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돌아온 왕조 응원가, 삼성 선수들은 '이것'으로 화답했다 "왕조 시절로 돌아가자는 의미"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이 안타를 치고 출루하자 더그아웃을 향해 포효했다. 그리고는 두 손을 머리 위로 들더니 무언가를 쓰는 포즈를 취하며 동료들과 환호했다. "(흥 많은) 맥키넌이 다양한 포즈를 취한다"는 전병우의 증언대로 그저 즉흥적인 세리머니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류지혁도, 오재일도 출루하면 모두 같은 포즈를 취했다. 계획된 세리머니였던 것.삼성 선수들의 '새 세리머니'의 정체는 바로 '왕관'이었다. 삼성 라이온즈 공식 유튜브에서 공개한 선수들의 증언에 따르면, 베테랑 내야수 오재일이 '왕조'를 뜻하는 왕관 세리머니를 제안해 정착했다는 후문이다. 시즌 직전 선수단 단톡방에서 세리머니 공모전을 자체적으로 열었고, 오재일이 "왕관을 다시 쓰겠다"라는 의미로 제안했다고 한다. 왕조 응원가의 부활도 함께 했다. 삼성은 올 시즌 '엘도라도' 응원가를 부활시켰다. 해당 응원가는 왕조(2011~2014년) 시절 팀 승리의 응원가로 불렸던 노래로, 저작권 문제로 2018년부터 자취를 감춘 바 있다. 하지만 구단 프런트의 지원으로 7년 만에 응원가가 부활했다. 원태인은 공식 유튜브에서 "엘도라도도 부활을 했고, 다시 그때 그 시절(왕조)로 돌아가자는 의미로 왕관 세리머니가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류지혁 역시 같은 증언을 했다.
삼성은 그동안 다양한 세리머니로 팀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지난해엔 이병규 수석코치의 LG 트윈스 시절 '으쌰으쌰' 세리머니로 팀 분위기를 올렸고, 홈런을 치고 돌아온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SL 힙합 목걸이'는 삼성 선수단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올 시즌 왕조 시절 향기가 풍기는 새 유니폼과 왕조 응원가까지 돌아오면서 선수단은 '왕조 세리머니'로 화답. 어느 때보다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며 새 시즌을 치르고 있다. 삼성 주장 구자욱은 "침체된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나도 선수들도 ‘더 즐겁게, 재미있게 하자’는 분위기를 강조하며 시즌을 치르려고 노력 중이다"라면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는 데 집중하다 보니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이런 분위기가 길게 이어졌으면 한다"라고 힘줘 말했다. 잠실=윤승재 기자
2024.03.28 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