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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수원] 수원, 최종전 무승부로 창단 최초 K리그2 강등…침묵에 빠진 수원월드컵경기장
프로축구 수원 삼성이 ‘자동 강등’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수원은 강원FC와의 리그 최종전에서 무승부, 최하위 탈출에 실패하며 K리그2행 티켓을 받았다. 1995년 창단 이후 최초의 일이다.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침묵에 빠졌다.수원과 강원은 2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최종전에서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수원은 이날 무승부로 승점 33을 기록했다. 이날 자동 강등을 피하기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수원은 결국 1995년 창단 이후 최초로 K리그2 무대를 밟는다. 38라운드 종료 기준 강원은 10위(승점 34)를 유지했다. 같은 시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제주 유나이티드 역시 1-1로 비겼다. 수원FC는 승점 33으로 수원과 동률이지만, 다득점에서 9득점이나 앞서며 11위를 지켰다. 결국 강원은 승강 플레이오프(PO)로 향해 김포FC-경남FC 승자와 격돌한다. 11위 수원FC는 부산 아이파크와 만난다. 12위 수원은 K리그2에서 새해를 맞이하게 됐다.경기 내내 치열한 다툼을 벌인 두 팀이었지만, 우위를 점한 건 강원이었다. 강원은 무승부만 거둬도 12위를 피할 수 있었는데, 오히려 경기를 주도했다. 수원은 마지막 공격 자원을 대거 투입하며 반격을 노렸지만, 결국 마지막까지 골문을 열지 못했다. 경기장에는 수원 강등이라는 외침이 울려 퍼졌다.
염기훈 감독대행이 이끄는 수원은 4-4-2 전형을 내세웠다. 안병준과 웨릭포포가 전방에 섰다. 아코스티와 바사니가 윙을, 고승범과 한석종이 중원을 지켰다. 백4는 김태환·김주원·한호강·손호준, 골문은 양형모가 지켰다. 뮬리치·김주찬·정승원·김보경 등은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종성(경고 누적) 카즈키(퇴장)의 빈 자리에 한석종이 나섰다.정경호 코치가 이끄는 강원은 4-2-3-1로 맞섰다. 이정협이 최전방에 서고, 유인수·이승원·김대원이 2선에 배치됐다. 3선은 서민우와 알리바예프가 책임졌다. 수비진은 윤석영·김영빈·강투지·황문기, 골키퍼 장갑은 이광연이 꼈다. 가브리엘·갈레고·한국영·윤일록은 벤치에서 출격을 기다린다. 수원에서 중원이 비었다면, 강원은 사령탑이 자리를 비운다. 윤정환 강원 감독이 지난 수원FC와의 37라운드에서 옐로카드를 받아 벤치에 앉지 못하게 됐다. 그럼에도 정경호 코치는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윤 감독님이 부임 후 강원만의 색깔을 만들었다. 최근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려고하는 선수단의 긍정적인 분위기도 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강원 입장에선 무승부만 거둬도 자동 강등을 피할 수 있지만, 최근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것이라 강조하기도 했다.
경기 전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많은 관중으로 가득찼다. 자동 강등 여부가 결정될 수 있는 경기인 만큼 많은 팬이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의 애칭)에 집결했다. 경기장 4면에서 모두 관중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였다.한편 수원 팬들은 2층까지 가득 채움과 동시에, 경기 전 이색적인 카드섹션을 선보이며 선수단을 격려했다. 팬들은 하트 카드섹션을 뽐내며 감탄을 자아냈다. ‘나의 사랑 나의 수원’이라는 메시지를 건넨 것과 같은 모습이었다. 이에 질세라 강원 팬들도 목청 높이며 응원전을 주고받았다.
팬들의 응원에 힘입은 두 팀은 경기 시작부터 강하게 충돌하는 등 거친 분위기를 예고했다. 한편 무승부만 거둬도 12위를 탈출할 수 있는 강원은 내려앉을 생각이 없었다.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면서, 2선에 배치된 김대원·이승원·유인수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수원을 압박했다. 특히 유인수, 김대원은 활발하게 일대일 공격을 시도하는 장면이 반복됐다. 수원은 바사니·에릭포포의 탈압박으로 맞섰으나, 강원의 페널티박스를 위협하기에는 모자랐다.강원은 먼저 황문기의 적극적인 오버래핑 공격으로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먼저 전반 14분에는 황문기의 크로스에 이은, 김대원의 헤더가 나왔다. 직후엔 장거리 패스를 단번에 이정협에게 연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 슈팅 모두 양형모가 막았다.수원은 아코스티가 수비 둘을 제친 뒤 안병준에게 스루패스를 건네며 공격을 시도했으나, 윤석영과 김영빈이 협력 수비로 슈팅 기회를 차단했다.한편 교체카드를 먼저 쓴 건 강원이었다. 전반 21분 이승원을 빼고, 윤일록을 투입했다. 직후 강원은 김대원의 스루패스, 황문기가 슈팅이 나왔으나 이번에도 양형모 품에 안겼다. 반면 수원은 아코스티·바사니의 공격이 모두 차단돼 응수하지 못했다.
기세를 탄 강원은 이번에는 윤일록의 과감한 드리블로 수원을 압박했다. 특히 전반 26분 수원 선수를 차례로 제치기도 했다. 하지만 마지막 패스가 동료에게 연결되지 못했다.개인 공격이 막히자, 강원은 패턴 플레이로 수원의 두 줄 수비를 공략했다. 전반 27분 김대원·이정협·황문기가 공을 주고받으며 박스 안까지 진입했다. 하지만 수원의 집중력 있는 수비로 막았다. 분위기를 잡은 강원은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전반 34분 윤석영의 차단 이후, 이정협이 완벽한 반대 전환 패스로 공간을 열었다. 황문기의 크로스가 박스 안 유인수에게 향했다. 유인수는 노마크 찬스를 맞이했는데, 왼발 터치와 오른발 슈팅 모두 제대로 맞지 않아 골대 상단을 강타했다. 직후 수원은 아코스티가 박스 밖에서 감아차기 슈팅으로 응수했으나, 골키퍼 이광연 품에 안겼다.
전반 막바지엔 수원이 힘을 냈다. 안병준가 웨릭포포가 번갈아 기회를 잡으며 슈팅을 노렸다. 특히 전반 추가시간 직후 웨릭포포가 오른쪽에서 과감한 드리블 돌파 이후 바사니에게 공을 건넸다. 하지만 바사니의 슈팅은 제대로 맞지 않아 수비에 막혔다. 한편 전반 종료 휘슬이 불렸음에도, 신경전을 이어졌다. 아코스티가 코너 부근에서 공을 놓친 뒤, 강원 팬들을 향해 ‘조용히 하라’는 제스쳐를 했다. 이에 강원 황문기와 이광연이 제지했고, 선수단이 보여 신경전을 주고받기도 했다. 한편 같은 시각 수원종합운동장에선 홈팀 수원FC가 제주에 0-1로 뒤진 채 마쳤다. 전반 종료 기준, 수원과 강원 모두 12위를 탈출한 상태로 마쳤다.
한편 수원도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카드를 꺼냈다. 손호준을 빼고 박대원을 투입하며 다시 수비를 강화한 모습이었다.후반 4분 김대원의 과감한 드리블에 이은 황문기의 패스가 박스 안으로 향했다. 이어 알리바예프의 슈팅이 제대로 맞지 않았으나, 굴절된 공을 윤일록이 침착하게 공을 잡았다. 그는 이후 어려운 자세에서 터닝 슈팅을 시도했으나, 제대로 맞지 않아 힘이 실리지 않았다.강원은 후반 9분 절호의 찬스를 놓쳤다. 황문기가 코너 부근까지 웨릭포포와의 경합을 이겨내고, 알리바예프도 도움을 보태 수원의 박스 안을 위협했다. 하지만 마지막 슈팅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직후 아코스티가 단독 드리블로 역습을 시도했으나, 서민우가 옐로카드와 맞바꿔 공격을 차단했다.염기훈 감독대행은 후반 12분 김주찬과 김보경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뒀다. 아코스티, 한석종이 임무를 마친 뒤 그라운드를 떠났다.하지만 여전히 분위기는 강원의 몫이었다. 후반 16분 이정협과 윤일록이 날카로운 역습으로 단숨에 수원 박스 안까지 진입했다. 하지만 황문기, 이정협의 마지막 크로스가 완벽히 연결되지 않았다. 직후 염기훈 감독대행은 웨릭포포 대신 뮬리치를 넣으며 공격 강화를 택했다. 하지만 코너킥, 롱패스 공격 모두 유효슈팅으로 연결되지 않았다.염기훈 감독대행의 마지막 선택은 정승원 투입이었다. 대신 중앙 수비수 김주원이 빠졌다. 공격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의지였다. 직후 수원은 윤일록에게 역습을 허용했으나, 마지막 크로스를 저지하며 수비에 성공했다.후반전 수원의 결정적인 기회가 28분에야 나왔다. 오른쪽 돌파에 성공한 바사니가 가볍게 공을 박스 안으로 크로스했다. 뮬리치는 노마크 찬스에서 과감한 오른발 발리 슈팅을 시도했는데, 공이 골문 위로 벗어났다. 염기훈 감독대행은 머리를 부여잡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후 강원은 갈레고와 가브리엘을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유인수, 이정협은 총 78분을 소화한 뒤 임무를 마쳤다.수원이 공격 숫자를 크게 늘렸음에도, 여전히 경기를 주도한 건 강원이었다. 특히 교체 투입된 갈레고, 가브리엘은 위협적인 움직임으로 수원을 위협했다. 특히 후반 37분에는 윤석영의 크로스, 가브리엘의 감각적인 슈팅이 나왔으나 양형모 정면으로 향했다. 직후 수원은 안병준이 뮬리치에게 공을 머리로 연결했으나, 이광연이 재빨리 나와 막았다.한편 후반 40분 김영빈이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그라운드에 주저앉았다. 점점 분위기는 강원쪽으로 향했다.추가시간은 5분, 강원이 오히려 고승범에게서 공을 뺏어낸 뒤 결정적인 역습을 전개했다. 김대원이 침착하게 윤일록에게 건네줬으나, 슈팅은 골문 위로 향했다.수원은 마지막까지 힘을 짜냈지만, 마지막 김주찬, 뮬리치의 헤더 마저 골대 오른쪽으로 벗어났다. 결국 K리그1 12위 주인공은 수원이었다.수원=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
2023.12.02 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