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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복덩이들이 어디서 왔나, '투수 4관왕·타자 50홈런' 압도적 페이스에도 "개인 성적보단 가을야구" [IS 피플]

"팀의 가을야구가 우선이다."KBO리그를 지배하는 외국인 선수들이 있다.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한화 이글스)와 내야수 르윈 디아즈(삼성 라이온즈)다. 폰세는 올 시즌 21경기에 나서 13승 무패 평균자책점(ERA) 1.68을 기록 중이다. 133⅔이닝을 던져 184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현재 폰세는 리그 다승 1위, ERA 1위, 승률 1위(1.000), 탈삼진 1위를 달리고 있다. 연말 시상식에서 선발 투수가 받을 수 있는 상 부문에서 모두 선두에 올라있다. 이대로라면 4관왕이 유력하다. 개막 13연승이라는 점이 더 놀랍다. 13승을 달리는 동안 단 한 번의 패배도 없었다. 개막 13연승 무패 행진은 KBO리그 역대 4번째. 1승만 더하면 최다 기록을 보유 중인 정민태(2003년 현대 유니콘스) 헥터 노에시(2017년 KIA 타이거즈)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2승만 더 거두면 신기록을 작성한다. 대기록이 눈앞이다. 디아즈의 페이스도 압도적이다. 올 시즌 디아즈는 97경기에 나서 타율 0.310(377타수 117안타) 33홈런 101타점을 기록 중이다. 장타율은 0.618. 홈런 1위, 타점 1위, 장타율 1위에 올라 '타격 3관왕'을 노린다. 특히 홈런은 2위 패트릭 위즈덤(KIA 타이거즈·22개)보다 11개나 더 많다. 타점 역시 2위 빅터 레이예스(롯데 자이언츠·77개)와 무려 24개나 차이가 난다. 이 페이스라면 디아즈는 50홈런도 가능하다. 2015년 박병호(당시 히어로즈)의 53홈런 이후 10년 만의 50홈런 시대를 열 선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제 7월인데 벌써 30홈런-100타점을 달성한 것도 놀랍다. 타점 페이스는 150개로, 이대로라면 팀 동료 박병호가 2015년 기록했던 단일 시즌 최다 타점인 146점을 훌쩍 뛰어 넘을 수 있다. 하지만 두 선수는 개인 성적보다 팀을 더 우선시 했다. 디아즈는 30홈런-100타점에 대해 "커리어에서 처음 써본 기록이다. 스스로가 자랑스럽다고 생각될 정도로 기분 좋다"라면서도 "하지만 기록을 신경 쓰기보다는 건강한 몸 상태로 남은 시즌 완주하고 싶다. 가을야구에 진출해 길게 야구하고 싶은 마음이다"라며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더 바랐다. 폰세도 마찬가지다. 폰세는 "투수 대부분의 항목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그렇게 신경 쓰진 않는다. 팀원들을 응원하고 그들에게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발산하는 게 내 일이다"라며 개의치 않아 했다. 그러면서 "팀이 포스트시즌, 더 나아가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해 우승하는 게 내 목표다. KS 우승을 위해 최대한 더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대전=윤승재 기자 2025.07.31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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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 이상만 내자" 우리에겐 폰세가 있으니까 [IS 피플]

"3점 이상만 내자."경기 전 한화 이글스 야수들이 마음을 모았다. 3점 이상만 내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거로 판단했다. 믿는 구석이 있었다. 이날 선발이 코디 폰세였기 때문이다. 한화는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서 5-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전날(29일) 패배를 설욕하며 3연패에서 탈출했다. 같은 날 승리한 2위 LG 트윈스와의 격차(2경기)도 유지했다. 한화 타자들은 2회와 3회 4득점을 몰아쳤다. 2회 말 1사 3루에서 하주석의 초구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올린 뒤 최재훈의 초구 적시타로 2-0을 만들었다. 한화는 3회 말 루이스 리베라토의 홈런과 노시환의 홈런을 묶어 4점 차를 만들었다. 그 사이 마운드에선 폰세가 춤을 췄다. 6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폰세의 호투와 야수들의 호수비가 무실점을 합작했다. 3회엔 폰세의 병살과 내야수들의 협살이 빛났다. 6회 무사 1루에선 우익수 김태연의 3루 보살로 폰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에이스의 등판 경기, 야수들의 집중력도 남다르다. 경기 후 노시환은 "(폰세의 등판날엔) 수비도 수비지만, 타격에서 더 집중하려는 것 같다"며 "폰세가 점수를 많이 내주지 않는 투수다 보니, 타자들이 3점 이상만 내주면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있다"라고 말했다. 폰세는 한화를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 투수다. 이날 경기 전까지 20경기에 나와 12승 무패 ERA 1.76을 기록한 폰세는 다승 1위, ERA 1위, 탈삼진 1위(176개), WHIP(이닝당출루허용률) 1위(0.82), 피안타율 최저 1위(0.176) 등 리그를 주도하고 있었다. 확실한 '믿을맨'이다. 노시환의 예상은 그대로 맞아 떨어졌다. 한화가 초반 4득점한 사이, 삼성은 폰세에 막혀 점수를 내지 못하고 있었고, 분위기를 가져온 한화는 9회 김태연의 솔로포까지 묶어 값진 승리를 일궜다. 폰세는 시즌 13승을 거뒀다. 13번의 승리를 올리는 동안 기록한 패배는 없었다. 개막 13연승으로, 폰세는 KBO리그 4번째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역대 KBO리그에서 개막 후 '선발 13승 무패'를 기록한 선수는 2003년 정민태(당시 현대 유니콘스) 2017년 헥터 노에시(당시 KIA 타이거즈) 2018년 세스 후랭코프(당시 두산 베어스) 세 명뿐이었다. 폰세는 경기 후 "개인 기록은 신경쓰지 않는다. 팀 플레이를 할 뿐이다. 우리가 포스트시즌에 가고 한국시리즈(KS)에서 우승하는 게 목표다. KS 우승을 위해 최대한 더 노력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대전=윤승재 기자 2025.07.3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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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승 무패!' KBO 4번째 대기록 폰세가 썼다, '158㎞'로 삼성 타선 무실점 제압 [IS 스타]

한화 이글스의 에이스 코디 폰세가 13연승 무패로 KBO리그 역대 4번째 주인공이 됐다. 폰세는 30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99개의 공을 던져 6피안타 1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 팀의 5-0 승리를 이끌었다. 폰세는 시즌 13승을 달성했다. 13번의 승리를 올리는 동안 기록한 패배는 없었다. 역대 KBO리그에서 개막 후 '선발 13승 무패'를 기록한 선수는 2003년 정민태(당시 현대 유니콘스) 2017년 헥터 노에시(당시 KIA 타이거즈) 2018년 세스 후랭코프(당시 두산 베어스) 세 명뿐이었다. 폰세가 KBO리그 네 번째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이날 폰세는 최고 158㎞/h의 공으로 삼성 타선을 압도했다. 커브(25개)와 체인지업(16개) 슬라이더(12개) 투심 패스트볼(8개) 컷 패스트볼(3개) 등을 다양하게 섞어 삼성의 강타선을 돌려 세웠다. 폰세는 1회 다소 흔들렸다. 1사 후 김성윤에게 안타를 허용한 폰세는 2사 후 르윈 디아즈에게 내야 안타를 맞으며 1, 2루를 허용했다. 하지만 김영웅을 삼진 처리하면서 스스로 위기를 끝냈다. 하위타선을 맞은 2회엔 3명의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포효했다. 3회가 가장 큰 위기였다. 선두타자 양도근과 이재현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무사 1, 3루를 내줬다. 하지만 후속타자 김성윤을 8구 만에 병살타로 잡아내면서 흐름을 끊었고, 구자욱을 뜬공으로 처리하며 무실점 이닝을 이어갔다. 2회와 3회 총 4득점 지원을 받고 마운드에 오른 폰세는 여유 있게 자신의 투구를 이어갔다. 4회 2사 후 볼넷을 내줬으나 실점은 없었고, 5회는 삼자범퇴 이닝으로 끝냈다. 6회엔 선두타자 김성윤과 구자욱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으나, 우익수 김태연이 3루까지 쇄도하는 1루주자 김성윤을 보살로 잡아내면서 폰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실점은 없었다. 폰세는 여기까지였다. 7회 주현상에게 마운드를 넘겨주고 이날 경기를 끝냈다. 4-0 리드 상황에서 내려와 승리 요건을 채운 폰세는 불펜의 무실점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됐다. 13승 무패, 대기록을 작성했다. 대전=윤승재 기자 2025.07.30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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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 10연승 아닌 등뒤 74번을 되새긴 김경문 [김식의 엔드게임]

김경문(67) 한화 이글스 감독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원정경기를 앞두고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홀로, 조용히 바라봤다. 특별할 게 없는 장면이었다. 김 감독은 팀 성적이나 분위기와 상관없이 그 자리를 지킨다.김경문 감독에게 “부임 1년 만에 한화를 많이 바꾼 것 같다.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그러자 그는 “아직 축하받기 이르다. 시즌이 50경기 이상 남았다”며 “야구란 게 흐름이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한 달 만에 5경기 차를 따라 잡히기도 하는 게 야구”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감독은 “점수가 잘 나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럴 때 해주는 선수가 나타났다”며 “최근에는 저 선수가 잘해주고 있다”라며 흐뭇해했다. 배팅 케이지에서 타격 훈련 중인 루이스 리베라토를 보며 한 말이었다. 에스테반 플로리얼(65경기 타율 0.271, 8홈런)이 손가락 부상을 입는 바람에 한화가 대체 외국인 타자로 영입한 리베라토는 3주 동안 강렬한 타격을 선보였다. 결국 한화 구단은 플로리얼과 작별하고 지난 19일 리베라토와 정식으로 계약했다. ‘알바’ 신분에서 ‘정규직’으로 승격한 리베라토의 방망이는 더 뜨거워졌다. 그는 23일까지 19경기에서 타율 0.386, 홈런 3개를 기록했다. 중견수 수비할 때도 몸을 아낌 없이 던진다.코디 폰세-라이언 와이스로 KBO리그 최강의 원투펀치를 구성한 한화는 외국인 타자까지 업그레이드되면서 더 큰 날개를 달게 됐다. 외국인 3명이 모두 수준급 기량을 자랑하는 건 스카우트 역량뿐 아니라 행운까지 따라야 가능하다. 한화가 외국인 영입에 이만큼 성공한 건 한국시리즈(KS) 챔피언에 올랐던 1999년(댄 로마리어, 제이 데이비스) 이후 처음이다. 2025시즌 한화에 ‘우주의 기운’이 모이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다.그럴수록 백전노장은 더더욱 자중자애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평소처럼 자리를 지키고, 훈련을 지켜보며 중심을 잡았다. 언행을 특히 조심하고 있다. 바람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한결같은 뒷모습으로 보여주고 있다.지난 4월 26일 대전 KT 위즈전부터 5월 1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12연승을 달렸던 한화는 지난 4일 고척 키움전부터 지난 22일까지 두산 베어스전까지 10경기를 모두 이겼다. 한 시즌에 두 번이나 10승 이상을 기록한 건 1985년 삼성 라이온즈(4월 12일 삼미 슈퍼스타즈전~4월 27일 OB 베어스전 11연승, 8월 25일 청보 핀토스전~9월 17일 롯데 자이언츠전 13연승) 이후 KBO리그 역사상 두 번째다.23일 두산전을 앞두고 10연승을 축하한다는 취재진의 말에 김경문 감독은 “매스컴에서 뉴스로 다뤄서 알고 있을 뿐이지, 당장의 1승은 중요하지 않다. 기록은 1위(정규시즌 우승)를 결정했을 때 의미 있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대외적으로 자신감을 보여주는 게 리더의 전략일 때가 있는데, 그는 자만심이 싹트는 걸 극도로 경계했다.2008년 베이징 올림픽 야구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전승 금메달을 이끈 바 있는 김경문 감독은 과거 자신을 ‘준우승 전문’이라고 불렀다. 두산 사령탑이었던 2005년 KS에서 선동열 감독이 이끈 삼성에 4전 전패로 패퇴했다. 2007년과 2008년에는 SK 와이번스와 뜨겁게 싸우다가 리버스 스윕을 당했다. 이후 김경문 감독은 NC 다이노스 지휘봉을 잡고 2016년 두산과의 KS에서 다시 한번 4전 전패로 물러났다. 그는 지난해 6월 한화 지휘봉을 잡으며 “2등이라는 게 제게는 아픔이었다. 꼭 한화 이글스와 함께 우승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이후에는 한화가 아무리 잘 나가도 그는 전혀 들뜨지 않았다.KS에서 네 번이나 분루를 삼켰지만, 김경문 감독의 커리어를 폄하하는 이들은 없다. 그가 한 번도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KS 선착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가 이끄는 팀은 항상 플레이오프를 거쳐 KS에 올라온 언더독이었다. 단지 KS에서 역전하지 못했을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규시즌 1위를 달리고 있는 올 시즌은 전과 완전히 다른 상황이다.한화가 후반기 들어 독주 체제를 만드는 것 같지만, 김경문 감독은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는 취재진과의 인터뷰가 끝난 뒤에도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가만히 지켜봤다. 그의 뒷모습에서 낯익은 등번호 74가 보였다. 감독에게는 행운(7)과 불운(死, 죽을 사)이 늘 함께한다는 그의 신조를 새긴 번호다. 잘 나갈수록 조심해야 하고, 어려워도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다. 한화는 23일 두산 19세 신인 투수 최민석에게 5이닝 무득점으로 압도당하며 2-13으로 완패, 긴 연승을 멈췄다. 김경문 감독은 두산과 NC에서도, 국가대표팀에서도, 그리고 한화에서도 74번을 떼 낸 적이 없다. 동전의 양면처럼 행불행(幸不幸)은 공존하고 있다는 걸 김경문 감독이, 그의 야구가 오랫동안 역설해 왔다. 어느 해보다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는 한화의 2025시즌은 어떻게 끝날까. 김경문 감독의 가을은 예년과 다를까. 10연승은 김 감독이 원하는 답이 아니라, 이 질문의 시작이었다. 2025.07.24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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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틈 없다"는 적장의 칭찬, 명장은 틈을 보이지 않았다 [IS 잠실]

3연승과 9연승 팀의 대결을 앞두고 두 사령탑은 신중 또 신중했다.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와 맞붙는 조성환 두산 감독 대행은 경기에 앞서 "전력 분석을 해봤는데, 한화는 빈틈이 안 보이더라. 경기 전 선취점을 냈을 경우, 추가점이 필요한 경우를 가정해서 나름대로 게임 플랜을 짜본다. 그러나 (한화는) 이길 수밖에 없는 스탯을 많이 쌓아가고 있더라"고 말했다. KBO리그 1위 한화는 후반기에서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올스타 브레이크 전후로 9연승을 달리며 내친김에 '1강' 체제를 구축하려 한다. 21일까지 2위 LG 트윈스와 승차가 5.5경기에 이른다. 조성환 감독 대행은 "물론 만만한 팀이 없다. (그래도) 우리 야구를 했을 때 잘 이기더라"라며 "상대팀 야구를 신경 쓰기보단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어떻게 더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을까, 그것이 더 중요한 시점 같다. 오늘도 그렇게 붙어볼 생각"이라고 힘주어 말했다.'빈틈이 없다'는 적장의 평가를 받고도 김경문 감독은 틈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10연승에 도전하는 그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그건 말을 안 하는 게 좋다. (기록을 앞두고 말하면) 결과가 좋지 않더라"며 "시즌 끝날 때 기록이 중요하지 지금은 (10연승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화는 KBO리그 40년 만의 진기록을 눈앞에 뒀다. 바로 '단일 시즌 10연승 2회'다. 지난 4월 26일 대전 KT 위즈전부터 5월 1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12연승을 달린 한화는 지난 4일 고척 키움전부터 20일 수원 KT전까지 9경기를 모두 이겼다. KBO 역사상 '단일 시즌 10연승 2회'는 한 차례 뿐이다. 삼성은 1985년 8월 25일 인천 청보전부터 9월 17일 부산 롯데전까지 13연승을 거뒀다. 4월 12일 인천 삼미전부터 27일 잠실 두산(당시 OB)전까지 11연승을 기록했다. 김경문 감독은 "(3연승 중인) 두산도 분위기가 좋다. 지금 경기가 이제 얼마 안 남았다. 어느 팀을 만나도 서로 총력전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잠실=김식 기자 2025.07.22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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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 한화를 돕는다,40년 만의 대역사까지 '단 1승' 남았다 [IS 포커스]

한화 이글스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3연승, 전반기 6연승을 묶어 9연승 질주 중이다. 지난 4~5월 12연승에 이어, 시즌 두 번째 10연승을 노린다. 10연승에 성공하면 한화는 한 시즌에 두 자릿수 연승을 거둔 KBO리그 역대 두 번째 팀이 된다. 하늘도 한화를 도왔다. 후반기 3연전 중 19일 수원 KT 위즈전이 그랬다. 당시 한화는 전반기 10승 투수(3패) 외국인 선발 투수 라이언 와이스를 투입했으나, 3이닝 동안 5실점 하면서 기대에 못 미쳤다. 하지만 한화는 와이스 포함 투수 3명만 쓰고 이겼다. 6회를 앞두고 비가 내리면서 한화가 6-5 콜드게임 승리를 가져간 것이다. 필승조도 아끼고 연승도 이어갔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올해는 하늘도 우리를 도와주고 있다"며 기뻐했다. 김 감독은 "팀에 (정)우주라는 이름을 갖고 있어서 그런지, 승운이 따르고 있다"며 우주의 기운이 팀을 감싸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류현진도 "(5회) 노시환의 결승 솔로포를 본 뒤 하늘이 우릴 도왔다. 올해는 팀에 정말 많은 운이 따르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우주의 기운'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모든 게 맞아떨어지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ERA) 1위(3.42)의 막강한 투수진은 후반기에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반기 다소 부진했던 타선도 후반기에 살아났다. 한화의 전반기 팀 타율은 0.259로 리그 6위에 그쳤지만, 후반기 시작과 함께 3경기 타율 2위(0.361)로 반등하면서 연승을 이끌고 있다. 류현진은 "타선이 전반기에 힘든 시기를 잘 이겨내면서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외국인 타자 부상이라는 변수도 잘 이겨냈다. 새끼손가락 견열 골절로 이탈한 에스테반 플로리얼의 빈자리를 부상 대체 외국인 선수 루이스 리베라토로 메웠고, 리베라토는 1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79, 2홈런, 13타점으로 맹활약하며 지난 19일 정식 계약까지 맺었다. 정규직 전환 후엔 2경기 9타수 6안타 1홈런 2타점 불방망이로 자신의 정규직 계약을 자축하기도 했다. KBO리그 44년 역사상 한 시즌 10연승을 두 번 이상 한 팀은 1985년 삼성 라이온즈가 유일하다. 전·후기로 나눠 운영된 당시 리그에서 삼성은 전반기 11연승, 후반기 13연승을 거뒀다. 한화가 40년 만의 대역사에 도전한다. 한화는 올해 많은 새 역사를 썼다. 12연승으로 구단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을 세웠고, 1992년 이후 33년 만에 전반기를 1위로 마쳤다. 이제 남은 건 1999년 이후 26년 만의 우승이다. 류현진은 "모두가 제 자리에서 제 역할 해주면서 순항 중. 선수들과 잘 이야기해서 연승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윤승재 기자 2025.07.22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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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류현진 넘었다' 폰세, 역대 최초 전반기 150K...'7개 부문 1위'...오늘도 역사를 향해 걷는다 [IS 포커스]

2025 KBO리그 전반기의 끝이 보인다. 그런데 코디 폰세(31·한화 이글스)의 질주엔 오히려 가속도가 붙었다.폰세는 지난 28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1실점 호투했다. 그는 이날 투구로 시즌 11승(무패)을 달성, 라일리 톰슨(NC 다이노스)을 제치고 다승 단독 1위를 탈환했다.KBO리그 전반기는 오는 7월 10일 마무리된다. 3월 22일 개막전에 등판했던 폰세는 순번 상 두 차례 안팎만 등판하면 전반기 일정을 마치는데, 17경기에 나서는 동안 아직도 패전을 기록하지 않았다. 개막 11연승은 지난 2003년 정민태(당시 현대 유니콘스)와 2017년 헥터 노에시(당시 KIA 타이거즈)가 세운 개막 14연승, 세스 후랭코프(당시 두산 베어스)의 13연승, 2023년 윌리엄 쿠에바스(KT 위즈)의 12연승에 이어 5번째 기록이다. '개막 11연승'과 '무패 다승 1위'는 기록의 극히 일부분에 불과하다. 폰세는 이날 호투로 평균자책점 1위도 탈환했다. 기존 1위였던 드류 앤더슨이 같은날 4실점(3자책점)하면서 평균자책점이 2.11까지 오른 반면 폰세는 이를 1.99까지 낮췄다. 리그 유일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다. 10승을 채워 승률왕(100%) 요건을 갖춘 가운데 탈삼진까지 선발 투수가 가져갈 수 있는 4개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사수했다. 폰세는 시상 부문이 아닌 이닝, WHIP(이닝당 출루허용) 피안타율 등 총 7개 공식 지표에서 1위를 독점 중이다.KBO리그를 지배했던 외국인 투수들도 해내지 못했던 4관왕이 눈앞이다. 가장 최근이었던 2023년 에릭 페디(당시 NC)는 그해 평균자책점(2.00) 다승(20승) 탈삼진(209개) 부문 1위를 차지하며 트리플 크라운(투수 주요 3관왕)에 오른 바 있다. 2019년 조시 린드블럼(당시 두산 베어스)은 다승(20승) 탈삼진(189개) 승률(0.870)에서 1위였고 더스틴 니퍼트(2016년 두산)는 다승(22승) 평균자책점(2.95) 승률(0.880)에서 선두로 시즌을 마쳤다. 세 투수도 오르지 못한 고지가 4관왕이다. 페디는 당시 승률(0.769)에서는 5위에 머물렀다. 린드블런은 평균자책점이 2.50(2위)으로 양현종(당시 2.29·KIA 타이거즈)과 경쟁에서 밀렸다. 니퍼트는 탈삼진이 142개(7위)에 불과했다. 올해 폰세처럼 전 부문에서 독주한 외국인 투수는 전례가 없었다.폰세가 독차지한 4개 부문 중 가장 눈에 띄는 지표는 '100%'인 승률이 아니다. 풀타임 선발 투수는 아니었지만 전승 승률왕은 폰세 이전에도 오봉옥(1993년 13승 무패) 김현욱(2002년 10승 무패) 쿠에바스(2023년 12승 무패)가 기록한 바 있다. '역대 최초이자 최고'를 향해가는 건 탈삼진이다. 폰세는 탈삼진에서 시즌 1위를 넘어 역대 1위를 노린다. 폰세는 28일 경기로 시즌 탈삼진 수를 150개까지 늘렸다. 아직 두 차례 더 등판할 수 있는데, 벌써 신기록을 썼다. 역대 전반기 최다 탈삼진 기록은 2010년 류현진의 147개. 당시 19경기에 등판하면서 기록을 썼는데 폰세는 2경기를 덜 던지고도 그해 류현진을 넘어섰다. 시즌 반환점을 돈 만큼 300탈삼진 고지까진 어렵지만, 200탈삼진은 가능성이 높다. KBO리그 역대 1위인 아리엘 미란다(2021년 두산, 225개) 기록까진 75개만을 남겨놨다.역대 최고의 전반기는 이미 만들었다. 시즌 완주만 해도 역대 최고의 '닥터 K'로 이름을 남길 수 있다. 전반기 폰세가 넘어설 건 이제 폰세 자신 뿐이다. 남은 전반기 동안 2경기에 등판해 2승 20탈삼진 이상을 수확한다면 전반기에만 13승 무패 170탈삼진이라는 대기록도 가능하다. 야구에 만약은 없지만 폰세의 '만약'은 가능성이 꽤 높아 보인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6.30 11:02
스포츠일반

“UFC 챔피언 벨트를 정찬성에게” 유주상 미쳤다, 보너스 6777만원에 데이나 극찬까지

‘좀비 주니어’ 유주상(31)이 UFC 데뷔전을 코너 맥그리거를 연상케 하는 28초 카운터 펀치 KO로 장식했다. UFC 페더급(65.8kg) 파이터 유주상(9승)은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뉴어크 프루덴셜 센터에서 열린 ‘UFC 316: 드발리쉬빌리 vs 오말리 2’ 언더카드에서 백스텝으로 제카 사라기(30∙인도네시아)의 오른손 펀치를 피한 뒤 왼손 체크훅으로 KO시켰다. 사라기는 완전히 의식을 잃고 앞으로 고꾸라졌다. 역대급으로 센세이셔널한 데뷔전이었다. 2015년 코너 맥그리거가 당시 페더급 챔피언인 조제 알도를 쓰러뜨린 카운터 펀치 KO를 떠올리게 했다. UFC 공식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올라온 유주상의 세리머니 장면에는 하루 만에 11만 개가 넘는 좋아요와 27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UFC 스카우트 프로그램 ‘루킹 포 어 파이트’를 통해 유주상을 직접 선택한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은 “유주상을 영입해서 기쁘다”고 칭찬했다. 빅 리그 데뷔전임에도 유주상은 침착했다. 시작하자마자 뒤돌려차기로 포문을 연 유주상은 사라기의 오른손 펀치를 백스텝으로 피하며 거리를 잡았다. ROAD TO UFC 시즌 1 라이트급 토너먼트 준우승자 사라기(14승 5패)는 우슈 산타 챔피언 출신타격가로 강력한 파워를 자랑한다. 유주상은 두 번 사라기의 오른손 펀치를 피해보고 세 번째에는 간결한 왼손 체크훅으로 사라기를 쓰러뜨렸다. 사라기 커리어 최초 KO패였다. 유주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체크훅은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UFC 챔피언이 돼 챔피언 벨트를 정찬성에게 가져다주겠다”며 은인 ‘코리안 좀비’ 정찬성 ZFN 대표에 대한 감사를 전했다.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가 레전드 선수인 정찬성의 요청을 받아들여 ZFN 02 대회를 대상으로 ‘루킹 포 어 파이트’를 진행해 유주상이 UFC에 진출할 수 있었다. 감사의 의미로 닉네임도 ‘좀비 주니어’로 지었다. 이제 유주상만의 길을 만들어간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많은 기자들은 전 UFC 페더급-라이트급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와 그를 비교했다. 페더급 시절의 코너 맥그리거는 유주상이 존경하는 롤모델이다. 맥그리거의 체육관인 SBG 아일랜드에 직접 가서 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유주상은 이번 피니시는 “그냥 유주상 그 잡채(자체)”였다며 맥그리거도, 정찬성도 아닌 자신만의 역사를 만들어갈 것을 천명했다. 유주상은 다음 상대에 대한 질문에 “아직 내가 누구를 지목할 정도는 아니”라며 “2승 정도 더 하고 톱15 안에 진입하겠다”고 청사진을 밝혔다. 다음 경기 시점에 대해서는 “팬들이 기다린다면 빠르게 하겠다”고 답했다. 유주상은 이번 KO승으로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 보너스 5만 달러(약 6777만원)를 추가로 받았다. UFC는 한 대회에서 멋진 경기력을 보여준 선수 4명을 선정해 보너스를 준다. 메인 이벤트에선 UFC 밴텀급 챔피언 ‘머신’ 메랍 드발리쉬빌리(34∙조지아)가 타이틀 2차 방어에 성공하며 13연승을 질주했다. 드발리쉬빌리(20승 4패)는 전 챔피언 ‘슈가’ 션 오말리(30∙미국)를 시종일관 압박하다 3라운드 4분 42초에 닌자 초크 서브미션 승리를 거뒀다. 오말리는 지난 1년간 금욕생활을 하며 그래플링 맹훈련을 받았지만 ‘머신’을 막을 순 없었다. 지난해 1차전에서 오말리를 파악한 드발리쉬빌리는 탐색전 없이 곧장 압박을 걸었다. 오말리는 1차전에 비해 테이크다운을 잘 방어해냈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드발리쉬빌리의 체인 레슬링에 끝내 무너졌다. 결국 드발리쉬빌리는 3라운드 그라운드에서 일어나려고 하는 오말리의 목을 잡아 초크로 경기를 끝냈다. 그는 그대로 옥타곤을 넘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인사를 나눴다. 기념촬영도 잊지 않았다. 드발리쉬빌리는 “난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다. 하지만 나아가야 할 목표와 방향을 알기 때문에 그건 중요치 않았다”며 “꿈을 믿으면 모든 게 가능하다”고 타이틀 2차 방어 소감을 전했다. 다음 상대로는 랭킹 4위 코리 샌드헤이건(33∙미국)을 원한다. 그는 현재 드발리쉬빌리가 싸워보지 않은 선수 중 가장 랭킹이 높다. 드발리쉬빌리는 관중석에 있던 샌드헤이건을 향해 “네가 바로 다음 상대”라고 외치며 “샌드헤이건이 가장 자격이 있다. 정말 좋은 녀석이고, 유머 감각도 있다”고 덧붙였다. 코메인 이벤트에선 올림픽 유도 2회 금메달리스트 케일라 해리슨(34∙미국)이 종합격투기(MMA) 세계 최고 단체인 UFC까지 정복했다. 해리슨(19승 1패)은 줄리아나 페냐(35∙미국)를 2라운드 4분 55초 기무라 서브미션으로 꺾고 UFC 여성 밴텀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유도 여제다운 그라운드 실력이었다. 해리슨은 1라운드 페냐를 철창까지 압박한 후 클린치 테이크다운에 성공했다. 해리슨은 그라운드 앤 파운드를 구사하며 라운드 절반인 2분 30초가량을 컨트롤했다. 속수무책으로 당하던 페냐는 위기를 모면하려다 반친 업킥으로 1점 감점을 받았다. 서브미션 승리는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해리슨은 2라운드에도 철창에서 클린치로 페냐를 넘어뜨렸다. 해리슨은 암트라이앵글 초크로 피니시를 노리다가 팔을 꺾는 기무라로 전환해 페냐의 항복을 받아냈다. 약물 중독으로 어려움을 겪는 친자매의 두 자녀를 입양한 싱글맘 해리슨은 전 세계의 싱글맘들에게 UFC 챔피언 벨트를 바쳤다. 그는 “오늘 승리는 희망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 포기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며 “모든 어머니들, 특히 싱글맘들에게 승리를 바친다”고 말했다. 진짜는 지금부터다. 여성 MMA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GOAT) 아만다 누네스(37∙브라질)가 은퇴 후 2년 만에 돌아온다. 누네스는 전 UFC 여성 밴텀급-페더급 챔피언으로 타이틀전 11승 기록을 갖고 있다. 해리슨과 누가 진정 여성 격투 스포츠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인지를 가린다. 해리슨은 관중석에 있던 누네스를 향해 “아만다, 네가 보인다. 당장 옥타곤에 올라와라”라고 소리쳤다. 옥타곤에 올라온 해리슨의 전 아메리칸탑팀(ATT) 팀메이트 누네스는 해리슨과 악수를 나눴다. 누네스는 “복귀 확정”이라며 “우린 언젠가 싸우게 될 걸 알고 있었다”고 챔피언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누네스는 주먹을 쥐고, 해리슨은 뒷짐을 진 채로 옥타곤 중앙에서 서로를 노려보며 UFC 여성부 역사상 가장 큰 대진의 성사를 알렸다. 김희웅 기자 2025.06.0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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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경기 연속 매진 신기록!' “올해는...우승할 것 같아요!” 2025 한화, 보살 팬의 극락이 됐다 [IS 인터뷰]

더 이상 야구를 보면서 도를 닦지 않는다. 한화 이글스팬들이 오랜 시간 기다렸던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한화는 지난 13일까지 승률 0.659로 공동 1위(15일 기준 2위)에 올랐다. 지난해 3월 7승 1패로 잠시 단독 1위에 오른 적은 있지만, 개막 후 40경기 넘은 시점에 1위에 올랐던 건 2007년 이후 18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18년은 보통의 18년이 아니었다. 2008년부터 한화는 가을야구와 멀어지고, 꼴찌가 익숙한 팀이 됐다. 1986년 1군 첫 시즌(1986년) 외엔 없던 최하위를 2009년을 시작으로 여덟 번이나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최근 17시즌 동안 포스트시즌은 단 한 차례(2018년)가 전부였다. 희망이 보이지 않는 암흑기 속에서도 한화 야구는 팬들을 끌어당겼다. 팀을 외롭게 지키는 슈퍼스타, 반전을 보여주는 뒷심, 혜성같이 등장한 유망주들이 가을야구 없이도 팬들의 박수를 끌어냈다.꾸준히 우상향을 그린 홈 관중수는 한화 팬들의 유입 요인을 추론케 했다.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거둔 2006년에도 24만 4664명에 그쳤던 한화 홈 관중 수는 2012년 박찬호, 김태균의 복귀와 함께 50만 명을 돌파했다. 김성근 감독 체제에서 끈질긴 경기력을 보여주며 66만 472명(2016년 기준)까지, 가을야구에 복귀한 2018년엔 73만 4110명까지 관중 수가 늘어났다. 1000만 관중 시대, 에이스 류현진이 돌아온 지난해엔 80만 4204명으로 80만 명 고지마저 돌파했다. 팬들은 늘어나도 성적은 여전했다. 2013년 개막 13연패(1위), 2020년 18연패(역대 공동 1위)에 빠졌다. 대형 자유계약선수(FA)를 여러 차례 영입해도 가을야구와 거리가 멀었다. 부진한 성적에도 야구장을 찾은 한화 팬들에겐 '보살 팬'이라는 웃지 못할 별칭이 덧붙여졌다.저마다 기다린 시간은 달라도, 2025년 한화를 바라보는 팬들의 마음은 모두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한화가 13연승에 도전하다 연장 혈투 끝에 실패한 지난 13일 대전 두산 베어스전에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의 1만 7000석은 가득 찼다. 1루는 물론 3루석, 외야석, 3층 좌석까지 대부분 한화 홈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경기장을 메웠다. 한화는 15일까지 원정 경기를 포함해 17경기 연속 매진을 달성, 이 부문 신기록(종전 16경기, 2024~25 KIA 타이거즈)을 세웠다. 13일 대전 관중석에서 가장 눈길을 끈 건 독수리 분장을 한 팬 A씨다. 독수리 탈을 쓰고 직관하러 다니면서 팬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된 바 있다. A씨가 한화에 입문한 건 2006년이다. A씨는 "류현진의 데뷔전을 봤다. 한국시리즈까지 오르는 걸 보면서 (강팀이라고) 속았다"고 웃었다.그는 암흑기를 떠올리며 "솔직히 이 악물고 버틴 것 같다. 또 국제대회에선 한화 선수들이 잘해주지 않았나. 그 모습을 보면서 버텼던 것 같다.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느낌이다. 정든 게 아니겠나"고 말했다. 한화의 암흑기를 지켜보며 가족이 된 이들도 있다. 김준혁(44) 씨는 '빙그레 키즈'다. 김준혁 씨는 "대전에서 나고 자랐다. 어릴 때 같은 아파트에 빙그레 전대영, 김성갑 선수가 살았다. 그래서 가까워지고, 더 애정을 갖고 응원하며 자랐다"고 추억했다.이날 아내, 아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김준혁 씨는 "사실 아내가 연애할 때만 해도 야구를 잘 몰랐다. 그런데 나와 같이 다니면서 같이 응원도 하고, 결혼까지 했다"며 "나도 빙그레 때, 푯값이 500원할 때 아버지를 따라다니면서 한밭야구장에 추억이 많았다. 아들도 재작년부터 야구에 빠지기 시작했다. 유니폼을 거의 종류별로 사줬다. 이제 한화는 물론 다른 구단 응원까지 줄줄 외운다"고 웃었다. 이선하(28) 씨는 반대로 남편을 끌어들였다. 이선하 씨는 "남편이 나 때문에 입문했다. 지금은 집에서 함께 유니폼을 입고 응원한다"며 "올해는 한화가 진짜 다르다고 하길래 코웃음을 쳤는데, 정말로 1위를 하니 조금 더 기대하게 된다"고 전했다.이선하 씨는 김성근 감독 시기 '마리한화' 야구 때 응원을 시작했다. 이씨는 "아버지가 대전에서 태어나 쭉 한화팬이셨다. 어릴 때 부모님 손 잡고 아무것도 모른 채 야구장을 갔다"며 "10년 전쯤 완전히 빠졌다. 친구가 필드박스(실내 룸 좌석)에 당첨돼 같이 갔는데, 그날 역전승을 보고 팬이 됐다. 나중에 아버지께서 포수 후면석에서 보는 내 모습을 중계로 보시고 '야구장이냐'고 하시더라. 정말 좋아하시고, 나중엔 같이 야구장도 다녔다"고 했다. 이우진(48) 씨는 야구를 오래 봤지만, 한화팬으로 입문한 건 오래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씨는 박찬호와 류현진을 응원하다 따라왔다고 했다. 이날도 일행과 함께 외야에서 연승을 기도한 그는 "2020년 18연패에 빠진 날 그 자리에 있었다. 그다음 경기에서 1승을 하니 너무 행복하더라"며 "예전엔 지고 있으면 '아 오늘 졌구나. 1점이라도 났으면 좋겠는데' 생각했다"고 기억했다.팬들은 한목소리로 "올해는 정말 다른 것 같다"고 기대했다. 독수리 탈의 A씨는 "솔직히 안 믿기긴 한다. 신기하다. 우리도 할 수 있구나, 가능하구나 싶다"며 "선발 8연승을 할 때쯤부터 '와, 이게 되는구나' 생각했다. 이전에 연승할 때와 달리 선발진과 불펜이 탄탄하다. 타선만 더 살아나면 우승도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우진 씨는 "김경문 감독님도 잘 이끌어주시고, 선수들이 신구장 첫해에 뭔가 이뤄내겠다는 마음이 느껴졌다. 우승까진 아니어도 5강까지 쭉 갔으면 한다. 물론 바람은 우승"이라고 말했다. 이선하 씨는 "10연승을 하던 날 정말로 이겼냐고 되물으며 집에서 울었다"고 웃었다. 이씨는 "선발 투수들이 너무 잘해주고 있다"며 잠시 망설이더니 "우승할 것 같다"고 했다. 김준혁 씨는 "한국시리즈에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LG 트윈스도 29년 만에 우승했는데, 우리도 못 할 게 있나 생각한다"고 했다. 암흑기를 지나오면서 선수들을 향한 팬들의 마음은 부진에 대한 원망보단 동지애에 가까웠다. 김준혁 씨는 "매년 직관을 20경기 이상 온다. 류현진이 신인 때부터 지켜봤는데, 이제 영구 결번을 바라보는 선수가 됐다. 일종의 동지애가 느껴진다"고 했다. 이날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승리는 수확하지 못했지만, 6이닝을 1실점(비자책점)으로 막으며 호투로 응원에 보답했다.이선하 씨는 "야구에 입문할 때 최애는 김태균이었고, 지금은 문동주"라며 "모든 선수들, 특히 문동주 선수가 다치지 않고 건강히 뛰었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독수리 탈을 쓴 A씨는 "2006년부터 지금까지 응원한 걸 후회하지 않게 해줬다.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전했다.대전=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5.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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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어...매 경기, 전 구장에서 쓰는 드라마 [IS 포커스]

야구의 마성에 헤어 나올 방법이 없다. 연일 드라마 같은 장면이 나오고 있다. 역대 최소 경기 300만 관중을 돌파하며 2년 연속 1000만 동원을 향해 순항 중인 KBO리그. 13일 5개 구장에서 벌어진 스토리를 통해 왜 '야구 시대'가 돌아왔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시작 전부터 이목이 집중된 구장은 한화 이글스의 13연승이 걸려 있는 대전, 최정(SSG 랜더스)이 역대 최초 500홈런 달성이 예고된 인천이었다. 포문은 연 건 최정이었다. 오후 8시께, 소속팀 SSG가 0-2로 지고 있었던 6회 말 2사 1루에서 나선 최정은 NC 선발 투수 라일리 톰슨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을 치며 역대 최초 500홈런 고지를 밟았다.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지난 2일에야 1군 첫 경기를 치른 그가 불과 10경기 만에 500개까지 남은 5개를 다 채운 것.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한 인천팬은 열광했다. 기념구를 잡은 팬이 "당연히 기증"하겠다고 밝혀 훈훈한 후일담까지 이어졌다. 대전은 역대급 승부가 나왔다. 12연승을 달리며 1위를 지키고 있는 한화와 9위 두산 베어스전. 한화의 승리가 예상됐지만, 두산이 4-3으로 승리하며 반전을 안겼다. 과정은 그야말로 드라마였다. 두산 거포 김재환이 8회 초 투런홈런을 치며 두산이 3-1로 앞선 상황, 한화는 리그 대표 마무리 투수로 성장한 김택연을 상대한 간판타자 노시환과 채은성이 연속으로 범타로 물러나며 벼랑 끝에 몰렸다. 이진영이 볼넷으로 출루해 희망을 살렸지만, 김택연의 구위를 고려하면 역전을 어려워 보였다. 이 상황에서 변수가 나왔다. 한화 타자 최인호가 친 파울 타구를 포수 김기연과 3루수 임종성이 미루다가 포구에 실패한 것. 이어진 승부에서 최인호는 김택연의 몸쪽(좌타자 기준) 151㎞/h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공략해 우측 몬스터월을 넘어가는 동점 투런홈런을 쳤다. 한화생명 볼파크가 요동쳤다. 하지만 임종성은 연장 11회 초, 2사 1루에서 한화 투수 김종수를 상대로 좌익수 키를 넘어가는 재역전 적시타를 치며 두산의 4-3 리드를 이끌었다. 한화는 이어진 11회 말 공격에서 선두 타자 노시환이 안타를 치며 무사 1루를 만들었지만, 이어진 채은성의 타석에서 대주자 이상혁이 도루에 실패하며 기세가 꺾였다. 히트 앤드 런 작전이 원활하지 못했다. 이때 정확한 2루 송구로 이상혁을 잡은 게 앞서 파울 플라이 포구에 실패했던 김기연이었다. 두산은 그렇게 한화의 고공비행에 제동을 걸었다. 잠실에선 불미스러운 일이 나왔다.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한 LG 트윈스는 6-6 동점이었던 7회 말, 오스틴 딘의 솔로포로 역전한 뒤 8회 추가 2득점 하며 승리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9회 초 투수 박명근이 흔들리며 만루에 놓이며 묘한 기류가 흘렀다. 이 상황에서 LG에 큰 불행이 닥쳤다. 타자 박주홍의 파울 타구를 잡는 과정에서 1루수였던 김민수와 우익수 홍창기가 충돌하며 홍창기가 왼쪽 무릎 부상을 당한 것. 구급차가 그라운드로 들어와 선수를 이송해야 할 만큼 큰 부상이었다. 홍창기는 KBO리그 대표 타자, '출루 머신'으로 불리는 선수다. 4월 말 타선 침체로 고전하며 한화에 1위를 내줬던 LG는 이어진 상황에서 리드를 지켜내며 9-6으로 승리, 공동 1위로 다시 올라섰지만, 홍창기 부상에 웃을 수 없었다. 광주 KIA 타이거즈-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2024시즌 최우수선수(MVP) 김도영이 결승타 포함 멀티히트로 맹활약했다. 홈(대구)에서 KT 위즈를 상대한 삼성 라이온즈는 구자욱과 르윈 디아즈의 활약을 앞세워 8연패를 끊었다. 모든 구장에서 10개 구단 팬을 설레게 하는 스토리가 쏟아지고 있다. KBO리그가 연일 드라마를 쓰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5.14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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