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신규 상장사 흥행 참패...제약·바이오 찬바람 '쌩쌩'
제약·바이오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1분기 기업공개(IPO)로 상장한 신규 기업들이 모두 흥행 참패를 맛본 데다 상장 철회 소식들이 연이어 들려오면서 공기가 더욱 무거워졌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제약·바이오 시장의 투자 심리가 냉각기 수준으로 접어들었다. 거래소가 선정한 89개의 제약·바이오 주요 종목들로 구성된 KRX 헬스케어 지수는 2020년 연말 5500포인트까지 오르며 주목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수혜 거품이 빠지기 시작한 지난해부터 하락 곡선을 그리기 시작하더니 지난 2월 15일 3000선까지 무너졌다. 2950.35포인트까지 떨어졌던 지수는 4월 들어 3000포인트 초반에서 횡보 중이다. 올해 1분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긴축 우려로 국내 증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연초 상장한 신규 종목들의 수익률은 공모가 대비 50% 이상으로 대체로 양호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렇지만 제약·바이오주는 예외다. 올해 1분기에 상장한 3개 종목 모두 흥행에 참패했다. 지난 1월 24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애드바이오텍은 공모가가 7000원이었지만 20일 종가 6150원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공모가 희망 범위 하단인 7000원으로 확정되었지만 장이 열리자 급락했고, 2월 3일에는 5110원까지 추락하며 맥을 추지 못했다. 애드바이오텍은 동물용 의약품 회사로 송아지 설사병 예방과 양식 새우 질병 치료 및 예방에 활용되는 특이 난황항체 의약품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바이오에프디엔씨는 지난 2월 21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이 회사는 줄기세포를 활용해 기능성 화장품 제조 등에 사용하는 항노화 원료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특히 프랑스에 기반을 둔 세계 1위 향수 향료 원료기업인 지보단과 함께 헤어 제품의 원료인 동백 식물세포를 수출하는 등 글로벌 공동 마케팅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바이오에프디엔씨의 주가 행보는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다. 공모가가 희망가의 하단인 2만8000원으로 책정됐고, 단 한 차례도 공모가를 상회하지 못하고 있다. 20일 종가 1만9500원으로 공모가 대비 30% 하락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있다. 진단검사 플랫폼 기업 노을은 지난 3월 3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가 당초 희망가 하단에 못 미치는 1만 원으로 확정됐다. 기관 투자자 경쟁률이 31.5대 1에 그칠 정도로 관심을 끌지 못했다. 노을 관계자는 “최근 주식시장 침체 분위기와 작년부터 바이오 기업의 주가가 부진한 점을 고려해 공모가를 시장 상황에 맞추어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노을은 상장 시초가가 공모가를 하회했고, 상장 첫날 8% 정도 하락한 9210원으로 마감했다. 이후 하락 곡선을 그리더니 20일 7960원으로 장을 마쳤다. 2015년 설립된 노을은 내장형 인공지능(AI) 기술과 원천 기술 등을 기반으로 혈액과 조직세포를 분석해 질병을 진단하는 플랫폼을 갖고 있다. 2분기에는 제약·바이오 기업 중 알피바이오와 원텍의 상장이 예고되고 있다. 알파바이오는 연질 캡슐 제형의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제조업체다. 원텍은 피부 미용과 관련한 레이저·초음파 의료기기 제조·판매 업체다. 그러나 현재 분위기로는 이들 신규 업체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기술수출로 2조원에 달하는 성과를 올린 ‘유니콘 특례’ 업체로 기대를 모았던 보로노이의 상장 철회로 시장이 급속히 냉각됐다. 상장 심사 조건이 까다로워졌고 기술력을 인정받아도 신약 출시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에 예전과 같은 흥행을 기대하기 어려워진 분위기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4.21 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