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1,050건
연예일반

김선영 앵커, 故 백성문 변호사에 마지막 인사 “최고의 남편…가슴에 묻겠다” [전문]

김선영 YTN 앵커가 남편인 고(故) 백성문 변호사를 떠나보내며 고인을 향한 따뜻한 마음들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김선영 앵커는 4일 고인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삼가 감사 인사 올립니다’란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고 백성문 변호사 상에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보내주신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운을 뗀 김 앵커는 “많은 분의 따뜻한 위로 덕분에 고인을 떠나보낸 황망한 마음의 큰 위로가 됐다”고 털어놨다.이어 “내 남편은 10월의 마지막 날, 너무나 사랑했던 프로야구팀 LG가 우승한 날 숨을 거뒀다. 그리고 가을 하늘이 유난히 높고 푸르른 날, 용인공원 한켠 햇살이 따뜻하게 내리쬐는 곳에서 영면에 들었다”고 전했다.김 앵커는 고인의 묘역번호를 남기며 “남편은 생전, 내게 친한 이들이 쉽게 드나들 수 있는 가까운 곳에 머물고 싶다고 했다. 그의 바람대로 이따금 들러 고인을 추억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그는 또 “내게는 최고의 남편이었고 많은 분께 사랑받는 방송 패널이자 멋진 변호사였다”고 고인을 추억하며 “고 백성문을 수식하는 수많은 말은 이제 그의 환한 미소와 함께 그를 추억하는 분들의 가슴속에 묻겠다”고 적었다.끝으로 김 앵커는 “남편의 짧은 인생과 병마로 인한 고통의 기간은 너무나 애통하지만, 훌륭한 발자취를 남기고 가족들과 동료, 친구들의 극진한 사랑을 받으며 떠나 천국에서 행복하게 지낼 거라 믿는다”며 “다시 한번 귀한 발걸음을 해주시고 고인을 추모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앞서 고 백성문 변호사는 10월 31일 오전 5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부비동암으로, 1여년간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 등을 받으며 병마와 싸운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1973년생인 고인은 고려대학교 법대를 졸업, 2007년 제49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2010년부터 형사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며 다양한 사건을 맡았다. 이후 MBN ‘뉴스파이터’, JTBC ‘사건반장’, YTN·연합뉴스TV 등 여러 시사 프로그램의 고정 패널로 출연하며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최근까지도 유튜브 정치 토크쇼 ‘정치왔수다’, ‘걱정 말아요 서울’ 등을 통해 시청자와 꾸준히 소통해왔다.다음은 김선영 앵커의 글 전문<<삼가 감사인사 올립니다>>故 백성문 변호사 상에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보내주신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많은 분들의 따뜻한위로 덕분에고인을 떠나보낸황망한 마음의 큰 위로가 됐습니다.제 남편은 10월의 마지막 날,너무나 사랑했던프로야구 팀 LG가우승한 날 숨을 거두었습니다.그리고 가을 하늘이 유난히높고 푸르른 날,용인공원 한 켠햇살이 따뜻하게 내리쬐는곳에서 영면에 들었습니다.(묘역번호: 천명4-005718위)남편은 생전, 제게친한 이들이 쉽게 드나들수 있는 가까운 곳에머물고 싶다고 했습니다.그의 바람대로이따금씩 들러고인을 추억해주시면감사하겠습니다.제게는 최고의 남편이었고많은 분들에게 사랑 받는 방송 패널이자 멋진 변호사였습니다.故 백성문을 수식하는수많은 말들은이제 그의 환한 미소와함께 그를 추억하는분들의 가슴속에 묻겠습니다.남편의 짧은 인생과병마로 인한 고통의 기간은너무나 애통하지만,훌륭한 발자취를 남기고가족들과 동료, 친구들의극진한 사랑을 받으며떠나 천국에서 행복하게지낼 거라 믿습니다.다시 한번귀한 발걸음을 해주시고고인을 추모해주신 분들께감사드립니다.배우자 김선영 배상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11.04 13:51
프로야구

우승 기운 불어 넣은 '레전드' 구대성 "김서현, 스트라이크존으로 넣어라" [KS3]

대전 야구 '레전드' 구대성(56) 중국 장쑤성 야구팀 코치가 2025년 최종 무대를 치르는 한화 이글스 후배들에게 좋은 기운을 불어넣었다. 구대성 코치는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25 KBO리그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3차전에 시구자로 나섰다. 26년 전인 1999년 함께 배터리를 이뤄 한화의 KS 우승을 이끈 조경택 두산 베어스 코치가 시포를 맡았다. 홈팬들의 함성 속에 마운드에 오른 구대성 코치는 선수 시절 리그를 호령하던 그 시절 시그니처 투구 자세로 공을 던졌다. 예전처럼 빠르진 않았지만, 포수 미트를 향해 정확하게 날라갔다. 구대성 코치는 신구장 한화생명볼파크 방문 소감을 전하며 "선수 때 이런 경기장에서 던졌다면 구속이 더 나왔을 것 같다"라며 웃었다. 시구 소감에 대해서는 "경기를 할 때보다 더 떨렸다"라고 했다. 한화는 26·27일 열린 KS 1·2차전에서 각각 2-8, 5-13으로 패했다. 구대성 코치는 "올해 투수진이 좋아졌고, 타자들도 KS에서 타격감이 좋다. 충분히 해볼 만하다. (창단) 두 번째 우승을 해냈으면 좋겠다"라고 응원했다. 올가을 주춤했던 후배 류현진, 김서현에게도 응원을 보냈다. 김서현은 지난 18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6으로 앞선 9회 초 등판했지만 홈런 포함 2점을 내줬다. 22일 4차전에서도 4-1로 앞선 6회 말 김영웅에게 스리런홈런을 맞았다. 팀 기둥 류현진은 21일 PO 3차전에서는 4이닝 4실점, 27일 KS 1차전에서는 3이닝 7실점으로 고전했다. 구대성 코치는 "류현진은 잠깐 만나 '하던 대로 하라'라고 말했다. 김서현은 부담감이 클 것이다. 맞지 않으려고 피하기보다는 스트라이크존 안에 집어넣어야 한다. 스트라이크를 던지면 타자들이 알아서 치고, 야수들이 잡아준다"라고 조언했다.구대성 코치는 한화가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2018년에도 준플레이오프 2차전 시구자로 나섰다. 구 코치는 "정말 영광이다. 기억해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축제의 현장에 초대받은 소감을 다시 전했다. 대전=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10.29 19:54
프로야구

2025 롯데 히트상품 한태양, 교육리그서 만루포..."더 성장한 선수가 될 것"

2025 롯데 자이언츠 '히트상품' 한태양(22)이 교육리그에서도 뜨거운 타격감을 뿜어냈다. 한태양은 지난 16일 경남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린 '2025 울산-KBO Fall League' 일본 독립야구팀과의 경기에 2번 타자·2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3안타(1홈런) 5타점 3득점으로 상대 마운드를 맹폭하며 롯데의 14-4 완승을 이끌었다. 한태양은 3회 말 좌전 안타, 5회 중월 만루홈런 그리고 7회 좌전 2루타를 쳤다. 수비도 2루수에 이어 3루수와 유격수를 모두 맡았다. 롯데는 한태양뿐 아니라 조세진, 김동현 등 유망주들이 3안타 이상 맹타를 휘두르며 장단 18안타를 쳤다. 한태양은 경기 뒤 "처음 보는 투수들이었기 때문에 앞 타자들에게 정보를 듣고 준비했다. 2사 이후였기 때문에 부담감 없이 타석에 들어갔다. 자신있게 스윙했던 것이 좋은 타이밍과 결과를 만들어 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경기를 치르면서 수비적으로 부족한 디테일을 많이 느꼈고, 다음 경기에서 반복하지 않고자 준비하고 있다. 올 시즌을 되돌아보며 남은 경기와 마무리 캠프,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 내년 시즌 더 성장한 선수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2022 2차 신인 드래프트 6라운드(전체 54순위)에 지명된 한태양은 지난 시즌(2024) 처음 1군 무대에 데뷔했다. 올 시즌은 초반부터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려 백업 내야수 임무를 수행했고, 주전 2루수 고승민이 부상으로 이탈한 7월 초부터 늘어난 선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비범한 타격감을 증명했다. 한동안 4할 타율을 유지했던 한태양은 고승민이 돌아온 뒤에도 2루수를 내주지 않았다. 올 시즌 그는 프로 무대에서 가장 많은 경기 수(108)와 타석 수(267)를 소화했다. 타율 0.274(230타수 64안타) 2홈런 22타점을 기록하며 차기 시즌 기대감을 높였다. 한태양은 '사직 박보검'이라고 불릴 만큼 빼어난 용모로 팬심(心)을 흔들기도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10.17 09:26
프로야구

'제2의 박찬형 찾는다'...화성시 코리요 야구단, 공개 트라이아웃 개최

독립야구단 화성시 코리요(이하 화성시 코리요)가 내년 시즌 리그 우승을 목표로 전력 보강에 나선다.화성시 코리요는 오는 14일 오전 11시 화성히어로즈 베이스볼파크 야구장에서 공개 트라이아웃을 열고 새로운 선수를 모집한다고 밝혔다.이번 트라이아웃은 프로야구 무대에서 기회를 잡지 못했던 선수들과 프로 구단에서 방출된 선수들에게 꿈을 잃지 않고 다시 한 번 도전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화성시 코리요는 2025년 신경식 감독으로 지휘봉을 교체한 이후 경기도체육대회 야구부문 우승을 비롯해서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 정규시즌 2위, KBSA 리그 준우승 등 창단 2년만에 명문 구단의 실력을 쌓아가며 독립야구리그 내에서 입지를 다져왔다.특히 올해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박찬형을 비롯해서 KIA 타이거즈 김경묵, KT 위즈 서영준, 두산 베어스 지강혁·이한별, SSG 랜더스 이준기 등 6명의 선수가 프로구단에 입단하면서 독립야구 한 시즌 최다 입단 기록을 세웠다.화성시 코리요는 이 같은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2026 시즌 우승이라는 더 큰 목표를 위해 선수 모집에 나선다. 이번 트라이아웃을 통해 가능성 있는 유망주를 발굴하고, 실력과 열정을 겸비한 인재를 선별해 팀 전력을 한층 끌어올릴 계획이다. 정진구 화성시 코리요 대표는 "코리요는 단순히 경기에 출전하는 팀이 아니라, 선수들에게 다시 한 번 꿈을 향해 도전할 수 있는 기회의 팀이 되길 바란다"며 "우리는 이 무대에서 성장한 선수들이 다시 프로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이번 트라이아웃 또한 그런 철학의 연장선상에 있다"라고 밝혔다.신경식 화성시 코리요 감독은 "우리는 선수의 과거보다 미래를 본다. 야구에 대한 열정과 꾸준한 자기관리, 팀워크를 중시하는 자세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것이다. 이번 트라이아웃을 통해 화성시 코리요가 확고한 명문 독립야구단으로 자리매김하는 계기를 마련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14일에 개최하는 트라이아웃은 서류 심사없이 지원자를 대상으로 실기 테스트와 면접을 통해 이루어질 예정이다. 지원 자격에는 제한이 없으며, 만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 특히 구단은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평가한다.트라이아웃에 선발된 선수는 훈련비 및 숙소 무료 제공의 혜택을 받는다. 또한 야구에 전념할 수 있는 전용야구장 인조잔디 교체 등 리모델링, 독립야구단 최대 규모의 실내 연습장에 냉난방기 설치, 트레이닝장 설치 등 인프라 구축을 할 예정이다. 또한 프로야구팀에 선수들을 소개하는 프로야구팀 교류전 등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위한 비용일체를 구단에서 부담한다.화성시 코리요는 이번 공개 트라이아웃을 통해 새로운 스타플레이어의 등장을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다시 한 번, 더 높은 곳을 향한 힘찬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화성시 코리요 독립야구단은 지역 사회와의 연계도 강화하고 있다. 코리요 유소년 야구팀을 통한 야구 입문, 사회인 야구 클리닉 등 재능기부를 통해 지역 스포츠 문화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10.08 16:27
산업

도미노피자, ‘빅토리 딜리버리 위크’ 진행

도미노피자 자사앱에서 응원하는 프로야구팀만 선택해도 할인 쿠폰이 따라온다.도미노피자가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관중 1000만 시대를 연 프로야구 KBO리그의 흥행에 맞춰 ‘빅토리 딜리버리 위크’를 진행한다.‘빅토리 딜리버리 위크’는 배달 프로모션으로 자사앱 로그인 후 이벤트 페이지에서 좋아하는 프로야구 응원팀을 선택하면 오는 28일까지 사용 가능한 프리미엄피자(L) 배달 1만원 할인쿠폰을 지급한다.‘빅토리 딜리버리 위크’ 기간 중 가장 많은 응원을 받은 구단을 선택한 고객들에 한해 오는 10월 1일부터 31일까지 사용 가능한 프리미엄피자(L) 배달 1만1000원 할인쿠폰을 추가 지급할 예정이다. 한편 도미노피자는 올해 KBO와 함께 키링 굿즈, 캡 파우치 등 다양한 굿즈 프로모션 뿐 아니라 1인 피자 썹자를 출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도미노피자 관계자는 “올해 KBO가 역대급 흥행을 이어오는 만큼 자사앱 회원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드리고자 ‘빅토리 딜리버리 위크’를 진행하게 됐다”며 “야구도 즐기고, 도미노만의 프리미엄 피자도 큰 혜택을 받고 즐겨보시길 바란다”고 전했다.ㅂㅂ 2025.09.15 09:59
프로야구

[김종문의 진심합심] 최고의 코칭은 야구와 관련이 없을 수도

미국 리틀리그 야구 대회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1회를 시작하자마자 선발 투수가 만루를 내줬습니다. 마운드 위의 소년 뱅크스 덴튼이 많이 긴장했나 봅니다. 경기 시작하고 고작 14개의 공을 던졌는데 말입니다.금발의 긴 머리에 다른 야수들보다 키가 훤칠한 덴튼의 볼이 달아올랐습니다. 그럴 만도 합니다. 덴튼의 팀은 리틀야구 월드시리즈 출전 자격이 주어지는 지역 우승까지 2승을 남겨 놓았습니다. 리틀야구 월드시리즈는 해마다 미 펜실베이니아 윌리엄스 포트에서 열리는 세계 야구 꿈나무의 축제입니다. 미 전역에서 수천 개의 리틀야구팀이 출전해 지역 챔피언으로 10팀을 나가고, 아시아 등에서 선발된 10개국 팀이 참가합니다.12세 이하 어린이들 야구 실력을 겨룬다고 쉽게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미국은 지역 예선부터 윌리엄스 포트까지 많은 경기를 중계하는데 승부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습니다. 경기에서 비록 졌지만 어떻게 선수들과 코치들이 야구를, 동료를, 미래를 생각하는지 조명합니다.유튜브를 검색해 보면 리틀야구 월드시리즈의 명장면이 많이 나옵니다. 그중에는 10년 전 준우승을 한 어느 리틀야구팀의 마지막 미팅 장면도 있습니다. 감독님과 훌쩍이는 어린 선수들이 경기가 끝난 뒤 정비가 이뤄지는 그라운드의 한쪽에 모여 앉았습니다. "오늘 결과와 상관없이 여기까지 오는 과정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었지? 자신감, 자존감이야. 그래서 너희들은 자랑스럽게 돌아갈 수 있어…. 앞으로 너희들 삶에 프라이드가 이어질 거야.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너희들을 승부사고 스포츠맨이야. 모두가 너흴 좋아해. 그러니 이제 마음껏 울어도 돼…"5분여 정도 진행된 코치의 격려와 마무리를 스포츠전문채널은 클로즈업해서 보여주기만 합니다. 중계진의 코멘트 하나 없이 선수들과 코치가 뭉쳐서 구호를 외치며 해산할 때까지 영상이 이어집니다. 캐스터는 그제야 "이 선수들이 패배에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라고 촌평하며 경기 중계를 마칩니다. 유튜브 댓글에는 코치에 대한 칭찬과 함께 동기부여, 성장, 온전함(integrity), 리더십 같은 내용이 쏟아졌습니다. 오래전 영상이지만 최근에도 누군가의 댓글이 달렸습니다.되돌아가 덴튼의 이야기입니다. 벤치에 있던 감독 제이크 리오던이 타임을 걸고 천천히 걸어옵니다. 리오던은 그때 '무슨 말을 해야 하나' 고민 중이었습니다. 마운드에는 덴튼과 친구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코알라가 곰이 아니란 건 아니? 유대류(캥거루처럼 아기 주머니가 있는 포유류)야." 그리고 "코알라가 유대류인 이유 아는 사람?"하고 또 묻습니다. 잠시 뜸을 들인 뒤 "코알라 자격이 없어서(koala-fications)"라고 말한 뒤 벤치로 돌아갑니다. 덴튼은 어이없는 듯 웃고, 몇몇은 무슨 말인가 어리둥절하면서 자기 자리로 갑니다.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선 바로 이해가 되나요? 저도 애슬레틱(The Athletic)에 실린 이 기사를 몇 번이나 읽고, X(옛 트위터)에 있는 리오던 감독의 코멘트 장면도 되돌려본 뒤 알아차렸습니다. 코알라라는 동물의 분류를 '퀄리피케이션(qualification, 자격조건이란 의미)'의 발음을 활용한 말장난이었습니다. 리틀야구 지역대회에서 나온 이 장면이 뉴욕타임스에서 만드는 스포츠 저널에 인용되고, 여러 매체에 소개됐습니다. 사소한 재미를 넘어 애슬레틱에선 감독 인터뷰와 함께 진성 리더십(authentic leadership)으로 분석했습니다.리오던은 "저는 인생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아요. 더구나 리틀야구잖아요. 그래도 코치의 일관성은 중요하죠. 아이들이어도 허튼소리는 알아차려요…저는 항상 헐렁하고 유쾌하게 어린 선수와 그렇게 해요. 경기라고 다를 순 없죠…코치나 리더가 할 수 있는 최고는 진정한(authentic), 자기다운 모습을 보이는 것이죠."진정성은 비록 인간적 약점이라도 자신의 진짜 모습을 바탕으로 동료와 조직 내 신뢰와 심리적 안정감을 줍니다. 가식 없는 모습에 공감하는 것을 전제로 구성원들이 진솔한 소통과 건강한 관계를 만든다는 리더십 이론도 있습니다. 어떤가요.씩~ 웃던 덴튼은 무사 만루를 1실점으로 막습니다. 결과는 2-5 패.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지메일닷컴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5.08.20 10:00
프로야구

[김종문의 진심합심] 화나는 감정에 속지 마세요, 두들기는 샌드백을 둬도 소용없더군요

검은색 가죽으로 된 샌드백을 세워 놓았습니다. 웬만한 사람 크기였고, 엄청 무거웠습니다. 실내 훈련장 구석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제가 있던 프로야구팀(NC 다이노스) 창단 초기의 이야기입니다. 선수단에 사연 많은 선수가 있었습니다. 야구를 중간에 그만뒀다가 다시 시작한 선수들이 있었습니다. 어려운 환경을 지나왔던 만큼 그들은 절실했습니다. 그렇지만 거칠었던 면도 있었습니다. 초기에 팀워크를 맞추기 위해 선수끼리도, 지도하는 코치진도 애를 많이 썼습니다. 그러던 중 어느 베테랑 코치님 아이디어로 샌드백이 등장한 것입니다. "선수들이 화를 풀어낼 도구가 필요하다. 자칫 벽을 치다가 다칠 수도 있는데 차라리 샌드백을 들여놓는 게 낫겠다. 억울하고 열받을 때 손이나 방망이로 샌드백을 두들기면 풀리지 않을까"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처음에는 마산야구장 더그아웃 뒤쪽에 놓았습니다. 어떻게 됐을까요. 분노의 주먹세례가 쏟아질 줄 알았는데 조용했습니다. 갑자기 사람들이 바뀐 걸까요. 아니면 억울한 상황이 사라진 걸까요.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엄한 감독님이 계셨기에 화가 나고 폭발 지경까지 갔더라도 더그아웃 바로 뒤에서 샌드백을 '퍽퍽' 두드려 팰 정도로 대찬 선수는 없었습니다. 상당한 비용을 주고 들여놓은 샌드백이 아깝기는 했지만 그걸 보면서 오히려 흥분을 가라앉히게 된 건가 싶은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샌드백도 잘못 때리면 손목을 다치기도 하는데 차리라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의도했던 쓰임새가 사라지면서 샌드백은 결국 실내 훈련장 귀퉁이에 처박히는 신세가 됐습니다.그 시절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상대 팀 유망주 투수가 경기 초반에 무너지면서 교체된 뒤 마산 구장의 원정 라커룸 근처 화장실 문짝을 부숴버린 겁니다. 뛰어난 재능으로 촉망받던 기대주였는데 그날 경기는 마음대로 풀어가지 못했습니다. 마운드에서 내려간 그는 화장실에 들어가 문짝을 날리고, 변기 뚜껑을 걷어찼습니다. 예전 마산 구장은 오래되고 공간이 좁아 큰 소리가 나면 조용히 넘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구장 관리 직원들이 놀라서 쫓아가 보니 선수는 사라지고, 소동의 흔적만 남았습니다. 어떻게 처리했을까요. 새로 문짝을 달고, 부서진 뚜껑을 교체했습니다. 비용은 그 선수의 소속팀 운영팀으로 청구해 받았습니다. 해당 선수가 돈을 냈는지는 모릅니다. 당시 저희는 시설 파손 시 선수 부담을 내부 규정으로 명시했습니다.그 선수는 어떻게 됐을까요. 일단 한순간 화를 크게 내고 문짝을 부술 정도로 힘을 썼지만 다행히 부상을 당하지는 않았습니다. 사건 이후 해당 선수의 경기나 인터뷰를 챙겨보게 됐습니다. 인기 팀 소속이어서 미디어나 팬의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 선수도 이후 부상 등 우여곡절을 겪어서인지 말의 내용과 행동이 시간이 갈수록 모범적이었습니다. 지금도 노련미를 뽐내며 멋지게 활약하고 있습니다. 한순간 절제력이 무너졌다고 해도 그것이 그의 인품이나 태도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좋은 사례입니다. 최근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롯데의 인기 외야수 황성빈 선수가 경기 중 더그아웃에 설치된 에어컨 송풍구에 펀치를 날린 장면이 미디어와 팬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지난달 25일 사직 야구장에서 실책으로 교체된 뒤 벌어진 일입니다. "너무 거친 행동"이라는 비판이 이어지자 황 선수는 다음날 선수단에 피자를 돌렸고, 사과했습니다. 일각에서처럼 황 선수 행동을 논란거리로 만드는 것에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스포츠 경기에서 젊은 선수들이 신체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끓어오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그런 에너지를 이용하는 것이 스포츠의 일부입니다. 억제만이 능사가 아닙니다. 그렇지만 공격적으로 감정을 해소하는 것이 선수 본인에게 어떤 의미일지 배우면서 적절히 조절하는 것은 꼭 필요합니다. 무해한 표출의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고, 적절한 훈련도 마련돼 있습니다. 순간적으로 치솟는 분노를 즉각 배출하게 되면 뭔가 해결된 것 같겠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자기감정에 속지 마세요.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지메일닷컴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5.08.05 09:00
프로야구

대전 신구장 인피니티풀 앞에서 호쾌한 골프 스윙, 김태균-유소연 이색 골프 대결…한화 인터내셔널 크라운 성공 개최 기원

프로야구 전설 김태균이 내셔널 타이틀을 5개(미국, 한국, 일본, 캐나다, 중국) 석권한 여자골프 스타 유소연과 이색 골프 대결을 펼쳤다. 유소연은 2011년 한화 골프단의 창단 멤버이자 2012년 ‘한화금융클래식’ 챔피언으로서, 2018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도 대한민국 대표팀 소속으로 팀 우승을 이끈 바 있다. 김태균은 프로 야구팀 한화이글스를 상징하는 선수로, 2021년 은퇴와 함께 등번호 52번이 구단 최초 영구결번으로 지정된 프랜차이즈 스타다.두 선수는 지난 2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내 티잉존 3곳과 퍼팅존 1곳, 총 4개 구역에서 1:1 매치 플레이 형식의 대결을 펼쳤다. 각 라운드의 점수를 합산해 승자를 가리는 방식이며, 어프로치 대결로 진행된 1·3 라운드는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점수를 부여했고, 샷의 목표가 된 그린은 1루 외야 방향에 가로 30m, 세로 20m 규모로 조성됐다.2라운드는 홈플레이트에서 진행된 티볼 어프로치 대결로, 경기 밸런스를 고려한 이색 룰이 적용됐다. 유소연은 티볼대 위에 올린 야구공을 배트로 배팅하고, 김태균은 소프트 토스를 받아 야구 스윙으로 어프로치 샷을 시도했다. 4라운드 퍼팅 대결에서는 유소연이 3회, 김태균이 6회의 퍼팅 기회를 받아 성공 횟수로 점수를 겨뤘다. 라운드별 점수 합산 결과 김태균 선수가 최종 승리를 거뒀다. 승자 이름으로 유소년 골프 인재 육성을 위한 기부금 1000만 원이 전달됐다. 또 이에 대한 상징으로 김태균 선수에게는 Hanwha LIFEPLUS 인터내셔널 크라운을 상징하는 왕관 모양의 ‘기부 인증 목걸이’가 수여됐다.이날 대결에 참여한 유소연은 “야구장에서 골프 대결을 펼친다는 것 자체가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 무엇보다 그 시간이 유소년 골프 인재를 위한 기부로 이어졌다는 점이 가장 뿌듯했다"라며 "이번 매치를 시작으로 Hanwha LIFEPLUS 인터내셔널 크라운 공식 컨설턴트로서 활약하게 될 텐데, 성공적인 대회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대회는 미국 여자프로골프협회(LPGA)가 주관하고 한화의 금융계열사 공동브랜드인 'LIFEPLUS(라이프플러스)’가 후원하는 세계 유일의 여자 골프 국가 대항전인 ‘2025 한화 라이프플러스 인터내셔널 크라운’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기 위해 치러졌다. 한화 라이프플러스 인터내셔널 크라운은 2018년 이후 7년 만에 국내에서 다시 열리는 LPGA 유일의 공식 국가 대항전으로,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팀플레이를 현장에서 직접 관람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회는 오는 10월 23일부터 26일까지 경기도 고양시 뉴코리아 CC에서 열린다. 윤승재 기자 2025.07.24 10:50
프로야구

"처음으로 함께 한 올스타전" 야구단 프런트-치어리더 부부가 그리는 '슬기'로운 '미래' [IS 인터뷰]

"부부로서 맞는 첫 '동반' 올스타전이죠."프로야구단 홍보팀 직원과 치어리더. 10년 이상의 잔뼈 굵은 베테랑인 이들은 그동안 숱한 올스타전을 경험했지만, '부부로서' 함께 축제를 즐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SSG 랜더스 박슬기 홍보팀 파트너와 한화 이글스 이미래 치어리더는 부부의 연을 맺은 지 5년 만에 처음으로 축제의 현장을 함께 했다. 두 사람은 야구계에서 유명한 커플이다. SK 와이번스(현 SSG) 시절 구단 직원과 치어리더로 인연을 맺은 뒤 연인으로 발전해 2020년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후 이미래 치어리더가 NC 다이노스를 거쳐 한화에 둥지를 틀면서 소속팀이 달라졌다. 그러던 중 이미래 치어리더가 속한 한화의 신구장에서 올스타전이 열리고, SSG 홍보팀 직원인 박슬기 파트너의 올스타전 출장이 확정되면서 부부의 '첫 올스타전'이 성사됐다. 12일 올스타전 현장에서 만난 이미래 치어리더는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데 둘 다 내려오면 집을 비워야 해서 고민을 했다. 둘이 함께 하는 첫 올스타전이고,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 함께 대전으로 내려왔다"라고 말했다. 박슬기 파트너 역시 "같이 운전해서 대전에 왔는데, 치어리더가 경기 전 준비할 게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아침에 아내가 10개 구단 응원가와 동작을 모두 외우고 이동하는 차 안에서 연습을 하는데, 새삼 아내와 치어리더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돌아봤다. 5년 전 결혼한 이들은 야구계에선 '이색 커플'이다. 당시만 해도 현역 치어리더의 결혼 발표가 어색했던 때였고, 구단 직원과의 결혼 소식은 더 흥미롭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이미래 치어리더는 "초반엔 팬들에게 남편 얼굴이 특정이 돼서 걱정을 했는데, 지금은 오히려 즐기는 것 같더라. 알아보시는 분들이 부쩍 많아졌는데, 많은 관심을 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웃었다. 팀이 다르다 보니, 두 사람이 붙어 있을 시간도 적다. 야구는 일주일에 6일 동안 하는 스포츠고, 이미래 치어리더는 비시즌에도 배구와 아이스하키 등 동계 종목 응원을 다니느라 시간이 부족하다. 이미래 치어리더는 "그래도 야구팀 응원단이 로테이션으로 일정을 소화하기 때문에, 일주일에 절반은 여유 시간이 있다. 특히 (야구가 없는) 월요일은 우리만의 '패밀리 데이'로 정하고 다른 약속을 잡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두 부부는 이제 조금씩 가정에 집중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치어리더 14년 차 이미래 치어리더는 직접 뛰는 '플레이어'에서 한 발 물러나 새로운 진로를 계획하고 있다. 박 파트너는 "아내가 워낙 활기차고 여러 방면으로 재능이 넘친다. 무슨 일을 해도 잘할 거라는 생각을 한다"라며 응원했다. 남편의 말대로 아내는 다재다능한 사람이다. 치어리더 본업의 전문성은 물론, 음악에도 일가견이 있어 올 시즌 열풍을 일으킨 한화의 '아웃카운트 송' 응원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KT 위즈 시절(2015~2016년)엔 오프닝곡(투혼가)을 박수미 장내 아나운서와 함께 부르기도 했다. 가끔 마이크를 잡고 응원단장 역할도 하면서 팬들의 응원을 유도하기도 한다. 현재는 쇼 호스트 일도 병행 중이다. 결혼 후에도 현역 치어리더 본업을 이어가면서 후배 양성에 힘쓰는 치어리더계 선구자 역할도 충실히 해내고 있다. 이미래 치어리더는 "내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느냐에 따라 후배 치어리더들에게 이정표가 될 수 있기에 결정이 더 신중한 것 같다"면서도 "앞으로 플레이어로 직접 뛰는 비중이 줄 수 있지만, 후배들의 커리어를 키워주는 쪽으로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팀이 달라 잘 못 봤는데, 오랜만에 남편이 현장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니 멋지더라"며 남편을 응원한 이미래 치어리더는 "앞으로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행복한 미래를 만들었으면 한다"라며 '슬기로운 미래'를 그렸다. 아직은 먼 미래. 지금은 각자의 팀의 우승을 위해 응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미래 치어리더는 "지난겨울에 내가 응원한 팀(여자배구 흥국생명, 아이스하키 HL 안양)이 우승팀이 됐다. 한화의 우승도 함께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박슬기 파트너 역시 "한화와 SSG에서 한국시리즈(KS)에서 만났으면 좋겠다"라며 각자의 팀을 응원했다. 대전=윤승재 기자 2025.07.16 11:04
프로야구

[김종문의 진심합심] 판사님의 야구장 추억

얼마 전 전화를 받았습니다. 옛 친구였습니다. 오랜만에 서로의 근황을 물었습니다. 그는 우리나라 최고 법원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모시고 있는 판사님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서로 야구팬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야구와 인연을 하나씩 꺼내 가던 중 두 사람이 아는 기억의 교집합에 제가 있었다는 겁니다. 제 이름을 듣고 반가웠고 최근 소식이 궁금해 연락했다는 설명이 뒤따랐습니다. 그리고 야구에 얽힌 자신의 추억을 제게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음은 대화의 재구성입니다. "내가 꼬마였을 때야. 마산 야구장 있잖아, 외야 쪽에 철문이 있었다 아이가. 기억 나나?"(그렇지.)"선수들이 나오는 곳인데 쇠창살처럼 돼 있었거든. 거기서 내가 선수들 나오기 전에 기다리고 있었어. 그때 유일하게 악수한 사람이 포수 김경문이었다."(그래?)"응. 그때가 롯데하고 OB 베어스 경기였거든"(어린이들한테 챙겨주시고 참 잘해주시지, 그분이.)"그래, 창살에 손을 대니까 손을 잡고 악수를 해주시더라고"(그랬구나. 그런 어린이가 지금은 높은 곳에 계신 판사님이 되셨네!)타고난 기질이 온화하고 침착한 친구입니다. 평소 말도 빠르지 않고, 조곤조곤 말하던 반듯한 친구가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아주 오래된 자기 기억을 소환하며 목소리가 높아지고 빨라졌습니다. 공부 잘하고 똑똑하던 그 친구가 야구장 담장 밖 철문에 매달려 선수들을 좀 더 가까이 보려고 매달리기까지 했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게 됐습니다. 근엄한 법원 판사님들도 오다가다 야구 이야기를 하는 걸 알게 됐습니다. 스포츠를 즐기고 관심을 기울이는 건 개인적인 관심과 취향을 따른다지만 한국 프로야구가 1000만 관중 시대를 열면서 '냉담자'가 된 올드팬이 다시 돌아오는 걸 이 친구와 통화하면서 알게 됐습니다.야구의 관심이 커지면서 너도나도 야구팬이었음을 '커밍아웃'하는 현상만을 말씀드리려는 것이 아닙니다. 우등생이던 제 친구가 지금도 잊지 못하는 그 장면, 야구 선수와 손을 마주쳤던 그 순간의 의미를 되새겨 봤으면 합니다.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어린 시절 야구 선수나 스포츠 스타를 따라다니며 사인을 받거나 만나기 위해 쫓아다닌 기억이 있으신가요. 그러면 한번 떠올려 보시죠. 저 역시 초등학생 때 그랬습니다. 당시 제 고향에 몇몇 프로야구팀의 전지훈련 캠프가 차려졌습니다. 프로야구 초창기 해외 전훈이 없던 시절입니다. 선수들이 묵는 '여관' 앞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얼굴이라도 보면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나중에 제가 야구 기자가 되고, 야구팀 프런트가 됐을 때 당시 기억들은 일하는 데도 도움이 됐습니다. "당신을 따라다녔다"는 이야기는 아이스 브레이킹(어색하고 서먹서먹한 분위기를 깨뜨리는 일)에 최고였습니다.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선수분들이 계신다면, 어린이 팬에게 보이는 자신의 사소한 행동과 몸짓 하나가 얼마나 큰 의미를 주는지 돌아봤으면 합니다. 그 작은 소년의 뻗친 손을 잠시 잡아 줬는데 그 아이는 커서도 잊지를 못합니다. 판사가 돼 세상을 바라보는 그에게 그날의 추억은 어떤 영향을 줬을까요. 명예의 전당에 오른 뉴욕 양키스의 철벽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는 전성기 시절에도 휴가 때면 고향 파나마의 시골 마을을 찾아 어린이들과 어울려 놀았습니다. 비포장 길바닥 가운데서 곱슬머리 어린이가 어디선가 주워 온 듯한 나무 막대기를 들고 리베라가 던지는 고무공을 치는 사진이 있습니다. 유명한 사진입니다. 우리나라에도 어린이 팬을 잘 챙기는 선수들이 많습니다. 그런 어린이가 자라서 판사가 되고, 누구는 메이저리그를 꿈꾸게 됩니다. LA 다저스의 유망주 투수 장현석 선수는 이호준 현 NC 다이노스 감독님 선수 시절 때 사인받으러 쫓아다니던 스토리가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죠. 당신의 말 한마디와 행동이 그런 영향력을 가집니다. 그나저나 제가 어릴 때 받은 사인 공은 어디로 갔을까요.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 김종문 coachjmoon@지메일닷컴김종문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2011~2021년 NC 다이노스 야구단 프런트로 활동했다. 2018년 말 '꼴찌'팀 단장을 맡아 2년 뒤 창단 첫 우승팀으로 이끌었다. 현재 한국코치협회 인증코치(KPC)다. 2025.07.08 09: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