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경주마 ‘아침해’ 이야기, 어린이 연극으로 재탄생
한국전쟁 당시 미 해병대 수송마로 이름을 알린 ‘아침해’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어린이 연극으로 재탄생한다. 극단 ‘모시는 사람들’은 전쟁 속에 피어난 ‘아침해’와 7살 순이의 우정을 그린 연극 ‘내꺼야’를 오는 10~11일 매일 2회(오후 1시, 4시)에 걸쳐 과천 시민회관 소극장에서 선보인다. 극장 로비에서는 과천문화원과 함께 1950년~1970년대 생활모습을 보여주는 사진전도 함께 열린다. ‘내꺼야’는 ‘아침해’에 얽힌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아침해’는 1950년대 서울 신설동 경마장에서 활동하던 경주마였다. 소년 마주 김흑문은 ‘아침해’를 무척 아꼈지만 지뢰를 밟아 장애인이 된 누이 김정순의 의족 마련을 위해 250달러를 받고 미 해병대에 ‘아침해’를 팔면서 ‘아침해’는 1952년 미 해병대에 입대하게 된다. 400kg 밖에 안 되는 이 작은 암말은 총알과 포탄이 난무하는 전쟁터에서 수백차례 무기와 탄약을 운반하는 임무를 맡았다. ‘무모하도록’ 용감하다하여 ‘레클리스(reckless)’라는 영어 이름도 얻었다. 1959년 미군 최초의 말 하사관이 된 ‘아침해’는 ‘라이프’지 선정 세계 100대 영웅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7월 美 버지니아주 국립 해병대 박물관에는 ‘아침해’를 기리는 기념관과 동상까지 세워졌다. 이 연극보다 더 연극 같은 실화는 연극 ‘내꺼야’에서 7살 소녀 순이와 ‘아침해’의 이야기로 각색된다. 전쟁으로 가족과 뿔뿔이 흩어진 순이는 유일한 친구인 ‘아침해’마저 미군에게 팔리며 이별하게 된다. ‘내꺼야’는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루면서 전쟁이라는 배경 속에서 인간과 동물의 우정, 동물의 인간을 향한 이타심을 이야기 한다. 연극 ‘내꺼야’의 최대 매력은 어린이들에게 낯선 ‘한국전쟁’ 이야기를 ‘아침해’라는 말을 통해 할머니가 이야기 들려주듯 쉽고 재미있게 전달한다는 점이다. 특히 전쟁 씬의 경우 한국전쟁 당시 영상을 활용하는 다큐멘터리 기법을 적용해 극적 사실감을 높였다. 극단 ‘모시는사람들’ 김정숙 대표는 “과천의 대표 브랜드인 ‘경마’와 ‘말’을 주제로 만든 작품이라 더욱 애착을 가지고 제작했다”면서 “‘내꺼야’는 배우들의 연기에 사진, 영상, 50년대 동요 등 다양한 요소를 접목시켜 어린이들이 한국전쟁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전쟁을 겪은 세대와 정전 후 세대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하는 연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문의:극단 모시는사람들 02-507-6487).채준 기자 doorian@joongang,co,kr
2014.01.03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