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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메타 저커버그와 또 단독미팅...어떤 얘기 나눴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4개월 만에 다시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단독 회동하는 등 미국 빅테크 기업 수장들과의 연쇄 미팅 일정을 마무리했다. 1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지난주 미국 동부 일정 이후 미국 서부로 이동해 글로벌 ICT(정보통신기술)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메타·아마존·퀄컴 등의 CEO들을 차례로 만나며 약 2주간의 미국 출장 일정을 마쳤다. 먼저 11일 미국 서부 팔로 알토에 위치한 저커버그 CEO의 자택에 초대받아 단독 미팅을 가졌다. 지난 2월 이 회장의 초대로 삼성의 영빈관인 승지원 회동 후 4개월 만에 다시 만난 것이다. 둘은 AI(인공지능)·가상현실·증강현실 등 미래 ICT 산업 및 소프트웨어 분야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2011년 저커버그를 처음 만난 이후로 지금까지 8번의 미팅을 가질 정도로 각별한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저커버그는 지난 2016년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서 삼성전자 갤럭시S7 언팩 행사에 직접 등장해 가상현실을 매개로 한 삼성전자와 메타의 공고한 협력 관계를 강조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삼성전자와 메타는 AI 분야에서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갈 전망이다. 저커버그는 지난 2월 방한 당시 “삼성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거대 기업으로서 글로벌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러한 부분들이 삼성과 협력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12일에는 시애틀 아마존 본사를 찾아 앤디 재시 아마존 CEO를 만났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의 전영현 DS부문장,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한진만 DSA 부사장, 최경식 북미총괄 사장 등이 함께 배석했다. 아마존은 세계 1위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로 차세대 메모리를 비롯한 반도체 사업의 핵심 비즈니스 파트너 중 하나다. 특히 이 회장과 재시 CEO는 생성형AI와 클라우드 컴퓨팅 등 현재 주력 사업에 대한 시장 전망을 공유하며 추가 협력에 대한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에는 미국 새너제이의 삼성전자 DSA에서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를 만나 AI 반도체와 차세대 통신칩 등 새롭게 열리는 미래 반도체 시장에서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6.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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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 윤석열과 '가짜뉴스 대응' 논의..."삼성과 협력 매우 중요"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선거를 앞두고 ‘가짜뉴스’에 대한 논의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29일 용산대통령실에서 가진 저커버그와의 회동에서 AI를 악용한 조작·선동을 막기 위한 메타 측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윤 대통령은 "최근 늘어나고 있는 AI를 악용한 가짜뉴스와 허위 선동 조작은 자유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라며 "올해는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선거가 있는 만큼 메타와 같은 빅테크 플랫폼 기업들이 가짜뉴스와 각종 기만행위를 신속하게 모니터링하고 조치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이에 저커버그는 "메타의 경우 선거에 대한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국 선거관리위원회를 포함해 외국 정부들과 가짜정보 유포를 제어하기 위한 협업이 광범위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덧붙였다. 저커버그는 삼성과의 협업을 언급했다.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 중인 저크버그는 전날 승지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찬을 가진 바 있다. 저커버그는 "삼성이 파운드리 거대 기업으로 글로벌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이러한 부분들이 삼성과 협력에 있어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저커버그는 이 과정에서 휘발성이 큰 상황에서 대만 TSMC 의존도가 높은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에 "삼성전자의 AI 반도체, 시스템 반도체 부분에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서울 인근 투자에 관해서도, 이미 삼성전자가 투자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정부 지원들이 이뤄지고 있다"고 화답했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또 윤 대통령은 한국이 메타의 AI가 적용될 수 있는 훌륭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메타가 상상하고 설계한 것을 한국 산업이 적극적으로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밝혔다. 저커버그 CEO는 지난 27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방한 중이다. 그는 약 9년 4개월 만에 한국을 찾아 이재용 회장,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 AI·혼합현실(XR) 스타트업 대표 및 개발자 등 국내 기업인들과 잇달아 회동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2.2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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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저커버그, 한국 LG·삼성과 XR·AI 동맹 강화 행보

인공지능(AI)과 확장현실(XR) 등 미래 먹거리에 사활을 걸고 있는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기업과의 동맹 강화에 나섰다. 10년 만에 한국을 찾은 저커버그는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에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윤석열 대통령도 만난다. 하루 전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입국한 저커버그는 28일 LG의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를 찾아 조주완 대표 등과 오찬을 겸한 '비빔밥 회동'을 가졌다. 이날 자리에는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 박형세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장 등도 함께하며 차세대 XR 디바이스 협업 방향과 AI 개발을 둘러싼 미래 협업 가능성 등을 논의했다. 일본을 들렀다가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에 온 저커버그는 일본 기업은 별도로 만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LG와 삼성을 비롯해 XR과 관련된 국내 스타트업 관계자도 만나는 등 숨가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AI, XR 등 한국의 최첨단 기술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저커버그와 회동 후 취재진과 만난 조주완 대표는 “메타와 함께 만든 XR 기기를 내년 상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수년 전부터 최고전략책임자(CSO) 산하에 XR 조직을 두고 사업화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연말 조직개편에서 HE사업본부 산하에 XR 사업 담당을 신설하고 XR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메타는 2014년 XR 기기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말 최신 MR 헤드셋인 '퀘스트3'를 출시했다. 특히 최근 애플이 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출시하며 XR 기기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대규모 언어모델(LLM) '라마3'를 LG전자 기기에 적용하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조 대표는 “메타가 갖고 있는 언어모델을 저희가 보유한 5억대 이상 되는 기기에 어떻게 AI에 빠르게 적용할지, 양사의 협력 범위가 굉장히 넓다”고 설명했다. 저커버그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하버드 동문’인 이재용 회장과 만찬을 함께 했다. 둘은 AI 반도체와 XR 사업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는 범용인공지능(AGI)을 자체적으로 구축할 것이라고 밝히며 AI 기술 경쟁에 적극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엔비디아의 H100 프로세서 35만개를 포함해 연내에 총 60만개의 H100급 AI 칩을 확보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엔비디아가 AI 반도체와 관련해 80% 이상을 독점하고 있는 가운데 메타는 삼성전자와 같은 다른 파트너를 찾고 있다. 삼성전자도 최근 AGI 전용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AGI 반도체 개발 조직 'AGI컴퓨팅랩'을 신설했다.저커버그는 29일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만나 AI 안보 등 미래 산업에 대한 의견을 나눌 전망이다. 지난 27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예방한 그는 “기시다 총리와 AI와 기술의 미래에 대해 알차고 훌륭한 대화를 나눴다”고 밝힌 바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2.2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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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이명희의 한남동 단독주택 286억 1위, DL 이해욱 2위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의 저택이 단독주택 공시가격 1위 자리를 9년째 지켰다. 금액이 자그마치 286억원에 달한다. 2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 전국 표준주택·표준지 공시지가에 따르면 이명희 회장이 살고 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의 내년 공시가격이 285억7000만원으로 올해(280억3000만원)보다 1.9% 올랐다. 이 단독주택은 연면적 20861.8㎡ 규모로 2016년 표준 단독주택으로 편입된 이후 공시가격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 2위는 이해욱 DL(옛 대림그룹) 회장의 강남구 삼성동 주택(연면적 2617.4㎡)으로 내년 공시가격이 186억5000만원이다. 올해보다 2.5% 상승했다.3위는 삼성그룹 호암재단이 용산구 이태원동에 보유한 삼성그룹의 영빈관인 승지원(연면적 609.6㎡)이다. 내년 공시가격은 171억7000만원으로 올해보다 2.2% 올랐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등의 귀빈을 맞을 때 승지원을 활용하고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보유한 용산구 이태원동 주택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내년 공시가격은 167억5000만원으로 3.0% 상승했다.공시가격 상위 단독주택 10곳의 순위는 1년 새 변동이 없었다. 10곳 중 7곳이 용산구에 있고 나머지는 강남구 삼성동 2곳, 서초구 방배동 1곳이다. 신세계를 비롯해 삼성, 현대, LG 등 용산구 한남동에 재벌들이 모여 살고 있고, 주택의 가격이 기본 100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표준지 중에서는 서울 중구 충무로 1가 네이처리퍼블릭 부지(169.3㎡)의 내년 공시지가가 1㎡당 1억754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올해보다 0.7% 상승했다. 네이처리퍼블릭 부지의 공시지가는 코로나로 명동 상권이 타격을 받으면서 2년 연속 떨어졌다가 소폭 상승했다.전국 땅값 2위인 명동2가 우리은행 부지(392.4㎡)의 내년 공시지가는 ㎡당 1억7400만원으로, 올해보다 0.8% 높아졌다.3위인 충무로2가의 옛 유니클로 부지(300.1㎡)는 1억6530만원으로 올해와 변동이 없다. 땅값 4위인 충무로2가의 토니모리(71㎡) 부지는 1억5770만원으로 0.8% 올랐다.서울 서초구 서초동 업무용지(662.2㎡)의 내년 공시지가가 1억1930만원으로 3.6% 올랐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업무용지(747.7㎡)는 1억1910만원으로 1.5% 상승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2.20 11:06
IT

'회장님' 1년 이재용 국경 넘나든 현장 경영…때마침 기지개 켜는 반도체

취임 1년을 맞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자축이라도 하듯 국경을 넘나드는 현장 경영으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미래 먹거리인 차세대 반도체 전략 점검과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때마침 적자 늪에 빠졌던 반도체 시장도 조금씩 기운을 차리는 모습이다.2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이달 들어 출장과 협력사 미팅이 이어지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지난 주말에는 서울 한남동 승지원에서 삼성의 일본 내 협력회사 모임인 LJF(이건희 재팬 프렌즈)를 주재했다. 2022년 10월 27일 회장에 오른 이후 처음이다.올해로 30주년인 LJF는 고 이건희 선대 회장이 제안해 1993년 시작한 모임이다. 반도체·휴대폰·TV·가전 등 전자업계 부품·소재 기업들의 협력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했다. 한국에서 대면 교류회가 열린 것은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모임이 열린 승지원은 한옥을 개조한 삼성의 영빈관이다. '선대 회장의 뜻을 잇는 집'이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이건희 선대 회장은 LJF 발족 당시 "부품 경쟁력이 완제품의 경쟁력을 좌우하므로 삼성이 잘 되려면 부품 회사들과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재용 회장은 한일 기업의 신뢰를 굳건히 다져야 한다는 선대 회장의 의지를 계승했다. 이번 모임에 삼성전자에서는 한종희 부회장·노태문 MX(모바일 경험)사업부장·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장·박용인 시스템LSI 사업부장·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이, 일본에서는 TDK·무라타 제작소·알프스알파인 등 8개 협력사 경영진이 참석했다.이재용 회장과 LJF 회원사들은 코로나19 사태와 미중 무역 분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복합 위기 상황을 함께 극복하자고 다짐했다.이처럼 파트너십은 공고히 하면서도 삼성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초격차 전략에 꾸준히 힘을 싣고 있다.지난 19일에는 삼성전자 기흥·화성캠퍼스를 찾았다.특히 2030년까지 약 20조원을 쏟는 기흥 차세대 반도체 R&D(연구·개발) 단지를 둘러봤다. 연구·생산·유통이 한곳에서 이뤄지는 복합형 연구 단지로, 최첨단 기술이 곧바로 양산으로 이어지는 인프라를 갖출 예정이다.이재용 회장은 "대내외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다시 한번 반도체 사업이 도약할 수 있는 혁신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지난 추석에는 중동 3개국(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이집트)을 찾아 임직원을 격려했다. 2014년부터 매해 명절 해외 사업장으로 건너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경영진과 사업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의 이런 전방위 경영 활동은 핵심 무대인 반도체 시장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길고 어두웠던 터널 끝에서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증권가는 오는 31일 세부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적자 폭이 올해 2분기 4조원대에서 3분기 3조원대로 감소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저가 수주를 자제하고 메모리 반도체를 감산한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14년 만에 최저치인 6000억원에 그치며 우려를 산 바 있다.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4분기부터 메모리 업황 회복과 HBM(고대역폭메모리), DDR5 등 고부가 제품에서의 경쟁력 확대를 기대한다"고 했다.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 역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하락이 멈춘 것은 향후 실적 전망에 있어 긍정적"이라며 "4분기 DS(반도체) 부문은 메모리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되며, 타 사업부의 감익을 일정 부분 상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10.23 07:00
산업

기본 100억 넘는 재벌들의 단독주택...신세계 이명희 1위

2023년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이 공개되면서 재벌가들의 고가 저택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 현대, LG, 신세계 등 재벌들이 모여 사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주택은 기본 100억원을 상회했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이 8년 연속 공시가격 1위 자리를 지켰다. 14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공시가에서 이 회장의 자택은 280억3000만원으로 올해 311억원보다 9.9% 떨어졌다. 이 단독주택은 연면적 2861.8㎡ 규모로 2016년 표준 단독주택으로 편입된 이후 공시가격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격 2위는 이해욱 DL 회장의 강남구 삼성동 주택(연면적 2617.4㎡)이다. 내년 공시가가 182억원으로 올해보다 11.6% 하락했다. 3위는 삼성그룹 호암재단이 용산구 이태원동에 보유한 삼성그룹의 영빈관인 승지원(연면적 609.6㎡)이다. 내년 공시가격은 168억원으로 올해보다 9.0% 내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등 귀빈을 맞을 때 승지원을 활용하고 있다. 내년 전국 표준 단독주택 공시가는 올해보다 5.95% 내려간다. 표준지 공시가는 5.92% 하락한다. 표준 단독주택 및 토지의 공시가 하락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전국 지역 중 서울의 공시가가 평균 –8.55%로 가장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이 196억원에 매입한 서울 중구 장충동 주택도 고가로 알려졌다. 고 이건희 회장 소유의 이 주택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오너가가 상속 처분 과정에서 ‘삼성가’의 장손인 이 실장에게 넘어갔다. 이 실장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원래 단독주택이었지만 리모델링을 해 1층 사무실, 2층 직업훈련소로 개조됐고, 현재 제2종근린생활시설로 분류돼 있다. 대지 2033㎡, 연면적 901㎡ 규모의 저택으로 이재현 회장의 집과도 지척에 있다. 최근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한 달 넘게 시위를 벌여 화제가 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저택도 100억원이 넘는 고가다. 정의선 회장은 용산구 한남동 유엔빌리지에 거주하고 있다. 현대차 총수 일가의 단독주택 7채가 모여 있는 곳이다.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을 비롯해 정성이 이노션 고문도 이곳에 살고 있다. 이 단독주택은 대지면적 1030㎡, 연면적 721.94㎡으로 지하 2층과 지상 2층의 규모다. 지난해 공시가가 116억원이 넘어섰다. 내년 공시가가 9% 정도 하락한다고 해도 100억원이 넘는 금액이다.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도 한남동에 거주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한남동은 한강이 감싸 안듯 흐르고 뒤로는 남산이 있어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명당으로 꼽혀 국내 재벌 총수뿐 아니라 유명 연예인들도 많이 살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2.15 06:58
산업

이재용·정의선 등 710조 '네옴시티' 지원사격...엑스포 전면전에 '미묘한 기류'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 ‘네옴시티’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세자의 방한 소식에 5대 그룹 재계 총수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앞두고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는 사우디라서 미묘한 기류마저 흐르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17일 방한할 예정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15~16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방한 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국내 5대 그룹 총수들이 빈 살만 왕세자와 깜짝 회동한 바 있다. 당시 삼성그룹 영빈관인 승지원에서 함께 환담하며 사우디 투자와 세계 경제 현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에도 총수들과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총사업비 5000억 달러(약 710조원) 규모의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 ‘네옴시티’ 사업과 관련한 유치 활동 때문이다. 네옴시티는 서울의 44배 크기의 스마트 도시를 짓는 대형 프로젝트이고 빈 살만 왕세자가 결정권을 쥐고 있다. 이에 이번 방한을 통해 네옴시티 등 수주 기업을 물색하고 다양한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기업과 정부가 ‘코리아 팀’을 이뤄 네옴시티 유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왕세자와 친분이 있는 5대 그룹 총수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특히 이재용 회장은 왕세자와 깊은 친분을 갖고 있어 역할이 기대된다. 2019년 당시 이재용 회장은 삼성그룹의 영빈관인 승지원에 왕세자를 초대했고, 이에 앞서 청와대가 주최한 공식 오찬에도 참석한 바 있다. 이 회장은 2019년 9월 현지에서 왕세자를 만나 사우디의 국가 개혁 프로젝트인 ‘비전 2030’에 대해 AI(인공지능), 5G, 시스템 반도체들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고 있는 이 회장과 왕세자 사이에 이미 상호 협력 시너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회동 가능성이 매우 크다. 2019년 때처럼 윤석열 대통령도 이 회장과 함께 배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네옴시티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교통수단에 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 UAM은 미래의 스마트시티를 구상하고 있는 사우디가 큰 흥미를 보일 수 있는 사업 영역이다. 현대차그룹은 친환경 이동 수단과 에너지, 물류, 자원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미래도시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13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민간 경제단체와 기업들의 협의체인 ‘B20 서밋’에 참석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이날 ‘에너지, 지속가능성 및 기후, 금융, 인프라’ 세션 기조연설을 했고, 빈 살만 왕세자도 G20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정 회장은 “전 지구적 기후변화 위기와 에너지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과감한 결단과 리더십이 절실한 시점이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부품구매부터 제조, 물류, 운행, 폐기 및 재활용에 이르기까지 모든 가치 사슬에서 탄소중립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다만 2030 부산엑스포 유치에 5대 그룹 총수가 전면에 나서고 있고, 사우디 리야드가 가장 강력한 경쟁자라는 점에서 어색한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1.14 06:55
경제

'냉정한 현실' 직시한 이재용, 글로벌 행보와 파격 인사로 '뉴삼성' 속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글로벌 행보와 파격 인사를 통해 ‘뉴삼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미국 출장이 다녀온 여독이 채 풀리기 전에 또 다시 출장길에 올랐다. 이번 행선지는 중동이다. 이 부회장은 6일 김포공항에서 전세기편으로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의 목적과 만나는 사업 파트너, 관심 있게 보는 사업 분야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따로 답하지 않고 떠났다. 이 부회장은 매주 목요일마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혐의 재판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이번 주는 재판부 사정으로 재판이 월요일로 앞당겨지면서 다음 재판까지 시간적 여유가 생겨 해외 출장을 결정했다. 새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확산으로 해외 입국자는 10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지만 이 부회장은 '임원급 등 기업의 필수 인력'에 해당해 자가격리를 면제받을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에서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찾아 그동안 단절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복원하고, 새로운 트렌드를 확인하는 한편 신사업 기회 등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이어 중동에서도 인적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뉴삼성‘을 향한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미국 출장 후 ‘뉴삼성’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장의 처절한 목소리와 시장의 냉혹한 현실을 직접 보고 와 마음이 무겁다"고 언급한 이 부회장은 미래 산업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7일 삼성전자의 사장단 인사에서도 이 부회장의 과감한 결단을 읽을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수뇌부 3인방인 김기남(DS)·김현석(CE)·고동진(IM) 부문장을 모두 교체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사법 리스크와 대외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이들 3인 체제가 당분간 유지할 듯 보였다. 하지만 미국 출장을 다녀오면서 ‘혹독한 현실’가 마주했던 이 부회장은 과감히 칼을 뽑았다. 이 부회장은 미국에 이어 중동에서도 정상급 리더들을 만나고 올 예정이다. 이 부회장의 중동 인적 네트워크는 UAE의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안 아부다비 왕세제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메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왕세자가 꼽힌다. 이 부회장은 2019년 2월 UAE 두바이를 방문해 셰이크 모하메드 빈 자예드 알 나안 아부다비 왕세제와 회동하며 정보통신(IT), 5G 등 분야 협력 논의했다. 곧이어 한국을 찾은 빈 자예드 왕세제를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으로 초청해 5G 통신을 시연하고, 첨단기술이 접목된 스마트공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해 6월에는 한국을 방문한 모하메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왕세자를 승지원에서 만나 미래 성장산업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승지원은 고 이건희 회장이 1987년 이병철 선대회장의 거처를 물려받아 집무실 겸 영빈관으로 활용한 곳으로, 삼성의 핵심 의사결정이 이뤄진 곳이다. 당시 사우디 측은 이 부회장이 제시해 온 인공지능(AI), 5G, 시스템 반도체 등 미래 비전에 큰 관심을 두고 있어 승지원까지 찾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은 2019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 출장 중에도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났다. 두 사람의 잇따른 만남은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고 있는 이 부회장과 사우디 국가 개혁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을 이끄는 빈 살만 왕세자 사이에 상호 협력 시너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뉴삼성’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이 부회장은 앞으로 기회가 될 때마다 시간을 쪼개 해외를 찾아 최신 흐름을 읽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12.07 12:04
경제

[이건희 회장 별세]"한손 묶고 24시간 살아봐라, 이겨내라, 난 해봤다"

"건희는 말도 잘 안 하고 정말 떡두꺼비 같았는데, 알고 보니 건희가 먼저 붙자고 한 싸움이었어. 내가 양쪽 가방을 들고 심판을 봤지. 근데 막상 붙으니까 건희가 힘이 좋았어." (고 홍사덕 전 의원) 이건희 회장과 동기인 서울사대부고 13회 졸업생들 누구나 기억하는 일화가 하나 있다. 이 회장이 고교 2학년 때 학교에서 싸움을 제일 잘한다는, 요즘으로 치면 ‘일진’과 맞짱을 뜬 사건이다. 수업이 끝난 뒤 학생들의 발길이 뜸한 도서관 뒤에서 벌어진 싸움은 무승부로 끝났다. 이 싸움의 심판을 봤다는 홍사덕(지난 6월 별세) 전 새누리당 의원은 생전 중앙일보에 이 일화를 털어놓으며 "이 회장이 말수는 적었지만 승부를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않는 '싸움닭' 기질을 갖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 #사대부고 시절 레슬링 연습때 눈썹 찢어지기도 이 회장이 거친 레슬링에 빠져든 건 일본 유학 시절이다. 그는 일본에서 한국계 프로레슬러인 역도산을 직접 찾아갈 만큼 열렬한 팬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은 1989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프로레슬링에 관심을 갖게 돼서 2년 가까이 레슬링을 했는데, 연습 중에 부딪혀서 왼쪽 눈썹 부근이 찢어진 적이 있다. 이런 일은 레슬링을 하다 보면 흔한 일이지만, 어머니가 그걸 보시더니 깜짝 놀라 교장한테 찾아가 빼달라고 부탁을 했다. 그래서 다음 날 레슬링부에서 쫓겨났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레슬링 선수로 활약한 경험은 경영철학에도 스며들었다. 그는 자신의 에세이에서 “스포츠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교훈은 어떤 승리에도 결코 우연이 없다는 사실”이라며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난 선수라도 노력 없이 승리할 수 없으며 모든 승리는 오랜 세월 선수ㆍ코치ㆍ감독이 삼위일체가 돼 묵묵히 흘린 땀방울의 결실”이라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서울사대부고 시절인 1959년 전국레슬링대회에 웰터급으로 출전해 입상하기도 했다. ━ #할머니 슬하에서 한국전쟁 후 일본 유학 이 회장은 1942년 대구에서 출생했다. 하지만 당시 삼성상회 경영에 바쁜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의 고향인 경남 의령으로 보내져 할머니 밑에서 자랐다. 어린 이 회장이 호암을 만나는 건 1년에 한두 차례에 불과했다. 주변 이웃들은 이 회장을 돌보던 할머니를 어머니로 오인할 정도였다. 이 회장은 여섯살이 돼서야 온 가족이 서울 혜화동에 모여 살게 됐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전쟁이 발발하며 온 가족은 또다시 흩어졌다. 이 회장은 부산사범초등학교를 다니던 5학년 때 부친의 권유로 일본 유학길에 오른다. 하지만 식민지 출신의 어린 소년이 일본에서 또래들과 친분을 쌓기는 쉽지 않았다. 이 회장은 유년시절 이처럼 끊임없이 바뀌는 환경에 적응해야 했다. 그래서인지 그는 학창시절 눈에 띄지 않는 내성적인 학생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은 하지만 말을 하기 시작하면 쉽게 반박하기 어려운 수준의 지식과 논리를 쏟아내 또래를 당황스럽게 했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이 회장이 몰입과 고독과 사색 속에서 스스로 해법을 찾는 경영은 유년시절부터의 습관이었던 셈이다. 이건희 회장은 취임 5주년째인 1993년 사장단을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불러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2류 근성을 뿌리째 뽑아내는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를 위해 "자식과 마누라 빼고 모두 바꿔보자"고 일갈했고, 삼성은 이후 양 위주에서 질을 앞세운 신경영에 나섰다. [중앙포토] ━ #승부사 기질로 호암의 후계자 낙점받아 1977년 8월 한국 재계는 호암의 삼성의 후계 구상으로 술렁였다. 이병철 선대 회장은 일본 닛케이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건희 당시 중앙일보·동양방송 이사를 후계자로 점찍었다. 삼성그룹의 승계가 공식 언급된 건 이때가 처음이다. 이 선대 회장은 당시 “삼성이 작은 규모의 기업이라면 위에서부터 순서를 따져 장남이 맡으면 되겠지만, 삼성그룹 정도의 규모가 되면 역시 경영능력이 없으면 안 된다. 장남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은 성격상 기업 경영이 맞지 않기 때문에 기업에서 손을 떼게 해야 한다. 차남(이창희 전 새한그룹 회장)은 중소기업 정도의 사고방식밖에 없기 때문에 삼성그룹을 맡길 수 없다. 그래서 아들 셋 가운데 막내(이건희 회장)를 후계자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호암은 자서전인「호암자전」에서 "장남은 주위의 권고와 본인 희망대로 그룹 경영을 일부 맡겨 봤지만 6개월도 못 가 기업은 물론 그룹 전체가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차남인 창희씨에 대해서는 “그룹 산하의 많은 사람을 통솔하고 복잡한 대조직을 관리 하는 것보다는 알맞은 크기의 회사를 건전하게 경영하고 싶다는 본인의 희망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에 대해서는 “와세다대 1학년 때 미디어 계열사를 맡아보라고 했더니 본인도 좋다고 했는데, 조지워싱턴대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후부터는 그룹 차원의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내가 겪은 기업경영이 하도 고생스러워 미디어 계열사만 맡았으면 하는 심정이었지만 본인이 하고 싶다면 그대로 놔두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 #은둔의 경영자(The Hermit King) 이 회장이 취임한 지 10년째인 2003년 11월 24일 자 뉴스위크는 당시 이 회장을 커버스토리로 다루면서 은둔의 제왕이란 제목을 달았다. 공식 석상에 잘 나타나지도 않고 공직을 탐하지도 않고 유력 정치인과 어울리지도 않으면서 공격적으로 삼성을 이끄는 이 회장에게 붙인 제목이었다. 이 회장은 당시 이 제목에 걸맞게 뉴스위크의 인터뷰 요청도 거절했다. 실제로 몇 날 몇주 동안 심지어는 몇 개월 동안 자신의 집무실인 한남동 승지원에 칩거하며 몰입과 사색을 통해 어떤 문제나 화두에 대한 해답을 찾곤 했다. 이 회장이 승지원에서 무엇을 고민했는지는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그는 1993년 삼성의 2류 근성 척결을 외친 신경영 선언 다음 달 사장단을 오사카로 불렀다. "한손을 묶고 24시간 살아봐라. 고통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극복해보라. 나는 해봤다. 이것이 습관이 되고 쾌감을 느끼고 승리감을 얻게 되면 그때 바뀐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삼성의 사장단은 신경영 선언 직후 또다시 은둔에 들어간 이 회장의 이말을 듣고 삼성의 고질병을 고치기 위한 이 회장의 고뇌를 읽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 회장은 또 소니나 데논의 DVD 플레이어 수십 개를 밤새워 분해하며 편집증에 가까울 정도로 특정 분야를 끊임없이 파고든 거로 유명하다. 그는 또 취미인 애견·승마·자동차 등에서도 전문가급 식견을 보였다. 이 회장은 또 궁금한 게 있으면 전문가를 찾아 의문이 풀릴 때까지 질문을 멈추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평소 사장단회의에서도 말이 많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특정 사안에 대해 궁금증이 생기면 상대의 밑천이 드러날 때까지 묻고 또 물었다. 아침에 시작한 회의가 밤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오디오ㆍ자동차ㆍ애견 등 혼자 할 수 있는 취미를 갖고 있었던 건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영화감상도 이 회장의 취미 중 하나였다. 이 회장은 주인공이 아닌 조연 입장에서 때로는 감독ㆍ카메라맨의 시각에서 영화를 바라봤다. 그는 자신의 에세이집「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에서 “영화를 여러 각도에서 보면 작은 세계를 만나게 된다…그것이 습관으로 굳어지면 입체적으로 생각하는 ‘사고의 틀’이 만들어진다…일할 때도 새로운 차원에 눈을 뜨게 된다”고 설명했다. ━ #46세 회장 취임하며 내건 '초일류 기업'의 꿈 이뤄 이 회장은 1987년 46세의 나이에 회장에 취임할 당시부터 '초일류기업'을 꿈꿨다. 그는 2014년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 전까지 이 꿈을 향해 질주했다. 한 번 하겠다고 마음먹은 사업을 밀고 나가는 집념이나 추진력은 주변의 상상을 뛰어넘었다. 그가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던 것은 선대 회장의 추진력에 더해 정밀한 지식과 글로벌 시각을 갖췄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삼성이 글로벌 기업의 반열에 첫발을 내디딘 반도체에 대한 투자 결정 과정이 대표적이다. 삼성 안에서 반도체 진출을 처음 꺼낸 게 이 회장이다. 호암마저 위험이 크다며 결정을 미루자, 이 회장은 사비를 털어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했다. 특히 이 회장은 전자·반도체 분야에서는 엔지니어 수준의 전문지식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1980년대 후반 전세계 반도체 업계는 기술적 난관에 부닥쳤다. 4M D램의 엄청나게 늘어난 용량을 담을 수 있는 칩 설계 기술을 놓고 고민에 휩싸였다. 미국이나 일본 기업들은 그때까지 칩을 아래로 파고들어 가는 트렌치 방식을 고수했지만, 이 회장은 집적도가 높아질수록 위로 쌓는 게 유리할 것이라며 스택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후 삼성은 스택 방식을 기반으로 64M D램은 세계 최초로 개발하며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쥘 수 있었다. 이 회장은 이후 삼성을 반도체를 시작으로 휴대폰과 TV 시장에서 세계 1위에 올려놨다. 이 회장은 끊임없는 혁신과 변화를 추구하는 이건희식 경영스타일을 앞세워 삼성은 33년 전 꿈꿨던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킨 것이다. 김태윤·장주영 기자 pin21@joongang.co.kr 2020.10.25 10:51
생활/문화

이재용 부회장, 추석 연휴에도 '현장 경영'…사우디 건설 현장 찾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5일 삼성물산의 사우디아라비아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지난달 29일 대법원 판결 이후 첫 해외 방문이다. 또 이 부회장이 관계사의 해외 건설 현장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물산이 건설 중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찾았다.이 부회장은 "추석 연휴를 가족과 함께 보내지 못하고 묵묵히 현장을 지키고 계신 여러분들이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다"며 "중동은 탈석유 프로젝트를 추구하면서 21세기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여러분이 흘리는 땀방울은 지금 이 새로운 기회를 내일의 소중한 결실로 이어줄 것이다"고 말했다. 리야드 메트로 프로젝트는 도심 전역에 총 168㎞에 이르는 지하철 노선 6개를 건설하는 사우디아라비아 최초의 광역 대중교통 사업이다. 2013년 압둘라 빈 압둘 아지즈 전 국왕의 왕명으로 공사가 시작됐고, 2021년 준공 예정이다.삼성물산은 스페인 FCC, 프랑스 알스톰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6개 노선 중 3개 노선 시공을 맡고 있다.이 부회장은 지난 6월 한국을 방문한 사우디의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승지원으로 초청해 미래 성장산업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재용 부회장의 이번 사우디 방문에 대해 "프로젝트 완수를 위해 명절에도 쉬지 않고 업무에 매진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하고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설 명절에는 중국으로 출국해 시안 반도체 공장 2기 라인 공사 현장을 살펴보고, 연휴에 근무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권오용 기자 kwon.ohyong@joongang.co.kr 2019.09.1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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