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41건
e스포츠(게임)

한화생명, 선수들이 꼽는 올해 LCK 우승 후보…피넛 "야구도 성적 잘 내길"

운영 방식이 확 바뀐 2025 LCK 정규 시즌의 유력한 우승 후보로 LCK컵과 국제 대회 퍼스트 스탠드를 휩쓴 한화생명e스포츠가 꼽혔다.'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의 한국 프로 리그를 주최하는 LCK는 26일 서울 종로 LCK 아레나에서 '2025 LCK 개막 미디어데이'를 열어 출전 선수들의 각오를 공유했다.이날 10개 팀 선수들에게 우승 후보를 물었더니 T1을 지목한 한화생명 '피넛' 한왕호와 디플러스 디아(디플) '베릴' 조건희를 제외한 8명 모두 한화생명을 언급했다. 매년 T1과 젠지, 디플이 거론된 것과 대비된다.T1 '오너' 문현준은 "LCK컵과 퍼스트 스탠드에서 우승하기도 했고 피어리스 드래프트 단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정규 시즌에도 잘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젠지 '룰러' 박재혁은 "한화생명이 최근 좋은 폼을 보여줬고, LCK컵이 끝나고도 잘 할 거라고 본다"고 답했다.다만 '롤도사'로 통하는 조건희는 "T1 바텀이 챔피언 폭이 다양하고 강해 시즌 초반에는 유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기대를 한몸에 받은 한화생명의 최인규 감독은 긴 호흡으로 컨디션을 조절해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최 감독은 "피어리스 드래프트를 도입한 LCK컵과 퍼스트 스탠드는 시범 무대였다고 본다"며 "우승을 하기는 했지만 완벽한 모습을 보여준 건 아니라서 조금 더 다양한 밴픽과 승리 플랜을 세워나가는 방향으로 연습하겠다"고 말했다.한왕호는 같은 스폰서를 달고 뛰는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를 향한 응원 메시지도 보냈다. 한왕호는 "같이 '한화'라는 이름을 달고 있으니까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믿는다. 한화 야구단도 좋은 성적을 냈으면 한다"고 말했다.올해 LCK는 팬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 대대적인 변화를 거쳤다.스프링과 서머 스플릿으로 진행했던 방식을 하나의 정규 시즌으로 합쳤다. 이전 세트에서 선택했던 챔피언은 다시 고르지 못하는 피어리스 드래프트를 도입해 여러 챔피언을 활용하는 전략 싸움을 유도한다.이정훈 LCK 사무총장은 "2021년 출범 이후 매번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며 성장한 LCK는 2025년의 변화로 다시 한 번 진화하려고 한다"며 "언제나처럼 LCK에 뜨거운 관심과 응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5.03.26 14:48
프로야구

[김종문의 진심합심] 라커룸의 질투

#운동하는 후배에게 눈치 주는 선배 A는 웨이트 트레이닝에 진심이었습니다. 경기 전에도 일찍 출근해 웨이트 장에서 먼저 땀을 흘렸습니다. 경기를 마치고도 장비를 챙겨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러 갔습니다. 그곳은 라커룸을 지나야 갈 수 있어 다른 동료 선후배들도 A의 루틴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A는 팀을 옮겨온 선수여서 남다른 주목을 받고 있던 때였습니다. 어느 날 A가 운동을 하러 가는데 라커룸 저쪽에 앉은 어느 베테랑 선배가 “너 운동 왜 그렇게 열심히 하는 거야”라고 하더랍니다. 이후 A의 고민이 생겼습니다. A는 친했던 이전 소속팀 몇몇 동료들에게 “이 팀은 고참들이 운동하러 가는 동료나 후배들 눈치 주는 분위기”라고 토로했다고 합니다.야구판의 말은 빠르게 흐르고 살이 덧붙여지기도 합니다. 이를 적절히 감안해서 들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당시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저를 비롯한 업계 사람들은 그 팀 선수단 내부의 견제나 질시의 기류가 어느 정도 있다는 걸 눈치챘습니다. 겉으로는 다들 잘 지내는 것 같고, 그렇다고 말을 하지만 실상이 다른 경우가 있습니다. A의 팀 역시 성적은 좋지 않아도 팀 워크는 괜찮다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선수들 인성이나 관계가 나쁘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밖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질투심이 그 팀의 팀 워크를 해친 요인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구단주 초대 명단에서 빠진 동기비시즌 일부 선수들이 구단주와 식사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일했던 팀에서도 그랬고, 몇몇 다른 구단에서도 구단주를 만나는 공식적인 자리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있을 때는 명단을 받아서 일정을 조율했습니다. 너덧 명씩 서너 개의 조를 짰습니다. 메뉴는 선수들이 원하는 쪽으로 의견을 정리하면 맞춰서 식당을 잡는 식이었습니다. 프런트는 참석하지 않고 구단주와 선수들이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이야기 나눌 수 있었습니다. 양의지 선수의 첫 번째 FA(자유계약선수) 때 일부 선수가 구단주께 영입을 건의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바로 그 행사에서였습니다. 야구에 대한 서로의 애정과 노력을 알게 되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존재감과 소속감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는 것이 다녀온 선수들의 많은 의견이었습니다. 프런트 입장에서 고민은 있었습니다. 초대받지 못한 선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동기인 누구는 뽑혔는데 나는 부르지도 않는다"라며 불만을 드러낸 경우가 생겼습니다. 둘의 경쟁심이 강했습니다. 서로를 의식한다는 건 저 역시 둘을 각각 면담할 때 느끼기도 했을 정도니까요. 오너의 테이블에 앉지 못한 선수의 질투심이 좀 더 강했다고 할까요. 자존심이 상했다고 느꼈기 때문이겠죠. 그의 기준에서 차별 대접을 받는다는 생각에 연봉협상 등에서 동기와 비교하며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겉으로 소외감을 표현한 경우는 드물었습니다. 그렇지만 분명히 질투에서 비롯한 서운함이 어떤 영향을 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왔습니다. 지금도 행사는 이어지는데 초대 명단은 구단 프런트 의견을 수렴해 정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하네요. 질투는 나의 힘. 심리학적으로 질투는 경쟁을 촉발시키며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자신의 마음속의 질투와 시기심을 잘 다루면 발전의 원동력이 됩니다. 그러나 컨트롤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자칫하면 남을 비판 또는 비방하기도 합니다. 첫 번째 에피소드처럼 잘하고 있는 다른 사람을 견제하거나 끌어내리는 식이 되기도 합니다. 두 번째 이야기에서 보듯 조직에서 누군가를 인정하고 보상을 할 때 다른 누군가는 결핍을 느낍니다. 최근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의 칼 하인츠 루메니게 전 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연봉 경쟁 등 라커룸 내부의 질투심에 대해 우려했습니다. 특정 종목을 불문하고 프로 스포츠 운영에서 고민거리입니다. 우리는 질투를 느끼기도 하고 질투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코칭스태프나 매니지먼트라면 양쪽을 잘 관찰하고 저울질해야 합니다. A의 팀 사례처럼 하향 평준화의 길을 가선 안됩니다.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지메일닷컴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5.03.10 09:00
산업

계열 분리하고 회장 승진한 정유경, 신세계 간판 떼고 '독립경영' 길 걷나

신세계그룹이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의 계열 분리를 공식 선언했다. 이마트 부문을 맡은 정용진 회장이 지난 3월 승진한 데 이어, 백화점 부문을 이끌어 온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도 30일 회장으로 승진하며, 남매간 실질적인 '독자 경영'의 첫발을 뗐다. 예정된 수순이라는 분석과 함께 사업 리스크 분산과 본업 경쟁력 강화 등의 다목적 포석이 깔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오너 2세 정유경 회장, 독자경영 포문신세계그룹은 이날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정유경 총괄사장이 9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정유경 총괄사장은 2015년 12월 신세계 총괄사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앞으로 정유경 회장은 백화점 부문을 진두지휘하게 된다.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유경 회장의 승진에 대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계열 분리의 토대를 구축하기 위한 조치”라며 “이번 인사를 시작으로 향후 원활한 분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역량을 모을 계획”이라고 밝혔다.중장기적으로 완전한 계열 분리를 이뤄내겠다는 뜻인데, 정유경 회장이 향후 '신세계' 간판을 떼고 독립 경영을 펼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번 계열 분리 선언은 신세계그룹이 그동안 보여온 행보를 고려하면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앞서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은 2011년 이마트와 백화점을 2개 회사로 분할하고 장남 정용진 회장에게 이마트를, 딸 정유경 회장에게 백화점 사업을 각각 맡기며 '남매 경영' 체제를 가동했다.이 총괄회장은 20여 년간 순차 증여와 주식 교환 등을 통해 이마트와 신세계가 계열사를 양분하는 구조를 만들었다.이마트와 신세계 지배구조를 보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이 각각 이마트 지분 18.56%, 신세계 지분 18.56%를 보유한 최대주주며, 이 총괄회장은 이마트와 신세계 지분을 10.0%씩 보유하고 있다.이마트는 주요 계열사로 SSG닷컴(쓱닷컴), G마켓(지마켓), SCK컴퍼니(스타벅스), 이마트24, 신세계프라퍼티(스타필드), 신세계푸드, 조선호텔&리조트 등을 두고 있다.신세계는 백화점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주요 계열사로는 신세계디에프(면세점)와 신세계인터내셔날(패션·뷰티), 신세계센트럴시티, 신세계까사, 신세계라이브쇼핑 등이 있다.업계에서는 이번 계열 분리를 경영 리스크(위험)를 분산하고 남매가 선의의 경쟁을 통해 동반 성장의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재계 관계자는 "정 회장 남매가 경영해온 신세계그룹의 계열 분리는 대형마트와 백화점으로 대표되는 두 업으로 구분해 본업을 더 잘하기 위한 기업 혁신·쇄신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 사장 승진… 이마트24·신세계푸드·호텔 신임 대표이번 인사는 정용진 회장의 취임 첫 해 인사라는 점에도 큰 의미가 있다.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사에 성과가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신상필벌'의 원칙 아래 역량 중심의 인재를 적극적으로 발탁해 성장을 더욱 가속화하겠다는 그룹의 의지를 반영했다.이는 지난 3월 정용진 회장 취임 이후, 비상 경영 체제를 통해 본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익 극대화를 추진해온 만큼 내년에도 이를 지속적으로 실천하고 강화해나갈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겠다는 의미다.이를 위해 먼저,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다. 한채양 사장은 이번 승진을 통해 본업 경쟁력 강화에 더욱 속도를 내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이마트24대표에는 송만준 이마트 PL/글로벌사업부장이 내정됐다. 올해 선보인 '노브랜드 중심 편의점 모델'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최근 사업 조정을 통해 혁신을 지속하고 있는 신세계푸드 대표에는 강승협 신세계프라퍼티 지원본부장이 선임됐다.김홍극 신세계까사 대표는 신세계인터내셔날 뷰티&라이프부문 대표를 겸직하게 됐으며, 조선호텔앤리조트 대표에는 전상진 이마트 지원본부장이 내정됐다. 신세계L&B 대표에는 마기환 대표를 외부 영입했다.신세계야구단 대표에는 상무보급인 김재섭 이마트 기획관리담당이 발탁됐다. 역량을 갖춘 인재라면 직급에 상관없이 대표로 발탁해 성과 창출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의미라고 신세계그룹 측은 설명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과거 획일화된 인사 체계를 탈피한 조치로 조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며 “회사 전체적으로는 인재 활용 폭을 넓히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10.31 07:00
산업

[IS재계] 칼자루 쥔 신동빈과 이명희, 엇갈린 롯데·신세계의 3세 오너 경영 행보

‘유통 맞수’인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의 엇갈린 오너 경영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롯데그룹은 오너가 2세 신동빈 회장이 3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에게 경영수업을 통해 힘을 실어주고 있다. 반면 신세계그룹은 실적 부진에 오너가 3세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의 어머니 이명희 회장이 다시 전면에 나섰다. 중요 행보 동행, 신유열 3세 경영수업 본격화 12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정기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 관심사는 신유열 상무의 경영 보폭이다. 신 상무가 그룹의 핵심 사업인 유통군 보직을 맡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9월 베트남 해외 출장 중 아들과 관련해 “현재 신유열 상무가 여러 가지 공부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 유통을 포함해 국내외 사업 현장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라고 얘기한 바 있다. 신유열 상무는 최근 경영 수업을 통해 후계자 지위를 굳혀가고 있다. 1986년생인 신 상무는 내년이면 국내 병역법상 병역의무 면제 연령인 38세가 되기 때문에 한국 국적을 회복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재 신 상무는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일본 국적만 보유하고 있다. 신유열 상무는 최근 신동빈 회장과 함께 그룹의 주요 이벤트에 모두 참여하며 경영 보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지난해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주석과의 면담에 신 회장과 함께 동행했다. 이어 올해 1월부터는 롯데그룹의 사장단 회의(VCM)에 처음으로 참석하며 그룹의 현안 등을 살피고 있다. 지난 3월 세계 최대 명품 기업인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LVMH) 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방한했을 때도 신 상무는 아버지와 함께 동반 접견을 하며 네트워크 확대에 힘쓰는 모습을 보였다.신유열 상무는 지난 5월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호텔롯데의 창립 기념식에 등장했다. 지난 9월에는 롯데그룹의 아시아 거점으로 떠오른 베트남의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오픈식에 참석하는 등 아버지를 보필하며 곁에서 경험을 쌓고 있다. 지난해부터 그룹의 계열사 대표를 맡는 등 본격적인 경영 시험대에 오르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 공동 대표에 오른 그는 올해 7월에는 일본 롯데 파이낸셜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신유열 상무가 돈을 만지는 투자 계열사의 대표를 맡으며 재무와 사업 등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의 폭을 넓히는 등 경영수업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며 “앞으로 그룹의 신사업 등에 적극적으로 관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혁신을 강조하고 있는 신동빈 회장은 외부 인사를 적극 수혈하는 등 돌파구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김상현 유통군 총괄대표 겸 부회장, 정준호 롯데쇼핑 대표, 나영호 롯데온 대표 등을 시작으로 외부 출신들을 계속 영입하고 있다. 김상현 부회장과 정준호 대표 등은 내년 3월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교체 여부가 관심사다. 롯데쇼핑은 올해 3분기에 매출 3조7391억원, 영업이익 1420억원의 실적을 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10조923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4% 증가한 306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유통 기업의 실적 부진 속에 롯데는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김상현 부회장과 정준호 대표의 향방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롯데 관계자는 “다른 유통 기업의 경우 인사가 빨랐지만 롯데는 예전과 비슷한 시기에 연말 인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마트와 슈퍼의 상품 통합 소싱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 받고 있다”고 말했다. 덩치 키운 정용진·유경…훈수 둔 회장님 신세계그룹은 롯데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굵직한 인수합병(M&A) 등으로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던 오너 3세들의 행보에 제동이 걸리는 등 위기 국면을 맞고 있다. 전면에 다시 등장한 이명희 회장은 지난 9월 대표이사 40% 교체하는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하면서 자신의 수족들을 주요 계열사 수장 자리에 앉혔다. ‘정용진·정유경 남매 경영 체제’에서 첫 역대급 물갈이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이 최측근으로 꼽혔던 인사들이 물러나고, ‘이명희 회장 라인’의 인물들이 주요 보직을 맡았다. 이마트·에브리데이·이마트24 3사 대표를 겸직하게 된 한채양 대표는 회장 직속인 그룹 전략실 출신이다. 신세계백화점·센트럴시티 수장을 맡게 된 박주형 대표 역시 이 회장의 측근으로 꼽힌다. 1949년생으로 오랫동안 신세계그룹에 몸을 담았던 이석구 대표도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로 선임되며 ‘올드맨의 귀환’을 알렸다. 반면 정용진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줬던 강희석 전 이마트·SSG닷컴 대표는 경질됐다. 또 정 부회장과 오랜 인연을 가진 정동혁 그룹 대외협력본부장도 이번에 짐을 쌌다. 신세계백화점의 정유경 총괄사장도 수족을 떠나보냈다. 그가 발탁하며 중용했던 손영식 신세계백화점 대표가 물러나면서 박주형 대표가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됐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번의 인사는 그룹의 기준인 ‘신상필벌’이 적용된 결과로 볼 수 있다”며 “앞으로도 철저한 성과능력주의 인사를 통해 그룹의 미래 준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정용진·유경 남매는 연이은 M&A을 통해 경영 효율보다는 그룹의 덩치를 키우는데 집중했다. 이베이코리아를 비롯해 W컨셉, 쉐이퍼 빈야드 와이너리,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SK와이번스 야구단 등을 인수하며 외형을 키웠다. 이에 그룹이 갚아야 할 빚인 차입금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2017년 6조원 수준이었던 차입금 규모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4조2000억원으로 2배 이상 불어났다. 또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합산 차입금은 16조2600억원(이마트 11조3400억원, 신세계백화점 4조9200억원) 수준으로 올라갔다.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마트는 덩치를 키웠음에도 올해 상반기 매출이 14조4065억원으로 전년 대비 1.8%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영업손익은 221억원 흑자에서 394억원 적자로 전환하며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또 차입금 증가 등으로 인한 자금 압박으로 신세계그룹 사업의 중추 역할을 하는 자회사 신세계프라퍼티는 최근 리츠 관리회사인 신세계프라퍼티인베스트먼트 설립 예비인가를 받는 등 자금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신세계는 우선 효율성 확보를 위해 롯데그룹이 효과를 보고 있는 마트와 슈퍼의 상품 통합 소싱 등의 시스템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오프라인 유통 3사의 경영 효율성을 위해 최초의 3사 대표 겸직이라는 초강수를 던진 상황이다.한채양 대표는 지난 9일 이마트 창립 30주년 기념식에서 “오프라인 유통 3사의 시너지를 다각도로 창출하고 동시에 SSG닷컴·G마켓 등 온라인 자회사와의 협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 측은 “롯데가 잘한 부분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신세계의 색깔에 맞는 오프라인 계열사의 통합 소싱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1.13 07:00
프로야구

[김종문 진심 합심] 어떤 기억을 남길 것인가

끝이 나쁘면 안 좋은 건가.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는가 19일 밤, 야구 이야기를 주로 나누는 '카톡방'에서 두산 베어스에 진심인 몇 분이 이렇게 말합니다. 직업은 변호사, 기업인 등입니다. "시즌 막판 제일 중요할 때 엉망이 돼 버린 게 아쉽다" "웃는 자는 없고 분노한 자만 있는 불균형 부조리" "모든 야구팬은 화날 수 밖에 없다는 명제는 모든 인간은 죽는다는 명제와 동급으로 진리다."베어스의 올해 마지막 경기가 끝날 때 장면입니다. 시즌 중 환호의 순간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시즌 막판 3위를 노리다 5위가 됐기에 상실의 아픔이 더 큰 듯 합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의 행복 감정도 결승전에서 패한 은메달리스트가 3~4위 결정전에서 이긴 동메달리스트에 뒤진다는 연구 결과와 비슷합니다. 우리의 뇌는 경험하는 것과 기억하는 것은 다르게 정리한다고 합니다. 음악 공연에 가서 즐겁게 감상하다가 중요한 클라이맥스에 이를 때 뒷자리의 누군가가 기침을 크게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당시 공연에 대한 사람들의 기억은 실망스럽게 남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공연 시간의 90% 동안 감동적인 경험이었더라도 특정 순간에 겪은 부정적인 경험이 기억에 더 크게 남는다네요.실제로 저도 비슷한, 슬픈 기억이 좀 있습니다. 한번은 영화를 보던 중이었습니다. 숨죽이고 집중하는데 갑자기 조명이 환하게 켜진 겁니다. 관객들이 웅성거렸고, 제법 시간이 흘렀는데도 그대로여서 누군가 소리치기도 했어요. 영화는 계속 상영 중이었기에 그 관객의 고함이 또한 방해가 됐죠. 혼돈이었습니다. 지금 제 기억엔 무슨 영화를 봤는지는 떠오르지 않고 당시 짜증스러운 상황, 가족과의 외출을 망친 날로 남아 있습니다. 또 다른 기억은 십여 년 해외출장 때 일입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국제회의에 회사 혁신사례를 발표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무대에 오른 분은 회사 오너 일가였고, 저는 자료 준비와 행사 진행, 수행 등을 했습니다. 마지막 리허설까지 잘 마쳤습니다. 그런데 실제 상황에서 무대의 불이 꺼집니다. 발표자에게 스포트라이트를 쏘고 있는데 문제가 생긴 겁니다. 곧이어 정상이 됐습니다. 발표가 끝난 뒤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발표하신 그 분은 "왜 그렇게 됐죠?"라고 조명이 꺼진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제 기준으론 아주 짧은 순간의 해프닝 같았는데 발표 당사자는 완벽한 프레젠테이션을 기대했다가 실망한 듯 했습니다. 물론 저도 놀라긴 했으나 발표 전체 과정에 대한 뿌듯함이 컸던 저와 그분은, 같은 이벤트에서 서로 다른 기억을 갖게 됐습니다. 기억의 메커니즘은 가장 강력하고 강렬한 상황과 감정에 좌우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노벨 경제학상(2002년)을 받은 대니얼 카너먼이 한 말입니다. 인간의 뇌는 가장 고통스러운(또는 가장 행복한) 순간과 마지막 순간을 기억한다는 것이 카너먼의 이론입니다. 메달리스트 이야기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풀이하면 기억은 특정한 경험을 중심으로 전체의 경험을 압축적으로 정리한다는 겁니다. 각각의 순간이 모여 시간이 흘러서 쌓인 전체 경험은 기억이 되지 않습니다. 강력한 경험 중심으로 선별되고, 그런 조각들을 연결시켜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기억의 작동이라는 것이 노벨상 수상자의 설명입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각색돼 사실 아닌 부분까지 더해집니다. 그런 기억들은 필요할 때 생각의 렌즈처럼 작동, 앞으로 비슷한 다른 일을 판단할 때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우리는 합리적으로 판단하기를 원하지만 사실 마지막 순간이나 특정 장면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쉽게 잊습니다. 응원하는 팀이 탈락하는 순간에 아픔과 분노가 차오르지만 동시에 시즌 동안 이룬 것은 무엇이고, 앞으로 어떤 것을 더 해낼 것인지를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순간에만 몰입하면 많은 경우 사람을 비판하는 데 에너지를 쏟아버립니다. 반대로 '끝이 좋으면 모두 좋다'는 셰익스피어 희곡 제목처럼 결과가 좋다며 드러난 문제를 잊고 넘어가기도 합니다. 스포츠만 그런가요.다음 주면 11월로 넘어 갑니다. 회사나 조직, 학교 다니는 분들도 마무리를 할 때입니다. 올해를 정리할 때 특정한 순간과 감정과 쏠린 기억인지 천천히 한번 더 생각해 보자고요. 올해를 어떤 기억으로 남길까요.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 지메일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3.10.23 07:30
프로야구

정상에서 처음 맞붙는다···롯데-SSG 사직 유통 대전

그룹의 자존심이 걸린 '유통 대전'이 이번 주말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다.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가 정상에서 맞대결하는 건 KBO리그 역사상 처음이다. 항구 도시 부산과 인천을 연고지로 둔 양 팀은 19~21일 주말 3연전을 치른다. 18일 기준으로 SSG가 1위(승률 0.649), 롯데가 2위(승률 0.636)에 올라 있어 뜨거운 대결을 예고한다. 롯데와 SSG는 시즌 초반부터 엎치락뒤치락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또한 모기업이 유통 라이벌이어서 이번 맞대결에 더욱 이목이 쏠린다. SSG가 2021년 SK 와이번스를 인수해 랜더스를 창단하면서, 두 팀은 자연스럽게 비교대상이 됐다. 서로를 의식하고 견제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겸 랜더스 구단주는 지난해에만 인천 홈구장에서 42경기를 관전했다. 오너의 적극적인 행보와 공격적인 투자 덕분에 SSG는 지난해 창단 2년 만에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뒤에서 묵묵히 지원해 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최근 야구장을 방문하는 등 스킨십을 늘려가고 있다. 롯데는 지난겨울 190억원 유상증자로 야구단을 지원하고, 올 시즌에는 선수단에 선물을 제공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상대 전적과 시즌 성적에서 SSG는 롯데를 크게 앞질렀다. 그러나 올 시즌은 박빙이다. 1992년 마지막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롯데가 선두 싸움에 합류했다. 롯데는 지난달 30일 키움 히어로즈를 5-3으로 꺾고, 같은 날 두산 베어스에 0-2로 패한 SSG를 끌어내리고 3949일 만에 1위(시즌 10경기 이상 기준)에 등극했다. '봄데(봄에만 잘하는 롯데)' 이미지에서 탈피한 롯데는 투타에서 모두 안정된 전력을 선보이며 지난 16일 SSG를 다시 2위로 밀어내고 선두를 탈환했다. 다음날(17일)에는 롯데가 연장 접전 끝에 한화 이글스에 끝내기 패배를 당했고, SSG는 NC 다이노스에 승리해 하루 만에 1위가 또 바뀌었다. 두 팀은 올 시즌 제대로 맞붙은 적이 없다. 지난달 4일 인천에서 만나 SSG가 3-1로 이겼다. 이 경기는 9회까지 열리지 않았고, SSG의 7회 강우 콜드 승으로 종료됐다. 4월 5~6일 경기는 비로 순연됐다.두 팀은 '역전의 명수'들이다. 올 시즌 SSG가 12번, 롯데는 10번 승부를 뒤집었다. 반면 역전을 허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SSG가 17승 무패, 롯데가 19승 무패를 기록했다. 롯데는 홈 승률 1위(0.688), SSG는 원정 승률 1위(0.650)를 달리는 점도 흥미롭다. 야구팬들이 이번 부산 3연전을 잔뜩 기대하는 이유다. 선발과 불펜진 평균자책점 모두 SSG가 앞선다. 국내에서 가장 작은 인천SSG랜더스필드를 홈으로 사용하는 SSG가 홈런(32개-16개)에서 앞선다. 롯데의 화력도 만만치 않다. 특히 득점권 타율(0.303-0.233), 대타 타율(0.304-0.194) 모두 압도적인 우위다. 팀 도루와 성공률은 롯데가 근소하게 앞선다. 팀 실책은 롯데가 15개로, SSG(39개)보다 훨씬 안정적이다. 양 팀 모두 로테이션에 변화를 줬다. 롯데는 박세웅-댄 스트레일리-찰리 반즈가 나설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한현희의 등판을 하루 앞당겨 박세웅을 SSG와 주말 3연전에 내보내도록 일정을 맞췄다. SSG는 선발 로테이션에 따르면 송영진-김광현-커크 맥카티 순으로 나설 차례. 그러나 전날(18일) NC 다이노스전 이날 선발 예고된 박종훈을 롯데와 주말 3연전 첫 경기에 투입하기로 했다. 마무리 투수 서진용(SSG)과 김원중(롯데), 방출생 김상수(SSG→롯데) 노경은(롯데→SSG)의 우완 필승조 맞대결도 이목을 끈다. 지난해 SSG의 통합 우승을 이끈 김원형 감독, 올 시즌 한층 달라진 경기 운영으로 롯데의 선전을 이끄는 래리 서튼 감독 간의 국내-외국인 사령탑의 지략 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롯데는 이번 3연전을 '부산 시리즈'로 개최한다. 3년 만에 재개되는 이 행사는 2017년 '팬 사랑 페스티벌'로 첫선을 보인 이후 매회 만원 관중을 기록한 롯데의 대표적인 팬 이벤트다. 선수단은 부산을 상징하는 동백 유니폼을 착용한다. 21일에는 '세븐 일레븐 데이'를 연다. 이형석 기자 ops5@edaily.co.kr 2023.05.19 11:10
프로야구

신동빈 회장부터 시작한 'NEW 롯데'

'새로운 롯데(New LOTTE)'가 2023시즌 KBO리그를 강타하고 있다.롯데 선수단은 지난 주말 '깜짝 선물'을 안고 집에 돌아갔다. 구단이 헤어 스타일링 기기와 헤드셋(총 3800만원 상당) 중 한 가지를 고르도록 한 것이다. 발신인은 구단주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편지에는 구단주의 사인까지 동봉했다. 선수와 팬들의 반응은 뜨겁다. A 관계자는 "선물 구성이나 구단주의 메시지, 사인까지 이전의 롯데에서 볼 수 없던 세심한 터치가 엿보인다"고 해석했다. 신동빈 회장은 올해 초 경제위기 극복과 그룹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새로운 롯데'를 주문하고 천명했다. 이는 롯데 자이언츠 운영에도 연결된다. 롯데는 8일 현재 15승 9패(승률 0.625)로 2위에 올라있다. 시즌 10경기 이상 치른 시점에서 3949일 만에 선두에 오르기도 했고, 15년 만에 9연승을 달리면서 상승세를 탔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10월 롯데 야구단에 190억원의 유상증자를 했다. 부채 비율 개선과 이자 비용 절감 등 재무구조 개선뿐만 아니라 투자 자금 확보를 위해서다. 당시 롯데는 "구단의 2023시즌 비상에 날개를 달아주기 위해"라고 지원 이유를 밝혔다. 오너(신동빈 회장)의 지원 의지와 허락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롯데는 박세웅(최대 90억원), 유강남(80억원), 노진혁(50억원), 한현희(40억원) 등과 계약하는 데 총 260억원(계약기간 최대 5년)을 썼다. 올해 초 선전이 투자의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롯데가 야구단 투자에 인색한 구단은 아니었다. 7년 전에도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했고, 최근 10년간 리그에서 FA 계약에 가장 많은 돈을 썼다. 다만 2019년과 2020년 2년 연속 연봉 총액 1위에 올랐음에도 투자 대비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을 뿐이다. 지난 10년 간 포스트시즌 진출은 딱 한 번에 그쳤다. A 관계자는 "과거 대대적인 투자를 해도 성적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도 유상증자 등을 통해 야구단 지원에 나서는 등 구단주의 관심은 한결같다"고 전했다. 신동빈 회장과 야구단의 '스킨십'이 확실히 늘어났다. 최근 2년 동안 서울 잠실과 부산 사직구장 등을 총 세 차례 방문했다. 이대호의 은퇴식에 참석해 영구 결번 반지를 수여했다. 지난해 1~2군 선수단에 스마트워치를 선물했고, 올해는 1군 선수단과 보조요원까지 챙겼다.2021년 프로야구에 뛰어든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SSG 랜더스 구단주)의 등장과 맞물려 이목을 끈다. B 관계자는 "신 회장은 겉으로 드러내기보다 세심하면서도 묵묵하게 선수단을 지원하고 배려한다"고 소개했다. 롯데는 팬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있다. 부산의 랜드마크 공간에 팬들을 초대해 새로운 유니폼과 VI(Visual Identity)를 공개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광주 원정 경기에서 10연승에 도전한 지난 3일, 롯데는 홈 사직구장을 무료 개방해 전광판을 통한 응원전을 열었다. 지난해 12월 선임된 이강훈 롯데 자이언츠 대표이사는 홍보 전문가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롯데지주 근무 시절부터 계열사인 자이언츠를 오랫동안 담당해 야구단에 관한 이해도가 높다. 또한 야구단에 대한 애정이 깊어 선수단과 프런트의 사기진작을 잘 이끌어낸다는 평가다. 홍보, 마케팅 등에서 팬들과의 접점을 넓혀가는 것에도 긍정적인 영향이다. 부임 4년 차 성민규 롯데 단장은 혹독한 연봉 다이어트를 거쳐 올해 선수단 구성에 총력을 기울였다. 김상수, 안권수 등 7명의 방출생을 영입하면서까지 팀 전력 강화에 매달렸다. C 관계자는 "3년 간 스카우트와 육성, 기술(피칭랩 등 과학적 육성)에 투자했고, 정착할 시간과 기회를 줬다"며 "올해는 팀 성적을 올리는 데 포커스를 두고 있다. 외국인 코치를 모두 돌려보내고, 국내 코치를 선임한 것도 일맥상통한다"고 귀띔했다. 오프시즌 롯데는 박흥식 수석 코치, 배영수 투수 코치, 최경철 배터리 코치를 영입했다. 계약 마지막 시즌의 래리 서튼 감독은 의사소통을 통해 코치진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있다. 선발 1+1 작전과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 등이다. D 코치는 "봄데(봄에만 강한 롯데) 이야기를 잘 알고 있다. 결국 5~6월 잘 넘기는 것이 중요하다"며 "여러 상황을 대비해 다양한 시나리오와 대책을 마련해 놓았다"고 전했다. 롯데의 미래 투자도 점차 성과를 내고 있다. 11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상무(승률 0.750)를 제치고, 롯데 퓨처스(2군)팀이 남부리그 1위 돌풍(승률 0.789)을 이어가고 있다. 구도 부산의 롯데 선수단은 6년 만의 가을 야구를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선수단에게 보낸 편지에서 "고맙습니다. 후회 없이 던지고, 치고 또 달려주십시오. 끝까지 응원하고 지원하겠습니다"라고 약속했다. 이형석 기자 ops5@edaily.co.kr 2023.05.09 08:58
프로야구

훈련 보조원까지 챙겼다...신동빈 구단주 스타일은 '세심한 배려'

'봄데(봄에만 강한 롯데)'에서 벗어나 '갈데(가을까지 강한 롯데)'까지 가보자는 롯데 자이언츠. 그들을 향한 응원도 든든하다. 신동빈(68) 구단주가 세심한 마음 씀씀이를 보여줬다. 롯데 선수단과 스태프는 비로 경기가 순연된 6일 홈(부산 사직구장)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깜짝 선물’을 받았다. 구단주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격려품을 전한 것이다. 구단에 따르면 선수, 코칭스태프, 트레이너, 통역원, 훈련 보조 요원까지 총 54명이 에어랩과 헤드셋을 받았다. 롯데는 지난달 20일 KIA 타어거즈전부터 2일 KIA전까지 9연승을 거뒀다. 2008년 8월 30일 이후 약 14년 8개월 2일 만에 해낸 쾌거였다. 3~4월 일정을 1위로 마쳤고, 연승이 끝난 뒤에도 상위권에서 경쟁하고 있다.신동빈 구단주는 선물과 함께 야구단을 독려하는 편지도 함께 보냈다. 여기에는 ‘선수단 여러분, 고맙습니다. 지금처럼 ‘하나의 힘’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으로 후회 없이 던지고, 치고 또 달려주십시오. 끝까지 응원하고 지원하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롯데 구단은 선수들이 선물과 편지를 들고 있는 사진을 전했다. 팀 마무리 투수 김원중은 “구단주님이 선수단에 깊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챙겨주신다는 마음을 다시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선수들도 더 열심히 노력해서 구단주님의 응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각오를 전했다.재계의 '네임드 오너'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야구단을 향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주목 받지 않는 위치에서 묵묵히 노력하는 이들까지 챙겼다. 담백하면서, 진한 여운을 주는 응원이었다. 이형석 기자 2023.05.06 18:05
프로야구

[김식의 엔드게임] 용진이형은 왜 고객과 싸우는가

한국인 중 이마트와 스타벅스에 가는 사람은 몇 명일까. 범위를 넓혀 신세계백화점과 SSG닷컴을 이용하는 고객은 얼마나 될까. 국내 경제활동인구 2900만 명 중 대부분이 신세계그룹 고객일 것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SSG 랜더스 구단주가 된 건 유통‧소비재 기업 오너로서 합당한 경영 선택이었다. 한국시리즈(KS) 우승을 네 차례(2007, 2008, 2010, 2018년)나 해낸 SK 와이번스를 인수한 SSG 야구단은 2년 만인 올해 정규시즌과 KS 통합 챔피언에 올랐다. 2022년 선수 총연봉(상위 40위 기준, 외국인‧신인 제외)으로 248억원을 쓴 ‘값진 우승’이었다. 11월 8일 SSG의 우승이 확정되자 정용진 구단주는 마이크를 잡고 관중석을 향해 “여러분 덕분에 이 자리에 섰다. 우리는 2022년 홈(인천) 관중 1위다. 모든 영광을 팬들께 돌리겠다”며 감사를 전했다. 그는 우승 세리머니를 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신세계그룹 19개 계열사는 역대급 할인 행사(쓱세일)를 진행하며 야구단 우승을 자축했다. 연말 각종 시상식에서도 SSG는 주인공이었다. 우승 여운이 가시지 않은 지난 15~17일 SSG 일부 팬들은 구단 운영에 반대하는 트럭시위를 벌였다. 우승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다른 팀보다 2~4배 연봉을 지급하는 구단을 비난하는 건 전례가 없다. 시위에 나선 팬들은 ‘베테랑 단장(류선규) 내쫓고 비선실세 바지단장 앉히는 정용진 구단주’를 비판하고 있다. SSG가 지난 14일 김성용 퓨처스(2군) R&D 센터장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한 게 도화선이었다. 24년 동안 고교야구 감독을 하다가 구단에 들어온 지 1년 만에 단장으로 승격된 걸 팬들은 납득하지 못한 것이다. 의혹의 핵심은 정용진 구단주와 친분이 있는 중소기업 대표 A가 영향력을 행사해 김성용 단장을 임명했다는 것이다. 공식 직책이 없는 A가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AD카드를 받고 야구장을 곳곳을 다니며 선수들과 친분을 쌓은 건 사실이다. 이에 올여름부터 ‘김성용 단장설’이 돌았는데 그게 현실화하자 A가 ‘비선실세’라는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민경삼 SSG 랜더스 대표는 14일 입장문을 냈다. 민 대표는 입장문에서 “류선규 단장은 팀 재건의 목표를 이뤄 소임을 다했다는 완강한 뜻(사의)을 밝혔다”면서 “구단은 짧은 시간에 인수 및 창단을 했다. 이에 야구계 많은 분들에게 자문을 받고 운영에 반영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류선규 전 단장의 최근 행보를 보면 사퇴 의사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또 SSG 운영진에는 와이번스의 네 차례 우승에 공헌한 직원들이 대부분 남아있다. 시스템을 충분히 갖춘 팀이 내놓은 해명으로는 군색하다. 여기까지는 프로구단이 겪을 수 있는 진통이다. 정용진 구단주가 이 논란에 뛰어들면서 문제가 커졌다. 그는 15일 자신의 SNS에 “여기는 개인적인 공간임. 소통이라고 착각하지 말기를 바람. 마음에 들지 않거나 불편한 포스팅이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길 바람. 영원히 안 보이게 해드리겠음”이라고 썼다. 팬들이 SNS에 비선실세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자 감정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팬들의 불만이 더 커지자 정용진 구단주는 SNS에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는 것은 소통이 아님. 주장하는 사람이 증명해야 하는 것”이라고 썼다. 이는 비선실세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그 실체를 증명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야구단은 사기업이기 때문에 경영진이 인사권을 행사한다. 임원의 교체는 2년 전 SSG가 구단을 인수할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다. 따라서 정치권에서 쓰는 비선실세라는 용어를 SSG 사태에 갖다 붙이는 건 부적절하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경영 투명성에 관한 문제라면 얘기가 다르다. A씨는 한 인터넷 방송을 통해 항간에 떠도는 소문을 대부분 인정(인사개입은 인정하지 않았다)했다. 게다가 A는 SSG 공식 행사의 내빈으로 여러 번 등장했다. 전혀 비밀스럽지 않았다. 정 구단주 말대로라면 “A는 비선실세가 아니다”라는 '증명의 책임'이 SSG에도 있다. 논란의 본질은 정용진 구단주가 고객과 대립한다는 점이다. SNS를 통해 팬들과 스스럼없이 교감해온 그가 ‘소통이라고 착각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불가능한 걸 요구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으로 편을 갈랐다. 정용진 구단주는 1년 전 SNS에 멸공(공산주의를 멸함)이라는 화두를 여러 차례 던졌다. 이 논란은 대선을 앞둔 정치권으로 확대됐다. 그의 정치적 입장을 지지하는 이들도 있었고, 반대 진영에서는 신세계 제품 불매운동을 벌였다. 이번에는 비선실세 사태에 편을 가르고 싸운다. SNS에서 어떤 말을 하든 그건 표현의 자유다. 정용진 구단주의 경우는 그 무게가 다르다. 자기자신을 통한 ‘스타마케팅’으로 신세계그룹의 이미지를 만드는 전략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이 사태의 파장은 작지 않다. 기업인이 정치적 발언을 삼가고, 대외 메시지를 치밀하게 관리하는 이유는 더 많은 고객을 끌어안기 위해서다. 자신이 지지하는 세력뿐 아니라 중도층과 반대진영의 지갑을 열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 이익의 극대화에는 좌우가 없다. 지난주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면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 인수에 따른 리스크를 거론했다. 골드만삭스는 테슬라 브랜드가 더욱 양극화(more polarizing)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싼 전기차 생산업체인 테슬라에도 당파적 이미지는 악영향을 끼친다. 하물며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필수소비재를 파는 신세계그룹으로서는 고객과 갈등하는 모습이 더 치명적이다. 머스크 리스크를 보며 재계에서 ‘용진이형 리스크’를 걱정하는 이유다. 야구단 우승과 정용진 구단주 행보에 열광했던 팬들(고객)이 한파를 뚫고 거리로 나왔다. ‘용진이형’이라 불렀던 구단주가 “소통이라 착각하지 말라”고 했을 때 그들이 받았을 충격은 어느 정도였을까. SSG 사태를 보면 구단주가 자신들과 소통한다고 믿은 게 정말 착각이었던 것 같다. 스포츠1팀장 2022.12.19 07:40
산업

'유통 맞수'에서 '야구 맞수'로…신동빈‧정용진 자존심 싸움

유통 업계 라이벌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야구단 운영을 놓고 자존심 대결에 나섰다. 앞다퉈 투자 보따리를 풀고 있다. 두 수장은 각각 야구팀 롯데자이언츠와 SSG랜더스의 구단주이기도 하다. 롯데와 신세계, 두 유통 맞수 간 승부가 프로야구에서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신동빈, 자이언츠에 '통 큰' 투자 롯데지주는 지난달 27일 이사회에서 야구단 롯데자이언츠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190억원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이번 증자는 주주 균등배정 방식으로 롯데지주가 보통주 196만4839주를 주당 9670원에 취득한다. 이에 따라 롯데자이언츠는 부채비율 개선과 이자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는 것은 물론 향후 투자 및 시즌 운영 자금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한마디로 롯데그룹 차원에서 롯데자이언츠에 190억원이라는 '실탄'을 쥐여준 것이다. 이는 그룹 차원에서 롯데자이언츠를 확실하게 밀어주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투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야구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됐다는 게 그룹 관계자들 설명이다. 신 회장은 롯데자이언츠와 일본 지바 롯데마린스의 구단주다. 신 회장은 올해 들어 야구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6년 만에 홈구장인 부산 사직구장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지난달 4일에는 신인 드래프트 지명 선수와 그 가족을 초청하는 ‘2023 롯데자이언츠 루키스패밀리 데이’를 여는 데 이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축전과 선물을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달 8일 열린 이대호 은퇴식에도 직접 참석해 ‘10번’ 영구결번 반지를 이대호와 아내 신혜정 씨에게 선물했다. 이 커플 반지는 신 회장의 제안으로 만들어졌다. 롯데자이언츠는 신 회장은 지원을 발판삼아 선수 계약과 영입 등 선수단 관리에 집중하며 경기력 향상에 힘쓸 계획이다. 첫 행보로 지난달 26일 팀의 간판 선발 투수인 박세웅과 자유계약(FA)에 준하는 다년 계약(5년 총액 90억원)을 구단 최초로 체결했다. 또 야구장, 과학 장비 등 구단 인프라스트럭처 투자를 강화키로 했다. 야구 마케팅으로 '홈런' 날린 정용진 업계에서는 신동빈 회장이 6년 만의 홈구장 나들이와 더불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선 이면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에 대한 경쟁심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해 SK그룹(SK와이번스)로부터 1352억원에 야구단을 인수, ‘SSG랜더스’를 창단한 후부터 각별한 사랑을 쏟아붓고 있다. 팀의 활력을 불어넣고자 추신수와 김광현을 영입, 국내 무대에 세웠으며 클럽하우스에도 40억원을 투자해 전면 리모델링을 단행했다. SSG랜더스 관련 굿즈와 행사도 연달아 진행, 팬들의 관심을 이끌고 있다. 특히 정 부회장은 경기가 있는 날은 수시로 현장을 찾아 팬들과 함께 열띤 응원을 펼치며 ‘찐’ 야구 사랑을 여실히 드러냈다. 정 부회장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SSG랜더스는 창단 2년 만에 KBO리그 사상 최초로 개막전부터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일궜다. SSG랜더스의 올해 총 관중 수도 98만1546명으로 전체 구단 중 1위다. 인천을 연고로 한 구단으론 처음 있는 일이다. 최근 정 부회장은 청라를 중심으로 '인천상륙작전'도 계획하고 있다. 지난 8월 신세계그룹은 인천광역시와 함께 스타필드 청라, 야구 돔구장 건설 및 지하철 역사 신설을 포괄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정 부회장은 추진 중인 돔구장은 2만석 규모로 야구 경기 관람뿐 아니라 K-팝 공연 등 각종 문화·예술 공연을 접할 수 있는 문화공간 역할도 겸하는 최첨단 멀티스타디움이다. 야구 144경기 중 홈구장에서 72경기만 진행되는 점을 고려해 야구가 열리지 않는 293일에도 인천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관람관으로 조성한다. 정 부회장이 꿈꾸는 신세계유니버스의 집합체다. 재계 관계자는 "과거부터 오너들의 야구 사랑은 종종 눈에 띄었다"면서도 "최근엔 롯데·신세계의 유통 라이벌 구도가 야구판으로 확대되면서 두 기업 오너가 화끈하게 맞붙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두 기업 오너가 야구를 통해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건 롯데와 신세계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며 "앞으로 두 업체가 유통과 야구를 결합해 어떻게 마케팅을 해나갈지도 관심거리"라고 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2.11.01 07: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