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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두산, 결국 '불펜 에이스' 루키 마무리로 올린다 "오늘부터 당분간 SV 때 김택연"

"오늘부터 당분간 세이브 상황 때 김택연(19)이 준비한다. 홍건희(32)는 당분간 조금 더 앞에서 대기한다. 조금 더 편할 때 던지면서 구위도 살리고, 정신적으로도 편안하게 던지게 하겠다."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결국 김택연 마무리 카드를 꺼냈다.이승엽 감독은 13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홍건희가 최근 주춤해 오늘은 앞에서 대기하기로 했다. 당분간 조금 더 편할 때 던지면서 구위도 살리고, 정신적으로도 편안하게 던지게 하겠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오늘부터는 김택연이 세이브 상황을 준비한다"고 예고했다.예견된 일이다. 이미 김택연의 구위는 두산 불펜 통틀어 으뜸이었다. 올 시즌 30경기 30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한 김택연은 2승 2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64를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은 2.10인 홍건희가 더 낮지만, 타자를 압도하는 구위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홍건희가 25와 3분의 2이닝 동안 4사구 15개, 탈삼진 20개를 기록했는데 김택연은 30과 3분의 2이닝 동안 4사구 17개와 탈삼진 35개를 기록했다. 9이닝당 탈삼진 10.27개로 두산 불펜 중 단연 으뜸이다. 150㎞/h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던지는 데 수직 무브먼트가 선배들보다도 빼어나고 제구도 갖췄다. 강속구 투수가 여럿 있는 두산에서도 그가 군계일학인 이유다. 마무리 투수로 멘털도 합격이다. 개막전 2실점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던 김택연은 2군을 다녀온 후 빠르게 1군에 정착했다. 주자가 쌓이면 오히려 더 힘을 낸다. 올 시즌 승계 주자 실점이단 한 명도 없다.이승엽 감독은 "시즌 초반 어려운 시기도 있었지만, 2군에 다녀온 후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 최근 결과를 내면서 자신감도 많이 올라왔다. 이제 프로 무대에 완전히 적응한 것 같다"고 했다. 이 감독은 "보통 투수들은 위기 상황에서 더 급해진다. 빨리 던지고 싶어하는 습성이 있다. 그런데 김택연은 그런 상황에서 침착하게 주자를 잘 묶더라. 확실히 보통 선수는 아닌 것 같다"고 기대했다.이 감독은 "2세이브를 기록한 날을 포함해 어려운 상황에서 많이 올라왔다. 우리 팀에서 (홍건희 대신 마무리) 역할을 할 첫 번째 후보는 김택연이었다. 이제 '마무리로 김택연이 올라오면 두산이 이긴다'는 생각이 들 투수가 될 것이다. 김택연에게도 이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고졸 신인인 김택연은 지난해 청소년 대표팀 때도 '혹사 논란'이 있었던 투수다. 팬들이 올 시즌 그의 활약을 보면서도 마음 한 켠에 불안감을 안고 있는 것도 그가 건강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이 감독의 마음도 같다. 이 감독은 "기본적으로 마무리는 9회 한 이닝을 책임지게 된다. 등판하는 상황이 정해지니 관리하기에도 더 편할 것 같다"고 밝혔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6.13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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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불펜 왕국’ 두산 키워드 둘…'릴레이' 투구, 그리고 ‘치트키’ 김택연

올 시즌 두산 베어스 뒷문은 탄탄하다. 10일 기준으로 불펜 평균자책점이 4.15로 리그 2위를 기록 중이다. 286과 3분의 1이닝(구원 1위)을 이어 던지느라 다른 팀 불펜보다 부담이 큰 데도 잘 막아내고 있다.두산 불펜엔 검증된 투수가 드물다. 지난해 필승조로 기용된 홍건희, 정철원, 김명신, 박치국은 모두 올 시즌 부진 탓에 2군을 다녀왔다. 그 공백을 영건들이 메웠는데, 한 명 한 명이 1이닝씩 맡는 안정적 형태는 아니다.등판 횟수도 잦다. 이병헌과 최지강이 35경기로 등판 공동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신인 김택연이 29경기(공동 24위)로 뒤를 잇고 있다.눈에 띄는 게 승계주자 실점이다. 두산 불펜은 9이닝당 탈삼진 평균 7.47개(6위)를 기록 중이다. 두산은 불펜진이 등판할 때 승계 주자가 180명으로 가장 많다. 그런데 승계 주자 실점률은 27.8%로 리그 최저 1위다. 수로 따져도 50명(5위)뿐이다. 구원 투수가 다음 투수에게 물려준 주자 실점 비율도 29.9%(1위)뿐이다. 문자 그대로 '계투', 릴레이 계주나 다름없다.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로 실점을 막고 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지난해 홀드·세이브 상황 고려하거나 1이닝 투구 제한 등 정석적으로 불펜을 운용했으나, 올해는 원포인트 기용도 망설이지 않는다. 검증된 투수가 적은 만큼 과감하게 스위치하며 실점을 최소화한다. 불펜 소모가 큰 대신 두산은 5월 승률 1위(16승 2무 8패)를 기록할 수 있었다.필승조 자원을 다 소진해도 마무리 투수가 등판하기 전 주자가 쌓이는 위기 상황(High Leverage)을 회피할 방법은 없다. 이승엽 감독은 이때 '루키' 김택연을 올린다. 그의 역할을 8회를 막는 셋업맨에 국한하지 않는다. 김택연은 9이닝당 탈삼진 10.01개를 기록 중인 구위파 투수다. 상황과 상대 타순을 고려한 최고 위기 때 김택연이 나서 불을 끄면, 마무리 홍건희가 바통을 건네 받는다. 마지막 위기 때 주자들을 모두 묶어버리면서 불펜 전체가 버틸 수 있는 구조다. 김택연이 올 시즌 이어받은 주자 14명 중 득점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김택연은 "나 말고도 팀에 불펜 출장 1위가 두 명이나 있다. 그만큼 두산이 힘든 경기를 많이 했다"면서도 "팀이 높은 순위(10일 기준 3위)에 있으면 불펜 투수들이 많이 출전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타자 선배님들께서 도와주시면 쉬는 날도 생기는 법이다. 다른 일엔 신경 쓰지 않고 난 내가 맡은 역할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불펜 투수들이 하나가 돼 파이팅을 외치는 분위기가 막내인 내게도 느껴진다. 그러니 모두가 잘할 수 있는 것 같다"라며 웃었다. 효과적인 전략을 짠다고 해도 불펜 부담은 장기 레이스에 치명적 약점이다. 이승엽 감독은 11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아직 장마 기간이 오지 않았는데, 그때까지는 일단 버텨야 하겠다"며 "장마가 시작되면 휴식을 취할 수 있고, 전반기를 끝마치면 올스타 브레이크도 있다. 그때까지는 선수들이 조금 달려야 하겠다"고 전했다.이 감독은"지난 토요일(8일) 경기 때도 3점 차에 승부(9회 3점 차에서 2점 홈런 허용)를 알 수 없었다"며 "당연히 우리 불펜 투수들의 체력을 고려하고 있다. 항상 이들을 생각하고 아끼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면 좋겠다. 꼭 나가야 할 때만 내고, 휴식을 취해야 할 때는 취한다. 지난 주엔 시소 게임이 많아 던지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던지지 않아도 될 상황 때는 풀 시즌이 처음인 선수들이니 쉬게 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6.1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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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던질 수 있냐" "할 수 있습니다" 48구 이로운의 3이닝 세이브 [IS 스타]

SSG 랜더스 오른손 불펜 이로운(20)이 데뷔 첫 세이브를 해냈다.이로운은 6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 4-0으로 앞선 7회 초 등판, 3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세이브를 챙겼다. 지난해 1군 데뷔한 이로운은 이날 전까지 통산 78경기에서 12홀드를 기록했지만, 세이브가 없었다.삼성 상대 7회와 8회를 피안타 1개로 막아낸 이로운은 9회 1사 후 강민호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김태훈과 맥키넌을 연속 범타 처리했다. 투구 수가 48개(스트라이크 29개)로 올 시즌 개인 한 경기 최다(개인 최다 59개).전날 마무리 투수 문승원 포함, 불펜 투수 4명을 투입했던 이숭용 SSG 감독은 이로운 덕분에 주말 3연전 투수 운영에 여유를 갖게 됐다. 이숭용 감독은 경기 뒤 "로운이가 3이닝을 너무 잘 막아줬다. 첫 세이브 축하한다. 어린 투수들의 성장이 팀에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며 흡족해했다. 이로운은 "팀이 위닝 시리즈를 달성하는 데 보탬이 된 것 같아 뿌듯하다. 특히 (오)원석 선배(5이닝 무실점)의 승리를 지켜내는 데 일조해 기분이 좋고 올해 목표하신 10승 꼭 이뤘으면 좋겠다. 다음에도 좋은 투구 보여주겠다"며 "7회에 등판 때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기 때문에 세이브에 대한 생각은 못 하고 있었는데, 감독님께서 더 던질 수 있냐고 먼저 물어보셔서 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렸다. 감독님께서 믿고 맡겨주셔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고 감사드린다는 말씀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주중 3연전을 1패 뒤 연승으로 마친 SSG는 지난달 30일 시즌 8연패에서 탈출한 뒤 7경기에서 6승을 따내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31승 1무 29패로 4위 삼성(33승 1무 27패)과의 게임 차를 2경기로 좁혔다. 이로운은 "오늘 많은 팬 분들이 야구장을 가득 메워주신 덕분에 큰 힘을 얻을 수 있었고, 사직(주말 롯데 자이언츠 3연전) 내려가서도 열심히 던져서 좋은 결과 가지고 돌아올 수 있게 하겠다"며 힘주어 말했다. 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6.0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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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수원] 이강철 감독 "김경문 감독과 인사, '함께 올라갑시다' 하시더라"

"'복귀 축하드린다. 건강하십시오' 하니 김경문 감독님도 '잘해서 함께 올라갑시다' 하시더라. 나도 '같이 올라가시죠'라 했다."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모처럼 '최연장자' 타이틀을 뗐다. 선배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이 현장에 복귀한 덕분이다. KT는 4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2024 KBO리그 정규시즌 한화와 맞대결을 치른다.이날 경기는 야구계가 모두 주목하는 빅 매치로 꼽혔다. KT가 7위, 한화가 8위라서는 아니다. 한화가 2일 발표, 3일 취임식을 진행한 김경문 감독의 현장 복귀전이라서다. 2004시즌 두산 베어스에서 사령탑으로 데뷔한 김 감독은 2011까지 두산을 맡다 사퇴한 후 그해 NC 다이노스와 계약, 2018년까지 팀을 이끌었다. 두 팀에서 총 열 차례 포스트시즌, 네 차례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루며 당대를 대표하는 '명장' 중 한 명으로 꼽혔다.김경문 감독은 2018년 6월 3일 성적 부진에 책임지며 물러났고, 2019년부터 2021년까지는 국가대표팀 감독만 맡고 프로야구 현장에 돌아오지 않았다. 이후 2022년 LA 다저스 마이너리그로 연수도 다녀왔다. 그리고 현장을 떠난지 정확히 6년 만인 지난 3일 취임식에서 한화 유니폼을 입고 복귀를 알렸다. 1958년생인 김경문 감독이 돌아오면서 모처럼 '올드보이'가 귀환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1981년생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이 등장할 정도로 평균 연령이 어려진 가운데 50년대생 감독이 현장에 돌아왔다는 데 의미가 크다.김경문 감독의 복귀로 이강철 감독도 모처럼 최연장자 타이틀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 1966년생인 이 감독은 사령탑 데뷔는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보다 늦지만 나이로는 조금 더 많은 현역 최연장자였다. 그보다 8살 많은 김 감독이 돌아오면서 모처럼 '둘째'가 됐다.4일 한화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강철 감독은 "김경문 감독님의 복귀를 진심으로 축하드린다"고 웃으며 인사를 다녀왔다고 했다. 이 감독은 "'복귀 축하드린다. 건강하십시오'라고 전했고 김 감독님도 '아래 팀끼리 함께 잘해서 올라갑시다' 하시더라. 그래서 '같이 올라가시죠'라고 답했다"고 말했다.이날도 화제 중 하나는 문상철, 오재일, 그리고 이젠 팀을 떠나 없는 박병호였다. 문상철의 활약, 그리고 지난주 이적 후 첫 홈런을 터뜨린 오재일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이강철 감독은 KT가 선발의 팀이라는 평가에 "지금은 방망이 팀"이라고 웃으며 "선발 투수들 없이 한두 달을 하려니 정말 힘들었다"고 돌아봤다.버티게 해준 기둥 중 하나가 문상철이다. 문상철은 올 시즌 타율 0.316 OPS 0.933 10홈런 30타점 26득점으로 팀 4번 타자로 우뚝 섰다. 박병호와 주전 경쟁을 이겨냈고, 결국 박병호는 트레이드로 삼성을 향했다. 반대 급부로 온 오재일은 2일 KIA전에서 홈런을 때리며 타격감이 좋아질 계기를 마련했다. 이강철 감독은 "오재일이 어떻게든 결과를 낼 수 있게 대타 타이밍을 보고 있었다. 스윙 궤적 상 맞을 것 같아 냈다. 홈런까진 안 바랬는데, 나왔다. 본인에게도 좋은 일이고,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더 편하게 쓸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오재일이 좋아지더라도 주전 문상철의 입지가 단단하다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강철 감독은 "오재일이 수비는 좋지만 지금 상철이가 너무 잘 친다. 수비도 많이 좋아졌다. 많이 나가면서 수비 때 다리도 잘 움직인다. 굳이 대수비를 낼 필요가 없더라"고 했다.이강철 감독은 문상철의 성장에 대해 "지난해 많은 기회를 받으면서 선수 본인의 마음이 편해진 것 같다. 지난해 정말 좋았는데 올해도 스타트를 잘 끊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병호가 안 좋을 때 들어갔는데 그때 빨리 자리 잡았다. 어차피 프로는 자리 싸움"이라며 "누가 빨리 자리 잡느냐에 대한 생존 경쟁이다. 이렇게까지 상철이가 터질 지 몰랐다. 그런데 수비까지 좋아졌다. 지난해 펑고를 치면 넘어지기만 했는데, 이젠 잘 움직인다. 상철이와 재일이가 잘 공존하면 좋겠다"고 웃었다.수원=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6.0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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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MVP] '장타 본능' 되찾은 유강남 "김태형 감독님, 계속 웃게 해드릴 것"

부진 탓에 겪은 2군 생활에서 초심을 되찾았다. 롯데 자이언츠 주전 포수 유강남(32)은 "앞으로 계속 만회하겠다"라는 다짐을 반복했다. 유강남은 5월 넷째 주 출전한 6경기에서 타율 0.353(17타수 6안타) 3홈런 6타점, 장타율 0.941을 기록했다. 이 기간 홈런 부문 공동 1위, 장타율 1위였다. 최하위(10위)였던 롯데가 1위 KIA 타이거즈와의 홈(부산 사직구장) 3연전(21~23일) 전승, 4위였던 삼성 라이온즈와의 이어진 홈 3연전에서 2승 1패로 위닝시리즈를 거두는 데 힘을 보탰다. 유강남이 홈런을 친 경기에서 롯데는 모두 승리했다. 조아제약과 본지는 유강남을 5월 넷째 주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유강남은 "전준우 선배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져 있는 상황에서 상위권 팀들과 만났는데, 5승(1패)을 거두는 데 조금은 도움이 된 것 같다. 그동안 부진했다. 이번 수상이 나를 더 다그치는 계기가 될 것 같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유강남은 4월 중순까지 출전한 17경기에서 홈런 없이 타율 0.122에 그쳤다. 결국 4월 15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그는 2023시즌을 앞두고 4년 80억원에 롯데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한 고액 연봉자다. 롯데 이적 첫 시즌에도 타율 0.261·10홈런에 그쳤다. 롯데팬은 유강남의 부진에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는 2군행. 유강남은 현실을 인정했다. 그는 "'내가 왜 2군을 가나'라는 생각보다 '이게 당연한 것이다. 작은 변화라도 해내기 위해 무엇이든 해보자'라고 마음먹었다"라고 돌아봤다. 2군에서도 타격감 회복은 더뎠지만 "포기하지 말자. 끝까지 가보자"라고 마음속으로 외쳤다고.초심을 돌아보는 계기도 있었다. 유강남은 "퓨처스리그 스케줄이 안 잡혔을 때 대학 팀과 연습경기를 했다. 학생 선수들이 프로 선수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프로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큰지 헤아릴 수 있었다. '나도 그럴 때가 있었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더 배트를 많이 돌리게 됐다"라고 말했다. 유강남은 4월 30일 부산 키움전에서 1군에 복귀, 다시 주전 포수로 나섰다. 홈플레이트 뒤에서는 투수들을 잘 이끌었고, 타석에서는 이전보다 나아진 장타력을 보여주며 하위 타선에 무게감을 더했다. 롯데는 5월 21경기에서 12승 8패, 승률 0.600을 기록하며 반등했다. 유강남은 지난 23일 KIA전에서 상대 투수 전상현을 상대로 비거리 135m의 장외 홈런을 쳤다. 환한 미소로 유강남을 반긴 김태형 롯데 감독의 모습이 롯데팬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유강남은 "감독님 표정을 나도 봤다. 시즌 초반 내가 너무 무기력하게 물러나는 타석이 많아서 자책이 컸다. 더 일찍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했다"라고 돌아보며 "'무조건 연습하는 게 살 길'이라는 생각으로 노력했고, 좋은 밸런스도 잡혔다. 그때 감독님이 '그렇게 치면 된다'라고 용기를 줬다. 이제 감독님을 계속 웃게 해드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형 감독이 선호하는 투수 리드도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유강남은 "공격적인 리드를 선호하시는 건 원래 알고 있었지만, 내 방식과 조금 차이가 있었다. 실전에서 느껴야 하는 게 많았다. 많이 배웠고, 생각하고 메모하며 깨우치고 있다"라고 했다. 그동안 응원과 쓴소리를 모두 받으며 롯데팬의 성원을 체감한 유강남은 재차 반등을 약속했다. 그는 "팬을 향해선 '앞으로 더 잘 하겠습니다'라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 팀도 이전보다 좋아지고 있고, 나도 계속 초반 부진을 만회하겠다"라고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6.03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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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잠실] 이승엽 감독 "5월 1위, 타격 코치들-주장 양석환 덕"

최고의 5월을 보낸 두산 베어스가 라이벌 LG 트윈스와 다시 격돌한다. 두 팀 모두 기세는 최고조다.두산은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4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에서 LG와 맞대결을 펼친다. 두 팀 모두 최고의 5월을 보냈다. 두산은 16승 2무 7패(승률 0.696)을 기록했고, LG도 15승 9패(승률 0.625)를 수확했다. 각각 월간 승률 1, 2위다.두산으로서는 제법 의미 있는 성과다. 두산은 지난 3일 LG전부터 시작해 9연승을 거뒀다. 이후에도 5연승을 추가하는 등 상승세를 오래 유지했다. 지난주 주말 KIA 3연전은 1승 2패에 그쳤으나 이번 주중 KT 위즈전에서 위닝 시리즈로 다시 기를 높이고 LG와 만났다.30일 기준 두산의 시즌 순위도 32승 2무 24패(승률 0.571)로 전체 2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데 일등 공신은 역시 타선이다. 두산은 팀 타율 0.279(3위)를 기록 중인 가운데 63홈런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득점도 327점으로 1위. 명실상부한 리그 최강 타선이다.31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 감독은 "지금 팀 타선이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해내고 있다. 양석환, 김재환, 강승호까지 좋은 선수들이 많다. 장타력이 좋으니 작전을 할 필요도 없다. 공격이 원활하게 잘 이뤄진다. 타선이 충분히 제 몫을 해주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타선이 살아나는 데 힘을 쓴 타격 파트, 김한수 코치와 이영수 코치의 공도 짚었다. 이승엽 감독의 '은사'로도 잘 알려진 박흥식 수석 코치 역시 타격 파트에 힘을 보태고 있다.삼성 시절 선배이자 코치, 감독으로 함께 했던 김한수 코치는 이 감독과 함께 두산에 합류했고, 이번 시즌은 타격 파트를 이끌고 있는 인물이다. 삼성 시절 '왕조' 타선을 구축하는 데도 힘을 보탠 걸로 알려져 있다. 김 코치와 함께 하는 이영수 코치는 지난해 호세 로하스와 소통하며 부활에 힘을 보탠 지도자다. 올 시즌에도 양석환 등 주축 타자들과 소통에 앞장서고 있다.이승엽 감독은 "타격 파트의 공이 당연히 크다. 선수들과 잘 대화해준다"며 "수석 코치께서도 당연히 타격 부분에 관여해주신다. 김한수 코치, 이영수 코치까지 세 명이 선수들과 대화하면서 기술적,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시는 것 같다"고 전했다.이 감독은 "전력 분석 파트에서도 경기 준비를 잘 도와주시기에 아직까지는 잘 풀리고 있다. 프로는 성적으로 말해준다. 지난해와 아주 상반되는 팀 컬러를 보여주고 있는데, 선수들도 열심히 해줬지만 코치들이 잘 준비해줬기에 많이 이길 수 있었다"고 했다. 높은 승률을 돌아보면서 주장 양석환의 리더십을 잊지 않았다. 이승엽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그동안 정말 많이 이탈했다. 외국인 투수들(브랜든 와델, 라울 알칸타라 부상 결장)도 빠지고, 주전 유격수(박준영)도 이탈했다. 힘들었을 때 어린 선수들이 그 공백을 정말 잘 메웠다"며 "양석환이 중심이 돼 좋지 않을 때 팀을 뭉치게 한 게 컸다. 그렇기에 공백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었다. 캡틴의 리더십 덕분에 한 달을 굉장히 좋게 보냈다"고 전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3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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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홈런왕 대체한 '4번 타자'여도...고개 저은 문상철 "난 주전이 아니다"

홈런왕이 떠났지만, KT 위즈는 4번 타자 걱정이 없다. 그런데 정작 문상철(33)은 "난 주전이 아니다"라고 고개를 저었다.문상철은 지난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에 4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해 6타수 4안타 5타점 맹활약을 펼쳤다. 팀이 12-3으로 대승을 거두게 하는 일등공신이었다.5타점은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점 신기록이기도 했다. 앞서 2021년 5월 9일 수원 NC 다이노스전, 2023년 5월 10일 수원 NC전, 2023년 10월 7일 수원 한화 이글스전에서 만든 4타점 경기 기록을 경신했다.팀 4연승을 이루는 중요한 승리였다. 최근 상승세를 탔던 두산이라 이강철 KT 감독은 경기 전 우려를 표시했으나 문상철의 방망이는 그 기세를 꺾을 만큼 강했다. 시즌 초 최하위였던 팀 순위는 현재 7위. 잠시 정체기인 것 같아도 6위 SSG 랜더스와 승차는 단 1경기다. 5연패에 빠진 5위 NC 다이노스도 3경기 차로 충분히 사정권에 있다.경기가 끝난 후 취재진과 만난 문상철은 "원정 6연전 첫 경기부터 투수진의 큰 출혈 없이 승리할 수 있게 됐다. 그 점이 가장 좋다"며 타점 기록이 아닌 팀에 보탬이 된 데 기뻐했다. 문상철은 이날 6이닝 1실점 7탈삼진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된 윌리엄 쿠에바스에 대해서도 "그동안 너무 잘 던져주고 있었는데도 승운이 잘 안 따랐다. 동료로서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앞으로 남은 경기가 많다. 쿠에바스도 계속 승수를 쌓으면 되지 않을까. 오늘 승리로 미안함을 조금은 덜었다"고 전했다. 문상철은 '스타'와는 거리가 멀다. 고려대학교를 졸업한 후 KT에 입단해 대형 유망주로 기대 받았으나 꽃피우지 못했다. 2017년 상무 입대 후에는 퓨처스(2군)리그를 평정해 화려한 복귀를 꿈꿨으나 이번에도 1군 적응에 시간이 걸렸다.그러던 중 지난해 드디어 기회를 잡기 시작했다. 생애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112경기) 출전한 문상철은 타율 0.260 9홈런으로 KT 타선에 큰 힘을 보탰다. 한국시리즈에서 고우석(마이애미 말린스)을 상대로 결승타를 때리는 등 존재감도 확실히 남겼다.그리고 올해 드디어 한 계단을 더 올랐다. 이번에도 백업으로 출발했으나 빼어난 성적을 이어간 끝에 주전 1루수, 그리고 4번 타자를 꿰차는데 성공했다. 28일 기준 문상철은 타율 0.322 9홈런 26타점 23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출루율이 0.413, 장타율도 0.531에 달한다.문상철은 묵묵히 활약했지만 본의 아니게 주목을 끌었다. 그가 성장하면서 4번 타자 자리와 주전 1루수 자리를 내놓게 된 박병호가 있어서다. 통산 383홈런을 쳤던 박병호는 팀에 방출을 요청했고, 결국 28일 경기 종료 후 삼성 라이온즈와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다. 문상철은 "(박)병호 형에겐 따로 연락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대신 초심을 잊지 않겠다는 걸 분명히 했다. 박병호의 상대 급부로 KT에 오는 이도 문상철과 같은 1루수인 오재일이다. 커리어는 오재일이 문상철에 앞서지만, 올 시즌 성적은 문상철이 우위다.그래도 문상철은 "사실 지금도 내가 주전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하루하루 경기만 보고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내가 한 번도 주전이었던 적이 없다. (오재일 선배가 왔다고) '아 또 경쟁해야 하나'라는 마음은 전혀 없다. 나중에 시간이 흘러 돌아봤을 때 '그때 내가 주전이었지' 정도로만 떠올릴 것 같다"고 답했다. 문상철은 최근 인터뷰로 화제를 모았다. 24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친 후 방송 인터뷰에서 중계진에게 "늦게 꽃피웠다. (과거 문상철처럼) 퓨처스팀에서 버티며 1군을 꿈꾸는 서른 살의 타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라는 질문을 들었다.문상철은 그에 대해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이런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며 "내가 1군에서 이렇게 야구할 수 있다면, 그 어떤 선수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절대 포기하지 말고 어느 날 올지 모르는 그 한 번의 기회를 잡기 위해 준비했으면 한다"고 답했다.문상철에게 이에 대해 다시 묻자 "사실 지금보다 더 잘하는 선수가 됐을 때 그런 말을 꼭 전해주고 싶었다. 아직 그런 말을 할 시기는 아닌데 먼저 물어주셨다"고 조금 부끄럽다는 듯 말했다. 그는 "프로 유니폼을 입었으면 다 똑같은 선수다. 그러새 누구나 다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이 한 명씩 유니폼을 벗을 때마다 안타까웠다. 나도 2군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고, 다른 팀 선수라도 2군에 오래 머물던 선수가 1군에 올라와 경기하는 걸 보면 뿌듯했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꺼냈다"고 설명했다.결국 기회는 오고, 기회를 잡으면 더 큰 꽃을 피우는 법이다. 문상철은 타격감에 대해서도 결국 기회를 이유로 들었다. 그는 "지난해 많은 경기에 출전했던 게 가장 크다. 100경기 이상 소화한 시즌이 한 번도 없었는데 지난 시즌 경험을 많이 쌓았다"며 "타석 수도 늘었고 여러 상황도 마주하다 보니 좋을 때와 안 좋을 때의 경험이 같이 생겼다. 그래서 타석에서 한결 수월해졌다"고 전했다.지난해에도 최하위에서 2위까지 비상한 KT는 올해도 최하위를 넘어 5위 이내가 가시권이다. 당시 백업 1루수였던 문상철이 이제는 팀의 4번 타자로 중심에 섰다. 문상철은 "지금 우리는 완전체가 아니다. 그럼에도 잘 버티고 있다"며 "빠졌던 선발 투수들이 돌아오기 시작하면 더 올라갈 수 있다. 선수들 모두 그걸 알고 있다. 순위가 처져 있을 때도 분위기는 가라앉지 않았다"고 말했다.문상철은 홈런왕, 타점왕 같은 화려한 목표를 세우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생존을 꿈꾼다. 문상철은 "부상 없이 시즌 끝날 때까지다. 1군에서 계속 팀과 함께 경기하는 게 내 유일한 목표"라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29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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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양의지 이제 맘 놓고 쉰다, 진흥고 후배 김기연이 있으니까

지난해 친정팀에 돌아온 양의지(37·두산 베어스)는 포수 마스크를 쉽게 벗을 수 없었다. 포수로 총 773이닝을 소화했다. 30대 후반 나이인 그에게 상당히 많은 숫자다.약한 백업층이 문제였다. 백업 포수 장승현은 노련하게 투수를 리드하는 수비형 포수였다. 타율 0.158로 타격에선 큰 역할을 못 했으나 수비에선 걱정이 없었다. 백업 포수로는 충분했지만, 팀 사정이 문제였다. 그해 팀 타율 9위(0.255)였던 두산은 타선에 장승현을 배치할 경우 득점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호세 로하스, 김재환, 양석환 등 지명 타자 출전이 필요한 다른 선수들이 있는 것도 이승엽 감독이 고려할 문제였다.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양의지는 지난 22일 잠실 SSG 랜더스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대타로만 한 타석을 소화했다. 지난 15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입은 부상이 낫지 않아서다. 당시 최형우의 파울 타구에 왼쪽 무릎을 맞았는데 회복이 쉽게 되지 않았다.양의지는 21일 SSG전에서도 결장했고 앞서 18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출전하지 않았다. 최근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도 지명 타자로 출전하는 정도다. 그런데 그 공백이 쉬이 느껴지지 않는다. 공격형 포수 김기연(27)의 존재감이 크다. 김기연은 22이 기준 2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1 2홈런 출루율(0.346)과 장타율(0.425)을 합친 OPS는 0.771을 기록 중이다. 양의지에 비할 바는 아니어도 타선에서 한 몫을 하기 충분한 성적이다.두산으로서는 김기연이 '복덩이'다. 김기연은 지난겨울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 트윈스에서 두산으로 이적했다. LG의 주전 포수는 박동원이었다. 리그 입지는 양의지가 더 높았지만, 3살 더 어린 박동원은 아직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어 백업 포수의 역할이 덜 필요하다. 2023년 통합 우승의 원동력이 두터운 선수층 탓에 김기연은 보호 선수에 들지 못하고 두산에서 새 기회를 얻었다.김기연은 그 기회를 완벽하게 살리고 있다. 22일 SSG전 승리 후 본지와 만난 김기연은 최근 활약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경기에 나가 내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내가 아직 무엇이 부족하고, 무엇을 더 발전시켜야 할지 스스로 확실하게 알고 있다. 준비해야 할 게 많다고 생각한다"고 했다.3할 타율의 비결에 대해 묻자 "타격 결과에는 최대한 신경쓰지 않는다. 그저 투수의 공에 타이밍을 맞추겠다는 생각만 한다. 코치님들께서도 항상 '충분히 잘 하고 있다. 너무 욕심내지 말자'고 말씀하신다. 그래서 조금은 편한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고 전했다.LG 시절 포수 수비에서 합격점을 받지 못했던 김기연은 두산에 와 나날이 좋은 평가를 받는 중이다. 특히 어린 투수들을 편하게 하는 리드로 양의지의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 하지만 김기연은 이런 평가에 대해 "내가 느끼기엔 아직 부족한 게 너무나도 많다. 내 눈엔 모자란 게 확실하게 보인다. 나 스스로 만족이 안 된다. 갈 길이 멀다"고 웃었다. 양의지는 팀 선배인 동시에 그의 광주진흥고 선배기도 하다. 열 살 차이 대선배라 김기연에겐 조금 어렵지만, 그만큼 양의지가 그를 잘 챙겨준다고 했다. 김기연은 "선배님께서 정말 잘 챙겨주신다. 첫 홈런이 나왔을 때는 축하한다며 배트도 사주셨다. 항상 옆에서 '더 자신있게 해'라며 응원해주신다"고 전했다. 김기연은 "사실 워낙 대포수시다 보니 아직은 조금 어렵다. 선배님께 쉽게 먼저 다가가지 못했다"고 웃으면서 "그래서 오히려 더 다가와 도와주시고, 알려주신다"고 했다.김기연은 "어차피 목표는 주전 포수"라고 당찬 목표를 전했다. 김기연은 "백업 포수지만, 경기를 최대한 많이 나갈 수 있다면 모두 내게 좋은 경험이 될 거고 향후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어차피 목표는 주전 포수이니 기회가 될 때 최대한 많이 나가보고 싶다. 지금은 대한민국 최고의 포수가 계시니 백업으로 많이 나가면서 확실하게 배우겠다. 후일 주전 포수가 됐을 때 훨씬 더 잘할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23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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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스타] 레전드 잡은 '두산 수호신' 김택연..."마운드 위에선 타자 이름 안 볼래요"

"최정(37·SSG 랜더스) 선배님은 누구나 잘 아는 상대 타자시다. 긴장도 했지만, 마운드 위에서만큼 타자 이름을 안 보고 승부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저 내 공을, 100% 던지려고 했다."19살 김택연(두산 베어스)은 이미 마음가짐도, 구위도 원숙해져 있었다. KBO리그 최고 타자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힘으로 덤빈 그가 두산의 승리를 지켜냈다.김택연은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리그 정규시즌 SSG와 홈 경기 7회 초 1사 3루 위기 때 구원 등판해 1과 3분의 2이닝 퍼펙트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2승을 수확했다.말 그대로 팀을 '구원'하는 등판이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최근 불펜 투수들을 최대한 짧은 이닝으로 기용하며 승리 지키기를 시도했다. 이날도 6회까지 1-0으로 리드하던 상황을 지키기 위해 6회와 7회 김강률과 이병헌, 최지강을 모두 올렸다. 그러나 의도한 대로 되지 못했다. 최지훈에게 동점 3루타를 맞으면서 무사 3루, 역전 위기까지 몰렸다. 이후 첫 타자 박성한은 잡았으나 SSG 타선의 중심인 최정과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두산을 기다렸다.가장 위급할 때 낸 카드는 다름 아닌 열아홉살 루키 김택연이었다. 전날에도 9회 동점 위기에서 세이브를 기록했던 김택연은 다시 한 번 팀을 지켜냈다. 첫 상대는 통산 471홈런의 최정. 갓 데뷔한 김택연이 상대하기엔 너무도 묵직한 이름이었다.하지만 이미 메이저리거들을 상대로도 헛스윙 삼진을 얻어 본 김택연이다. 그는 최정에게도 겁먹지 않고 덤벼들었다. 최정과 풀카운트 승부까지 끌고 간 김택연은 결국 직구를 스트라이크존에 꽂아 헛스윙 삼진으로 위기를 돌파했다. 후속 타자 에레디아 역시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 이날의 승부처를 지배했다. 이날 그의 투구는 기록된 구원승 이상으로 값어치를 했다할 만큼 뛰어났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택연은 "최정 선배님은 누구나 잘 아는 상대 타자"라면서도 "긴장도 했지만, 마운드 위에서만큼 타자 이름을 안 보고 승부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저 내 공을, 100% 던지려고 했다"고 소감을 전했다.나이는 어려도 공 배합은 노련했다. 김택연은 "(포수인) 김기연 형이 미트를 몸쪽 높은 코스에 대줘서 던졌다. 몸쪽 사인이었다"며 "변화구로 헛스윙을 유도한 후 몸쪽 높은 코스에 헛스윙을 얻었으니 타자의 시야가 많이 흩어졌을 거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노련한 배합은 연구의 결과다. 김택연에게 경기 후 복기 내용을 묻자 "내가 던질 때 생각했던 이미지가 있고, 실제 던졌던 공이 어땠는지를 또 확인한다. 변화구는 피치 터널에서 슬라이더가 많이 벗어나는 경향이 있었다. 요새는 그 여부를 많이 확인한다. 인 하이 코스를 던질 때 타자 반응도 본다"고 했다.김택연은 "스트라이크존 좌우보다는 상하로 많이 던지려고 한다. 변화구를 더 가다듬어야 한다. 커브가 좀 좋아졌는데 아직 많이 부족하다"며 "미국에서도 직구가 좋은 투수들은 상하를 정말 잘 쓴다. 스펜서 스트라이더(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게릿 콜(뉴욕 양키스)이 정말 직구를 잘 쓴다고 생각해 많이 참고한다. 포수 선배님들도 높게, 낮게 미트를 대 준다. 나도 2스트라이크 이후에는 확실히 낮게, 높게 던지려고 한다"고 전했다.이날 호투로 김택연은 2승 1세이브 3홀드와 함께 평균자책점이 1.90까지 낮아졌다. 김범석(LG 트윈스) 전미르(롯데 자이언츠) 등 경쟁자가 많지만, 그 역시 신인왕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힌다. 하지만 김택연은 "지금 당장은 신인왕에 대해 생각할 때는 아닌 것 같다. 더 발전해야한다"고 고개를 저었다. 선발 투수 욕심이 없냐고 묻자 "강점인 직구를 살리기 위해 변화구를 더 연마해야 한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다. 다치지 않고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고도 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5.22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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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초구 스트라이크 85.7%’ 우리가 알던 '대전왕자' 문동주가 돌아왔다

문동주(21·한화 이글스)가 돌아왔다.문동주는 지난 21일 대전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고 시즌 2승을 수확했다. 올 시즌 첫 무실점 경기였다.비결은 제구력이었다. 그가 지난달 평균자책점 8.78을 기록하고 2군을 내려갔을 때도 구속이 아닌 제구 문제였다. 21일은 달랐다. 그가 던진 66구가 모두 완벽했던 건 아니지만, 초구만큼은 확실하게 잡고 갔다. 총 14타석을 상대한 가운데 초구가 12번(85.7%)에 달했다. 이날 최고 157㎞/h를 기록한 문동주에게 카운트를 선점당하면 타자는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질 낮은' 스트라이크도 아니었다. 문동주는 초구만큼은 철저히 스트라이크존 경계선 근처로 제구했다. 높낮이 구분이 확실하니 LG 타자들도 쉽사리 공략할 수 없었다. 부진하던 시기 말을 듣지 않던 커브(20일 이전 피안타율 0.385)도 이날은 완벽하게 통했다. 불리한 카운트에 몰리질 않으니 타자들이 좀처럼 직구와 타이밍이 다른 커브에 대응하지 못했다. 23일에 걸친 조정 결과였기에 뜻깊었다. 문동주는 지난달 28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에서 3과 3분의 1이닝 10피안타(3피홈런) 9실점을 기록한 뒤 이튿날 2군으로 내려갔다. 2군서 바로 공을 잡지 않았다. 선수와 구단 모두 투구를 바로 재개하기에 투구 밸런스가 좋지 않다며 시간을 늦췄다.문동주는 지난 14일에야 처음으로 1이닝을 소화했다. 당초 18~19일 정도에 2군에서 추가 등판을 소화하려 했으나 외국인 투수들의 부상으로 1군 복귀 일정을 당겼다. 계획보다 빠른 복귀였는데도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문동주는 경기 후 "(복귀전이라) 긴장됐지만 긴장 안 한 척하려고 노력했다. 긴장감 덕에 좋은 피칭을 했다. 운이 잘 따른 경기라 생각한다. 아직 컨디션이 더 올라와야 한다"고 돌아봤다.2군 생활을 돌아본 문동주는 "캐치볼 30분은 기본이었다. 캐치볼 후 혼자 볼 박스를 갖다 놓고 혼자 네트 스로우도 하고 섀도 스로우도 했다. 혼자 소리도 질러보고, 공도 땅바닥에 던져봤다. 초등학교 때 배웠던 것까지 다 끄집어내며 멘털을 정비했다"고 설명했다. 부활은 혼자 이룬 게 아니었다. 한화 퓨처스팀이 그를 살리기 위해 전력으로 애쓴 결과였다. 문동주는 "퓨처스 이대진 감독님, 박정진 코치님, 마일영 코치님, 정우람 코치님께서 많이 신경 써주셨다. 감사하다. 그 시간이 없었다면 오늘 피칭은 꿈도 꿀 수 없었다"며 "2군에서 아주 힘들었는데, 멘털이나 투구 등 모든 부분에서 잘 돌봐주셨다. 선배님들도 '긍정적으로 생각하자'고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23일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준비 잘하고 올라와 다행인 것 같다"고 했다.한화는 류현진을 제외하면 선발진에 열아홉 살 황준서와 조동욱이 전부였다. 문동주가 2선발을 맡아야 할 상황. 그는 "내가 없는 사이 준서와 동욱이가 너무 잘 던져줘 고맙다. 맛있는 것 많이 사주겠다"고 웃으면서 "그동안 현진 선배님만 로테이션을 돌았다. 내가 옆에서 힘이 될 수 있도록 (남은 시즌도 내가) 잘 이겨낼 거라 믿는다. 지금까지 잘 이겨 내왔다. 앞으로도 어렵겠지만 분명 잘 이겨낼 거라 믿는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2024.05.22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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