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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사령탑·캡틴·외국인 선수의 한목소리...'꼴찌는 없다'

키움 히어로즈는 2024시즌을 앞두고 '1약'으로 평가받았다. 간판타자였던 이정후가 메이저리그(MLB), 에이스 안우진이 군 복무로 이탈하며 생긴 전력 공백이 너무 커 보였다. 키움은 정규시즌 초반 7연승을 거두며 기세를 높였지만, 김동헌·이형종·이용규 등 주전급 선수들이 차례로 부상으로 이탈하는 악재 속에 추락했다. 결국 반전 드라마를 쓰지 못하고 2023시즌에 이어 2연속 꼴찌(10위)가 됐다. 키움은 여전히 약체로 평가받고 있다. 이정후에 이어 김혜성마저 MLB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와 계약하며 이적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에는 불펜 에이스 조상우(현 KIA 타이거즈)까지 트레이드 카드로 쓰며 허릿심이 더 약해졌다. 키움 프런트는 겨우내 체질 개선을 통해 돌파구를 만들었다. 일단 일반적으로 투수 2명, 타자 1명으로 두는 외국인 선수 구성 비율을 반대로 뒀다. 가장 취약한 점을 장타력으로 보고 야시엘 푸이그·루벤 카디네스를 영입했다. 전 소속팀에선 방출됐지만, 공격력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김동엽·강진성을 영입하기도 했다. 간판선수가 이탈하는 상황에 이골이 난 홍원기 감독은 담담하게 변수를 받아들였다. 스프링캠프 출발 전에도 "늘 겪는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다. 그런 홍원기 감독도 3년 연속 10위는 피하고 싶다. 그는 2차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한 자리에서 "지난 2년 동안 최하위를 했기 때문에 뒤돌아볼 일도 없고, 더 내려갈 데도 없다. 올해는 그런 수모(최하위)를 당하지 않도록 선수들 스스로 잘할 것으로 믿고 있다"이라며 '탈꼴찌'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어떤 상황에 놓여 있든 최하위는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전해지는 말이었다. 키움 주축 선수들도 재도약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팀 캡틴 송성문은 "2년 연속 10위에 머물며 키움팬들에게 실망을 드린 게 너무 죄송했다. 한결같은 응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무엇보다 프로 선수이기 때문에 더 책임감을 갖고 이전과 다른 2025시즌을 만들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베테랑 내야수 최주환 역시 "아무래도 팀 성적이 안 좋으면 고참급 선수들의 자책감이 커지는 게 사실"이라면서 "자질이 뛰어난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고, 선배들이 잘 이끌어 주면 (다가올 시즌) 훨씬 나은 경기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했다. 2022년 이후 3년 만에 키움에 복귀한 푸이그도 탈꼴찌를 자신했다. 2022시즌 중·하위권으로 평가받던 키움을 한국시리즈까지 이끈 경험이 있는 그는 5일 귀국 현장에서 "2022년에도 우리 팀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았다. (올해) 팬들을 한 번 더 깜짝 놀라게 하겠다"라는 각오를 전했다. 더불어 "우리가 플레이오프(포스트시즌)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순위가 10(위)으로 끝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역대 3년 연속 최하위에 그친 팀은 롯데 자이언츠(2001~2004), 한화 이글스(2012~2014·2020~2022), KT 위즈(2015~2017)뿐이다. 키움은 그동안 팀 기조였던 리빌딩이 결실을 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면서도 윈-나우(Win-now)까지 실현할 생각이다. 사령탑부터 외국인까지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막기 위해 한마음으로 뭉쳤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3.06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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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마지막해만 5명…을사년 누가 생존할까

프로야구 감독들도 '생존 게임'을 해야 할 처지다. 을사년 성적에 따라 KBO리그 전체 사령탑 절반인 5명의 운명이 결정된다.2025년을 맞이한 KBO리그 감독 10명 중 2026년 병오년 임기가 보장된 이는 5명에 불과하다. 2024년 통합 우승 후 3년 26억원에 재계약한 이범호 KIA 타이거즈 감독, 지난해 말 3년 14억원에 사인한 이호준 NC 다이노스 신임 감독의 잔여 계약 기간이 가장 길다. 임기가 2년 남은 감독들도 병오년을 탈 없이 맞을 가능성이 크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2023년 한국시리즈(KS) 준우승 후 3년 24억원에 재계약했다. 창단 첫 우승(2021년), 역대 최초 와일드카드 결정전 업셋(2024년)을 포함해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냈다. 지난해 3년 계약으로 부임한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 시즌 중 3년 계약으로 선임된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도 입지가 약하지 않다. 나머지 5명은 모두 을사년이 임기 마지막 해다. 박진만 삼성 라이온즈 감독의 경우 성과가 있다. 지난해 9년 만의 팀 KS 진출을 이끌었다. 젊은 선수들도 대거 발굴했고, 전문 분야인 수비 강화도 이뤄냈다. 부임 첫 해 성적(8위)이 좋지 못했기 때문에 올해 증명할 것이 더 있다. 삼성은 앞서 2021년 정규시즌 승률 공동 1위, 최종 3위를 거둔 허삼영 감독이 2022년 9위(7월 기준)까지 추락하자 자진 사퇴 형식으로 결별한 바 있다.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2023년 창단 29년 만의 통합 우승을 팀에 안겼다. 2024년에는 전력 유출이 있었는데도 정규시즌 3위를 거뒀다. 다만 재계약을 담보하기엔 LG 구단 기대치가 높을 거로 보인다. LG는 정규시즌 기준 지난 2019년 이후 4위 이상, 2021년 이후 3위 이상을 꾸준히 지켰다. 류지현 전임 감독은 2022년 정규시즌 2위를 하고도 플레이오프에서 업셋 패배를 당한 뒤 재계약에 실패한 바 있다. LG는 2025시즌을 앞두고도 장현식(4년 최대 52억원) 김강률(2+1년 최대 14억원)을 영입했다. 염 감독에 대한 기대치도 '2위 이상'일 가능성이 크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입지는 다소 위태하다. 지도자 경험 없이 2022년 두산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은 첫 해 5위, 지난해 4위로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을 이뤘다. 하지만 불펜과 타선 운용에 대해 팬들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았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선 4위 팀 중 역대 최초 패배 팀이 돼 팬들의 고성을 들었다. 앞선 2년엔 양의지(4+2년 최대 152억원) 양석환(4+2년 최대 78억원) 홍건희(2+2년 최대 24억 5000만원) 등 FA 선수들과 계약했지만, 올해는 허경민(KT)과 김강률을 놓쳤다. 김재호가 은퇴하는 등 전력 공백이 있다. 이승엽 감독에 앞서 팬들의 항의를 들었던 이숭용 SSG 랜더스 감독도 올해가 계약 마지막이다. SSG는 지난 2년 통합 우승, 3위를 거둔 김원형 감독을 경질 후 이 감독을 선임했다. 리툴링(현재 성적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선수단 일부 세대교체를 병행하는 운영 방식)을 중시하며 박지환·정준재·조병현 등을 발굴했으나, 타이 브레이크 패배로 가을 야구에 나가지 못했다. 미래 전망이 가장 불투명한 게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이다. 2022년 KS 준우승을 거두고 3년 재계약한 그는 지난 2년 연속 최하위로 떨어졌다. 이정후의 부상과 메이저리그(MLB) 진출, 안우진의 부상과 병역 복무, 최원태의 트레이드 등 마이너스 요인이 많았다. 2025년을 앞두고는 마무리 조상우가 KIA 타이거즈로 트레이드됐다. 김혜성은 MLB 진출이 유력하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1.05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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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드·ERA 10위...조상우 없는 키움 불펜, 주승우·김성민+@ 기대

불펜 핵심 투수를 트레이드 카드로 쓴 키움 히어로즈. 젊은 투수들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키움은 지난 18일 KIA 타이거즈로부터 2026 1·4라운드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과 현금 10억원을 받고 팀 마무리 투수였던 조상우(30)를 내줬다. 지난여름부터 소문 무성했던 조상우 트레이드설이 현실이 된 것. KIA는 지난 5시즌 셋업맨을 맡았던 장현식이 LG 트윈스로 자유계약선수(FA) 이적했지만, 이름값에서 밀리지 않는 투수를 영입해 빈자리를 메웠다. 키움은 선발 투수 안우진, 불펜 투수 김재웅 등 기존 마운드 주축 선수들이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하는 2026시즌을 재도약 적기로 보고, 리빌딩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올겨울 다른 팀에서 방출된 베테랑 선수 4명(강진성·김동엽·장필준·오선진)을 연달아 영입하며 '윈-나우' 기조를 드러내기도 했지만, 여전히 핵심 기조는 리빌딩이다. 상위 라운드 선수 수집에 진심이다. 키움은 최근 2시즌(2023·2024) 연속으로 팀 홀드 최하위에 그쳤다. 2023시즌은 61개, 2024시즌은 48개였다. 올 시즌은 불펜진 평균자책점(6.02)도 최하위였다. 외국인 투수 2명(아리엘 후라도·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과 하영민이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52개를 합작할 만큼 '선발진' 전력만큼은 나쁘지 않았지만, 허리 싸움에서 밀리며 내준 승리가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경험이 많고, 구위가 좋은 투수가 이적한 것. 키움은 최근 2시즌 상위 라운드에서 뽑은 투수들에게 1군 등판 기회를 자주 부여했다. 야수진은 외국인 타자 2명과 기존 주축 선수 그리고 새로 영입한 베테랑으로 채우고, 투수진은 선발과 불펜 모두 젊은 선수로 리빌딩을 노린다. 2024시즌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투수들에겐 2025시즌이 더 중요할 것 같다. 등판 기회는 충분히 주어지겠지만, 상대 분석이 이뤄져 상대적으로 어려운 승부가 불가피하다. 올 시즌 대체 클로저를 맡아 14세이브를 올린 주승우,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해 14홀드를 올린 좌완 김성민이 대표적이다. 데뷔 시즌(2024) 평균자책점 6.83에 그치며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1라운더(2024 신인 드래프트) 전준표도 성장이 필요한 선수다. 키움은 외국인 투수 케니, 2024시즌 9승을 거둔 하영민, 데뷔 시즌(2024) 이닝 이터 면모를 보여준 김윤하 외 최소 선발 투수 임무를 수행할 4~5명을 확보해야 한다. 여기에서 밀린 선수는 스윙맨이나 불펜 투수를 맡을 가능성이 크다. 2024시즌 전반기 좋은 모습을 보인 김선기와 김인범, 2라운더(2024 신인 드래프트) 손현기는 불펜에서도 활약이 기대되는 투수들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12.2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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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있어요?' 물밑 트레이드 시도한 키움이 '외국인 선수'를 구성한 방법 [IS 비하인드]

외국인 투수 트레이드를 물밑에서 시도한 키움 히어로즈의 최종 선택은 '새판짜기'였다.올 시즌 외국인 선수 시장의 화두 중 하나는 키움이었다. 일찌감치 외국인 타자 루벤 카디네스(27)와 접촉한 키움은 또 다른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34)와의 계약도 준비했다. 팀 내부적으로 푸이그의 복귀는 기정사실에 가까웠다. 메디컬 테스트만 남겨 놨다는 소문이 외국인 선수 시장에 파다했다. 이와 맞물려 병역 이행 중인 토종 에이스 안우진이 풀타임 복귀하는 2026년 대권 도전을 목표로 2025시즌 외국인 타자를 2명 기용할 수 있다는 얘기도 흘렀다. 외국인 타자를 2명 기용하면 반대급부로 국내 선발 자원을 하나 더 육성할 수 있다.관건은 외국인 선수 쿼터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였다. 현행 KBO리그에선 외국인 선수를 구단별 3명까지 보유할 수 있다. 다만 외국인 선수 고용규정 제3조에 따라 3명을 동일 포지션으로 등록할 수 없다. 대부분의 구단이 투수 2명, 타자 1명으로 선수 구성을 마친다. 국내 선발 투수가 부족한 팀 사정과 전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올 시즌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13승 11패 평균자책점 3.68) 아리엘 후라도(10승 8패 평균자책점 3.36)라는 수준급 원투펀치를 운영한 키움으로선 두 선수 중 최소한 한 명과 결별해야 '카디네스+푸이그' 조합을 완성할 수 있었다. 다만 두 선수 모두 쉽게 포기하기 아까운 자원이었다. 키움의 첫 번째 선택은 트레이드 시도였다. 한 구단 관계자는 "헤이수스와 후라도를 특정하지 않고 관심 있는지 정도를 물어봤다"고 귀띔했다. 그뿐만 아니라 외국인 선수 시장에선 후라도의 재계약 규모를 이야기하는 관계자가 있었다. 리그 규정상 외국인 선수는 '보류권 트레이드'가 불가능하다. 오프시즌 트레이드 매물로 활용하려면 재계약 뒤 트레이드해야 한다. 만약 후라도를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하려면 그와의 재계약이 선결 조건이었다. 하지만 신인 지명권 등을 넘기며 리스크를 감수할 구단이 없었다. 여러 활로를 물색한 키움이 내린 두 번째 선택은 보류권을 푼 '깔끔한' 재계약 포기였다.키움은 지난 26일 카디네스와 푸이그 그리고 새 외국인 투수 케니 로젠버그 영입을 발표했다. 가장 눈길을 끈 건 로젠버그. 키움은 그와의 계약에 최대 80만 달러(11억원·연봉 70만 달러, 옵션 10만 달러)를 보장했다. 헤이수스나 후라도와 재계약한다면 훨씬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했으나 '신규 영입'으로 비용 절감을 이뤘다. 다만 보류권이 풀린 헤이수스나 후라도는 리그 신규 영입 외국인 선수에 적용되는 '100만 달러(14억원) 제한'을 적용받는다. 올해 계약 총액이 최대 130만 달러(18억원)였던 후라도라선 리그 내 이적을 하더라도 연봉이 깎일 수밖에 없다. 반대로 해석하면 두 선수 모두 국내 구단의 군침을 흘릴 만한 '대어'인 셈이다. 이미 리그 내 기량이 검증된 선수인데 최대 100만 달러만 투자하면 유니폼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헤이수스의 이적이 우선 초읽기에 들어갔다.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 왼손 선발을 찾은 A 구단과 연결되면서 국내 잔류가 유력하다. 조건 없이 이별한 키움의 선택이 어떤 부메랑으로 돌아올지 흥미롭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11.2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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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승 1·2위, 타율 2~4위 보유...이정후·안우진 지운 키움, 전반기 꼴찌→PS 진출 해낼까 [IS 포커스]

"야구는 꼴찌가 1등을 이길 수 있는 스포츠." 지난 1월 말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키움 히어로즈 간판타자 김혜성이 전한 말이다. KBO리그 아이콘이었던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MLB) 무대로 떠났고, 에이스였던 안우진은 팔꿈치 수술과 군 복무로 공백기를 갖게 됐다. 키움 전력은 크게 떨어졌다. 2차 드래프트에서 베테랑 내야수 최주환을 영입했지만, 키움의 전력 보강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야구 전문가뿐 아니라 팬들도 키움을 1약으로 꼽았다. 이런 상황에서 김혜성은 키움이 보여줄 반전을 예고했다. 실제로 키움은 2024시즌 초반 짜임새 있는 공·수 전력을 보여줬다. 첫 18경기에서 12승 6패를 기록, 2위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이후 키움은 이형종이 부상으로 이탈하는 등 악재가 생켰다. 반짝 돌풍은 4월 한 달로 그칠 것 같았다. 실제로 5월부터 내림세에 빠지며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키움은 전반기 막판 치른 7경기에서 6승(1패)을 거두며 후반기 반격을 예고했다. 탈꼴찌는 실패했지만, 마지막 2주 일정으로 좁히면 승률 1위였다. 현재 개인 타이틀 순위를 보면, 키움이 왜 최하위까지 떨어졌는지 의문이 생긴다. 일단 타선. 이정후·김혜성 의존도가 높았던 지난 시즌과 달리, 타선 코어 라인이 단단해졌다. 핵심은 각성한 송성문과 KBO리그 입성 2년 차에 오히려 더 진가를 보여준 로니 도슨이다. 전반기 기준 리그 타율 1위는 기예르모 에레디아(0.361)다. 이어 2~4위 모두 키움 선수들이다. 도슨이 0.358로 2위, 송성문이 0.350, 김혜성이 0.349다. MLB 무대 도전을 선언한 김혜성은 사실상 FA 로이드를 맞았다. 여기에 한층 향상된 장타력을 보여줬다. 이미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을 넘어 데뷔 처음으로 10홈런을 기록했고, 장타율은 지나 시즌 대비 1할 가까이 올랐다. 도슨은 에디슨 러셀의 대체 선수로 입단해 출전한 57경기에서 타율 0.336을 기록하며 콘택트 능력을 증명했다. 하지만 올 시즌 연봉(60만 달러)에서도 알 수 있듯, 풀타임으로 뛰고도 그런 성적을 남길 선수라는 확신은 주지 못했다. 하지만 도슨은 올 시즌 내내 고공비행 중이다. 여기에 한국 문화를 존중하고, 팬 서비스 정신까지 투철하다. 그야말로 복덩이다. 2015 2차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 받아, 그동안 내야 기대주로 많은 기회를 얻었던 송성문은 올 시즌 만개했다. 개인적으로는 결혼으로 새 출발을 했고, 유망주들에게 출전 기회를 많이 주는 팀 기조 속에 위기감을 느끼며 겨우내 독하게 훈련을 소화했다. 원래 힘이 좋은 선수가 콘택트 능력까지 좋아졌고, 팀 주장까지 맡으며 책임감까지 커졌다. 키움은 '제2의 이정후'로 기대받는 이주형도 있다. 최주환도 기대보다는 성적이 안 좋지만, 언제든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다. 현재 타선 전력은 결코 다른 팀에 밀리지 않는다. 여기에 선발진도 하위권으로 보기 어렵다. 전반기 다승 1·2위가 모두 키움 선수들이다.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10승, 아리엘 후라도가 8승을 거뒀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후라도가 13번으로 1위, 헤이수스가 2위다. 두 선수는 평균자책점 부문도 5걸 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3선발을 맡고 있는 하영민도 한 차례 슬럼프를 겪었지만,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4·5선발 공백은 리그 상위권 팀들도 가진 숙제다. 현재 키움이 박병호(삼성 라이온즈) 강정호(은퇴) 유한준(KT 위즈 코치) 서건창(KIA 타이거즈)이 동반 활약하고, 앤디 밴 헤켄과 헨리 소사가 원투 펀치를 맡았던 2014시즌 공격력보다 강한 건 아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KS) 준우승을 차지했던 2022시즌보다는 훨씬 좋은 편이다. 10개 구단 최강 원투 펀치와 타율 기준으로는 가장 탄탄한 2~4번 라인을 구축하고 있는 키움. 전반기는 여러 상황 속에 신인 선수, 젊은 선수 기용을 늘려 세대교체를 도모하려는 방침이 명분을 얻었다. 1라운드(2021년)로 지명한 김휘집을 트레이드 카드로 써 지명권을 확보했을 때도 탱킹(향후 드래프트 상위 순번을 받기 위해 당장 성적을 포기하는 운영)으로 폄하받기 보다는 미래 대비 차원으로 여겨졌다. 그 과정에서 고영우, 원성준, 변상권, 박수종(이상 야수) 김인범, 김윤하, 전준표(이상 투수) 등이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남은 후반기 키움의 운영 기조는 단기적으로라도 '윈-나우(Win-now)' 체제가 돼야 할 것 같다. 선수 자질을 확인하고, 1군에서 기회를 부여하려는 의도는 이미 전반기로 충분했다. 8일 기준으로 5위 SSG 랜더스와의 승차는 5경기에 불과하다. 충분히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릴 수 있는 상황에서 육성을 고집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현재 키움 라인업에선 경험 많은 베테랑이 주전을 맡아주는 게 바람직 한 포지션도 있다. 안 그래도 불펜진이 약한데, 조상우를 트레이드 카드로 쓰는 건 이토록 페이스가 좋은 선수가 많은 상황에서 가을야구를 포기하는 선택이나 다름 없다. 키움은 불펜에 경험 많은 투수가 부족한다는 명백한 약점이 있지만, 선발진과 화력만큼은 5강을 노려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 후반기 키움 성적은 운영이 좌우할 전망이다. 김혜성마저 이적을 예고한 상황.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한다. 전반기 최하위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진귀한 레이스가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7.0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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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다섯 최주환 영입...다시 신·구 조화 노리는 키움

키움 히어로즈는 2023 정규시즌 후반기, 젊은 선수 육성에 매진했다. 팀 순위가 9위까지 떨어진 7월 말, 3선발이었던 최원태를 LG 트윈스에 내주고 유망주 외야수 이주형과 투수 김동헌을 영입하며 '세대교체' 의지를 드러냈다. 8월부터는 전반기 주축 선수로 뛰었던 베테랑 포수 이지영과 내야수 이원석을 퓨처스리그로 내렸다. 에이스 안우진도 지난 9월, 통상적으로 1년 이상 재활 치료가 필요한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키움의 리빌딩 작업은 2024시즌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였다. 그런 키움이 지난 22일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SSG 랜더스 보호 선수 명단(35명)에서 빠진 최주환(35)에게 행사했다. 그는 2023 정규시즌 20홈런을 기록한 내야 장타자지만 이미 30대 중반을 넘어섰다. 키움이 후반기 보여준 운영 방침과는 맞지 않았다. 2021시즌 앞두고 SSG와 자유계약선수(FA) 계약(기간 4년·총액 42억원)을 했던 최주환은 2024시즌 연봉 6억 5000만원을 받는다. 2차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 선수의 보상금은 4억원. 키움은 총 10억 5000만원을 검증된 타자 최주환에게 투자해 공격력을 보강한 것이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우리 팀(키움) 부족한 점을 채워줄 수 있는 최주환을 지명한 건 행운"이라면서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이끌어줘야 팀이 더 단단해질 수 있다"라고 했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낮아진 2023시즌 후반기엔 젊은 선수에게 기회를 많이 주며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유도했지만, 다음 시즌도 리빌딩만 추구하진 않겠다는 의지였다. 2023시즌 팀 주장을 맡았던 이용규, 지난 6월 팀 역대 최초로 다년 계약(기간 2+1년·총액 10억원)을 한 이원석 등 다른 베테랑들도 잘 활용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키움은 항저우 아시안게임(AG) 금메달 획득을 이끌며 병역 특례를 받은 김혜성이 2024시즌도 주전 2루수를 맡는다. 트레이드로 입단해 잠재력을 드러낸 이주형은 이미 '이정후의 후계자'로 기대받고 있다.원래 키움은 예상 전력보다 좋은 성적은 냈던 팀이기도 하다. 이정후가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하며 이탈하지만, 우려보다 전력 저하가 크지 않다. 키움팬들은 그동안 투자에 인색한 팀 운영에 실망감을 느꼈다. 지난 7월 최원태를 트레이드 카드로 썼을 때도 "시즌을 포기했느냐"라며 볼멘소리를 했다.키움은 올 시즌 팀 홈런(61개) 최하위(10위)에 그쳤다. 두 자릿수 홈런을 친 타자가 한 명도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통 큰 투자로 최주환을 영입했다. 신·구 조화를 통해 윈-나우(Win-now)를 추구하는 행보를 보인 키움의 스토브리그에 팬들도 다시 기대감을 갖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1.24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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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강한 켈리 vs 토종 투수 자존심 고영표, 74%를 잡아라

LG 트윈스 케이시 켈리와 KT 위즈 고영표가 한국시리즈(KS) 1차전 기선제압에 나선다. LG와 KT는 7일부터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놓고 7전 4승제의 승부에 돌입한다. LG는 29년 만의 KS 우승에 도전하고, 플레이오프(PO)에서 NC 다이노스에 '리버스 스윕'을 거둔 KT는 2년 만에 정상 등극에 재도전한다. 양 팀 감독이 6일 열린 미디어데이서 공개한 1차전 선발 투수는 예상대로였다. 염경엽 LG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켈리가 구종을 개발해서 더 좋은 투구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우리는 따로 계획이 없고 로테이션 순리대로 간다"고 말했다. 역대 KS에서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74.4%(39번 중 29번)로 높은 만큼 첫 판 승부가 굉장히 중요하다.올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고영표가 앞선다. 고영표는 정규시즌 12승 7패 평균자책점 2.78을 기록했다. 퀼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총 21회로 국내 투수 중 단연 1위(전체 3위)였다. 또한 올해 국내 투수 중 가장 많은 174와 3분의 2이닝을 투구했고, 평균자책점은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2.39)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강점인 제구력도 뛰어나다. 올 시즌 9이닝당 볼넷이 0.98개로 리그에서 가장 적다. 반면 켈리는 올 시즌 10승 7패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했다. 정규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한국 무대에서 뛴 5시즌 중 가장 좋지 않다. 가까스로 두 자릿수 승리(통산 68승)를 달성했고, 평균자책점도 가장 높다. 하지만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후반기 12경기에선 4승 2패 평균자책점 2.90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아담 플럿코가 부상 등의 이유로 등판을 거부하고 고국으로 돌아가, 구단 역대 외국인 최다승 출신인 켈리의 어깨가 더욱 무겁다. 상대 성적과 포스트시즌 성적에선 켈리가 고영표를 앞지른다. 둘 다 올 시즌 서로를 상대로 4차례씩 등판했다. 켈리가 4경기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했고, 고영표는 2패 평균자책점 7.36으로 부진했다. 1차전이 열리는 올해 잠실구장 성적 역시 홈 팀 켈리(6승 4패 ERA 3.65)가 고영표(1승 1패 ERA 4.82)보다 좋다.켈리는 역대 포스트시즌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2.23으로 굉장히 강했다. 가을 야구에서 LG가 믿고 투입하는 첫 번째 카드였다. 반면 고영표는 역대 PS 1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4.14를 올렸는데, 가장 최근 등판이던 지난 2일 플레이오프에서 호투를 펼친 바 있다. KT가 2패로 벼랑 끝에 몰린 NC와 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정규시즌의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3.11.0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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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PS 첫 라운드+최종전 징크스 생길 위기...'강팀' KT가 보여준 저력

KT 위즈가 이번엔 탈락이 걸린 경기에서 승리했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의 승부사 근성도 빛났다. KT는 지난 5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5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0-2로 지고 있던 5회 말 1사 1·3루에서 대타 김민혁이 동점 적시타를 쳤고, 6회 말 무사 만루에서 박병호가 땅볼로 타점을 올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 필승조 손동현·박영현·김재윤이 실점 없이 NC 타선을 막아냈다. KT는 9일부터 LG 트윈스와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를 치른다. KT는 경기 초반 NC에 분위기를 내줬다. 3회 초 수비에서 1사 뒤 유격수 쪽에 흐른 김형준과 김주원의 타구를 유격수 김상수가 처리하지 못했다. 베테랑 김상수도 오전 내내 내린 비로 물을 머금은 그라운드 변수를 극복하지 못했다. 선발 투수 웨스 벤자민은 이 상황에서 손아섭에게 좌전 안타, 서호철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했다. 벤자민은 5회, 김형준에게 2루타, 김주원에게 진루타, 손아섭에게 적시타를 맞고 1점 더 내줬다. KT는 5회 분위기를 바꿨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선 장성우가 우전 2루타를 쳤고, 후속 문상철도 좌전 안타를 치며 1·3루를 만들었다. 이 상황에서 대타 김민혁을 투입했고, 그가 풀카운트 승부 끝에 신민혁 상대 우전 2루타를 치며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강철 감독의 빠른 승부수가 통했다. 경기 뒤 이 감독은 "계속 끌려가면 (역전할) 기회를 만들지 못할 것 같았다"라고 돌아봤다. 이강철 감독과 KT에 모두에 1승 이상, KS 진출 이상의 의미였다. 올해도 단기전 첫 라운드, 그것도 최종전에서 패하면 징크스를 남길 수도 있었다. KT는 지난 시즌 준PO에서도 5차전 승부를 했다. 정규시즌 4위에 올라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KIA 타이거즈를 잡고 3위 키움 히어로즈를 준PO에서 만났다. 1차전에선 4-8로 졌지만, 1차전에서 벤자민이 7이닝 무실점 호투하며 2-0으로 승리했다. 3차전은 다시 2-9로 완패했지만, 4차전은 난타전 끝에 9-6으로 이겼다. 준PO를 5차전으로 끌고 간 KT는 5차전에서 키움에 3-4로 졌다. 키움 에이스 안우진을 상대로 3회까지 2점을 내며 2-1로 앞섰지만, 벤자민이 4회 말 2사 뒤 송성문에게 투런 홈런을 맞고 역전을 허용한 뒤 5회도 만루 위기 이지영의 타석에서 폭투를 내주고 역전을 허용했다. KT는 이후 1점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KT는 이강철 감독 부임 2년 차였던 2020시즌, 정규시즌 2위에 오르며 처음으로 포스트시즌(PS)에 진출했다. 당시 정규시즌 3위이자 '가을 강팀' 두산과 PO를 치렀고, 1승(3패)을 거두는데 그치며 탈락했다. 2021년은 정규시즌 1위에 올랐고, 두산과의 KS에서 시리즈 전적 4승 무패로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은 다시 키움에 업셋 시리즈를 허용했다. 올 시즌도 정규시즌 2위에 올랐고, 19일 휴식기를 갖고 체력을 충전하며 NC를 기다렸다. 하지만 1·2차전에 패했다. 창단 통산 3번째 첫 라운드 탈락이 드리웠다. 5차전 5회 초까지 0-2로 밀리며 2년 연속 최종전(5차전) 패전까지 당할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감독은 과감했고, 선수들은 가장 중요한 순간 저력을 보여줬다. 부담감을 덜어내고 KS 무대를 향할 수 있게 됐다. 5일 PO 5차전이 KT에 갖는 의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1.0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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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60타자 상대 볼넷 2개·ERA 1.10…신민혁이 남긴 '가을의 여운'

지난 8월 24일이었다. 오른손 투수 신민혁(24·NC 다이노스)은 인천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한 가지 변화를 줬다. 팀 동료이자 에이스 에릭 페디의 투구 동작을 벤치마킹, 와인드업 준비 동작에서 약간 허리를 숙인 채 두 손을 얼굴까지 올린 것이다. 사소할 수 있는 작은 변화지만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강점이던 제구가 더욱 예리해졌다.신민혁은 올 시즌 첫 19번의 등판(선발 18경기)에서 9이닝당 볼넷 2.22개를 기록했다. 규정이닝을 채웠다면 KBO리그 6~7위 수준. 토종 에이스 안우진(키움 히어로즈·2.27개)보다 수치가 낮았다. 그런데 투구 폼 수정 후 치른 10경기(선발 6경기) 9이닝당 볼넷은 0.97개 1개가 되지 않았다. 그의 업그레이드는 정규시즌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포스트시즌(PS)에선 달랐다. NC의 ‘가을 돌풍’을 이끈 원동력 중 하나였다.신민혁은 지난달 22일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1차전에 선발 등판, 5와 3분의 2이닝 4피안타 1사사구 무실점했다. 승리 투수는 놓쳤지만, SSG 선발 엘리아스(8이닝 2실점)와의 맞대결에서 밀리지 않았다. 신민혁의 호투를 발판 삼아 준PO 1차전에 승리한 NC는 시리즈를 스윕했다. 그의 활약은 계속됐다. 지난달 31일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PO) 2차전에서 6과 3분의 1이닝 1피안타 무실점 쾌투로 승리를 따냈다. KT 선발 에스 벤자민(5이닝 3실점)과의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PS 2경기 12이닝 무실점. 신민혁은 4일 열린 PO 5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시리즈 전적 2승 2패. 결과에 따라 한국시리즈(KS) 진출 여부가 좌우되는 부담이 큰 경기였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페디의 등판이 불발되자 강인권 NC 감독은 신민혁 카드를 내세웠다. 결과는 4와 3분의 1이닝 2실점. 신민혁은 4회까지 퍼펙트로 KT 타선을 봉쇄했다. 5회 말 1사 1·3루에서 대타 김민혁에게 동점 2타점 2루타를 맞고 교체됐지만 투구 내용은 흠잡을 곳이 없었다. 이날 2-3으로 패한 NC는 ‘리버스 스윕’으로 PO에서 탈락했다. 분루를 삼켰으나 신민혁의 피칭은 긴 여운을 남겼다.신민혁은 PO 2차전이 끝난 뒤 "페디를 따라 한 게 많다"고 말했다. 달라진 투구 동작에 대해서 그는 "서서 준비했을 때는 뭔가 잡생각이 많았는데 '쪼아서(웅크린 채)' 던지니 제구가 확실히 좋아진 거 같다"고 반겼다. 신민혁은 이번 PS 3경기 평균자책점이 1.10(16과 3분의 1이닝 2실점)에 불과하다. 그 배경에는 60타자 상대, 2개의 볼넷만 내준 '핀포인트 제구'가 있다. 페디의 투구 동작을 참고한 사소한 변화가 그의 야구 인생을 바꿨을지 모른다. 강인권 감독은 PO 탈락이 확정된 뒤 "이번 가을야구를 통해 신민혁이 한 단계 발전하는 투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수원=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1.06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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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2년 전 '절친'과 WC 한판 승부…진화한 곽빈은 그때와 다를까

곽빈(두산 베어스)에게 와일드카드(WC) 결정전의 의미는 제법 크다.곽빈은 2년 전 두산의 포스트시즌(PS) 1선발이었다. 성적 순이라기보단 사정이 있었다. 당시 두산의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2선발 최원준은 정규시즌 막판 순위 싸움 때 등판했다. 최종전까지 마치고 4위가 확정된 두산은 선발 로테이션을 조정할 여유가 없었다. 사실상 후반기 3선발 역할을 하던 곽빈만 WC 1차전 등판이 가능했다. 부상에서 돌아와 선발 첫 해였다. 직구 제구가 마음대로 되지 않았을 때다. 그래도 나섰다. 상대도 만만치 않았다. 어린 시절부터 절친하며 서울 지역 양대 강속구 유망주로 꼽혔던 안우진(키움 히어로즈)이었다. 그때 맞대결은 안우진의 승리였다. 안우진이 6과 3분의 1이닝 9탈삼진 2실점을 기록한 반면 곽빈은 4와 3분의 2이닝 4탈삼진 1실점을 남겼다. 실점은 곽빈이 적었으나 안우진의 경기 내용이 워낙 좋았고, 경기도 키움의 승리였다.곽빈은 그해 한국시리즈(KS)에서도 1차전 선발이었다. 역시 만족스럽지는 않았으나 쉽지 않은 경험을 가득 쌓고 2021년을 마감했다. 곽빈은 그때를 두고 "가장 친한 친구와 PS 맞대결을 펼쳤다.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는 기회였다. 어린 나이에 정말 좋은 기회를 경험했다"고 떠올렸다. 2년이 지났다. 곽빈은 그 동안 두 시즌 풀타임 선발 투수로 뛰었다. 아직은 불안하지만, 이제 팀의 국내 에이스라는 호칭이 어색하지 않다. 올 시즌 23경기 12승 7패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했다. 부상과 아시안게임 차출로 규정 이닝은 채우지 못했으나 투구의 질이 뛰어났다. 제구가 되지 않을 때 고전했던 기복도 바뀌고 있다. 구종 비율 변화로 이를 풀어가며 서서히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변화는 숫자로도 나온다. 당시 9이닝당 7.21개에 달했던 볼넷은 지난해 3.66개, 올해 4.10개로 줄었다. 당시 4.10에었던 평균자책점은 지난해 3.78이었고 올해 2점대까지 낮아졌다. 투수 본인도 공이 어디로 갈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불안했던 제구는 서서히 제 자리를 찾아가는 중이다.어색했던 포크볼 대신 체인지업 활용을 늘리고, 팔 각도도 자연스럽다. 공격적인 커브 구사도 시즌 중 재미를 봤다. 제구가 되지 않는 날 다른 방법을 통해 풀어가는 투수가 되어가기 시작했다. 진정한 프로 1군 투수가 되어가는 중이다.곽빈이 짊어진 무게는 2년 전보다 커졌다. 2년 전 팀은 4위였다. 1차전을 져도 2차전에 이기면 됐고, 실제로 그렇게 이겨 준플레이오프에 올랐다. 국내 에이스는 최원준이었다. 사령탑도 백전노장인 김태형 감독이었다. 반면 지금 두산은 5위다. 1차전을 지면, 곽빈이 무너지면 두산의 2023시즌도 끝이다. 국내 에이스도 곽빈 자신이다. 사령탑은 '초보' 이승엽 감독이다. 곽빈은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갔다가 결국 출전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담 증세에 고열까지 찾아왔던 탓이다.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활약하지 못하고도 큰 무대라는 자산을 얻었다면, 항저우에서는 아쉬움과 그만큼의 각오를 얻고 왔을 거다.2년 전과 똑같은 무대로 돌아왔다. 그에게는 2년 동안 달라진 것을 펼치고 항저우에서의 아쉬움을 풀어버릴 기회다. 열쇠는 오롯이 곽빈 본인에게 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0.19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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