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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9禁 밀실 스릴러 ‘히든페이스’, 도파민은 풀충전 [IS리뷰]

말 그대로 도파민이 폭발한다. 과감한 설정에 배우들의 수위 높은 노출이 이어지며 끊임없이 관객의 시청각을 자극한다.지휘자 성진(송승헌)은 첼리스트인 재벌 집 고명딸 수연(조여정)과 약혼 후, 수연의 집안에서 운영하는 오케스트라로 자리를 옮긴다. 하지만 결혼을 앞두고 성진의 열등감과 수연의 우월감이 연이어 충돌하며 두 사람의 다툼이 잦아지고, 결국 수연은 영상 편지만 남겨둔 채 자취를 감춘다. 잠깐의 일탈이라고 여겼던 수연의 부재는 점점 길어지고, 성진의 걱정도 점점 커져간다. 그리고 그즈음 성진의 앞에 수연의 후배 미주(박지현)가 나타난다. 첫 만남부터 서로에게 강한 끌림을 느낀 두 사람은 비 오는 밤, 욕망에 휩쓸려 용서받지 못할 짓을 저지른다.영화 ‘히든페이스’는 안드레스 바이즈 감독의 동명 영화가 원작인 작품으로 ‘음란서생’, ‘방자전’, ‘인간중독’ 등을 통해 에로티시즘 장르 저변을 개척해 온 김대우 감독의 신작이다. 그간 주인공의 내면적 상처와 결핍을 금지된 사랑, 욕망으로 표현했던 김 감독은 변함없이 그 길을 따른다. 김 감독은 세 주인공의 숨길 수 없는 욕망을 미스터리한 관계로 엮고 또 풀어가며 거부할 수 없는 매혹의 세계를 펼쳐낸다. 그렇게 전형적인 불륜 로맨스의 길을 갈 것처럼 보였던 ‘히든페이스’는 메인 주인공 중 한 명이 밀실에 갇히면서 방향을 튼다. 이후 영화는 밀실 안팎의 인물과 관계 변화를 관찰하며 스릴러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본격적인 재미가 시작되는 구간은 수연과 미주의 비밀이 드러나면서부터다. 주인공들의 사연이 플래시백으로 들춰지면서 앞에 뿌려뒀던 복선은 회수되고 크고 작은 반전이 이어진다. 특히 원작과는 다른 충격적인 엔딩이 잔상에 오래 남는다. 김 감독의 작품에서 기대했을, 시각적 자극도 확실하다. 극 초반 시선을 끌었던 수위 높은 베드신은 이후에도 중간중간 재활용되며 관객의 시선을 스크린에 붙든다. 여기에 관음이란 소재가 직접적으로 더해지면서 센슈얼함의 농도는 더욱 짙고 끈적해진다.다만 전개가 대단히 탄탄하거나 깊이 있는 메시지까지는 전달하지 못한다. 심리 드라마, 밀실 공포물 등 기시감이 드는 장르 패턴의 반복, 취향을 탈 수밖에 없는 설정 등도 아쉬운 구간이다. 구미가 당기는 요소는 많지만 남기보단 휘발되는 영화라는 뜻이다.배우들의 연기도 호불호가 갈릴 만하다. 송승헌이 연기한 성진의 모습에서는 ‘인간중독’의 김진평(송승헌)이, 박지현의 모습에서는 종가흔(임지연)의 그림자가 오버랩된다. 전자가 같은 배우인 까닭이라면 후자는 유사한 서사 속에 놓였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모두 전라 노출을 감행하는 열의를 보였지만, 딱 그것만 남는다.반면 ‘인간중독’에 출연한 또 다른 배우 조여정은 그때와는 완전히 다르게 기능했다. 세 배우 중 가장 눈에 띈다. 조여정은 인간의 오만함부터 불가한 상황에 놓인 당황스러움, 분노, 오기 등 다채로운 감정을 세밀하게 구현해 낸다. 그의 안정되고 흡인력 있는 연기는 종종 구멍이 나는 전개를 매끄럽게 메꾸고 극에 몰입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 오는 20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1.18 05:50
영화

부활 아닌 창조로…‘지옥2’ 김성철, 유아인 흔적 지웠다 [줌인]

배우 김성철이 유아인의 빈자리를 채우는 데 성공했다. 유아인의 연장선이 아닌 자신만의 색으로 캐릭터를 재탄생시키며 캐스트 교체의 바람직한 선례를 남겼다.지난달 25일 베일을 벗은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시즌2(이하 ‘지옥2’)는 2021년 공개돼 열흘 만에 1억 1000만 시청 시간을 기록한 ‘지옥’의 속편이다. 3년 만에 다시 돌아온 ‘지옥2’는 계속되는 지옥행 고지로 더욱 혼란스러워진 세상을 배경으로 한다. 새진리회 정진수(김성철) 의장과 박정자(김신록)가 부활하고 소도의 민혜진(김현주) 변호사와 새진리회, 화살촉 세력이 새롭게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큰 줄기다.시리즈가 베일을 벗은 후 가장 관심을 모은 이는 단연 정진수였다. 정진수는 새진리회 초대 의장이자 시리즈의 핵심 캐릭터로, 전편과 연결되는 캐릭터 중 유일하게 캐스트가 바뀐 인물이다. 앞서 1편에서 정진수를 연기한 유아인이 마약 혐의 등으로 작품에서 하차하면서 김성철이 그 자리를 채우게 됐다.연상호 감독은 김성철의 캐스팅을 놓고 “(유아인과) 같은 나이대 연기 잘하는 배우로 많이 언급됐다. 특히 좋았던 건 원작 속 정진수와 느낌이 굉장히 비슷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성철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에너지도 느껴졌다. 양날의 검인 역할인데 두려움보다 잘할 수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줬다”고 부연했다.김성철이 연상호 감독에게 보여준 자신감이 ‘근자감’은 아니었다. 실제 김성철은 유아인의 무게를 오롯이 연기력으로 버텨낸다. 오프닝부터 강렬하다. 김성철의 정진수는 ‘지옥2’의 문을 여는 역할을 하는데 정면 돌파 방식이다. 연 감독은 전편의 핵심 장면을 동일하게 구현, 앞서 유아인이 소화한 신을 그대로 김성철에게 맡겼다. ‘지옥’ 3화 한 장면으로, 폐건물에서 진경훈(양익준)과 나누는 일종의 집단적 독백이다. 김성철은 연 감독이 내린 첫 번째 숙제부터 가뿐하게 해낸다. 유아인을 흉내 내거나 의식하지 않고 정진수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이 장면에서 정진수에게는 묘한 공포가 서려 있는데 유아인이 소화한 정진철의 공포가 고독, 절망에서 출발했다면, 김성철의 정진철을 지배하는 공포는 분노, 증오에 기반한 느낌이다. 전자는 캐릭터의 감정이 느리되 깊게 전달되고, 후자는 빠르고 강하게 닿는다. 어느 쪽이 우위라고 할 수 없는, 각자의 색과 맛이 있다.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정진수의 캐릭터가 변화함에 따라 김성철의 색은 더욱 명확해진다. ‘지옥2’에서 정진수는 갑작스러운 부활 후 새로운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거울 속 자신의 모습에서 또 다른 인물들을 보면서 매 순간 지옥의 사자들에게 고통받는다. 김성철은 정진수가 이때 느끼는 불안한 심리 상태, 극한의 공포를 매끈하게 연기한다. 10년의 무대 내공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정진수 전매특허인 광기 어린 교주의 모습도 나무랄 데 없다. 특히 천세형(임성재)에게 흠씬 두들겨 맞고 “끊임없이 시연을 받은 나한테 이렇게 인간적인 폭력이라니. 감동적이야”라고 말한 뒤 이어지는 비릿한 웃음이 오래 잔상에 남는다. 극이 후반부로 치달으면서 캐릭터가 변곡점을 또 한 번 맞이할 때, 광기를 잠재우고 인간의 나약함을 다시 꺼내 드는 전환도 능수능란하다.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애초에 한 작품에서 배우가 교체되는 거 자체가 불안 요소다. 하지만 김성철이 처음 등장 장면부터 잡고 들어가면서 (드라마 몰입에) 큰 혼동을 주지 않는다. 또 거울에 비치는 모습, 일그러진 얼굴 등이 많이 바뀌기 때문에 얼굴보다 연기에 집중하게 연출적인 묘를 쓴 것도 도움이 됐다”고 평했다.이어 김성철의 연기에 대해 “그만의 아우라를 충분히 보여줬다고 본다. 화살촉 무리가 광분해서 날뛸 때 이와 상반된 걸음, 본색을 드러낼 때, 마지막 순간 교주가 아닌 두려움에 떠는 인물로 돌아가는 장면 등을 아주 자연스럽게 표현했다”며 “유아인의 정진수가 있듯 김성철의 정진수를 만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1.08 05:40
e스포츠(게임)

크래프톤, 지스타 2024서 디지털 인재 양성 프로그램 '정글' 소개

크래프톤은 디지털 인재 양성 CSR 프로그램인 '크래프톤 정글'의 체험 콘텐츠를 오는 14~1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4' 야외 부스에서 선보인다고 6일 밝혔다.크래프톤 정글은 변화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혁신을 주도하는 디지털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크래프톤의 CSR 프로그램이다. 정글, 게임랩, 베터그라운드, 크래프톤 AI 펠로우십 등 세부 과정들은 밀도 높은 몰입 경험, 팀 기반 협업, 자기 주도적 학습 등의 특징을 담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핵심 개발자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한다.부스는 관람객이 '나침반처럼 길이 아닌 방향을 제시한다'는 크래프톤 정글의 철학을 이해할 수 있도록 게임 요소를 활용한 참여형 콘텐츠로 구성됐다.'나만의 나침반 찾기' 체험에서는 심리 테스트 형식의 13가지 문항으로 성향에 맞는 크래프톤의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추천받을 수 있다. '나만의 길 찾기' 체험에서는 보드게임 형식으로 정글의 키워드를 이해하고 자신의 강점 키워드를 찾을 수 있다. '나만의 무기 찾기' 체험에서는 자신의 강점 키워드 카드를 실물로 받아볼 수 있다. 체험 종료 후에는 특별 제작된 정글 굿즈가 제공된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11.06 16:57
IT

주가 소송에 여혐 논란까지…네이버웹툰 김준구 위기 관리 시험대

K콘텐츠 선봉을 자처하며 미국 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했던 네이버웹툰이 반년도 채 되지 않아 겹악재로 신음하고 있다. 반 토막 난 주가에 투자자들의 집단 소송 움직임이 감지되는 것도 모자라 한국에서는 한 작품이 여성 혐오 논란에 휩싸이며 이용자가 이탈하고 있다. 평사원으로 입사해 수장까지 올라 '샐러리맨 신화'를 쓴 김준구 웹툰엔터테인먼트(이하 웹툰엔터)·네이버웹툰 대표의 위기관리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미 증시 데뷔 후 겹악재3일 네이버웹툰의 본사이자 북미 법인인 웹툰엔터는 나스닥에서 1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6월 상장 첫날 공모가인 21달러보다 10% 가까이 올라 23달러에 마감한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떨어진 셈이다.당초 웹툰엔터는 전 세계적으로 탄탄한 이용자 저변과 활발한 창작 생태계를 강점으로 내세웠다.올해 1분기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1억7000만명에 달하고 2400만명 이상의 크리에이터가 활동하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 등 2차 창작물로 발을 넓혀 재미를 본 IP(지식재산권)는 900편이 넘는다.'지금 우리 학교는' '지옥' '스위트홈' '마스크걸' 등 네이버웹툰 원작 오리지널 시리즈가 일찌감치 흥행 성과를 냈고, 제작비 효율화를 위해 영상 제작 자회사 스튜디오N의 역할을 점차 확대하는 전략으로 업계와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웹툰엔터의 봄날은 그리 길지 않았다. 올해 2분기 실적 발표가 있었던 지난 8월 9일 주가가 20.63달러에서 12.75달러로 곤두박질쳤다. 작년과 비교해 매출 흐름에 큰 변화는 없었지만 시장의 전망치가 비교적 높게 형성된 탓으로 풀이된다. 웹툰엔터는 해당 기간 3억2100만 달러(약 443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0.1% 오른 수치다.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유료 결제를 넘어 미래 먹거리로 키우는 광고(4030만 달러)와 IP(1980만 달러) 사업 매출이 각각 3.6%, 3.7% 감소하며 나란히 부진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한 번 떨어진 주가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손해를 본 투자자들을 모아 웹툰엔터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로펌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투자자 권리 보호를 전문으로 하는 로젠 로펌은 소송 참여자를 모집했다. 웹툰엔터가 사업 계획과 전망을 뚜렷하게 제시하지 않은 것이 투자 실패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포메란츠와 파루키앤드파루키, 로위 다넨버그 등 다수의 로펌이 같은 내용의 소송을 준비 중이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소송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고 짧게 답했다. 검열이냐 창작의 자유냐국내로 돌아와도 김준구 대표가 해결해야 할 큰 숙제가 있다.웹툰의 시작 이후 지금까지도 해답을 찾지 못한 검열과 창작의 자유 사이의 기준 확립이다. 누구나 뛰어들 수 있는 개방성이 웹툰의 강점이지만, 다루는 소재와 표현 방식에 따라 작가와 독자 간 갈등이 빈번히 발생한다.네이버웹툰이 지난달 말 진행한 공모전에서는 '이세계 퐁퐁남'이 1차 심사를 통과해 일부 이용자들의 반발을 샀다.39세 직장인 남성 주인공이 아내의 외도로 가족과 재산, 직장을 잃어 삶을 포기하려 했다가 엘프와 수인, 괴물이 등장하는 다른 세계를 만나 위안을 받는 이야기를 그린다.경제권을 아내에게 빼앗기고 가정 안에서 힘이 없는 유부남을 뜻하는 '퐁퐁남'이라는 제목 속 표현부터 논란이 됐다.이런 갈등은 불매 운동으로 확산해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 통계에서 네이버웹툰의 안드로이드 기준 일간 활성 이용자 수(DAU)는 220만~230만명에서 200만~210만명 수준으로 10%가량 줄었다.네이버웹툰 관계자는 "현재 2차 공모전 심사를 진행 중이며 최종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태"라며 "작품과 관련해 여러 가지 의견이 존재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묵묵히 미래 투자에 집중네이버웹툰은 미 상장 후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어떠한 발언도 삼가고 있다. 특히 이번 주는 웹툰엔터의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블랙아웃 피리어드(묵언 기간)라 더욱 그렇다. 일단은 앞서 발표한 투자 계획을 착실히 이행할 방침이다.오는 2026년까지 3년간 활용하는 3617억4100만원의 자금 가운데 AI(인공지능)와 미래 기술·인재, 신기술·플랫폼에 전체의 절반인 1808억7100만원을 쏟는다.글로벌 광고 사업 강화와 콘텐츠 창작 생태계에는 1266억900만원을 투입한다. 콘텐츠 IP 투자에 책정된 예산은 542억6100만원이다.대내외 악재에도 증권가는 웹툰엔터의 앞날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북미 웹툰과 IP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 지나치게 망가진 투자 심리를 역으로 이용할 때"라며 "3분기 매출 성장률 전망치가 12.5~14.5%로 높고, 주요 시장인 일본 엔화 강세 효과가 더해지면 우호적일 확률이 크다"고 분석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11.04 07:00
스타

‘느그 동재’부터 ‘우리 동재’까지…’좋거나 나쁜 동재’, 미공개‧비하인드컷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좋거나 나쁜 동재’ 배우 이준혁이 ‘변화무쌍’ 동재적 모먼트로 재미를 더하고 있다.‘좋거나 나쁜 동재’ 제작진은29일 서동재(이준혁 분)의 활약상이 담긴 미공개 및 비하인드 컷을 공개했다. 기획주의 본능이 발동한 ‘느그 동재’부터 짠내 폭발 ‘우리 동재’, 그리고 본업 천재 ‘검사 동재’까지 여러 선택의 기로에서 ‘좋거나 나쁜’ 서동재를 오가는 심적 변화가 스핀오프의 묘미를 선사하고 있다.지난 5, 6회에서는 서동재에게 모범검사로 도약할 절호의 기회가 찾아왔다. 총기 살인 사건의 진범과 신종 마약사범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결정적 증거를 확보한 것. 과연 서동재는 그토록 바라던 터닝포인트를 맞을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앞서 크리에이터로 참여한 이수연 작가는 “’좋거나 나쁜 동재’에서는 서동재에게 좋고 나쁜 일이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반복되는 상승과 하강 속에서 왜 이런 결정을 했을까, 그동안 어찌 살아왔는가의 후폭풍이 동재에게 몰아친다”라고 ‘비밀의 숲’과 달라진 포인트를 짚은 바 있다. 서동재의 심적 변화와 내적 갈등, 서동재가 후폭풍을 어떻게 뚫고 나오는지가 핵심인 만큼 변화무쌍한 ‘동재적 사고’가 색다른 재미를 더하고 있는 것. 무엇보다 다시 한번 애증의 ‘서동재’에 완벽 빙의한 이준혁의 열연에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그런 가운데 공개된 서동재의 ‘좋거나 나쁜’ 모먼트가 눈길을 끈다. 먼저 변함없이 ‘짠내’ 나는 서동재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낸다. 승진 심사에서 또 떨어진 그는 만년 부부장 신세. 가족을 볼 염치가 없어 홀로 컵라면을 먹는 초라한 일상은 공감 200% ‘웃픔’ 그 자체다. 그럼에도 서동재는 굴하지 않는다. 창의적 아부로 충성을 표해 기회를 노리는가 하면, 점수를 따기 위해 수사 본능을 불태우기도 한다. 하지만 늘 그랬듯이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서동재를 기다린다. 교통사고로 위장한 단순 사기인줄 알았던 사건은 과거 악연으로 얽힌 남완성(박성웅 분)이 배후로 있는 재개발 투기로 이어지더니, 급기야 교통사고 가해자가 연쇄살인마라는 상상초월의 반전을 맞는다. 뿐만 아니라 절체절명의 인질 소동극까지 벌인 서동재.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과 대비되는 화려한 말발이 너무도 ‘동재스러워’ 보는 이들을 웃음짓게 했다.서동재의 수사 본능도 빛을 발했다. 남다른 촉으로 누구보다 한 발 빠르게 움직이며 사건의 숨겨진 이면까지 캐치하는 추리력은 ‘본업 천재’ 검사 서동재의 진면목. 능청스러운 처세술, 심리전의 달인 답게 남겨레(김수겸 분)를 집요하게 추궁해 마약 거래를 토로하게 만든 노련함 역시 눈길을 끌었다. 특히 임유리(최주은 분) 사망 사건과 마약 카르텔, 유통책 강수민(박승완 분)의 죽음까지 연결된 실마리를 집요하게 쫓으며 모든 것의 시작점에 도달한 서동재의 거침없는 행보는 쾌감을 더했다.‘느그 동재’적 기회주의 본능을 발동시키는 서동재의 모먼트도 빼놓을 수 없다. 기억에도 없는 ‘땅’이 졸지에 어마어마한 ‘뇌물’이 되어 돌아온 상황. 과거에 발목이 잡혀 전전긍긍하면서도 곧 재개발이 될 땅을 두고 온갖 수를 따지는 서동재다. 건물주가 되는 상상을 하다가도, 남완성의 밑으로 들어가고 싶지 않다는 그의 내적갈등이 재미를 더했다. 유통책 강수민의 사망 현장에서 발견된 산탄총이 임유리 살해 도구와 동일하다는 사실에 서동재는 쾌재를 불렀다. 임유리 사망 사건이 마약 사건과 연루되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 ‘퍼플’의 유통책과 제조업자가 따로 있다는 조병건의 말을 떠올린 서동재. 사라진 제조업자를 잡는다면 두 사건을 동시에 해결하는 셈이었고, 유력 용의자 남겨레 역시 서동재가 자연스럽게 풀어줄 수 있는 노림수가 머리를 스쳤다. 공도 세우고 남완성의 제안은 절로 해결되는 일타쌍피. 풀려난 남겨레를 데리고 남완성을 찾아가 땅을 되파는 기회주의 ‘느그 동재’적 모먼트가 유쾌한 웃음을 자아냈다.‘좋거나 나쁜 동재’ 7, 8회는 오는 31일 낮 12시 티빙에서 공개된다.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10.29 11:55
드라마

쇼윈도 부부라더니…유연석X채수빈, 매혹적 포스터 공개 (지금 거신 전화는)

배우 유연석과 채수빈의 매혹적인 분위기가 담긴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 메인 포스터 2종이 공개됐다.오는 11월 22일 오후 9시 50분 첫 방송되는 MBC 새 금토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은 협박 전화로 시작된, 정략결혼 3년 차 쇼윈도 부부의 시크릿 로맨스릴러다.29일 극의 중심을 이끌 유연석(백사언 역)과 채수빈(홍희주 역)의 메인 포스터가 공개됐다. 극 중 사언과 희주는 정략결혼으로 연을 맺은 쇼윈도 부부로, 집에서도 서로 말 한마디 섞지 않는 철저한 비즈니스 커플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한 통의 협박 전화가 걸려 오면서 소통이 단절됐던 두 사람의 관계가 요동치기 시작한다.공개된 2종 포스터 속에는 한 폭의 그림 같은 사언과 희주의 투샷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두 사람은 가장 안정적이고 편안해야 할 집 안에 함께 있지만, 그 사이에서는 묘한 기류가 흘러나오고 있어 이들의 심상치 않은 부부 생활을 짐작하게 한다.첫 번째 포스터에서는 날카로운 눈빛의 사언이 비즈니스 와이프 희주를 보며 생각에 잠겨 있어 인상적이다. 반면 희주는 사언에게 고개를 돌린 채 눈길을 주지 않고 있어 같은 공간, 가까운 거리에 있는 두 사람이 왜 서로를 엇갈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인지 의구심을 들게 한다. 또 다른 포스터에서는 완벽한 수트핏을 자랑하며 팔짱을 낀 채 벽에 기대어 서 있는 사언과 어둠 속 침대 위에 홀로 앉아있는 희주의 모습이 대비를 이뤄 두 사람의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든다. ‘당신을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아는 당신이 전부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라는 문구들은 서로를 향해 의심과 경계 사이에 있는 이들 부부의 심리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듯해 로맨스릴러의 분위기를 배가시킨다.이처럼 3년간 감정적 소통이 없던 사언과 희주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지, 관계 변화의 신호탄이 된 협박 전화의 실체에 이목이 쏠린다.‘지금 거신 전화는’은 오는 11월 22일 오후 9시 50분 첫 방송된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10.29 08:57
영화

사랑하고 싶어지네…정주행 유발 ‘사랑 후에’ 한일 감성 모두 담았다 ①

일본에서 풋풋한 연애를 시작했던 남녀가 이별한다. 그리고 5년 뒤 한국에서 재회한다. 둘은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지만 여자의 상처는 여전하고, 남자는 후회로 가득하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사랑의 시작과 연애, 오해로 인한 어긋남, 이별 후 이야기를 한국과 일본 양국의 감성으로 조화롭게 담아냈다.이야기는 뭘 해야 할지 몰랐던 20대의 최홍(이세영)은 어느 날 무작정 일본으로 떠나면서 시작한다. 자기 몸보다 더 큰 캐리어를 이끌고 친구가 사는 자취 집으로 이동하던 중 지하철 개찰구에 캐리어가 끼어 난처함을 겪는다. 지나가던 준고(사카구치 켄타로)는 그런 최홍을 보고 도와준다. 이후 우연한 만남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국적을 뛰어넘어 연인이 된 두 사람은 동거를 시작한다. 그러나 호시절은 오래가지 못한다. 서로를 사랑한단 사실은 변함없지만 미묘한 어긋남이 쌓이면서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벌린다. 준고는 홍의 털털함과 허물없는 성격이 일본 문화에서 때로 무례하게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한다. 반면 타국에서의 의지할 사람은 준고 밖에 없었던 홍은 그가 옆에 없을 때마다 외로움에 휩싸인다. 결국 둘의 갈등은 곪아 터지고 홍은 “헤어지자”는 말을 건넨 뒤 짐도 챙기지 않고 도망치듯 한국에 돌아온다. 그리고 오랜 친구인 민준(홍종현)과 연인이 된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남녀의 만남과 이별을 다룬 흔한 스토리를 갖고 있지만 두 주인공의 감정을 한일 양국의 풍경과 계절, 온도 등 감각적인 영상미로 담아내 특별하다. 홍과 준고의 설레는 연애의 시작과 행복했던 동거 생활이 펼쳐지는 과거 장면은 일본을 상징하는 벚꽃이 만개한 풍경을 배경으로 찬란하게 담긴다. 두 사람이 일본 골목 술집에서 맥주를 마시거나 뽑기 샵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은 당장 일본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만든다.제작진에 따르면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일본 로케이션 섭외와 촬영에 매우 공을 들였다. 연출을 맡은 문현성 감독은 “요즘은 일본 작품도 도쿄나 교토의 촬영은 매우 어렵다. 도쿄의 기치조지와 이노카시라 공원을 중심으로 촬영 준비를 시작했으나 설득과 사정을 거듭하는 아주 긴 준비가 필요했다”며 “그럼에도 양국의 제작진이 연출 의도에 따라 어떻게든 아름답고 감성적인 공간들을 최대한 많이 작품 속에 담기 위해 참 오랜 기간 로케이션 준비에 정성을 쏟았다”고 밝혔다. 반면 이별 후 홍과 준고가 재회하는 한국은 겨울을 배경으로 하며 과거 행복했던 시절과 확연히 대비된다. 한국에서의 이야기는 작가가 된 준고가 인터뷰와 팬 사인회 등을 하는 모습이 펼쳐지는데, 호텔과 사무실, 빌딩 숲, 눈오는 도시가 배경으로 담기며 차갑고 도시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이는 차갑게 식어버린 홍의 감정과 준고에게서 멀어지려는 심리를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총 6부작 동안 시간 순서가 아닌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진행되는 방식으로, 시청자에게도 두 주인공의 감정 변화가 더 또렷하게 느껴지며 과거에 대한 애틋함과 현재의 슬픔을 더 진한 여운으로 느끼게 한다.특히 이세영, 사카구치 켄타로 두 배우의 연기 합은 멜로의 정수를 제대로 뽑아냈다. ‘옷소매 붉은 끝동’ 등 이미 멜로 장르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보여준 이세영은 툭 치면 눈물이 흘러내릴 듯한 눈빛 연기로 준고에게 흔들리는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멜로 전문 배우’로 불리는 사카구치 켄타로 역시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드는 훈훈한 비주얼과 애절한 감정 연기로 시청자를 매혹시킨다. 정통멜로를 표방하는 만큼 큰 웃음을 주는 장면은 적지만, 곁가지를 쳐내고 오로지 두 사람의 만남과 이별에 집중하는 이야기와, 탁월한 두 배우의 연기 합만으로도 시청자에게 풍족함을 선사한다. 쌀쌀해진 요즘 가을 감성을 자극하며 사랑하고 싶게 만드는 여운이 꽤나 강렬하게 다가온다.‘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지난 25일 쿠팡플레이에서 최종회인 6회까지 전편 공개됐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10.28 00:00
영화

유쾌하고 따뜻한 맛…오늘(23일) 개봉 ‘결혼, 하겠나?’, 관람 포인트 공개

‘결혼, 하겠나?’ 측이 개봉을 기념해 관람 포인트 톱3를 공개했다.23일 개봉한 ‘결혼, 하겠나?’는 오래 연애 끝에 우정(한지은)과의 결혼을 앞둔 선우(이동휘)가 아빠 치료비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그린다.‘결혼, 하겠나?’의 첫 번째 포인트는 연기파 배우들의 빛나는 앙상블이다. ‘결혼, 하겠나?’에는 이동휘를 비롯해 한지은, 강신일, 차미경, 박성근, 박소진 그리고 유재명까지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 특히 스타성과 연기력을 검증받은 이동휘의 연기 변신이 눈길을 끈다. 이동휘는 단란한 가정과 미래를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평범한 남자 선우의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한지은은 선우의 약혼자 우정으로 분해 밝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산하며, 강신일, 차미경, 박성근 등은 관록의 연기로 극의 중심을 잡는다. 또 유재명이 경비원으로 특별 출연, 남다른 존재감을 발산한다.두 번째 포인트는 현실적인 공감대를 선사하는 스토리에 있다. 김진태 감독은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쓰러지면서 경제적 어려움, 간병과 같은 피하고 싶지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현실적 재난 상황을 배경으로 선우라는 평범한 인물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세밀하게 담아낸다.실제 영화는 자전적인 이야기에서 출발했다. 김 감독은 “7년 전 아버지를 간병하며 겪은 일들이 재난처럼 느껴졌고 주변의 차가운 반응이 느껴져 힘들었다. 그 당시를 떠올렸을 때 우리는 이미 재난 속에 살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고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했다”고 말했다.마지막 포인트는 훈훈한 감동과 잔잔한 웃음에 있다. 영화는 가족들이 갑작스럽게 겪게 되는 재난 같은 상황을 유쾌하면서도 따뜻하게 풀어가며 관객에게 따뜻한 위로와 메시지를 전한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0.23 14:16
영화

매출 100억원 ‘눈앞’…임영웅 영화로 보는 공연 실황 영화의 명과 암 [IS포커스]

가수 임영웅이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으로 1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하며 공연 실황 영화의 새 역사를 썼다. 그의 어마어마한 팬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지점이자 공연 실황 영화의 명과 암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21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영화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이하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은 지난 주말(10월 18일~20일) 사흘간 9071명을 동원하며 누적관객수 34만 6291명을 기록했다.이로써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은 2019년 개봉한 방탄소년단의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누적관객수 34만 2366명)을 꺾고 공연 실황 영화 최고 흥행작에 등극했다.수익도 어마어마하다.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이 그간 벌어들인 돈은 98억 133만원에 달한다. 공연 실황 영화가 35만명에 가까운 관객을 모으는 것도 이례적이지만, 1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낸 건 그야말로 전례 없는 일이다.이는 콘텐츠 시장 내 공연 실황 영화의 위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사례다. 그간 콘서트 실황 영화는 말 그대로 대안 콘텐츠에 불과했다. 하지만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이 웬만한 중저예산보다 더 많은 수익을 내면서 공연 실황 영화가 대안을 넘어 하나의 주력 콘텐츠로 자리 잡았음을 입증했다.CGV 관계자는 “(공연 실황 영화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안 콘텐츠로 시작됐지만, 이제 하나의 축이 됐다. 시장에서 완전히 자리 잡아 가는 과정에 있다고 본다”며 “극장에게는 확실한 효자 콘텐츠가 됐다. N차 관람자, 해비 유저가 많고 상영 시간대도 타지 않는다. 포기할 수 없는 좋은 먹거리”라고 말했다. 다만 명 뒤에는 분명한 암도 존재한다. 공연 실황 영화 흥행의 이면은 객단가를 뜻하는 ATP(Average Ticket Price)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앞서 언급했듯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의 누적매출액은 약 98억원으로, ATP는 2만 8303원을 웃돈다. 최근 흥행작인 ‘베테랑2’(ATP 9629원)의 세 배다. 종전 공연 실황 영화 흥행 1위였던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과의 격차도 크다.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은 당시 34만 2366명으로 모아 32억 968만원을 챙겼다. 이 영화의 ATP는 9374원이다. 즉 임영웅의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은 영화 티켓값을 ‘베테랑2’ 같은 일반 영화와 방탄소년단 공연 실황 ‘러브 유어셀프 인 서울’보다 세 배 높게 받아서 100억원을 벌어들였다는 뜻이다. 특수관 주상영이란 장르적 특성과 개봉 시기를 얼추 맞춘다고 해도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의 객단가는 압도적으로 높다. 일례로 지난해 개봉한 ‘방탄소년단: 옛 투 컴 인 시네마’ 대비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 티켓값은 최대 4000원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임영웅의 직전 공연 실황 영화 ‘아임 히어로 더 파이널’과 비교해도 최대 23% 상승했다. 이 기간 멀티플렉스의 평균 티켓값은 오르지 않았다.이런 기이한 티켓값 상승이 소리 소문 없이 가능했던 이유는 공연 실황 영화가 팬심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영화를 보고 흥행을 견인하고자 하는 건 팬들의 당연한 심리다. 문제는 이 선의를 악용한 잇속 차리기에 있다. 공연 실황 영화의 티켓 가격은 고정값이 아닌 변동값으로 아티스트별로 상이하다. 부금율(영화상영 수익분배비율) 역시 차이가 있는데 모두 IP(지식재산권) 보유사인 아티스트 소속사와 극장 간 협의 하에 결정된다. 익명의 극장 관계자에 따르면 공연 실황 영화 부금율은 최근 1:9까지 치솟았다. 많은 쪽이 소속사다.다시 말해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의 100억원 매출이라는 성과는 단순 수치나 기록을 넘어 향후 개봉할 공연 실황 영화의 요금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사실상 막을 대안도 없다.업계 한 관계자는 “공연 실황 영화는 극장뿐 아니라 IP사의 주요 매출 창구가 됐다. OTT 판매에 따른 부가 수익 창출도 가능한 데다 극장 반응 자체도 좋다. 그러다 보니 티켓값이나 부금율 조율을 입맛대로 할 수 있다. 흥행작이 나오다 보면 이러한 현상은 더 심해질 것”이라며 “결국 팬들의 등골만 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0.22 06:01
영화

[IS인터뷰] ‘보통의 가족’ 허진호 감독 “인간 양면성 보여주고 싶었죠”

“제가 사는 현 사회의 문제에 대해 질문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멜로장인’ 허진호 감독이 신작 ‘보통의 가족’으로 27년 만에 스릴러 연출에 도전했다. 16일 개봉하는 ‘보통의 가족’은 각자의 신념을 갖고 살아가던 네 사람이 아이들의 범죄현장이 담긴 CCTV를 보면서 무너져 가는 모습을 담았다. 네덜란드 작가 헤르만 코흐의 베스트셀러 ‘더 디너’가 원작으로, 앞서 네덜란드, 이탈리아, 미국 등에서 영화로 제작됐다.허 감독은 최근 진행된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시나리오를 읽고 영화들을 보고 원작을 읽었다. 사실 처음에는 고민도 많았다”고 운을 뗐다. “먼저 만들어진 영화가 있는 작품을 하는 건 감독으로서 부담이긴 해요. 하지만 한국사회와 한국적 상황을 통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해서 용기를 냈죠. 또 지금까지 제가 만들어온 영화들과는 다를 거 같았고요.” 허 감독은 “원작이 말하는 인간의 양면성 역시 예전부터 관심 있던 주제였다”고 덧붙였다. 실제 허 감독은 러닝타임 내내 재완(설경구), 지수(수현) 부부와 재규(장동건), 연경(김희애) 부부의 균열과 심리 변화를 세밀하게 포착하며 인간 본성을 끄집어 올리는 데 집중한다.“저마다 살아가는 기준이 있잖아요. 근데 살다 보면 도덕적, 윤리적 상황에서 믿었던 신념이 허물어지는 경우가 있죠. 그때 발견되는 인간의 양면적인 모습이 굉장히 흥미로웠어요. 그래서 이번 영화에서도 아이들에게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이 어떻게 인물들을 흔드는가를 보여주려고 했고요.” 영화의 별미인 유머에 대한 설명도 이어갔다. ‘보통의 가족’은 장르 특성상 대체로 어두운 분위기를 유지하지만, 곳곳에 블랙 코미디적 요소가 녹아 있다. 허 감독은 초반부에는 유머를 녹여 끌고 가다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감과 속도감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연경이 CCTV 영상에서 아들을 인지하기 전까진 유머가 있었으면 했어요. 그러다 점차 긴장감, 속도감을 높이면서 캐릭터 심리를 보여줄 방법을 고민했죠. 또 마지막 두 번의 식사 자리는 액션은 없지만 긴장감 있는 대사로 심리적인 부분을 주고받는 느낌이 났으면 했고요.”허 감독은 이러한 긴장감이 잘 살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 등 배우들의 열연을 꼽았다. 그는 “캐릭터들의 신념이 변하는 과정을 긴장감 있게 표현해 줬다. 현장에서 네 배우가 보여준 앙상블, 긴장감을 느껴보지 못한 적이 없다”고 치켜세웠다.명백한 스릴러 장르지만, 허 감독은 이 영화를 찍으면서 ‘멜로의 맛’도 봤다고 했다. “스릴러와 멜로 둘 다 감정이 급격하게 움직이는 장르예요. 감정과 정서의 부딪침이라는 점에서 분명히 공통점이 있죠. 연출하면서도 그런 부분이 재밌었고요.”정통 멜로를 다시 선보일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요즘 멜로 자체를 극장에서 보기 어려워졌다. 상업적인 면에서 힘도 많이 약해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대중적 힘을 어떻게 되살릴지 고민해야 한다. 좀 더 새로워져야 하고 다른 장르와 섞일 필요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진단했다.차기작은 이미 결정됐다. 허 감독은 ‘보통의 가족’과 함께 오는 21일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으로 대중과 만난다. 영화 아카데미 40주년을 맞아 제작된 시리즈로 허 감독과 홍지영, 손태겸, 김세인 감독이 총 4부, 8개의 에피소드를 각각 맡았다. 허 감독이 연출한 건 2부 ‘우럭 한점 우주의 맛’이다.“‘8월의 크리스마스’나 ‘봄날은 간다’처럼 30년이 다 돼 가는 영화를 여전히 사랑해 주셔서 늘 감사한 마음이에요. 하지만 감독이라면 누구나 그렇듯 최근작이 대표작으로 소개되는 게 행복하죠. 모두 즐겁고 재밌고 열심히 찍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웃음)”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10.18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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