밥상을 차렸다. 올 시즌 개막 주전 유격수를 후배 박준영에게 넘겨주고 2군에서 페이스를 올리던 김재호는 이날 처음으로 선발 출전해 2루타 2개를 쳐 하위 타선의 핵으로 활약했다.두산은 1회부터 선취점을 가져갔다. 선두 타자 정수빈이 LG 선발 디트릭 엔스를 상대로 안타를 쳐 출루했다. 그는 후속 타자 타석 때 도루와 상대 실책으로 3루로 진루했고, 1사 후 강승호의 적시타로 득점했다. LG도 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LG는 2회 말 1사 후 구본혁과 박동원이 연속 2루타로 한 점을 만들었다. 승부의 추가 기운 건 3회였다. 타순이 한 바퀴 돈 두산은 선두 타자로 다시 정수빈이 나섰다. 정수빈은 8구까지 가는 승부로 엔스를 괴롭힌 끝에 볼넷을 얻어냈다. 허경민이 안타로 기회를 이었고, 상대 폭투도 이어져 1사 2·3루 밥상이 양의지 앞에 차려졌다. 타석에 들어선 양의지는 엔스가 2구 연속 던진 직구를 정확히 공략, 3-유 간을 가르는 우전 안타로 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기세를 탄 두산은 4회에도 김재호의 2루타와 정수빈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달아났다.선배들이 마운드를 지키는 사이 마운드에선 영건들이 활약했다. 2년 차로 지난달 26일 데뷔 승을 거둔 선발 김유성은 3이닝 4피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이닝 소화는 적었으나 최고 149㎞/h 직구로 LG 타선을 틀어막았다. 김유성에 이어 박치국, 이병헌이 나와 6회까지 무실점 계투를 펼쳤다.LG는 7회 '한 방'으로 추격을 개시했다. LG는 아웃 카운트 두 개를 먼저 헌납했으나 베테랑 김현수가 안타로 불씨를 살렸다. 이어 4번 타자 오스틴이 밥상을 받았다. 두산이 불을 끄기 위해 최지강을 올렸지만, 오스틴은 그가 1볼 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136.7㎞/h, 낮은 존으로 들어오는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로 연결했다. 타구 속도 158.3㎞/h, 비거리 118.4m가 기록됐다.LG는 8회 두산의 턱끝까지 추격했다. 2사 후 신민재가 안타로 다시 불씨를 피운 후 홍창기가 우중간을 가르는 3루타를 쳐 한 점 차까지 쫓았다.그러나 거기까지였다. 두산은 마무리 홍건희를 올려 불을 껐고, 9회 초 달아났다. 2사 후 전민재가 2루타로 포문을 연 후 조수행이 2루수 신민재를 뚫는 우중간 안타로 그를 불러들여 쐐기를 박았다. 9회에도 투구를 이어간 홍건희는 9회를 삼자 범퇴로 삭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03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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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타] '자랑' 선발진 흔들리던 두산, 최준호가 남긴 1실점, 그 이상의 '임팩트'

말 그대로 깜짝 스타다. 1라운드에 지명되고도 조명받지 못했던 최준호(20)가 '무결한' 쾌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최준호는 23일 서울 삼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활약했다. 지난 17일 1군 데뷔전을 치른 그에겐 두 번째 등판이고, 1군 선발 등판은 아예 처음이었으나 공격적이고 침착한 투구로 이승엽 감독 앞에서 눈도장을 찍었다.5이닝 2피안타 1실점. 그만으로도 칭찬받을 만 했지만 최준호가 남긴 인상은 기록만으로 설명하긴 부족했다. 이날 최준호의 상대는 NC가 자랑하는 강타선이었다. 박민우-손아섭-박건우 모두 '3할 타율' 보증수표였고, 맷 데이비슨과 김형준도 내로라하는 파워히터다.하지만 최준호는 이들을 상대로 단 한 번도 도망가지 않았다. 5이닝 동안 던진 공은 총 67구. 스트라이크는 47구였다. 2스트라이크를 잡았다고 도망가지도 않았고, 변화구도 곧잘 스트라이크존 안에 넣었다. 몸쪽과 높은쪽 스트라이크존에 꽂는 강속구도 인상 깊었다. 국가대표로 성장한 강속구 선발 선배 곽빈(25)의 소위 '긁히는 날'을 연상하게 하는 수준 높은 투구였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최준호는 "상대 타자 이름을 보기보다 (포수인) 양의지 선배 미트만 보고, 요구하는 코스대로 던지려고 했다"며 "의지 선배와 2스트라이크 이후에도 굳이 빼는 공 없이 바로 승부하기로 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홈런을 맞았을 때도 마찬가지다. 1회를 2탈삼진 삼자 범퇴로 마쳤던 최준호는 2회 선두 타자 박건우에게 초구 직구를 통타당해 홈런을 내줬다. 하지만 후속 타자 데이비슨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흔들리지 않고 투구를 이어갔다. 최준호에게 홈런에 대해 묻자 "솔직히 누구에게 맞았는지도 몰랐다"고 웃었다. 과장된 소감이 아니냐고 묻자 "그 정도로 집중했다는 얘기"라고 너스레도 떨었다.최준호의 배짱은 단순히 결과가 좋아서가 아니었다. 4실점한 1군 데뷔전(17일 삼성 라이온즈전) 때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그는 구원으로 4와 3분의 1이닝 던졌으나 4실점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실점한다고 도망가지 않았고, 등판을 마친 후에도 용기를 잃지 않았다고 했다. 최준호는 "그때도 조웅천 코치님께서 피하지 말고 맞더라도 계속 승부하자고 했다. 좋은 결과는 없었지만, 투구를 마친 후 코치님께서 '나이스 볼'이라며 좋은 피칭을 했다고 얘기해주셨다"고 했다. 그리고 그 배짱을 높이 산 이승엽 감독에게 선발 기회까지 받았고, 이를 확실하게 살려냈다.4실점 경기가 있어 평균자책점은 높지만, 탈삼진 페이스는 2경기 모두 꾸준히 좋다. 9와 3분의 1이닝을 소화한 가운데 탈삼진이 12개나 된다. 23일 경기 역시 1번 타자 박민우부터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쾌진격을 보여줬다.최준호는 "첫 타자부터 삼진을 잡으니 '1군에서도 내 공이 통하는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더 자신 있게 할 수 있었다"며 "공격적으로 투구하려고 하니 빠른 카운트에서도 삼진이 많이 나온 것 같다. 특별히 삼진을 잡으려고 던진 공은 없었는데 의지 선배의 공 배합이 좋아 스탠딩 삼진이 많이 나온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첫 승에도 실패했고 아직 선발진 합류를 말할 수도 없다. 그래도 눈도장은 확실히 찍었다. 최준호는 "첫 승을 놓쳐 살짝 아쉽긴 했지만, 아쉬워야 다음이 있다. 더 잘 준비해 첫 승을 해보도록 하겠다"며 "선발로 던지고 싶긴 하다. 기회만 온다면 잘 살릴 수 있도록, 노력 많이 해야할 것 같다"고 다짐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24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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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8위' 두산 덮친 8명의 ‘오재원 리스크'...이승엽 감독 "후배 선수들 볼 면목 없다"

정규시즌 성적도 부진한 두산 베어스에 '오재원 리스크'가 터졌다. 법적 처벌로 이어질 경우 두산에 날아올 후폭풍도 작지 않을 수 있어서다.두산 구단은 이달 초 한국야구위원회(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소속 선수 8명이 오재원에게 수면제 대리 처방을 했다고 신고했다. 두산은 오재원의 문제가 불거진 3월 말 자체 조사를 진행해 관련 사실을 파악했으며 해당 선수들은 현재 변호사를 선임해 경찰 수사에 임하는 중이다.오재원은 2003년 두산에 입단해 2022년까지 뛰었던 최고참 '원 클럽맨' 선수였다. 은퇴 후 해설위원을 맡았으나 구설을 일으킨 끝에 방송을 떠났다. 이후 그의 마약류 투약 사실이 보도됐고 지난 17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 등), 주민등록법 위반, 특수재물손괴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구속기소 됐다.오재원은 선수 시절에는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사랑받았고, 두산 주장도 역임했다. 하지만 그 투지와 리더십은 그라운드 밖에서 악용됐다. 오재원은 은퇴하기 전인 2021년과 2022년 후배 선수들에게 수십 차례 대리 처방을 시켰고, 거부할 시 강압적 태도를 보이고 폭력도 휘둘렀다고 전해진다. 두산으로서는 자진 신고한 8명의 선수들이 어떻게 처리될 지가 중요할 거로 보인다. KBO와 두산은 수사 결과에 따라서 추가 징계도 검토할 예정이다. 8명이나 되는 선수가 한 번에 이탈할 경우 타격이 작지 않다. 자진 신고한 선수들 중 다수가 2군 선수로 알려졌다. 두산 관계자는 "자진 신고한 선수 중 1군 주축 선수는 없으나 1.5군 수준 선수 2명이 있는 건 맞다"고 답했다.이승엽 두산 감독은 23일 취재진을 만나 "야구계에 이런 일이 생겨 안타깝다. 구단은 자진 신고 후 규정과 원칙에 따라 조치를 취하겠다"며 "(해당 선수들로 인한 기용 문제까지) 구단과 이야기를 나눈 건 아니다. 우리 선수들이 연루돼 안타깝다. 어서 제자리로 돌아오면 좋겠다"고 했다.당장 징계가 나올 것도 아니고, 핵심 선수가 이탈할 가능성도 낮다. 그러나 8명이나 이탈할 수 있다는 건 우려할 수 밖에 없다. 엔트리 운영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어서다. 두산은 최근 몇 년 동안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수백억 원을 투자하고도 올 시즌 8위(22일 기준 11승 15패)에 그쳤다. 김재환, 양의지, 허경민, 정수빈 등 고연봉 스타 선수들이 활약하지만, 이들의 페이스가 떨어지거나 다치면 대체자가 마땅치 않았다. 현재와 미래 모두를 위해 선수층(뎁스)을 강화해야 하는 시점에 8명이 이탈한다면 두산의 구상도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KBO 관계자는 이들에 대해 "수사 결과 법적 처벌을 받을 경우 징계 대상이 된다. 품위 손상 행위에도 다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오재원의 겁박 여부가 변수가 될 수 있다. 자진 신고한 선수들의 주장대로 오재원이 후배들을 겁박하고 폭력을 행사했다면 정상 참작될 여지가 남았다. 이승엽 감독은 "모든 게 다 야구 선배들의 잘못이다. 나 역시 선배로서 후배 선수들을 볼 면목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23일 경기 전 선수단 미팅을 연 박흥식 코치도 "물론 강요에 의해서 했다는 말도 변명이다. 잘못된 걸 알면 하지 말아야 했다"면서도 "야구계에서 선배가 강요하면 안 하기가 쉽지 않다. 협박도 당했다고 하더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당장은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선수단 분위기를 추스리는 게 먼저다. 이승엽 감독은 "구단에서 수습하시는 동안 우리(현장)는 찾아오실 팬들께 좋은 경기를 보여드려야 한다"고 했다. 박흥식 코치도 "우리 팀에서 일어난 일이니 책임감을 느끼고, 잘못된 부분은 부끄러워하자고 했다"며 "그래도 야구는 해야 한다. 이럴 때일 수록 경기에 더 집중하자고 독려했다"고 전했다. 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4.23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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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의 책임감" 최다 출장 신기록에도 멈추지 않는 강민호, 네 번째 FA도 노리는 이유 [IS 인터뷰]

2238경기.삼성 라이온즈의 안방마님 강민호(39)가 KBO리그 새 역사를 썼다. 그는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경기에 나서면서 박용택(45·은퇴)이 보유했던 KBO리그 최다 출전 기록(2237경기)을 갈아 치웠다. 21시즌 동안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의 안방을 지키며 거둔 기록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포수는 체력 부담이 큰 포지션이다. 포수로서 최다 경기 출전 기록을 세웠다는 건 더욱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일"이라며 대기록을 세운 강민호를 축하했다. 포수는 에너지 소모가 큰 포지션이다. 투수들의 강속구를 받아내는 것은 물론,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하며 공을 던진다. 폭투를 막아내는 등 궂은 일도 포수의 몫이다. 포수와 주자의 홈 충돌 방지 규정이 2016년 만들어지기 전까진 홈에서 주자와 충돌하는 일도 빈번했다. 이를 모두 이겨내고 버텨낸 강민호는 여전히 건재한 모습으로 올해 21년 차 시즌을 보내고 있다. 개인 통산 출장 경기 수 10위 이내 선수 중 포수는 강민호가 유일하다. 포수 레전드 박경완(52·은퇴)이 2044경기, 김동수(57·은퇴)가 2039경기로 각각 13위, 15위에 올라있다. 현역 포수로 범위를 좁혀도 1719경기를 뛴 양의지(37·두산 베어스)가 4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김동수 서울고 감독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부상 위험이 큰 포지션에서 꾸준히 성적을 내기 쉽지 않은데 정말 대견하다. 포수 선배로서 자랑스럽다"라고 덕담했다.이밖에 KBO리그 포수 최다 기록도 모두 강민호가 보유하고 있다. 포수 최다 안타(1994개) 최다 홈런(320개) 최다 타점(1167개) 최다 득점(924점) 등이다. 2004년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 전체 17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강민호는 21년째 KBO리그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2004년 9월 19일 사직 현대 유니콘스전에서 데뷔전을 치른 뒤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출장 기회를 얻었다. 10년 차였던 2013년 8월 8일 잠실 LG전에서 1000경기 출장 기록을 달성한 그는 2022년 4월 30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역대 15번째로 2000경기 출전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20년을 버텨왔다. 체력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는 야구장에 항상 일찍 출근해 훈련한다. 강민호는 "(선수 생활하는 동안) 난 유독 (큰)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라며 겸손하게 말했지만, 사실 모두 노력의 산물이었다. 강민호는 지난해 125경기에서 타율 0.290(434타수 126안타) 16홈런 77타점을 기록했다. 팀 내 홈런 공동 1위, 타점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팀 야수 최고령이지만, 4번 타자를 맡았을 만큼 실력이 출중했다. 올해에도 일찌감치 홈런(1개)과 타점(2개)을 올리며 삼성 타선을 지탱하고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더 열심히 해야 하고, 더 부지런해야 한다"라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이 페이스라면 강민호는 올 시즌 중반 2300경기 출장도 가능하다. 강민호는 전인미답의 기록을 하나 더 노리고 있다. 네 번째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이다. 지금까지 KBO리그에서 FA 계약을 3번이나 맺은 선수는 송진우(57), 조인성(48) 등 6명 있었다. 그러나 FA 계약을 4번이나 한 선수는 한 명도 없다. 2022시즌을 앞두고 삼성과 4년 계약을 맺은 강민호는 당시 “네 번째 FA에도 도전하겠다”라며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대기록을 세운 이날에도 강민호는 "큰 의미가 있다. 몸 관리 잘하면 네 번 FA도 할 수 있다는 사례를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다. 선배로서의 의무감으로 노력 중이다"라면서 "조금이라도 경쟁력이 있다면 프로에서 뛸 수 있다는 걸 후배들에게 알려준다는 의무감을 가지고 더 오래 뛸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잠실=윤승재 기자 2024.03.29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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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잘해도, 50번은 더 져야 한다" 개막 충격패 정리한 베테랑 베어스

두산 베어스는 '왕조'를 지탱했던 백전노장 베테랑들의 힘을 믿는다.두산은 지난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6-3으로 승리했다. 전날 충격패를 씻은 승리였다. 두산은 23일 NC와 개막전에서 선발 라울 알칸타라가 호투해 리드를 잡고도 선발 교체 이후 흔들렸다. 신인 김택연이 7회 데뷔전을 치렀으나 1이닝 2실점 블론 세이브만 남겼고 결국 9회 말 역전패했다.20대 불펜 투수들이 무너져 내준 첫 패배는 30대 타자 선배들이 첫 승으로 대신 갚아줬다. 두산은 24일 NC전에서 홈런을 3개나 몰아치며 방망이로 승리를 가져갔다. 1번 타자 정수빈(34)이 1회 초 선두 타자 홈런을 날렸고, 2회 허경민(34)이 투런 홈런으로 그 뒤를 이었다. 9회엔 팀의 리더 양의지(37)가 솔로포로 쐐기를 박았다. 세 사람 모두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두산이 7년 연속 한국시리즈(KS)에 오르고 세 차례 우승하는 데 공헌한 왕조의 주역들이다.단순히 타격으로만 승리를 만든 게 아니다. 시범경기 8승 1무를 질주한 직후 개막전 역전패를 당해 충격이 더 클 수 있던 상황이었다. 분위기를 다잡은 것도 베테랑이었다. 주장 양석환은 24일 경기 전 "앞으로 (팀이) 잘하더라도 50번은 더 져야 한다"고 후배들에게 전했다. 수없이 순위 싸움을 겪어보고, 레이스의 최종 승자가 되어 본 선배들이기에 1패에 연연할 필요 없다는 걸 알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정수빈은 "아무리 야구를 오래 했어도 항상 개막전은 떨린다. 그래서 (23일 경기에서) 몸이 경직됐던 것 같다. 오늘은 그 느낌을 풀어보려고 초구부터 공략했는데, 좋은 타이밍에 맞았다"고 홈런 비결을 전했다. 양의지는 "전날의 아쉬움이 있기에 선수들이 집중해 이길 수 있던 것 같다. (패배 후) 팀 분위기가 처져 있었는데, 석환이가 선수들을 잘 이끌어줘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지난해에도 두산은 베테랑 덕을 톡톡히 봤다. 이들은 초보 지도자 이승엽 감독의 든든한 지원군이 돼 그라운드 안팎에서 두산의 반등을 이끌었다. 그라운드에서 활약은 물론 벤치에서 후배들을 이끌고, 밖으로는 이 감독을 지지해 팀이 하나로 뭉치게 했다. 오랜 시간 함께 뛰었기에 상호 신뢰가 강하고, 위기 대처에 익숙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올해 초반도 두산의 흐름은 비슷할 거로 보인다. 개막 2연전 동안 두산은 강한 외국인 선발 투수와 베테랑 야수들의 실력을 확인했다. 대신 지난해 약점이던 젊은 불펜진은 아직도 불안 요소다. 투·타에서 새 얼굴이 등장하기 전까진 올해 두산 성적도 베테랑 선수들에게 달렸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26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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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MLB 만나는 곽빈 "만나고 싶은 팀? 다 다저스라고 할 걸요"

"물어보면 다 LA 다저스라고 하지 않을까요?"곽빈(25·두산 베어스)이 태극마크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MLB) 대표 스타들과 맞대결을 펼치러 간다.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다 있지만, 역시 가장 상대하고 싶은 타자는 오타니 쇼헤이(30·다저스)였다.곽빈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시범경기 KIA 타이거즈와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1과 3분의 2이닝 2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투구 수는 단 27구.선발 투수인 그가 불과 27구를 던진 건 어디가 아파서도, 몸 상태가 만들어지지 않아서도 아니다. 그는 오는 17일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4 MLB 월드투어 서울 시리즈에서 팀 코리아 소속으로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맞대결한다. 14일 선발 등판에서 정상 투구 수를 소화할 경우 친선 경기 등판에 지장이 갈 수 있어 적은 투구 수만 기록하고 내려가게 됐다.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곽빈은 "원래 오늘(14일) 등판은 1이닝만 소화하기로 했는데, 투구 수가 생각보다 적게 나왔다. 좀 더 실전 감각을 키우고 싶어 벤치에 15구만 더 던지고 싶다고 전했다"며 이날 27구를 소화한 배경을 전했다. 컨디션에 대해서는 "오늘 볼넷이 있긴 했지만, (포수인) 양의지 선배가 '공 회전이 스프링캠프 때보다 훨씬 좋아졌다'고 해주셔서 만족한다"고 전했다.구위파 투수인 곽빈은 스프링캠프 전부터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겠다고 했다. 자신은 보더라인 투구가 어려운 만큼 크게 손해보진 않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투구에서도 바뀐 변화에 대해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고 했다. 곽빈은 "피치 클록은 아예 신경쓰지 않고 던졌다. 한 번 걸리긴 했는데, 투구 시 신경쓰일 정도는 아닌 것 같다"며 "ABS도 잘 모르겠다. 전에 말한 것처럼 오늘도 스트라이크존 경계선상에서 스트라이크에 들어간 게 없다"고 웃었다.컨디션은 확인했고 다음은 팀 코리아 친선 경기에 나서야 한다. 아직 정확한 스케줄은 나오지 않았지만, 나가고 싶은 경기는 있다고 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누구를 상대해보고 싶냐고 물으면 다들 다저스를 선택하지 않겠나"라고 웃었다. 이유는 하나. 오타니의 존재다. 투타겸업을 이어가며 MLB 진출을 이룬 오타니는 최근 3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명실상부한 야구계 최고 스타다. 올 겨울엔 다저스와 역대 최대 규모인 10년 7억 달러 계약도 맺었다. 같은 빅리그 선수들에게도 선망의 대상인 그가 한국을 찾으니 어린 선수들로서는 설렐 수밖에 없다.곽빈은 이미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도 오타니와 마주했다. 당시 일본 대표팀으로 나선 그를 상대해 결과는 2루타 허용. 맞아본 만큼 오타니가 얼마나 대단한 타자인지 체감할 수 있었다. 곽빈은 "선수들 모두 오타니를 한 번쯤은 상대해보고 싶을 거 같다. 워낙 대형 선수고, 야구 선수라면 다 꿈꿔보는 상대"라고 했다. 1년 만에 재대결이 성사될 수도 있다. 그는 "그때 이후 없을 줄 알았다"고 웃더니 "이번 친선 경기가 잡힌 후에 계속 뽑히길 바랐다"고 떠올렸다.지난해 WBC 출전 후 하체 활용 등에서 일본 투수들에게 자극을 받았던 곽빈은 이번 친선경기도 좋은 기회가 되길 기대하고 있다. 그는 "큰 도움이 될 거로 본다. 그렇게 많이 던지지 않더라도 정상급 선수들과 승부한다는 데에서 자신감도 얻을 것 같다"고 전했다.오타니를 상대하게 된다면 투구는 어떤 모습이 될까. 곽빈에게 긴장해서 힘이 들어갈 것 같냐고 묻자 그는 "힘이 들어가지 않으면 MLB 선수들을 못 이긴다. 전력으로 해야 한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어 "오타니 상대로는 홈이라 편한 것도 없다. 너무 잘하는 선수라 부담이다. 맞아도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하겠다"고 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3.1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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