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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난감한 'KIA 불펜 트레이드'의 전개, 나란히 0이닝 실점 강판이라니 [IS 냉탕]

과감하게 시도한 두 번의 '불펜 트레이드'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8위로 추락한 KIA 타이거즈의 얘기다.KIA는 지난 26일 인천 SSG 랜더스전을 5-9로 패했다. 5회 초까지 5-5로 팽팽하게 맞섰으나 5회 말부터 8회 말까지 매 이닝 실점했다. 이날 마운드를 밟은 5명의 불펜이 모두 1실점. 특히 한재승(0이닝 1피안타 3사사구 1실점)과 조상우(0이닝 2피안타 1피홈런 1실점)는 각각 아웃카운트를 단 하나도 잡지 못하고 실점 뒤 강판당했다. 두 선수 모두 트레이드로 영입한 자원이라는 걸 고려하면 투구 내용이 더욱 뼈아팠다.조상우는 지난해 12월 현금 10억원과 2026년 신인 드래프트 1·4라운드를 내주는 조건으로 키움 히어로즈에서 영입했다. 자유계약선수(FA)로 떠난 필승조 장현식(현 LG 트윈스)의 빈자리를 채울 대안이었다. 당시 KIA는 'ㅊ대 빠른 공과 스플리터,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겸비한 검증된 투수'라고 소개했다. 그런데 기대와 결과가 다르다. 조상우의 시즌 성적은 26일 기준으로 58경기 평균자책점 4.72이다.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홀드(25개)를 챙겼지만, 객관적인 투수 지표가 대부분 떨어진다. 피출루율(0.382)과 피장타율(0.435)을 합한 피OPS가 0.817로 최소 40이닝 이상 투구한 49명의 불펜 투수 중 공동 46위에 머문다. 9이닝당 볼넷은 40위(4.91개). 구속 저하에 대한 우려가 시즌 내내 나온다. 26일 경기를 중계한 NC 다이노스 감독 출신 이동욱 티빙 해설위원은 "키움 시절 조상우는 굉장히 빠른 공으로 타자를 압박했는데 (지금) 빠른 공의 속도가 나오지 않다 보니까 타자를 상대하기 어렵다"라고 진단했다.KIA는 필승조의 부진이 장기화하자 추가 조치를 단행했다. 지난 7월 28일 NC와의 3대3 트레이드로 김시훈과 한재승을 긴급 수혈한 것. 두 선수 모두 NC에서 필승조로 뛴 오른손 불펜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마저도 효과가 미미하다. 구속 저하가 두드러진 김시훈은 지난 21일 2군으로 내려갔다. 한재승은 이적 후 11경기 평균자책점이 9.28이다. 9이닝당 볼넷이 7.59개, 피안타율은 0.342에 이른다. 불펜 지표 중 하나인 기출루자 득점 허용률(IRS·Inherited Runner Scored Percentage)도 71.4%(5/7)로 높다.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개인 통산 첫 세이브를 거두기도 했으나 부진한 투구 내용이 반복된다. 두 번의 불펜 트레이드로 작지 않은 출혈을 감수한 KIA로선 난감한 결과의 연속이다.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8.27 10:42
프로농구

KBL 연고·장신 선수, 2025 FIBA U16 아시아컵 출격

프로농구연맹(KBL) 연고 선수와 장신 선수들이 2025 FIBA U16 아시아컵에 나선다.KBL은 27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KBL 연고선수인 박범윤(용산고·서울 삼성) 김태영(광신중·서울 SK) 김준영(용산중·부산 KCC), 이승민(용산중·KCC)과 KBL 장신선수 신유범(경복고) 강태영(임호중) 김준표(휘문중)이 오는 8월 31일부터 9월 7일까지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열리는 2025 FIBA U16 아시아컵에 나선다"고 전했다.또 '2025 DB손해보험과 함께하는 KBL 유망선수 해외연수 프로젝트'에 참가한 선수 중 박범윤, 신유범, 박태준(이상 용산고), 민승빈(삼일고)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KBL 연고 선수는 각 구단 산하 유소년 클럽에 등록된 만 14세 이하 선수를 대상으로 매년 최대 2명까지 지명 가능하며, 고등학교 졸업 후 신인선수 드래프트를 거치지 않고 해당 구단으로 입단할 수 있다. 이 제도를 통해 에디 다니엘(용산고·SK)과 김건하(무룡고·현대모비스)가 2025~26시즌부터 프로에서 활약할 예정이다.KBL 장신 선수는 만 10세부터 만 15세를 대상으로 일정 신장 기준을 통과한 후 대한민국농구협회에 선수 등록 시 선발된다. 장신 선수로 선발될 경우 훈련 용품 비용 지원 등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KBL 유망선수 해외연수 프로젝트는 기량 향상과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엘리트 선수(중학교 3학년)를 선발해 해외에서 농구 트레이닝을 받는다. KBL은 "농구 유소년 육성과 저변 확대를 위해 장신 선수 발굴 프로그램, 유망선수 해외연수 프로젝트 등 다양한 유소년 사업을 지속해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우중 기자 2025.08.27 10:32
프로야구

[류선규의 다른 생각] 단계적 1군 기용이 신인 육성의 모범 답안이다

KBO리그 2025년 신인 드래프트는 '역대급'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올해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신인만 무려 8명이었다. 그런데 25일 기준으로 시즌을 완주하고 있는 건 배찬승(삼성 라이온즈·1R 전체 3순위)과 김영우(LG 트윈스·1R 전체 10순위), 둘 뿐이다. 두 선수는 이미 한 시즌을 온전히 소화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는 1군 등록일수 145일을 넘겼다.대구고 출신 '로컬 보이' 배찬승은 리그 데뷔전(3월 23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시속 155㎞ 강속구를 뿌려 화제였다. 이후 기복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나름 안정된 성적(53경기 1승 2패 15홀드 평균자책점 4.46)으로 순항하고 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올해 마무리 투수를 두 번이나 바꾸는 결단을 내렸는데 배찬승은 아니었다. 별다른 보직 변경 없이 꾸준히 셋업맨 자리를 그에게 맡긴다. 신인 투수를 보호하면서 승부처에 기용하는 일종의 '투 트랙 전략'인 셈이다.서울고 출신 김영우는 1군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모두 소화하며 주목받았다. 염경엽 LG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그를 마무리 투수 후보로 언급하기도 했다. 개막 후에는 단번에 마무리 투수를 맡기는 게 아닌 단계별로 육성하고 있다. 우선 점수 차에 여유가 있는 상황에 등판시켜 경험을 쌓게 했다. 그의 프로 첫 등판은 14-4로 크게 앞선 3월 29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이었다. 접전에서 처음 투구한 건 4월 19일 인천 SSG 랜더스전. 5-4로 앞선 7회 말 2사 1·3루에서 한 타자를 막고 데뷔 첫 홀드를 따냈다. 스텝 바이 스텝이라는 말처럼 작은 성공을 경험하면서 단계별 성장 중이라는 게 눈에 띈다. 김영우의 성적(51경기, 평균자책점 2.12)은 배찬승보다 더 안정적이다. 고교야구는 시즌 중에 지역별로 주말리그가 진행되고 평일은 경기가 없다. 또 대부분의 전국대회는 고등학교 팀들이 나눠서 출전하고 한 대회에서 우승까지 4~5차례 경기를 소화하는 일정이다. 따라서 경기가 띄엄띄엄 치러진다. 반면 프로야구는 1년 144경기 장기 레이스를 치러진다. 대부분의 신인 선수들이 빡빡한 경기 일정을 처음 소화하다 보니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다. 즉 후반기 들어서는 체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김영우의 경우 시즌을 치를수록 더 좋아지고 있다. 여기에는 성공 체험을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염경엽 LG 감독의 역할이 작지 않다.KBO리그는 몇 년째 '육성'이 화두다. 지난 10여 년 동안 다수의 구단이 2군 훈련장을 확충했고, 미국과 일본 유명 아카데미로 선수를 파견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2군에서 선수를 육성하는 최대치가 70~80% 정도이다. 부족한 나머지는 1군에서 채워야 한다. 2군 못지않게 1군에서 어떤 로드맵을 갖고 있느냐가 육성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디테일에서 희비가 갈린다.배찬승과 김영우의 성공 과정은 다른 팀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신인 선수를 1군 경기에 단계적으로 기용하고 '성공 체험'을 만들어주는 프로세스가 선수 육성의 모범 답안이라는 걸 몸소 입증하고 있다.전 SSG 랜더스 단장정리=배중현 기자 2025.08.27 09:04
프로야구

'번트 없다 강공이다' SSG 류효승은 데뷔 첫 연타석 홈런으로 '응답'했다 [IS 스타]

오른손 타자 류효승(29·SSG 랜더스)이 '호랑이 사냥꾼'을 자처했다. 데뷔 첫 연타석 홈런을 폭발시켜 KIA 타이거즈를 시즌 6연패 늪으로 밀어 넣었다.류효승은 26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홈 경기에 8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2홈런) 2득점 2타점 맹타로 9-5 승리를 이끌었다. 류효승의 활약을 앞세워 2연패에서 탈출한 SSG는 리그 3위 자리(59승 4무 55패)를 굳건히 지켰다.이날 류효승은 2회 첫 타석 좌전 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했다. 4회 두 번째 타석 무사 1·2루에서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으나 이숭용 SSG 감독은 희생번트 작전 없이 강공을 지시했다. 결과는 아웃이었지만 선수를 향한 신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SSG는 0-2로 뒤진 4회 말 5점을 뽑아 점수 차를 뒤집었다. 하지만 5회 초 최형우의 투런 홈런과 오선우의 솔로 홈런으로 동점을 허용했다. 해결사로 나선 건 류효승이었다. 5-5로 맞선 5회 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왼손 불펜 김기훈의 체인지업을 받아쳐 왼쪽 펜스를 훌쩍 넘겼다. 타격 직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큼지막한 타구로 비거리는 125m. 류효승은 7-5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7회 말 선두타자로 나와 다시 한번 홈런포를 가동했다. 이번엔 왼손 불펜 최지민의 초구 직구를 밀어 쳐 우중간 펜스를 넘기는 '괴력'을 보여줬다.대구상원고-성균관대를 졸업한 류효승은 2020년 신인 드래프트 2차 6라운드 전체 60순위로 SK 와이번스(현 SSG)에 지명됐다. 이날 경기 전까지 1군 통산 성적은 17경기 타율 0.179(28타수 5안타) 2홈런 3타점. 시즌 성적도 5경기 타율 0.267(15타수 4안타) 1홈런 1타점으로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숭용 감독은 최근 꾸준하게 기회를 줬다. 이 감독은 "많이 좋아졌다. 작년에는 상체 위주로 세게만 치려고 했는데 올해는 하체 리듬으로 친다"며 "떨어지는 변화구를 참아낸다. 손이나 허리 회전 즉 포인트가 좋아졌다"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외야 수비가 부족하지만, 타격 가능성을 믿고 지명타자로 내보내는 결단까지 내렸다. 26일 경기도 마찬가지였다.인천=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8.26 22:05
프로야구

또 한 경기 만에 2군행...결코 적지 않았던 기회→잡지 못한 김진욱

약 50일 만에 1군에 복귀했던 롯데 자이언츠 좌완 투수 김진욱(23)이 한 경기 만에 다시 2군행 지시를 받았다. 남은 정규시즌 다시 기회를 받긴 어려울 것 같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휴식일이었던 26일 전한 1군 엔트리 변동 현황에서 김진욱이 말소됐다. 그는 지난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소속팀이 17-4로 앞서 있는 9회 마운드에 올랐지만, 두 타자를 상대로 공 11개를 던진 뒤 이닝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는 볼넷만 2개를 내줬다. 이런 패턴이 2번 연속 이어졌다. 김진욱은 6월 12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선발 투수로 나섰지만, 2이닝 9피안타 6실점을 기록하며 부진한 뒤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후 약 한 달 만인 7월 8일 부산 두산 베어스전에서 구원 등판으로 1군 복귀전을 치렀지만, 제이크 케이브에게 동점 투런홈런을 맞고 다시 강판됐고, 이튿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김진욱은 '4선발'로 개막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고, 4월 중순까지 5경기에 등판했다. 하지만 평균자책점 8.69, 피안타율 0.303를 기록하며 부진한 뒤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5월 1군에 복귀해 구원 임무를 맡아 약 3주 동안 버텼지만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진욱은 1라운드(2021 2차 신인 드래프트)에 지명된 팀 내 대표 유망주였다. 지난 시즌 선발 투수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고, 원래 지난해 상무 야구단에 지원해 병역을 마치려 했지만, 팀이 도약을 도모하는 시기와 겹치며 입대를 미뤘다. 올 시즌 성장한 기량을 보여주면 통상적으로 젊은 선수 위주로 뽑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국가대표팀에 승선할 가능성도 있었다. 그런 선수이기에 2군 코칭스태프와 김태형 감독은 김진욱에게 꾸준히 기회를 줬다. 팀이 12연패(7~23일)에 빠진 상황 속에서도 '모험'을 감행했다. 하지만 선수는 1군 마운드에만 서면 힘이 들어갔다. 구속이 빠른 편도 아닌데 제구력까지 흔들렸다. 김진욱은 입단 당시 이의리(KIA 타이거즈·2021시즌 신인왕)와 함께 가장 주목받는 좌완 투수였다. 그는 현재 롯데팬 가장 '아픈 손가락'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8.26 08:10
프로야구

로봇인 듯, 인간인 듯 '하이브리드 터미네이터' 안현민 [김식의 엔드게임]

안현민(22·KT 위즈)은 지난 22~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3연전에서 13타수 5안타를 때렸다. 그는 지난 15일 서울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수비 도중 양쪽 종아리 부상으로 쓰러진 바 있다. 검진 결과 근육통으로 밝혀졌으나, 혼자 걷지 못할 만큼 통증이 심했다.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으로 후송된 안현민은 사흘만 쉬고 19일 SSG 랜더스전에 돌아왔다. 감각을 되찾은 그는 주말에 안타 행진을 재개했다. 지난 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안현민은 9회 투수 김서현을 상대했다. 마무리 투수의 강속구가 몸쪽으로 날아들어도 그는 꼼짝하지 않았다. 결국 3볼-1스트라이크에서 150㎞/h의 패스트볼을 받아쳐 중전안타를 날렸다. 하루 전 그는 5일 김서현에게 사구를 얻어맞았다. 시속 156㎞의 빠른 공이 머리 쪽으로 날아든, 아찔한 순간이었다. 그때의 공포와 고통이 채 가시지 않았을 재대결에서 안현민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았다.당시 이강철 KT 감독은 “사우나에서 안현민을 만나 ‘어제 맞은 부위 어떠냐’고 물었더니 ‘괜찮다’라고 하더라”며 “인터넷에서 안현민이 머리 쪽으로 날아오는 공을 피하지 않는 영상이 화제더라. 그만큼 몸이 흔들리지 않은 채 ‘벽’을 세워놓고 타격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이런 에피소드를 보면 안현민에게 ‘터미네이터’라는 별명이 붙은 건 너무나 자연스럽다. 우람한 상체, 터질듯한 하체 근육에서 뿜어내는 파워와 스피드를 보면 마치 ‘타격 로봇’ 같다. 단단한 멘털과 빠른 회복력도 그렇다.그렇다고 안현민의 하드웨어만 보고 그의 타격을 평가하는 건 단견이다. 터미네이터의 더 많은 기능에 대해 주변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단단한 코어, 유기적 하체 이동안현민의 타격자세는 한 가지로 프로그래밍 돼 있지 않다. 특히 하체 움직임의 변화는 상당히 큰 편이다. 오른손 타자인 그는 이동발인 왼발을 배꼽 높이까지 올린다. 레그킥(leg kick)을 통해 힘을 끌어모았다가 앞으로 내디디며 치는 파워 히팅을 구사한다. 가끔은 토탭(toe tap)도 활용한다. 왼발 뒤꿈치를 살짝 들었다가 엄지발가락 부위로 지면에 착지하는 방법으로 하체 이동을 최소화한다. 타격의 정확성을 높이는 콘택트 히팅이다. 안현민은 상대 투수 유형과 자신의 컨디션, 그리고 경기 상황까지 고려해 폼을 다채롭게 바꾼다.이런 경우 대응력은 높아지겠지만, 타격에서 가장 중요한 일관성이 흔들릴 수 있다. 유한준 KT 타격코치는 “레그킥을 강하게 해도 안현민은 하체 밸런스를 잃지 않는다. 코어(core) 근육이 단단해서 타격 메커니즘의 중심이 잘 잡혀 있기 때문”이라며 “주로 강속구 투수들에게 토탭을 쓴다. 더 나은 콘택트를 위해 늘 노력하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안현민은 스탠스에도 변화를 준다. 준비 자세에선 왼다리를 좌익수 방향으로 열어놓는 오픈 스탠스로 공을 기다린다. 이어 투구에 따라 같은 리듬으로 왼다리가 투수 쪽을 향하는 스퀘어 스탠스로 바꾼다.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이 홈플레이트로 날아드는 0.4초 동안 안현민의 왼다리는 정교하게 목표물을 추적, 타격한다.하체 이동에서 시작한 그의 타격은 폭발적인 허리 회전, 그리고 빠른 배트 스피드로 이어진다. 안현민의 키(1m83㎝)는 KBO리그 평균 수준이지만, 탈 아시아인급의 타구를 때려낸다.유한준 코치는 “안현민이 처음 풀타임 시즌을 치르는 데도 여러 방법을 시도하고 도전한다. 그러면서 자신만의 타격을 정립하는 게 정말 대단하다. 코치로서 그걸 존중하면서, 그의 장점을 극대화할지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험 이기는 ‘스마트 프로그래밍’안현민의 폭발력을 보며 29년 전 ‘리틀 쿠바’ 박재홍(당시 23세)을 떠올리는 이들이 있다. 신인으로서 30홈런(1위)-36도루(4위)-108타점(1위)을 기록할 그는 파워·콘택트·스피드 툴을 모두 갖춘 슈퍼루키였다. 올 시즌을 퓨처스(2군) 팀에서 시작한 안현민은 다른 선수들보다 한 달 이상 늦은 4월 30일부터 1군 출전 기회를 얻었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안현민 천하’다. 25일 현재 타율 0.345(1위) 출루율 0.453(1위) 장타율 0.585(2위) OPS(출루율+장타율) 1.038(1위)를 기록 중이다. 타석 수가 적어 홈런은 11위(19개)이지만, 타수당 홈런(17.39)은 국내 선수 중 1위다. 박재홍 MBC 해설위원은 자신과 닮은 후배의 소프트웨어에 더 주목했다. 그는 “안현민이 투수와 볼카운트 싸움을 하는 걸 보면 깜짝 놀란다. 유인구를 잘 참아내다가, 자신이 노린 공이 오면 주저하지 않고 스윙한다”며 “경험이 별로 없는데도 이렇게 타격하는 건 매우 영리하다는 뜻”이라고 극찬했다. 이어 박재홍 위원은 “안현민이 공 보고 공 치는 게 아니다. 경기 전 상대를 분석하고, 대기타석에서 투수를 관찰하며 머릿속에 정보를 입력한다. 투수와 직접 상대하면서는 전략을 계속 바꾸는 게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레그킥을 바꾸는 것도 그 일환이다. 피지컬이 워낙 좋고 (이동발을 어떻게 써도) 중심을 안정적으로 잡기에 가능한 타격”이라고 덧붙였다.2022년 신인 드래프트 2차 4라운드(전체 38순위) 지명을 받은 안현민은 마산고 시절 ‘도루하는 포수’로 유명했다. 나도현 KT 단장은 “당시 수비가 약하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러나 다른 잠재력이 워낙 뛰어났다. 발이 빠른 데다, 어깨도 강해 외야수로서 성공할 거로 판단했다”라며 “안현민이 포지션을 외야수로 바꾼 뒤 입대했다. 메이저리그(MLB)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처럼 타격 파워와 정확성, 수비와 주루까지 다 잘하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나도현 단장은 “지난 3~4년 동안 안현민을 만난 건 항상 웨이트트레이닝장이었다. 워크에식(work ethic, 성실성)이 좋아서 ‘넌 무조건 성공한다’고 말해 줬다”며 “야구뿐만 아니라 선후배, 구단 직원, 미디어를 대하는 태도도 훌륭하다. 메이크업(인성)과 리더십도 뛰어나기 때문에 스카우팅 리포트가 좋을 수밖에 없는 선수”라고 말했다. 슬럼프도, 투수들의 반격도 있다KT 입단 후 군에 입대한 안현민은 취사병으로 근무했다. 보직 특성상 매일 고단한 작업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그는 선임병에게 “일과 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시간을 달라”고 간청했다. 안현민은 구단 트레이너에게 훈련 사진·영상을 보내며 벌크업 과정을 체크했다. 신중하게, 그러나 지독하게 근육을 만들었다.모든 과정이 계산대로 된 건 아니다. MLB의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의 타격폼을 복제하려던 안현민은 올해 초 스프링캠프에서 완전히 타격 밸런스를 잃었다. 스윙이 무너진 그를 보고 이강철 감독은 “원래 폼으로 바꾸라”며 2군 캠프 이동 명단에 안현민을 포함했다. ‘인간적인 실수’를 극복한 안현민은 두 달 만에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 이 감독의 ‘최상급 아이템’이 됐다. 탄탄한 신체뿐 아니라 뛰어난 선구안과 메커니즘, 스마트한 머리를 갖췄다는 안현민은 지금까지 파죽지세로 KBO리그를 정복했다. 아직 끝은 아니다. 박재홍 해설위원은 “지금까지 투수들이 ‘어어’ 하다가 안현민에게 당했다. 앞으로 위협구 등에 잘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잘할 땐 모든 게 쉬워 보이지만, 슬럼프에 빠지면 지독하게 안 풀리는 게 야구다. 물론 안현민이 그런 과정에 있는 건 아직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가 8월에는 홈런을 하나도 때리지 못하고 있는 것, 수비 중 뜻밖의 부상을 입은 건 그가 완전한 기계는 아니라는 걸 말해주고 있다.안현민의 두 번째 과제는 투수들의 반격에 응수하는 것이다. 지난 5일 시속 161㎞의 강속구를 뿜어낸 한화 문동주(22)와 대결한 장면이 상징적이었다. 1회 유격수 땅볼, 4회 삼진, 7회 볼넷을 기록한 안현민은 “(동갑내기인) 동주를 처음 상대했다. 노림수대로 내 스윙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타구가 앞으로) 안 가서 허탈했던 것 같다. 동주가 좋은 투수라는 걸 느꼈다”고 했다.안현민이 허탈한 감정을 느낀 순간, 인간적인 표정이 나왔다. 마운드 위에서 문동주가 그걸 봤다. 문동주는 “현민이 타석 때 코너워크가 잘 됐다. 자주 만나고 싶지 않은 타자”라며 “파울을 치고 현민이가 씩 웃더라. 왜 웃지? 살인미소였나?”라며 고개를 갸웃했다.보통 살인미소는 치명적인 매력을 일컫는다. 아무리 자신감이 넘치는 문동주라고 해도 리그 최고 타자와의 승부에서 그런 여유를 느끼기는 어려웠을 거다. 터미네이터의 미소에서 섬뜩함을 감지한 것 같다.역대급으로 뜨거운 봄과 여름을 보낸 안현민은 어떤 가을을 맞이할까. 기계적이면서도 인간적인 ‘하이브리드 터미네이터’의 두 번째 미션이 시작됐다. 김식 기자 2025.08.26 06:18
메이저리그

"얼마나 잘하는지 정말 놀랍다" MLB 첫 50G 선발 ERA 2.02…역대 2위 기염, 2년 차 징크스도 없다

메이저리그(MLB) 대표하는 에이스 폴 스킨스(피츠버그 파이리츠)가 '남다른 기록'을 세웠다.스킨스는 25일(한국시간)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3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4-0 완승을 이끌며 시즌 8승(9패)째를 따냈다. 아울러 시즌 평균자책점을 2.16에서 2.07까지 낮춰 MLB 부문 단독 1위 자리를 지켰다. 부문 2위 타릭 스쿠발(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평균자책점은 2.32이다.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스킨스가 통산 평균자책점을 2.02로 낮췄다. 1920년 라이브볼 시대 이후 첫 50번의 선발 등판에서 이보다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는 바이다 블루 뿐'이라고 조명했다. 블루는 1969년부터 1972년까지 첫 50번의 선발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2.01을 기록했다. 스킨스와의 차이가 0.01에 불과하다. 부문 역대 공동 3위는 하위 폴렛(1941~46) 오렐 허샤이저(1984~85) 제리 쿠스먼(1967~69)의 2.15. 돈 켈리 피츠버그 감독은 "그가 얼마나 잘하는지 정말 놀랍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2023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 출신인 스킨스는 지난해 11승 3패 평균자책점 1.96을 기록, 내셔널리그(NL)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그뿐만 아니라 올스타 선정, NL 사이영상 투표 3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될성부른 떡잎이다. 2년 차 징크스도 없다. 올 시즌에도 순항을 이어가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소속팀 피츠버그는 NL 동부지구 최하위로 가을야구 경쟁에서 멀어졌지만, 스킨스의 단단함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8.25 18:23
프로야구

홍민기 이탈한 롯데 불펜...정현수 어깨에 달린 '좌타 라인' 봉쇄

다시 정현수(24·롯데 자이언츠)의 시간이다. 롯데는 12연패 기간(7일 KIA 타이거즈전부터 23일 NC 다이노스전) 여러 악재를 겪었다. 공격과 수비 모두 흔들렸다. 하지만 가라앉았던 타선 공격력은 조금씩 나아졌고, 12연패를 끊은 24일 NC전에서 올 시즌 최다 득점(17)을 기록하며 한숨 돌렸다. 연패를 끊으면서 그동안 심적 압박 탓에 흔들렸던 수비도 조금 나아질 것 같다. 문제는 불펜진이다. 좌완 파이어볼러 홍민기가 갑자기 영점이 흔들리며 지난 20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당시 김태형 롯데 감독은 "갑자기 그분(제구 난조)가 오신 것 같다. 원래 그런 면이 있었고 2군에서 다잡은 뒤 1군에 왔는데, 아무것도 아닌 걸로 흔들렸다"라고 설명했다. 홍민기가 6월 중순부터 상대 '좌타' 라인 봉쇄를 맡아준 덕분에 전반기 리그 전체에서 가장 많이 등판(54경기)했었던 다른 좌완 정현수는 등판 관리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다시 그가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한다. 현재 롯데 불펜진에 1이닝을 맡길 수 있는 '좌완 스페셜리스트'는 정현수 한 명이다. 홍민기 대신 콜업된 김진욱은 여전히 컨디션 난조를 극복하지 못했다. 롯데가 연패를 끊은 24일 NC전에서 정현수는 롯데가 17-4로 앞선 7회 말 등판해 실점 없이 1이닝을 막아냈다. 점수 차가 많이 난 상황에서 모처럼 1이닝을 소화했다. 하지만 그는 롯데가 6-0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승부로 경기를 마친 지난 2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피홈런 2개를 맞고 2점을 내주며 흔들린 바 있다. 정현수는 2024 2차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에 롯데 지명을 받고, 데뷔 시즌(2024) 18경기에 나서 23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풀타임을 치르고 있다. 정규시즌 막판 컨디션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롯데는 24일까지 121경기를 치렀다. 이제 막바지다. 12연패를 당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는 5위 진입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모든 선수가 힘을 짜내야 하는 상황이다. 정현수도 마찬가지다. 정현수는 필승조 일원으로 보기 어렵다. 하지만 이미 11홀드를 기록하며 롯데 불펜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 김태형 감독도 정현수가 상대 좌타자와의 승부를 잘 해주면서 불펜 운영을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고 인정했다. 현재 롯데와 정현수는 마라톤으로 치면 라스트 마일(last mile·목표에 이르기 직전 최종 구간)에 왔다. 젊은 선수가 이 시기 잘 버텨내면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다. 정현수에겐 기회가 될 수 있는 시점이기도 하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8.25 14:30
프로야구

빅리그 문턱에서 멈춘 도전, 이른 나이 은퇴, 이젠 코치의 시간…"7년의 좋은 경험" [IS 인터뷰]

메이저리그(MLB)를 향한 도전은 마이너리그 최고 레벨인 트리플A에서 멈췄다. 고심 끝에 선택한 KBO리그 활약도 미미했다. 지도자로 '제2의 야구 인생'을 개척 중인 문찬종(34) 키움 히어로즈 수비 코치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솔직히 이른 나이에 은퇴한 게 맞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형들도 현역으로 뛰고 있다. 하지만 선수 생활을 더 했어도 아픈 것 때문에 걱정했을 거"라면서 멋쩍게 웃었다.문찬종 코치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2009년 4월에 열린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충암고의 우승을 이끈 주전 3루수로 국내외 스카우트의 주목을 받았다. 거취를 고심한 그의 선택은 미국. 그해 8월 MLB 휴스턴 애스트로스 구단과 35만 달러(4억원)에 계약하며 태평양을 건넜다. 매년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줬다. 2014년엔 싱글A와 상위 싱글A에서 타율 0.283(474타수 134안타) 6홈런 60타점 35도루를 마크했다. 이듬해에는 트리플A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미국에서 문찬종 코치의 선수 경력은 2016년 마침표가 찍혔다. 그해 트리플A에서 3할대 타율(0.309)을 기록하고도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던 건 병역 때문이었다. 문 코치는 "휴스턴에서 방출당한 게 아니었다. 마이너리그에서 서비스 타임(7년)을 채워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상황이었다. 구단에서는 남을 거면 얘기해달라고 했는데 솔직히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다른 구단으로 가야 하나, 병역을 해결해야 하나 고민했다. 결론은 군대였다. 그때 나이가 스물여섯에서 스물일곱 넘어갈 때였는데 한국에 더 늦게 들어오면 (KBO리그에 지원하더라도) 쉽지 않을 거 같았다"라고 회상했다.문찬종 코치는 병역(사회복무요원)을 마친 뒤 2020년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 도전, 6라운드 전체 57순위로 키움에 지명됐다. 미국에서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싶었으나,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문 코치는 "첫해 스프링캠프에서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을 다쳤는데 은퇴할 때까지 아팠다. 잠시 아프지 않더라도 나이가 있으니 걱정되고, 그러면서 계속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미국에서도 돌아온 뒤 빨리 군대를 갔으면 그나마 괜찮았을 텐데 (일정이 꼬여) 연차로 (2년이 아닌) 3년을 쉬었다. 야구하면서 아픈 데는 어깨밖에 없었는데 캠프 때 부상을 당하니 고민이 많았다"라고 아쉬워했다. 2021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문찬종 코치는 이듬해 바로 코치진에 합류, 올해로 4년째 몸담고 있다. '과거로 돌아가도 미국에 도전할 건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안 할 거 같다"라고 답한 문 코치는 "미국에 간 걸 후회하지 않는 게 정말 좋은 경험을 많이 했다. 비록 7년 동안 빅리그엔 가지 못했지만, 마이너리그 모든 레벨을 겪었다"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뜨겁게 경쟁한 미국에서 시간은 지도자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일맥상통한다. 문찬종 코치는 "지금 1군에 있다고 해서 마냥 좋아해선 안 된다. 지금 잡은 기회가 당연한 게 아닐 수 있다"며 "내년에 신인이 들어오면 밀려날 수 있다. 그걸 알았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광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8.25 11:25
프로야구

"신이 주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 102순위, 11년 차 김호령이 만든 '기적' [IS 인터뷰]

"신이 주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베테랑 외야수 김호령(33·KIA 타이거즈)은 지난 5월 15일 1군에 콜업되며 배수의 진을 쳤다. 4월 27일 1군에 처음 등록된 뒤 8일 만에 2군으로 내려간 그는 열흘 만에 다시 1군에 올라가며 '마지막'이라는 세 글자를 마음에 새겼다.간절함이 통한 걸까. 김호령은 시즌 두 번째 1군에 등록된 뒤 100일 가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처음 그의 역할은 대타와 대수비였지만 지금은 아니다. 사실상 주전 중견수 자리를 꿰찼다. 김호령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시즌 초반에 주전 선수들이 대부분 다치지 않았나. (외야수 중에서 중견수로) 나갈 선수가 없었다"며 "(부진한 팀 성적이 맞물려) 부담도 있었는데 계속 경기를 뛰고 좋은 결과가 나오니까 부담이 조금씩 자신감으로 바뀌었다"라고 돌아봤다. 김호령의 중견수 수비는 리그 정상급이다. 문제는 공격. 타격이 약해 주전 경쟁을 매년 뚫어내지 못했다. 그런데 올해는 약간 다르다. 2015년 데뷔 후 처음으로 4할대 장타율(0.429)을 유지하고 있다. 이범호 KIA 감독 등의 조언으로 타격 자세를 수정한 게 주효했다. 앞발이 뒷발보다 뒤에 위치하는 오픈 스탠스(Open stance)에서 앞발이 뒷발보다 앞으로 나오는 클로즈드 스탠스(Closed stance)로 바꾸면서 타격이 180도 달라진 것. 지난 7월 5일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선 데뷔 첫 멀티 홈런에 데뷔 첫 만루 홈런까지 터트렸다.김호령은 "운이 좋게 코스 안타가 많았다. 특히 2루타가 많아서 장타율이 좋아진 거 같다"며 "감독님과 얘기해서 타격 폼을 바꿨는데 이전과 달리 힘이 모아지는 느낌이다. 처음에는 불편함이 있었는데 연습을 계속하니 적응됐다. (결과가) 나도 놀랍다"라고 반겼다. 타격은 풀어야 할 숙제였다. 그는 "너무 안 되니까 답답했다. '어떻게 하면 잘하는 선수처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더라. 후반기 들어와서 타격감이 들쭉날쭉한데 야구가 참 쉽지 않다는 걸 다시 느낀다.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일희일비하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김호령은 2015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0라운드 102순위로 지명됐다. 그해 드래프트에서 103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뽑힌 박윤철이 대학 진학을 선택, 사실상 그가 '최하위 순번'이었다. 김호령은 "10라운드에 뽑혔지만 1라운드나 10라운드나 다 똑같은 선수라고 생각했다. 프로에 들어와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렸으니까 열심히 하자는 마음가짐이었다"며 "이번에 기회가 왔을 때 '신이 주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 모든 게 잘 맞아떨어진 거 같다"라며 웃었다.이제는 '타율 0.280'이라는 목표도 생겼다. "잘 맞다가도 하루아침에 안 맞는 게 어렵다"라고 말한 김호령은 짧지만 굵은 메시지를 남겼다. "버티니까 (좋은 날이) 오네요."광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5.08.22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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