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ma2024 ×
검색결과400건
스포츠일반

FIFA가 축협에 보낸 경고는 따로 있다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국내 축구계가 어수선하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7월 말부터 위르겐 클린스만과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 비리 축구인 기습 사면 및 철회, 천안축구센터 건립 관련 국가보조금 집행 등에 대한 감사를 진행해왔다. 9월 24일에는 국회에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홍명보 감독 등이 참석한 현안질의를 통해 감독 선임 과정의 논란을 다뤘다.10월 말에 공개할 최종 감사 결과에 앞서 문체부는 2일 감사에 대한 중간발표를 했다. 이를 통해 클린스만과 홍명보 감독 임명 때 규정과 절차상 위반이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다. 공교롭게도 이날 대한축구협회(KFA)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9월 29일에 보낸 이메일을 언론에 공개했다. 일부 언론은 FIFA가 보낸 공문을 한국 축구에 대한 경고로 해석했다.필자는 FIFA의 의중을 정확히 알고자 공문을 자세히 읽어봤다. 대한축구협회 상황(Situation at the Korea Football Association)이라는 제목의 공문은 3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었다.첫 번째 파트는 FIFA는 최근 한국 남자축구대표팀 신임 감독 선임 과정과 관련한 문체부의 KFA 조사에 관한 언론 보도를 접했다. 또한 9월 24일 국회가 KFA 관계자에게 이에 대해 질의한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두 번째 파트는 “KFA는 자신의 업무를 독립적으로 관리해야 하고 제3자의 과도한(unduly) 영향을 받지 않을 의무가 있다”와 “제3자의 영향력이 KFA의 잘못이 아니더라도, 이를 위반할 경우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세 번째 파트는 “위의 내용을 염두에 두고, KFA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현 상황에 대한 추가 정보를 제공해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적혀 있었다.필자가 비록 법률 전문가는 아니지만, FIFA의 공문을 경고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FIFA는 단지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한 일을 언급했고, 정관 내용을 상기시켰고, 자신들도 현 상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니 추가 정보를 요청’한 것일 뿐이다. 최근 문체부가 FIFA의 공문을 '의례적인 절차'로 평가한 것이 더 정확한 판단으로 보인다. 일부 언론은 한국 대표팀이 차기 월드컵에 참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다. 하지만 이는 너무 앞서간 발상이다. 실제로 FIFA가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참가를 금지한 경우는 매우 드물다. 월드컵 참가를 금지당 한 대표적인 국가로는 러시아, 유고슬라비아, 케냐, 짐바브웨, 남아프리카공화국, 칠레, 멕시코, 인도네시아, 쿠웨이트, 미얀마, 이라크이다. 이 중 제3자(정부)의 간섭이 아닌 다른 이유로 제재를 당한 국가는 남아공, 유고슬라비아, 칠레, 멕시코, 미얀마이다.남아공은 1960년대 초반부터 30여 년 동안 아파르트헤이트라고 불리는 악명 높은 인종 차별 정책을 실행한 국가다. 당시 남아공의 법은 혼혈 스포츠 팀을 금지했고, 자국에서 개최되는 국제 대회에 참가하는 외국 국가에 백인으로만 구성된 팀을 파견하도록 요구했다. 이런 정책으로 인해 남아공은 국제사회로부터 철저히 배척 받았다.유고슬라비아는 세르비아계 정부가 발칸반도를 침략한 데 따른 제재로 1992 유로와 1994 월드컵 출전이 금지되었다. 칠레는 1990 월드컵에 출전할 목적으로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골키퍼가 브라질 팬이 던진 조명탄에 맞은 것처럼 자작극을 벌인 결과, 1994 월드컵 진출권을 박탈당했다. 멕시코는 1989년 유스 대회에 연령 초과 선수 4명을 출전시킨 대가로 1990 월드컵 출전이 금지됐다. 미얀마는 2011년 오만과의 월드컵 아시아 예선전에서 홈 관중이 난동을 부린 결과로 몰수패를 당해 2014 월드컵 예선에서 탈락했다. 미얀마는 2018 월드컵에도 출전이 금지되었지만 항소 끝에 출전 금지가 해제되었다.따라서 정부의 간섭에 의해 FIFA의 제재를 받은 국가는 인도네시아, 쿠웨이트, 이라크, 케냐, 짐바브웨 정도에 불과하다.인도네시아 축구는 분열되어 있었다. 2개의 별도 리그가 존재했는데, 그들은 바로 프리미어리그와 인도네시아 축구협회와 FIFA가 인정하지 않는 슈퍼리그였다. 그 와중에 슈퍼리그에 참가할 수 있는 팀을 놓고 갈등을 빚은 끝에 인도네시아 정부가 국내 축구 시즌을 취소하자, 2015년 FIFA는 1년 징계를 내렸다. 이로 인해 인도네시아는 2018 월드컵 아시아 예선전에 참가할 수 없었다.쿠웨이트는 정부가 지나친 영향력을 행사할 우려가 있는 새로운 스포츠 법을 공표하자, 2015년 FIFA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이라크는 2010년 호주와의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출전이 금지되었다. 이라크 정부가 국가올림픽위원회(NOC)를 해산했기 때문이다. 2021년 케냐 정부는 자금 횡령 혐의로 자국의 축구협회를 해산하자, FIFA의 제재를 받았다. 같은 연도에 짐바브웨 정부는 축구협회에서 뇌물 사기와 성희롱 문제가 부각되자, 협회의 기능을 정지시켰고, 역시 FIFA의 제재를 받았다. 이러한 사례에서 보이듯이 정부의 간섭으로 FIFA의 제재를 받은 경우는 극단적인 경우에 등장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필자도 정부가 지나치게 스포츠나 축구에 관여하는 것에는 반대한다. 하지만 일부 사례에서 보이듯이 부정한 일을 저지른 일부 축구협회가 ‘독립성’이라는 명목 하에 FIFA 뒤에 숨어있는 행태는 옳은 행동일까? 또한 돈만 좇고 부패한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한 FIFA가 축구의 인기에 힘입어 초국가적인 권력을 갖게 된 현실이 개탄스럽다.KFA는 협회의 자율성이 침해당할 경우 FIFA로부터 제재를 받을 수 있다고 거듭 밝히고 있다. 그러나 FIFA는 각국의 축구협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에도 제재를 내린다는 점을 필자는 강조하고 싶다. 2023년 2월 1일 FIFA는 축구의 청렴성을 보호하기 위해 강화된 징계 규정 및 윤리 강령을 실행했다. 이에 따르면 FIFA는 독립적이고 청렴한 전문가를 통해 승부조작 조사를 강화한다고 한다. 하지만 KFA는 FIFA의 이러한 규정 및 강령이 나온 지 2달여 만인 3월 28일 대표팀의 A매치를 불과 한 시간여 앞두고 기습적으로 비리 축구인 100명의 사면 발표를 한 전력이 있다. 100명 중 승부 조작으로 인해 제명 조치를 받은 사람이 무려 48명에 달했다. 비록 여론의 거센 반발로 사면 조치는 철회됐지만, FIFA의 강화된 윤리 강령을 정면으로 무시한 이 졸속 사면이야말로 제재 대상이 아닐까?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10.12 10:01
스포츠일반

후보자 승부조작 전력...빙상연맹,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 선임 보류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쇼트트랙 대표팀 감독을 뽑는 과정에서 승부조작으로 처벌받았던 후보자 전력을 뒤늦게 발견해 선임을 보류했다.빙상연맹 관계자는 10일 "지난 8일 이사회를 통해 쇼트트랙 감독 선임을 마무리하려고 했지만 1순위 후보였던 A씨가 승부조작과 관련해 처벌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선임을 보류했다"라며 "A씨에게 범죄 사실 확인을 요청하고 추후 다시 이사회를 열어 선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빙상연맹은 지난 9월 쇼트트랙 국가대표 지도자 공개 채용에 나섰고, 지원자 가운데 A씨를 최종 후보자로 뽑아 이번 이사회에서 선임할 예정이었다.하지만 이사회를 앞두고 A씨가 2010년 동료 코치 10여명과 함께 특정 고등학교 선수를 우승하도록 경기 결과를 '짬짜미'했다는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법원으로부터 벌금형을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빙상연맹은 A씨의 선임을 앞두고 스포츠윤리센터로부터 지원자의 징계 이력을 받았지만, 이런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빙상연맹의 국가대표 선발 및 운영 규정에 따르면 '체육회 관계단체 등에서 승부조작, 국가대표 및 강화훈련 선수 선발과 관련한 불공정 행위(부정선발·담합·금품수수), 훈련비 횡령, 배임, 강간·강제추행 행위로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를 받은 사람'은 결격 사유에 해당한다.하지만 A씨가 당시 승부조작 사건으로 중고연맹의 징계를 받았는지 여부가 스포츠윤리센터의 징계 이력에 남아 있지 않았고, 결격 사유에 해당하는 '금고 이상의 실형'도 아니라서 빙상연맹으로선 선임 과정에서 확인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다.빙상연맹 관계자는 "A씨가 2010년 사건으로 중고연맹으로부터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를 받지 않았다면 지도자 임명에 결격 사유에 해당하지 않지만, 대표팀 사령탑 후보가 승부조작 사건에 연루됐었다는 사실은 도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라며 "본인의 범죄 사실 확인과 함께 이사회를 다시 열어 선임 여부를 재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쇼트트랙 대표팀은 현지시간 25일부터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2024-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트어(옛 월드컵) 1차 대회를 앞두고 코치 3명과 함께 훈련하고 있다.빙상연맹은 지난 4월 2024-2025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1·2차 선발전을 통해 16명(남자 8명·여자 8명)을 선발했고, 대표팀 선수들은 5월 소집돼 새 시즌 월드투어 시리즈와 2025년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 대비한 훈련에 집중하고 있다.안희수 기자 2024.10.10 10:06
프로축구

‘이승우 골’ 전북, ‘손준호 계약 해지’ 수원FC 6-0 완파…강등권 팀 나란히 승리 (종합)

전북 현대가 수원FC를 상대로 값진 승리를 따냈다.전북은 14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0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수원FC를 6-0으로 대파했다. 이승우가 1골 2도움을 올리며 친정에 비수를 꽂았다.4경기 무패(3승 1무)를 질주한 전북(승점 33)은 10위로 도약했다. 반면 수원FC는 최근 승부조작 혐의로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손준호와 계약을 해지했고, 안방에서 패하면서 다소 분위기가 쳐지게 됐다.수원FC는 경기 시작 1분 만에 지동원이 절호의 찬스를 잡았지만,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빈 골문에 골을 넣지 못하며 기세를 전북에 내줬다. 전북은 전반 17분 안현범의 컷백에 이은 이영재의 슈팅으로 수원FC 골문을 열었다. 후반에는 골 잔치가 열렸다. 후반 8분 송민규가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타이밍을 속이는 킥으로 여유 있게 득점했다. 이후 안드리고, 전진우가 차례로 득점했고, 마지막은 올여름 수원FC를 떠난 이승우가 장식했다. 후반 추가시간, 안드리고의 패스를 받은 이승우가 정교한 오른발 슈팅으로 수원FC 골망을 갈랐다. 이적 후 첫 골. 공교롭게도 그 상대는 ‘친정’ 수원FC였다. 같은 시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대구FC가 제주를 4-0으로 이겼다.대구는 지난달 31일 인천 유나이티드에 졌지만, 다시금 분위기를 끌어올리게 됐다. 반면 제주 유나이티드는 직전 김천 상무전 승리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순위표는 요동쳤다. 최하위였던 대구(승점 33)는 11위로 도약했다. 제주(승점 35)는 8위를 지켰지만, 강등권 팀의 추격을 받게 됐다. 현재 강등권 세 팀은 인천, 대구, 전북이다.팽팽하던 0의 균형은 후반 10분에 깨졌다. 대구 정치인이 페널티 박스 왼쪽 지역에서 때린 왼발 슈팅이 제주 골키퍼 손 맞고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이후 세징야, 고재현, 이탈로가 연속 골을 기록하며 시원한 대승을 거뒀다. 같은 날 대전하나시티즌은 FC서울을 3-2로 누르고 맹렬한 기세를 이어갔다.서울의 무패 행진은 6경기에서 멈췄고, 대전(승점 34)은 6경기 무패(4승 2무)를 달성했다.난타전 속 주인공은 대전의 ‘작은 거인’ 김현욱이었다. 후반 33분 김준범 대신 피치를 밟은 김현욱은 불과 5분 뒤 폭풍 드리블에 이은 정교한 슈팅으로 서울 골문을 열었다. 승부를 뒤집는 결승 골이었다.대전은 경기 시작 4분 만에 마사가 골을 넣으며 앞서갔다. 불과 2분 뒤에는 최건주가 득점하며 쉽게 승기를 잡은 듯했다. 하지만 서울도 저력을 뽐냈다. 전반 9분 최준의 오른발 슈팅이 대전 골망을 가르며 추격을 시작했다. 전반 막판 분위기를 가져온 서울은 후반 3분 조영욱의 패스를 린가드가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네트를 흔들었다. 린가드는 ‘둘리 춤 세리머니’로 서울월드컵경기장을 뜨겁게 만들었다. 기쁨도 잠시. 후반 38분 대전 김현욱이 왼쪽 측면에서 안쪽으로 파고들면서 감아 때린 오른발 슈팅이 골망 오른쪽 구석에 꽂혔다.김희웅 기자 2024.09.15 00:02
프로축구

손준호 사실상 불명예 방출까지…선수 생명도 위기, 꼬일 대로 꼬였다

손준호(32)가 결국 소속팀 수원FC와 계약을 해지했다. 지난 6월 많은 화제 속 입단한 지 3개월도 채 안 지난 시점이다. 손준호는 결백을 호소하고 있긴 하지만, 여러 상황을 종합하면 선수 생명에도 위기에 내몰린 상태다.수원FC 구단은 13일 최순호 단장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손준호와 계약 해지를 공식 발표했다. 수원FC는 당초 국제축구연맹(FIFA)의 확실한 징계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는 손준호와 동행을 이어갈 계획이었으나, 사안이 워낙 커지면서 결국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손준호가 먼저 계약 해지를 요청해 구단이 이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상 불명예 방출이나 다름없다.최순호 단장은 입장문에서 “중국축구협회의 손준호 선수 징계 발표와 관련해 구단은 선수들이 최상의 모습을 보이도록 도와야 할 의무가 있다는 생각 아래 지금까지 진중한 자세로 숙고하는 시간을 보냈다”며 “경기 외적인 혼란을 더 이상 드릴 수 없다는 판단 중 손준호 선수의 계약 해지 요청에 따라 구단도 이를 받아들여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 일련의 상황들로 걱정을 끼쳐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로써 손준호와 수원FC의 동행은 지난 6월 14일 계약 후 약 세 달 만에 조기에 끝나게 됐다. 손준호와 수원FC의 계약은 올해까지였다.그야말로 꼬일 대로 꼬인 모양새다. 손준호는 중국 슈퍼리그 산둥 타이산에서 뛰던 지난해 5월 귀국길에서 중국 공안에 붙잡힌 뒤, 무려 10개월 간 구금돼 조사를 받다 지난 3월 가까스로 풀려났다. 다만 석방 후에도 손준호가 정확히 어떤 혐의로 조사를 받았는지, 재판에서는 어떠한 판결을 받았는지 등은 알려진 바가 없었다. 손준호가 침묵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대신 손준호는 석방 3개월 만에 프로 무대로 복귀했고, 최근에는 골까지 터뜨리며 많은 화제를 낳았다. 국가대표 복귀설까지 돌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일 중국축구협회가 손준호의 영구 제명 징계를 발표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당시 중국축구협회는 ‘사법기관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손준호는 정당하지 않은 이익을 도모하려고 정당하지 않은 거래에 참여, 축구 경기를 조작하고 불법 이익을 얻었다’며 ‘손준호의 축구와 관련된 어떠한 활동도 평생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중국축구협회는 이날 손준호 포함 43명에게 영구 제명 징계, 17명에게는 5년 자격 정지 징계를 내렸다. 그동안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또는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직무상 편리를 이용해 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 등에 적용되는 ‘비국가공작인원 수뢰죄’ 혐의만 알려졌던 가운데 중국축구협회가 직접적으로 ‘승부조작’을 징계 사유로 꼽으면서 논란이 거세졌다. 손준호 측은 중국축구협회의 이같은 발표가 나오자마자 빠르게 기자회견을 준비했다. 발표 당일 늦은 오후에라도 기자회견을 계획할 정도로 할 말이 많은 듯 보였다. 다음날 오후 열린 손준호의 기자회견은 그러나 상황을 반전시키는 대신 오히려 의문점만 남겼다. 손준호는 공안에 체포될 당시부터 10개월 간 수사와 재판을 받던 과정을 돌아보며 눈물을 쏟았다. 승부조작에 가담한 적도,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승부조작을 인정한 적도 없다며 결백을 호소했다. 수사·재판 과정에서 협박과 회유를 당했다고도 주장했다. 귀국 후 침묵을 지킬 수밖에 없었던 이유라고 했다.다만 기자회견장에서 당시 소속팀 동료이자 승부조작의 중심에 선 진징다오(김경도)로부터 20만 위안, 우리 돈으로 3700만원이 넘는 거액을 '왜 받았는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히지 못했다. 10개월의 조사 과정을 힘겹게 돌아보면서 결백을 주장했으나, 감정에 호소하는 것 외에 납득할 만한 설명이나 자료를 제시하진 못했다. 결국 기자회견이 끝난 뒤 손준호를 통해 팩트로 확인된 건 중국 수사 당국이 승부조작으로 지목한 경기 5~6일 뒤 진징다오로부터 20만 위안을 받았다는 것, 재판 과정에서 금품 수수 혐의로 유죄를 받았다는 것 정도였다. 다만 승부조작이나 불법적인 돈을 받지 않았다는 건 손준호의 주장 외에 납득할 만한 근거는 없었다. 그동안 손준호를 안타깝게 바라보던 대중의 시선도 석연찮은 해명의 연속에 싸늘해지기 시작했다. 이후 중국축구협회가 FIFA에 손준호의 영구 제명 소식을 통지하면서 상황은 더 복잡했다. FIFA 징계위원회를 통해 중국축구협회의 징계가 인용되면, 손준호에 대한 징계는 이제 전 세계로 확대돼 적용된다. 손준호 측은 FIFA가 중국축구협회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 거라고 자신하고 있으나 축구계에서는 이미 손준호의 상황이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더 지배적이다. 이 경우 손준호의 축구 선수 커리어도 마침표가 찍힐 수밖에 없다.자연스레 불똥은 수원FC로도 튀었다. 손준호가 K리그 복귀를 추진할 당시 그의 영입을 추진하던 타 구단은 계약 협상 단계에서 발을 뺐다. 손준호 리스크를 인지하고 있었거나 우려했다는 점이다. 반면 수원FC는 그런 손준호를 단번에 품었다. 이후 짧은 기간 팀 중원의 핵심으로 활약했지만, 결과적으로 3개월 만에 ‘계약 해지’로 이어졌다.순위 싸움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전력에 손실이 생긴 김은중 감독 등 수원FC 코치진의 고심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 손준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영입을 추진·결단하고 그리고 적지 않은 연봉을 지급한 ‘시민구단’ 수원FC 구단 수뇌부의 책임론도 불거질 수밖에 없게 됐다. 김명석 기자 2024.09.14 06:03
프로축구

[오피셜] 수원FC, 결국 손준호와 계약 해지…최순호 단장 “걱정 끼쳐 죄송”

수원FC가 승부조작으로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손준호(32)와 결국 계약을 해지했다. 지난 6월 14일 계약 이후 3개월 만이자 눈물의 기자회견을 연 지 이틀 만이다.최순호 수원FC 단장은 13일 “손준호 선수의 계약 해지 요청에 따라 구단도 이를 받아들여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며 “일련의 상황들로 인해 수원FC 팬 여러분과 모든 한국 축구 팬분들께 걱정을 끼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손준호와 계약 해지를 공식 발표했다.최 단장은 “지난 10일 발표된 중국축구협회의 손준호 선수 징계 발표와 관련해 구단은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최상의 모습을 보이도록 도와야 할 의무가 있다는 생각 아래 지금까지 진중한 자세로 숙고하는 시간을 보냈다”며 “경기 외적인 혼란을 더 이상 드릴 수 없다는 판단 중에 손준호가 계약 해지를 요청했고, 구단도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이로써 수원FC와 손준호의 계약은 3개월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영구 제명 징계를 받았고, 선수 생활 기로에 선 가운데 사실상 ‘불명예 방출’이다.앞서 손준호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승부조작을 이유로 영구제명을 당한 것과 관련해 눈물로 결백을 호소했다. 승부조작에 가담한 적도, 수사·재판 과정에서도 승부조작 혐의를 인정한 적도 없다는 주장이었다. 오히려 손준호는 중국 공안과 판사로부터 협박과 회유를 받았다고 폭로하기도 했다.다만 팀 동료였던 진징다오(김경도)로부터 20만 위안(약 3700만원)에 달하는 돈을 받고도 이를 왜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는 못했다. 결백을 증명할 사실상 유일한 길인 중국 판결문 열람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의사를 표명하지는 않는 등 다소 석연찮은 해명이 이어졌다.여기에 중국축구협회가 손준호의 징계에 대해 국제축구연맹(FIFA)에 통지하면서 손준호도 선수 생명의 위기에 내몰렸다. 만약 FIFA가 중국축구협회의 징계 내용을 인용하면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FIFA 회원국에도 같은 징계가 적용된다.당초 수원FC는 FIFA 차원의 징계가 나오기 전까지는 손준호와 동행을 이어가며 출전시킬 계획이었다. 그러나 사안이 점점 심각해짐에 따라 결국 고심이 깊어졌고, 이런 가운데 손준호가 스스로 계약 해지를 요청하면서 ‘결별’로 막을 내리게 됐다. 김명석 기자 2024.09.13 18:49
국가대표

최악으로 치닫는 손준호 상황…중국축구협회, FIFA에 ‘영구 제명 징계’ 통지

손준호(32·수원FC)의 상황이 결국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중국축구협회(CFA)가 손준호에 대한 영구 제명 징계 내용을 이미 국제축구연맹(FIFA)에 통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이제 FIFA가 징계위원회를 거쳐 각 회원국에 징계 내용을 통지하면, 손준호는 한국을 포함한 FIFA 회원국 어느 곳에서도 선수로서 뛸 수 없게 된다.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는 12일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손준호에게 영구 제명 징계를 내렸고, 이 사실을 FIFA에 통지했다는 공문을 전날 접수받았다”고 전했다. CFA는 FIFA뿐만 아니라 아시아축구연맹(AFC)도 이같은 사실을 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CFA는 손준호에 대해 승부조작 등 혐의로 ‘평생 동안 축구 관련 활동을 금지한다’는 영구 제명 징계를 지난 10일 발표한 바 있다.문제는 CFA가 내린 징계가 ‘당장은’ 중국 내에서만 적용이 되지만, FIFA가 이를 인용해 각 회원국에도 통보하면 다른 나라에서도 같은 징계가 적용된다는 점이다. 지난 2011년 K리그 승부조작 사범들의 징계가 FIFA 징계위원회를 거쳐 전 세계로 확대됐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FIFA가 징계위원회를 거쳐 KFA를 비롯한 각 회원국에 같은 내용을 통보하는 순간 손준호는 ‘승부조작에 따른 영구 제명’ 징계라는 불명예와 함께 축구 선수로서의 삶이 끝날 수도 있는 셈이다.손준호 측은 우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손준호 에이전트는 지난 11일 수원시체육회관에서 진행된 손준호 기자회견에 동석해 “1차적으로 CFA에서 (승부조작을 했다는 걸) 증명하려고 하면 세부적인 증거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승부조작) 경기를 지목한 다음 손준호 선수가 부정행위를 했다는 걸 CFA에서 증명을 해야 한다”며 “제 생각에는 그 증거가 없기 때문에, FIFA에서도 아마 CFA의 손을 들어주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만약 FIFA에서 CFA의 손을 들어준다고 한다면, 저희도 변호사를 선임하고 나서 추후 대응할 생각은 있다”고 했다. 다만 손준호에 대한 징계가 중국 당국의 수사와 판결에 따른 조치인 데다, 손준호가 재판에서 금품 수수 혐의를 인정하고 유죄 판결을 받아 석방된 상황이라는 점이 문제다. 손준호 측은 승부조작 등 금품에 대한 대가성에 대해선 인정한 적이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으나, 실제 중국 법원의 판결문에는 어떠한 내용이 담겼는지는 현재로선 알 수가 없다. 손준호 측도 판결문을 본 적이 없다.대신 CFA의 징계 결정문에는 ‘사법기관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이라는 전제로 손준호는 정당하지 않은 이익을 도모하려고 정당하지 않은 거래에 참여, 축구 경기를 조작하고 불법 이익을 얻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더구나 손준호는 팀 동료였던 진징다오(김경도) 20만 위안(약 3800만원)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돈을 왜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손준호가 진징다오에게 20만 위안을 받은 시점은 중국 수사 당국이 지목한 승부조작 경기 5~6일 뒤인 것으로 전해졌다.FIFA 징계위원회를 거쳐 손준호에 대한 징계 처분이 각 산하국에 전달되면 손준호는 더 이상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없다. 당장 CFA의 징계 발표가 나왔고, FIFA에 통지까지 된 시점이라는 점에서 소속팀 수원FC도 손준호를 계속 출전시켜도 되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손준호는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승부조작에는 가담한 적도 없고, 수사나 재판에서도 가담했다고 인정한 적도 없다"면서 결백을 호소한 바 있다.김명석 기자 2024.09.12 14:05
프로축구

‘손준호 미스터리’ 의문만 더 커졌다…3700만원 받았지만, 이유는 모른다?

눈물로 결백을 호소했다. 협박과 회유를 당했던 사실도 공개했다. 그런데 정작 핵심은 빠졌다. 돈을 받은 건 사실인데, 불법적인 돈은 아니었다는 주장만 있을 뿐 왜 받았고, 어디에 썼는지에 대한 명확한 해명은 하지 못하고 있다. 손준호(32·수원FC)의 기자회견이 오히려 의문만 더 키운 모양새다.손준호는 지난 11일 수원시체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날 중국축구협회(CFA)가 승부조작을 이유로 영구 제명 징계를 발표한 바로 다음 날이다. 지난 3월 석방된 뒤 그동안 중국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 침묵을 지켜왔던 데다, 승부조작에 따른 영구제명 징계가 나온 터라 많은 관심이 쏠렸다.CFA의 발표가 이뤄진 당일 늦은 오후라도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 있었을 정도로 손준호 측은 다급하게 움직였다. 그만큼 CFA의 징계 결정을 반박할 확실한 증거가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정작 기자회견에 나선 손준호 측은 대중들을 납득시킬 만한 확실한 답을 내놓지는 못했다. CFA가 주장하는 승부조작은 한 적도 인정한 없고, 수사·재판 과정에서 협박과 회유를 받았다는 거듭된 주장뿐이었다. 손준호는 우선 지난해 5월 가족들 앞에서 갑작스레 체포된 일, 수사 과정에서 중국 공안으로부터 가족을 들먹인 협박과 회유를 받았던 일 등을 힘겹게 다시 떠올리며 연신 눈물을 쏟았다. 재판을 앞두고 중국 판사와 고위 간부로 보이는 이들에게도 협박과 회유를 받았고, 빨리 한국으로 돌아가 가족들을 만나고 싶은 마음에 거짓 자백을 했다고 했다. 손준호에 따르면 재판에서는 승부조작이 아닌 금품수수 혐의로 유죄를 받았다. 금품수수 혐의를 인정하는 대신 구금돼 있던 10개월의 형량으로 갈음하는 걸로 석방됐다. 이 과정에서 결국 핵심이 된 건 ‘20만 위안(3760만원)’, 산둥 타이산 시절 조선족 동료였던 진징다오(김경도)로부터 받은 돈이었다. 하필이면 승부조작 대상 경기로 지목된 경기 이후 5~6일 뒤 손준호가 받았다고 인정한 돈이자, 중국 수사 당국이 집요하게 파고들 수밖에 없는 돈이기도 했다.손준호는 진징다오에 대해 “처음 산둥에 갔을 때 유일하게 한국말을 할 수 있는 선수였다. 제가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을 줬고, 그래서 사이가 돈독해졌다. 제가 중국 돈이 필요할 때 돈을 빌리기도 했고, 서로 친구 간이니 돈거래가 있었던 것”이라며 “승부조작을 해서 그 친구한테 돈을 받았다거나, 불법적인 돈인지 알고 받았던 돈은 아니라고 조사받을 때도 진술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솔직하고 진실되게 승부조작을 안 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문제는 그 20만 위안을 왜 받았는지에 대해선 기억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손준호의 주장대로 불법적인 돈이 아닌 걸 인지하고 받았는지를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아무것도 없기는 하다”는 게 손준호 에이전트의 답변이었다. 결국 기자회견을 거쳐 확인된 사실은 손준호가 20만 위안을 받았다는 것이 유일한 셈이다. 돈이 오갔을 당시 핸드폰에 남아있을 대화나 문자에 대해서는 그전달을 포함해 2개월 치 내용이 사라졌다는 게 손준호 측 주장이다. 손준호는 “압수됐던 핸드폰을 돌려받은 뒤 아내가 포렌식을 했다. 전해 12월과 (돈을 받은) 1월 내용만 사라졌다”고 했다. ‘공안이 지웠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그거는 제가 제 입으로 말하기엔…”이라며 말을 흐렸다. CFA의 영구 제명 징계로 선수 생명 위기에 몰렸지만, 손준호 측은 우선 별다른 대응 없이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자신이 승부조작에 가담하지 않은 만큼 CFA에서도 근거가 없을 테니, 국제축구연맹(FIFA)도 CFA의 징계 통보를 인용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이미 CFA는 FIFA에 손준호에 대한 징계 내용을 통지했다. FIFA 징계위원회가 CFA의 징계를 인용하면 한국을 비롯한 다른 FIFA 회원국에서도 같은 징계가 적용된다. 이런 사태가 발생하면 변호사를 선임해 후속 대응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손준호 에이전트는 “1차적으로 CFA에서 이것을 증명하려고 하면 세부적인 증거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승부조작으로 지목된 경기에서) 손준호가 부정행위를 했다는 걸 CFA가 증명해야 한다. 제 생각엔 그 증거가 없기 때문에 FIFA에서도 CFA의 손을 들어주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이 든다”며 “만약 FIFA에서 CFA의 손을 들어준다면 저희도 변호사를 선임하고 나서 추후에 대응할 생각은 있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 흐름이 손준호에게는 불리한 상황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진징다오는 이미 손준호를 승부조작 가담 선수로 지목했고, 승부조작으로 지목받은 경기 5~6일 뒤 손준호는 3700만원에 달하는 결코 적지 않은 돈을 받았다. 다만 이 돈을 왜 받았는지는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릴 만큼 손준호가 처했다던 안타까운 상황과는 별개로, 워낙 상식에 반하는 정황 탓에 대중들의 반응마저 차가울 수밖에 없다. 김명석 기자 2024.09.12 13:03
프로축구

눈물과 함께 침묵 깬 손준호 “범죄자 아닌 피해자로 이야기하고 싶었다” [IS 수원]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중국축구협회(CFA)로부터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축구 국가대표 출신 손준호(32·수원FC)가 결백을 호소했다. 승부조작에 가담한 적이 없는 건 물론이고, 중국에서 구금돼 조사를 받을 때도 승부조작을 인정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체포 이후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중국 공안과 판사로부터 협박과 회유를 들어 금품수수 혐의를 거짓으로 인정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자칫 선수 생명이 끝날 위기에 몰린 그는 이후 상황을 지켜보면서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해 가겠다는 계획이다.손준호는 11일 수원시체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5월 중국 공안에 체포된 뒤 10개월 간 조사를 받은 상황부터 어떻게 석방돼 한국으로 올 수 있었는지, 그동안 왜 침묵을 지켰는지 등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손준호는 지난 3월 석방 이후 구체적인 혐의 등 중국에서 있었던 일들에 철저하게 함구해 오다, 전날 CFA가 승부조작을 이유로 손준호를 영구 제명 징계하자 입을 열었다. 발설하지 않기로 한 내용에 대해 CFA가 먼저 발표를 했으니, 자신도 대응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게 손준호의 입장이 달라진 이유다.에이전트와 함께 기자회견에 참석한 손준호는 “사실과 진실만을 이야기하겠다. 이제는 터놓고 응어리 같은 걸 밝힐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서 오히려 홀가분하다”며 지난해 체포 과정부터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5월 가족과 함께 귀국하려다 공안에 체포됐다. 손준호는 “체포될 당시엔 정말 당황스러웠고 너무 큰 쇼크를 받았다. 가족들 앞에서 체포가 됐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더 당황스러웠던 건 체포 이후였다. 공안은 저에게 핸드폰으로 번역을 해서 ‘뇌물 수수 혐의죄로 체포한다’는 문구를 보여줬다. 당시만 해도 무슨 말이지 싶었다. 정말 당황스럽고 어이가 없었다. 그런 적이 없다고 결백을 호소했다”고 돌아봤다.이어 손준호는 “체포 후 몇 시간이 지나서야 한국말을 어눌하게 하는 통역이 왔다. 무슨 일이냐며 물어봤고, 제가 죄를 지어서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들었다. 당황스러웠다”며 “영문도 모른 채 갇혀있다가 이동을 해야 한다며 끌고 갔다. 그곳은 중국 초양시에 있는 구치소였다”고 했다. 당시 감정이 떠오른 듯 손준호는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는 “갑자기 공안은 말도 안 되는 혐의를 제시하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을 경우 ‘너의 와이프를 체포해 같이 조사를 해야 된다’며 겁을 줬다. 핸드폰 속에 제 딸과 아들 사진을 보여주면서 ‘아이들은 무슨 죄가 있느냐, 엄마가 이곳으로 오면 아이들은 어떻게 지내느냐, 아이들도 아빠가 보고 싶지 않겠느냐, 그러니 빨리 인정하라’고 강요했다. 공항에서 체포된 뒤 가족들이 한국에 갔는지, 중국에 남아있는지, 어떻게 지내는지 알 수 없는 상태였다. 더 겁이 났고 가족 생각이 너무 났다”고 돌아봤다.눈물을 계속 흘리던 손준호는 “그때 다시 공안이 제안을 했다. 지금이라도 혐의를 인정하면, 7~15일 뒤에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외국인이고 외교적 문제가 있는 만큼 보석도 가능할 거라고 회유했다. 너무나 겁이 났고, 살면서 이런 적도 처음이라 가족 걱정에 어쩔 수 없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혐의를 인정했다. 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손준호는 “가족들이 한국에서 고용한 변호사와 첫 접견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변호사는 제가 혐의를 이미 인정했기 때문에 어떤 것도 할 수 없다고 했다. 체포된 뒤 겪었던 일들을 이야기하자, 변호사는 ‘잘못도 없는데 왜 혐의를 인정했느냐. 진술을 번복하라’고 이야기했다. 그제야 제 자신이 바보 같고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에 대한 걱정과 한국으로 가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너무 안일한 판단을 했다”고 했다. 기자회견 등을 통해 상황을 알리고도 싶었다. 손준호는 그러나 “외부에 사실을 알리면 혼자 재판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정부나 대한축구협회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고 개인적 차원에서 해결해야 했다. 진술을 번복하자 공안은 왜 번복하느냐며 오히려 강도 높은 조사를 했다. 무혐의를 계속 주장하자 터무니없는 증거들을 가지고 와 혐의를 인정하라고 압박했다. 그후부터는 수개월 동안 몇 번의 조사밖에 받지 않았다”고 했다.손준호는 “조사 단계에서 공안의 수사 과정, 즉 영상과 음성 파일을 보여달라고 신청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영상만 있지 음성은 단 하나도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그들이 당당하다면, (조사 과정) 음성 파일을 공개하면 된다. 제가 어떤 식으로 조사를 받았고, 어떤 식으로 자백을 했는지 과정을 들려드리면서 저의 결백을 떳떳하게 밝히고 싶다. 그들에게 증거라는 건 초기에 있었던 압박 수사를 통한 저의 거짓 자백뿐이었다”고 했다.이어 그는 “이후 조사는 매번 무의미한 내용의 반복이었고, 그렇게 계절이 두 번 바뀌었다. 그러다 갑자기 단기간에 여러 차례 수사를 받았고, 이제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재판이 있기 전엔 판사가 따로 나를 불렀다. (만남 장소에는) 고위 간부로 보이는 사람이 있었다. ‘너는 절대 무혐의로 나갈 수가 없다. 작은 죄라도 인정해야 외교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작은 죄라도 인정하지 않으면 언제 나갈지 모른다’고 했다”며 “판사는 20만 위안(약 3800만원)이라는 금액을 김경도(진징다오)에게 받았다고 인정하면 석방시켜 주겠다고 했다. 한국으로 돌아가서도 축구선수 경력을 이어갈 수 있게 해 주겠다고 거래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손준호는 판사의 제안을 승부조작의 대가로 해석했다. 그는 “축구선수로서 승부조작이 엄청난 불명예라고 생각했다. K리그에서 뛸 때도 교육을 잘 받았기에 치명적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판사가 처음 제안했을 때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자 판사가 ‘승부조작이 아닌 개인간의 금품수수 혐의’라고 했다. 당시 승리수당은 16만 위안(약 3000만원)이었다. 승리 수당이 16만 위안인 선수가 고작 20만 위안을 벌기 위해 승부조작을 했다고는 (대중이) 생각 안 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이어 그는 “10개월이 넘도록 좁은 방에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있었다. 고된 환경에 한국인은 혼자였다. 하루에 말 한마디도 못하면서 창문만 바라보며 하루하루 정말 너무나 힘들게 생활했다”며 “심신이 너무 지쳤다. 하루라도 빨리 탈출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그 순간에는 누구라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했다.손준호는 “(혐의를 인정하기로 하자) 판사와 고위 간부로 보이는 사람은 ‘이 내용을 누구에게라도 발설하면 안 된다. 발설 시 큰 문제를 삼을 것이고, 축구도 더 이상 못하게 할 것’이라고 강요했다. 이후 형식적인 재판을 거쳐 석방돼 한국에 돌아오게 됐다”며 “이게 그동안 대응을 안 하고, 또 못했던 이유들이었다. 이제야 말씀을 드리게 돼 저 또한 마음이 편하고 홀가분하다”고 했다. 손준호에 따르면 재판 당시 ‘금품 수수 혐의’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그동안 입을 닫고 있다 입장을 밝히게 된 배경으로는 “CFA가 먼저 발표를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발설하지 않기로 하고도 먼저 발표했기 때문에 저도 말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저는 이제 잃을 게 없다. 범죄자로 이야기하고 싶지 않고, 피해자로 이야기하고 싶었다. 정말 사실을 이야기하고 싶어서 이 자리를 마련한 것”이라며 “변호사를 믿고 한국에서는 아무런 조치를 안 했다. 만약 가만히 있었다면, 여기 계시는 분들을 포함해 모두가 저를 범죄자로 생각하실 거 같았다”고 했다.손준호는 다만 김경도로부터 20만 위안을 받은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다만 그 이유가 결코 승부조작의 대가가 아닌, 개인간의 거래였다는 주장이다. 손준호는 “승부조작은 한 적도, 가담한 적도 없다”며 “김경도는 중국에 갔을 때 유일하게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선수였다. 제가 적응하는 데 큰 도움도 줬고, 서로 도움을 많이 줬다. 제가 중국 돈이 필요할 때 돈을 빌리기도 했다. 친구 간이다 보니 돈거래가 있었던 거다. 불법적인 돈인 걸 알고 받았던 돈은 아니라고 조사받을 때도 이미 이야기했다”고 했다. 김경도로부터 20만 위안을 받은 건 사실이나, 조사 과정에서 공안이 ‘불법적인 돈’이라고 설명해 이를 부정했다는 것이다. 대신 손준호도 이 돈을 왜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손준호 입장에서도 돈을 왜 받았는지, 그 돈이 불법적인 자금이 아니었다는 걸 인지하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는 입증할 방법이 없는 셈이다.손준호는 “저의 억울함을 조금이라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지금도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도와주고 지지해주고 계셔서 우리 가족과 제가 버티고 있다. 국민 여러분들께 사실만을 이야기 드린다”며 “오늘 말씀드린 건 100% 진실이고, 사실만을 이야기했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하는 부탁밖에 없다. 수원FC 구단에도 죄송스럽다. 이또한 잘 견디고 이겨내서, 대한민국 축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CFA는 지난 10일 ‘사법기관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손준호는 정당하지 않은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정당하지 않은 거래에 참여, 승부를 조작하고 불법적인 이익을 얻었다’며 ‘(중국 내) 손준호의 축구 관련 모든 활동을 평생 금지한다’는 징계 결정문을 공개했다. CFA는 지난 2022년부터 승부조작 관련 수사에 나선 중국 당국의 수사 결과를 토대로 이날 손준호 등 43명은 영구 제명, 17명은 5년 자격 정지 징계를 각각 내렸다.그동안 손준호에게 적용된 혐의는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로만 알려졌다.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또는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직무상 편리를 이용, 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 등에 적용되는 혐의였다. 그런데 CFA가 손준호의 징계 사유로 ‘승부조작’을 꼽으면서 논란이 커졌다. CFA가 최고 징계를 내린 건 손준호가 승부조작에 관여한 사실이 확인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손준호가 이날 기자회견을 자처한 이유였다.CFA의 징계 처분이 당장은 중국 내에서만 적용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에 통보되면 FIFA 징계위원회를 거쳐 다른 FIFA 회원국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 사안이 승부조작이라는 점에서 FIFA 징계위원회도 엄중하게 상황을 판단할 수밖에 없다. 만약 FIFA 회원국에도 적용되면, 손준호는 한국을 비롯해 FIFA 회원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없다. 손준호 측은 “FIFA가 CFA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증거가 없기 때문”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FIFA가 CFA의 징계를 받아들일 경우에는 변호사를 선임해 후속 대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수원=김명석 기자 2024.09.11 20:03
프로축구

손준호 눈물의 기자회견 “협박·회유에 거짓으로 혐의 인정…승부조작 한 적 없다” [IS 수원]

“승부조작은 가담한 적도, 가담했다고 이야기한 적도 없습니다.”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중국축구협회(CFA)로부터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축구 국가대표 출신 손준호(32·수원FC)가 눈물로 결백을 호소했다. 승부조작에 가담한 사실 자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중국 공안과 판사의 협박과 회유에 불가피하게 금품수수 혐의만 인정했을 뿐이라는 것이다.손준호는 11일 수원시체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터놓고 응어리를 밝힐 수 있는 자리가 마련돼 오히려 홀가분하다”며 지난해 5월 중국 공안에 체포된 이후 상황들과 지금까지 입을 닫고 있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들을 공개하고, 전날 CFA가 징계 사유로 지목한 승부조작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손준호는 “체포 직후 공안은 말도 안 되는 혐의를 제시하며 인정하지 않을 경우 아내도 체포돼 같이 조사를 받아야 한다거나 아이들 사진을 보여주며 겁을 줬다. 빨리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말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후 가족들이 고용한 중국 변호사와 접견을 이후 진술을 번복하자, 공안은 터무니없는 증거들을 가지고 와 다시 혐의를 인정하라고 강도 높게 조사했다”고 했다. 이어 손준호는 “재판이 있기 전 판사가 불러 고위 간부로 보이는 사람과 만났다. 판사는 20만 위안(약 3800만원)이라는 금액을 김경도에게 받았다고 인정하면 석방시켜 주겠다고 했다. 선수 경력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거래를 제시한 것”이라며 “승부조작은 인정할 수 없다고 하자 판사는 승부조작이 아니라 금품수수라고 했다. 심신이 너무 지쳐서 결국 금품수수 혐의를 인정했다. 대신 누구에게도 발설하면 안 된다, 발설 시 큰 문제를 삼게 될 거라고 해 지금까지 입을 닫고 있었다”고 했다.손준호는 “그들이 당당하다면, 조사 과정의 음성 파일을 공개해 어떤 식으로 조사를 했고, 어떻게 자백을 받아냈는지 과정을 들려 드리면 된다. 결백을 떳떳하게 밝히고 싶다. 그들에게 증거라는 건 초기에 있었던 압박 수사를 통한 저의 거짓 자백뿐”이라며 “범죄자가 아니라 피해자로 이야기하고 싶었다. 승부조작은 가담한 적도, (조사 과정에서) 가담했다고 이야기한 적도 없었다”고 재차 강조했다.앞서 CFA는 ‘사법기관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손준호는 정당하지 않은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정당하지 않은 거래에 참여, 승부를 조작하고 불법적인 이익을 얻었다’며 ‘손준호의 축구 관련 모든 활동을 평생 금지한다’는 징계 결정문을 공개했다. CFA가 국제축구연맹(FIFA)에 통보하면, FIFA 회원국에서도 선수로서 뛸 수 없는데, 손준호 측은 “FIFA가 CFA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 거라고 본다.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만약 FIFA가 CFA의 징계를 인정하면 변호사 선임 후 대응할 계획”이라고 했다. 수원=김명석 기자 2024.09.11 17:14
프로축구

‘선수 생명 위기’ 손준호 드디어 침묵 깬다…“늦어도 11일 기자회견 예정”

중국축구협회로부터 영구 제명 징계를 받은 손준호(수원FC)가 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그동안 손준호는 중국에서 구금된 배경 등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늘 함구해 왔는데, 선수 생명 위기에 내몰리자 결국 침묵을 깰 예정이다.손준호 측은 10일 “이르면 오늘, 늦어도 내일(11일) 기자회견을 통해 중국축구협회의 이번 결정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대한 빨리 입장을 밝혀야 중국축구협회의 일방적인 주장에 맞설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장소를 섭외 중이고, 장소는 수원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날 중국축구협회는 중국 국가체육총국과 공안부가 발표한 수사 결과를 토대로 손준호에게 축구와 관련된 어떠한 활동도 평생 금지하는 영구 제명 징계를 내렸다. 발표에 따르면 손준호는 정당하지 않은 이익을 위해 정당하지 않은 거래에 참여, 축구 경기를 조작하고 불법적인 이익을 얻은 혐의로 징계 대상이 됐다. 이날 중국축구협회는 43명에게 영구 제명, 17명에게는 5년 자격 정지 징계를 각각 내렸는데, 손준호도 가장 무거운 징계 대상에 포함됐다.그동안 손준호의 혐의는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또는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자신의 직무상 편리를 이용, 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 등에 적용되는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로 알려졌지만, 이날 중국축구협회는 승부조작으로 발표했다. 그동안 손준호 측은 승부조작 가담이나 이적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을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해 왔다.다만 1년 가까이 중국 공안에 구금돼 조사를 받다 겨우 풀려나고도 여러 의문들이 남았다. 정확히 어떤 혐의로 조사와 재판을 받았는지, 재판은 종결이 됐는지, 유·무죄 결과는 어떠한지 등에 대해 손준호 측이 극도로 말을 아껴온 이유가 컸다. 중국축구협회가 영구 제명 징계를 내리면서 손준호는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 등 FIFA 회원국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없는 위기에도 내몰리게 됐다. 중국축구협회가 FIFA에 징계 내용을 통보하고, FIFA 징계위원회를 거쳐 각 회원국에 해당 내용이 전달되면 다른 회원국에도 사실상 같은 징계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축구협회가 영구 제명 징계를 내린 배경으로 다름 아닌 '승부조작'을 언급하면서 손준호는 단번에 궁지로 내몰리게 됐다. 그간의 침묵을 깨고 그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해 직접 설명하는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배경이다.손준호는 산둥에서 뛰던 지난해 5월 중국 상하이 훙차오 공항을 통해 귀국하려다 공안에 연행됐고, 이후 형사 구류돼 조사를 받았다. 무려 10개월 동안 구금돼 조사를 받던 손준호는 지난 3월에야 풀려나 석방됐다.김명석 기자 2024.09.10 16:03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