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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재·김갑수·정보석, 중견배우 ‘두 탕 뛰기’ 괜찮을까
이순재·김갑수·정보석 등 중견배우들의 겹치기 출연이 눈길을 끈다. 존재감이 뚜렷한 주조연급 배우들이 '두 탕 뛰기'를 하자 '약이 될까, 독이 될까'를 두고 찬반양론이 나오고 있다. '몰입을 방해한다'는 부정적인 반응이 있는가하면 '이만큼 작품을 살려줄 수 있는 명품조연은 없다'는 찬사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인물은 이순재(77). 현재 그는 MBC 주말극 '욕망의 불꽃'에서 재벌회장 김태진을 연기하고 있다. 재산을 두고 싸우는 자식·며느리들 속에서 속마음을 숨기고 겉으로 다른 행동을 하는 이중적인 인물이다. SBS 수목극 '대물'에서는 레임덕을 맞은 대통령 백승민 역을 맡았다. 정치적 신념을 꺾지 않고 야당의 공격에 맞서는 듬직한 캐릭터다. 성격이 다른 인물을 농익은 연기력으로 표현하며 작품의 무게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다음달 10일 개막하는 연극 '돈키호테'에서도 주인공을 맡아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시라노 드 베르쥬락' 이후 39년만의 연극이다. 김갑수(53)는 MBC 시트콤 '몽땅 내사랑'과 수목극 '즐거운 나의 집'에 출연중이다. 시트콤에서는 땅부자 김원장 역을 맡았고 '즐거운 나의 집'에서는 의문의 죽음을 당한 황신혜의 남편 성은필로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미 극중 사망했지만 회상신에서 자주 등장해 '후반부에 살아서 재등장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듣고 있다. 정보석(48)은 두 편의 드라마에서 권력과 부를 동시에 누리고 있다. SBS 월화극 '자이언트'에 야비한 국회의원 조필연으로, MBC 일일극 '폭풍의 연인'에는 굴지의 재벌회장 유대권으로 등장한다. 두 편의 드라마 속에서 외모와 말투까지 바꿔가며 팔색조 연기를 보여줘 호평받고 있다. 그 스스로 "강한 인물 둘을 동시에 맡아 스트레스가 심했다. 약까지 먹어가며 찍었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지만 '대체할 사람이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최고의 캐스팅'이란 평가를 듣고 있다. 방송가의 한 관계자는 "주조연급 중견배우들의 겹치기 출연은 시청자들을 헷갈리게 만들 수도 있다. 그들 스스로 캐릭터 설정을 달리해 차별화를 꾀해야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의 존재감이 남다르기 때문에 찾는 사람들도 많다는 것"이라며 "단순히 연륜 때문이 아니라 연기력과 변치않는 인기로 귀감이 되는 좋은 배우라는 인증을 받은 셈"이라고 말했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사진출처: MBC ‘욕망의 불꽃’ ‘몽땅 내사랑’ 홈페이지, SBS ‘자이언트’ 홈페이지
2010.11.19 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