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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의 명과 암, 화려한 축제 열기 속에 갈등·사고도 속출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지난 3일 개막후 열띤 분위기 속에 순항중이다. 지난해보다 빠른 속도로 누적관객수 1억명을 넘긴 한국영화의 뜨거운 인기와 맞물려 부산을 찾은 이들도 여느 때보다 많았다. 주말까지 충무로의 영화인들과 스타들이 대거 부산으로 내려와 축제의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고 씨스타·크레용팝 등 가수들도 축하공연 무대에 올라 축제열기를 떠 뜨겁게 만들었다. 반면, 개막후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도 사건·사고가 속출하기도 했다. 게스트 자격으로 부산을 찾은 관계자가 폭행사고를 일으켜 빈축을 샀다. 강동원과 부산국제영화제는 개막식 당일부터 하루도 쉬지 않고 진실공방을 펼쳐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충무로 영화인 대거 부산행, 심야엔 더 뜨거운 분위기 조성 초청작이 상영되고 있는 센텀시티 인근에 관객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고 야외무대 인사 등 행사가 열리는 해운대 일대는 아예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특히 이번엔 '배우는 배우다'의 이준(엠블랙), '결혼전야'의 옥택연(2PM), '동창생'의 탑(빅뱅) 등 출연작을 들고 내려온 아이돌스타들의 행렬이 이어져 교복차림의 10대 팬들을 설레게 만들었다. 동시에 감독데뷔작을 들고 온 하정우와 박중훈도 오픈토크 무대에 올라 영화팬들의 궁금증을 해소시켜줬다. 밤이 되면 분위기가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CJ E&M과 롯데시네마·쇼박스 등 국내 3대 대형 투자배급사가 앞다퉈 파티를 개최하며 자사 홍보에 열을 올렸다. 지난 1년간 가장 '핫'한 투자배급사로 떠오른 NEW의 파티장은 아예 자리가 모자랄 정도로 많은 이들이 몰려들었다. 그 사이에 하정우를 비롯한 영화 '롤러코스터' 관계자들도 술자리를 만들고 영화인들간의 미팅을 주선했다. 하정우는 이날 오후 프레스 스크리닝을 통해 공개된 감독데뷔작 '롤러코스터'를 보고 온 이들에게 조심스레 영화에 대한 첫인상을 물어보며 연출과정에서 있었던 어려움 등을 토로하기도 했다. ▶클라라 등장에 영화인들도 웅성웅성개봉 첫 주말을 맞은 '소원' 팀은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개봉 첫날부터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차지한 경쟁작 '깡철이'를 제치고 선두에 올랐기 때문. 마주치는 이들마다 이준익 감독과 엄지원 등 '소원' 팀을 향해 "축하한다"는 말을 전했고 이감독과 배우들 역시 "고맙다"며 화답했다. 한 술자리에서 박찬욱 감독과 김기덕 감독이 우연히 한 테이블에 동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뚜렷하게 색깔이 다른 두 사람인만큼 서로간에 교류도 없었던 상태. 어색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서로를 인정하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시선을 잡아끌었다. 클라라의 등장은 영화인 사이에서도 화제였다. 출연한 영화가 없어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엔 오르지 못했지만 'APAN 스타로드'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부산을 찾았다. 영화인들 중에서 "클라라가 왔다면서"라며 호기심을 보이는 이들이 유독 많았다. 관계자들이 주최한 술자리에도 모습을 보여 시선을 집중시켰다. 심야시간대 포장마차촌 역시 화제였다. 바가지 술값 등 원성이 높아 올해는 이 곳을 찾는 이들이 뜸했던게 사실. 그럼에도 옹기종기 모여 소주잔을 기울이는 스타들의 모습이 군데군데 눈에 띄어 시선을 집중시켰다. 탑과 이수혁 등 살짝 취한 모습으로 술을 마시며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젊은 스타들의 모습에 지나가던 여성팬들의 탄성이 끊이지 않았다. 가수들의 축하공연도 파티장의 열기를 고조시켰다. 크레용팝이 '직렬5기통춤'을 선보이자 영화인들도 그 자리에서 제자리 뛰기를 했다. 백지영이 혼자 무대에 올라 '내 귀에 캔디'를 부르자 테이블에 앉아있던 옥택연이 갑자기 무대 위로 뛰어올라 객석을 열광케했다. ▶대형 연예기획사 A씨 만취 폭행, 강동원과 부산국제영화제 갈등 이면에는 사건·사고도 있었다. 개막식 당일 오후부터 시작된 강동원과 부산국제영화제 측의 갈등은 상호 폭로 및 신경전으로 이어져 보는 이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김지운 감독의 단편영화 '더 엑스'의 출연배우 자격으로 이 영화가 상영되는 날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만 참여하기로 했던 강동원에게 부산국제영화제 측이 개막식 참석을 유도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이 기술시사 참석을 위해 개막식 당일 강동원이 부산을 찾는다는 말을 듣고 이왕이면 개막식과 기자회견에도 참석해줬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냈고, 강동원 측은 이를 고사하면서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도 기자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부산국제영화제 측이 "개막식 당일 현장에 있으면서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건 타 영화인들과 영화제 측에 예의가 아닌 것 같으니 이날은 나타나지 않았으면 한다"는 말을 전달했고 강동원 측은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을거라면 부산국제영화제에 아예 오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해 오해가 커졌다. 강동원 측이 매체를 상대로 "부산국제영화제가 갑의 횡포를 부렸다"고 주장했고 부산국제영화제 측 역시 "강동원 소속사 측에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팽팽하게 맞섰다. 개막식 당일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공방을 펼쳤는데도 양측은 누구하나 서로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심야시간에 발생한 폭행사고도 순항하고 있는 영화제에 찬물을 끼얹었다. 4일 새벽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있는 톱가수와 배우들이 소속된 거대 엔터테인먼트 이사 A씨가 만취상태에서 업계 동료인 매니저 B씨를 폭행하고 이를 말리기 위해 나선 일반인들에게도 손찌검을 해 문제가 됐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거대 엔터테인먼트 이사라는 사실을 피력하며 욕설과 폭언을 일삼았고 이를 제압하기 위해 나선 시민에게 부상을 입히기도 했다. 경찰이 출동했고 날이 밝은 뒤에도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사건전반에 대한 내용이 전파됐다. 사고를 친 A이사가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피해자들을 찾아다니며 화해를 요청했지만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정지원 기자cinezzang@joongang.co.kr
2013.10.07 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