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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창원시의 뒷북 행정, 지자체 야구단 파급력 인지해야

지난 12일 창원시청에선 마산미래발전위원회와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가 기자회견을 열고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마산 재입성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NC가 창원NC파크를 떠나 울산으로 잠시 둥지를 옮긴다는 소식에 조속한 재개장만을 기다려온 시민들의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라며 "창원 시민에게 NC는 단순한 야구단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고동락한 친구이자 동반자이자 창원시민의 자긍심"이라고 밝혔다. 13일에는 창원시체육회가 같은 목소리를 내며 NC 구단을 압박했다. NC는 3월 말 창원NC파크에서 인명 사고가 발생한 뒤 한 달 보름 동안 '떠돌이' 생활 중이다. 선수들은 제대로 훈련하지 못하고, 집에 돌아가 가족을 만날 기회도 적어졌다. 창원시와 창원시설공단, NC로 구성된 합동대책반이 구장 시설을 점검하고 안전조치도 사실상 모두 마쳤지만,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재개장 결정을 내리지 않아서다. 창원시는 내내 소극적이었다. NC 구단이 3월 말 사고 발생 직후 안전진단을 요청하자 뒷짐만 지고 있었다. 여론이 악화하자 사고 발생 닷새 만인 4월 3일 합동대책반을 구성했다. 이미 NC가 자체적으로 안전진단에 돌입한 후였다. 합동대책반은 지난달 28일 사고 원인이던 야구장 안팎에 설치된 루버 313개를 모두 철거했다. NC 구단은 재개장을 기대했다. 그러나 국토부에서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 NC는 국토부와 소통하는 창원시가 보다 적극적인 입장을 내비치길 원했으나, 그러질 못했다. "올 시즌 창원NC파크에서 경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한숨이 터져 나왔다. NC는 리그 파행을 막고자 울산 문수야구장을 임시 대체 홈 구장으로 사용하기로 지난 8일 발표했다. 5월 16~18일 키움 히어로즈전, 20~22일 한화 이글스전, 30~6월 1일 한화전까지 총 9경기 일정이다. 그러자 국토부가 같은 날 "구장 사용은 국토교통부 소관이 아니다. 관리주체 또는 시장과 군수, 구청장에게 그 권한이 있다. 창원NC파크 재개장 역시 창원시나 창원시설공단 또는 구단이 판단할 사항"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그동안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던 창원시는 다음날(9일) "오는 18일까지 창원NC파크 내 시설물 정비를 마칠 계획"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지역 여론 및 상권 악화에 따른 '뒷북 행정'이다. NC는 "창원시가 발표한 일정은 확정된 것이 아닌, 정비 완료 목표다. 구단은 실제 구장 점검 등 완료 여부를 확인하고 내부 논의를 거쳐 향후 계획을 결정할 것"이라고 대응했다. 창원시가 안전 점검을 완료하더라도, 구단이 직접 확인하고 홈 경기 재개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구단과 창원시의 미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창원시는 사고 발생 초기 NC 구단에 책임을 떠넘기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해 야구계가 아연실색한 적도 있다. 이번 사고를 통해 지자체도 야구단의 파급 효과를 재인식해야 한다. 그동안 지자체가 '갑', 야구단은 '을'이라는 인식이 팽배하게 퍼져 있다. 지자체는 각종 허가를 앞세워 구단 위에 군림하려 했다. 야구단은 울며 겨자먹기로 지자체의 눈치를 살펴야 했다. 비슷한 사례는 올해도 쏟아져 나왔다. 대전시는 최근 한화의 신구장 명칭을 '대전'을 넣도록 종용했고, 이후 구단에 특정 조형물 철거를 지시하며 딴지를 걸었다.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앞서 "야구단이 (현 연고지를) 떠날 수도 있다. 지자체에서 계속 갑질하고 야구단의 소중함을 모르면 왜 거기에 있어야 하나. 한번 떠나봐야 지자체가 소중함을 느낀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최근 치솟는 야구 인기와 함께 일부 지자체에서 야구팀 유치에 열을 쏟고 있다. 이번 사태로 야구단이 지역 경제에 끼치는 영향력과 파급력이 얼마나 대단하지 느껴야 한다. 창원시의 '뒷북 행정'이 바뀌지 않는다면 NC의 연고지 이전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더 커질 수도 있다.이형석 기자 2025.05.14 09:03
경제

세금으로 걸그룹 부르고 술판…소상공연합회장 결국 퇴진론

700만 소상공인을 대변하는 소상공인연합회가 안팎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이하 연합회)는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2014년 설립된 법정 경제단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소상공인 폐업이 줄을 잇는 가운데 연합회가 각종 논란에 휩싸이면서 제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달 초 연합회에 엄중 경고와 보조금 환수 등 시정 명령을 내린 것으로 8일 확인됐다. 발단은 지난 6월 말 강원도 평창의 한 호텔에서 열린 연합회 워크숍 행사였다. 코로나19에도 워크숍을 강행한 것에 더해 걸그룹을 초청해 춤판을 벌인 게 문제가 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장사가 안돼 고통받고 있는 소상공인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집행부 등 일부 회원들이 모여 술판을 벌였다는 비판이 연합회 내부에서 터져 나왔다. 중기부는 지난 7월 21일부터 23일까지 연합회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했고 이번에 시정 명령을 내렸다. 중기부는 정부예산을 받아 열린 워크숍에서 걸그룹을 부르고 술을 마신 행사 자체가 부적절했다고 판단했다. 배동욱 연합회 회장에게 엄중 경고를 내린 이유다. 중기부는 배 회장이 연합회의 화환 주문을 배우자가 운영하는 꽃집으로 변경한 것도 임직원 행동 강령 위반으로 봤다. 정부예산으로 산 도서를 되팔아 수익을 챙긴 것도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보조금 환수에도 나섰다. 중기부 관계자는 “걸그룹 초대비용과 보조금으로 산 도서를 팔아 얻은 이익은 반납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연합회 사무국 노조는 배 회장에 대한 퇴진 운동에 나섰다. 연합회 사무국 노조는 8일 성명을 내고 “코로나19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전국 소상공인들에 대한 대변자 및 지원 역할이란 소상공인연합회 본연의 업무를 다할 수 있도록 배동욱 회장이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퇴진 운동과 별도로 연합회 사무국 노조는 배 회장을 횡령 및 배임, 보조금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장기수 연합회 사무국 노조위원장은 “회비 미납 회원에 대해 인하된 회비를 소급 적용해 감면하고 본부장에 대한 인사위원회 개최 없이 권고 퇴직 처리한 것 등을 정부도 문제 삼았다”고 설명했다. 이런 지적이 이어지자 배 회장은 지난 7월 사과문을 발표했다. 배 회장은 당시 “이렇게 어렵고 엄중한 시기에 700만 소상공인들은 물론, 국민에게 심려를 드린 점에 대해 내용의 진위를 떠나 머리 숙여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에 연합회마저 중심을 잡지 못하자 소상공인 사이에선 비판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연합회가 7일 공개한 코로나 19 재확산 이후 소상공인 영향 실태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 대다수(96.4%)는 코로나19 재확산이 경영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피해 규모에 대한 질문에선 10곳 중 6곳(60.0%)이 매출액 90% 이상이 줄었다고 응답했다. 수도권에서 유통 업체를 운영하는 박모(53)씨는“정부를 상대로 소상공인 요구안을 전달해도 마땅치 않을 판에 술판을 벌여서야 되겠나”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소상공인 70% “임대료 공포”…서울 점포 석달새 2만곳 폐업 '노래바' 운영 자매 극단 선택…유서엔 코로나 어려움 적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2020.09.09 08:31
경제

이와중에 걸그룹과 춤판…발칵 뒤집힌 소상공인회 워크샵

지난달 말 강원도 평창의 한 호텔 연회장 무대에 3인조 F 걸그룹이 올라왔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연 2박 3일짜리 워크숍 행사의 마지막 순서였다. 이미 술이 몇잔 돈 상태에서 100여명의 참석자들은 흥에 겨워 박수를 쳤다. 어떤 참석자는 의자에 올라 춤을 추기도 했다. 걸그룹도 이에 호응하는 듯 무대 아래로 내려와 흥을 돋우고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도 했다. 약 15분의 공연은 이렇게 끝났다. 하지만 이 같은 모습이 공개되면서 소상공인연합회 안팎에서 논란이 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장사가 안돼 고통받고 있는데, 집행부 등 일부 회원들이 모여 술판을 벌였다는 비판을 받은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보호법에 따라 2014년 지정된 이익단체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예산 지원도 받는다. 논란 발생 직후 연합회는 화제가 수그러들길 바라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열흘 넘게 연합회 내부 비판과 사무국 노동조합의 지적이 이어지자 결국 집행부가 공식으로 사과했다. 배동욱 소상공인연합회장은 14일 “이렇게 어렵고 엄중한 시기에 700만 소상공인들은 물론, 국민에게 심려를 드린 점에 대해 내용의 진위를 떠나 머리 숙여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해당 걸그룹에 대해선“공연을 주 수입원으로 생활하는 소상공인 연예인 그룹”이라며 “코로나 19로 인해서 생계가 어려운 상황을 전해 듣고 위로하기 위해 마련한 초청 공연”이라고 해명했다. 배 회장은 이어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의도가 아무리 정당하고 순수했다 하더라도 시기적으로 국민의 정서에는 크게 반했다고 생각하고 반성한다”며 “이번 사안을 엄중한 채찍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과 발표는 전날 연합회 소속 단체들이 배 회장에 대한 사퇴 요구를 한 데 따른 대응이다. 13일 한국가스판매업협동조합연합회를 포함한 연합회 소속 16개 단체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배 회장은 이 사태에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금 강조한다”며 “배 회장이 물러나고 연합회가 정상화 될 때까지 비대위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또 “연합회는 지금껏 카드수수료 인하, 상가임대차 문제 개선,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법제화와 최저임금 대응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그럼에도 배 회장이 연합회의 모든 노력을 날려버리고 연합회를 작동 불능 상태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10일엔 연합회 사무국 노동조합이 “연합회가 발주하는 화환을 배 회장 가족이 운영하는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배 회장 측은 “앞으로 그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배 회장의 사과 발표에도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을 거란 의견이 나온다. 비대위(배 회장 반대 측)에 참여하고 있는 임원배 연합회 부회장은 “사과 발표 시기가 너무 늦었다”며 “그날 행사뿐 아니라 다른 여러 문제가 함께 얽혀 있어서 이번 사과만으로 회원들의 화가 진정될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배 회장의 임기는 2021년 3월까지다. 한편 F 걸그룹의 소속사는 "이번 일에 대해 드릴 말씀이 없다"는 입장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연합회에 지원하는 돈은 사용 목적을 사전에 지정한 예산"이라며 "문제가 된 행사 관련 비용에 중기부 예산이 쓰였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2020.07.1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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