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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영화만사] ‘퍼펙트 데이즈’ 흥행이 주목되는 이유

‘프렌치 수프’가 관객 3만명을 넘겼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16만명을 넘기고 17만명을 향해 가고 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20만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바람을 탔다. 영화인들 중 일부는 ‘어쨌든 아우슈비츠 영화’가 관객을 모으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는 표정들이다. 이제 관건은 ‘퍼펙트 데이즈’다. 3일 개봉한 이 영화가 히라야마 상(극중 주인공 이름으로 야쿠쇼 코지가 연기한다) 붐을 일으키며 만약 흥행에 성공한다면 국내 극장가로서는 예상치 못한 예술영화 부흥기를 맞을 수도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수십만 관객이 들고 그러는 것까지는 아니다. 작은 영화의 경우 2만명부터 시작해 3~40만명이 최대치다. 예를 들어 메이저 배급사이긴 하지만 롯데엔터테인먼트 수입배급인 ‘콰이어트 플레이스 : 첫째 날’이 3일 현재 40만명을 모으는 식이다. 상업영화지만 ‘작은’ 영화로서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결론은, 개성 있는 영화가 죽어가는 극장가의 생명력을 지탱해 나가게 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술영화 전성기는 각각 1989~2004년과 1997년~2006년까지 운영됐던 서울 종로의 단관 극장 코아아트홀과 그 자매관인 4개관짜리 시네코아에서 펼쳐졌던 적이 있다. 당시 코아아트홀에서는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예술영화 ‘희생’같은 작품에 관객들이 몰렸다.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잉그마르 베르히만의 ‘제7의 봉인’같은 영화에도 관객들은 ‘인내를 해 가며’ 끝까지 영화를 보는 장관을 연출했다. 왕가위의 ‘아비정전’ 재 상영 때도 관객이 넘쳤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등 이란 영화, ‘우나기’같은 일본 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의 영화들도 이들 극장이 메인 무대였다. 올들어 비상업, 예술, 해외영화들에 쏠리는 관심이 높아지는 분위기는 과거 35년전의 추억을 소환시킨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그래서, 관건은 히라야마 상이다. 히라야마의 인기, ‘퍼펙트 데이즈’에 대한 흥행 여부가 향후 국내외 비상업예술영화들에 대한 관심의 정도, 그 범위와 지속성을 결정지을 것이다.‘퍼펙트 데이즈’의 흥행 요소는 속된 말로 ‘짭짤하다.’ 주인공 히라야마는 매일 아침 도쿄 시내로 출근하면서 (그는 도쿄 거리의 공중화장실 청소부다) 자신의 다 낡은 차 안에서 카세트테이프로 1960,70년대의 팝음악을 주로 듣는다. 출근 아침에 해가 찬란하게 떠오를 때는 그룹 애니멀스의 ‘더 하우스 오브 라이징 선’을 듣고 비가 오거나 흐린 날에는 벨벳 언더그라운드 리드 보컬 루 리드의 ‘페일 블루 아이즈’를 듣는다. 영화 제목 ‘퍼펙트 데이즈’도 루 리드의 노래다. 영화 ‘퍼펙트 데이즈’는 이 세곡을 포함해 영화 속에 나오는 오티스 레딩의 노래 등등 OST까지 인기를 모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옛날 방식의 음반 판매가 아니라 음원이 확대되는 방식으로 이어질 것이다.예술영화의 때 아닌 인기는 상업영화에서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는 실망감의 또 다른 표현일 수 있다. 관객들은 요즘 극장에서 볼 만한 것이 없다는 불만감을 표시하고 있다. ‘퓨리오사 : 매드 맥스 사가’의 흥행 실패 이후 ‘원더랜드’까지 국내외 흥행기대작들이 줄줄이 무너졌다.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어떻게, 어떤 작품으로 이어질지, 일정한 지속성과 트렌드를 만들어 나갈 지가 주목거리다. ‘가장 따뜻한색 블루’나 ‘그랑 블루’같은 영화가 7월에 재개봉을 하는 것도 이런 흐름에 편승하겠다는 ‘착한’ 속셈으로 읽힌다. ‘무뢰한’을 만든 오승욱 감독의 신작 ‘리볼버’는 작지만 큰 영화다. 제작비 사이즈가 메이저급은 아니지만 전도연 지창욱 임지연 등 캐스팅이 세다. 개성있는 제작사인 사나이픽쳐스의 작품인 만큼 기대가 높다. 이런 류의 영화를 웰메이드 작가주의 영화 혹은 작가주의형 상업영화라고 부른다. 오승욱 감독과 전도연은 다시 한번 강한 느낌의 영화를 선사할 것인가. 옛날 말 그대로 귀추가 주목되는 작품이다.종로 코아아트홀 시대의 영광이 다시 한번 재현될 것인가. 그 시대야 말로 우리 영화계의 벨 에포크 시대(1880~1914년의 유럽 문화의 황금기)였던가. 영화광, 영화 마니아, 시네필들의 문화를 복원시켜야 한다. 국내 영화문화의 부활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될 지도 모를 일이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07.04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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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신철 집행위원장 “제작자에게 기술 지원해 영화 생태계 도약 도울 것”

신철 집행위원장이 영화제의 목적에 대해 설명했다. 신철 집행위원장은 12일 오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된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BIFAN) 공식 기자회견에서 “영화제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재능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신철 집행위원장은 “세계 영화제는 ‘재능’의 잔치가 아니라 ‘자본’의 잔치가 됐다. 자본으로 인해 획일화된 제작 시스템 밑에서 성장한 영상 생태계는 심각한 양극화에 놓여있다”며 “현재 수많은 혁신 기술이 발표되고 있다. 아이디어만 있다면 한국에서도 AI를 활용해 엄청난 자본이 필요하던 수준 높은 영화들을 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창작자들에게 새로운 창작 프로세스를 알려주어 인재들을 탄생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BIFAN은 미래 영화를 재구성할 기술들을 한국 제작자들에게 지원하여 한국 영화 제작 생태계가 도약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BIFAN의 목표를 밝혔다.올해 BIFAN은 영화제 외연을 새롭게 확장해 리브랜딩한다. 관객과 영화인의 이목을 집중시켜 온 부문별 상영 프로그램과 경쟁 부문, 배우 특별전은 풍성해지며, 영상혁명에 적극적으로 상생하며 변화와 발전을 모색하기 위한 ‘BIFAN+ AI’ 공식 사업을 추가했다. 그동안 유지해 온 비욘드 리얼리티(XR), B.I.G.산업프로그램, 괴담캠퍼스 등은 BIFAN PLUS(비판 플러스) 사업으로 통합했으며, AI 영상 부문을 새롭게 신설했다.한편 제28회 BIFAN은 오는 7월 4일부터 14일까지 부천시 일대에서 개최된다. 개막식은 오는 7월 4일 경기도 부천시 부천아트센터에서 진행된다. 이수진 인턴기자 sujin06@edaily.co.kr 2024.06.1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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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반장 1958’ 이동휘 “사람 사는 이야기에 흥미…배우가 된 이유” [IS인터뷰]

“‘수사반장 1958’에서 마지막을 장식하신 최불암 선생님 연기를 보면서 세월의 힘이 굉장하다고 느꼈어요. 원작 ‘수사반장’에서 연기하신 선생님들께 헌정할 수 있는 작품이 된 게 가장 큰 성과인 것 같아요.”배우 이동휘는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한 MBC 드라마 ‘수사반장 1958’ 종영 인터뷰에서 작품의 의미와 성과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수사반장 1958’은 소도둑 검거 전문 형사 박영한(이제훈)이 종남서 동료 3인방과 한 팀으로 뭉쳐 부패 권력과 비상식을 깨부수며 민중의 형사로 거듭나는 이야기다. 1970~80년대 방영돼 한국형 형사물의 시초가 된 ‘수사반장’의 프리퀄로, 극 중 이동휘는 박영한의 동료이자 한번 문 사건을 절대 놓지 않는 ‘미친개 형사’ 김상순을 연기했다.이동휘는 김상순 캐릭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사반장’의 박 반장을 연기한 원로배우 최불암에게 많은 조언을 얻었다며 감사함을 표했다. 그는 “선생님께서 캐릭터에 대해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혹은 몰랐던 지점까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김상순은 ‘미친개’라는 설정이 부여돼 있었는데 선생님 말씀을 들어보니 그냥 물어뜯는 의미보다는 ‘투견’의 느낌이있더라”고 전했다.이어 “실제 원작 캐릭터를 연기한 고(故) 김상순 선생님께서도 사소한 것 하나 놓치지 않고 다 기억할 정도로 기억력이 대단하셨다고 한다”며 “그런 면들을 최불암 선생님 말씀을 듣고 조금 더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서 이동휘는 배우 이제훈, 최우성, 윤현수와 종남서 4인방으로 등장했다. 특히 이동휘는 그동안 이제훈과 각별한 친분을 쌓아온 터. 이제훈은 이동휘의 소속사 컴퍼니온의 대표이기도 하다. 그래서 ‘수사반장 1958’은 이동휘에게 더 뜻깊은 작품이었다.이제훈과 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춘 소감에 대해 이동휘는 “영화 ‘파수꾼’ 때부터 제훈이 형의 연기를 보면서 너무 호흡을 맞추고 싶었다. 늘 꿈꿔왔던 것들이 하나하나 이뤄지는 것이 사실 조금 믿기 어렵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이어 “회사 대표님이어서 얘기하는 게 아니라 제훈이 형과 이번에 같이 작품을 하면서 한 작품을 이끌어가는 리더십에 감동 받은 순간이 많다. 분량적으로도 시간적으로도 고생을 몇 배나 더 할 수밖에 없는데 한 번도 힘든 내색 없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존경하게 됐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동휘는 공교롭게도 ‘수사반장 1958’이 방영한 시기, 악역으로 분한 영화 ‘범죄도시4’도 개봉하면서 정반대의 역할을 대중에게 동시에 선보이게 됐다. ‘수사반장 1958’은 첫 방송부터 시청률 10%대를 기록했고 ‘범죄도시4’ 역시 천만관객을 돌파하며 이동휘는 데뷔 이래 최전성기를 누리게 됐다.그는 “정말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두 작품이 나왔는데, 우려도 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극단적으로 나쁜 사람과 정의의 편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대중이 받아들일 때도 혼동을 피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그걸 감사하게 생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영화 ‘극한직업’에 이어 ‘범죄도시4’까지 쌍 천만 배우로서 입지를 다진 이동휘는 사실 독립영화, 예술영화에 대한 관심이 많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얼굴을 알린 후에도 ‘출국심사’, ‘메소드 연기’, ‘국도극장’,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등 다수의 단편, 독립영화에 끊임없이 출연했다. 소규모 영화에 출연하는 것은 배우나 소속사 입장에선 사실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럼에도 이동휘가 예술영화 출연을 그만두지 않는 건 배우라는 일을 하기로 마음먹었던 당시의 감응을 상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결국 배우가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했던 영화들이 아트베이스의 영화였어요. 제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냥 사람 사는 이야기거든요. 독립영화에는 삶의 희노애락이 다 있어요. 평범한데 슬픈 일을 간직한 어떤 사람들의 이야기에 예전부터 관심이 많고 끌리는 것 같아요.”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4.05.27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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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영화만사] 대중이 추앙하는 영화들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

믿기지 않겠지만 24일 ‘범죄도시4’가 개봉되기 직전까지 전국 극장가에 개봉 중인 영화는 모두 48편이었다. ‘파묘’와 ‘듄2’가 여전히 상영 중이며 ‘쿵푸팬더4’가 1위를 오르락내리락 하고 있었다. ‘댓글 부대’도 있었고 ‘고질라X콩:뉴 엠파이어’ 같은 괴수 영화도 있었으며 아카데미 수상작들이나 후보작이었던 ‘추락의 해부’나 ‘가여운 것들’ ‘패스트 라이브즈’도 찾아 보려면 어떻게든 볼 수 있는 작품들이었다. 48편. 이 영화들이 ‘범죄도시4’의 개봉으로 순식간에 많이들, 거의 사라졌다.그중 아까운 작품들은 ‘라스트 썸머’나 ‘골드 핑거’ ‘마더스’같은 영화들이다. 다분히 애매한 작품들로 분류되는 작품들이다. 이탈리아 영화 ‘키메라’나 일본 하마구치 류스케의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처럼 확실한 영화들은 그나마 예술영화관에서, 간신히 숨이 붙어 있는 형국이긴 해도, 살아 남아 있다. 예술영화라고 하기에 이래저래 사이즈가 좀 있거나 메이저 배급사가 담당하는 영화들은 ‘범죄도시4’같은 빅 샷 영화가 나오면 여지없이 종적을 감추게 된다. 스크린 수가 절멸 수준으로 급격하게 떨어지거나 상영 시간대가 거의 조조나 심야에 걸리는, 형식적인 상영 수준으로 유지되기 십상이다. 한국에서 수입배급업을 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보여 준다. 할리우드 배급사가 국내에 직접 배급하는 작품들이 아니면 거의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이다.‘라스트 썸머’처럼 도발적인 작품은 이제 숨 쉴 공간이 거의 없다는 것을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 영화를 만든 프랑스 카트린느 브레야 감독은 2000년 ‘로망스’란 영화를 만들었다. 이 영화는 당시 한국에서는 서울 종로코아아트홀을 중심으로 한 단관 극장에서 개봉돼 문화적 충격파를 일으켰다. 영화 속에서 언시뮬레이티드 섹스, 곧 리얼 섹스 장면을 연출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극장가가 크게 들썩였다. 2000년을 전후해 일어났던 이른바 ‘뉴 코리안 시네마’의 흐름(홍상수 이창동 박찬욱 등으로 이어지던)은 이런 외화의 붐이 일조했던 측면이 크다. 무려 20 여년 전의 일이지만 지금도 한번씩 뒤돌아봐야 하는 이슈다. 영화가 도발성을 잃거나 미래세대를 위한 공격적이면서도 의도된 일탈 행위를 저지르지 못하고, 전위적이고 기성 파괴적인 무엇인 가를 해내는 도전성을 상실하면 그 나라 영화 문화는 식상함의 원천이 되고 만다. 카트린느 브레야의 이번 새 영화 ‘라스트 썸머’는 의사(擬似) 근친상간을 소재로 다루되 흔히 지금의 사회가 얘기하는 도덕적 근간과 그 기준점을 상당 부분 이동시키고 있는 작품이다. 이런 걸 ‘기준점 이동 증후군’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런 영화나 이런 소설, 이런 창작품이 많아지면 사회적 윤리의 기준점이 어느 정도 이동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게 좋은 건지 아닌 건지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매우 논쟁적이긴 하겠으나 분명한 것은 세상을 어떤 방식으로든 변화시키기는 한다는 것이다. 인간사, 세상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변화이며 변화하지 않는 사회는 오래 가지 못한다. 따라서 영화와 문화는 일탈의 행위를 강행해서라도 변화의 촉매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많은 문화인류학자들의 의견이기도 하다. ‘라스트 썸머’는 5000명 안팎의 관객을 모으는 데 그쳤다. 한국 사회가 변화를 멈추고 있다는 시그널일 수 있다.또 다른 개봉영화였던 ‘마더스’ 같은 영화가 어느 정도 인정받는 수준이냐 아니냐는 것은, 그 나라 영화 문화가 고전에 대한 존중감이 있느냐 아니면 아주 찰나적인 것에 불과한 것이냐를 가늠하는 것이었다. ‘마더스’는 리메이크 영화다. 프랑스 올리비에 마셰-드파스가 만든 2018년 영화 ‘마더스 인스팅트’가 오리지널이다. 그걸 ‘시클로’ 등을 찍었던 촬영감독 출신의 브누아 들롬 감독이 다시 만들었지만 영화를 잘 들여다 보고 있으면 1955년에 앙리 조르주 클루조가 만든 걸작 스릴러 ‘디아볼릭’의 여러 분위기 톤, 흔히 얘기하는 미쟝센이 많이 닮아 있는 작품이다. ‘디아볼릭’은 1974년 존 바담 감독이 ‘애증의 덫’이란 작품으로, 1996년 제레미아 체칙 감독이 같은 제목의 ‘디아볼릭’으로 연속해서 만들었다. 이 영화들처럼 ‘마더스’ 역시 중산층 가정의 위기나 진보적 가치를 지닌 지식인 세대의 퇴행적 음모와 갈등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이런 영화가 안되고 외면 받았다는 것은 그 사회의 영화 문화가 끊임없이, 그리고 점차로 하향평준화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대중이 마음껏 즐기는 영화는 항상 존재해야 한다. 대중은 위로 받아야 하며 고된 노동에서 중간중간 쉬어야 하기 때문이다. 영화의 중요한 존재 이유다. 그러나 가끔은, 아니 그같은 전반적 주조의 한 켠에서, 대중이 추앙할 수밖에 없는, 그래서 영화 지식인들의 해석과 번역이 필요한 작품들이 보란 듯이 존재해야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할 중요한 영화 존재의 당위적 항목이다. 예술영화관, 작은 영화관의 상영작들이 기억되고 끈기 있게 소환되기를 바랄 뿐이다. 그런데 아마 예술영화관 지원금이 모두 끊겼다고 한다. 어쩌려고 그러는 걸까. 참 걱정스러운 일이다. 오동진 영화평론가 2024.04.25 06:00
영화

노덕→장항준 6인 단편 프로젝트 ‘더 킬러스’ 제작 확정

대한민국 6인의 감독이 완성하는 단편 영화 프로젝트 ‘더 킬러스’(가제)가 제작을 확정했다.‘더 킬러스’(가제)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소설 ‘살인자들’(The Killers)을 모티브로 대한민국 감독들이 각기 다른 시선과 스타일로 완성하는 단편 영화들을 하나로 모은 프로젝트다.‘더 킬러스’(가제) 프로젝트는 김종관, 노덕, 윤유경, 이명세, 장항준, 조성환 감독이 참여한다. ‘최악의 하루’, ‘조제’ 김종관 감독, ‘연애의 온도’, ‘특종: 량첸살인기’ 노덕 감독, ‘원더풀 고스트’, ‘스텔라’ 각색, 단편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윤유경 감독, ‘인정사정 볼 것 없다’, ‘형사 Duelist’ 이명세 감독, ‘기억의 밤’, ‘리바운드’ 장항준 감독, ‘옥자’, ‘모가디슈’ 스토리보드 작가 조성환 등 6명의 감독들이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단편을 모티브로 각자의 시선으로 재해석한 새로운 킬러 스토리를 완성할 예정이다.‘살인자들’은 금주령이 시행된 1920년대, 두 명의 청부살인업자들이 술집을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미국 대공황기의 풍경을 담은 작품이다. 영화감독 로버트 시오드맥,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등에 의해 영화화되면서 필름 누아르에 많은 영향을 줬고, 사실주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의 대표작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의 모티브가 된 작품으로 화제가 됐다.이처럼 시대를 뛰어넘어 예술가들에게 끊임없이 영향을 준 세기의 문학 ‘살인자들’을 모티브로 대한민국 감독들이 새로운 영화로 탄생시키는 ‘더 킬러스’(가제) 프로젝트는 기획단계에서부터 영화 뿐만 아니라 OTT 등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이번 프로젝트의 기획부터 총괄 크리에이티브로 참여한 이명세 감독은 “헤밍웨이의 단편 소설 ‘살인자들’을 지금 이 시대 감독들이 각기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재해석한 킬러 스토리는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될 예정이다. ‘킬러’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배우, 그리고 아트웍까지 공통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개별 작품이 아닌, 하나의 완전체가 되는 독특한 작업이 될 것”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또한 “‘더 킬러스(가제)’ 프로젝트는 앞으로 대한민국 감독들에게 다양한 창작의 기회와 지속적인 작업을 이끌어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며 의미를 전했다.‘더 킬러스’(가제) 프로젝트는 8월부터 촬영을 시작해 2024년 공개 예정이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7.26 09:54
영화

“전 세계 관객에 인정받아” 박찬욱 감독이 본 K콘텐츠의 힘 [종합]

영화계 거장 박찬욱 감독과 넷플릭스의 CEO 테드 서랜도스가 영화의 의미를 짚으며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넷플릭스&박찬욱 위드(with) 미래의 영화인’ 행사가 21일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넷플릭스 CEO 테드 서랜도스, 박찬욱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이동진 평론가가 진행을 맡았다.이번 행사에는 미래의 영화인을 꿈꾸는 영화 및 영상, 콘텐츠 관련 학과 재학생들이 참석해 테드 서랜도스 CEO, 박찬욱 감독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두 사람은 미래의 영화인들과 함께 영화가 갖고 있는 힘, 한국 영화의 강점과 미래 등 스트리밍 시대 속 영화를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박찬욱 감독은 “‘헤어질 결심’ 이후 인사를 드린다. 넷플릭스와 함께한 ‘전, 란’의 각본과 제작을 맡았다”고 운을 뗐다. ‘전, 란’은 임진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선조(차승원)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다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박 감독은 넷플릭스와 함께한 소감을 묻자 “오랫동안 써온 각본이다. 본격적으로 써서 완성한 것은 2019년이다. 이건 시리즈가 아니라 영화다. 사극에 무협 액션이다 보니 어느 정도의 규모가 따라줘야 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이어 “그런데 넷플릭스와 이런 문제에 있어서 협의가 잘 됐다. 그렇다고 제작비가 넉넉하단 얘기는 아니다. 제작비란 아무리 많아도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그는 “물론 돈이 많을수록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는 있겠지만 한계는 늘 있다. 상업적 가능성을 전문가들이 판정하지 않나. 그런 문제에 있어 넷플릭스가 가장 좋은 지원을 약속해줘서 즐겁게 작업 중”이라고 과정을 설명했다. 테드 서랜도스 CEO와 박찬욱 감독은 비디오 대여점과 관련된 일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과거 친구와 함께 동업을 했다는 박 감독은 “고전 영화라든가, 아트하우스 영화들을 놔봐야 잘 안 빌려 가고 추천을 해도 ‘네가 뭔데 이런 영화를 봐라 말아라 하느냐’는 반응이었다”며 “좌절감을 많이 느꼈다”고 털어놨다.그는 “영화과 학생들이니까 좋은 영화를 찾아보겠지만 좋은 영화, 고전 영화, 예술 영화들을 보기 쉬워진 요즘에 오히려 그런 영화를 보는 사람이 줄어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씁쓸하기도 하다”며 “요즘에는 좋은 스트리밍 회사가 많이 있기 때문에 옛날 영화부터 최신영화까지 많이 있어서 쉽게 볼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얼마나 좋은 시대를 살고 있는지, 세상이 다 나빠지는 것만은 아니구나 싶었다”고 이야기했다.박찬욱 감독은 전 세계에 분 K콘텐츠 신드롬에 대해서도 생각을 전했다. 그는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한국 작품은 굉장히 자극적인 부분이 강하다. 무섭고 웃기고 슬프고 놀라야 한다. 감정의 증폭도 크고 다채롭기 때문에 많은 걸 압축해 담아야 한다. 이러한 한국 콘텐츠의 특징이 전 세계 관객의 보편적인 감정을 건드리면서 인정을 받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테드 서랜도스 CEO는 박찬욱 감독과 협업을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영화와 사랑에 빠진 지 수년이 지났다. 넷플릭스의 첫 번째 영화는 봉준호 감독의 ‘옥자’였다. 그때부터 한국 영화에 대한 족집게 강의를 받은 것 같다. 한국 영화를 따라올 자가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팬심을 드러냈다.또 그는 “훌륭한 아티스트를 지원하는 것이 넷플릭스의 존재 이유”라며 “앞으로도 훌륭한 아티스트를 팬들과 연결하는 고리의 역할이 될 것이다. 하나하나 해나가는 게 큰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끝으로 박찬욱은 미래의 영화인들에게 조언을 건넸다. 그는 “영화를 전공한 여러분들이 부러웠다. 나도 영화를 전문적으로 배웠다면 현장에서 실수를 줄였을 텐데”라며 “누군가는 여러분을 부러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또 “영화를 공부할 때 요즘 영화만 보지 말고 옛날 영화도 보길 바란다”며 “굉장히 이익이 될 것”이라고 선배로서 응원을 보냈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6.21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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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물의 길' 개인용 3D 안경 잘못 썼다간 낭패보는 이유

첨단 시각효과를 탑재한 영화 ‘아바타: 물의 길’(이하 ‘아바타2’)이 N차 관람 붐을 일으키며 천만 돌파 목전에 두고 있다. 특히 일반관에서 본 뒤 아이맥스, 돌비시네마, 4DX 등 3D 전용관에서 재관람을 하는 N차 관람객들은 ‘아바타2’ 흥행 열풍의 주역으로 꼽을 만하다.다만 N차 관람시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3D 상영관이라고 다 똑같은 상영관은 아니라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이후 위생 등을 위해 개인용 3D 안경을 챙기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이 안경만 믿고 상영관에 잘못 갔다간 3D 영화를 2D로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15일 업계에 따르면 영화를 3D로 구현하는 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필터를 사용한 방식과 레이저를 사용한 방식. 보통의 3D 상영관은 대부분 필터를 사용하며, 3D 콘텐츠의 묘미를 극대화한 특수관들은 레이저 방식을 쓴다. 레이저 방식을 이용할 경우 밝기의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어 훨씬 선명하고 깊이 있는 색감으로 3D 영화를 즐길 수 있다.3D의 대명사로 불리며 ‘용아맥’이라는 수식어까지 지닌 CGV 용산아이파크몰 아이맥스(IMAX)관이 대표적인 레이저 방식의 3D 상영관이다. ‘아바타2’는 일반적인 영화의 24프레임부터 높게는 48프레임까지를 왔다갔다 하는데, 높은 프레임을 구현할 수 있는 ‘용아맥’에서는 48프레임으로 구현된 화면을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관람할 수 있다.CGV 관계자는 “아이맥스는 3D 콘텐츠에 최적화된 방식을 사용한다”며 “일반 상영관에서보다 훨씬 선명한 화면을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CGV는 또 ‘아바타2’ 개봉을 기념해 4DX와 스크린X(ScreenX), 3D를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4DX 스크린 3D 포맷을 개발했다. 주인공들의 활동 무대가 숲에서 바다로 옮겨지며, 바다를 느낄 수 있는 물, 바람, 향기 등의 환경 효과가 4DX로 구현됐으며, 물살의 흔들림이나 물속에서 유영하는 듯한 느낌 등 ‘물’에 대한 섬세한 표현이 부드러운 모션 효과와 진동, 환경 효과로 실감 나게 구현됐다. 아크란을 비롯한 다양한 수중 생명체를 직접 타는 듯한 라이딩 모션도 가미돼 관객들이 마치 나비족이 돼 함께 전투를 하는 듯한 박진감 넘치는 체험형 관람을 할 수 있게 했다.보통의 영화들은 24프레임, 즉 1초에 24장의 사진을 사용해 영상을 구현한다. 48프레임, 60프레임이란 1초에 담기는 사진을 48장, 60장으로 늘린다는 의미다. 영화는 특유의 시네마틱한 느낌을 위해 24프레임 내지 28프레임을 선호하지만, ‘아바타2’처럼 액션이 많이 들어간 작품은 고프레임을 사용하는 것이 훨씬 실감나는 화면을 만드는 데 유리하다. 장면의 역동성을 살려주기 때문이다. 전 세계 14개국, 279개 지점에 갖춰진 돌비시네마 역시 고프레임 영상에 특화돼 있다. 돌비시네마는 다채로운 색감, 화질, 선명한 대비를 구현 가능하게 하는 돌비 비전을 탑재, 관객들에게 생생한 컬러와 미묘한 디테일을 전달한다. 여기에 돌비시네마 3D는 돌비 비전 HDR과 4K HFR 기술을 결합, 눈으로 직접 보는 것과 최대한 가까운 입체감 있는 화면을 만들어낸다. 국내에서는 2020년 7월 코엑스점 개관 이후 안성스타필드, 남양주현대아울렛, 대전신세계 아트앤사이어스, 대구신세계 등 5개 지점에서 운영되고 있다.이 같은 3D 최적화관에서는 일반 디지털 3D관과 다른 안경을 사용한다. 일반적인 3D 안경보다 다소 무거운 점이 특징이다. 돌비시네마를 운영하고 있는 메가박스 관계자는 “3D 구현 방식이 다른 만큼 일반 상영관과 안경을 공유할 수 없다”고 밝혔다. 2023.01.16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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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인지 월드’ 韓 애니메이터 “가족·환경·실수를 통한 배움에 관한 이야기” [일문일답]

“‘스트레인지 월드’가 다루고 있는 주제는 환경에 대한 것입니다. 후대에 우리가 어떤 것들을 유산으로 물려줄 것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중요한 영화죠.” 오는 23일 개봉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스트레인지 월드’ 엔딩 크레딧에 한국인 애니메이터들의 이름이 반짝인다. 작품의 캐릭터 디자인, 아트 디렉터를 맡은 한국인 최초 디즈니 애니메이터 김상진과 영화 속 인물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담당한 이현민 애니메이터가 바로 그 주인공. 두 사람이 구현한 ‘스트레인지 월드’는 전설적인 탐험가 패밀리클레이드가의 서로 다른 3대 가족들이 위험에 빠진 아발로니아를 구하기 위해 모든 것이 살아 숨 쉬는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디즈니의 판타스틱 어드벤처 영화다. 두 애니메이터는 그동안 월트 디즈니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의 ‘모아나’, ‘빅히어로’, ‘주토피아’, ‘주먹왕랄프’ 등 다양한 장편 애니메이션에서 사랑받은 캐릭터들을 대거 디자인했다. 수많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대표 캐릭터의 창조자인 두 사람은 ‘스트레인지 월드’로 디즈니의 상상력을 더 강력하고 새롭게 표현해 냈다. 현실에서 영감을 얻거나 캐릭터의 성격을 분석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한 끝에 캐릭터 의상부터 안내자 ‘퍼덕이’까지 모든 것을 새롭게 재창조해냈다. -작업에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김 애니메이터 “지금까지의 디즈니 스타일과는 조금 다르게 하려 했다. 스타일에 가장 중점을 많이 뒀다.” 이 애니메이터 “전 캐릭터에 비해 조금 더 사실감이 다른 디자인을 선보였다. 재미있는 만화적 표현이 많다.” -각종 생명체가 등장하는데 영감은 어디서 받았나. 김 애니메이터 “많은 디자이너가 참여해 만들었다. 외계 생명이라든지 존재하지 않는 크리처(창작물)를 만들 때 제일 막막하고 어렵다. 영감은 상상력은 물론 바닷속 깊은 해저 생물, 온갖 것에서 받았다. 인간 캐릭터 스타일과 생명체가 서로 이질감 없도록 그 수위를 조절하는 데도 중점을 뒀다. 가장 많이 영감 받은 부분은 바닷속 생물이다.” 이 애니메이터 “사람 캐릭터만 작업해서 개인적으로 아쉽기도 했다. 다른 애니메이터들이 제작하는 것을 보며 다른 즐거움을 얻었다. 생명체의 움직임을 함께 생각하며 이것저것 테스트도 했다.” -타이틀 로고나 전체적 스토리에 ‘인디애나’ 시리즈 느낌도 묻어나는데. 김 애니메이터 “돈 홀 감독이 처음 이 작품을 구상할 때 ‘인디아나 존스’ 같은 액션 어드벤처의 모험 영화를 담고자 했다.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와 같은 고전 영화들도 많이 참고했다. 예전 펄프매거진 같은 감각도 집어넣으려 했다.” 이 애니메이터 “돈 홀 감독과 4번째 작품을 같이 한다. 자신이 어렸을 때 보던 미국식 만화책과 영화의 감성을 작품에 담아내는 감독 같다.” -퍼덕이는 작품의 마스코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제작 과정은 어땠나. 김 애니메이터 “영화에 참여하며 가장 먼저 만든 캐릭터다. 감독이 구상하고 있던 대략적인 이미지가 원래 있었고 최종 디자인은 처음 스케치에서 많이 변형됐다. 눈, 코, 입이 없는 캐릭터를 원했고 대사 없이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캐릭터를 원했다. ‘알라딘’ 영화 속 마법 양탄자에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었다. 얼굴이 없고 네 귀퉁이에 있는 솔이 팔과 발 역할을 하는 것에서 착안했다. ‘몇 개의 발로 걷게 할까’와 같은 고민을 디자인 단계에서 많이 했다. 이제까지 보지 못한 캐릭터가 탄생한 것 같다.” -가족 3대를 이루는 인간 캐릭터들도 특정 국가 인종이 아닌 느낌이었는데. 김 애니메이터 “프렌치 코믹북 스타일 중 모든 사람과 물체를 동글동글하게 그리는 아티스트가 있는데 영향을 많이 받았다. 배경적인 부분에서는 미야자키 하야오 초기 영화에서 착안했다. ‘스트레인지 월드’는 시대도 모호하고 지역도 모호한 설정이다. 미래인 듯하면서 과거이기도 한 느낌이 들도록 했다. 의상도 서양, 동양 등 모든 것이 혼합된 디자인을 줬다. 그래도 한 지역에 사는 공동체라고 느낄 수 있게끔 기준을 넣은 점은 있다. 아발로니아 지역은 올스톤으로 다른 세계 색깔도 완전 다르다.” 이 애니메이터 “세계가 특이하고 환경이 독특한 만큼 캐릭터는 옆집 사람, 회사 동료, 같은 반 친구처럼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교감 가능한 인물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우리가 살면서 굉장히 힘차고 의욕만 넘치는 예거같은 사람을 만나본 경험도 있을 것이다. 또 사춘기 때 이든처럼 어색하고 엉성한데 의욕만 넘치던 기억이 누구든 있을 것이다. 최대한 관객들에게 캐릭터들이 원래 알고 있는 사람처럼 쉽게 와 닿게 하고자 노력했다.” -극 중 이든이 동성애자로 등장해 이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도 일고 있다. 김 애니메이터 “이 작품은 2018년에 기획됐다. 그때부터 이든은 게이 캐릭터로 설정됐다. 이 영화에서 커밍아웃하는 스토리라인은 전혀 없다. 가족과 사회에 일원으로서 그저 존재하는 캐릭터다. 한 가족이 자연스럽게 아들의 성 정체성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통 가족처럼 담았다. 디아조 크루 멤버 중에도 비슷한 캐릭터가 있다. 아발로니아는 우리가 꿈에 그리던 완벽한 세상이 아니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로 보면 된다.” 이 애니메이터 “아발로니아는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어떤 점이 다르다기보다는 어떤 점이 같고 통하는지, 부자 관계 등에 더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다리가 없는 강아지가 등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애정이 가는 캐릭터가 있다면. 김 애니메이터 “퍼덕이가 가장 애정이 간다. 퍼덕이 베개가 굿즈로 나온다면 살 것이다.” 이 애니메이터 “이든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가장 많이 했기에 애정이 간다. 실제로 나도 사춘기 때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어쩔 줄 모른 적이 있었다. 솔직하고 귀여운 그의 모습이 내 어릴 적을 생각나게 했다.” -‘스트레인지 월드’는 김 애니메이터와 이 애니메이터에게 어떤 의미로 남은 작품인가. 이 애니메이터 “그동안 여러 가지 주제를 다뤄왔는데 아버지, 아들 관계는 다룰 기회가 없었다. 가족 간의 관계를 돌아보며 엄마로서 ‘내 아이에게 어떤 걸 남겨줄 수 있을지’와 같은 생각을 많이 했다. 실수에서 배워가는 것들을 다루는 영화이다.” 김 애니메이터 “처음 참여할 때부터 끝까지 집에서 일 한 유일한 영화다. 스튜디오에 거의 나가지 않았다. 그만큼 나에게는 독특하고 기억에 남을 영화다. 여러 가지로 도전이 됐다. 아주 시의적절한 작품이다. 다루고 있는 주제는 환경에 대한 것이다. 후대에 우리가 어떤 것들을 유산으로 물려줄 것인가 생각해보게 하는 중요한 영화다.” -관객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이 애니메이터 “주인공과 함께 가는 모험에 즐겁게 참여하며 소소한 가족 간의 애정과 관계에서 와 닿는 감동을 가지고 갔으면 좋겠다.” 김 애니메이터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의 손을 붙잡고 3대가 같이 영화를 본다면 좋을 것 같다. 작품 속 3대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는지. 어떻게 서로를 이해하는지 가슴 뭉클하게 보여주는 장면이 꽤 있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2.11.22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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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주’ 이정은, 런던아시아영화제 최고 배우상 수상

배우 이정은이 영화 ‘오마주’로 지난 19일 개막한 제7회 런던아시아영화제에서 최고 배우상을 받았다. 이정은은 과장되지 않은 현실 연기 속에 꿈을 꾸는 중년여성의 욕망과 좌절 그리고 용기를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으며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동안 수많은 영화에 참여하며 존재감을 알린 그는 여러 영화제의 여우주연상 후보로 오르며 기대를 받아오다 이번에 첫 수상을 하게 됐다. ‘오마주’는 오는 12월에 열리는 대종상영화제에 여우주연상(이정은), 감독상(신수원) 후보로 오르고 11월 11일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개막하는 아시아태평양스크린어워드에도 여우주연상과 감독상에 노미네이트되는 등 지속적으로 국내외의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스크린어워드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우수한 영화들을 선정하여 시상해 ‘아시아 태평양 아카데미시상식’이라 불리는 바 수상의 영광을 차지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마주’는 1962년과 2022년을 잇는 아트판타지버스터로 한국 1세대 여성영화감독의 작품 필름을 복원하게 된 중년 여성감독의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시네마 시간여행을 통해 일상과 환상을 오가는 위트 있고 판타스틱한 여정을 담았다. 프랑스어로 ‘존경, 경의’를 뜻하는 제목처럼 꿈과 현실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 따뜻한 공감을 전한다. 신수원 감독은 “한국 두 번째 여성감독 홍은원이 만든 영화 ‘여판사’를 소재로 모험적으로 살아온 분들의 기운을 ‘오마주’에 담고 싶었다”며 “이정은 배우가 과거에도 현재에도 삶과 예술을 사랑한 우리 모두의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2.10.2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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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보기] NFT 거북선에 명장면 담은 필름까지… 굿즈 때문에 번호표 뽑는다!

#코난 마니아인 직장인 A 씨는 지난달 형사 캐릭터인 사토 미와코와 카타기 와타루의 결혼식 피로연에 다녀왔다. ‘명탐정 코난: 할로윈의 신부’ 개봉을 기념해 열린 결혼식 콘셉트의 상영회에 참석한 것. 청첩장까지 받았다는 A 씨는 마치 “실제 사토와 타카기의 결혼식에 초대받은 기분이었다”며 기뻐했다. #‘명량’을 보고 이순신에 푹 빠져 ‘한산: 용의 출현’까지 관람하게 됐다는 B 씨는 최근 실제 거북선의 주인이 됐다. 롯데시네마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공동 기획한 NFT 3D 거북선 굿즈를 구입했기 때문. 무척 정교하게 구현된 디테일에 무척 만족하고 있다는 게 B 씨의 설명이다. 이제 영화 보기 위해 번호표 뽑는 건 옛말이다.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입장 시스템이 점차 보편화되며 영화 티켓을 사려 번호표를 뽑는 이들은 줄어드는 반면 굿즈를 사기 위해 번호표를 뽑는 풍경은 일상화되고 있다. 최근 들어 많은 극장이 각양각색 영화 굿즈로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토르: 러브 앤 썬더’에서 주인공이 쓰는 묠니르 모양으로 제작된 컵처럼 영화 내용과 관련된 소품이나 사인 포스터나 폴라로이드 등 출연진의 흔적이 담긴 굿즈, NFT 등 종류도 다양하다. 영화 굿즈는 애니메이션 영화에서부터 시작됐다. 특히 TV 시리즈가 극장판으로 제작되는 경우가 일반적인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들의 경우 이미 두터운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 이런 마니아 팬들을 위해 한정 수량의 포스터 등을 제공하던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CGV는 필름마크, 롯데시네마는 아트카드, 메가박스는 오리지널 티켓 등 멀티플렉스 브랜드별로 자신들의 시그니처 굿즈를 만들어냈다. 이제 어떤 영화든 이런 시그니처 굿즈가 제작되는 것이 보편적이나 영화를 보기 전이나 보고 난 뒤 번호표를 뽑아 굿즈를 교환하는 관객들의 줄이 극장 내에서 심심치 않게 보인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2년여 간 영화 티켓값이 무려 32%(통계청)나 상승하면서 관객들은 영화의 퀄리티 뿐 아니라 관객과의 대화(GV), 무대인사, 싱어롱 상영회 등 인상적인 경험을 극장에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라 영화관의 특전 증정, 굿즈 판매 등의 기획은 앞으로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NFT에 대한 관심 증대로 관련 분야 굿즈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롯데시네마는 ‘한산: 용의 대첩’ 팬들을 위해 영화에 등장하는 거북선을 3D로 구현한 NFT를 판매했고, CGV는 영화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영화 영상과 BGM 음향 효과, 배우의 친필 사인 등을 담은 NFT 플레이 포스터를 증정했다. CGV 강철 마케팅커뮤니케이션팀장은 “영화의 감동을 색다른 방식으로 간직할 수 있게 하기 위해 NFT 플레이 포스터를 기획했다”면서 “필름마크, 리미티드 포스터 등 오프라인 굿즈와 함께 온라인용 NFT 굿즈도 지속해서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2.08.0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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