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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야구

[송재우의 포커스 MLB] '오타니 길을 간다' 이적 시장 달구는 사사키의 도전

일본 프로야구(NPB)를 대표하는 파이어볼러 사사키 로키(23·지바 롯데 마린스)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 도전한다. MLB 도전 의사를 꾸준히 내비친 사사키는 NPB 역대 최연소(20세 5개월) 퍼펙트게임, 52타자 연속 범타, 17이닝 연속 무안타 등 숱한 기록을 보유한 영건. 지난해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선 일본의 우승을 이끌며 MLB 스카우트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다만 그의 해외 진출 방법은 제한적이다.미일 프로 규정에 따르면 25세 이상 혹은 프로 경력 6년 이상을 뛴 선수는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거쳐 MLB에 진출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국제 아마추어 계약 보너스 풀(슬롯머니)의 영향을 받는다. 사사키가 이 경우에 해당하는데 이렇게 되면 지바 롯데 구단은 물론이고 선수 본인도 적지 않은 금전적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올겨울 MLB 국제 아마추어 계약금 풀은 구단 최대 700만 달러(98억원)를 조금 넘는 수준. 사사키에게 이 금액을 다 몰아줘도 결코 크다고 할 수 없다. 지난해 겨울 LA 다저스와 계약한 야마모토 요시노부(26)의 계약 총액인 3억2500만 달러(4568억원) 수준은 꿈도 꾸기 어려운 수준이다. 사사키는 MLB에 진출하면 사실상 신인 선수로 취급된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으려면 6년이 필요하다. 마지막 3년은 연봉 조정 자격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이는 선배 오타니 쇼헤이(30·다저스)가 걸었던 길과 일치한다. 오타니는 2017년 12월, LA 에인절스와 231만5000달러(33억원)에 계약했다. NPB에서 경력을 좀 더 쌓았다면 더 좋은 조건을 받아낼 수 있었지만, 그의 선택은 '도전'이었다. 오타니는 에인절스에서 6년간 활약한 뒤 지난 겨울 FA로 10년 총액 7억 달러(9834억원) 대형 계약을 따냈다.사사키는 오타니를 목표로 한다. MLB 무대에 2년 먼저 진출, 6년을 빠르게 채운 뒤 FA로 최고의 계약을 끌어내겠다는 계산이다. 좋은 성적을 꾸준히 이어가야 하지만,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친다. 손해가 큰 지바 롯데는 왜 사사키의 MLB 도전을 수락했을까. 이에 대해선 여러 의견이 분분하다.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거라는 추측까지 나오는 등 일본 현지 해석도 제각각인 상황이다. 현재 MLB 다수의 구단이 사사키 영입전에 뛰어들 전망이다. 이미 일본인 스타 2명을 보유한 다저스행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다저스는 국제 아마추어 계약 보너스 풀이 적지 않고, 연고 지역(캘리포니아주)에 일본인이 꽤 많이 거주한다. 오타니가 내년 투수로 복귀하면 6인 선발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 있어 NPB와 흡사한 환경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하지만 오타니가 예상을 뒤엎고 에인절스를 선택한 것처럼 어떤 선택을 내릴지 예단하기 어렵다. 그의 행선지는 이번 MLB 스토브리그를 즐기는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메이저리그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4.11.14 00:02
메이저리그

[송재우의 포커스 MLB] 굿바이! 페르난도 발렌수엘라!

최근 메이저리그(MLB) 대표하는 슈퍼스타는 누가 뭐래도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이다. 올 시즌 MLB 사상 첫 50(홈런)-50(도루) 클럽에 가입한 오타니는 가장 두꺼운 팬층을 보유한 선수로 MLB 선수 중 유니폼 판매량이 1위를 자랑한다. 며칠 전 세상을 떠난 투수 페르난도 발렌수엘라는 '1980년대의 오타니'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의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오죽하면 '페르난도 마니아'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였다. 발렌수엘라 역시 오타니(일본)와 마찬가지로 미국 본토 출신 선수가 아니었다. 멕시코 태생인 그는 축구에만 관심을 보인 조국 사람들에게 야구의 붐을 일으킨 존재였다. 1980년 9월 열아홉 살의 나이로 MLB에 데뷔할 때만 하더라도 훗날 다저스는 물론이고 MLB를 대표하는 스타가 될 거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페르난도 마니아'들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건 발렌수엘라가 첫 풀타임을 소화한 1981년부터이다. 그해 발렌수엘라는 13승 7패 평균자책점 2.48로 맹활약, MLB 사상 첫 신인왕과 사이영상을 동시 수상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게다가 뉴욕 양키스와의 월드시리즈(WS)에서 팀의 우승까지 이끌어 그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은퇴 전까지 총 네 번의 포스트시즌(PS)을 치른 발렌수엘라는 통산 9경기(선발 8경기), 5승 1패 평균자책점 1.98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남겼다. MLB 통산 기록은 173승 153패 평균자책점 3.54.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운 무려 113번의 완투, 31번의 완투를 해낸 '철완'이었다. 발렌수엘라는 다저스에서 11년간 뛰며 개인 통산 승리의 81.5%인 141승을 따냈다. 데뷔 시즌인 1980년과 부상이 있었던 1988년을 제외하면 매년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두 자릿수 승리를 해냈고 특히 1986년에는 21승으로 다승 1위, 사이영상 투표 2위에 뽑히기도 했다. 또한 다저스에서의 마지막 시즌인 1990년에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노히트 노런까지 달성, 최고의 인기 선수로 군림했다. 발렌수엘라가 큰 사랑을 받았던 건 다저스라는 명문 팀의 에이스라는 이유도 있지만 로스앤젤레스(LA)라는 도시에 멕시코 이민자가 많이 살았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런데도 은퇴한 지 27년이 흘렀고 다저스를 떠난 지 34년이 됐어도 그의 유니폼을 입고 적지 않은 팬들이 다저스타디움을 찾는다. 이런 확고부동한 팬층은 은퇴 후 발렌수엘라가 다저스 구단의 스페인어 방송 해설자를 맡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하이 키킹, 와인드업을 하며 하늘로 치켜뜬 눈, 지금은 찾아보기도 힘든 스크루볼로 타자들을 무력화시키던 발렌수엘라(지난 23일 별세)의 모습은 이제 볼 수 없다. 이번 WS에서 다저스 선수들이 부착한 34번 패치는 그가 그렇게 사랑했던 다저스의 우승과 '페르난도 마니아'에게 보내는 그의 마지막 염원과 서비스가 아니었을까 싶다. 오타니 이전에 발렌수엘라가 있었다. 굿바이! 페르난도 발렌수엘라!메이저리그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4.10.31 00:02
메이저리그

[송재우의 포커스 MLB] '불펜이 중요해' 한국과 미국, PS 공통점

현재 한국과 미국 모두 포스트시즌(PS) 열기로 후끈하다. KBO리그는 플레이오프(PO), 메이저리그(MLB)는 챔피언십시리즈(CS)가 막을 올린 상황. 두 나라의 가을야구를 보다 보면 묘한 공통점이 하나 느껴진다. 바로 불펜의 뎁스(선수층)가 승리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MLB의 경우 2022시즌부터 와일드카드 진출팀이 2개에서 3개로 늘어나 단판 승부였던 와일드카드 게임이 3전 2승제인 와일드카드 시리즈로 바뀌었다. 시리즈가 세분화하면서 불펜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게 느껴진다.KBO리그의 PS는 정규시즌 순위가 높은 팀이 일방적으로 유리하다. 시리즈가 소모전 양상으로 흘러가면 불펜의 부하가 심해질 수밖에 없다. 천신만고 끝에 다음 시리즈에 진출하더라도 체력 문제로 무릎 꿇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규시즌 우승 팀이 한국시리즈(KS)까지 우승하는 통합우승 사례가 많은 것도 이런 이유다.올해 MLB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등판한 선발 투수는 총 18명(9경기)이다. 이 중 6이닝도 아닌 5이닝 이상 던진 선수가 정확히 절반인 9명에 불과하다. 양대 리그 총 네 개의 디비전시리즈(DS)에선 전체 36명(18경기) 선발 투수 중 5이닝 이상 책임진 선수가 17명으로 절반 이하였다. 물론 올해 정규시즌 MLB 선발 투수의 경기당 평균 소화 이닝이 5.22이닝으로 6회 1사를 채 마치지 못했다. 단기전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정규시즌보다 이닝 소화가 조금 더 줄어들 수 있지만, 올해 PS은 좀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13일까지 진행된 MLB PS 총 27경기에서 선발 투수가 소화한 이닝은 242이닝(54명)으로 평균 4.48이닝에 불과하다. 선발 투수의 부족한 이닝을 불펜이 책임져야 하니 그만큼 불펜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걸로 해석할 수 있다. KBO리그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 KT 위즈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는 6이닝을 채웠지만 두산 베어스 선발 곽빈은 1이닝 투구에 그쳤다. 2차전 KT 웨스 벤자민은 7이닝, 두산 선발 최승용은 4와 3분의 2이닝 투구 후 교체됐다. LG 트윈스와 KT가 맞붙은 준플레이오프(준PO)에선 5차전까지 등판한 총 10명의 선발 투수 중 6이닝을 기록한 건 5차전 LG 선발 임찬규가 유일했다. 그만큼 선발 투수의 소화 이닝이 적었다. 13일 열린 PO 1차전에선 삼성 라이온즈 선발 데니 레예스가 6과 3분의 2이닝으로 길게 던져줬지만, LG 선발 최원태는 3이닝 투구에 그쳤다. 올해 가을야구에서 선발 투수의 평균 소화 이닝은 4.38이닝(8경기)으로 MLB보다 더 적다.이런 양상이 지속되니 불펜의 뎁스가 승패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LG는 이번 PS에서 선발 투수 엘리저 에르난데스를 불펜으로 전환, 준PO 5경기에 모두 등판시키는 승부수를 띄웠다. 마찬가지로 선발에서 불펜으로 역할을 전환한 손주영의 역투가 없었다면 LG의 PO 진출을 장담하기 어려웠을 거다. 올해 MLB 최고의 신데렐라팀으로 DS까지 진출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에이스 타릭 스쿠발을 제외한 경기에서 '불펜 오프너'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DS에서 디트로이트를 꺾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제압한 LA 다저스 모두 불펜의 힘으로 CS 진출 문턱을 넘었다. 이번 한국과 미국의 가을야구에선 어느 팀이 불펜을 현명하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메이저리그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4.10.15 06:02
메이저리그

[송재우의 포커스 MLB] 올해 빅리그에 100승 팀이 사라진 이유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에는 '정규시즌 100승 팀'이 사라졌다. 98승을 거둔 LA 다저스가 시즌 최고 승률 팀(0.605)이다. 지난해에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104승) 볼티모어 오리올스(101승) 다저스(100승) 등 세 팀이 시즌 세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다. 지난 10년 동안 평균 2.75개의 팀이 시즌 100승 이상을 해냈는데 올해, 그 명맥이 끊겼다. MLB에서 시즌 100승 팀이 나오지 않은 건 코로나19 여파로 단축 시즌(팀당 162경기→60경기)으로 진행된 2020년을 제외하면 2014년 이후 10년 만이다. 올 시즌 100승 팀이 사라진 이유는 뭘까. 일부 전문가들이 꼽는 원인은 바로 강팀에 집중된 부상이다. 지난해 최고 승률 팀 애틀랜타는 최우수선수(MVP)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 에이스 스펜스 스트라이더가 부상으로 시즌 중 이탈했다. 여기에 주전 포수 션 머피, 중견수 마이클 해리스, 2루수 아지 알비스 등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다. 다저스도 야마모토 요시노부, 더스틴 메이, 워커 뷸러, 클레이턴 커쇼, 가빈 스톤 등 선발진이 부상에 신음했다. 볼티모어 역시 선발 투수 중 카일 블래디시, 타일러 웰스, 존 민스 그리고 마무리 투수 펠릭스 바티스타마저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 수술)로 시즌을 마감했다. 또 다른 의견 중 하나는 일정이다. 지난해부터 같은 지구 팀 간의 경기 수(76경기→52경기)가 줄면서 승수 쌓기가 예전보다 힘들어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2017년 휴스턴 애스트로스(101승 61패, 승률 0.623)는 지구 2위 LA 에인절스(80승 82패, 승률 0.494)에 무려 21경기 앞선 지구 1위였다. 현재 시스템에선 전력이 약한 지구에서 이른바 '왕 노릇'하기가 어렵다는 평가다.와일드카드가 아메리칸리그(AL)와 내셔널리그(NL) 각각 3개 팀으로 늘어나 포스트시즌(PS) 문턱이 낮아진 것도 한몫한다. 지난해 월드시리즈(WS) 준우승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정규시즌 84승을 거둔 뒤 가을야구에 진출, 돌풍을 일으켰다. 승률 0.530 이상이면 충분히 PS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몰아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물론 우승 후보로 꼽히는 초강력 팀들은 홈 어드벤티지를 원해 마지막까지 전력을 다하기도 하지만, 이는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오히려 전력이 어중간한 팀들은 시즌 출발부터 목표 승률을 0.540 정도로 설정, 팀을 운영한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 시즌 중반까지 0.500 전후의 승률을 유지한 뒤 후반기 막판 스퍼트로 가을야구 커트라인을 넘겠다는 팀이 많은 것이다. 실제 올 시즌 PS 진출을 확정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정규시즌 100경기를 치른 시점의 승률이 정확히 0.500이었다. 하지만 후반기 리그 승률 1위를 기록하며 반전 드라마를 썼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도 8월 1일만 하더라도 52승 58패로 PS 진출은 언감생심이었다. 그런데 마지막 두 달 동안 승률을 끌어올려 86승 76패(승률 0.531)로 AL 와일드카드를 손에 넣었다.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향후 100승 팀을 다시 보기 어려워질 수 있다. 제도의 변화가 야구 판세에 미치는 영향은 꽤 크다. 즉 어떤 변화 등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데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닐까.메이저리그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4.10.06 11:38
메이저리그

[송재우의 포커스 MLB] 50-50 오타니와 40-40 김도영의 도전 그리고 'MVP'

미국 메이저리그(MLB)와 한국 KBO리그가 정규시즌 막바지 일정을 소화 중이다. 가을 야구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데 팀 성적과 별개로 유독 눈길을 끄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와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이다.오타니는 LA 에인절스 시절 두 번이나 만장일치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MLB 슈퍼스타. 올 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10년, 총액 7억 달러(9324억원)라는 엄청난 대형 계약을 성사했다. 2022년 신인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김도영은 지명부터 눈길을 끌었다. 대부분의 1차 지명은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의 전유물이지만, KIA의 선택은 달랐다. 지역 연고 출신 파이어볼러 문동주(현 한화 이글스)가 아닌 김도영에게 유니폼을 입혀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두 선수의 '동반 MVP' 수상은 가능할까. 오타니의 경우 14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MLB에서 누구도 달성하지 못한 시즌 50(홈런)-50(도루)에 근접해 있다. 19일(한국시간) 기준 성적은 48홈런-49도루. LA 다저스가 10경기를 남겨 놓고 있어 50-50은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이 예상하는 오타니의 시즌 성적은 51홈런-52도루. 김도영 역시 37홈런-39도루를 기록, 40-40에 도전장을 내민 상황이다. KIA의 잔여 경기(6경기)를 고려하면 홈런 몰아치기가 필요하다.오타니는 뛰어난 성적에도 불구하고 MVP 수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전문가들이 존재한다. 가장 큰 이유는 오타니의 역할이 타격에만 전념하는 지명타자이기 때문이다. 과거 두 번의 MVP 수상(2021·2023)은 투수와 타자를 겸하며 모두 좋은 성적을 낸 시즌이었다. 하지만 팔꿈치 수술 탓에 투수를 휴업하고 수비하지 않는 야수로만 뛴다는 게 불리한 요소로 꼽힌다. 그런데도 오타니의 개인 통산 세 번째 MVP 수상은 유력한 분위기다. 특히 50-50을 해낸다면 MVP 수상 문턱을 넘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수상 여부를 떠나 오타니가 누구도 가지 못한 길을 만들고 있다는 건 부정하기 어렵다. 누구도 접근하지 못한 기록인 50-50에 다가선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김도영도 마찬가지다. 2003년생, 프로 3년 차인 그는 리그 사상 첫 월간 10-10, 최소 타석 내추럴 사이클링 히트(단타부터 홈런까지 차례로 때려내는 기록), 역대 최연소·최소 경기 30-30 클럽, 역대 최연소 선점·최소 경기 100득점 등 숱한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1994년 MVP) 이후 최고의 야수라고 불러도 손색없다. 리그를 불문하고 20-20만 달성해도 '호타준족'이라 부른다. 일본 프로야구(NPB)에서는 30-30이 역대 13번밖에 나오지 않았다. 40-40은 아예 없다. MLB에서도 40-40은 오타니 포함, 역대 여섯 명만 해낸 대기록이다. KBO리그에선 40-40 달성자가 2015년 에릭 테임즈(당시 NC 다이노스)뿐이다. 만약 김도영이 이 기록을 해내지 못하더라도 그의 젊은 나이를 고려하면 충분히 재도전할 수 있다. 그만큼 엄청난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대형 스타들의 활약은 리그에 활력을 더하고 볼거리와 얘깃거리를 더 많이 생산해 낸다. 이는 리그의 인기와 관심으로 이어지고, 더 큰 사랑을 받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두 선수가 어떤 모습으로 시즌을 마무리할지 흥미롭다.메이저리그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4.09.20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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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우의 포커스 MLB] '역대급 화력' 메이저리그는 유격수 전성시대

오랜 시간 유격수는 공격보다 수비 중요성이 강조된 포지션이었다. 물론 과거 거포였던 '미스터 컵스' 어니 뱅크스나 대형 유격수 시대를 활짝 연 '철인' 칼 립켄 주니어처럼 공수를 겸비한 유격수도 있었다. '빅리그 3대 유격수'로 불리며 한 시대를 풍미한 데릭 지터·알렉스 로드리게스·노마 가르시아파라도 빼놓을 수 없다. 흥미로운 건 시대가 변하면서 유격수의 수비가 아닌 공격 능력을 둘러싼 위상이 급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는 '유격수의 해'라는 기사까지 나오는 상황이다.올 시즌 각종 공격 지표 상위권을 유격수들이 장식하고 있다. 코리 시거(텍사스 레인저스) 프란시스코 린도어(뉴욕 메츠) 트레이 터너(필라델피아 필리스) 같은 베테랑 유격수는 물론이고 바비 위트 주니어(캔자스시티 로열스) 거너 헨더슨(볼티모어 오리올스) 엘리 데 라 크루스(신시내티 레즈)처럼 젊은 선수들이 소속팀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세이버메트릭스 지표 중 하나인 wRC+(조정득점생산력)는 리그 평균 선수를 100으로 본다. 올해 유격수 포지션의 평균 wRC+는 106(이하 27일 기준)으로 평균보다 살짝 높다. 언뜻 대단해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이는 1900년 이후 유격수 포지션 최고 수치. 또한 MLB가 30개 팀으로 개편된 1998년 이후 유격수 포지션의 누적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이 가장 높았던 건 2019년의 96.8인데 올 시즌 유격수 포지션 WAR이 91.6. 현재 페이스라면 역대 최고 114.8이 가능하다. 포지션 타율과 출루율, 장타율, OPS(출루율+장타율)도 모두 높다. 타율은 포지션 중 1위(0.256)이고 나머지 세 지표는 지명타자에 이은 2위이다. 이런 흐름은 기존 스타 유격수 시거·터너·린도어 이외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맞물린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AL) 신인왕 헨더슨은 벌써 홈런 33개를 때려냈다. 위트 주니어는 타율과 득점, 최다안타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와 최우수선수(MVP) 경쟁에 들어갔다. 데 라 크루스는 20(홈런)-60(도루) 클럽에 기압한 상황. 이외에도 잭 네토(LA 에인절스) 오닐 크루스(피츠버그 파이리츠) CJ 에이브럼스(워싱턴 내셔널스) 메이신 윈(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등이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1998년만 하더라도 각 팀의 주전 유격수 중 OPS+가 평균 기준인 100을 넘은 선수가 5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무려 17명이 명단에 이름을 올린다. 유격수의 비약적인 공격 성장은 크게 두 가지 이유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는 예년과 달리 어느 정도 공격력을 갖추면 수비가 다소 약하더라도 팀마다 출전 기회를 보장하는 분위기에 기인한다. 두 번째는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처럼 해외에서 재능 있는 선수가 꽤 많이 유입됐다는 점이다. 각 팀의 주전 유격수 30명 중 14명이 미국 이외 외국인 선수들이다. MLB닷컴 선정 마이너리그 톱 유망주 100명 중 23명이 유격수라는 걸 고려하면 현재 흐름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상에서 회복 중인 김하성이 잔여 시즌 타격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흥미롭다. 이미 수비에선 MLB 최정상급 유격수로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타격은 평균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비만큼 중요한 게 공격. 현재 MLB 트렌드라는 걸 잊어선 안 된다.메이저리그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4.08.2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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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우의 포커스 MLB] 잘못된 리빌딩 대가는 참혹하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화이트삭스는 지난 7일(한국시간) 지긋지긋한 연패 사슬을 21경기에서 끊어냈다. 21연패는 1988년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기록한 아메리칸리그(AL) 최다 연패 타이기록. 1961년 필라델피아 필리스(내셔널리그, NL)가 달성한 1901년 이후 MLB 최다 연패 기록인 23연패와 불과 2경기 차다.21연패 중 2점 차 이내 패배가 다섯 번에 불과했으니 거의 모든 경기를 완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페이스라면 시즌 120패 이상도 가능하다. 단일 시즌 MLB 최다패 기록(20세기 이후)은 1962년 뉴욕 메츠의 120패(40승 1무). 당시 메츠는 신생팀으로 리그에 처음 출전했다. 화이트삭스의 상황은 다르다. 그들은 왜 수모의 팀이 됐을까.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화이트삭스는 AL의 강호였다. 2021시즌 93승 69패(승률 0.574)를 기록,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에 무려 13경기 앞선 AL 중부지구 1위였다. 코로나19로 단축 시즌(60경기)으로 진행된 2020년에도 승률 0.583(35승 25패)로 가을야구 문턱을 넘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PS)에 진출한 팀이 불과 몇 년 만에 몰락한 셈이다. 화이트삭스의 이상 징후는 2022년 나타났다. 강력한 지구 1위 후보로 손꼽혔으나 간신히 5할 승률(81승 81패)을 지킬 때부터 심상치 않았다. 현재 화이트삭스는 2021시즌 활약한 9명의 주전 야수 중 3명(요한 몬카다·앤드류 본·루이스 로버트 주니어)만 남아 있다. 선발 투수 5명은 모두 팀을 떠났고, 불펜 주력 멤버도 대부분 다른 팀에서 뛰고 있다.지난 시즌까지 화이트삭스는 최대한 주축 선수들을 지켰다. 그러나 겨우내 대대적으로 선수단을 정리하며 훗날을 도모했다. MLB에서 전례가 없는 건 아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2011년부터 3년 연속 100패 이상을 기록한 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한 시즌(2016년)을 제외하고 모두 PS에 진출, 이 중 두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해냈다. 볼티모어 오리올스도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총 세 번의 100패 시즌을 보낸 뒤 현재의 강팀으로 탈바꿈했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팀들은 화이트삭스만큼 바닥을 치지 않았다.화이트삭스의 실패 이면에는 잘못된 유망주 선택이 한몫한다. 몬카다·엘로이 히메네스·로버츠 주니어 등을 주축으로 삼겠다는 판단이 어긋나면서 비극이 시작됐다. 마이너리그 유망주 출신으로 MLB에 데뷔조차 하지 않은 히메네스에게 2019년 3월 6년, 총액 4300만 달러(587억원) 대형 계약을 안겼으나, 그 효과는 미미했다. 히메네스는 반복된 부상 탓에 지난 시즌을 제외하면 한 번도 84경기 이상 뛰지 못했다. 그는 결국 이번 여름 볼티모어로 트레이드됐다. 쿠바 출신 몬카다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19년 활약(25홈런)에 고무돼 5년, 총액 7000만 달러(956억원) 계약을 했는데 실패에 가깝다. 올 시즌에는 고작 11경기 출전에 그친다. 선발 투수 중에선 루카스 지올리토(보스턴 레드삭스) 딜런 시즈(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레이날도 로페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카를로스 로돈(뉴욕 양키스) 등 누구도 팀에 눌러 앉히지 못했다.철저한 팜(유망주) 관리와 적정 수준의 세대교체. 여기에 미래를 맡길 선수를 고르는 혜안 등이 리빌딩의 요소로 꼽힌다. 이게 뒷받침하지 않으면 미래에 대한 보장을 장담하기 어렵다. 화이트삭스는 베테랑 리더를 팀에 남겨 놓지 않았고, 트레이드 시점도 놓쳐 팜을 살찌우지도 못했다. 유망주에 대한 선택마저 연이어 실패, 그 결과 기록적인 연패와 마주할 수밖에 없다.메이저리그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4.08.16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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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우의 포커스 MLB] 가을야구, 이 손안에 있소이다

2024 메이저리그(MLB)가 어느덧 전체 일정의 3분의 2 정도를 소화했다. 각 리그 와일드카드 진출 팀이 전년 대비 2개에서 3개로 늘어나 포스트시즌(PS) 진출 경쟁이 한층 격화된 상태. 소속팀의 가을야구 운명을 짊어진 선수 5명을 살펴봤다.먼저 외야수 훌리오 로드리게스(24)는 시애틀 매리너스의 희망이다. 시애틀은 지난 5월 중순부터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 1위를 지키며 한때 지구 2위와의 승차를 10경기까지 벌렸다. 2년 만에 PS 진출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후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추격을 허용, 지구 2위로 내려앉았다. PS 진출 확률도 40% 미만으로 뚝 떨어져 비상이 걸렸다. 시애틀은 투타 불균형이 심각하다. 지난해 30(홈런)-30(도루)을 달성한 로드리게스의 어깨가 무거운데, 그마저도 지난 24일(한국시간)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로드리게스의 복귀 시점에 시애틀의 가을 야구 진출 여부가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MLB 최저 승률 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에이스 가렛 크로셰(25)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크로셰는 현재 소속 팀의 운명뿐만 아니라 개인의 미래도 안갯속이다. 트레이드 시장의 주요 매물로 거론, 유니폼을 바꿔입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2020년 데뷔한 크로셰의 시즌 성적은 6승 7패 평균자책점 3.07. 100마일(160.9㎞/h)의 강속구를 던지는 왼손 투수로 AL 탈삼진 1위다. 2026년 이후에나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할 예정이어서 비교적 낮은 연봉으로 기용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 구위와 제구를 겸비해 그를 영입하는 팀은 가을야구에 한 걸음 다가설 수 있을 전망이다.미네소타 트윈스 3루수 로이스 루이스(25) 역시 꼭 필요한 선수다. MLB 데뷔 3년 차인 루이스는 매년 부상에 고전했다. 2017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입단한 유망주. 하지만 지난해까지 연평균 경기 출전이 35경기에 머물렀다. 올 시즌에도 내전근 염좌 문제로 꽤 긴 시간 부상자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27일 복귀한 루이스는 흐름을 바꾸려 하고 있다. AL 중부지구 2위 미네소타는 지구 선두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쫓고 있다. 와일드카드 경쟁에선 다른 팀들에 우위를 보이는 만큼 루이스의 복귀는 천군만마. 2년 연속 가을야구 문턱을 넘으려면 '건강한 루이스'가 필수다.LA 다저스 에이스 타일러 글래스노우(31)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부상에서 복귀한 글래스노우는 규정이닝을 채운 경험이 없다. 2016년 빅리그에 데뷔한 후 매년 잔부상에 시달린 탓이다.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워커 뷸러의 부상, 바비 밀러의 부진 등이 맞물린 다저스는 선발 뎁스(선수층)가 눈에 띄게 약해졌다. 다저스는 '넉넉한 지구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다저스의 목표가 지구 우승 그 이상이라는 걸 고려하면 '절대 에이스'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글래스노우가 그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마지막으로 꼽을 선수는 김하성의 동료 내야수 매니 마차도(32·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다. 샌디에이고의 승률은 5할을 약간 웃돌지만 NL 와일드카드 경쟁에선 녹록하지 않은 경쟁을 이어가는 중이다. 더욱이 지구 라이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까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샌디에이고는 선발 투수 다르빗슈 유와 조 머스그로브가 부상과 개인사로 이탈했다. 부상 중인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8월 복귀 여부도 미지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마차도의 도약이 절실하다. 2할대 중반 타율과 4할대 초반의 장타율은 그의 이름값에 걸맞은 성적표가 아니다. 그의 부활은 샌디에이고의 가을 희비를 엇갈리게 할 수 있다.메이저리그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4.07.2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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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우의 포커스 MLB] 슬라이더와 스위퍼의 차이점

메이저리그(MLB)는 지난 시즌부터 스위퍼를 공식 구종으로 분류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옆으로 휘어져 나가는 슬라이더를 던지자 아예 이 구종을 '스위퍼'라고 부르며 집계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다고 오타니가 스위퍼를 처음 던졌다고 볼 순 없다. 이전에도 적지 않은 투수가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흘러 나가는 횡적인 슬라이더를 구사했기 때문이다.199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존 스몰츠(당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종으로 꺾이는 슬라이더를 자주 던졌다. 이런 영향을 받아 당시엔 슬라이더 역시 커브와 마찬가지로 횡이 아닌 종으로 움직이는 구종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스위퍼가 인정받으면서 슬라이더를 바라보는 시선이 또 한 번 바뀐 느낌이다. 그런데 MLB 중계를 보다 보면 횡적인 변화보다 종적인 변화가 더 커 보이는데도 스위퍼로 분류되는 경우가 있다. 지난해 KBO리그를 호령한 에릭 페디(현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올 시즌 활약 중인 제임스 네일(KIA 타이거즈)의 스위퍼는 같은 구종이지만 움직임이 다르기도 하다. 페디의 스위퍼가 횡으로 많이 휘는 전형적인 스위퍼지만 네일의 스위퍼는 횡보다 종의 움직임이 뚜렷하다. 슬라이더와 스위퍼는 무엇이 다를까. MLB에선 투수의 구종을 육안이 아닌 기계로 분류한다. 구종을 분류하기 위해선 기준을 입력해야 하는데, 스위퍼로 체크되려면 횡으로 15인치(38.1㎝) 이상 꺾여야 한다. 슬라이더는 약 6인치(15.24㎝)인데 슬라이더와 스위퍼 사이의 움직임은 상황(판단)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이 말인즉슨 랜디 존슨·밥 깁슨·스티브 칼튼 등 한 시대를 풍미한 대부분의 투수가 슬라이더를 던졌지만, 누군가의 슬라이더는 지금 기준으로 스위퍼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종합해 보면 슬라이더는 스위퍼보다 짧게 꺾이는 느낌이 강하다. 마치 예전에 커터, 즉 컷 패스트볼이란 새로운 구종을 탄생시킨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시간이 흐르면 또 다른 구종이 등장할 것이다. 하지만 완벽하게 새로운 구종이 탄생하는 것은 쉽지 않다. 1980년대 등장해 지금까지 활용되는 스플리터도 포크볼의 변형이었고 무브먼트와 구속이 다르기 때문에 신구종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결국 새로운 구종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구속과 움직임이 구별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구종이 타자에게 치기 어렵다는 인식을 줘야 한다. 타자에게 위협적이지 못한 구종은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새 구종에 대한 연구와 출현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홈런 타자 브렌트 루커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의 타자들이 지속적으로 슬라이더와 스위퍼 차이를 말한다"고 밝혔다. 결국 어떤 구종이더라도 공략하지 못하면 핑계가 될 뿐이다. 구종은 상대적이고 진화한다. 스위퍼를 흥미롭게 바라보는 이유다.메이저리그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4.07.1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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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재우의 포커스 MLB] 미국을 강타하고 있는 스포츠 베팅 스캔들

지난 3월 메이저리그(MLB) 서울시리즈 당시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의 불법 스포츠 베팅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런데 이 사건은 서곡에 불과했다. 이달 초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 마이너리그 내야수 투쿠피타 마르카노가 자신의 소속팀에 베팅한 사실이 알려져 야구계에서 영구 추방됐다. 게다가 투수 마이클 켈리(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제이 그룸(샌디에이고) 앤드류 살프랭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내야수 호세 로드리게스(필라델피아 필리스) 등도 관련 문제로 1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사건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최근엔 현역 MLB 심판이 스포츠 도박에 연루돼 MLB 사무국으로부터 조사받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논란의 중심에 선 패트 호버그 심판은 2017년부터 MLB 풀타임 심판을 맡고 있는데, 정확한 판정으로 명망이 높았다. 2022년 월드시리즈(WS) 2차전에선 주심으로 나서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 만점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래서 MLB에 더 큰 충격을 안기고 있다. 그는 현재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이런 현상은 비단 MLB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프로농구(NBA) 토론토 랩터스 포워드 존테이 포터는 자신이 다쳐 경기에 뛸 수 없다는 걸 도박사에게 미리 알려주는 등 스포츠 도박 문제로 영구 제명됐다. 미국프로풋볼(NFL)에선 켈빈 라이들리가 도박 연루 혐의를 받았다. 이렇게 종목을 가리지 않고 문제가 터지는 건 스포츠 도박 허용 범위가 점점 넓어지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MLB의 경우 과거 '블랙삭스 스캔들' 이후 철저하게 야구가 스포츠 도박에서 배제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MLB 경기에 대한 베팅 허용 범위가 커지며 선수 및 관계자의 문제가 더욱 부각됐다. 지난 4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스포츠 칼럼니스트 제이슨 게이는 이런 상황이 올 거라고 냉정하게 진단한 바 있다. 게이에 따르면, 수많은 스포츠 베팅 앱이 만들어지고 스마트폰을 통해 몇 번의 간단한 터치로 베팅할 수 있는 환경이 최근 스포츠계에서 벌어지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쏟아지는 베팅 관련 정보에 기술적인 뒷받침까지 이뤄지니 도박에 빠져드는 사람이 늘 수밖에 없다는 의미. 단순히 경기 승패뿐만 아니라 선수의 개인 성적까지 베팅 대상이 돼 여러 문제를 낳고 있다. 선수나 구단 관계자가 주변에 관련 정보를 넘겨주고 그에 대한 보상을 받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심지어 직접 베팅까지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더 큰 문제는 합법화된 스포츠 베팅을 새로운 수익 창출 수단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돈을 갈망하는 개인의 욕망과 수익을 좇는 구단들의 이기주의가 맞물려 자칫 심각한 상황으로 흐를 수 있다. 심각한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 안전장치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어둠으로 얼룩진 돈까지 벌겠다는 욕심은 자칫 공멸로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메이저리그 해설위원정리=배중현 기자 2024.06.26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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