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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프로야구 위기 "올 시즌 끝나면 부도 나는 구단도 있을걸요"

프로야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딛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 21일부터 다른 팀간 연습경기가 열리고, 5월 5일에는 고대하던 2020시즌 KBO리그가 개막한다. 개막이 반갑지만 10개 구단 분위기는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올 시즌이 끝나면 각 구단에 미칠 경제적 여파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각 구단은 올해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최대 반 토막이 날 거라 내다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러야 하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야구단 매출은 보통 광고수입, 입장수입, 임대수입, 사업수입 등을 통해 이뤄지는데 가장 큰 수입 항목은 광고수입이다. 한 구단의 전체 매출액 400~600억 중에서 광고수입이 60~70%에 달한다. 그런데 무관중이 되면 광고 효과가 떨어진다. 구장내 현수막 광고와 전광판 광고 등이 무용지물이 된다. 창원 NC파크 현수막 광고는 이달 중순까지도 다 팔리지 않았다. 키움 히어로즈를 제외하고 9개 구단은 모두 모기업이 있다. 그래서 모기업이 주로 광고를 통해 야구단 수입을 올려줬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경제가 마비되면서 기업 상황도 좋지가 않다. 임원들의 연봉 삭감은 물론 일반 직원도 무급 휴직을 하는 곳이 있다. 모기업에서도 야구단에 지원하는 광고수입을 줄일 수밖에 없다. 야구단 매출 중 두 번째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입장수입은 제로에 가까울 것이다. 코로나19 상황이 좋아지면 관중 경기로 바뀔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당분간 종식되기는 어렵다는 전문가 의견이 많다. 경기장 입장을 허용해도 관중 수가 예년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입장수입은 인기 구단의 경우 100억원이 넘는다. 관중이 없으면 임대 수입, 사업 수입도 올리기 쉽지 않다. 구장내 음식점도 열지 못하고, 관중이 내는 주차 수입도 없다. 유니폼, 응원도구 등 팀 상품 판매도 줄어든다. 이래저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보인다. 오죽하면 KBO 사무국 고위 관계자는 "야구 인기가 최악이었던 2000년대 초반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올 시즌이 끝나면 부도 나는 구단이 있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결국 허리띠를 졸라 멜 수 있는 부분은 인건비다. 이미 야구단 임원과 실무진들은 연봉 삭감 분위기를 받아들이고 있다. 문제는 야구단 인건비의 가장 큰 지출인 선수 연봉이다. 올해 10개 구단 선수 512명(신인·외국인 선수 제외) 연봉 규모는 739억7400만원이다. 한 팀당 선수에게 지급하는 연봉이 평균 70억원 정도다. 신인과 외국인 선수 연봉까지 더해지면, 100억원이 넘을 것이다. 반 토막 난 매출의 30~50%에 달하는 수치다. 코로나19로 메이저리그(MLB) 개막이 기약없이 늦춰지면서 MLB 사무국은 직원 임금을 보전하기 위해 고위직 임원의 올해 연봉을 평균 35% 깎기로 했다. 또 선수들의 연봉도 줄이기로 했다. 애초 정규리그 개막일로 편성한 지난 3월 27일부터 5월 말까지 60일 동안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 부상자 명단에 오른 선수, 마이너리거들에게 연봉 선지급 개념으로 1억7000만 달러(2100억원)를 줬다. 선지급금 분배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초고액 연봉 선수들이 많이 양보했다. 올해 연봉은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가 2100만달러(256억원),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2000만달러(244억원)다. 시즌이 정상적으로 개막했다면, 정규 시즌 186일(팀당 162경기)간 일당이 추신수가 11만2900달러(1억3787만원), 류현진 10만7500달러(1억3130만원)가 된다. 그러나 추신수와 류현진 등 고액연봉자 일당은 5월 말까지 2개월간 20분의 1로 줄어 매일 4775달러(580만원)씩 받고 있다. MLB가 개막하면 경기 수에 비례해 연봉을 받을 예정이다. 무관중 개막설이 나오면서 연봉 지급에 대해 다시 논의해야 된다는 움직임도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이탈리아 세리에A 등 유럽 축구는 선수들이 자진해서 임금 삭감에 나섰다. 그 바람이 한국프로축구에도 당도했다. 프로축구선수협회도 최근 "임금 삭감에 대해 프로축구연맹과 각 구단과 협의해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KBO리그는 아직 고통 분담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이 안 되어 있다. KBO 사무국 고위 관계자들도 연봉 삭감을 하겠다는 의견이다. 염경엽 SK 와이번스 감독도 "강요할 순 없지만 선수단도 고통 분담에 나서야 한다. 연봉의 10%를 기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위기 의식이 없어 보인다. 구단은 물론 KBO리그가 전체적으로 힘든 상황인데 선수들끼리 이런 분위기를 알고 있는지 묻자 동문서답만 한다. 프로야구선수협회도 아직 움직임이 없다. 올해 매출 반 토막이 난다면, 결국 내년에는 선수 연봉부터 대폭 낮출 수밖에 없을 것이다. 코로나19 위기는 KBO 사무국만의, 구단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을 선수들도 곧 알게 될 것이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2020.04.21 15:05
축구

축구연맹과 선수협 대화 시작…정확한 '상황 파악'이 우선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축구연맹)과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선수협)가 대화를 시작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K리그를 포함한 한국 스포츠 산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처럼 K리그 선수들의 급여 삭감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제기됐다. 선수협은 "축구연맹과 구단 그리고 선수협이 하루빨리 함께 머리를 맞대고 현실적인 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토의를 나눴으면 한다"고 발표했다. 축구연맹도 환영했다. "K리그 위기 상황에서 선수협이 먼저 리그와 구단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연봉삭감 협의를 제안해 온 것을 환영한다. 합리적이면서도 실효성 있는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선수협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설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축구연맹과 선수협 실무진들이 먼저 이번 주중 첫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합리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화가 오가고, 최대한 많은 이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결론이 나오길 기대한다. 단, 이렇게 되기 위해서 정확한 '상황 파악'이 우선되야 한다. K리그와 구단들이 실질적으로 어느정도 피해를 볼 것인 지에 대해 공감할 만한 자료가 필요하다. 지금 공개된 유일한 자료는 축구연맹이 발표한 575억원이다. 축구연맹은 "올해 축구연맹과 K리그 22개 구단의 전체 매출 손실액이 약 575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K리그 전체 매출액의 15%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추정치에 불과하다. 2개 구단은 축구연맹에 자료제출도 하지 않았다. 불완전한 통계를 가지고 피해 손실이 크니 선수들도 연봉 삭감에 동참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구단 마다 피해액이 다르다. 이 전체 금액을 보고 선수들에게 일괄적으로 연봉 삭감을 강행할 수 없는 일이다. 또 고액 연봉 선수도 있지만 연봉 삭감 시 생계가 흔들리는 저액 연봉 선수들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삭감 기준을 정하기 위해서라도 정확한 상황 파악이 우선시 되야 한다. 유럽과 같은 기준을 놓고 행하는 것도 위험하다. 유럽 구단과 K리그 구단은 수입 구조가 판이하게 다르다. 유럽은 중계권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K리그는 모기업와 지자체 지원금이 가장 크다. 이런 차이를 인정하고 K리그 환경에 맞는 삭감을 위해서라도 정확한 상황 파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선수협이 대화의 첫 번째 전제 조건을 구단들의 실질적인 재정 손실에 대한 근거자료를 요청한 이유다. 이는 선수협 스스로 정한 방식이 아니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가 정한 가이드라인을 따르는 것이다. 선수협 긴급이사회에 참석한 이근호(울산 현대) 선수협회장 역시 "우선 코로나19로 인한 손실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훈기 선수협 사무총장은 19일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정확한 사태 파악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축구연맹과 구단들이 얼마나 피해를 볼 것인 지에 대해 공감할 만한 자료를 보지 못했다. 유럽은 그런 자료들을 충분히 공개하고 있다. 축구연맹에도 정확한 자료를 요청할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대화를 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분위기를 악용하는 사례는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축구연맹 한 관계자는 "선수협이 먼저 대화를 제안한 것을 환영한다. 어떤 의제로 대화를 먼저 시작할 것인 지 내부 논의를 하고 있다. 서로 필요한 정보를 터놓고 공유를 할 용의가 있다. '무조건 선수들 연봉을 깎아라' 이런 성격의 대화는 절대 아니다. 선수협의 요청을 들어보고, 어떤 자료가 필요한 지도 들어볼 것이다. 합리적인 대화를 통해 가이드라인을 만들 수 있다면 의미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정확한 상황 파악 없이 연봉 삭감을 원하는 건, '강요'다. 구단과 선수들이 작성하는 표준계약서에는 천재지변에 따른 연봉 삭감 조항은 없다. 따라서 연봉 삭감은 의무가 아니라 선택이다. 스스로 선택했을 때 가치있는 일이다. 강압적으로 한다면 고통 분담이라는 미명 하에 선수들을 희생의 도구로 만드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또 레알 마드리드의 토니 크로스처럼 연봉 삭감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코로나19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선수들도 분명 존재한다. 그렇기에 심도깊은 대화가 필요하다. 충분한 대화를 통해 의견을 듣고 동의를 구하는 절차와 과정을 지나, 선수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박주호(울산 현대) 선수협 부회장도 "가장 중요한 점은 어떤 경우에도 강요가 있어선 안 된다"고 힘줘 말했다. 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20.04.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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