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주먹퀸’ 이시영, 서울시장배 48㎏급 우승… 복서로 인정
'주먹퀸' 이시영(30)이 권위있는 대회의 우승컵을 안으며 배우가 아닌 복서로서 인정받았다.이시영은 7일 송파구 한국체육대학교에서 열린 제 42회 서울시장배 아마추어 복싱대회겸 제 93회 전국 체육대회 서울시선발전 여자부 48kg급 결승전에서 조혜준(18)을 누르고 우승했다.이날 경기는 전형적인 아웃파이터와 인파이터 간의 경기 양상을 보여줬다. 이시영은 긴 팔다리를 앞세워 철저하게 원거리에서 상대에게 유효타를 꽃아넣는 냉정한 전략으로 판정승(21-7)을 거뒀다.169cm의 이시영은 162cm의 조혜준을 상대로 철저하게 자신의 거리를 유지하며 라이트잽과 레프트 스트레이트로 공략했다. 상대인 조혜준도 여고생다운 패기를 앞세워 선전했다. 특히 1라운드에 이시영의 긴 리치를 단단한 커버와 더킹으로 피해가며 이시영의 품 안으로 파고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왼손잡이인 이시영을 상대하기 위해 왼쪽으로 돌며 전진하는 조해준의 전략에 이시영도 잡시 당황한 듯 보였다.그러나 경기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인파이팅을 펼친 조해준은 체력이 고갈됐다. 반면 이시영은 가볍게 호흡을 고르며 거리감을 유지했다. 오히려 무리한 전진으로 균형을 잃은 조해준에게 교묘하게 한 방씩 꽃아넣으며 유효타를 벌었다. 경기 종료 후에도 이시영은 호흡 하나 흐트러지지 않은 채 우승을 확신하는 모습이었다. 경기내내 무표정하던 이시영은 심판이 이시영의 손을 들어올리자 그제 밝게 웃으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날 열린 서울시장배 아마추어 복싱대회는 10월 열리는 전국 체육대회 서울시선발전을 겸하고 있다. 다만 전국체전에는 48kg이 존재하지 않는다. 51㎏급·60㎏급·75㎏급 등 3체급이 지난해부터 신설됐고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도 3체급에 메달이 걸렸다. 만약 이시영이 출전을 원할 경우엔 51kg 우승자와 번외 경기를 펼쳐야 할 전망이다.이시영은 2010년 복서의 삶을 다룬 단막극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되며 복싱에 입문했다. 단막극 제작은 불발됐으나 이시영은 계속 복싱을 연마해서 2010년 3월 제 7회 전국여자 신인아마추어 복싱선수권대회에 출전해 48kg급 이하에서 우승해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어 같은해 11월 KBI(한국권투인협회) 제10회 전국생활복싱대회에서 여자부 50kg급 이하 체급 우승을 차지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2011년에도 서울시 신인복싱 선수권대회와 전국여자신인 아마추어 48kg급 정상에 오르는 등 복싱 경력을 차분히 쌓아왔다.원호연 기자 bittersweet@joongang.co.kr 사진=양광삼 기자
2012.07.07 1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