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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리포트] 프로야구단이 NFT를 활용하는 방법

지난해 5월, 스포츠 수집품 제조사 TOPPS는 NFT(Non-Fungible Token) 하나를 제작했다. 1952년에 발행된 뉴욕 양키스 레전드 미키 맨틀의 루키 카드였다. 해당 NFT는 마켓 플레이스 ‘Opensea’에서 47만 달러(6억원)가 넘는 경매가를 기록했다. 스포츠 NFT 시장이 얼마나 컸는지 보여주는 일화다.그로부터 두 달 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선수 사진과 경기 명장면 등을 NFT로 제작하는 서비스 '크볼렉트'를 출시했다. 팬들은 획득한 NFT를 거래소 ‘업비트’를 통해 사고팔 수 있다. 웹 3.0 시대의 화두인 NFT가 한국 프로야구에도 상륙했다는 걸 보여준 사례다.크볼렉트가 출시 1주년을 향해가는 사이 글로벌 NFT 시장은 하락세를 맞이했다. 2022년 4월만 해도 NFT 월 단위 구매자 수는 약 110만 명에 달했는데 이달 기준으로는 약 38만 명에 불과하다. NFT의 인기 하락 및 부작용에도 기업들은 NFT 활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신 이들은 NFT를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바라본다. NFT를 발행해 투자 자산으로 삼기보다 팬덤 강화, 정품 인증 등의 용도로 활용 중이다. 프로야구 역시 마찬가지다. NFT를 통한 팬 등급화 NFT 소유자들끼리는 커뮤니티가 형성되기 쉽다. 대다수의 NFT가 한정 수량으로 판매되기 때문이다. 일부 연예인들은 NFT를 발행해 특별한 상위 팬덤을 구축하기도 한다. 선미의 ‘선미야 클럽’, 싸이의 ‘싸이거’ NFT가 대표 사례다. 같은 팬덤 문화에 기반을 두는 야구단 역시 이를 벤치마킹할 수 있다. 한화 이글스는 마스코트 ‘수리’로 NFT를 만들어 ‘수리 크루십’이라는 멤버십을 신설했다. 구매자들은 선입장, 매장 식음료 할인, 이벤트 투표권 등의 혜택을 받는다. 수리 크루십은 의미 있는 시도였지만, 보완점도 남겼다. 일단 기존 멤버십과 혜택 정리가 부족했다. 현재 한화 멤버십은 수리크루십을 포함해 4가지가 있는데, 멤버십별로 이름·혜택·가입 방법이 다 달라 혼동을 일으킨다. 통일된 네이밍 체계, 누적식 혜택으로 멤버십을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해 보인다. 디자인도 아쉽다. 일반적으로 NFT는 눈코입, 옷, 오브젝트 등을 여러 개 모델링한 다음 무작위로 조합해 만든다. 따라서 적절한 필터링을 거치지 않을 경우 괴이한 NFT가 등장하기도 한다. 수리 크루십도 마찬가지였는데, 한화는 이를 ‘망한 수리 대회’ 이벤트를 개최해 유쾌하게 풀어냈다. 그래도 통상 디자인은 아름다울 때 소비자의 구매 의욕을 올리는 법이다. 다수의 전문가들도 선미 NFT의 ‘1초 완판’ 비결로 디자인을 꼽았다. 두 요소만 개선된다면 NFT는 선망 요소를 바탕으로 야구단의 강력한 팬덤을 구축하는 데 더없이 좋은 수단이다.NFT가 불러온 생산 시스템 변화NFT를 활용해 생산 시스템을 새로 정립하는 기업도 많아지고 있다. 전통적 생산 방식은 예상 판매량을 도출한 후 제품을 찍어냈다. 판매량이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 이는 고스란히 재고가 됐다.이제 몇몇 기업은 상품 출시 전 NFT를 선판매한다. 그리고 NFT 판매량에 맞춰 실제 제품을 후생산한다. 선판매를 활용하면 기업은 재고를 최소화할 수 있다. 선결제가 이뤄지기에 자금 조달도 빨라진다.일례로 국내 한 가방 브랜드는 서류 가방 재판매에 앞서 NFT를 발행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이 가방을 들고나오며 제품이 완판된 탓이다. 이 업체는 국내 NFT 마켓 플레이스 ‘메타파이’와 손을 잡고 가방 구매권을 판매했다. 이처럼 NFT 선판매는 품절 상품을 재입고할 때, 재고 위험으로 인해 대량 생산이 어려울 때, 원재료 공급에 시간이 걸릴 때 도움을 줄 수 있다.프로야구단 굿즈 판매에도 적용 가능하다. 프로야구단 상품에는 양극화가 심하다.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거나 인기 브랜드와 콜라보한 굿즈는 일찌감치 완판된다. SSG 랜더스의 스타벅스 유니폼과 KIA 타이거즈의 무직 타이거 콜라보 굿즈가 대표적이다.반대로 지난 시즌 미처 다 판매하지 못한 유니폼과 어센틱 의류는 사정이 다르다. 구단은 대규모 할인을 통해 이 재고를 처리해 왔다. NFT 선판매 방식이 도입된다면 수요와 공급을 맞추기 쉬워진다. 이를 통해 이익 극대화 및 재고 최소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물론 소비자가 긴 배송 기간을 감내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서다.피지털(Phygital) NFT의 등장 이러니저러니 해도 NFT의 핵심 가치는 소유다. 최근에는 한층 더 몰입된 소유감을 동반하는 ‘피지털(Physical+Digital) NFT’가 주목받고 있다. 이는 무형의 IP를 실물 상품으로 만들어낸 자산을 뜻한다. 일례로 미국프로농구(NBA) 하이라이트 장면 기반 NFT인 NBA 탑 샷은 ‘인피니티 오브젝트’라는 액자를 출시했다. 액자 안의 스크린에서는 본인이 소유한 NFT의 장면이 재생된다. 한화 이글스의 수리 NFT도 실물로 제작하면 어떨까? 마이애미 말린스 홈구장에는 ‘버블헤드 박물관’이 명소로 꼽힌다. 이곳에는 약 1000개의 선수 버블헤드가 진열되어 있다. 이처럼 베이스볼 드림파크에 수리 NFT 모형을 전시할 수도 있다. ‘독수리 둥지’같은 이름을 붙이고 한화 홈구장의 명소로 홍보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NFT의 실물화가 이루어진다면 팬들에게 시각적인 즐거움을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NFT의 인지도가 동반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크볼렉트가 출시됐을 때 KBO는 NFT를 오직 자산으로만 여겼다. 최근에는 NFT 활용 영역이 기념물까지 확장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는 이대호의 은퇴를 앞두고 포토카드형 NFT를 한정 발행했다. KT 위즈와 SSG 랜더스는 우승 기념 NFT를 제작했다. 사고파는 거래 대상을 넘어 블록체인 기술의 집약체로 NFT를 바라보면 훨씬 다양한 가능성이 열린다. 팬덤 등급화, 굿즈 생산 모델 재정립, 홈구장 명소와 같은 아이디어는 일부일 뿐이다. 앞으로 프로야구단이 NFT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 팬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하길 바라본다. 야구공작소 조훈희 칼럼니스트 2023.07.26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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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문의 진심 합심] 매달 첫 경기가 개막전? 트윈스의 프레시 스타트 전략

2012년 구글이 한창 잘 나갑니다. 그해 처음으로 매출액이 500억 달러를 돌파합니다. 그런 구글이 당시 몇몇 경제학자를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 뷰의 본사로 초대합니다. 학자들을 모은 구글의 인사담당 부사장 프라사드 세티는 이렇게 말합니다. "회사는 직원들의 삶과 업무를 동시에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회사 내 여러 운동시설도 갖췄습니다. 흡연, 건강에 해로운 식생활 등 문제 해결을 위한 교육 과정도 만들었고요. 여기에 회사 돈을 많이 들였는데 직원들 참여도가 너무 낮아요." 그는 또 "홍보가 안됐고, 직원들이 너무 바빠 참여할 시간이 없는 것 같아요. 직원들에게 새로운 프로그램을 제안하려면 언제가 좋은 타이밍일까요?"라고 묻습니다. 초청된 학자 중 케이티 밀크먼(Katy Milkman)이 있습니다. 펜실베니아 대학 와튼 스쿨 교수로, 행동과학 전문가입니다. 행동과학은 합리적 선택이란 고전 경제학의 믿음을 깨고, 인간의 비합리성과 편향(bias)으로 기울어진 현실 인간의 심리에 주목합니다. 이를 역이용해 보다 나은 의사결정을 돕는 학문입니다. 밀크먼은 좋은 루틴을 설계하는 디테일에 강합니다. 뒤집으면 그의 연구는 '나쁜 습관'을 깨뜨리는 데도 유용합니다. 밀크먼은 구글에 직원들의 습관 설계의 방법으로, 새로운 시점을 잡는 방법 등을 제안합니다.개념은 어렵지 않습니다. 다이어트나 학원 등록, 금연 등 일상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를 세울 때 여러분은 어떻게 하세요? 생일이나 새로운 한 달의 첫날, 연휴 이후, 학기 초, 새해 첫날에 맞추지 않나요? 이사나 직장을 옮기고, 부서를 바꿀 때 결심을 실행하기도 합니다. 지금껏 해온 것과 작별하고 백지에서 새 출발하겠다는 마음을 시점과 연결시킵니다. 자신의 마음에 새로운 달력이 만들어 집니다. 심리적 재도전의 기회를 특정 시점과 결합, 과거와 단절하는 시도라고 밀크먼은 설명합니다. '새로운 시작효과(fresh start effect)'라고 부릅니다.좋은 타이밍에 맞춰 새로 시작하는 것과 관련, 최근에 읽은 야구 기사가 떠올랐습니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의 말입니다. "매달 시작하는 경기가 개막전이라고 생각하자, 다음 달이면 승패가 초기화되고, 다시 개막전 치른다고 생각하자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염 감독님은 밀크먼이 구글에 제시한 '새로운 시작효과'를 오랜 현장경험으로 체득한 것 같습니다. 7개월여 144경기라는 시즌의 긴 항해를 견디기 위해 한달 단위로 목표를 나누고, 그 한달의 첫 경기를 '개막전'으로 다시 시작하자는 염 감독의 의도는 행동과학에서 제시하는 전략적인 목표 설계(이름 붙이기, 신호기반 계획짜기 등)와 유사합니다. 전략가 답습니다. 매달 첫 경기를 그냥 '00월의 첫날'이 아니라 개막전으로 이름 붙인 것은 초심으로 찾고, 동기부여와 분위기 전환을 두루 의도한 시도로 읽힙니다. 가령 여러분이 수영을 시작했다면 '수영 1일차'라고 하지 않고 '돌고래 수영 1일차'라고 규정하면 더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돌고래 같은 몸매와 웨이브 실력을 떠올리며 목표의식을 자극하는 것이 네이밍(naming)의 힘이자, 넛지(nudge)의 일종입니다.그러나 생각, 목표, 교육, 지시만으론 구성원 대부분의 행동 변화가 지속되긴 어렵습니다. 멤버의 다양한 패턴, 여러 변수를 분석해 구성원의 도움과 협력을 끌어낼 제도, 장치를 마련하라는 것도 행동과학의 조언입니다. 지난달 부진한 선수를 새 달에 맞춰 리셋시키는 평가, 보상책을 만드는 것도 방법입니다. 제가 있던 팀에서 2013년 창단 첫 시즌, 첫 한 달의 악몽(4승17패)을 반전시킬 때 효과를 봤습니다. 그러나 구성원 저마다 처한 상황이 달라 제도의 설계는 조심스럽습니다. 손해가 생기는 누군가는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손실회피 성향, 이 역시 행동과학에서 깊이 연구하는 주제입니다. 야구에선 타자가 희생번트를 해도 타율의 손해를 보지 않습니다. 다른 선택의 기회가 희생되어도 야구규칙 덕분에 기록의 희생까지 강요되진 않습니다. 제도가 야구의 팀 플레이 정신을 챙깁니다. 매달 첫 경기가 개막전이 되는 트윈스의 시도에 주목합니다. 어떻게 디자인했고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궁금합니다.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AC)다. 2023.05.1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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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번스 버리나…SSG 일렉트로스 상표권 출원

신세계그룹이 인수한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의 팀 이름이 바뀔 전망이다. 새 팀 명에 대한 야구팬들의 관심이 큰 가운데, 신세계그룹은 '일렉트로스'라는 이름에 대한 상표권을 출원했다. 신세계그룹은 "야구단 네이밍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논의되는 여러 후보 중 상표권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된 '일렉트로스'에 대해 상표권을 출원했다"고 1일 밝혔다. 일렉트로스는 이마트의 가전 전문점인 '일렉트로 마트'와 일렉트로 마트의 캐릭터인 '일렉트로맨'과 관계가 있는 이름이다. 신세계그룹이 사용할 회사명으로 '신세계', '이마트', 'SSG' 등이 거론된다. 이 가운데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쇼핑몰인 'SSG닷컴'을 홍보하기 위해 'SSG'를 팀 명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일렉트로스'를 상표권 출원한 점을 고려할 때 'SSG 일렉트로스'가 새로운 구단의 이름이 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프로야구 역사를 보면, 구단 인수가 이뤄질 때는 팀 명도 함께 바뀌었다. 그러나 2001년 KIA가 해태를 인수하면서 타이거즈라는 팀 명을 계승한 바도 있다. 일부 SK 와이번스 팬들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SNS에 "와이번스라는 이름을 계속 써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야구단 이름은 여전히 논의 중"이라면서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김식 기자 2021.02.0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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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야구단 이름은 'SSG 일렉트로스'?…상표권 출원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신세계그룹이 인수한 프로야구단 SK 와이번스의 새 이름에 야구팬들의 관심이 큰 가운데 신세계가 '일렉트로스'라는 이름에 대한 상표권을 출원해 눈길을 끈다.신세계그룹은 1일 "야구단 네이밍(이름 짓기)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논의되고 있는 여러 후보 중 상표권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된 '일렉트로스'에 대해 상표권을 출원했다"고 밝혔다.일렉트로스는 이마트의 가전 전문점인 '일렉트로 마트'와 일렉트로 마트의 캐릭터인 '일렉트로맨'과 관계가 있는 이름이다.신세계그룹이 야구단 팀명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름으로는 '신세계', '이마트', 'SSG'가 있다. 프로야구계에서는 이 중 신세계의 온라인 쇼핑몰인 'SSG닷컴'을 알리기 위해 'SSG'를 팀명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여기에 '일렉트로스'를 상표권 출원한 점을 고려할 때 'SSG 일렉트로스'가 새로운 구단의 이름이 될 가능성도 있다.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야구단 이름은 여전히 논의 중"이라면서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온라인 일간스포츠 2021.02.01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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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SK와이번스 구단 인수…MOU 체결

신세계그룹이 인천 SK와이번스 프로야구단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KBO 한국 프로야구 신규 회원 가입을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신세계그룹과 SK텔레콤은 이날 SK와이번스 야구단을 신세계그룹이 인수하는데 합의하고, 관련 MOU를 체결했다. 이마트가 SKT가 보유하고 있는 SK와이번스 지분 100%를 인수하게 되며, 연고지는 인천으로 유지한다. 또 코칭 스태프를 비롯한 선수단과 프론트 역시 100% 고용 승계해 SK와이번스가 쌓아온 인천 야구의 헤리티지를 이어간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온오프라인 통합과 온라인 시장의 확장을 위해 수년 전부터 프로야구단 인수를 타진해왔다"며 "기존 고객과 야구팬들의 교차점과 공유 경험이 커서 상호간의 시너지가 클 것으로 판단해 SK와이번스 인수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이날 MOU체결에 따라 야구단 인수 관련 움직임도 빨라질 전망이다. 양 사는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인천광역시 등과의 협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또 최대한 빠르게 구단 출범과 관련된 실무 협의를 마무리하고 오는 4월 개막하는 2021 KBO 정규시즌 개막 준비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미 창단 준비를 위한 실무팀을 구성했으며, 시즌 개막에 맞춰 차질없이 준비를 이어갈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구단 네이밍과 엠블럼, 캐릭터 등도 조만간 확정하고, 3월 중 정식으로 출범할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향후 투자 계획도 밝혔다. 먼저 프로야구 팬들의 야구 보는 즐거움을 위해 신세계그룹의 고객 경험과 노하우를 접목한 ‘라이프 스타일 센터’로 야구장을 진화시킬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야구장을 찾은 팬들이 야구뿐만 아니라 신세계그룹이 선보여 온 다양한 서비스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도록하여 야구 보는 재미를 한층 더 배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프로야구 1000만 관중 시대를 야구 팬들과 함께 만들어가기 위해 팬과 지역사회, 관계기관의 의견을 수렴하여 장기적으로 돔을 포함한 다목적 시설 건립을 추진하는 등 인프라 확대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외에도 훈련 시설 확충을 통해 좋은 선수를 발굴·육성하고, 선수단의 기량 향상을 돕기 위한 시설 개선에도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아울러 신세계그룹은 상품 개발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식품과 생활용품, 반려동물용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 소개함으로써 야구장 밖에서도 더 많은 사람들이 프로야구를 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1.01.2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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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을 향한 비난 쇄도…야구단도, 스폰서도 사면초가

팬 사찰 의혹을 받는 키움 히어로즈가 한국야구위원회(KBO) 상벌위원회에 회부됐다. KBO는 22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어 키움의 팬 사찰 의혹에 대한 징계를 논의한다. 키움 구단이 상벌위원회 안건으로 올라간 건 지난 3월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옥중 경영' 의혹 이후 9개월 만이다. 당시엔 제재금 20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이번 상벌위원회 쟁점은 민감하다. 전례를 찾기 힘든 '사찰'이라는 단어가 언급된다. 키움 출신 베테랑 이택근(40)은 "구단이 팬을 사찰했다"고 주장하며 KBO에 '키움 구단을 징계해달라'는 품위손상 징계요청서를 제출(본지 12월 10일 단독 보도)한 상태다. 이택근은 시즌 뒤 구단으로부터 방출돼 사실상 은퇴 수순을 밟고 있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해 6월 불거진 허민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의 2군 캐치볼 영상이었다. 당시 키움 선수를 상대로 공을 던지는 허민 의장 영상이 방송에 공개돼 파장이 컸다. "갑질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여론이 나빴다. 그러자 키움 구단이 CCTV를 동원해 영상을 촬영한 특정 팬을 사찰했다는 게 이택근의 얘기다. 구단은 "사찰이 아니다"라고 맞섰지만, 관련 녹취록이 공개돼 이택근 주장에 힘이 실렸다. 키움은 야구계 안팎에서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 지난 11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는 입장문을 통해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일명 '야구놀이'를 강요하고 있는 키움에 유감을 표하며 갑질 및 비상식적인 지시를 당장 멈출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키움 구단에 강력한 징계를 내려줄 것을 KBO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사흘 뒤인 14일에는 야구 원로들의 모임인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한은회)가 나섰다. 한은회는 '불법으로 팬을 사찰하는 등의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한국 프로야구 존재 이유인 팬을 감시하고 불법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행위는 있어서는 안 된다. 조사를 통해 마땅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키움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조처를 해줄 것을 KBO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선수협과 한은회가 "징계를 요청한다"는 한목소리를 내면서 키움을 향한 여론이 부정적으로 기울었다. 키움 구단의 스폰서인 키움증권으로선 현재 상황이 매우 난감하다. 모기업이 없는 히어로즈는 2019년부터 5년 동안 키움증권에 네이밍 라이츠(Naming rights, 팀명에 기업명을 붙이는 권리)를 팔았다. 이 대가로 키움증권은 야구단에 연 100억원씩 총 500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다. 올해로 두 번째 시즌을 보냈다. 향후 3년간 300억원을 더 투자해야 한다.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는 2019년 1월 열린 구단 출범식에서 "키움과 히어로즈는 유사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키움은 IT와 금융이 융합된 새로운 디지털 금융회사로 전무후무한 14년째 1위를 기록 중이다. 계열사가 각 부분에서 확고한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히어로즈는 거대한 그룹사와 별도로 독립된 구단으로 네이밍 스폰서라는 독특하고 창의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연이은 구설로 인해 네이밍 라이츠 홍보 효과에 대한 물음표가 찍혔다. 키움증권의 모회사 격인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책임론까지 불거질 경우 사면초가에 빠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야구계 안팎에서는 "이 정도 문제라면 계약을 파기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KBO는 지난 3월 '옥중 경영' 의혹과 관련한 상벌위원회 결과를 발표하며 한 가지를 강조했다. '향후 리그의 가치를 훼손하는 중대한 사안이 발생할 경우 사안에 따라 이사회와 총회에 안건으로 상정해 지명권 박탈, 제명 등 KBO 규약이 정한 범위 내에서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엄벌을 예고했다. 상벌위원회 결과에 따라 키움증권의 대응도 공식화될 수 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12.2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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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은의 야野·생生·화話] 키움증권은 ‘노이즈 마케팅’에 200억원 썼다

서울 히어로즈 야구단은 지난 일주일간 야구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팀은 메인 스폰서 키움증권의 간판을 걸고 ‘키움’이라는 이름으로 프로야구 KBO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키움증권과 히어로즈 구단은 태생부터 닮았다. 증권사는 대개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회사의 계열사로 출발한다. 독립기업인 키움증권은 처음부터 기댈 언덕이 없었다. 점포 없는 증권사로 시작했고, 20년간 온라인 특화 서비스로 성장했다. KBO 리그 야구단도 대부분 그렇다. 삼성, SK, LG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이 야구단을 운영한다. 시가총액 2조원 규모의 키움증권은 엄두를 내기 힘든 사업이다. 키움증권은 대신 2019시즌을 앞두고 독립 야구기업 히어로즈와 손잡았다. 2023시즌까지 연 100억원씩 5년간 지원하는 조건으로 야구단 네이밍권을 샀다. 키움증권은 이 계약을 통해 브랜드 홍보와 이미지 제고 효과를 누리려 했을 것이다. 실제로 키움증권은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 프로야구를 등에 업고 이전보다 지명도가 높아졌다. 내로라하는 대기업 팀보다 더 좋은 성적도 냈다. 다만 지난 2년간 야구단에 투자한 200억원이 ‘키움’ 브랜드의 신뢰도도 높였는지는 미지수다. 수감 중인 전 대표이사의 ‘옥중경영’ 의혹, 과도한 보수를 받다 물러난 임원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중도 퇴진한 감독…. 야구단은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허민(44) 이사회 의장의 ‘구단 사유화’ 논란까지 일었다. 발단은 지난해 6월의 ‘야구놀이’다. 키움 2군 훈련장을 방문한 허민 의장은 훈련시간이 끝난 뒤 일부 선수를 타석에 세워놓고 공을 던졌다. 이 장면을 담은 영상이 한 방송사를 통해 공개됐다. 키움 구단은 일단 대외적으로 사과했다. 키움에서 뛰다가 은퇴한 이택근(40)은 최근 KBO에 ‘키움 구단과 관계자에 관한 품위손상 징계 요구서’를 제출했다. 그는 “구단이 불법적으로 설치한 자체 CCTV를 사찰해 그 영상 촬영자가 내 팬이라는 점을 찾아냈다. 이후 내게 그 팬의 개인 정보를 요구하고 영상 제보 여부를 캐물었다”고 썼다. 키움은 이택근의 주장을 부인했다. 하지만 구단 해명과 상반된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됐다. 구단 임원진이 이 팬의 사진을 공유하고 대응 방법을 논의한 모바일 메신저 채팅 내용도 속속 드러났다. 거짓 해명으로 망신살까지 뻗쳤다. 마침내 현역 및 은퇴 선수들이 한목소리로 야구단 행태를 규탄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와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는 11, 14일 각각 성명을 발표했다. 두 단체는 “히어로즈가 계속되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이른바 ‘야구놀이’를 강요하고 있는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 키움 구단은 선수에 대한 갑질 및 비상식적인 지시를 당장 멈출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KBO에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조처도 요청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단은 사과도, 해명도 없이 철저히 침묵한다. 거짓말이 들통나면 대응하지 않는 게 키움 구단의 변함없는 방식이다. 구단이 운영을 잘못해도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모기업이 없어서 그렇다. 팀 내에 만연한 ‘도덕 불감증’은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야구단에 이름까지 내준 ‘메인’ 스폰서 키움증권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쏟아지는 비난을 ‘노이즈 마케팅’이라 생각하고 남은 300억원을 순순히 건네야 할까. 히어로즈 야구단은 키움증권이 회사의 이름과 명예를 걸고 ‘투자’하는 ‘주요 종목’이다. 그런 종목 리스크 관리도 이뤄지지 않는 키움증권이라면 고객은 누굴 믿어야 할까. 배영은 야구팀장 bae.youngeun@joongang.co.kr 2020.12.1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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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은 '노이즈 마케팅'에 200억원을 썼다

서울 히어로즈 야구단은 지난 일주일간 야구계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팀은 메인 스폰서 키움증권의 간판을 걸고 '키움'이라는 이름으로 KBO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키움증권과 히어로즈 구단은 태생부터 닮았다. 대부분 증권사가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회사의 계열사로 출발한다. 독립 기업인 키움증권은 처음부터 기댈 언덕이 없었다. 점포 없는 증권사로 시작했고, 20년간 온라인 특화 서비스를 통해 성장해왔다. KBO리그 야구단도 대부분 그렇다. 삼성, SK, LG, 기아자동차 등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야구단을 운영한다. 시총 2조원 규모의 키움증권은 엄두도 낼 수 없는 사업이다. 대신 지난해부터 독립 야구 기업 히어로즈와 손을 잡았다. 2023시즌까지 연 100억원을 5년간 지원하는 조건으로 야구단 네이밍 권리를 샀다. 키움증권은 아마도 이 계약을 통해 브랜드 홍보와 이미지 제고 효과를 누리려 했을 것이다. 실제로 키움증권의 이름은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를 등에 업고 이전보다 훨씬 유명해졌다. 내로라하는 대기업 팀보다 더 좋은 성적도 냈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야구단에 투자한 200억원이 '키움' 브랜드의 신뢰도를 높였는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구속 수감 중인 전 대표이사의 '옥중경영' 의혹, 과도한 보수를 받다 조용히 사라진 임원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중도 퇴진한 감독…. 구단은 끊임없이 잡음을 일으켰다. 여기에 이젠 허민(44) 이사회 의장의 '구단 사유화' 논란까지 불거졌다. 발단은 지난해 6월 벌어진 '야구놀이' 사건이다. 키움 2군 훈련장을 방문한 허 의장은 훈련을 끝낸 일부 선수를 타석에 세우고 공을 던졌다. 이 장면을 담은 영상이 한 방송사를 통해 공개되자, 키움 구단은 일단 대외적으로 사과했다. 그러나 키움에서 오래 뛰다 은퇴한 이택근(40)은 최근 KBO에 '키움 구단과 관계자에 관한 품위손상 징계 요구서'를 제출했다. 그는 이 문서를 통해 "구단이 불법적으로 설치한 자체 CCTV를 사찰해 영상 촬영자가 내 팬이라는 점을 찾아냈다. 이후 내게 그 팬의 개인 정보를 요구하고 영상 제보 여부를 캐물었다"고 고발했다. 키움은 9일 즉각 장문의 보도자료를 내 이 내용을 공식 부인했다. 그런데 몇 시간 뒤 구단 주장과는 상반된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돼 파장이 커졌다. 이튿날에는 구단 임원진이 이 팬의 사진을 공유하면서 대응 방법을 논의한 모바일 메신저 채팅방 내용도 세간에 알려졌다. 거짓 해명으로 망신까지 산, 최악의 대처였다. 현역 선수들과 은퇴 선수들이 입을 모아 야구단을 규탄하고 나섰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와 한국프로야구은퇴선수협회(한은회)는 11일과 14일 각각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두 단체는 "키움 구단이 계속되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프로야구 선수에게 이른바 '야구놀이'를 강요하고 있는 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 선수에 대한 갑질 및 비상식적인 지시를 당장 멈출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또 KBO에 철저한 조사와 엄정한 조처를 요청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물론 키움 구단은 이 모든 일과 관련해 철저히 침묵하고 있다. 사과도, 해명도 없다. 거짓말을 들키면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게 키움 구단의 전통이자 특징이다. 구단이 팀을 잘못 운영해도 철퇴를 내릴 모기업이 없어서 그렇다. 팀 내에 만연한 '도덕 불감증'은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히어로즈 구단은 키움증권이 거액을 투자하는 '주요 종목'이다. 그런데도 리스크 관리에 매번 실패하고 있다. 유일한 자랑이던 성적조차 점점 하락세다. 야구단의 메인 스폰서인 키움증권은 이제 어떤 대처를 해야 할까. 바닥에 떨어진 야구단의 신용등급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만 봐야 할까. 앞으로도 계속될 '노이즈 마케팅'을 위해 약속된 300억원을 말없이 건네야 할까. 메인 스폰서로서 잃어버린 권리와 책임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2020.12.15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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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식의 엔드게임] 키움증권은 왜 논란을 키우나

손혁 키움 감독의 사퇴로 인해 큰 피해를 보는 주체가 있다. 구단의 스폰서 키움증권이다. 손 감독이 경질(형식은 자진 사퇴)되는 과정을 본 야구인들과 팬들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 야구인들과 팬들이 화내고 욕하는 대상은 야구단이다. 비난이 향하는 지점은 실질적으로 야구단을 이끄는 허민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과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수감 중인 최대주주 이장석 전 대표다. 그러나 분노는 '키움'이라는 이름으로 표출된다. 키움증권은 히어로즈 야구단의 스폰서다. 이장석 전 대표가 2008년 야구단을 창단하면서 만든 수익모델이 바로 '네이밍 스폰서'다. 구단 이름을 팔아 돈을 받는 구조다. 우리담배(2008년), 넥센타이어(2010~2018년)에 이어 지난해부터 키움증권이 야구단에 돈을 대고 있다. 키움증권은 연 100억원을 5년 동안 지원하는 계약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스폰서가 야구단에 총 500억원을 쓰는 이유는 단 하나, 브랜드 이미지 제고다. KBO리그는 홍보 효과를 누리기에 아주 뛰어난 플랫폼이다. 국내 최고의 인기 스포츠 프로야구는 거의 매일 열리고, 전 경기가 중계된다. 지난해까지 매년 1000만 명 가까운 팬들이 야구장을 찾았다. 신문과 TV, 인터넷은 1년 내내 야구 뉴스로 넘쳐난다. 시총 2조원 규모의 키움증권이 한국을 대표하는 재벌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무대가 KBO리그다. 야구단을 소유하지 않으면서도 계약 기간에는 '키움'이라는 간판을 내걸 수 있다. 야구단 오너와 스폰서의 윈-윈 전략이다. 야구단이 정상적으로 운영된다면, 그래서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는다면 그렇다. 키움증권은 지난 2년 동안 충분히 유명해졌다. 세계적인 기업인 삼성·SK·LG가 소유하고 운영하는 팀보다 성적이 좋았다. 박병호·이정후 등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들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의 활황과 맞물려서 이제 키움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업계에서의 위상과 500억원이라는 투자 규모를 보면 키움증권은 인지도만 높아졌다고 마케팅 목표를 이뤘다고 볼 수 없다. 키움 브랜드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고, 비호감도를 낮추는 게 야구단을 지원하는 이유일 것이다. 키움 야구단이 연이어 사고를 치고 있는 가운데, 키움증권이 침묵하는 이유가 그래서 궁금하다. 업계 관행에 따라 키움증권과 히어로즈의 계약에는 브랜드 이미지 실추를 막을 수 있는 조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난 2년 동안 키움은 끊임없이 사고를 쳤고, 논란을 키웠다. 그 과정에서 스폰서의 눈치를 전혀 보지 않는 것 같았다. 이장석의 '옥중 경영' 논란에 대해 당시 임은주 부사장의 내부자 고발이 있었을때도 키움증권은 조용히 있었다. 키움은 지난 6월 강정호의 복귀를 추진하다 여론의 십자포화를 맞았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소속이었던 2016년 12일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저지른 뒤 유죄판결을 받았다. 이때 넥센 소속이었던 2009년과 2011년에도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된 게 알려졌다. 그러나 키움은 그의 복귀에 나섰다. 기량과 상품성을 놓치기 싫었을 것이다. 결국 여론을 이기지 못한 강정호가 복귀를 스스로 포기했다. 그제야 김치현 키움 단장은 "선수가 (복귀 철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때도 키움증권은 침묵했다. 구단의 방침에 동조한 게 아니라면, 연 100억원을 쓰는 스폰서가 권리를 주장하지 못한 것이다. 손 감독의 사퇴 과정도 비슷하다. 정규시즌 종료(키움은 당시 3위)와 포스트시즌 개막을 앞둔 상황에서 사령탑을 해임했다. 손 감독은 구단과 갈등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걸 잘 아는 허민 의장이 손 감독을 선임했다. 그러나 키움 구단은 1년도 되지 않아 손 감독을 내쳤다. 구단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믿는다고 해도, 사퇴 이유는 '성적 부진'이다. 키움 논란의 핵심은 '황당한 의사결정'과 '불투명한 의사결정 과정'이다. 야구단의 최대주주인 이장석 전 대표는 수년째 '옥중 경영' 의혹을 받고 있다. 그리고 그가 영입한 허민 의장은 사외이사 자격으로 실질적으로 구단주 역할을 하고 있다. 구단의 지분도, 법적 책임을 질 직책도 없는 허민 의장의 전횡을 다들 보고만 있다. 허민 의장 취임 후 키움의 지배구조가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장면이 여럿 있었다. 지난해 2월 미국 애리조나 캠프. 허민 의장은 키움 유니폼을 입고 청백전 마운드에 올라 2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서건창을 땅볼로 잡고, 박병호에게는 강습 내야안타를 맞았으며, 이정후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았다는 내용이 크게 보도됐다. 허민 의장은 느린 너클볼을 던진다. 그의 투구를 본 키움 선수들은 "공에 변화가 꽤 있었다"고 취재진에게 말했다. 선수가 아닌 사람이 마운드에 오르는 건 위험하며 무례한 행동이다. 그러나 키움 구단 직원은 "구단이 허민 의장에게 등판을 요청했다. 고사 끝에 마운드에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움 선수와 구단 직원의 말과 행동을 보면 현재 야구단의 주인이 누구인지 너무나 잘 아는 듯 했다. 구단의 요청을 받고 마운드에 올랐다는 허민 의장은 지난해 6월에도 퇴근하려는 2군 선수들을 붙잡고 라이브 피칭을 하기도 했다. 키움 프런트의 설명은 대개 또, 거짓으로 드러난다. 다른 구단 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 키움에서는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키움 선수들은 툭 하면 바뀌는 감독을 믿고 따르지 않는다. '구단의 주인'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훗날 FA(자유계약선수) 계약에 유리하다는 걸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더 많은 이들은 FA가 되면 팀을 떠나고 싶어한다. 야구팬들이 가장 혐오하는 코멘트가 "내 잘못을 야구로 갚겠다"는 말이다. 키움 구단도 그걸 모를 리 없지만, 모든 의사결정을 그런 방향으로 하고 있다. 성적 지상주의와 결과 만능주의에 지친 팬들은 윤리적인 문제에 그 어느 때보다 민감하다. 이 리스크를 관리해야 브랜드의 호감도를 높일 수 있다. 악평이라도 좋다면 몰라도, 그게 아니라면 키움증권의 리스크 관리는 이해하기 어렵다. 허민 의장은 야구단의 '성적'을 '매출'로 이해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 인수합병 전문가 시각으로 보면 틀린 건 아니다. 키움증권도 그렇게 판단할지 모른다. 지난해 1월 키움 히어로즈 출범식에서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는 "키움과 히어로즈는 유사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멋진 키스톤 플레이를 함께 보여주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박준상 대표이사(해임)는 "키움증권과 함께 감동적인 스토리를 만들겠다. 더 강력한 '영웅군단'이 되겠다"고 화답했다. 그로부터 22개월이 지난 키움 히어로즈의 모습은 어떤가. 고객의 소중한 돈을 다루며 신뢰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아야 할 증권사는 과연 500억원 지원에 상응하는 효과를 봤을까. 오늘 고객으로부터 비난을 받아도, 내일 1승을 거둔다면 그걸로 만족할까. 그렇다고 해도 그게 키움증권의 미래 가치로 이어질 수 있을까. 안팎으로 곪아가는 키움 구단을 보면, 야구단의 '진짜 오너'가 도대체 누구인지 궁금하기만 하다. 그리고 키움증권은 온갖 사고와 논란을 왜 지켜만 보는지도 이해하기 어렵다. 키움증권은 500억원을 내고도 홍보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피해자일까. 그게 아니라면 혹시 야구단의 '진짜 오너'와 어떤 거래를 진행하는 계약자일까. 키움증권에 다른 목적이 있다면, 지금의 침묵을 이해 못할 것도 아니다. 김식 스포츠팀장 2020.10.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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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IS 포커스] "경영진 횡령·배임시 계약 해지·벌금 50억"…키움이 진실을 숨긴 이유

키움 히어로즈는 무엇을 지키기 위해 앞뒤 안 맞는 해명으로 지난 2주간 버틴 걸까. 거짓이 폭로되면 그제야 뒤늦게 변명을 내놓지만, 이마저도 계속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그 해답의 단초가 하나 밝혀졌다. 올 시즌을 앞두고 히어로즈 야구단과 5년간 메인 스폰서 계약을 한 키움증권이 계약서에 '구단 경영진이 횡령, 배임으로 기소될 경우 ▶메인 스폰서 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며 ▶귀책 사유가 구단에 있기 때문에 ▶계약금 20억원과 위약금 30억원을 포함해 총 50억원을 키움증권에 배상해야 한다'는 조항을 포함한 것으로 10일 확인됐다. 이 내용은 하송(43) 키움 신임 대표이사가 감사위원장을 맡았던 시기에 당시 구단 법률자문 변호사의 과다 수임료 책정 문제를 감사하는 과정에서 구단 관계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알려지게 됐다. 키움증권과 서울 히어로즈는 지난해 11월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에서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당시 대표이사 사장으로 박준상 전 대표가 나섰고, 키움증권은 이현 대표이사가 참석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간 서울 히어로즈의 메인 스폰서로서 네이밍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총 500억원, 연간 100억원 규모의 대형 계약이었다. 키움증권과 히어로즈는 지난 1월 대대적인 계약식 및 CI 선포식을 열어 새로운 파트너십을 자축했다. 그러나 넥센 타이어 시절부터 불거진 야구단 경영진의 배임·횡령 문제를 인지하고 있던 키움증권은 계약서에 법적 안전장치를 마련해 위험을 최소화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스폰서사인 키움 증권에서 야구단 업무를 맡고 있는 A 이사는 10일 이와 관련해 "본사에서 사태의 심각성과 위중함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다. 배상금 및 위약금 조항이 스폰서 계약서에 적시돼 있는지, 횡령 및 배임 등의 문제로 KBO 조사 결과가 확정될 경우 향후 어떤 조치를 취할지에 대한 질문에는 "배상금 등 금액 규모에 대해선 확인해줄 수 없다. 향후 조치 역시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되지 않겠나"라고 전해왔다. ◇감사위원회 신고는 소용 없었다현재 직무정지 상태인 임은주 키움 부사장은 지난 10월 '구단이 고문 변호사 임 모 씨가 소속된 법무법인에 지나치게 많은 자문료를 내고 있다'는 점을 포착하고 감사위원회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 부사장은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워낙 구단에 사건, 사고가 많고 법률 자문도 많이 필요해 수임료도 많은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결재 과정에서 자세히 살펴 보니 정작 큰 사건들은 몇몇 다른 법무법인과 계약해 일하고 있었다"며 "혼자 구단 일을 다 하는 것도 아닌데 수임료도 자신이 직접 정산을 하고, 요청하지도 않았던 내용이 자문료 명목으로 올라와 있어 황당했다"고 설명했다.이어 "임 전 변호사에게 한 달 평균 6000만원에서 7000만원 정도를 줬는데, 계약 해지 후 다른 법무법인과 일하니 자문료가 한 달 평균 200만원 정도로 줄더라"며 "박준상 전 대표이사와 임 모 변호사가 1년 동안 가져가거나 쓴 돈이 무려 20억원에 가깝다. 횡령 및 배임이 의심되고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해 감사위원회에 알렸다"고 했다. 임은주 부사장의 신고에 구단 감사위원회가 답변을 했다. 감사위원장인 하송 현 대표는 지난달 25일 오후 임 부사장에게 이메일 한 통을 보내 "배임 여부를 가리기 위해서는 자문 리스트가 부당하게 작성되었거나 과다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결재 당사자가 묵인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며 "배임으로 소송이 진행될 경우, 소송 대상자는 박준상 대표이사와 임은주 부사장이 되고, 해당 법무법인은 배임행위에 대한 공범이 된다"고 적었다. 이어 "추가 이슈가 있다"며 앞서 언급한 키움증권과의 계약 내용을 기술한 뒤 "형사 사건이기 때문에 한 번 소송이 진행되면 소송을 취하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임 부사장은 "이 메일을 받고 4일 뒤 감사위원장이 새 대표에 올라 경영진으로 둔갑했다"며 "협박을 받은 느낌이었다. 배임 정황이 드러나면 나와 박 대표가 배임으로 기소되고, 구단은 메인 스폰서 계약 해지와 벌금 50억원도 감당해야 하니 조용히 넘어가는 게 낫다는 은폐 시도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허민 의장과 하송 대표의 역할은? 허민 이사회 의장과 하송 당시 감사위원장은 키움 구단이 "투명한 경영을 하겠다"는 의지를 널리 보여주기 위해 외부에서 영입한 인물이다. 키움이 KBO 리그에서 영구실격된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그늘에서 벗어나 합리적으로 팀을 운영하고 있는지를 지켜봐야 하는 게 그들의 진짜 역할이다. 키움증권과의 계약 내용을 걱정하는 것은 구단 내부인들이 할 일이다. 그러나 입수한 자료 안에 담긴 내용은 사뭇 결이 다르다. 여러 정황상 허민 의장과 하송 감사위원장이 키움의 '감시자'라기 보다는 '수호자' 역할을 하고 있었다고 판단된다는 게 임 부사장의 주장이다. 상황을 개선하려는 임 부사장의 시도가 꾸준히 이어졌다는 점은 일간스포츠가 다양한 경로를 통해 확보한 자료로 확인됐다. 임 부사장은 지난 9월 29일 이미 허민 의장에게 문자메시지로 여러 문제점을 적어 보내면서 빠른 해결을 촉구했다고 한다. 허 의장은 "상세히 조사하라고 지시하고, 문제가 드러나면 반드시 처벌하겠다"는 답변을 했으나 이후 조치는 계속 늦어지고 달라지는 상황은 없었다는 후문이다. 임 부사장은 또 KBO에 이 전 대표의 옥중 경영 증거를 직접 신고하려는 시도를 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하 대표가 적극 만류하고 차일피일 시간을 끌었다"는 이유에서다. 임 부사장은 "공증 받은 속기록과 녹취록을 처음에는 KBO에 곧바로 제출하려고 했다. 그러나 하 위원장이 '구단 일은 내가 가장 잘 알고 있으니 내게 맡겨달라'고 하더라"며 "'고양 원더스 시절 KBO로부터 2군에서 경기하는 문제와 관련해 받은 약속이 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여러 차례 우리에게 거짓말을 했다. 임 부사장도 괜히 피해를 볼 수 있으니 KBO를 믿지 말라'고 나를 말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러나 감사위원장이 "이 정도 증거면 한 방에 해결할 수 있다"고 큰소리 치며 회의실을 나간 뒤에도 감사 결과 발표는 계속 미뤄졌다. 결국 구단의 신고나 발표가 아닌, 언론을 통해 구단 내부의 문제점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바로 그날 밤 임 부사장은 직무정지를 당했다. 임 부사장은 "KBO와 키움증권, 허민 의장을 처음 만났을 때 '옥중 경영만은 절대 안 된다'고 분명히 강조했다. 나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구단 내부 사람들과의 대립을 감수하고 정식으로 감사를 요청한 것"이라며 "그러나 결과는 참담하기만 했다. 감사 대상자가 오히려 보호를 받고 내가 옥중 경영에 연루됐다고 직무 정지를 당하는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털어 놓았다. 홍보·마케팅을 총괄하는 강태화 상무 역시 감사위원회가 사실상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정황도 일간스포츠가 입수한 자료를 통해 확인 됐다. 하 대표와 인연으로 올 시즌 초 다른 구단에서 이적한 강 상무는 임 부사장이 "내 방식대로 처음부터 KBO에 자료를 주고 결판을 내야 했는데, 너무 구단을 생각하다 보니 일이 산으로 가는 듯하다"고 아쉬워하자 "걱정이 많이 된다. 감사위원회의 감사 결과가 올바르지 않게 나올 수 있다는 가정도 고려하셔야 할 것 같다"는 답장을 보냈다. 강 상무는 옥중 경영 발각과 장정석 전 감독의 재계약 불발로 논란이 불거졌을 때, 연이은 키움의 거짓 해명을 주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임 부사장은 이런 이유로 박 대표이사의 사임과 임 변호사의 계약 해지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여기고 있다. "내가 옥중 경영 증거를 직접 들려주고 보여준 사람은 구단 내에서 하송 대표가 유일하다. 허 의장에게는 하 대표에게 문제 해결을 부탁한 부분만 얘기했다"며 "그런데 일주일 정도 지나니 임 변호사가 내용을 다 알고 있더라. 키움증권 측도 내가 녹취로 그들을 협박해 둘이 회사를 그만 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어 "잘못된 부분을 바로잡아 달라고 감사를 요청했는데 '당장 해결하겠다'고 하더니 도리어 구단 내부가 시끄러워지기만 했다. 시간이 충분히 있었고 자료도 확실한데 자꾸 시간을 끄는 게 이상했다"며 "어떻게든 외부에 알려지지 않게 무마하고 넘어가려는 게 아닌가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박 전 대표가 물러난 뒤 하 감사위원장이 나조차 몰랐던 긴급 이사회를 통해 새 대표가 되는 것을 보고 '어쩌면 제2의 옥중 경영으로 이어질 수 있겠구나' 싶어 석연치 않았다"고 했다. ◇의혹투성이 해명과 '보여주기식' 자정활동야구계 역시 키움 구단이 메인 스폰서 키움증권의 눈을 가리기 위해 녹취록 속 장본인인 박 전 대표와 임 변호사를 부랴부랴 내보낸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이장석 전 대표와의 연결고리는 허 의장과 하 대표를 통해 구단 내부에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KBO 리그 사정에 밝은 한 변호사는 최근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사외이사로 초빙한 인물(허민)이 이사회 의장을 맡으면서 리그에 깊이 개입하고 있다. 대표이사를 허 의장의 최측근으로 바꿨는데, 대표이사는 회사 집행권이 있다"며 "실제로 매매는 없었지만, 이 전 대표와 허 의장 사이에 지분을 매매하기로 한 약정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지금과 같은 경영권을 행사하는 게 쉽지 않다"고 했다. 일종의 '밀약 관계'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한 셈이다. 임 부사장이 갖고 있는 확실한 녹취 증거가 없었거나 언론을 통해 히어로즈의 옥중 경영 정황이 공개되지 않았다면, 과연 키움이 KBO에 이 전 대표의 원격 경영 개입을 신고하고 자정했을 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기도 하다. 최근 2주에 걸친 키움 구단의 옥중 경영 관련 소동은 스폰서사 키움 증권이 책임을 묻기 전에 구단 내 자정활동을 해왔다는 점을 서둘러 증명하기 위한 임시방편이라는 해석이 더 설득력 있다. 임 부사장은 "하송 대표에게 묻고 싶다. 정말 올 시즌 내내 구단의 옥중 경영과 그보다 더한 여러 문제점을 몰랐는가. 그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키움증권과의 계약을 깨지 않으려면 이 구단에서는 임원이 아무리 구단 돈으로 사리사욕을 채우더라도 모두 덮어 버려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그게 과연 옳은 길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방송사 보도로 그간 의혹만 쌓여왔던 이장석 전 대표이사의 옥중 경영이 사실로 드러난 뒤, 키움 구단이 선택한 대응 방식은 더욱 더 의문투성이다. 키움이 지난 주말 KBO에 제출했다고 밝힌 자료들 안에 현재 이 사건에 얽힌 경영진 대다수와 주고 받은 공문 및 이메일, 개인 SNS 대화 자료 등이 모두 포함돼 있는 지도 불분명하다. 자료 제출 시작부터 '선택적'일 수 있고, '결론을 유도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됐을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최근 구단의 행보를 보면 더 그렇다. 지금까지 내놓은 해명과 설명은 모두 얼마 지나지 않아 거짓으로 판명됐고, 맞는 해명 또한 절반에 그쳤다. 향후 KBO 조사위원회가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인력과 시간, 노력을 들여야 함을 방증하는 대목이기도 하다."자료를 제출했으니 KBO의 처분만 기다리겠다"는 키움은 이제 태세를 바꿔 '침묵 모드'로 돌입했다. 여러 차례 중대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그랬듯, 시간이 지나고 자연스럽게 잡음이 잦아들기를 기다리는 듯하다. 이런 이유에서라도 이번만은 KBO가 키움 사태의 관련자와 그 배경을 낱낱이 밝혀내고 엄중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다면 키움은 다시 제2, 제3의 옥중 경영 굴레에 갇히게 될 뿐이다. 배영은 기자 2019.11.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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