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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아역에서 성인 배우로… 노정의, 진정한 ‘마녀’ 됐다 [RE스타]

배우 노정의가 ‘마녀’를 통해 어엿한 주연 배우로 성장했다.지난 15일 첫 방송된 채널A 토일드라마 ‘마녀’는 마녀라 불리는 여자를 둘러싼 불운의 법칙을 깨고자 하는 남자 동진(박진영)과 비극의 씨앗이 돼 세상으로부터 스스로를 단절한 여자 미정(노정의)이 포기하지 않는 여정 끝에 서로의 구원이 되는 미스터리 로맨스다. ‘마녀’는 1회 시청률 2.4%(닐슨코리아, 전국 유료 가구 기준)을 달성하며 2021년 방송된 ‘쇼윈도: 여왕의 집’의 2.1%를 넘고 채널A 역대 드라마 첫회 최고 시청률 기록을 세웠다. 노정의가 연기한 박미정은 자신에게 호감을 표현한 남자들에게 점차 적대적으로 대하기 시작하는 인물이다. ‘박미정과 엮이면 모두 죽는다’는 소문이 학교에 퍼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박미정과 대화한 남자들은 갑자기 벼락에 맞거나, 전기에 감전되는 등 어이없는 죽음을 맞이한다. 이로 인해 ‘박미정은 마녀다’라는 소문이 사실처럼 퍼졌고 박미정은 결국 학교를 자퇴한다.노정의는 많은 대사 대신 눈빛과 표정으로 ‘마녀’라는 소문으로 점차 피폐해지는 박미정을 표현했다. 1회 초반 지하철에서 호감을 표하는 남자에게 대뜸 “저에 대해 뭘 안다고 말하시냐”고 적대적인 태도로 소리치는 모습이 이해가 되지 않아도, 노정의가 표현하는 박미정의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시청자들은 박미정이 겪어온 ‘사회적 단절’에 점차 공감하게 된다. 노정의는 아슬아슬하게 겨우 일상을 살아가는 박미정의 모습을 통해 내면의 감정을 조용하지만 강하게 끌고 나간다. 소문을 견뎌내지 못하고 자퇴한 박미정이 아버지의 밭일을 돕다가 뱀에 물리자, 아버지는 뱀의 독을 입으로 빨아서 빼고 죽는다. 노정의는 주변에 남아있던 마지막 남자이자 가족인 아버지까지 잃고 모든 희망을 놓아버리고 좌절하는 연기를 통해 시청자들이 극적인 감정에 몰입하게 만든다. 2001년생 노정의는 2011년 방송된 채널A 드라마 ‘총각네 야채가게’에서 이세영의 아역으로 데뷔했다. 배우 경력이 올해까지 15년 차다. 드라마 ‘여인의 향기’에서 김선아 아역, ‘프로포즈 대작전’에서 박은빈 아역 등으로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특히 2019년 tvN ‘위대한 쇼’, 2020년 JTBC ‘18 어게인’, 2024년 공개된 넷플릭스 ‘하이라키’ 등 기존에는 대부분 학생 역할을 소화해 오면서도 캐릭터에 다양한 변주를 주며 차별점을 만들어냈다.‘마녀’에서 노정의는 과거 학생 시절뿐 아니라 사회에서 단절된 어른으로서 모습까지 모두 그려내고 있다. 2021년 방송된 SBS ‘그해 우리는’에서 외로움을 느끼는 최정상 아이돌 엔제이 역할을 맡아 그해 ‘연기대상’에서 신인연기상을 수상하며 일차적으로 아역 배우라는 수식어를 떼어낸 노정의는 ‘마녀’를 통해 스펙트럼 넓은 연기를 보여주며 다시 한번 주연 배우로서 진가를 입증하고 있다.노정의는 MBC에서 4월에 방송 예정인 ‘바니와 오빠들’과 편성 미정인 ‘돼지우리’ 등 차기작까지 연속으로 확정해 놓은 상태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아역 배우 출신 노정의가 앞으로 주연 배우로서 보여줄 활약에 기대가 모인다.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노정의는 아역 시절부터 성인이 됐을 때 여자 주인공으로 활약할 것이라고 기대를 많이 받은 배우 중 하나다. 그 기대대로 20대 중반이 된 노정의는 ‘마녀’에서 학생 역할을 넘어 서사를 표현해내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성인 배우로서 스타 급으로 자리매김을 하지는 못했는데 이번 작품이 앞으로 노정의가 성인 배우로서 스타로 안착할 수 있을지를 판가름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5.02.26 05:45
뮤직

“와 이거 보통이 아니네...” 송가인, 홀로서기 후 첫 앨범 어땠나 [종합]

홀로서기에 도전한 송가인은 달랐다. 트롯 장르를 넘어 발라드, 모던 가요까지 장르를 넓혔다. 스스로 채찍질을 해 가며 2년 10개월만에 정규 4집을 완성했다.송가인은 11일 서울 강서구 스카이아트홀에서 정규 4집 ‘가인;달’ 발매 쇼케이스를 개최했다. 송가인은 데뷔 후 첫 작사에 도전한 수록곡 ‘평생’ 무대로 포문을 열었다. ‘거센 비바람 불어와도 / 나와 함께 우산을 쓰고 기쁠 때도 슬플 때도 / 나와 함께 살아갑시다’처럼 송가인 특유의 아련한 감성이 돋보였다. 송가인은 ‘평생’에 대해 “팬들을 생각하며 만든 노래다. 이 노래는 평생 갈 것 같다”며 “가사 중에 팬덤명 ‘어게인’ 삼행시로 작사한 부분이 있다”고 감상 포인트를 짚었다. 이번 정규 4집은 송가인의 홀로서기 시작을 알리는 앨범이다. 전작 ‘연가’ 이후 약 2년 10개월 만에 발표하는 신보이기도 하다. 송가인은 지난해 4월 포켓돌스튜디오와 전속계약이 만료된 후 1인 기획사 가인달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매니지먼트 계약은 코요태, 가수 윤서령, 김희진, 안지완 등이 소속된 제이지스타와 맺었다. 송가인은 새로운 도약을 위해 앨범에 큰 신경을 썼다.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장르다. 트롯, 발라드, 미디어 템포, 모던가요 등 다채롭다. 그는 “앨범에 직접 참여해 보니 ‘와 이거 보통 일이 아니구나’하고 느꼈다”면서 “전 회사가 정말 힘들었겠다고 생각했다”며 호탕하게 웃었다.타이틀 곡은 총 2개. ‘아사달’과 ‘눈물이 난다’이다. ‘아사달’은 경주 불국사의 석가탑을 만든 석공 아사달의 비극적 설화에서 영감을 얻었다. 송가인 특유의 한 서린 국악 창법이 귓가를 사로잡는다. ‘눈물이 난다’는 가요계의 살아있는 전설 심수봉이 직접 프로듀싱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감정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중간중간 숨어있는 심수봉의 목소리도 확인할 수 있다.송가인은 심수봉에게 곡을 선물 받은 첫 번째 후배 가수가 됐다. 그는 “심수봉 선생님 집과 1분 거리에 산다. 무작정 찾아갔다. 프로듀싱 부탁을 드렸는데 흔쾌히 ‘곡을 써놓은 게 있다’면서 응해주셨다”며 “운명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선배님의 곡을 받은 첫 번째 후배”라고 기뻐했다. 그러면서 “저는 참 복 받은 사람이다. 선생님께서 곡도 주시고 여러 번 레슨도 해주셨다. 심지어 코러스도 즉흥적으로 부탁했는데 흔쾌히 해주셨다”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라고 덧붙였다. ‘아사달’ 뮤직비디오 주인공들도 이목을 끈다. 배우 한지현과 이종현이 합을 맞췄다. 이날 최초 공개된 ‘아사달’ 뮤직비디오 속 두 사람은 애절한 사극 연기로 몰입도를 높였다. 송가인은 “진짜 믿고 보는 조합이다. 너무 감사해서 촬영장에 커피차도 보냈다. 어떻게 이렇게 연기를 잘하나”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 외에도 감성적인 멜로디가 돋보이는 정통 트롯 ‘이별가’, 사랑에 빠진 청춘 남녀의 애절한 마음을 노래한 ‘붉은 목단꽃’, 이별의 탄식을 라틴 펑키 장르로 풀어낸 ‘왜 나를’, 어린 시절 어머니의 사랑을 담아낸 슬로 록 ‘색동저고리’, 아버지의 사랑을 그린 트롯 발라드 ‘아버지의 눈물’, 희망을 노래하는 컨트리 폭스트롯 ‘지나간다고’ 등 9곡이 수록된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5.02.11 16:51
뮤직

[단독] 이무진, KGMA 2관왕으로 스스로 확인한 성장 [IS인터뷰]

“슬픈 멜로디가 나왔는데 도저히 가사가 안 써져서 소설책을 샀어요.”올겨울 최강 한파가 강타한 지난 9일 오후. ‘대세’ 싱어송라이터 이무진을 만났다. 매니저 없이 홀로 택시를 타고 사무실에 도착한 그의 손에 들려 있던 대형서점 쇼핑백이 심상치 않아 묻자 멋쩍게 돌아온 답변에선, 그의 음악만큼이나 유연하고 자유로운 영혼이 느껴졌다.경천동지할 여러 사건·사고로 인해 2024년 연말은 정신없이 지나갔지만, 그 와중에도 이무진은 한 해를 꽉 채워 보낸 노력의 결실을 맺었다. 그는 지난해 11월 16일 인천 중구 운서동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코리아 그랜드 뮤직 어워즈’(KGMA)에서 베스트 록 발라드상과 베스트 메모리상을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고, 12월 21일 진행된 ‘2024 KBS 연예대상’에선 인기상의 주인공이 됐다. “저를 달려가게 하는 힘은 성취에서 비롯돼요. 어릴 때부터 실패를 거듭하면서가 아닌, 성취에 대한 긍정적 피드백을 받을 때 더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을 해왔는데 연말에 받는 상은 ‘한 해를 잘 살아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해 줘 긍정적인 순환이 되는 것 같아요.” KGMA 현장 인터뷰 당시 ‘트로피가 너무 예쁘다’며 진열대 중앙에 올려두겠다 밝혔던 그에게 트로피의 행방(?)을 묻자 이무진은 “그 때 말한 대로 KGMA 트로피 두 개 모두 진열대 좌측 중앙에 올려 뒀다. 사실 트로피 자리를 크게 신경 쓰진 않는 편인데 너무 예뻐서 중앙에 뒀다”며 웃었다. 트로피가 그가 꾸준히 달려온 시간의 ‘결과’라면, 그 시간들은 이무진에게 남다른 ‘의미’로 남아 있다.“개인적으로 작년 한 해의 저 자신을 평가하자면, 이전보다 훨씬 더 폼이 올라왔다고 생각해요. 붐 업의 시기를 지나 안정기에 접어든 느낌이랄까요. 매년 한국 대표 가수가 한 팀씩 출연하는 ‘ABU TV 송 페스티벌’에 참여하게 된 것도 그렇고, KGMA에서 받은 상도 그렇고. 올 한 해도 잘 성장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스스로 느낀 성장의 포인트는 K팝 신에서 그만이 가진 ‘날 것’의 포지션을 간직하면서도 대중과 한 발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저는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가수가 아니라 갑자기 오디션으로 잘 된 케이스라 K팝 신에서 조금은 유니크한 포지션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누가 뭐라든 상관 없이 내 세상을 만드는 게 중요하고, 그걸 대중이 받아들여주시면 감사하다는 생각이었는데 2022년 말~2023년 초정도부터 제 노래를 들어주시는 분들이 정말 많아지고, ‘음악 잘 들었다’는 말을 들을수록 내가 행복해지는 걸 느꼈어요. 그때부터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나의 노래를 더 좋아해줄까’ 생각하며 만들게 됐는데, 그렇게 만든 음악들도 사랑을 받게 된 점이 감사하죠.” 코로나 시국, 대학 재학 중 도전했던 JTBC ‘싱어게인-무명가수전’에서 파란을 일으킨 그가 ‘63호 가수’ 아닌 ‘이무진’으로 대중과 제대로 접점을 쌓게 된 프로그램은 KBS의 K팝 유튜브 ‘리무진서비스’였다. 애초의 기획안 속 프로그램명은 다소 평범했지만 이무진을 만나 지금의 범상치 않은 이름이 된 ‘리무진서비스’는, 지금은 그 아닌 MC가 전혀 떠오르지 않는 이무진의 시그니처이자 운명 같은 프로그램이 됐다.“격주에 한 번 출근한 지 어느덧 3년이 다 되어가네요. 1년쯤 됐을 땐 직장 같은 느낌이었는데, 2년 넘어서면서부터는 제가 당연하게 있을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하게 느껴져요. 제가 언제까지 이 프로그램을 할 수 있을 진 모르지만, 군대 가기 전까지는 꼭 하고 싶어요.” ‘싱어게인’ 이후 어느덧 4년. 그 사이 “초심도 많이 잃었고, 현실을 바라보고, 패기도 많이 잃었다”면서도 “반대로 사람들이 무엇을 더 좋아하는지를 고민하게 됐다”는 그는 “예전엔 내 것만 하려는 욕심이 강했는데 지금은 사람들이 뭐를 좋아할지 아는 내가 됐고, 보다 유연해졌다”고 그간의 변화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여러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이무진 음악 특유의 맛을 잃지 않고 있는 그가 밝힌 포부는 다부졌다. “언제가 될 진 모르겠지만, 그 언젠가 반드시 시대가 기억하는 정규 앨범을 낼 거예요. ‘비와 당신’을 리메이크한 게 제가 세 번째인데, 요즘엔 제가 부른 게 원곡인 줄 아는 친구도 있더라고요. 진정한 명곡은 편곡이 어떻든, 감성이 어떻게 표현되든 악보는 그대로잖아요. 제가 중년이 되고, 노년이 되어도 기억될 수 있는 정규 앨범 하나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원대한 포부와 별개로, 2025년의 목표는 소박하고 담백했다. 작년에 중단했던 일본어 공부를 다시 시작했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를 실천하면서 음주도 많이 줄였다며 으쓱해 한 그는 “올해는 더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슬픈 멜로디의 ‘그 노래’도 기대해달라”며 싱긋 웃었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5.01.17 06:10
드라마

‘나미브’ 려운, 꽃미남 얼굴로 성장 서사까지 [RE스타]

배우 려운이 ‘나미브’에서 성장 서사를 보여주고 있다.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나미브’는 스타를 제작하는 안목이 있는 제작자 강수현(고현정)이 해고된 후 방출된 연습생 유진우(려운)와 손을 잡고 스타를 탄생시킨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고현정의 3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으로 화제가 됐다. 려운이 연기하는 유진우는 강수현이 바닥부터 키워온 판도라 엔터테인먼트의 장기 연습생이다. 극중 유진우는 오랜 시간 데뷔하지 못하고 연습만 해왔지만 소속사 관계자들에게 눈에 띄지 않게 실력을 맞춰서 보여주는 등 잠재력이 있는 인물. 유진우는 친어머니가 판도라 엔터테인먼트에 빚진 2억 원을 갚아야 하는 상태로 계약 해지 통보를 받는다. 판도라 엔터테인먼트에서 해임된 강수현이 돈을 벌어다 줄 수 있는 아이를 찾는다는 말을 듣고 기회라고 생각해 당차게 강수현에게 자신이 성공할 수 있는 인재라고 설득한다.려운은 대선배 배우인 고현정과 호흡을 맞추는데도 밀리지 않는 연기력을 선보이며 유진우라는 역할을 밀도 있게 표현해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유진우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공황장애를 겪으며 자해를 하는 등의 행동을 보이는 불안정한 면모를 가진 캐릭터이기도 하다. 려운은 유진우의 감정선을 제대로 이해하고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 호평을 받고 있다. 또 엄마의 빚을 갚기 위해 미성년자임에도 클럽에서 일하고 운전을 하다가 큰 사고를 내며 극에 긴장감을 선사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공황장애로 힘들어하는 유진우라는 캐릭터를 통해 려운이 그려낼 성장 서사에 귀추가 주목된다. 려운은 초반에 예쁜 얼굴로 주목받았으나 서사가 있는 어려운 캐릭터를 주로 맡아 다채로운 연기력을 선보이며 탄탄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려운은 지난 2017년 SBS 드라마 ‘사랑의 온도’로 데뷔했다. ‘나미브’에서 강수현의 남편이자 프로듀서인 심준석(윤상현)과 티격태격 케미스트리를 선보이고 있는데 앞서 2020년 방송된 JTBC ‘18 어게인’에서는 부자 역할로 호흡을 맞췄다. ‘18 어게인’에서는 학교 폭력 피해자지만 농구를 통해 점차 변화하는 홍시우 역을 맡았다.지난 2023년 방송된 SBS ‘꽃선비 열애사’에서는 처음으로 주인공 강산 역을 맡아 이름을 숨기고 부모님의 원수를 갚으며 성장해나가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그해 ‘연기대상‘에서 우수상을 수상했다. 려운은 또 20대 중후반의 나이에도 ‘인서울’, ‘소녀의 세계’, ’반짝이는 워터멜론‘ 등을 통해 꾸준히 학생 캐릭터를 선보이는 등 다방면에서 활약하고 있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려운은 연기력이 필요한 작품들을 꾸준히 해오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연기에 욕심이 있는 배우들이 연기 스펙트럼을 입증하기 위해서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다“며 ”쉽게 맡을 수 있는 역할을 통해 이미지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배우가 되는 준비를 위한 역할에 도전했다. 데뷔 이후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역할이 많다는 점을 필모그래피로 증명해낸 배우“라고 말했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5.01.07 06:08
문화

내 아티스트는 어떤 타입?... ‘2024 KGMA’ 수상 후 뒷이야기

지난 16일과 17일 양일간 인천 중구 운서동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제1회 코리아 그랜드 뮤직 어워즈’(KGMA)의 주인공들을 백스테이지 인터뷰를 통해 만났다. 다양한 장르, 많은 아티스트들이 참가한 만큼 수상소감을 밝히는 방식도 각양각색이었다. ◇ 앨범·콘서트 스포형‘베스트 밴드’로 선정된 QWER은 2025년 목표로 단독 콘서트를 꼽았다. 이들은 “데뷔한 지 벌써 2년 차다. 2025년에는 더 열심히 해서 단독 콘서트를 하겠다. 많이 놀러와 달라”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KGMA’를 통해 최초로 ‘스몰걸’ 무대를 공개한 이영지 도경수는 나란히 앨범 발매 소식을 알렸다.‘베스트 아티스트 10’ ‘베스트 힙합’을 수상한 이영지는 “내년에는 더 바쁘게 활동해서 ‘KGMA’에서 받은 상 2개를 4개로, 또 그 후에는 8개로 늘려 보겠다”면서 “당장 올해 남은 컬래버들도 많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베스트 아티스트 10’ ‘베스트 R&B 남자’를 수상한 도경수는 “조만간 또 앨범을 낼 것 같다”고 수줍은 미소와 함께 귀띔했다.‘KGMA’에서 베스트 송 10, 디거스 디깅 아티스트, 룰루아X팬캐스트 최고 인기상, 베스트 어덜트 컨템포러리, 트랜드 오브 더 이어 트롯 스타 상을 수상하며 5관왕을 달성한 이찬원 역시 “2025년에는 정규앨범이 발매될 예정”이라고 밝히며 ‘찬스’(팬덤명)들을 설레게 했다.◇ 무한 팬 사랑형 그룹 (여자)아이들이 아닌 솔로 아티스트로 ‘베스트 솔로 아티스트 상’을 수상한 우기는 “지금이 올해 중 가장 ‘그랜드’한 순간이다. 혼자서 상을 받는 건 상상도 못 했는데 팬들 덕분”이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송가인은 ‘베스트 어덜트 컨템포러리’ 수상 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지켜주고 사랑해 준 어게인 최고”라고 짧고 묵직한 소감을 말했다. 큐브 신인 그룹 나우어데이즈는 ‘IS루키상’ 수상 후, 팬덤 데이앤에 연신 “사랑한다”고 강조해 백월 인터뷰 현장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밤양갱’ 신드롬으로 ‘베스트 R&B 여자’를 받은 비비는 “수상소감 때 너무 긴장한 나머지 비비탄(팬덤명) 이야기를 못 했다. 비비탄은 나의 몸, 영혼 같은 존재”라고 남다른 팬 사랑을 드러냈다.◇ 모범생 형약 2년 만에 컴백한 클라씨는 ‘포토제닉 상’을 수상, 백월 인터뷰에서 왕성한 활동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클라씨는 “오랜 공백기 후 나온 만큼 팬들과 자주 소통하고 싶다. 신곡 ‘사이코 앤 뷰티풀’ 많이 사랑해 달라”고 말했다. 피프티 피프티는 ‘IS라이징 스타’를 수상하며 각오를 다졌다. 이들은 “‘SOS’ 첫 음악방송을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귀한 상까지 받게 돼서 행복하다.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고 전했다.‘베스트 아티스트 상’을 수상한 피원하모니는 “올 한 해 열심히 달려온 것에 대한 보상을 받는 기분”이라며 “국내와 해외에서 많은 사랑과 관심을 보내주신 덕에 ‘KGMA’ 1회에 참석할 수 있었다. 상에 걸맞은 아티스트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11.19 05:45
영화

‘흑백요리사’ 모두가 ‘윈윈’…최현석 끌고 흑수저 미는 ‘스타셰프’ 영광기 도래할까

넷플릭스 요리 서바이벌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의 우승자가 가려졌지만, 사실상 패배자도 없다. 제작진도 출연진도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넷플릭스는 최종 에피소드 11~12회를 공개한 다음 날인 9일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의 3주 연속 글로벌 TV쇼 비영어 부문 톱10 1위 등극 소식을 밝혔다. 지난달 30일부터 6일까지 400만 시청수를 기록했으며 대한민국,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4개국 1위를 포함해 총 18개국에서 10위권에 올랐다.이는 한국 넷플릭스 첫 요리 서바이벌이라는 의미를 지닌 작품이, 한국 넷플릭스 전체 예능 최초로 3주 연속 정상에 오른 기념비적 기록이다.출연자들을 향한 관심도 뜨겁다. 과거 2010년대 ‘마스터 셰프 코리아’, ‘냉장고를 부탁해’ 등 셰프 출연 요리 예능 전성기를 방불케 한다. 실제로 당시 ‘스타셰프’로 이름을 날린 최현석이나 ‘마스터 셰프 코리아’ 시즌2 우승자인 최강록 등이 백수저로 참가했으나 ‘흑백요리사’의 근본적인 콘셉트가 거둔 성과로 풀이된다.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100인 셰프에 들어 출연한 것 자체가 실력을 공인받은 셈이며, 특히 상위권은 ‘최고 중의 최고’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라며 “블록버스터 같은 대결에서 흑과 백을 계층으로 치환했기에, 흑수저가 백수저를 꺾을 때 대리만족과 응원하는 마음도 든다”고 짚었다. 이어 “흑수저의 닉네임이 캐릭터를 만들어 호기심을 자아내고, 개인사도 다루며 인간적인 몰입 지점도 생겼다. 이는 팬심으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화제를 모은 참가자 가운데서도 최현석은 실험적인 요리로 심사를 맡은 셰프 안성재와 백종원의 토론을 이끌어 중심에 섰다. 팀전에서는 결단력 있는 리더십과 요식 경영 경험에 기반한 전략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또한 추구하는 스타일이 다른 안성재와 ‘앙숙’ 케미스트리는 일종의 밈(meme)처럼 각종 커뮤니티를 타고 프로그램을 알렸다. 그런가 하면 준우승자 백수저 에드워드 리는 ‘진 주인공 서사’라는 평을 받고 있다. 미국계 한국인으로 과거 미국 서바이벌 요리 예능 ‘아이언 셰프’에서 우승한 그는 글로벌 시청자와의 가교역할을 해냈다. 묵은지나 한국의 장, 두부 등 한국 식재료를 다양한 문화권의 음식과 접목해 창의적으로 풀어냈다. 결승전에서는 자필 편지와 함께 “제 한국 이름은 이균입니다”라고 고백하며 한국 향수가 담긴 떡볶이를 디저트로 재해석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그에 맞선 ‘언더독’ 흑수저 역전 주인공은 ‘나폴리 맛피아’ 권성준 셰프다. 권성준은 탈락 위기에서 편의점 재료로 호텔 메뉴 못지않은 밤 티라미수를 만들어 존재감을 확고히 하며 생존했다. 승패를 가르는 순간 자신의 유년 시절과 이탈리아 유학 경험을 담은 퀄리티 높은 요리를 선보여 만장일치 심사로 우승을 거머쥐었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서바이벌의 중요한 성패 여부 중 하나는 ‘스타의 탄생’이다. 화제가 된 셰프가 많다는 것은 이 프로그램이 스토리를 다양하게 풀어냈다는 것”이라며 “에드워드 리 등 자신의 삶이 요리에 반영된 스토리텔링이 높은 몰입감을 만들었다. 또한 기존 음악 서바이벌의 경연자를 보려면 콘서트장을 찾아가야 하는 것과 달리 요리는 음식점을 찾으면 되니 대중 접근성도 훨씬 높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흑수저 셰프들에게 다양한 방송과 CF 출연 제의도 쏟아지고 있다. 나폴리 맛피아는 에드워드 리와 tvN ‘유퀴즈 온더 블록’ 촬영을 마쳤으며 요리하는 돌아이(윤남노)와 철가방 요리사(임태훈)는 ENA 새 요리 예능 ‘백종원의 레미제라블’에 합류했다. 새 스타셰프의 탄생을 계기로 요리 예능의 전성기가 도래할 것인지 기대가 모인다. 하 평론가는 “이번에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성과를 이뤄냈다. 요리예능 재부흥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하지만, 후발 다른 프로그램에는 충분히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번이 이례적인 성과라는 시각도 있다. 정 평론가는 “제작진의 전작 ‘싱어게인’의 경험치가 집약된 구성력과 여러 조건이 맞아떨어진 웰메이드 케이스로, 후속 요리 경연의 성공까지 보장할 수는 없다”며 “오히려 이번 ‘흑백요리사’를 통해 시청자의 눈높이가 하나 더 올라간 셈”이라고 평했다.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0.11 05:46
뮤직

‘꾹꾹’ 눌러 담은 정준일의 마음이 느껴져서 [박세연의 감성돋송]

*은 기자의 마음에 콕 와 박힌 감성 뮤지션과 그들의 노래,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입니다. ‘고마웠어 잘 지내 아무렇지 않게 인사하고 / 돌아서는 등 뒤 사이로 밀어 넣은 결심 / 무기력 했던 기저에 꾹꾹 눌러 담았던 마음’‘안아줘’, ‘말꼬리’ 등의 곡으로 음악 팬들에게 공인(!)받은 전매특허 감성장인, 정준일이 새 앨범 ‘어떤 무엇도 아닌’으로 돌아왔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러브 어게인’을 비롯한 정준일 특유의 짙은 감성을 담은 여섯 곡들이 유기적 구성으로 담겼다. 모든 곡이 흘려보낼 수 없는 수작이지만 첫 만남부터 심상치 않게 귀에 박힌 곡은 3번 트랙 ‘꾹꾹’이다. ‘울지 말고 아프지 말고 건강히 지내야 해 / 힘들어도 어른스럽게 꾹꾹 참아내 볼게’평소 가사에 온 마음을 다하는 정준일은 ‘꾹꾹’ 안에 이별의 아픔을 홀로 견뎌내는 화자의 감정을 꾹꾹 눌러 담아냈다. 자연스럽게 훌훌 털어내는 게 아닌, 마음 깊숙한 곳에 참고 참으며 눌러 담아놓은 감정은 결국 어느 순간 반드시 터져나올 수 밖에 없는 일. 이별 후이기에 결코 전할 수 없는 상대에 대한 애틋한 감정은 나아지기는커녕 더 선명해지는 듯 하다. 그럼에도 화자는 꾹꾹 참아내보겠다며 마음을 다독인다. 고단한 듯 포근한 정준일의 음색을 타고 들려오는 따뜻하고 다정한 멜로디는, 이별의 아픔을 견뎌내 보겠다는 가슴 아린 가사와 상반되게 마음의 안정을 준다.그런데 문제는 뮤직비디오다. 사별 후 남겨진 중년 남성의 일상 모습을 담담하게 그려낸 ‘꾹꾹’ 뮤직비디오는 간신히 붙잡고 있던 마음을 쿵 떨어뜨린다. 소중한 이를 잃은 주인공은 홀로 라면을 끓여 꾸역꾸역 먹고, 설거지를 하고, 신문을 보는 등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그 무덤덤한 몸짓들을 통해 전해지는 건 가슴 한구석이 뻥 뚫린 듯 감당하기 힘든 외로움의 감정이다. 배가 불룩 나온 중년 남성을 연기한 배우 기주봉의 담담한 열연은 그야말로 할 말을 잃게 만든다. ‘오늘따라 더 보고 싶어 지금 만나러 가도 돼? 눈부셔서 더 눈물 나던 날들 / … / 평범해서 그래서 더 초라했던 나를 가엾게 바라보던 / 어두운 날 밝게 비추던 고단 했던 너 / 이제서야 다 알 것 같은데’ 검은 넥타이를 매다 말고 침대에 드러누워 버리는, 남겨진 이의 가늠하기 힘든 깊은 슬픔은 ‘꾹꾹’ 말미 결국 터져 나와버렸다. 이후 화자의 감정은 4번 ‘커즈’, 5번 ‘유니버시티’, 6번 ‘루네’로 이어지니 ‘꾹꾹’에 마음을 빼앗긴 리스너라면 정준일의 이번 앨범을 통으로 재생해보길 추천한다. 세상 수많은 싱어송라이터들의 음악이 그러하겠듯이, 정준일의 음악은 그의 ‘120%’ 솔직한 마음을 아름다운 멜로디에 담아내 완성된다. 그 중에서도 정준일은 스스로 “가사보다 멜로디” 주의자라고 말했는데, 아름다운 선율 위에 고뇌하며 이같은 감성을 꾹꾹 담아냈을 생각을 하면 ‘미(美)친 놈’ 소리가 절로 나온다. 이 ‘꾹꾹’ 단 한 곡만으로도 말이다. 정준일은 2009년 4월 밴드 메이트 1집 ‘비 메이트’로 데뷔했다. 2011년 1집 앨범 ‘Lo9ve3r4s’로 솔로 데뷔한 그는 윤종신, 유희열, 김동률, 성시경 등 발라드 계보를 잇는 가수로 각광 받았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8.16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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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인터뷰]어떤 무엇도 아닌…여전히 정준일이다

“이걸(음악) 해서 뭐가 되고 싶다는 게 없어요. ‘하다 보면 언젠가 더 잘 되지 않을까’란 생각을 안 했던 건 아닌데, 한해 한해 갈수록, 주제파악이 되는 것 같아요. 음악을 할 수 있는 기회와 환경만 주어지면 계속 하면 좋겠다 싶어요. 음악은 내가 하고자 하는 목적이자, 가고자 하는 방향입니다.”새 앨범 ‘어떤 무엇도 아닌’으로 돌아온 정준일을 만났다. 앨범 단위 발매로는 5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텀을 두고 공개된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러브 어게인’을 비롯해 ‘아는 사이’, ‘꾹꾹’, ‘커즈’, ‘유니버시티’, ‘루네’까지 정준일만의 짙은 감성이 유기적 구성으로 채워졌다. 타이틀곡만 듣고 보내버리기엔 아쉬운, 정준일표 감성의 ‘진수’를 담은 수작이다. 이번 앨범에서 정준일은 보컬 작업에 보다 신경썼다고 했다. “이전엔 사운드나 연주에 대한 깊은 고민을 했다면 지금은 보컬의 질감이나 가사의 디테일한 표현 등에 더 포커싱 돼 있죠. 레코딩 과정에서도 나름대로는 실험하듯 믹스와 후반작업을 반복했던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은 그런 기본적인 방향성을 갖고 작업했죠. 감정적이라기보다는 이성적이고 기술적인 작업이었던 만큼, 듣는 분들이 그 부분도 들어주시면 좋겠어요.”그는 앨범 발매에 앞서 KBS2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윤종신 편에 출연해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TV 프로그램 출연이 뜸했던 그로선 코로나19 팬데믹 전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반 고정으로 출연했던 2019년 이후 무려 4년 여 만에 TV 무대에서 노래를 부른 것 자체로도 화제가 됐는데,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우승까지 거머쥐며 ‘명불허전’ 실력을 입증했다. 정준일의 선곡은 성시경 원곡 ‘넌 감동이었어’였다. ‘월간 윤종신’을 통해 탄생한 히트곡 ‘말꼬리’의 주인공이기도 한 만큼, 윤종신 음악의 감성을 누구보다 잘 표현할 수 있는 윤종신 편의 ‘비밀병기’였던 그지만 모처럼의 무대에서, 그것도 ‘전설’ 윤종신과 너무도 가까운 그였기에 쉬운 도전은 아니었다. 무대를 마치고선 실수 없이 노래를 끝냈다는 안도감에 눈물을 쏟기도 했다. “어떤 포커스에 꽂혀서 슬펐던 건 아니고, 다양하고 복합적인 감정이 순간 스쳐 지나갔던 것 같아요. 노래 시작 전과 후 느낀 온도차가 있었는데, 여기 계신 분들이 나를 모르지만 내 노래를 좋게 들었나보다 하는 안도감에 고마워서 울컥했던 것도 있어요. 또 종신이형이 그 자리에 앉아 있는게 너무 좋았어요. 형이 뭐라 (평가)하든 나에겐 의미 없었죠.”꿈이 없던 학창 시절, 대학에 들어가서야 비로소 피아니스트를 꿈꿨던 정준일은 무심코 쓴 곡을 불러줄 사람이 없어 직접 부른 게 계기가 돼 지금의 싱어송라이터 뮤지션의 길을 걷게 됐다. 3인조 밴드 메이트로 데뷔한 게 2009년이니, 어느덧 전업 뮤지션으로 데뷔한 지도 15년이다.“임경선 작가님이 어떤 직업을 선택할 때 ‘나도 할 수 있어’ 정도면 하면 안되고 그 직업을 경외시 해야한다고 하셨는데 저에게 음악은 그런 것 같아요. 좋아하는 정도가 아니라 경외시였죠.” 그런 마음으로 시작한 음악이라서였을까. 음악인 정준일의 내면은 너무도 치열했다. 그 스스로 쉽게 만족하는 법이 없었고,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는 순간은 고통의 시간이기도 했다. 그는 “스스로 부족함을 많이 느끼는데, 그래야만 하는 것 같다. 되고 싶은 이상향과 현실의 나는 다르지만 지금의 내 어법에 맞는 좋아하는 게 또 탄생하고, 그런 게 나를 노력하게 하는 힘이 되는 것”이라 말했다. 진심을 다한 음악에 대중은 반응했다. 메이트의 음악은 물론, 정준일이 솔로로 발표한 음악들도 ‘인디신’의 한계를 넘어 대박을 치며 그는 소위 스타 플레이어로 거듭났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대중적으로 사랑을 많이 받기 시작한 순간은 음악인으로서 그가 불행하다 느끼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감사하게도 ‘안아줘’가 사랑받으며 물질적인 것들이 채워졌는데, 오히려 더 허무하게 느껴지는 감정들이 있었어요. 또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양일간 7000~8000명 앞에서 공연 한 적이 있었는데, 200명 앞에서 할 때보다 안 행복하더라고요. 뭐가 문제일까 고민했죠. 내가 만족하는 방향의 공연을 할 수 없었고, 어느 순간 ‘나를 좀 봐 달라’는 느낌으로 음악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죠. 그 때 불행하다 느꼈어요.”그러나 정준일은 고민의 무게를 혼자 짊어지기보단 ‘사람’과 함께 나누며 스스로 정체되지 않고, 나아갔다. 이번 앨범 ‘땡스 투’에 적힌 무수한 이름들이 바로 정준일을 여전히 음악인으로 살게 하는 힘이다. 초년 시절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지금은 ‘흑역사’라며 쑥스러워하지만 다시 재현하기 힘든 추억이 된 순간들이나, 페퍼톤스·노리플라이 등 막역한 동료들과 함께 한 재기발랄한 공연 등은 현재의 정준일에게 남아 있는 무형의 커다란 힘이다. 인터뷰 말미, 앨범 타이틀 ‘어떤 무엇도 아닌’의 뒤에 생략된 무언가가 있는 것인지 묻자 “나도 될 수 있고, 음악도 될 수 있고, 다 될 수 있을 것 같다”며 담담하게 향후 음악으로 하게 될 이야기들에 대해 언급했다. “사는 것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요. 뭐가 되려고 사는 것 같지만 사실 아무 것도 되지 않고 끝나는 게 대부분이죠. 어떻게 보면 삶과 크게 닮아 있다고 생각해요. 인생도 사랑도 뭐가 있을 것 같은데 아무 것도 없는, 신기루 같은 거잖아요. 허무주의와는 다른 얘기지만, 앞으로도 그런 이야기를 좀 더 지루하지 않게 계속 하게 되지 않을까,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다가 끝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7.29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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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일, 5년 만에 새 앨범으로 돌아온다

싱어송라이터 정준일이 5년 만에 새 앨범으로 돌아온다.정준일은 18일 오후 6시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새 앨범 ‘어떤 무엇도 아닌’을 발매한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러브 어게인’을 포함해 ‘아는 사이’, ‘꾹꾹’, ‘커즈’, ‘유니버시티’, ‘루네’까지 정준일만의 짙은 감성이 묻어있는 여섯 곡이 수록돼 있다. 타이틀곡 ‘러브 어게인’은 1집의 히트곡 ‘안아줘’를 만들었던 스태프들이 10년 만에 다시 의기투합해 완성된 곡이다. 데모 단계부터 스태프들 사이에서는 ‘안아줘2’라고 불릴 만큼 슬픔과 외로움의 정서를 가득 담고 있으며, 정준일의 호소력 짙은 보컬이 더해져 긴 여운을 남긴다.뮤직비디오에는 톱모델 최소라가 주인공으로 나서 처음으로 연기에 도전했다. 19일에는 배우 기주봉이 출연한 ‘꾹꾹’ 뮤직비디오가 공개될 예정이다.정준일은 새 앨범 발매에 이어 오는 10월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고 팬들을 만난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7.1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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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돔 최초’ 언니들... 카라 완전체 컴백, 반갑다

2000년대 장기 자랑을 책임졌던 언니들이 돌아온다. ‘한류 퀸’ 카라가 오는 24일 완전체로 컴백한다. 말하기 입 아플 정도로 수많은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는 카라. 2007년에 데뷔해 2세대 아이돌 대표 주자로 활약했던 그들이 당당히 4·5세대 후배들 사이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 경력직 언니들이 말아주는 ‘청순함’ 카라는 오는 24일 새 디지털 싱글 ‘아이 두 아이 두’(I DO I DO)를 발매한다. 지난 2022년 11월 발매한 데뷔 15주년 기념 스페셜 앨범 ‘무브 어게인’ 이후 약 1년 8개월 만에 완전체 컴백이다. ‘무브 어게인’은 구하라를 떠나보내고 슬픔이 그리움으로 바뀔 때 즈음 돌아온 소중한 앨범이다. 카라 역시 팬들의 기다림에 보답하듯, 독기를 가득 품고 무대하던 모습이 인상적인 활동이었다.‘무브 어게인’이 여유와 관록으로 가득 찬 카라의 성숙함이 돋보이던 곡이라면 ‘아이 두 아이 두’는 여름에 걸맞은 청량한 콘셉트다. 최근 공식 SNS에 공개된 ‘아이 두 아이 두’ 콘셉트 포토 속 카라는 화사하면서도 우아한 페미닌 룩으로 멋스러움을 자아냈다. 여름에만 피는 꽃 블루델피늄이 곳곳에 자리 잡아 싱그러움을 배가시킨다. 대중에게 카라의 완전체 귀환은 그저 반갑지만, 가요계는 긴장 상태다. ‘무브 어게인’ 활동 당시 국내 주요 음원 차트 최상위권을 휩쓰는 것은 물론 지상파 음악방송 1위도 차지했다. 더불어 서울과 일본 3개 도시에서 팬 미팅을 개최하며 한류 퀸 명성을 입증한 바 있다.카라는 2세대 걸그룹 최초로 2000년대, 2010년대, 2020년대에 걸쳐 음악방송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이는 카라의 음악과 퍼포먼스가 시대를 초월해 많은 팬들에게 큰 감동을 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컴백으로 한류 퀸의 명성을 이어 가겠다”는 이번 컴백을 앞둔 카라의 각오에 기대가 모이는 이유다. ◇ 레전드는 영원하다 카라는 최근 그룹 뉴진스가 데뷔 후 최단기로 일본 도쿄돔에 입성한 것으로도 재조명받고 있다. 카라가 한국 여성 아티스트 중 최초로 도쿄돔을 뚫은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카라는 시작이 순탄치만은 않았던 그룹이다. 2007년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원더걸스가 ‘텔미’로 폭발적인 인기를 끈 반면 카라는 주목받기까지 데뷔 후 1년이 넘게 걸렸다.원년 멤버 김성희가 정규 1집 이후로 돌연 탈퇴하고 이후 구하라와 강지영이 합류했다. 메인보컬의 부재에 가창력 논란도 생겼지만 모든 멤버들이 노력으로 잡음을 지워갔다. 카라가 ‘한류 퀸’으로 거듭나게 된 건 걸크러시에서 청순, 귀여움으로 탈바꿈한 콘셉트가 큰 몫을 했다. ‘락 유’, ‘프리티 걸’, ‘허니’ 등 사랑스러운 곡 분위기에 간단하면서 따라 하고 싶게 만든 안무가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실제로 당시 카라는 일본 정식 데뷔 전부터 유명 일본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카라 팬”이라고 밝힐 만큼 인지도가 높았다. 그리고 대망의 ‘미스터’가 등장했다.일본 진출 곡이자 한국에 ‘엉덩이 춤’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미스터’로 카라는 ‘한류 퀸’ 입지를 공고히 했다. 듣기만 해도 의자에서 일어나 엉덩이춤을 춰야 할 것 같은 ‘미스터’는 사실 2009년 7월 발매된 정규 2집 ‘레볼루션’ 앨범의 수록곡이었다. 당시 타이틀 곡 ‘위너’는 기존에 카라가 고수하던 귀여운 곡이었다. 국내 대중에게 성숙한 카라의 모습은 신선하게 다가왔고, 일본에서도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해외 여성그룹 최초로 데뷔 첫 주 오리콘 주간 차트 톱10 5위라는 쾌거를 이뤘고 ‘일본 골드 디스크 대상’에서는 신인상을 안겼으며 카라를 라이징 스타로 거듭나게 한 효자곡이다.이후에도 카라는 ‘스텝’, ‘맘마미아’, ‘숙녀가 못돼’ 등 여러 히트곡을 발매했다. K팝보다 한류라는 단어가 더 익숙하던 시절에 아시아권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하지만 오랜 시간 활동하며 소속사 DSP와 전속계약 해지 분쟁, 멤버 니콜과 강지영의 탈퇴 및 새 멤버 허영지의 영입 등 변화도 많았다. 확실한 건 여전히 카라는 현재 진행형 그룹이라는 사실이다. 카라는 데뷔 17주년을 맞아 국내 팬들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8월에는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완전체 콘서트 ‘카라시아’를 개최할 예정이다.김헌식 문화 평론가는 “카라는 데뷔 18년 차이지만 여전히 일본 음악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그룹”이라면서 “국내에서도 ‘카라’라는 이름이 가지고 있는 가치가 상당하다. 때문에 컴백하는 자체 만으로도 많은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여자 그룹에게 ‘마의 7년’이라는 징크스가 있는데 카라는 이를 2배나 뛰어넘었다. 후배 가수들에게도 좋은 본보기가 될 컴백”이라고 덧붙였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7.05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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