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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지원, 잘 컸다…‘히트맨2’ 타고 성인 연기자 도약 [RE스타]

“권상우 딸이 ‘SKY캐슬’ 예빈이었어?”배우 이지원이 영화 ‘히트맨2’로 아역에 성공적인 마침표를 찍고 성인 연기자로 날아 올랐다. 이지원이 출연한 ‘히트맨2’는 대히트 흥행 작가에서 순식간에 ‘뇌절작가’로 전락한 준(권상우)이 야심 차게 선보인 신작 웹툰을 모방한 테러가 발생하고, 하루아침에 범인으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코믹 액션 작품으로, 앞서 2020년 개봉한 ‘히트맨’의 속편이다. 이지원은 1편에 이어 준과 미나(황우슬혜)의 금쪽같은 딸 가영 역을 맡았다. 전편에서 가영은 힙합 경연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에 나가고 싶어 하는 래퍼 지망생에, 무명작가인 아빠를 대신해 돈을 많이 벌고 싶어 하는 통통 튀는 10대였다. 그런가 하면 준에게 아빠 본인의 이야기를 그려보라고 조언하거나 “아빠 만화 잘 될거야”라고 격려하는 어른스러움도 엿보였다. 2편으로 돌아온 가영은 극중 5년이 흐른 시점, 뿔테 안경을 쓰고 공부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지원은 국정원 시절을 그려 흥행을 맛본 아빠 준이 소재 고갈로 하락세를 탔기에 2편에선 가영의 ‘철부지 금쪽이’ 속성은 덜어낸 대신 염세적이고 현실적인 코미디 연기를 적재적소에 구사한다.극초반, 남자친구와 함께 있는 자신을 미행해 “남자는 다 쓰레기라고! 아빠 빼고”라고 말하는 준에게 “쓰레기는 아빠 웹툰이 쓰레기지”라고 울컥해 ‘팩트 폭력’을 던지는 장면은 객석에 웃음 한 방을 터뜨린다. 딸 앞에서 체면을 구긴 권상우의 과장된 익살스러움을 이지원은 깔끔하게 웃음 홈런으로 받아치면서도, 극의 후반부에서는 희생을 각오한 아빠를 향한 실감 나는 오열로 관객들의 눈물샘도 자극한다. 권상우는 최근 인터뷰에서 “지원이는 타고난 배우 같다. 연습해서 만들어진 게 아니다. 그 친구 때문에 영화 끝에 관객들이 울기도 하더라”라고 치켜세웠다. 가영의 모델은 ‘히트맨’ 최원섭 감독의 딸로, 최 감독은 언젠가 딸이 실제로 건넨 위로와 감동을 관객에게 전하고자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지원은 그런 감독의 의도를 제대로 관객에게 전달하며 ‘히트맨’ 시리즈의 마스코트로 거듭났다. 최원섭 감독은 “이지원은 항상 감탄하게 되는 배우다. 준비를 매우 많이 해오고 본인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도 확실한 모범생이라 칭찬을 안 할 수 없다“며 “전편에선 개구쟁이 이미지가 있었는데 어느새 키도 많이 크고 성숙해진 만큼 연기력도 더 깊이있고 섬세해졌다.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고 극찬했다.이지원은 빠른 성장세를 갖춘 배우이기도 하다. 2006년생인 그는 지난 2014년 영화 ‘안녕, 투이’로 데뷔한 후 드라마 ‘SKY캐슬’(2018)에서 강예빈 역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잔망스럽지만 밉지 않은 사춘기 소녀 캐릭터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후 ‘로맨스는 별책부록’, ‘라켓소년단’ 등에서 특유의 밝고 건강한 이미지와 적확한 감정선 포착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동안 비주얼에 비해 성숙한 표현력을 갖춘 이지원은 이미 폭넓은 연령대 소화력을 보여줬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10대 연기 뿐 아니라 ‘경이로운 소문2: 카운터펀치’(2023)에서는 촬영 당시 중학생이었지만, 대학생 임주연 역을 맡아 2~30대 선배 배우들과 어우러졌다. 최근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 ‘킥킥킥킥’에서는 카페 아르바이트생으로 특별출연한다. 독립영화 ‘지우러 가는 길’에도 캐스팅돼 짙은 감정연기를 예고했다.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 올해 스무 살이 된 이지원은 성인 연기자로서 기분 좋은 첫걸음을 떼게 됐다. 설 연휴 대목에 개봉한 ‘히트맨2’는 누적 관객 236만명을 기록하며 올해 첫 손익분기점 돌파는 물론, 연일 전체 박스 오피스 1위를 수성하고 있다.이지원은 소속사를 통해 “‘히트맨2’와 함께 올해를 시작할 수 있어 영광이다. 지난 3주 동안 전국 곳곳에서 관객들을 만났다. 촬영할 때만큼의 열정과 끊이지 않는 웃음으로 수십, 수백 번의 무대인사를 함께 한 것은 제게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히트맨2’와 함께 한 모든 순간을 양분 삼아 더 좋은 사람이, 배우가 될 수 있도록 항상 정진하겠다”라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2.13 06:05
IT

딥시크 등장에 삼성·하이닉스도 '휘청'…증권가 "패닉 금지"

중국 AI(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가 몰고 온 파장이 미국을 지나 국내 증시에도 닿았다.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마저 휘청이는 모습인데, 당장 AI 패권 경쟁의 판도가 뒤집힐지는 알 수 없어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11월 중순 가까스로 5만원대를 회복했지만 지난달 31일과 이날 이틀 연속 2%대 하락세를 보이며 '4만 전자'를 코앞에 두고 있다.차세대 AI 메모리 리더이자 '큰손' 엔비디아에 최신 제품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는 SK하이닉스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딥시크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설 연휴 이후 첫 개장일 9.86% 폭락한 것도 모자라 이날도 약 5%가 빠지며 우려를 샀다.딥시크의 등장은 엔비디아와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기업들이 주도하는 글로벌 AI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경쟁 서비스 대비 개발·훈련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췄는데도 챗GPT와 대등한 성능을 보장하며 '저비용 AI'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딥시크 창업자 량원펑은 1985년생으로, 중국 항저우 저장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AI를 활용한 주식 투자 자동화 솔루션으로 재미를 봤다. 그렇게 모은 자금으로 2023년 딥시크를 설립한 뒤 2년여 만에 생성형 AI 돌풍을 일으킨 챗GPT를 위협했다.딥시크의 AI 에이전트는 현재 모바일 앱 등으로 만나볼 수 있는 'V3'와 초기 모델인 'R1'이 대표적이다.회사가 공개한 기술 보고서를 보면 V3의 개발 비용은 557만6000달러(약 78억8000만원)다. 메타(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가 최신 AI 모델인 '라마3'에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엔진 'H100'으로 훈련한 비용의 10분의 1 수준이다.이마저도 미국의 고성능 칩 수출 규제로 H100보다 낮은 사양인 'H800'으로 이런 성과를 냈다는 주장이다.R1이 기본적인 챗봇 기능과 간단한 정보 검색 등에 중점을 뒀다면, V3는 더 많은 언어를 지원하면서 사용자 맞춤형 대화로 기능을 고도화했다.V3의 경우 문자와 이미지, 영상 등도 인식하는 멀티모달 기능과 B2B(기업 간 거래) 솔루션 등으로 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딥시크 AI 에이전트는 5~10분마다 서버가 마비돼 답변을 얻지 못하는 것을 제외하고 챗GPT 못지않은 답변을 제공해 출시 후 곧장 주요 국가 앱마켓을 점령했다.모바일 데이터 분석 기업 센서타워의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인기 순위에서 딥시크는 미국과 중국, 독일, 영국 등 국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우리나라에서는 구글 플레이 1위, 애플 앱스토어 8위를 기록했다. 이미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일부 질문에 정해진 답변만 주는 챗GPT보다 더 유연하게 작동하는 딥시크에 독도의 주인을 묻는 등의 행위가 일종의 놀이가 됐다.딥시크가 포문을 연 저비용 AI는 글로벌 빅테크를 고객으로 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인프라 구축 비용이 줄어들면 그만큼 AI 가속기 핵심 부품인 HBM(고대역폭 메모리) 등의 주문이 뜸해질 수 있어서다.다만 딥시크의 선전이 당장 큰 변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게 증권가의 판단이다. 딥시크 개발에 실제로는 5억 달러(약 7300억원) 이상이 투입됐을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딥시크 패닉 금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낸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MS, 아마존, 알파벳 등이 설비 투자(CAPEX)를 줄일지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정을 내리기까지도 시간이 소요된다"며 "지금은 가능성을 모두 열어두고 반도체에 대해 중립적인 포지션을 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 역시 최근 실적 발표회에서 "시장의 장기적인 기회 요인과 단기적인 위험 요인이 공존하는 만큼 급변하는 시장에 적기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2.04 07:00
생활문화

“가도 되나?” 탄핵 가결에 한숨 돌린 여행업계

‘비상계엄’으로 움츠렀던 여행업계가 ‘탄핵 가결’로 한시름 놓은 모습이다. 연말연초 특수가 사라질까 노심초사 했지만, 다시 영업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다만 치솟은 '여행 위험 국가'라는 낙인으로 꺾였던 여행심리가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국내 여행 ‘이상 무’16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이후 국내 호텔 객실은 대부분 영업에 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서울 시청역 앞 한 특급호텔의 관계자는 “계엄령 선포 이후로 상황이 어떤지 외국인들의 문의는 있었지만 유의미한 영향은 없었다”며 “연말 크리스마스 시즌이기도 하고, 국내 여행객들의 예약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전체의 5%도 안되긴 하지만, 예정돼 있던 연말 정부 행사 같은 것이 추후로 미뤄졌다”고 했다.또 다른 특급호텔 관계자도 “오히려 FIT(외국인 개별 자유여행) 관광객이 조금 취소되고 있기는 한데 12월 평균 예약률이 85%가 넘고 있다”며 “비상계엄이 있었던 날은 취소 문의가 조금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고 말했다.여의도 국회의사당 근처의 한 호텔 관계자도 “지난주 만실이었다”면서 “예약 취소분이 있어도 연말이라 금세 채워진다. 큰 영향은 없다”고 했다.겨울 시즌 많이 찾는 스키장 리조트의 관계자 역시 “국내 여행 쪽으로는 영향이 크지 않다”며 “동계시즌 동남아시아에서 스키 관련 여행이 일부 취소 사례가 있긴 하지만 비중이 크지 않아 크게 흔들리진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상계엄’의 여파가 한국 관광에 큰 악재가 될 것으로 우려가 컸지만, 연말연시 겨울 성수기에는 내국인 여행객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여행업계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은 모습이다. 내국인의 해외 여행에도 당장은 큰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한 여행플랫폼 관계자는 “영업지표를 확인하고 있지만 크게 취소가 나타나고 있진 않은 상황”이라며 “해외 숙소는 환율에 약간의 가격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항공은 그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 시점이 연말이기도 하고, 아이들 겨울방학이 시작되고, 연차소진도 해야되는 때에 예약해 놓은 여행이기 때문에 변동이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도 덧붙였다.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발의되고 가결된 시점 역시 2016년 12월 9일로, 여행업계는 어두운 연말을 보내야 했다. 당시에도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 시위가 전국적으로 이어졌고 코스피는 2000선이 붕괴되는 등 올해와 비슷한 상황이 이어졌다.원‧달러 환율은 2016년 평균 1000~1100원대였던 것이 탄핵 정국과 함께 1200원대로 치솟았다. 하지만 연말연시 내국인의 해외여행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았다. 2016년 1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내국인 출국자수는 3개월 연속 20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1월 출국자수는 234만3048명으로 역대 월별 최고치였다.아웃바운드 호황을 맞은 여행사들은 2017년 1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맞았다. 하나투어의 1분기 영업이익은 103억원(+7.25%), 모두투어는 110억원(+144%)을 기록했다.한 여행사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여행 예약이 크게 취소가 되거나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여행심리 회복은 숙제로연말 연차소진으로 미국 하와이 여행을 계획하고 있던 직장인 A씨는 매일 환율을 확인한다고 했다. A씨는 “안그래도 환율이 높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매일같이 올라간다”며 “여행가는 게 부담스러워졌다”라고 말했다. 치솟은 환율은 여행심리를 꺾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강달러’를 이어가며 2년여 만에 최고치인 1410원대를 넘어섰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직후에는 1440원대까지 급등했고, 이날 143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증권가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연내 1500원 선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원‧엔화 환율도 한 달 사이 890원대에서 940원대까지 껑충 뛰었고, 유로의 경우 1500원대를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한 여행사 관계자도 “당장 계획된 여행을 취소하기란 쉽지 않지만 길게 보면 너무 비싸서 여행을 못 가겠다고 생각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탄핵 정국이 여행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당분간 환율이 과거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면서, 여행업계는 신규 예약이 줄어들 것을 대비하는 분위기다.통상 해외여행은 2~3개월 전부터 준비하는 터라, 내‧외국인고객이 당장 예약을 주춤하게 되면 내년 상반기 장사가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게다가 ‘여행 위험 국가’ 낙인이 찍혀버린 한국에 외국인 여행객이 예정대로 방한할지도 걱정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비상계엄 사태 직후 발표한 보고서에서 내년 1분기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올해 대비 약 19% 줄어든 83만 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여행사에서는 내년 상반기 예정된 예약을 미룰 수 있는지 문의가 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더불어 이전 2016년 탄핵 정국에 비추어 보면, 당해 10월 방한 외국인수는 전년동기대비 11.2% 감소한 159만명을 기록했는데 이후로도 2017년 3월까지 그 규모는 계속 하락세를 나타냈다.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를 견디고 비상계엄 사태 직전까지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빠르게 회복되는 추세였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10월 방한 외국인은 1373만7690명으로 전년 동기(888만50명) 대비 54.7% 늘었다. 지난 10월(160만263명) 기준으로 비교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의 같은 달(2019년 10월)의 94%까지 회복한 수치였다. 이런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는 한국 여행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하고 있다. 외교부는 주한 외국 공관에 한국의 일상생활이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는 외교공한을 보냈고, 문화체육관광부도 관광업계에 한국 관광지가 정상 운영되고 있다는 내용 등을 각국에 전파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공사에서 추진 중인 행사에는 크게 지장이 없다"면서도 "중국 같은 경우는 단체 관광에 있어 둔화 경향이 나타나는 중이고, 완전히 수면위로 드러나는 건 아니지만 일본도 한국 여행 검색자 수가 줄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미국이나 유럽 대륙은 크게 불안 요소로 보고 있지 않은 모습"이라고 말했다.권지예 기자 2024.12.17 07:30
산업

삼성전자, 10조원 자사주 매입키로…"3개월 내 3조원 소각"

삼성전자가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최근 '4만전자'를 찍는 등 주가 하락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 대한 고민의 결과라는 풀이다.삼성전자는 15일 이사회를 열어 향후 1년간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분할 매입하는 계획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2017년 9조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이후 7년 만이다. 이중 3조원의 자사주는 3개월 내에 사들여 전량 소각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오는 18일부터 내년 2월 17일까지 장내 매수 방식으로 매입해 소각할 계획인 자사주는 보통주 5014만4628주, 우선주 691만2036주다.나머지 7조원 규모의 자사주에 대해서는 앞으로 논의해 결정한다. 자사주 취득을 위한 개별 이사회 결의시 주주가치 제고 관점에서 활용 방안과 시기 등을 다각도로 살펴볼 예정이다.이같은 강력한 주가 방어 의지는 최근 실적 부진에 이어 트럼프 2기에 따른 미중 갈등 심화와 반도체 업황 악화 전망 등으로 주가가 하락세가 계속된 데 따른 것이다.올해 들어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과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 등 경영진이 자사주를 대거 사들이며 책임 경영에 나섰지만 주가는 연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전날에는 4년5개월 만에 '4만전자'로 추락하며 시가총액 300조원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다만 이날은 외국인의 저가 매수세 유입 등에 힘입어 6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하며 5만원대를 회복했다.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4.11.15 20:11
프로야구

‘500억 투자’가 올려놓은 기대치, 떨어진 ‘고점’…"이승엽 나가"의 현실 [IS 포커스]

두산 베어스가 '투자의 늪'에 빠졌다.두산은 지난 3일 열린 와일드카드(WC) 결정 2차전에서 0-1로 패배했다. 1차전에서도 0-4로 패한 두산은 이로써 사상 최초로 WC 업셋을 허용한 정규시즌 4위 팀이 됐다.경기가 끝난 후 서울 잠실구장 입구 앞에 모인 두산 팬들은 "이승엽 나가"를 2시간 동안 외쳤다. 이승엽 두산 감독을 조롱하는 뜻에서 삼성 라이온즈의 응원가 '엘도라도'나 이 감독의 선수 시절 응원가를 부르는 이들도 있었다.이승엽 감독이 비판에 휘말린 건 올 시즌 변함없었던 스타일 때문이다. 그는 첫해(2023년)부터 작전 위주의 스몰볼을 선호했고, 영건 중심으로 꾸려진 불펜진을 빠르게 교체하는 전략을 선호했다. 이는 득점 감소, 일부 불펜 투수들의 과부하로 이어졌다. 지난해 홈 최종전에서 등장했던 야유는 올 시즌에도 빈번하게 되풀이됐다. 결국 "이승엽 나가"로 정점을 찍었다. 사실 이건 예견된 비극에 가깝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 세 차례 우승했던 두산은 이승엽 감독 선임과 함께 '역대급 투자'를 이어갔다. 이 감독 부임 직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허경민, 정수빈, 김재환을 잔류시켰다. 부임 후에도 양의지, 양석환, 홍건희와 계약했다. 6명에게 안긴 계약 총액은 510억 5000만원에 달한다. 두산은 전성기 시절 이종욱·손시헌·양의지(1차 FA)·오재일·최주환·박건우 등을 잡지 못했다. 그러나 이 감독 선임 후엔 양의지로 대체한 박세혁 1명만 놓쳤다.과감한 투자에 비례해 기대치가 높아졌다. 그러나 경기력은 계속 떨어졌다. KBO리그에서는 8년 이상(고졸 선수 기준) 자격 요건을 채워야 FA가 된다. 군 복무까지 고려하면 서른 살을 넘기는 나이다. 더군다나 두산이 고액 연봉을 안긴 선수들은 2군에서 육성과 경쟁을 거쳐 뒤늦게 1군에 데뷔한 이들이다. 대부분 30대 중반의 이들은 에이징 커브(나이가 들수록 기량이 떨어지는 현상)를 그리며 하락세에 접어든 상황이었다. 두산의 현실은 WC 결정전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구위가 뛰어난 KT 외국인 투수들을 상대로 베테랑 타자들은 힘에서 밀렸다. 이들 중 장타(1차전 2루타 1개)와 멀티 히트(2차전 2안타)를 기록한 건 허경민뿐이었다. 중심타선에서 김재환과 양석환은 타점을 하나도 올리지 못했다. 최고액 연봉자 양의지는 시즌 말 당한 왼쪽 쇄골 염증이 낫지 않아 한 타석도 서지 못하고 팀 패배를 지켜봤다.다른 대책을 찾기도 당장은 쉽지 않다. 고액 연봉 선수들로 가득 찬 1군 엔트리는 적어도 2~3년 안에 바꾸기 어렵다. 수백억 원 연봉을 지출하는 동안 미래를 위해 당장의 승리를 포기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1군 경험을 갖춘 중견 백업 야수들은 전반기 오재원 대리 처방 사건에 연루돼 복귀가 난망한 상태다. 단 1명으로 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특급 유망주도 당장은 찾아보기 어렵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07 07:49
IT

"갈 길 바쁜데…" 국감 폭격에 이통 3사 '울상', 무리한 공세에 정정 해프닝까지

정치권 최대 이벤트인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가 이동통신사를 거칠게 몰아세우고 있다. 국민 일상에 밀접한 영역을 앞세워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려는 초선 의원들의 공세에 올 연말에도 업계의 표정이 어둡다. 가뜩이나 실적 하락세에 미래 먹거리 발굴 작업으로 정신이 없는 이통 3사는 그저 10월이 조용히 넘어가기만을 바랄 뿐이다.이통사 미환급금 계산 실수로 '뻥튀기'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 국회의원이 이통 업계를 겨냥한 비판 자료를 무리하게 배포했다가 정정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이통 3사가 쌓아놓은 미환급금이 20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가 곧장 30억원으로 수정했다.예를 들어 SK텔레콤은 15억원 수준의 미환급금을 유지하고 있었는데, 의원실이 매년 발생하는 금액으로 착각하고 6개년 치를 합산해 97억원 이상으로 부풀었다. 오히려 지난 6월 기준 회사의 미환급금은 전년 동기 대비 2000만원가량 감소했다.이훈기 의원실은 "통신비 미환급금을 누적 합계로 계산한 것은 오류가 있었음을 밝힌다"며 "매해 남아있는 미환급금임을 안내한다"고 전했다. 고객 미환급금은 계약 해지나 번호 이동 시점까지 쓴 요금을 내는 과정에서 이중 납부 등의 이유로 생기는 차액이다.업계 관계자는 "수천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서비스 특성상 사람이 하는 일이라 계산이 잘못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 덜 내는 가입자도 있다"고 말했다.이 의원은 이통 3사가 최근 5년간 15조원 이상의 누적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도 고작 30억원 규모의 미환급금 정산에 소극적이라는 취지의 비판을 했다.하지만 입금 계좌 확인 불가 등 특수한 상황이 적지 않아 신속한 처리가 쉽지 않고 고객 안내 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업계 관계자는 "이통사는 연간 3억원을 출자해 미환급금 촉진 활동을 진행 중"이라며 "연간 3회 이상 문자 발송을 하고 고객 주소로 우편을 보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 주관 안내 캠페인에도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강제 못하는 영역까지 꼬집어여기에 노종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통 3사가 선택약정 할인을 제대로 홍보하지 않아 1조원이 넘는 혜택이 날아갔다고 꼬집었다.작년 말 기준 선택약정 미가입자는 1229만7811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26.2%에 해당한다. 이들이 선택약정을 했다면 총 1조3837억원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노 의원은 "선택약정 가입률을 높이는 것이 효과적인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이라고 말했다.그런데 이 역시 회사가 주도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업계 관계자는 "무약정 상태를 유지하는 이용자는 약정에 묶이기 싫거나 단말기 교체 시기를 기다리는 등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약정은 1년 또는 2년의 의무 사용기간이 발생하는 만큼 이통사가 강제할 수 없고 고객의 선택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약정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고객을 위해 2회 문자 안내는 2021년 4회로 확대했고 65세 이상 고령 고객에게는 전화를 걸어 설명하고 있다. 올해 3월부터는 기존 1년에 1년을 연장하는 선택약정 사전 예약제를 도입해 편의성을 제고했다. 국감 단골 소재인 요금제 이슈도 도마 위에 올랐다.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LTE 요금제가 5G보다 비싼데 데이터는 더 적다며 요금 체계 개편을 요구했다.월 4만9000원인 LG유플러스의 LTE 요금제는 4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데, 월 3만7000원의 5G 요금제는 5GB의 데이터를 보장하고 있다.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28.4%인 1340만215명이 LTE를 이용한다는 이유로 바가지를 썼다는 해석을 내놨다.최 의원은 "윤석열 정부 들어 고가 중심의 5G 요금제만 손봐 상대적으로 LTE 요금제 개편이 등한시됐다"고 말했다.이통 업계는 지난해 10월 규제 개선으로 LTE 단말기 사용자도 5G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게 돼 고객이 언제든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통 3사는 대부분의 5G 요금제에 데이터 소진 후 무제한 LTE를 뒷받침하고 있다.국회 눈치 보는 이통 3사이처럼 올해도 어김없이 국감 희생양이 될 우려가 커지면서 이통 업계의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지난 2분기 KT와 LG유플러스는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하락하며 나란히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SK텔레콤도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가 줄어들면서 안심할 수 없게 됐다.이에 AI(인공지능)와 B2B(기업 간 거래) 영토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섰는데 국회의 눈치까지 봐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업계 관계자는 "문제를 제기한 의원들이 대부분 초선이고 보좌진들도 (이동통신 정책을 담당하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처음이라 여러 시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매년 나오는 이야기라 일단은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10.02 07:00
자동차

불경기에 악재까지…수입차 '후진기어'

국내 수입차 시장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고금리·고물가에 따른 소비침체로 지난해 역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악재가 속출하면서 저조한 판매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수입차는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16만9892대가 판매됐다. 이는 2019년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다. 올해 판매량에서 과거 통계에 빠진 테슬라(2만2268대)를 제외하면 실제 판매 하락세는 더 두드러진다.이 같은 수입차 브랜드의 판매 부진은 국내 경제 침체와 고금리 등에 따른 구매심리 위축 때문이다.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비싼 수입차를 선뜻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올해 1월부터 취득가액 8000만원 이상 법인 승용차에 연두색 번호판을 의무로 부착키로 한 제도가 수입차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8000만원 이상 법인차는 올 1~7월 2만7400대가 등록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7%나 줄었다. 전체 국산·수입 법인차 등록 대수가 24만1172대로 같은 기간 4.2%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훨씬 가파르게 감소한 것이다.특히 억대의 차만 판매하는 초고가 수입차 브랜드들의 법인차 등록 대수가 크게 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법인차가 26대 등록됐던 애스턴마틴은 올해 법인차 등록 대수가 단 1대에 불과했다. 마세라티도 같은 기간 180대에서 104대로 42%가 줄었다. 고가 브랜드 중 가장 판매량이 많은 포르셰도 올해 법인차로는 2219대만 등록돼 감소 폭이 47%나 됐다. 전망도 밝지 않다. 우선 지난달 1일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가 하반기 수입차 시장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달 수입 전기차 등록대수는 4118대로, 7월 등록대수(4588대)에 비해 10.2%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산차는 전기차 판매가 깜짝 반등했다. 국산 전기차 등록대수는 9197대로, 7월 등록대수(7812대) 대비 17.7% 증가했다. 지난해 8월 등록대수(4063대)에 비해서는 126.4%나 증가했다. 이에 수입차 업체들은 부랴부랴 할인 판매에 나서기 시작했다. 할인은 전기차에 집중됐다. 신차 구매 정보 플랫폼 겟차에 따르면 2023년식 아우디 Q4 e-트론은 전 트림에서 20% 할인, e-트론 등 차종도 24.5~29.5%를 깎아준다. 폭스바겐의 2023년식 ID.4는 할인율 23.1%이고, BMW의 2024년식 i4·i5·i7·iX·iX3 일부 트림의 경우 할인율이 최대 14.6%~20%로 나타났다. 전기차 화재를 일으킨 벤츠 EQE는 2024년식 모델을 10% 낮췄다.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이 떨어지는 수요를 잡기 위해서 제각각 할인 경쟁을 펼치고 있으나 전기차 안전에 대한 불신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단기간에 전기차 수요가 개선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9.10 07:00
산업

자동차·부품 업종 올해 하반기 10곳 중 6곳 채용계획 확정

올해 하반기 신입 채용계획에서 '자동차·부품' 업종이 지난해와 비교해 가장 높은 채용 확정률 상승 폭을 보였다.30일 인크루트가 발표한 '2024년 하반기 업종별 신입 채용계획' 조사 결과, 신입 채용계획 확정률이 전년보다 상승한 업종은 자동차·부품, 유통·물류, 의류·신발·기타 제조, 예술·스포츠로, 총 17개 업종 중 4개에 불과했다.이번 조사는 808개 기업 중 채용계획이 있는 374개 기업(대기업 36개·중견기업 59개·중소기업 279개) 대상으로 실시됐다. 먼저 자동차·부품 업종의 하반기 신입 채용계획 확정률은 전년보다 4.6%포인트 상승한 62.5%였다. 자동차·부품 업체 10곳 중 6곳 이상이 하반기 채용 계획을 확정했다는 의미다.이는 전체 업종 중 두번째로 높은 확정률이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상반기 호실적에 힘입어 신입 채용에 적극적인 것으로 분석된다.관세청 발표에 따르면 상반기 승용차 수출액은 336억 달러(약 44조8560억원)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였다. 중국 등 해외 직구 시장 성장으로 유통·물류 업종의 신입 채용계획 확정률은 전년보다 3.9%포인트 오른 52.5%를 기록했으며, 의류·신발·기타 제조(35.6%)와 예술·스포츠(76.9%)는 각각 3.4%포인트, 1.9%포인트 상승했다.반면 13개 업종의 채용계획 확정률은 하락했다. 가장 하락 폭이 큰 업종은 여행·숙박·항공(24.0%)으로 전년 대비 64.9%포인트 하락했다.앞서 여행·숙박·항공 업종은 코로나19의 여파로 지난 2020년 하반기 채용계획 확정률이 13.3%에 그쳤으나, 2022년 46.2%로 회복한 뒤 지난해에는 88.9%까지 치솟았다. 올해는 지난해 활발했던 채용의 반작용으로 채용계획 확정률이 급감했다는 설명이다.에너지(26.7%), 금융·보험(30.6%), 운수(40.9%) 업종도 전년 대비 각각 42.6%포인트, 37.6%포인트, 29.1%포인트 하락했다.서미영 인크루트 대표이사는 "경영 상태 악화 및 경력직 선호 현상으로 인해 업종별 신입 채용 계획에서도 전반적인 하락세를 보였다"며 "구직자들은 업종별 기업의 채용 동향을 파악하고 희망 업종에 맞는 취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8.30 10:20
뮤직

월급은 0원·상여는 9.8억 방시혁…‘과즙 쇼크’에 하이브 주가 폭락 [IS포커스]

‘과즙 스캔들’로 나흘 만에 하이브 시가총액을 8622억원 증발시킨 방시혁 의장이 상반기 10억원에 가까운 인센티브를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성과에 따른 결과라는 설명인데, 말 그대로 주주들만 ‘눈물즙’을 짜는 신세가 됐다.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방시혁 하이브 의장 겸 사내이사는 올 상반기 9억 8200만원의 상여를 받아 회사 고액 연봉자(5억원 이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3월 방 의장의 연봉을 1원으로 책정했다고 공시하며 대대적인 ‘이미지 쇄신’에 나선 것과는 사뭇 다른 모양새다.당시 하이브 측은 방 의장의 ‘1원 연봉’에 대해 “의장으로서 책임경영 강화 및 하이브의 ‘페이 포 퍼포먼스’(Pay for Performance) 보상 철학의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해 기본 연봉을 이렇게 정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약속대로 방 의장은 올 상반기 단 한 푼의 월급도 가져가지 않았다. 대신 10억원에 가까운 상여로 주머니를 채웠다. 하이브에서 상반기 5억원 이상의 인센티브를 받은 사람은 방 의장을 포함해 총 4명이다. 사임을 표명한 박지원 대표가 1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방 의장, 이경준 CFO(상여 6억 1400만원, 총보수 8억 3000만원), 정진수 CLO(상여 6억원, 총보수 8억 9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네 명의 상반기 인센티브 평균은 하이브 직원들의 평균 연봉(2024년 6월 30일 기준)인 6500만원의 12배를 웃돈다.하이브 측은 성과에 따른 보상이란 입장이다. 하이브는 방 의장의 이번 상여 지급을 놓고 “지난해 경영성과 및 능력에 대한 보상위원회의 종합적인 평가에 근거, 이사회의 승인을 통해 올해 지급된 성과 인센티브”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성과로는 △회사의 주요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함에 따라 회사 브랜드가치 향상을 이뤄낸 점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속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다각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변화와 혁신을 이뤄낸 점을 들었다. 실제 하이브는 2023년 전년 대비 22.6%(매출 기준)의 성장을 이뤄냈다. 다만 그보다 한 해 앞선 2022년에는 직전 연도보다 매출이 41.4% 성장했음에도 불구, 방 의장은 5억원 이상의 성과금을 가져가지 않았다. ‘1원 연봉’의 이면이다. 더욱이 이번 인센티브 지급이 불편한 또 다른 이유는 방 의장이 현재 하이브 주가 폭락 중심에 서 있기 때문이다.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하이브는 전날 대비 4.56%(7800원) 감소한 16만 3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4거래일 연속 하락세로 52주 신저가를 찍었다. 하이브의 주가가 16만원대를 터치한 건 지난해 1월 2일 이후 처음이다.물론 하이브의 주가 폭락은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한 올 상반기 실적과도 무관하지 않다. 하이브는 올 2분기 역대 최대 매출(6405억원)을 기록했지만, 게임 사업 실패와 콘서트 매출 부진 등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7.4% 급감했다. 상반기 성적표는 더욱 참담했다. 하이브의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소폭 상승한 1조 14억원으로 집계됐으나 영업이익은 65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1.2% 빠지며 반토막 났다.각종 리스크도 주가 폭락에 큰 몫을 차지했다. 자회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와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가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었다. 음주측정 결과 슈가의 혈중알코올농도는 양형 가중의 기준(0.2%)을 넘어선 0.227%로 드러났다. 하이브가 단순 잘못 혹은 해프닝으로 무마하려고 했던 일은 현재 형사 사건으로 넘어간 상태다. 슈가는 경찰 소환을 앞둔 상황으로, 2025년 예정된 BTS 완전체 활동에도 빨간불이 켜졌다.여기에 방점을 찍은 게 오너 리스크, 이른바 방 의장의 ‘과즙 스캔들’이다. 지난 8일 오후 한 유튜브 영상에 방 의장과 아프리카TV BJ과즙세연의 미국 LA 만남이 포착된 게 시발점이었다. 하이브 측은 “우연한 만남” “단순 식당 안내” 등이라고 해명했지만, 각종 ‘설’들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회사 이미지는 급격히 추락했다. 오너 리스크 여파는 생각보다 컸다. 미국발 경기침체 공포로 코스피가 휘청일 때도 선방하던 하이브의 주가는 다음날부터 사정없이 꼬꾸라지기 시작했다. 8일 이후 낙폭은 무려 11.3%에 달하며 나흘 동안 하이브의 시가총액은 8622억원 증발했다. 당장에 이를 쇄신할 대안이 없는 만큼 전망 또한 밝지 않다.특히 뉴진스 외에 다른 아티스트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레이블 중 큰 성과를 내고 있는 어도어와의 불편한 관계가 해소되지 않고 있는 것도 리스크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멀리 내다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향후 타 아티스트들의 활동 및 실적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주가 반등의 여지가 있다는 의견이다. 김민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저연차 및 신인 그룹의 성장과 고연차 IP들의 고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어 단기간 실적 우려보다는 2025년의 이익 성장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며 투자의견을 매수(Buy)로 유지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8.15 14:23
뮤직

[엔터주IS] 잘하는 것만 하면 될 텐데…하이브, 2Q 영업익 전년比 37%↓

하이브의 2분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이브는 올 상반기 연결기준 6404억64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동기 대비 3.1% 소폭 상승한 수치다. 반면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4% 감소한 509억 500만원으로, 컨센서스(시장 추정치)를 하회했다. 3개 분기 연속 하락세다.하이브 측이 밝힌 2분기 영업이익 감소 요인은 신사업 론칭에 따른 초기 비용 집행이다. 크리에이터 팬덤 플랫폼 ‘디어스’를 오픈한 바이너리코리아, 인공지능 기반의 실시간 목소리 변환 서비스 ‘시프트’를 출시한 수퍼톤, 하이브 라틴법인 등 신규 사업 부문에서 발생하는 운영비 등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지난 4월 개시한 퍼블리싱 게임 ‘별이 되어라2: 베다의 기사들’(이하 ‘별이 되어라2’) 흥행 부진도 뼈아팠다. ‘별이 되어라2’는 출시를 앞두고 천문학적인 마케팅 비용을 투입했지만, 시장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이에 따라 초기 비용 외 프로모션 비용이 추가로 들어가면서 회사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본업에서도 성장만 이룬 건 아니다. TXT, 세븐틴, 뉴진스 등 주요 아티스트들이 컴백, 음반·음원 매출을 크게 이끌었지만, 공연 부문 매출이 떨어지며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실제 하이브의 2분기 공연 매출은 1439억 92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하락했다. 공연 매출 하락으로 MD 및 라이선싱 매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떨어졌다. 물론 해당 부문의 매출 감소에는 기저 효과도 있다. 하이브는 지난해 2분기 공연에서 1575억 1200만원을 벌어들이며 역대 최고 매출을 찍었다. 이 기간 가장 많은 수익을 낸 공연은 방탄소년단 슈가의 첫 솔로 월드투어 ‘어거스트 디 투어 디-데이’(Agust D TOUR D-DAY)로, 10개 도시에서 25회 공연을 통해 29만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하이브 측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테크 기반 미래 성장사업’ 분야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당초 계획대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하며 “아티스트들의 국내외 활동이 대거 예정돼 있어 3분기부터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하이브는 이날 전일 대비 5.89%(1만 100원) 오른 18만 1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하이브 주가가 18만원대를 터치한 건 지난달 23일(종가기준) 이후 처음으로, 전날 미국발 증시 하락에 대한 반등으로 이날 코스피 및 엔터주가 상승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8.07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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