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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공 대신 라켓 잡았다면 형택 형과 경쟁했겠죠" 라이언킹의 무한도전

“만약 어릴 때 아버지가 제게 축구공 말고 테니스 라켓을 사주셨다면 이형택 선수와 경쟁했을 겁니다. 야구 배트를 휘둘렀다면 이대호 선수, 탁구 라켓을 가졌더라면 유승민과 경쟁하고 있겠죠. 아, 너무 진지하게 받아 들이지는 마세요. 제가 형택이 형, 대호, 승민이랑 친해서 농담 삼아 이야기하는 겁니다. 하하.”최근 인천 송도에서 만난 이동국(43)에게 ‘만약 축구 선수를 안 했다면 뭘 했을까’라고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스포츠를 좋아해서, 뭔가 활동적인 걸 하지 않았을까”라고 했다.이동국은 23년 동안 축구 외길 인생을 걸었다. 그는 1998년부터 2020년 은퇴할 때까지 프로축구 K리그 8차례 우승했고, MVP(최우수선수) 도 4차례 뽑혔다. 이동국은 “선수 시절 계약상 위험한 스포츠는 못하게 돼 있었다. 스키, 스노보드 등 동계 스포츠는 거의 해본 경험이 없다. 사실 내 꿈은 ‘만능 스포츠맨’이었다. 그래서 은퇴 이후 세상 모든 스포츠에 도전해볼까 한다”고 했다.이동국은 지난해 10월 유튜브 채널 ‘이동방송국(이동국+방송국)’을 개설했다. ‘백수’ 이동국의 적성 찾기 프로젝트다. 이동국이 다른 스포츠 종목 선수들을 찾아가 대결하는 내용이다. 아내 이수진씨는 “남편이 은퇴 후 남는 시간이 많아졌고, 체중도 3㎏ 가까이 늘었다. ‘배드민턴 라켓이 주어졌다면 이용대 선수가 없었을 것’이라는 말을 할 때마다 ‘어휴~ 축구하길 잘했지’란 생각이 든다”면서도 “평생 축구만 하고 살아온 ‘대박이 아빠’가 은퇴 후에 괜한 허망함을 느끼지 않을까 살짝 걱정도 했는데, 스포츠와 연기, 춤까지. 어디까지 도전할 수 있을지 응원하겠다”고 했다.이동국이 진짜 다른 종목을 했어도 잘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동국은 2016년 리우올림픽 펜싱 금메달리스트 박상영(27)과 일대일 대결에서 득점을 따냈다. 순발력을 테스트하는 ‘모자 먼저 뺏기’에서도 이겼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복식 금메달리스트 임용규(29)의 시속 200㎞ 넘는 강서브도 받아냈다. 생애 첫 양궁 컴파운드 도전에서 10점 만점도 쐈다. 이동국은 “안산(도쿄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 선수에 빗대 ‘국산’이다. 나는 스펀지처럼 다른 스포츠도 빨리빨리 습득하는 편”이라며 웃었다.하지만 배소희 선수와 볼링 대결, ‘당구 여신’ 차유람 선수와 스리쿠션 대결에서는 고전했다. 이동국은 “고교 은사님이 축구 선수로 성공하려면 당구, 도박, 낚시 등 3가지를 하지 말라고 하셨다”며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스포츠에 도전하면서 ‘역시 최고가 되려면 뭔가 남다른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했다.이동국이 요즘 꽂힌 건 ‘풋살’이다. 최근 송도의 축구교실 ‘이동국FC’에서도 이동국은 풋살을 하고 있었다. 전북 현대 출신인 이승현, 홍정남, 이원영 등과 한 팀을 이뤄 풋살 국가대표 선수들이 속한 팀과 맞붙었다. 이동국은 전매특허 발리슛을 넣고 손흥민(토트넘)의 ‘찰칵 세리머니'를 따라했다.이동국은 “풋살은 축구랑 완전히 다른 스포츠다. 공도 다르고, 오프사이드도 없고, 선수 교체도 수시로 가능하다. 전반에는 힘이 좋았는데 후반에 체력의 벽에 부딪혔다. 풋살 맞대결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 앞으로 정기적으로 해볼 생각”이라고 했다.이동국은 골프 드라이버 비거리가 300m 가까이 된다. JTBC ‘뭉쳐야 쏜다’에서는 농구 실력을 뽐내 ‘동백호(이동국+강백호)’라 불렸다.스포츠만 도전하는 게 아니라 무엇이든 도전한다. 아이돌 샤이니의 민호에게 댄스를 배우는가 하면 배우 이정헌에게 ‘오징어 게임’ 연기를 배웠다. 이동국은 “난 연기도, 춤도 아닌 것 같다. 딸 재시, 재아가 ‘우린 아빠 피를 물려 받아 춤을 못 춘다’고 하는데, 난 운동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이동국은 “앞으로 야구·배드민턴·골프 등에도 도전해보려 한다. (이)대호, (이)용대 등 각 분야의 인맥을 활용하려 한다”고 했다. 43세에도 도전을 이어가는 이동국을 보며 팬들은 “모든 종목을 잘하는 수퍼맨”, “무기력해지다가 이동국을 보면 힘이 난다”고 박수를 보낸다. 이동국은 “100세 시대에 40대면 젊은 나이다. 절대 늦지 않았고, 아직 할 수 있는 게 많은 나이다. 저도 인생 반 이상을 축구만 했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게 너무 재미있다. 다른 분들도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했다.이동국은 요즘 JTBC 예능 ‘뭉쳐야 찬다’에서 코치로 활약 중이고, 축구대표팀 중계 해설위원을 맡고 있다. ‘제2의 라이언킹’을 꼽아달라고 하자 이동국은 “축구대표팀 공격수 조규성(24·김천 상무)이 많이 늘었더라. 원래 반듯한 스타일이었는데, ‘타깃형 스트라이커’ 역할까지 해준다. 옵션이 더 생겨 상대 수비가 막기 더 힘들어졌다. 군인인 규성이가 전역하고 머리카락을 기르고 문전에서 사자처럼 왔다 갔다 하고,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공격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축구지도자 이동국’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 이동국은 “지금 당장은 아니다. 새로운 것들을 경험하고 있는 중이고, 축구교실 사업도 시작했다. 일단 지금 이 도전을 즐기려 한다”고 했다.인천=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2.01.24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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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야구 외길인생" 황재균, 반려견과 함께 한 '나혼자산다'

황재균이 나 홀로 일상을 공개한다. 15일 방송되는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야구선수 황재균이 두 마리의 반려견과 함께 바쁜 하루를 보낸다. 이날 방송에서 황재균은 자신의 취향이 한가득 담긴 새집을 공개한다. 깔끔한 성격을 닮은 모던한 인테리어와 화려한 운동화 컬렉션, 알찬 취미 공간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강탈할 예정이다. 또한 정갈하게 진열된 유니폼과 트로피들이 등장, 15년 야구 외길인생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특별한 공간까지 공개된다. 이와 함께 황재균은 새 가족 껌딱지 반려견 초코와 우유를 소개한다. 운동부터 목욕까지, 세심한 노하우로 반려견 케어에 몰두한 그는 온종일 허리조차 펴지 못한 채 바쁜 시간을 보낸다. 특히 땀을 뻘뻘 흘린 탓에 머리가 산발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강아지의 ‘뽕’ 헤어스타일을 완성하기 위해 털 손질에 집중하며 ‘개아빠’의 진면모를 드러낸다. 황재균은 특별한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쿡방에 돌입, 신개념 종이컵 계량법을 선보이며 고난도 음식인 갈비찜과 떡볶이, 잡채에 도전한다. 그는 ‘황금손’답게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내며 막힘없이 요리를 이어가 이목을 집중시킬 전망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1.14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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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혼자산다' 황재균, 취향 200% 반영한 NEW 하우스 공개

'나 혼자 산다' 황재균이 반려견들과 바쁜 하루를 보낸다. 내일(15일) 밤 11시 5분 방송되는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야구선수 황재균의 일상이 공개된다. 이날 방송에서 황재균은 자신의 취향이 한가득 담긴 새집을 공개한다. 깔끔한 성격을 닮은 모던한 인테리어와 화려한 운동화 컬렉션, 알찬 취미 공간이 시청자들의 시선을 강탈할 예정이다. 또 정갈하게 진열된 유니폼과 트로피들이 등장, 15년 야구 외길인생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특별한 공간까지 공개된다고. 그런가 하면 황재균은 새 가족인 '껌딱지' 반려견 초코와 우유를 소개한다. 운동부터 목욕까지, 세심한 노하우로 반려견 케어에 몰두한 그는 온종일 허리조차 펴지 못한 채 바쁜 시간을 보낸다. 특히 땀을 뻘뻘 흘린 탓에 머리가 산발이 되었음에도, 강아지의 '뽕' 헤어스타일을 완성하기 위해 털 손질에 집중하며 '개아빠'의 진면모를 드러낼 예정. 한편 황재균은 특별한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쿡방에 돌입, 신개념 '종이컵 계량법'까지 선보이며 고난도 음식인 갈비찜과 떡볶이, 잡채에 도전한다. 그는 '황금손'답게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내며 막힘없이 요리를 이어간다고 해, 과연 넘치는 자신감만큼 맛있는 음식을 완성할 수 있을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소소한 행복이 가득한 황재균의 일상은 내일(15일) 밤 11시 5분에 방송되는 MBC '나 혼자 산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홍신익 기자 hong.shinik@joongang.co.kr 2021.01.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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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애중계' 첫방, '무조건 내 편' 응원으로 유쾌한 힐링

세상 어디에도 없는 따뜻하고 유쾌한 ‘편애’를 보여준 MBC ‘편애중계’가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의 마음 속 ‘최애’ 예능으로 등극했다. 5일 방송된 MBC ‘편애중계’는 서장훈, 붐, 안정환, 김성주, 김병현, 김제동의 제안으로 성사된 연애 못 하는 지인 특집으로 꾸며졌다. 그 어느 때보다 리얼했던 농구, 축구, 야구팀의 몰입도는 박진감 넘치는 재미를 선사했다. 시청자들 또한 치열한 응원 대결에 후끈 달아오르게 하였다. 먼저 서장훈은 박보검(?)을 닮은 고등학교 선생님인 후배를, 안정환은 매니저의 친형, 김병현은 선수들의 트레이너로 일하는 워커홀릭 후배를 데려왔다. 이들은 깜짝 선물로 여심을 저격하는가 하면 과도한 어필로 옐로카드 2장을 받아 퇴장당하는웃픈(웃음+슬픔) 명장면을 탄생시키는 등 예측 불가의 박장대소를 안겼다. 여기에 중계진 6인의 쫄깃한 입담은 일반인 출연진들의 활약에 시너지를 불어넣으며 웃음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내 편’에게 온갖 첨언으로 칭찬 세례를 날리고 때로는 답답함에 탄식하며 열혈 코치를 아끼지 않았다. 또 서장훈과 붐은 한순간도 놓치지 않는 캐치력을 살려 예능감으로 꽉 찬 폭소 덩크슛을, 안정환과 김성주는 완벽한 호흡과 현장감을 고스란히 전하는 베테랑 실력으로 중계에 맛깔스러움을 더했다. 김병현과 김제동은 따뜻한 인간미 속 반전 승부욕을 표출했다. 특히 승리에 강한 집착(?)을 보인 김병현이 촬영이 끝난 후 “다음에는 뭐 하는 거예요. 이제?”라며 의욕을 드러내 다크호스로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편애중계’만의 디테일한 소재 활용법 역시 확연한 차별점을 그었다. MBC 스포츠국의 중계차, 심판계의 외길인생 박문기 심판, VAR 판독을 위한 리플레이 등 곳곳에 배치한 포인트는 실제 중계방송을 방불케 하는 생생함으로 시청자들을 더욱 빠져들게 했다. 더 독해진 중계와 더욱 유쾌한 힐링으로 중무장한 첫 정규 방송은 파일럿 방송 후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200% 충족시켰다. 이아영 기자 lee.ayoung@jtbc.co.kr 2019.11.06 09:50
야구

김광수 감독대행 “평생 가장 여유있는 가을 보냈다”

'폭풍 같았던 한해'. 김광수(52) 전 두산 감독대행의 2011년을 설명하는데 이보다 더 적합한 말이 있을까. 김 대행은 지난 6월13일 두산 수장 직에서 물러난 김경문 감독을 대신해 두산 감독 대행자리에 올랐다. 정규시즌이 한창이던 당시 팀은 하위권으로 추락한 상황이었다. 그는 4개월 동안 76경기에서 36승 38패를 기록하며 두산을 정규시즌 5위 자리에 올려놓았다. 두산은 시즌 후 김진욱 당시 투수코치를 감독으로 선임했다. 김 대행은 아무 말도 남기지 않고, 조용히 잠실구장을 떠났다. 그를 지난 주 송파구 모처에서 만났다. 노란 은행나무 아래 앉은 김 대행에게 "근사하다"고 하자,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였다. "유니폼이 아닌 사복을 입고 찍는 첫 공식 사진이다. 어색하다. 좀 괜찮은가." 29년만의 외출김 대행은 "두산은 나에게 고향이고, 집과 같은 존재다. 내 가족과 함께한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했다. 참 많이 웃고, 또 울었다"고 했다. 그는 뼛속부터 두산맨이었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 멤버인 그는 OB(두산 전신)에서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했다. 2루수였던 그는 현역 시절 도루왕을 수상할 정도로 빠른 발과 야구 센스를 갖췄다. 데뷔 10년째이던 1992년 은퇴한 뒤 두산에서 수비와 수석코치를 역임했다. 데뷔 때부터 지도자 생활까지 두산 이외에 다른 구단에는 발을 들인 적이 없다. 근황이 궁금했다. 김 대행은 "살아오면서 이렇게 여유 있는 가을을 보낸 적이 없다. 지인들과 함께 산을 타고 있다. 땀도 흘리고, 정복했을 때 느끼는 상쾌함도 좋다. 어지러운 마음을 정리하고, 생각을 가다듬기에도 산이 최고다"라고 말했다. 저녁에는 가족들과 함께 집 근처 올림픽 공원에 산책도 나선다. 그는 "야구 선수, 코치시절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일들이다"라고 귀띔했다. 달을 바라본다김경문 감독이 떠나던 날, 김광수 감독대행은 문자 메시지 한 통을 보냈다. '감독님. 함께한 세월, 그래도 슬펐던 날보다 좋았던 날이 더 많았습니다'. 진심이었다. 두 사람은 떼려야 뗄 수없는 사이였다. 김 대행은 1993년 수비코치직을 맡았고, 2000년부터 수석코치에 임명됐다. 그는 김경문 감독과 함께 2000년대 명문 구단 두산을 이끈 힘으로 꼽혔다. 눈빛만 봐도 아는 사이. 하지만, 사퇴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불안한 느낌은 있었다. 그래도 '설마 사퇴하실까' 싶었다. 결정이 단호했고, 빨랐다." 그는 대행 임명을 받는 순간, 가장 먼저 팬이 떠올랐다고 했다. "감독대행직을 맡게 됐다는 말을 듣고 '내가 명문 두산을 떨어뜨리면 안된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코치'로서 기술적 측면에 치중하다가, 마침내 팬이 눈에 들어오는 순간이었다." 누군가는 '집'을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도 있었다. 김 전 대행은 "나는 수석코치였다. 누군가는 두산 야구를 끌고가야 했다. 팀이 힘든 상황이었지만, 김경문 감독님에게 서운한 마음은 젼혀 없었다. 앞으로 그럴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대행은 김경문 감독의 장점으로 '뚝심'을 꼽았다. "8년 간 곁에서 모시면서 '뚝심'하나는 타고난 사람이라고 느꼈다.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쉽게 돌파하고, 한 번 믿고 결정한 것은 어떤 일이 있어도 밀고 나간다. 지금의 두산을 만든 동력이었다." 김경문 감독은 두산 사령탑으로 재임한 7년 반 동안 2006년을 제외한 여섯 시즌 모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하지만, 번번이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고배를 바셨다. 2011년은 두산이 우승을 달성할 수 있는 적기였다. 김 전 대행은 "우승에 대한 압박감이 컸다. 그동안 수많은 경험을 통해 명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우승은 감독님이 앞으로 넘어설 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감독대행 김광수의 성과딱 5할 승부였다. 대행으로 임명된 6월 13일부터 프로야구가 끝난 10월 6일까지 그가 거둔 성적말이다. 김 대행은 올 시즌 76경기에서 38승 38패로 5할 승률을 기록했다. SK와 더불어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던 두산은 시즌 시작 후 '미처 예상하지 못한' 크고 작은 문제에 부딪혔다. 김 대행이 바통을 이어받을 당시 두산은 7위까지 곤두박질 쳤던 상황이었다. 더그아웃 분위기 역시 야구를 이어가기 어려운 만큼 가라 앉았다. 김 대행은 '친숙함'으로 부침 많았던 두산 선수단을 추슬렀다. 그에게 모든 두산 선수들은 제자이자, 후배다. 29년을 함께 걸어 온 가족과 같은 존재다. 그는 "선수들의 성향과 능력치를 꿰고 있었다. 함께 소통하기 위해 애썼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노력이 통했을까. 두산은 지난 10월 마지막 5경기를 연승으로 장식했고, 정규시즌을 단독 5위로 끝마쳤다. 감독대행직은 팀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상태에서 이어받는 경우가 많다. 4할 승률 이상만 거둬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김성근 전 SK감독은 2001년 5월 LG 감독대행에 올랐다가, 정식계약을 맺은 것이 대표적 사례다. 그는 "4개월동안 '두산의 야구'를 망가뜨리지 않고, 지켜갔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싶다"고 자평했다. 김 대행이 말하는 '두산 야구'가 궁금했다. "허슬두다. 두산은 끊임없이 쏟아지는 화수분 마운드와 기동력, 그리고 화끈한 방망이 까지 3박자를 고루 갖춘 구단이다. 팬들에게 '보는 야구'를 선사했다. 4개월 동안 수많은 2군 유망주를 마운드에 올렸다. 선수들이 부상으로 고전했지만, '허슬두'를 구현하기 위해 애썼다." 야구장 밖, 김광수1985년 12월 29일 결혼했다. 지인의 누이였던 아내는 26년 동안 착실하게 집안을 가꿨다. 슬하에 1남 1녀를 뒀다. 대부분의 야구선수들은 '가족'에게 미안한 마음을 달고 산다. 김 대행은 "우리 아이들은 여름에 피서 한 번 가보지 못했다. 7~8월은 시즌 중이었다. 꼼꼼한 아빠가 아니었다. 아이들이 잘 커줬다. 아내가 마음 고생 많았을 것이다"라고 했다. 취미는 바둑이다. 경기에 지거나, 스트레스를 크게 받는 날에는 혼자 방에 들어가 두 세시간 동안 바둑을 둔다. 경쟁에서 지는 것을 싫어한다. 이겼을 때 짜릿한 쾌감이 상당하다고한다. 이외에도 골프와, 등산도 즐기는 편이다. 노래 부르는 것도 좋아한다. 주로 잔잔한 발라드. 단풍진 올림픽 공원을 걷는 그에게 노래 한소절을 읖조렸다. "아무도 찾 지 않는 조그만 연못속에 달빛 젖은 금빛물결 바람에 이루나. 말 없이 기다리다 쓸쓸히 돌아서서." 김정호의 이름 모를 소녀였다. 미래, 다시 야구'민간인'으로 돌아온 그에게 미래를 물었다. 김 대행은 "그라운드에 있을 때 마음이 제일 편하다. 야구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아직 야구 이외의 것을 생각해 본 적 없다. 두 가지 길을 열어두었다. 해설위원과 지도자다. 김 대행은 1998년부터 2년간 라디오 야구 해설자로 활약했다. 29년 '두산 외길인생'에서 유일하게 잠실 구장을 벗어났던 시기였다. 참 재밌게 잘했다고 한다. 그는 "해설위원은 무거운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대중과 야구를 연결하는 끈이기 때문이다. 해설뿐만아니라, 재미와 정보까지 건네야 한다"고 설명했다. 감독대행직을 맡으며 야구를 보는 시야도 넓어졌다는 것도 플러스 요인. "지금 해설을 하면 정말 잘 할 수있겠구나 싶다. 선수·코치·감독 자리에서 야구를 바라봤다. 3개를 모두 경험한 이만 할 수 있는 해설을 할 자신이 있다."지도자의 끈은 이어가고싶다. 그는 해설위원을 하던 시절에도 모교인 선린인터넷고에서 인스트럭터를 겸했다. 김 대행은 "야인생활을하는 지금도 초록색 그라운드를 질주하는 선수들이 떠오른다. 특색과 장·단점을 파악해 작전을 짜고, 하나의 그림을 완성할 때 행복하다"며 미소지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감독'의 꿈도 여전히 유효하다. "야구인은 누구나 감독직을 희망한다. 나 역시도 그렇다. 아니라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오직 야구로 가득 찬 사람. 인터뷰를 끝마칠 무렵 "그놈의 야구, 지긋지긋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단호했다. "아니. 젼혀. 나는 야구가 좋은가봐, 정말." 서지영 기자 [saltdoll@joongang.co.kr]사진=김민규 기자 2011.11.1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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