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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오마이걸=몽환”... 데뷔 10년 차가 되면 잘하는 걸 잘한다 [IS인터뷰]

“오마이걸 노래는 ‘인사이드 아웃’ 기쁨이 같아요. 슬픔과 기쁨이 공존하거든요.”영화 ‘인사이드 아웃’ 속 기쁨이는 단 한 가지 색깔로만 이루어져 있는 다른 캐릭터와 달리 노란색과 파란색이 공존한다. 시즌1 감독 피트 닥터에 따르면 슬픔과 기쁨은 항상 공존한다는 의미에서 이 같은 색상을 만들었다.올해로 데뷔 10년차가 된 오마이걸 역시 수많은 히트곡을 선보이며 대중에게 기쁨과 아련함을 동시에 안겨준 그룹이라는 점에서 기쁨이와 닮아있다. 특히 멤버 승희는 2018년 9월에 발매한 ‘불꽃놀이’가 오마이걸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노래라고 말했다. 오마이걸은 26일 미니 10집 ‘드리미 레조넌스’를 발표했다. 타이틀 곡은 ‘클래시파이드’로 오마이걸 멤버들은 “우리하면 빠질 수 없는 몽환적인 노래”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미미는 ‘클래시파이드’에 대해 “오마이걸이 잘하는 걸 잘한 노래”라고 덧붙여 설명했는데,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최초 공개된 ‘클래시파이드’를 들으니 그 말이 절로 납득이 갔다. ‘클래시파이드’는 도입부부터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잔잔한 피아노 연주로 시작해 팝 댄스 리듬의 독특한 매력이 있는 이 곡은 오마이걸의 색다른 음악전 변신과 몽환적 느낌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발매에 앞서 순차적으로 공개된 콘셉트 포토도 연일 화제였다. 밤하늘을 배경으로 요정 같은 비주얼을 자랑하는가 하면, 체크를 포인트로 한 쉬폰 드레스를 입고 인형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유빈은 “사람마다 애착하는 대상이 있지 않나. 어릴 때 대부분 인형을 애착 대상으로 삼는데, 우리가 그 인형으로 변신해서 대중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달하자는 의미”라고 콘셉트 포토에 관해 설명했다. 또 타이틀 곡 크래딧에 이름을 올린 김이나 작사가에 대해 “표현을 섬세하게 해주신 덕에 노래 분위기를 이해하기 쉬웠다”면서 감사함을 전했다. 타이틀 곡 브릿지와 랩 파트는 미미가 작사를 맡았다. 그는 “어떤 대상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미라클(팬덤명)이 가사를 봤을 때 행복한 추억을 떠올리면 좋겠다는 소망을 담았다”며 “가사 중간중간에 오마이걸 수록곡 제목이 숨겨져 있다”고도 귀띔했다. 오마이걸 하면 ‘퍼포먼스’도 빼먹을 수 없다. 노래는 청순한데 안무는 빡세기(?)로 유명하기 때문. 효정은 “‘클래시파이드’는 유독 합을 맞추는 군무가 많다. 덕분에 멤버들과 안무 연습하면서 더 친해진 것 같다”고 웃음을 보였다.미니 10집 기대요소는 이게 끝이 아니다. 오랜만의 컴백인 만큼 팬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자는 차원에서 세 개의 유닛도 준비했다. ‘라 라 라 라’(미미X승희), ‘스웨이(유 앤 아이)’(유빈X아린), ‘러브 미 라이크 유 두’(효정X유아) 총 3곡이다. 승희는 “제가 먼저 ‘라 라 라 라’ 노래를 불렀다. 힙한 느낌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미미를 꼬드겼다”고 설명했다. 효정은 “회사에서 추천해 준 조합”이라고, 아린은 “언니들 유닛이 먼저 구성이 되고 자연스럽게 막내끼리 뭉쳤다”고 유닛 구성 비하인드를 밝혔다.멤버들의 개성을 엿볼 수 있는 세 곡의 유닛 이외에도 경쾌하고 밝은 에너지가 특징인 ‘스타트업’과 감각적인 멜로디가 돋보이는 발라드곡 ‘헤븐리’까지 총 6곡이 수록됐다. 컴백에 앞서 오마이걸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마리나 야외무대에서 깜짝 버스킹을 개최했다. ‘살짝 설렜어’ ‘던 던 댄스’로 무대를 시작한 뒤 연달아 ‘비밀정원’ ‘돌핀’ 등 오마이걸을 대표하는 히트곡들이 쏟아졌다. 그리고 신곡 ‘클래시파이드’ 라이브 무대까지 최초 공개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팬들은 열띤 호응을 보냈다.이번 미니 10집으로 “오마이걸이 오마이걸 했다”는 칭찬을 듣고 싶다는 멤버들의 소망이 컴백전부터 이루어진 셈이다.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8.27 05:40
연예일반

사람들은 왜 키오프를 보며 씨스타를 떠올릴까 [김지혜의 사심만땅]

씨스타의 빈자리를 키오프가 채운다. 지난 2017년 6월 여름을 책임져주던 씨스타가 해체했다. 대중은 매년 여름이 올 때마다 씨스타 같은 ‘서머송’을 원했고, 이를 5세대 그룹 키스오브라이프(키오프)가 제대로 만족시키고 있다. 키오프는 지난 1일 새 디지털 싱글 ‘스티키’(Sticky)를 발매했다. 동명의 타이틀 곡 ‘스티키’는 청량하고 시원한 사운드에 멤버들의 에너지 넘치는 음색과 건강미를 강조한 퍼포먼스가 특징이다. 지난해 7월 5일에 데뷔해 ‘배드 뉴스’, ‘쉿’, ‘노바디 노우’, ‘마이다스 터치’까지 Y2K 스타일을 고수했던 키오프가 데뷔 1주년을 맞이해 청량한 콘셉트를 선보였다. 다만 소속사가 앨범 발매 전부터 “키오프가 보여준 핫걸 이미지는 그대로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만큼 기대 이상이었다. ‘스티키’는 8일 오전 8시 기준 멜론 ‘핫 100’차트에서 13위를 기록했다. 일간 차트에서는 27위다. 이른 시간대부터 ‘스티키’ 음원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건 직장인들의 ‘픽’(PICK)을 당했다는 증거다. 도입부부터 귀를 사로잡는 청량한 멜로디가 출근길을 ‘워터밤’에 온 듯 상쾌한 기분을 들게 한다. 원테이크(한 번에 촬영하는) 촬영기법으로 찍은 ‘스티키’ 뮤직비디오도 화제다. 소속사 S2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뮤직비디오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찍었으며, 멤버들의 자유로우면서도 역동적인 동작을 실감 나게 담기 위해 원 테이크 기법으로 촬영했다. 바닷가에 온 듯, 하와이안 의상을 입은 키오프는 ‘이게 여름이다’를 표정과 춤으로 쏟아낸다. 다소 수위가 높다는 평가도 있긴 했지만 대부분 노래가 계절과 잘 어울린다며 호평이 이어졌다. 조회수는 8일 기준 1371만 회를 기록했고 ‘유튜브 뮤직비디오 인기’ 순위에서는 4위에 올랐다. 누리꾼들 반응을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노래가 청량해서 여름인데 에어컨 끄고 난로 틀었다”, “내 인생 여름곡”, “노래는 시원한데 언니들은 핫하다. 에어컨 틀고 이불 덮은 기분”등 유쾌한 댓글들이 쏟아졌다. 특히 키오프를 보며 씨스타를 연상하는 누리꾼들이 많은 것도 눈에 띈다. 이들은 “씨스타 이후로 여름 하면 확실히 떠오르는 그룹이 없었는데, 키오프가 이 자리를 꿰찼다”고 적었다.키오프 멤버들을 씨스타와 연관 짓기도 한다. 메인댄서인 나띠는 효린과, 메인보컬 벨은 소유, 랩과 댄스가 주 장르인 쥴리는 보라, 막내의 풋풋한 이미지가 있는 하늘은 다솜과 닮았다는 것이다. 또한 4명 멤버중 어느 하나 구멍없이 실력이 출중하다는 점도 키오프를 씨스타와 비교하는 이유다. 씨스타는 활동 당시 ‘터치 마이 바디’, ‘러빙 유’, ‘쉐이크잇’ 등 여름과 잘 어울리는 노래를 연달아 히트하며 ‘서머 퀸’으로 불렸다. 타 걸그룹과 달리 건강미를 앞세워 차별화를 꾀했는데 이 역시 키오프가 보이는 이미지와 비슷하다. 김도헌 음악 평론가는 “씨스타와 키오프는 음악적으로만 보면 색깔과 개성이 굉장히 다른 그룹이다. 다만 소구하는 ‘핫 걸’ 이미지가 유사하고, 씨스타 이후로 여름을 대표하는 서머송이 K팝에 크게 없었는데 키오프가 틈새시장을 잘 공략하면서 이 같은 반응이 나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7.09 05:56
연예일반

하니가 던진 만루 홈런... 뉴진스 월드투어 기대감으로

팬 미팅을 가장한 단독 콘서트였다. 여타 팬 미팅처럼 게임, 이벤트 등에 집중하기보다는 ‘음악’ 자체로 150분 동안 현지 팬들과 교감했다. 2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버니즈 캠프 2024 도쿄돔’에서 뉴진스는 ‘디토’, ‘오엠지’, ‘하입보이’ 히트곡은 물론 커버 무대, 밴드 라이브, 디제잉 등을 선보이며 도쿄돔을 함성으로 가득 채웠다. 원래 도쿄돔 주변은 평소 일본 프로야구팀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상징하는 색상인 주황색으로 물들지만, 이날은 뉴진스를 상징하는 알록달록한 색깔들이 도쿄돔 외부와 내부를 장악했다.◇ 혜인 합류와 뉴진스 멤버들의 눈물 팬 미팅의 하이라이트는 지난달 발등 미세 골절로 활동을 중단했던 혜인의 합류였다. 이는 현지 언론에서도 중점적으로 다룬 대목이었다. 혜인은 일본 데뷔 싱글 ‘슈퍼내추럴’ (Supernatrul) 활동에는 참여하지 못했던 터라, 일본 현지 팬들과는 팬 미팅에서 처음 만났다. 혜인은 팬 미팅 양일간 대부분 무대를 소화하며 부상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최선을 다했다. 특히 개인 독무대 시간에서는 다케우치 마리야의 ‘플라스틱 러브’와 게스트로 온 일본 가수 리나 사와야마의 노래 ‘배드 프랜드’를 함께 부르며 매력적인 음색을 자랑했다.혜인은 무대가 끝난 뒤 소회를 전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도쿄돔에서 이틀이나 함께 하게 돼 너무나 감사하다”며 “언니들이 나 없는 동안 고생 많이 했다”고 눈물을 쏟았다. 그러자 뉴진스 멤버들은 서로 포옹하며 “너가 더 고생 많았어”라고 위로했고, 현장에 있던 버니즈들 역시 울컥한 듯 눈물을 보였다. ◇ 하니, 일본에 만루 홈런 제대로 던졌다 ‘아아, 와타시노 코이와 미나미노 카제니 놋테 하루시와(아아, 내 사랑은 남풍을 타고 달려가네.)~’정말 센세이션했다. 2010년생인 하니가 1980년대 일본에서 신드롬급 인기를 끈 전설의 가수 마쓰다 세이코의 ‘푸른 산호초’를 부를지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푸른 산호초’는 넘실거리는 리듬에 청량한 멜로디가 특징으로, 일본 버블경제를 상징하는 노래이기도 하다. 단순히 노래만 커버한 게 아니다. 예스럽게 컬을 넣은 단발에 흰색 긴 치마와 구두를 신고 세이코가 활동했을 당시를 완벽히 재현했다. 한국으로 따지면 일본 유명 걸그룹 멤버가 밀집모자를 쓰고 강수지의 보라빛 향기를 부르는 셈이다. 누구라도 내가 좋아하는 외국 가수가 자국 전통 노래를 부르는 데 사랑하지 않을 수 있나. 제대로 된 ‘국뽕’자극이었다.실제로 하니가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시작하자 관객석에서는 “와아!”하는 남성 팬들의 묵직한 함성이 쏟아졌다. 팬 미팅이 끝난 뒤 한 50대 팬은 “오늘(27일) 하니의 ‘푸른 산호초’는 일본의 수많은 아저씨들을 열광케 할 거다. 듣는 내내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하니의 ‘푸른 산호초’ 커버 무대는 바다 건너 한국 SNS도 뜨겁게 달구고 있다. 누리꾼들은 “일본 가서 만루 홈런 제대로 날렸네”, “기획, 연출, 비주얼 삼박자 완벽”, “무대를 찢었다”, “일본인이 이렇게 소리 지른 거 처음 본다”라며 도쿄돔 팬 미팅 기획력에 칭찬을 쏟아냈다.◇ 일본 데뷔 5일만 도쿄돔, 월드투어 전초전 제대로 “일본 도쿄돔 팬미팅은 월드투어 하기 전에 확실히 감을 잡는데 좋은 무대다.”27일 오후 뉴진스 도쿄돔 마지막 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기자들과 인사하며 나눈 이야기다. 이날도 민 대표는 자신의 공식(?)처럼 자리 잡은 모자를 쓰고 나타났다. 모자 그늘 때문에 얼굴이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밝은 표정이었다. 전날 현지 언론의 큰 관심과 팬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성료한 뉴진스 팬 미팅에 대해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아쉬운 점이 많다”고 말하면서 “다만 어제는 떨렸는데 오늘은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즐기다 가시라”고 당부의 말도 빼먹지 않았다. 민 대표의 여유로운 미소는 도쿄돔 팬 미팅이 성공적으로 끝날 거라는 자신감으로도 해석됐다.뉴진스는 데뷔 1년 11개월이라는 최단기에 도쿄돔에 입성하고, 일본 데뷔 5일 만에 관객 9만여 명을 동원했다.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도 높은 기획력과 멤버들의 안정적인 라이브 실력 및 여유로운 무대매너는 뉴진스의 월드투어를 기대시키기에 충분했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4.07.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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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아마추어 오수민, KLPGA투어 개막전 3R 깜짝 선두 "타이거 우즈 넘는 선수 되고파"

15세 아마추어 오수민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개막전에서 깜짝 선두로 나섰다. 오수민은 9일(한국시간) 싱가포르 타나메라 컨트리클럽(파72·6464야드)에서 열린 KLPGA투어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총상금 110만 싱가포르달러)에 초청 선수로 출전, 3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8타를 적어냈다. 중간합계 14언더파 202타를 기록한 오수민은 김재희와 방신실 등 공동 2위 언니들을 3타 차로 따돌리고 단독 선두에 올랐다. 오수민은 3라운드 파3 16번 홀에서 첫 보기를 적어낼 때까지 1라운드부터 51홀 연속 '노 보기 행진'도 펼쳤다. 경기 후 오수민은 "아이언 샷이 좋았다. 잘 맞았을 땐 대부분 2~3m 거리 안쪽으로 붙었다. 퍼트감도 좋아 버디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라며 돌아봤다. 그는 "오늘 샷 방향을 결정할 때 실수가 많았다. 그 부분을 신경 써야 할 것 같다"라며 마지막 라운드에 나서는 각오를 전했다. 아마추어 선수인 오수민은 대회 주최사인 하나금융그룹의 스폰서 추천 선수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오수민은 지난해 KLPGA 투어 대회에서도 교촌 1991 레이디스오픈에서 300야드가 넘는 장타를 날리며 공동 9위에 올랐고, E1채리티오픈에선 공동 16위,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에서 공동 14위를 기록하는 등 선전한 바 있다. 2008년 9월 16일생인 오수민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역대 프로, 아마추어를 통틀어 네 번째로 어린 우승자가 된다. 1992년 라일앤스코트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박세리가 13세 11개월 29일로 최연소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선화가 15년 3개월 15일, 임서현이 15년 4개월 9일로 뒤를 잇고 있다. 오수민은 "우승 생각은 하지 않고 5등 안에만 들자는 생각으로 편하게 플레이 하겠따. 항상 긍정적이고 밝은 모습으로 플레이하려고 한다"라면서 "골프를 처음 시작했던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골프 하면 타이거 우즈'라는 생각을 했다. 타이거 우즈를 뛰어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태국의 패티 타와타나낏과 황유민을 비롯해 정윤지, 노승희, 박도은 등 5명이 10언더파 공동 4위에 올랐다. '디펜딩 챔피언' 박지영은 4언더파 공동 23위, 지난해 신인왕 김민별은 1언더파 공동 40위에 머물렀다.윤승재 기자 2024.03.10 08:23
스포츠일반

웹툰작가 고연수·귀화인 마후이리, 특이한 이력 달고 장애인동계체전서 '눈길'

올해로 21번째 대회를 맞은 전국장애인동계체전이 21일 막을 내린 가운데, 특이한 이력의 선수들이 동계체전 데뷔전을 치러 이목을 끌었다. 서울 이글스 소속으로 혼성 파라아이스하키 종목에 출전한 고연수(32)는 ‘연두의 재활일기’를 그린 웹툰 작가다. 지난 2020년 낙상사고로 척수손상을 입어 하반신이 마비된 고연수는 자신의 재활 과정을 만화로 그려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재활 훈련 중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파라아이스하키 동메달리스트 한민수 국가대표 감독의 권유로 아이스하키를 접한 그는 장애가 생긴 후 느끼지 못했던 ‘스피드감’에 매료돼 국가대표 선수의 꿈까지 키우며 이번 동계체전 무대를 밟았다. 고연수의 소속팀 서울 이글스는 21일 동메달을 수확했다. 마후이리(28·한국명 마혜리)도 서울 이글스 소속으로 파라아이스하키 동계체전 데뷔전을 치렀다. 대만 화교 출신 귀화인 마후이리도 장애인 스포츠를 늦게 접했다. 10대 시절 대부분을 병원에서 보낸 탓이다. 11살에 악성 골육종 3기 선고를 받은 그는 무릎을 절단하는 등의 수많은 수술과 항암치료 끝에 성인이 돼서야 퇴원했다. 이후 학업에 열중하던 그는 휠체어 수리를 하러 갔다가 우연히 알게 된 휠체어 농구를 통해 장애인스포츠에 입문했고, 뛰어난 운동신경을 바탕으로 파라아이스하키에 도전해 동계체전 동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남매가 함께 출전해 값진 성과를 얻은 이들도 있었다. 김하람(16)-김하은(13) 남매가 노르딕스키 종목에서 동계체전 데뷔전을 치렀다. 선천적 시각장애(약시) 판정을 받은 이들은 뛰어난 운동신경을 바탕으로 노르딕스키를 접한 지 2달여 만에 동계체전까지 출전했다. 쟁쟁한 형·언니들 사이에서 이들은 남자부(바이애슬론 스프린트 4.5㎞/7.5㎞)·여자부(바이애슬론 스프린트 4.5㎞/7.5㎞, 크로스컨트리 4㎞·이상 시각장애)에서 모두 4위에 오르며 성장 가능성을 증명했다. 이번 전국장애인동계체전은 알파인스키, 스노보드, 크로스컨트리스키, 바이애슬론, 아이스하키, 컬링, 빙상 등 7개 종목이 열렸고, 총 1054명(선수 486명, 임원 및 관계자 568명)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졌다.윤승재 기자 2024.02.21 13:04
스포츠일반

[스포츠 7330] 주짓수하는 간호사 "운동하며 생긴 즐거움이 나를 치유해요"

간호사 이다예(30)씨는 매주 두 번씩 업무를 마치고 꼬박꼬박 주짓수 도장을 찾는다. 벌써 주짓수를 시작한지 7년이 지났고, 어느새 퍼플 벨트(화이트, 블루의 다음 단계가 퍼플)를 메고 있다. 지난 8월 무더위가 한창인 어느 날 만난 이다예씨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주짓수 도장에서 땀을 흘리며 숨을 몰아쉬었다. 앞구르기를 하며 몸을 풀고 기본 동작 훈련을 먼저 하고 스파링을 마친 후였다. 그는 “그냥 보기엔 ‘별거 없는 거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죠? 그런데 실제로 운동을 하면 30분만 해도 땀 범벅이 돼요. 운동량이 정말 많아요”라며 웃었다. 이다예씨가 주짓수를 시작한 계기는 평범했다. 매일 지나다니던 길목 건물에 ‘주짓수’ 간판이 눈에 띄었고, ‘스트레스 풀 겸 한 번 해볼까’라는 생각을 하자마자 일단 들어가 본 게 시작이었다. 그는 “처음엔 주짓수가 뭔지도 몰랐다. 이렇게 오래 계속할 줄은 몰랐다”며 “사실 운동을 시작할 때만 해도 직장 일이 너무 힘들어서 그만둘까 하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그런데 주짓수를 시작하고 얻은 활력과 에너지 덕분에 일에도 더 몰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주짓수는 체구가 작고 힘이 모자라도 더 큰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실전 무술이다. 이다예씨도 체구가 작은 편인데, 그 역시 자신보다 더 작은 여성과 스파링에서 수없이 패했다고 한다. “나보다 키가 10㎝는 더 작아보이는 여자분이 초크를 걸었는데, 내가 탭을 칠 수밖에 없었어요. 오기가 생기더라구요. 그렇게 계속 도전하다 보니 1년 후엔 나도 탭을 받아냈어요.”이다예씨가 주짓수에 재미를 붙이고 시작하게 된 것도 ‘저 사람 한 번 이겨봐야지’라는 작은 목표를 먼저 세우고 달성해 가면서였다. 주짓수는 승단을 사범이 결정한다. 보통 동호인의 경우 흰띠에서 파란띠가 되기까지 2년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이다예씨는 “여자들의 경우에는 어릴 때 친구와 몸을 부딪혀 가면서 놀아본 경험도 없고, 상대를 힘과 기술로 제압한다는 점에 대해서 처음에 굉장히 어색해한다. 나도 그랬다”면서 “대부분의 여자들이 주짓수를 시작할 때 ‘상대방이 아플 것 같아서’ 기술을 제대로 연습해보길 무서워한다”고 설명했다. 이다예씨는 “그런데 막상 내가 상대 기술에 당해보면 그렇게 고통스럽지는 않다는 걸 몸으로 경험한다. ‘어? 괜찮구나?’라고 깨달은 후에 본격적으로 기술 연습도 하고, 스파링도 거리낌 없이 하게 된다. 주짓수는 체급에 상관 없이 남자들과 스파링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 처음엔 어색하고 이상하다고 생각해도 하다 보면 다 적응이 된다”며 웃었다. 훈련 과정에는 당연히 고통도 따른다. 초반에는 몸 쓰는 법을 제대로 몰라서 막무가내로 덤비다 보니 다리에 온통 멍이 들기도 했고, 파스 붙이는 건 생활이었다. 하지만 적응해 가면서 제대로 기술을 걸면 몸이 아프지 않다는 것도 체득해갔다. 다이어트를 목표로 단기적으로 하다가 그만두는 운동이 아니라, 생활의 일부가 되어 목표를 달성해 가는 과정이 그 어떤 것보다 즐겁고 진지하다고 했다. 이다예씨는 주짓수의 ‘멘털 치료 효과’가 대단하다며 연신 ‘강추’를 외쳤다. 그는 “도장에서 실컷 땀 흘리고 나면 업무로 인해 생긴 스트레스와 화를 모두 도장에 두고 갈 수 있다. 함께 수련하는 동료들은 경쟁하는 적이 아니다. 내가 상대 기술에 제대로 걸리고 나면 ‘그건 어떻게 한 거예요?’라고 묻고 배운다. 동료애가 생긴다. 운동하며 생긴 즐거움이 나를 치유해준다”고 했다. 그는 이어 “어릴 땐 서른 살의 내가 ‘격투기하는 여자’가 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승급을 해내면서 일을 하다가 힘든 순간이 오면 ‘어, 주짓수를 하는 내가 좀 멋진데’라는 자부심으로 이겨낼 수 있게 되더라”고 했다. 이다예씨가 제일 좋아하고 잘하는 주짓수 기술은 트라이앵글(다리를 사용해서 거는 초크 기술)이다. 그는 “처음에 흰띠였을 때는 퍼플 벨트 언니들이 그렇게 멋져 보였다. 그런데 내가 퍼플 벨트를 따고 나니 이제 블랙 벨트까지는 가 보자는 새 목표가 생겼다”며 눈을 빛냈다. 이은경 기자 2023.09.15 08:01
뮤직

[X why Z] Z세대와 대화하려면 '제베원'을 알아야 한다

요즘은 ‘제베원’을 알아야 한다. 그래야 Z세대와 대화가 통한다. 제베원이 요즘 가장 핫한 남자 아이돌이기 때문이다. 제베원은 Mnet 아이돌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한 프로젝트 그룹 ‘제로베이스원’의 줄임말이다. 우리 X세대에게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가 있었고 밀레니얼 세대에게 H.O.T.와 젝스키스, S.E.S, 핑클, god가 있었던 것처럼 자기 세대를 대표하는 아이돌 그룹이 있다. Z세대에게는 뉴진스와 제베원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 이렇게 제베원을 좋아하는 걸까? 얼마 전 서울 고척돔에서 열린 제베원 팬콘에 다녀온 우리집 Z에게 궁금한 걸 물어봤다.X재국 : 제베원이 그렇게 대단해??Z연우 : 친구들이나 언니들이 제베원 얘기를 많이 하는 걸 보면 핫하긴 한 거 같아요. 멤버중에 가장 나이가 어린 한유진이 07년 생이라 또래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 좋아하는 거 같아요. 그리고 멤버들이 쓴 트윗이나 팬사인회 ‘썰’들을 보면 팬들이 ‘나 제베원이랑 사귀나?’ 생각이 들 정도로 팬들을 자신들 여자친구처럼 대하는 느낌이 들어요. 팬들을 그냥 팬덤명으로 부르지 않고 ‘내사랑’ ‘예쁜아’ ‘아가들’ ‘제(저의)로즈’라고 애칭을 붙여서 부르기도 하거든요. 제로베이스원이 신인이라 그런 것도 있겠지만 대부분 아이돌과 팬의 관계는 아무리 친밀하다고해도 조금은 아티스트와 팬의 거리가 느껴지는데 제베원 멤버 매튜는 팬콘 마무리 소감에서 ‘고척에서 무대할 수 있게 해줘서, 이 자리를 다 채워줘서, 여러분이 너무 사랑스럽고 감사해요’라고 말했고 멤버 규빈이 콘서트 초반에 ‘이 공간에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팬들, 스태프들)이 다 모여 있어서 너무 좋다’고 말하는 걸 듣고 제베원은 제로즈들을 그냥 ‘서포트 해주는 팬’을 넘어 ‘제베원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게 와 닿았어요.X재국 : 제베원 팬콘이 특별했던 이유는?Z연우 : 팬덤이 탄탄한 대세 아이돌들만 갈 수 있다는 고척돔을 데뷔 37일만에 입성했고, 1만8000석을 팬들로 꽉 채웠어요. 그리고 전국 CGV에서 관람하는 많은 팬들 앞에서 팬콘을 진행했어요. 많은 선배 아이돌들한테도 꿈만 같은 고척돔 공연을 데뷔한 지 한 달밖에 안된 신인 아이돌이, 그 곳에서 팬콘을 한다니, 처음에는 팬들도 제로베이스원 멤버들도 믿기지 않았을 거예요. 제베원은 데뷔 첫날 역대 아이돌 그룹 데뷔 앨범 초동 팬매 1위 기록을 깰 정도로 많은 팬들이 기대하는 신인이었어요. 그 인기를 증명하듯 고척돔에서 팬콘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건 정말 특별한 일인 거 같아요. X재국 : 이번 팬콘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어떤 거였어?Z연우 : 공연 중간에 나왔던 VCR 영상들이 기억에 남았어요. 한 영상에선 아직 새싹조차 나지 않은 세 개의 화분이 멤버들한테 전해지고, 멤버들은 그 화분 옆에서 음악을 하고, 서로 우정도 쌓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내요. 그렇게 흙만 담겨있던 화분에 새싹이 나고, 꽃망울이 생기고, 결국 예쁜 장미꽃이 피게 되는데 멤버들은 그 꽃을 팬들에게 선물하기로 결심하고, 그 장미꽃으로 제베원의 팬덤명인 제로즈(ZEROSE)라는 이름 틀에 장식을 해요. 이 영상을 보고 데뷔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서 멤버 규빈이 “저희는 팬들한테 항상 받기만 하니까, 반대로 저희가 팬들한테 역조공을 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라고 말한 게 기억에 남았어요. 또 다른 영상은 멤버들이 서로 카메라로 밥 먹는 모습, 촬영 중에 쉬는 모습, 같이 찍은 셀카 등등 사소한 것들까지 다 하나하나 기록하는 영상이었어요. 그 사진 속에 제베원 멤버들은 재밌고 행복해보였지만, 어딘가 모르게 한 편으로는 조금 아련해 보였어요. 사소한 거 하나하나 다 기록하고 싶을 만큼, 함께하는 지금이 너무나 소중하고, ‘시간이 지나면 지금처럼 서툴고 미완성인 것들도 그리워지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상 마지막에 ‘함께라는 그 자체로 설렜던, 우리 여름 날의 한 페이지’라는 문구와 함께 ‘아워 시즌’(Our Season)이라는 곡으로 앙코르무대가 시작됐어요. 겨울은 ‘보이즈플래닛’으로 팬들과 멤버들이 처음 만난 계절이었고, 봄은 하나가 된 제베원을 따스하게 반겨줬던 계절이었고, 여름은 제베원이 꽃을 피운 계절이라고 할 수 있겠죠. 앞으로도 제베원과 함께할 매 계절이 기대돼요.내 젊은 날의 한페이지를 장식한 아티스트는 누구였을까? 신해철 노래를 들으며 좋아하던 이성과 함께 걸었던 골목길, 015B 노래를 들으며 좋아하던 이성에게 편지를 썼던 여름 밤, 이문세 노래를 들으면 헤어진 전 여자친구의 삐삐에 음성을 남겼던 겨울 어느 날. 우리집 Z도 먼훗날 제베원의 ‘아워 시즌’을 들으면 열여섯살의 여름날이 기억나겠지. 이래서 음악은, 추억만큼 힘이 세다고 하나보다. 나도 Z와 같은 마음으로 제베원을 응원해야겠다. 필자소개=이재국 작가는 서울예대 극작과를 졸업하고 ‘컬투의 베란다쇼’, ‘SNL코리아 시즌2’, 라디오 ‘김창열의 올드스쿨’ 등 다수의 프로그램과 ‘핑크퐁의 겨울나라’, ‘뽀로로 콘서트’ 등 공연에 참여했다. 2016 SBS 연예대상 방송작가상을 수상했다. 저서는‘아빠왔다’, ‘못그린 그림’이 있다. 이연우 양은 이재국 작가의 딸로 다양한 재능을 가졌으며 대중문화에 관심이 많은 대한민국 평범한 청소년이다. 2023.08.22 05:27
프로농구

[IS 다카사키] "3경기 다 져도 된다, 대신…" 구나단 감독의 日캠프 최대 목표

“한국에서 농구를 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을 가졌으면 합니다.”구나단 감독은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의 일본 친선대회 참가 의미를 이렇게 말했다. W리그 서머캠프 2023 in 다카사키 개막을 하루 앞둔 14일 일본 군마현 다카사키 아레나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다. 그는 “여기에 오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선수들이 그런 마음을 갖기 원했기 때문이었다. 꼭 인터뷰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제 진심”이라고 덧붙였다.이미 지난주부터 일본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해 온 신한은행은 15일부터 다카사키 아레나에서 열리는 친선대회에 참가한다. 일본 여자프로농구 팀들과 실업팀, 신한은행과 KB 스타즈, 대만대표팀이 해외 초청팀 자격으로 참가하는 대회다.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일본 3개 팀과 차례로 격돌한다. 필승을 외쳐도 과하지 않을 정도의 특수성을 가진 한일전, 구나단 감독은 그러나 “3경기 모두 져도 된다”면서도 “대신 선수들이 중요한 마음가짐을 배워갔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설령 전패를 하더라도 선수들이 꼭 느끼기를 바라는 건, 일본 팀들과 실력 차를 직접 경험해 보고 더 노력해야 하는 ‘자극제’로 삼아 달라는 것이었다. 한국과 일본 간 여자농구 실력 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선수들이 직접 부딪혀 보는 게 가장 정확하고 깨달음도 클 것이라는 게 구나단 감독의 설명이다.그는 “사실 우리 선수들이 일본 W리그에 오면 어쩌면 못 뛸 수도 있다. 대부분 그 정도 레벨은 아닐 수 있다. 아무리 팩트를 얘기해도, 결국 선수들이 피부로 직접 느꼈으면 좋겠다”며 “이후 한국에 돌아간 뒤 ‘내가 진짜 좋은 환경에서 농구를 하고 있구나, 내 인생에서 좋은 기회를 받으며 뛰고 있구나’ 같은 감사한 마음으로 훈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일본 팀들과 격돌해 현주소를 파악하고, 이를 확실한 동기부여로 삼아야 한다는 뜻이다. 구나단 감독은 “‘더 열심히 해야 되겠다’는 걸 직접 느꼈으면 좋겠다. 앞으로 훈련할 때 어떤 힘든 상황이 되더라도 ‘내가 해내야 한다’는 걸 느껴야 한다. 코트 안에서 레벨 차이도 느끼면서 ‘돌아가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바라길 바란다. 3경기 모두 져도 된다. 대신 그런 걸 얻어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선수들 스스로의 깨달음뿐만이 아니다. 어린 선수들의 성장과 발견은 구나단 감독과 신한은행이 이번 대회를 통해 얻어야 하는 수확이다. 신한은행은 이번 3연전뿐만 아니라 지난주에도 여러 차례 경기를 치렀다. 새 시즌에 대비해 체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시기에 연습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칠 대로 지친 상황에서 어린 선수들에게는 자연스레 많은 기회가 돌아간다. 선수들이 이 기회를 어떻게 잡느냐는 이번 시즌 신한은행의 시즌 구상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구나단 감독은 “7월에 전지훈련 와서 시합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체력이나 조직력은 아직 준비가 많이 안 됐다. 정규시즌엔 게임을 이기기 위해, 경기에 뛸 수 있는 선수들만 골라서 뛰지만 이번 대회는 어린 선수와 베테랑 선수도 모두 손발을 맞춰야 한다. 어린 선수들이 언니들과 손발을 맞춰서 좋은 퍼포먼스가 나와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는 “어린 선수들끼리는 퓨처스리그, 박신자컵 등 호흡을 맞춰봤다. 대신 언니들과 함께 뛰어볼 기회는 없다. 이번 대회에선 예를 들어 어린 선수 2명, 베테랑 3명이 함께 뛸 수도 있다. 베테랑 선수들은 답답할 수 있지만, 어린 선수들에겐 성장할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럴 땐 이렇게 하는 거구나’라는 걸 느꼈으면 좋겠다. 아무리 훈련을 해도 실전은 분명 다르다. 어린 선수들이 많이 성장하길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이 과정에서 구나단 감독은 신한은행만의 농구를 일본 팀들에 확실하게 보여주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결과를 떠나 상대 팀들이 신한은행만의 농구 색깔과 좋은 에너지에 박수를 보낼 만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구나단 감독은 “일본 팀들이 ‘신한은행은 색깔이 확실하고 에너지가 좋다’는 걸 느꼈으면 좋겠다. 선수들이 진짜 좋은 에너지를 보여줬으면 좋겠다. 누가 실수하더라도 선수들끼리 ‘괜찮아, 우리 해보자’라는 말이 나오는 농구, 감독이 어린 선수의 실수를 지적하면 언니들이 ‘그럴 땐 이렇게 해야 한다’고 알려줄 수 있는 모습들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서로 믿고 의지하는 마음,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는 모습만 보여주면 그게 좋은 에너지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들이 많이 보였으면 좋겠다”고 밝혔다.신한은행은 15일 히메지 이글레츠(지난 시즌 13위·총 14개 팀)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16일 도쿄 하네다(11위), 17일 히타치 하이테크(8위)와 차례로 격돌한다. 또 다른 WKBL 참가 팀인 KB는 같은 날 야마나시(12위), ENEOS(4위), 아란마레(10위)와 맞대결을 치른다. 다카사키(일본)=김명석 기자 2023.07.15 06:31
국가대표

월드컵 재도전하는 37세 박은선 "과거 이야기 NO...내 역할 다하겠다" [IS인터뷰]

박은선(37·서울시청)이 8년 만의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출전을 노린다. ‘돌아온 박은선’이 주목받는 이유는 당연하다. 10대에 혜성처럼 나타난 천재 선수로 누구보다 큰 기대를 모았지만 그 누구도 겪지 못했던 굴곡진 사건사고를 겪다가 2022년까지 7년간은 대표팀에서 잊힌 선수였기 때문이다. 박은선은 17세였던 2003년 한국 여자축구의 첫 월드컵 진출 때 막내로 본선 무대를 밟았다. 미완의 대기로 평가받았던 그는 이듬해 2004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을 결승까지 올려놓았고, 결승에서 중국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하며 우승 주역이 됐다. 한국 여자축구가 역사상 처음으로 중국을 격파한 사건이었다. 박은선은 1m82㎝의 큰 키와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피지컬을 앞세워 이전 한국 여자축구에서는 볼 수 없던 파괴력 있는 플레이를 했다. 그러나 성인이 된 이후 악재가 이어졌다. 독보적인 실력으로 2005년 고교 졸업 후 실업팀에 직행했지만, 당시 여자축구연맹 규정상 대학 2년을 거쳐야만 실업팀에 갈 수 있다며 3개 대회 출전 정지 중징계를 받았다. 겨우 자리를 잡나 싶었던 2010년에는 선수를 그만하겠다며 팀을 무단이탈한 적도 있다. 그러나 이후 다시 돌아와 2013년 여자축구 WK리그 19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하지만 그해 가을 서울시청 외 나머지 팀들이 박은선의 성별이 의심스럽다는 황당한 이유를 대며 박은선의 성별 판정을 하지 않으면 리그를 보이콧하겠다고 했다. 이는 명백한 선수 인권 침해로, 결국 논란을 제기한 측이 역풍을 맞고 없던 일이 됐다. 그러나 박은선에게는 큰 상처를 남겼다. 이후 그는 2014년 여자 아시안컵 득점왕에 올랐고, 2015년 캐나다 여자월드컵에 출전했지만, 이후 소속팀이 해체되는 등 잦은 이적을 하면서 기량이 흔들려 대표팀과는 멀어졌다. 대개 이런 커리어를 가진 선수가 37세가 됐을 때는 ‘비운의 천재’ 정도의 수식어를 달고 쓸쓸히 은퇴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박은선은 보란듯이 대표팀에 돌아왔다. 박은선은 2020년 다시 서울시청에 입단했고, 지난해 여자축구 대표팀의 콜린 벨 감독은 장신 공격수 박은선을 대표팀으로 불렀다. 7년 만의 대표팀 복귀였다. 박은선은 “좋았다. 나도 좋았지만, 주변에서 더 좋아해주시더라”고 했다. 이전 7년간 대표팀에 다시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지난달 치러진 여자대표팀과 잠비아와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3골을 몰아쳤다. 특히 2차전에서는 선발 투톱 공격수 중 하나로 출전해 2골 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7세로 과거에 비해 스피드는 많이 떨어진 게 사실이지만, 박은선은 단순히 골문 앞에 서서 헤딩만 하는 선수가 아니라 쓰임이 다양하다는 걸 증명했다. 잠비아와 1차전에서는 상대 수비 라인을 허물고 순식간에 뚫고 들어가는 움직임으로 골을 만들어냈다. 평가전에서 벨 감독이 요구한 역할이 무엇이었는지 물으니 “공격적으로 나갈 때 볼 소유를 많이 하고, 포스트 역할을 해주고, 우리 선수들이 패스 능력이 좋으니까 공줄볼 따내면 골문 앞쪽으로 떨어뜨려 주는 것. 그리고 찬스에서 골을 넣는 것”이라고 했다. 박은선은 이를 그대로 해냈다. 잠비아 감독 역시 제공권을 완전히 장악한 박은선이 가장 위협적이라고 평가했다.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은 오는 7월 열린다. 최종엔트리 발표까지 한달여가 남아있다. 박은선은 “당연히 욕심 난다. 선수라면 누구나 월드컵에 가고 싶고, 뛰지 못하더라도 일단 들어가고 싶다. 물론 뽑힌다면 경기에도 뛰고 싶다는 욕심이 날 것”이라고 했다. 최종 엔트리 선발 가능성이 매우 커보이는 ‘돌아온 천재’에게 최근 인터뷰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 서울시청의 유영실 감독은 “그때마다 기자들이 과거 이야기를 다시 물어보니까 은선이는 그게 괴로운 모양”이라고 했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박은선은 과거 사건에 대한 질문에는 “옛날 일은 다시 꺼내서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 외부 상황과 환경 때문에 힘들었던 점을 어떻게 이겨낸 건지 궁금하다고 했더니 박은선의 답은 오히려 담담했다. 그는 “이겨낸 게 아니라 도망갔다. 팀을 나간 적도 있지 않나. 하지만 힘들 때마다 동료 언니들, 주변 감독님들이 도와주셨다. 출전정지 징계 때는 연맹 주관 대회만 못 나가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소속팀(서울시청)에서 4개국 초청대회 같은 외국팀 초청 대회를 열어줬다. 팀이 나를 정말 많이 도와줬고, 주변에서 관심을 많이 줬다. 어떻게 보면 어리광을 부렸다는 생각도 든다. 내가 선택한 결과니까 내가 짊어지고 참아야 했는데 잘못 표출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유영실 감독은 “박은선이 동기부여를 잘해주면 더 신나서 하는 타입이다. 대표팀에 복귀한 게 좋은 기회가 됐다”며 “우리가 시청팀이다 보니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지 못하는데, 박은선이 사실상 외국인 공격수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유영실 감독은 박은선의 첫 월드컵 출전이던 2003년 대표팀의 센터백 출신 선배로, 누구보다 오랫동안 후배이자 제자를 지켜봤다. 박은선은 3월 말 개막한 올 시즌 WK리그에서 3골을 기록 중이다. 대표팀의 벨 감독은 박은선에 대해 “온실 속 화초처럼 아끼다가 월드컵에 데려가고 싶다”고 말했다. 거구의 박은선이 ‘꽃’이 된 인터뷰에 대한 동료 반응은 어땠을까. 박은선은 “다들 그냥 웃고 말았다. 감독님은 리그 일정이 빡빡한 걸 아시니까, 다치지 말고 몸관리 잘하라는 뜻으로 말한 것 같다”고 했다. 현재 대표팀 막내인 골키퍼 김경희는 2003년생이다. 박은선과 17살 차이다. 후배들이 어려워하지는 않을까. 박은선은 “요즘 애들은 그런 거 없다”고 웃으면서 “후배들이 다 성격이 좋고 잘해준다. 그 덕분에 오랜만에 대표팀에 들어갔는데도 빨리 적응했다”고 덧붙였다. 박은선은 “축구가 싫어졌던 적은 한번도 없다. 지금도 축구가 제일 좋고 재미있어서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의 길고 긴 커리어에도 아직 월드컵 본선 무대 골은 없다. 박은선은 “월드컵에 가서 골을 넣어보고 싶다는 욕심은 늘 있었는데 아직 그러지 못했다”고 월드컵 각오를 대신했다. 이은경 기자 2023.05.04 08:14
연예일반

[줌인] ‘서준맘’ 박세미가 엄마들 사이에서 사랑받는 이유 ②

수년 전부터 개그맨들이 새로운 무대를 찾아 떠나기 시작했다. 카페 사장 최준부터 김갑생할머니김 미래전략실 본부장 이호창, 한사랑 산악회의 이택조 부회장, 일본 호스트 출신 다나카 등 개그맨들의 부캐(부캐릭터)들이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하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그중에서도 최근 가장 화제가 되는 인물을 꼽으라면 개그우먼 박세미다. 박세미는 유튜브 채널 ‘서준맘’으로 제1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서준맘’은 박세미의 부캐로, 신도시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류인나라는 콘셉트다.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서준맘’을 신도시에 거주하고 있는 젊은 엄마로 알고 있지만, 사실 박세미는 1990년생이고 미혼이다.개그우먼 박세미란 이름은 생소할 수도 있지만,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맘카페에서 ‘서준맘’ 인기는 뜨겁다. 구독자 195만 명을 보유한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에서 ‘서준맘’으로 출연해 인기를 끌고 있으며 개인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미’에서도 하이퍼 리얼리즘의 연기력을 뽐내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박세미는 최근 MBC 예능 ‘라디오 스타’에 출연해 캐릭터를 만들게 된 배경을 털어놨다. 박세미는 “돌잔치 사회를 보면서 아기 엄마들의 특징을 많이 봤다. 또 엄마와 이모의 모습을 많이 참고했다”며 네일아트와 핸드폰 스트랩, 손목 보호대 등 다양한 주부 필수아이템들을 공개해 공감을 샀다. 이어 “저를 잘 모르시는 분들은 캐릭터가 아니라 진짜 아기엄마, 서준이 엄마로 아신다. 그래서 진실을 알고 나서는 배신감을 느끼시더라”라고 토로하기도 했다.그도 그럴 것이 서준맘은 모르는 게 없는 동네 대표 마당발이다. 힘든 일이 있어도 아들 앞에서는 절대 내색하지 않고 동네 언니들과 수다 떠는 걸 즐긴다. 시청자들은 ‘서준맘’의 이런 현실감 있고 친근한 매력에 자연스럽게 빠져들었다.‘서준맘’이 사랑받는 이유는 실제로 어딘가에 있을 법한 캐릭터라는 데 있다. 아이를 맡기고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떠는 모습, 좋은 화장품이나 패션 아이템을 공유하는 모습 등은 실제 주부들과 비슷하다. 그렇다 보니 광고가 포함된 영상도 전혀 불편함 없이 자연스럽게 다가온다.댓글에서도 칭찬이 이어지고 있다. 한 시청자는 “진짜 서준 엄마가 브이로그를 시작한 것 같은 연기력”이라고 극찬했고, 이외에도 많은 이들이 “유튜브 안 하면 아까운 인재”, “이런 연기는 전무후무”, “콘셉트인지 진짜인지 구분이 안 된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박세미의 새로운 변신을 응원했다. 박세미가 ‘서준맘’으로 MZ세대 사이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지만, 처음부터 인기를 끌었던 건 아니다. 공채 개그맨 시험을 10번 봐서 다 떨어질 만큼 긴 무명 시절을 거쳤다. 90년생 동갑내기 김진주, 김지유와 함께 극단 ‘개그왕’을 만들기도 했으며 이들과 함께 ‘백마TV’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현재까지도 활동 중이다. 그러다 지난해 ‘피식대학’의 ‘05학번 이지 히어’ 시리즈에서 ‘서준맘’으로 출연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한 예능 PD는 “‘서준맘’의 매력은 실제로 있을 법한 젊은 엄마들의 모습을 잘 반영했다는 것이다. 가상 인물인 게 잊혀질 만큼 시청자들의 어린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준맘’은 신도시 엄마의 캐릭터를 단순히 희극적인 요소로 소비하는 것이 아닌 엄마들의 현실적인 고민, 고충을 담은 일화를 영상에 담아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극한다. 이런 이유로 예능에서도 ‘서준맘’ 같은 유튜버들을 찾는 것”이라고 밝혔다.물론 부캐를 연기하는 데 있어 조심해야 할 부분도 있다. 최근 김경욱이 연기 중인 다나카를 놓고 일본인 비하, 미화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분명 논란의 소지나 비호감 요소들을 가지는 면이 있다”면서도 “미워한다고 바라보면 불편한 부분들이 생기지만 그 자체를 풍자하는 것이라고 바라보면 웃을 수 있다. 대신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4.04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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