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배중현의 야구 톺아보기] 베일에 가려진 일본 타선, '낭중지추' 사사가와
베일에 가려진 일본대표팀 4번 타자 사사가와 코헤이(24·도쿄가스)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사사가와는 일찌감치 이시이 아키오 대표팀 감독이 중심타자로 점찍은 자원이다. 지난 18일 대표팀 소집 첫날부터 4번 타자로 중용됐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최종엔트리(24명)를 모두 사회인리그 소속으로 꾸린 일본에서 한국 마운드를 긴장시킬 수 있는 몇 안 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실업리그 소속이 주축이 된 대만 타선에 1-2로 패한 한국 대표팀 입장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상대다. 말 그대로 요주의 인물이다.2017년부터 사회인리그에서 뛰고 있다. 예전 한국의 실업야구와 비슷한 사회인리그의 특성상 크게 위협적이지 않을 수 있다. 실제 일본 사회인리그엔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한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사사가와는 약간 다르다. 스스로 사회인리그를 택했다. 토요대 2학년까지는 유망주로 주목받았지만, 왼 고관절 수술을 받으면서 3학년과 4학년 때 성적이 크게 하락했다. 결국 프로 지명을 받는 1차 단계인 프로 지망생 신고서를 제출하지 않고 사회인리그 명문 도쿄가스 입사를 결정했다.SK에서 불펜 포수로 뛰고 있는 나카니시 카즈미는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 리그에 가면 2년 뒤 프로 지명을 받을 수 있는 권리가 다시 생긴다"고 말했다. 카즈미는 추쿄고 3학년 때 일본 최고 고교 대회 '고시엔(전국 고등학교 야구선수권대회)' 8강을 경험한 경력자. 현재 사사가와는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주가가 상승했다. 2년 뒤를 바라본 결정이 통했다.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사이타마 지역 명문 우라와가쿠인고교를 졸업한 사사가와는 2011년 봄, 2012년 봄과 여름 등 세 번이나 고시엔 무대를 밟았고, 2012년 여름엔 3경기에서 무려 타율 0.538(13타수 7안타)을 기록했다. 졸업반 때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후지나미 신타로(한신) 호조 후미야(한신) 타무라 타츠히로(롯데) 등과 함께 U-18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다. 건강했던 대학교 2학년 때에도 U-21 야구월드컵에 나서는 등 연령별 대표를 역임했다. 카즈미는 "토요대는 명문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지역에선 항상 강자로 평가받는다. 사사가와는 중학교에서 야구를 하지 않고 오야마 보이즈라는 클럽팀에서 활동했다"고 말했다.체격(182cm·86kg)이 건장하며 50m를 6초에 뛰는 주력을 갖췄다. 강한 어깨까지 보유해 외야수로 가치가 급상승했다. 지난 3월 리그 경기에선 무려 8개 구단의 스카우트가 현장을 찾았다.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요코하마 구단 스카우트는 "임팩트가 더 강해졌다"고 평가했고, 지난 7월 히로시마 구단 스카우트는 "타격이 좋은 건 틀림없다"고 합격점을 내렸다. 아시안게임(AG) 3연패를 노리는 한국 야구 대표팀의 최대 난적은 일본이다. 일본은 1998년 이후 치러진 국제대회(아시아시리즈 및 클럽챔피언십 등 단일팀 대회 제외)에서 한국과 32번 만나 5할에 가까운 15승 17패를 기록 중이다. AG에 출전하는 국가 중 가장 팽팽한 상대전적. 이번 대회에선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받는다. 최종 엔트리를 전원 프로로 채운 한국과 상황이 다르다. 하지만 악조건 속에서 짜임새 있는 전력을 구축했다. 경계해야 하는 '타선의 핵'은 중심타선을 이끌 사사가와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tbc.co.kr
2018.08.27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