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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스토리] 진짜 대목은 이번주부터…유통가, 추석 '힐링 쇼핑' 마케팅 총력전
'매년 한가위 다음주만 같아라(?)'유통가의 진짜 대목은 지금이다. 고단한 추석을 보낸 '힐링 쇼핑족'들이 지갑을 열기 때문이다. 연휴 내내 음식 장만과 설거지에 시달렸던 주부는 고생한 자신에게 줄 선물을 고른다.집안 어른들의 결혼과 출산 채근에 어색한 미소만 지었던 젊은층도 마음 고생한 나를 위한 셀프 선물을 장만한다. 상여금이나 지인 간에 주고 받은 상품권이 들어오면서 주머니는 두둑하다. 홈쇼핑과 백화점, 온라인 쇼핑몰 등 유통가는 '힐링 쇼핑'에 나선 고객을 잡기 위해 각종 프로모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생한 나…명품 하나 못사나? 주부 이영주(38)씨는 추석이 끝난 뒤 온라인 쇼핑에 집중했다. 갖고 싶었지만 이런저런 부담으로 선뜻 지갑을 열지 못했던 신발을 사기 위해서였다. 그가 쇼핑 끝에 고른 제품은 60만원 상당의 명품 구두였다. 마침 국내 아웃렛에서 명품 세일 행사를 진행해서 소비자가격보다 20% 정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이 씨는 "인지도가 있는 명품 브랜드라서 가격대가 있는 편이다. 그래도 세일을 해서 비교적 싸게 샀다고 생각한다. 갖고 있던 상품권도 조금 보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를 위한 추석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고생했는데 이 정도 못사나 싶더라"며 멋쩍게 웃었다.취업준비생인 김미루(29)씨도 추석 연휴 뒤 평소 벼르던 고가의 무선 이어폰을 샀다. 그는 "명절이라고 산 건 아니다. 하지만 명절에 만난 친척들이 나의 취업을 걱정하더라"며 "힘들었던 마음을 무선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면서 풀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추석에 일가 친척들에게 받은 용돈을 모두 쏟아 부었다. 김씨는 "요즘은 몇 만원짜리 제품도 있지만 음질이 떨어진다. 용돈도 있고 해서 20만원 대로 장만했다"고 덧붙였다.두 사람은 전형적인 추석 힐링 쇼핑족으로 분류된다. 명절에 받은 스트레스를 쇼핑을 통해 해소하는 이들이다. 연휴에 회사에서 나온 보너스나 지인끼리 주고 받은 상품권이 있어서 쇼핑 자금도 넉넉한 편이다.이 시기에는 남이 아닌 자신을 위한 소비가 주로 이뤄진다. '명절 증후군'을 날리기 위한 안마의자 등 건강·힐링 용품이나 패션·잡화가 인기가 많다.힐링 쇼핑족의 소비는 유통가 매출 추이로도 드러난다.이마트에 따르면 2016~2018년 안마의자·안마기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추석이 있는 9월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총 판매량을 기준으로 2016년 14.1%, 2017년 15%, 2018년 14%를 기록했다.신세계백화점의 지난해 추석 연휴 직후 일주일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신장했다. 롯데홈쇼핑이 분석한 2017~2018년 명절 직후 소비 패턴에 따르면 패션 및 뷰티 제품의 주문건수는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힐링 쇼핑족 잡자…바쁜 유통가 유통업계는 명절 뒤 찾아오는 황금 쇼핑주를 위해 추석 당일부터 일주일간 포스트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롯데 프리미엄 아웃렛은 추석 연휴기간을 맞아 추석 연휴 첫 날인 12일부터 18일까지 ‘추석 맞이 감사 빅세일’을 진행 중이다. 롯데아웃렛 이천점은 닥스 키즈, 헤지스 키즈, MLB 키즈 등 유아동 브랜드를 최대 70% 할인 판매하고 있다.파주점은 아디다스·리바이스·뉴발란스 등 스포츠 브랜드를, 광명점은 노스페이스·블랙야크 등 유명 아웃도어 브랜드를 70% 할인한다.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서는 오는 19일까지 유명 모피 초대전을 진행한다. '동우모피' '진도모피' '디에스퍼' 등의 브랜드가 참여하는 이번 행사는 다양한 브랜드의 모델을 50~60% 할인된 가격에 만나볼 수 있다.현대홈쇼핑은 추석 직후부터 해외명품, 패션 등 프리미엄 브랜드 방송이 호조를 보이는 만큼 관련 상품을 중심으로 집중 편성했다. 현대홈쇼핑은 17일까지 명품 고정 프로그램인 '클럽노블레스' 3회 특집 방송을 진행한다. 이미 '발렌시아가', '구찌' 등의 명품 잡화 방송을 했고, '엠포리오아르마니' 롱패딩 코트 판매 방송을 준비 중이다.온라인 유통 채널도 뛰어들었다.11번가도 올 추석을 맞아 ‘나홀로명절 기획전’을 이달 내내 진행한다. 간편한 반조리음식과 e쿠폰, 여행상품 등이 주요 상품이다.손문국 신세계백화점 상품본부 부사장은 "연휴 이후 급증하는 고객들의 소비 심리에 맞춘 실속 있는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19.09.16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