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G마켓 신화' 구영배의 귀환, 새 주인 맞은 티몬의 미래는?
1세대 이커머스 플랫폼 '티몬'이 동남아시아 기반 해외 역직구 업체인 큐텐에 매각됐다. 큐텐은 과거 'G마켓' 성공신화로 유명한 구영배 대표가 이끄는 회사다. 업계는 티몬 인수와 함께 14년 만에 온라인 쇼핑 플랫폼 격전지인 한국으로 돌아온 구 대표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이커머스 신화, 구영배의 귀환 6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큐텐은 티몬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지난 2일 체결했다. 인수는 사모펀드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PSA컨소시엄(티몬글로벌)이 보유한 티몬 지분 100%와 큐텐의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의 지분을 교환하는 형태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사모펀드들은 티몬 지분을 큐텐에 넘기며 큐익스프레스가 발행한 신주를 받는다. 티몬과 큐익스프레스 모두 비상장사인 만큼 정확한 인수 금액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업계는 티몬이 2000억원 안팎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의 시선은 티몬을 품에 안은 구영배 큐텐 대표에게 쏠린다. 구 대표는 국내 온라인 쇼핑 업계에서 입지전적의 인물로 통한다. 과거 인터파크 근무 당시 사내 벤처 형태로 G마켓을 창업한 구 대표는 단숨에 G마켓을 한국 오픈마켓 1위 사업자로 올려놓았다. 인터파크는 2009년 자회사인 G마켓을 이베이 측에 매각했는데 총 거래금액만 1조6000억원에 달하는 빅딜이었다. 당시 이베이 측은 구 대표에게 최대 10년 동안 한국 시장에서 이커머스로 경쟁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 대표가 해외에서 역직구 플랫폼인 큐텐을 시작한 배경이다. 구 대표는 동남아시아에서도 이커머스로 승승장구했다. 2010년 싱가포르에서 출발한 큐텐은 빠른 배송과 간편한 결제시스템을 앞세워 싱가포르는 물론 말레이시아, 일본, 인도네시아로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2016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금도 싱가포르에서는 업계 1위다. 만만치 않은 현실 티몬의 미래는 사실상 구 대표가 만들어 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는 치열한 국내 이커머스 환경과 티몬의 녹록지 않은 상황을 돌파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입을 모으고 있다. 티몬의 지난해 매출은 1291억원으로 전년보다 14.6% 감소했다. 영업손실 760억원, 당기순손실 793억원에 달한다. 자본총계는 -4727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글로벌에서도 손꼽히는 온라인 쇼핑의 무덤이 됐다. 특히 쿠팡과 네이버 쇼핑의 물적, 양적 공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또 다른 도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관계자는 또 "티몬의 적자 늪이 깊은 상황에서 구 대표가 이커머스 시장에서 보여준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티몬은 2010년 소셜커머스로 출범한 뒤 네 차례나 주인이 바뀌었다. 기구한 역사와 격변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티몬 직원들은 이제 어지간한 일에는 흔들리지 않는 강한 멘털을 갖췄다고 평가된다. 다만, 티몬은 지난해 7월 피키캐스트 창업자인 장윤석 대표가 신규 선임된 뒤 혁신의 길을 걸어왔다. '이커머스3.0'을 화두로 건 장 대표는 티몬이 가지고 있는 자산을 통해 브랜드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모든 자원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브랜드 풀필먼트'에 집중해 왔다. 전사를 '리모트&스마트워크'로 전환하고, 사옥도 옮겼다. 티몬의 빠른 변화는 이커머스업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티몬은 큐텐과 계약체결 후 사내 공지를 통해 직원들에게 인수 소식을 알렸다. 앞으로 새로운 조직 개편과 인사 제도를 안내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큐텐이 티몬의 새 주인이 된 후 구 대표와 과거 손잡았던 여러 인물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며 "현재 회사를 이끄는 장 대표 체제가 계속 유지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09.07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