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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2024 파리] 폭우 대처 없는 개회식, 소개까지 엉망진창...한국 보고 북한이라고?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다. 2024 파리 올림픽 '야외' 개회식아무런 우천 대책 없이 치러진 가운데 한국 선수단을 북한 선수단으로 소개하는 초대형 방송 사고까지 일어났다.대한민국 선수단 50여명은 2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 일원에서 열린 대회 개회식에서 206개 출전국 가운데 48번째로 입장했다. 일반적으로는 영어 명칭인 'Korea'에 따라 K 순에 등장했으나 이날은 프랑스어 'Corée' 기준에 따라 다소 앞 순서로 입장할 수 있었다.순서가 문제가 아니었다. 이번 행사 진행을 맡은 장내 아나운서는 프랑스어로 먼저 한국을 'République populaire démocratique de corée'로 소개한 후 영어로도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라고 반복했다.둘 모두 한국을 가리키는 단어가 아닌 북한을 지칭하는 명칭이다. 한국의 정식 명칭은 프랑스어로 'République de corée'이며, 영어로는 'Republic of Korea'다. 아나운서가 제대로 불렀어야 할 북한은 프랑스어 국가명 표기법에 따라 153번째로 입장했다. 그리고 북한에 대해서는 앞서 한국 선수단 입장 시와 같은 'République populaire démocratique de corée'로 소개했다.당사자인 한국 외엔 알아차리기 쉬운 실수는 아니지만, 개회식 분위기는 그와 별개로 기대만큼 뜨겁지 못했다. 당초 주최 측은 이번 개회식을 야외 행사로 준비했다. 센 강 전역을 활용했고, 도착지인 트로카데로 역시 야외 무대로 꾸려졌다. 하지만 이날 파리는 아침부터 꾸준히 비가 내렸다. 주말 비 예보는 일찌감치 나왔지만, 그에 대한 대책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트로카데로에서 비싼 티켓 값을 지불하고 앉은 관중들은 우비를 둘러입었다. 기온은 섭씨 22도 전후. 오래 비를 맞기엔 상당히 낮았다. 각국 선수단은 선상에서, 또 트로카데로 도착 후에도 환하게 웃으며 개회식을 맞았지만, 도착 후에도 별다른 피신처 없이 비를 맞으며 광장에서 대기해야 했다.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은 행사장 통틀어 VIP석이 전부였다. 카메라, 노트북, 모니터 등 각종 전자장비로 현장 취재를 준비했던 전 세계 취재진에도 비상이 걸렸다. 일부는 비닐로 자신을 둘러싸고 '우중혈투'를 벌였지만, 결국 대부분 취재진이 '백기'를 들었다. 한국 선수단의 배가 센 강에 접어들었을 때쯤 비가 거세지자 결국 기자들 상당수가 행사장 옆에 마련된 VMC(Venue Media Center)로 대피해야 했다. 그덕분에 행사 전까지 비어 있던 VMC는 순식간에 각국 기자들로 가득 찼다.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7.27 05:02
뮤직

[IS리뷰] ‘20&2’ 동방신기, 킹 오브 더 K팝 정글

퍼포먼스면 퍼포먼스, 스토리텔링이면 스토리텔링. 그룹 동방신기가 뭐 하나 빠지지 않는 세트리스트와 무대로 20주년 기념 콘서트를 꽉 채웠다. 지금의 K팝을 있게 한 한류의 신. 동방신기의 네임밸류가 빛나는 순간이었다.동방신기는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20주년 기념 단독 콘서트 ‘20&2’를 진행했다. 2003년 데뷔해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동방신기는 이를 상징하는 숫자 ‘20’과 동방신기 기념일을 뜻하는 영어 단어 애니버서리의 ‘&’, 동방신기 멤버 2명을 뜻하는 숫자 2를 넣어 이번 콘서트 명을 완성했다.이번 콘서트는 동방신기의 지난 20년을 압축한 세트리스트가 압권이었다. 동방신기는 여태 단 한 번도 콘서트 오프닝으로 쓰인 적 없는 ‘라이징 선’으로 콘서트의 막을 열었고, 데뷔곡인 ‘허그’를 비롯해 ‘믿어요’, ‘더 웨이 유 아’, ‘왜’, ‘아윌 비 데어’, ‘퍼플 라인’, ‘롱 넘버’, ‘주문’, ‘풍선’, ‘드라이브’ 등 그간의 히트곡을 총망라했다. 여기에 신보의 타이틀 곡 ‘레벨’과 수록곡 ‘로데오’, ‘라이프스 어 댄스’, ‘정글’ 등의 무대도 마련돼 동방신기의 현재도 느낄 수 있게 했다.동방신기가 국내에서 콘서트를 여는 건 약 5년 만. 멤버들은 “너무 오랜만이다. 보고싶었느냐”며 1만 5000여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에게 인사했다. 최강창민은 “엉망진창 코로나19 때문에 이제야 만나게 됐다. 너무 보고싶었다”며 애틋함을 표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콘서트에서 한 번도 보여주지 못 한 솔로곡 ‘데빌’로 압도적인 무대를 꾸며 같은 그룹 멤버 유노윤호에게까지 여러 차례 박수를 받았다. 유노윤호 역시 지난 8월 공개한 솔로곡 ‘뷰자 데’(VUJA DE)로 경쾌한 에너지를 선사했다. 2003년 아카펠라 그룹으로 데뷔, 일본 J팝 시장을 집어삼킨 그룹. 동방신기가 한창 활동했던 2000년대 초반 J팝 시장에서 남성 아이돌이란 오직 쟈니스 출신뿐이었다. 동방신기는 그야말로 일본 현지에서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하며 쟈니스 소속 그룹이 아닌 보이 그룹으로선 이례적으로 오리콘 차트 1위에 올랐으며 일본 5대 돔 투어를 진행했다. ‘동방의 신이 일어나다’라는 그룹의 이름처럼 K팝계에 정말 새로운 신이 탄생한 순간이었다.이날 객석에는 일본에서 온 팬들도 다수 있었다. 공연 중간중간 일본 팬들이 ‘윤호’, ‘창민’을 연호하는 소리가 여러 차례 들렸다. 공연장 밖에 마련된 동방신기 멤버들의 랩핑 벽면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팬들도 다수 눈에 띄었다. 뿐만 아니라 공연장 입구 근처에는 동방신기의 중국 팬들이 보낸 등신대도 설치돼 눈길을 끌었다. 30일은 서울엔 눈이, 인천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였음에도 불구하고 세계 곳곳에서 동방신기의 공연을 보기 위해 많은 이들이 인스파이어 아레나를 찾았음을 실감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2003년 10대의 풋풋한 나이로 데뷔, 어느새 최강창민의 경우 아이를 둔 아빠가 됐지만 공연에서는 그렇게 오랜 세월이 흘렀다는 게 잘 실감되지 않았다. 오래 활동한 만큼 히트곡이 많아 모든 노래가 떼창을 유도했고, 멤버들은 고난이도의 파워풀한 안무를 지친 기색 없이 소화했다. 유노윤호가 공연 중간 “지금까지 쭉 달리는 무대를 해왔는데 앞으로 이것보다 더 파워풀한 무대가 남아 있다면 믿으시겠느냐”고까지 했을 정도. 20년이 지나도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는 ‘현역 아이돌’로 남아 있을 수 있는 동방신기. 아마 그 기반엔 세월이 흘러도 변치않는 성실함을 보여주는 멤버들의 노력이 있을 것이다. K팝은 이제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를 넘어 동남아시아, 나아가 유럽과 북남미까지 열광시키는 새로운 팝의 주류가 됐다. 그럼에도 아마 여전히 K팝을 대표하는 그룹을 꼽으라면 아마 많은 이들이 동방신기를 그 명단에 포함시킬 것이다. 동방신기가 지난 20년간 걸어온 길엔 수많은 최초와 최고의 기록이 있었기에. 그리고 20년이 지난 현재도 1만 5000여석의 아레나를 꽉 채울 수 있는 여전한 화력을 지니고 있기에.동방신기의 신곡 ‘정글’에는 ‘미로 같던 낮 빛도 없던 밤 헤쳐왔어 난’이라는 가사가 나온다. 동방신기는 그렇게 K팝의 최전선에서 수많은 길을 개척해왔고, 그 발걸음이 뒤를 따르는 후배들에게 훌륭한 자양분이 됐다. 세월이 흐르고 아이 아빠가 돼서도 변색되지 않는 K팝 스타로서의 에너지. 동방신기는 ‘20&2’를 통해 여전히 자신들이 K팝이란 이름의 정글의 왕임을 입증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2.3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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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 전소민, 게임 중 "너무 수치스러워, 눈물 날 거 같아" 절규

'런닝맨' 전소민이 게임 도중 울부짖었다.15일 방송하는 SBS '런닝맨'에서는 전소민X양세찬의 영어 말하기 실력이 전격 공개된다. 최근 진행된 '런닝맨' 녹화는 주어진 제시어를 오로지 영어로만 설명해야 하는 스피드 퀴즈 미션이 진행됐다.특히 '쿵짝 시그널 예능촌' 레이스에서 '우산'의 영어 스펠링이 'A'로 시작한다고 말해 공식 '영어 깡깡이'로 전락한 전소민과 '깡깡랜드 창시자' 양세찬 두 사람이 이날 문제 출제자로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았다.게임 시작 전부터 두 사람은 "지금 심장이 뛴다", "농담 아니고 숨이 안 쉬어진다"라며 긴장감을 드러내 웃음을 유발했다. 이후 게임이 시작되자 양세찬과 전소민의 엉망진창 영어 실력을 드러냈다.전소민은 설명 대신 "오 마이 갓!", "감정을 읽어라!" 등 배우다운 신개념 설명 방법을 선보였고, 잠시 후 "나 눈물 날 것 같아. 너무 수치스러워"라고 울부짖기까지 했다. 양세찬 역시 제시어를 보자마자 "이걸 어떻게 알아!"라며 '청천벽력, 금시초문' 등의 사자성어를 한 글자씩 영어로 번역하는 재치있는 방법을 동원했다.결국 나머지 멤버들은 "설명이 있어야 설명을 듣지!"라며 양세찬에게 역질문을 던졌다. 게임 종료 후, 양세찬은 "박빙이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지수 디지털뉴스팀 기자 2021.08.15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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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 전소민 "나 눈물 날 것 같아, 너무 수치스러워"

전소민·양세찬의 영어 말하기 실력이 낱낱이 공개된다. 15일 방송되는 SBS '런닝맨'에서는 주어진 제시어를 오로지 영어로만 설명해야 하는 스피드 퀴즈 미션이 진행됐다. 앞서 '쿵짝 시그널 예능촌' 레이스에서 '우산' 영어 스펠링이 'A'로 시작한다고 말하며 공식 '영어 깡깡이'로 등극한 전소민과 '깡깡랜드 창시자' 양세찬이 문제 출제자로 등장했다. 시작하기 전부터 이들은 "지금 심장이 뛴다" "농담 아니고 숨이 안 쉬어진다"며 잔뜩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미션이 진행되자 양세찬·전소민의 엉망진창 영어 실력이 공개됐다. 전소민은 설명 대신 "오 마이 갓"만 외치는가 하면 "감정을 읽어라"라며 배우다운 신개념 설명 방법을 선보였다. 심지어 "나 눈물 날 것 같아. 너무 수치스러워"라고 울부짖어 현장을 폭소케 했다. 반면 양세찬은 제시어를 보자마자 "이걸 어떻게 알아"라며 절망해 웃음을 자아냈다. 심지어 '청천벽력' '금시초문' 등의 사자성어를 한 글자씩 영어로 번역하는 기발한 방법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이 방법조차 끝까지 이어나가지 못하는 역대급 깡깡이 면모로 멤버들의 원성을 자아냈다. 보다 못한 멤버들은 역질문으로 답을 유추해 가는가 하면 "설명이 있어야 설명을 듣지"라고 분노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방송은 15일 오후 5시. 김진석 기자 kim.jinseok1@jtbc.co.kr 2021.08.1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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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IS] '오스카 수상' 윤여정 "최고? 우리 최중으로 살아요"[일문일답]

오스카 트로피를 품에 안은 윤여정이 수상 후에도 여전히 빛나는 입담을 자랑했다. "(최고 말고) 최중이 되면 안 되나요?"라는 '쿨'한 소감으로 쉽지 않았던 오스카 레이스를 마무리했다.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로 2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품에 안았다. 한국 배우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연기상을 수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쟁쟁한 후보를 모두 물리쳤다.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카로바,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즈,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 '맹크'의 아만다 사이프리드 등과 경쟁해 당당히 오스카를 차지했다. 시상식 직후 현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수상 소감과 브래드 피트와 나눈 대화 등을 가감없이 전했다. 이하 윤여정과의 일문일답. -소감이 궁금하다. "정신이 없다. 내가 수상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클렌 클로즈가 타길 바랐다. 나는 배우라는 직업을 오래 한 사람이다. 스타와 배우는 다르다. 그래서 클렌 클로즈와 만나 축복했다. 2000년쯤 영국에서 글렌 클로즈의 연극을 보고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 적 있다. 그녀가 나와 동갑이더라. 진심으로 그녀가 받길 바랐다. '미나리'를 같이 한 친구들이 받는다고 하는데 저는 안 믿었다. 인생을 오래 살아서 배반을 많이 당해서 그런 거 바라지도 않았다. 영어도 못하지만, 그거보단 잘 할 수 있다. 근데 엉망진창으로 (수상 소감을) 했다." -한예리와 함께 했다. "아카데미를 와본 적 없기 때문에 모르는데, 여기 오기 전에 봉준호 감독을 만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전에 왔으니 봉준호 감독은 크루와 같이 왔었다. 지금은 후보가 한 사람만 데리고 올 수 있다. 아들이 둘인데, 둘 중 하나만 데리고 올 수 없었다. 이 영화를 하게 하고, 여기까지 캠페인을 하게 한 김인아라는 친구가 있다. 작은 아들이 자기는 갈 자격이 없다고, 인아 누나가 가야된다고 하더라. 오스카는 진짜 굉장한 것인가 보다. 인아가 자기는 그냥 '노바디'이라고, 한예리가 와야 아름답다고 했다. 진심으로 만든 영화이고, 진심이 통한 것 같다. 한예리가 오게 된 것엔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다." -제작자인 브래드 피트에게 상을 받았다. "수상 후에 브래드 피트를 본 게 어떻냐는 질문만 자꾸 하더라. 우리 영화의 제작자다. 다음에 영화를 할 때 돈을 조금 더 써달라고 했다. 잘 빠져나가더라. 돈을 많이 아니고 조금만 쓰겠다고 하더라." -브래드 피트와 백스테이지에서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유명한 배우이니까, 한국에서 여러 사람이 좋아한다고 했다. (제작비) 돈을 조금 더 주라고 했다. 조금 더 주겠다고 하더라. 한국에 한 번 오라고 했고, 오겠다고 약속했다. 난 미국 사람들 말을 잘 안 믿는다. 단어가 너무 화려하다. '퍼포먼스를 존경하고 어떻다'고 하더라. 나는 늙어서 남의 말에 잘 안 넘어간다." -연기에 대해 달라진 철학이 있나. "제 열등 의식에서 시작됐다. 연극영화과 출신도 아니다. 그냥 아르바이트였다. 제 약점을 아니까 열심히 외우는 거다. 열심히 외워서 피해를 주지 말자가 저의 시작이었다. 나중엔 절실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정말 먹고 살려고 했다. 대본이 저에겐 성경 같았다. 많이 노력했다. 브로드웨이 명언도 있다. 누가 길을 물었더니 연습이라고 답했다. 연습이라는 건 무시할 수 없다." -입담의 비결은 무엇인가. "오래 살았다. 좋은 친구들과 수다를 잘 떤다. 수다에서 입담이 나왔나보다." -지금이 최고의 순간인가. "최고의 순간은 없을 거다. 최고라는 말이 참 싫다. 영어 잘 하는 얘들이 나에게 충고한다. 경쟁을 싫어한다는 걸 말하지 말라고. 너무 1등, 최고 이런 말을 하지 말고, 최중이 되면 안 되나. 같이 살면 안 되나. 아카데미가 다는 아니지 않나. 아카데미 벽이 너무 높아서 동양인들에겐 너무 높은 벽이 됐다. 근데 최고가 되려고 하지 말자. 최중만 되고 살아도 되지 않나. 그냥 동등하게 살자. 최고의 순간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미나리'를 선택한 이유는. "내가 작품을 선택한 기준이 60세 넘어 바뀌었다. 그 전엔 나름 계산을 했다. 환갑 넘어서부터는 '사람을 보고, 사람이 좋으면, 시나리오를 갖고 온 프로듀서가 믿는 아이면 하자'고 생각했다. 사치스럽게 살기로 결심했다. 지금 입은 옷과 액세서리는 다 빌린 거다. 그런 사치가 아니라 내 인생을 사치하자는 거다. 대본을 읽은 세월이 정말 오래됐다. 진짜 이야기인지 아닌지 읽으면 딱 안다. ('미나리'는) 굉장히 순수하고 진지하고 진정성 있는 진짜 이야기였다. 대단한 기교가 있게 쓴 작품이 아니라, 정말 진심으로 진짜 이야기를 썼더라. 그게 늙은 나를 건드렸다. 내가 잘 안 넘어간다. 그렇게 감독을 만났는데 '요새 이런 애가 있나'라고 생각했다. 감독들 다 잘났는데, 잘난 척 하는 사람 다 싫어한다. 근데 정이삭 감독은 '이런 애가 있나'란 생각이 들었다. 독립영화이니까, 이코노미석 비행기를 타고 오라고 하더라. 그런데 이 나이에 못 탄다. 오클라호마까지 그걸 어떻게 타나. 독립영화라고 하니까 내 돈으로 여기까지 왔다. 대본을 전해준 아이를 믿었다. 안목을 믿은 게 아니라 걔를 믿었다. 진심을 믿었다. 그런데 내가 늙은 여우니까, 감독이 싫었으면 안 했을 거다. 감독이 진정성이 있었다. 그래서 이 영화를 하게 됐다. 만들 때는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곤 상상도 안 했다." -'미나리'가 사랑받은 이유는 무엇인가. "시나리오를 잘 썼다. 내가 잘한 게 아니다. 인터뷰 하다 알았다. 국제적인 이야기가 사람들을 움직였을 거다. 정이삭 감독이 진심으로 썼으니까. 그런 건 평론가에게 물어봐라. 배우는 자기 역할을 맡으면 '이걸 내가 어떻게 연기하나'를 열심히 연기한다. 이 영화가 어떤 반향을 일으키는지는 모른다. 그걸 알았으면 사업을 했지." -오늘 이후 윤여정의 행보는 무엇인가. "그걸 내가 어떻게 아나. 점쟁이도 아닌데. 계획 없다. 살던 데로 상을 탔다고 윤여저이 김여정이 되는 건 아니다. 옛날부터 결심한 게 있다. 대사를 외우기 힘드니까, 남에게 민폐 끼치게 싫으니까, 민폐가 되지 않을 떄까지 이 일을 하고 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수상 소감 중 김기영 감독을 언급한 이유는. "감독이 정말 중요하다. 그래서 감독이라고 하는 거다. 감독이 하는 역할은 정말 많다. 영화라는 것이 종합 예술이다. 바닥부터 머리까지 다 아울러야 한다. 대단한 능력이고 대단한 힘이다. 봉준호, 누구누구 다 대단한 거다. 김기영 감독님을 스물몇살에 만났다. 제가 그 분을 감사하기 시작한 것은 그 분이 돌아가시고 난 다음 오십, 육십이 되서부터다. 나에겐 너무 힘든 감독이어서 싫었다. 그랬던 게 지금까지도 후회하는 일이다. 사람들이 나에게 '늙었는데 철이 없다'고 하는데, 늙었다고 다 아는 거 아니다. 김기영 갇목님은 어렸을 때 만났고, 정이삭은 늙어서 만났다. 내 아들보다 어린 아인데, 미칠 것 같은 현장에서 너무나 차분하다. 모두를 존중한다. 흉을 안 본 감독은 정이삭이 처음이다. 마흔 세 살 먹은 정이삭 감독에게 존경한다고 했다. 김기영 감독에게 못 한 감사를 저이삭에게 하는 듯하다." -해외 러브콜을 많이 받을 텐데,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영어를 못해서 해외에서 러브콜이 들어올 일은 없다." -성원해주신 국민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정말 보답할 수 있어서 감사드린다. 축구선수들의 심정을 알겠다. 어쩌다보니 이렇게 된 거였는데, 사람들이 너무 응원을 하니 눈 실핏줄이 다 터질 정도로 힘들었다. '상을 못 받으면 어떡하나'가 된 거다. 너무 힘들었다. 2002 월드컵 때 온 국민이 난리를 칠 때 얼마나 정신이 없었을까. 김연아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내가 운동선수가 된 것 같았다. 처음 이런 스트레스를 받았다. 결국 즐겁지 않았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4.2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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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최초 오스카 여우조연상' 윤여정 "글렌 클로즈가 상 타길 바랐다"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윤여정이 소감을 전했다. 윤여정은 25일(현지시간)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Academy Awards) 여우조연상 수상 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현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정신이 없다. 내가 수상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클렌 클로즈가 타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배우라는 직업을 오래 한 사람이다. 스타와 배우는 다르다. 그래서 클렌 클로즈와 만나 축복했다. 2000년쯤 영국에서 글렌 클로즈의 연극을 보고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 적 있다. 그녀가 나와 동갑이더라. 진심으로 그녀가 받길 바랐다"며 "'미나리'를 같이 한 친구들이 받는다고 하는데 저는 안 믿었다. 인생을 오래 살아서 배반을 많이 당해서 그런 거 바라지도 않았다. 영어도 못하지만, 그거보단 잘 할 수 있다. 근데 엉망진창으로 (수상 소감을) 했다"고 이야기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이번 아카데미 나들이를 한예리와 함께 한 그는 "아카데미를 와본 적 없기 때문에 모르는데, 여기 오기 전에 봉준호 감독을 만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전에 왔으니 봉준호 감독은 크루와 같이 왔었다. 지금은 후보가 한 사람만 데리고 올 수 있다. 아들이 둘인데, 둘 중 하나만 데리고 올 수 없었다. 이 영화를 하게 하고, 여기까지 캠페인을 하게 한 김인아라는 친구가 있다. 작은 아들이 자기는 갈 자격이 없다고, 인아 누나가 가야된다고 하더라. 오스카는 진짜 굉장한 것인가 보다. 인아가 자기는 그냥 '노바디'이라고, 한예리가 와야 아름답다고 했다. 진심으로 만든 영화이고, 진심이 통한 것 같다. 한예리가 오게 된 것엔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로 25일(현지시간)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품에 안았다. 한국 배우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연기상을 수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쟁쟁한 후보를 모두 물리쳤다.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카로바,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즈,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 '맹크'의 아만다 사이프리드 등과 경쟁해 당당히 오스카를 품에 안았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4.26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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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 기둥' 남궁민, 3연타석 홈런 날릴까[종합]

남궁민이 '낮과 밤'으로 복귀한다. KBS 2TV '닥터 프리즈너' SBS '스토브리그'를 잇는 또 하나의 히트작이 탄생할 것인지 궁금해진다. 뛰어난 선구안으로 출연하는 작품마다 높은 화제성과 시청률을 기록하는 배우인 만큼 시작 전부터 관심이 높다. 현재 월화극 시청률 1위는 SBS '펜트하우스'다. '펜트하우스'를 상대로 '낮과 밤이 어떤 성적표를 거둘지 주목된다. 25일 오후 tvN 새 월화극 '낮과 밤'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배우 남궁민, 김설현, 이청아, 윤선우, 김정현 감독이 참석했다. '낮과 밤'은 현재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사건들과 연관 있는, 28년 전 한 마을에서 일어난 의문의 사건에 대한 비밀을 파헤치는 예고 살인 추리극이다. 김정현 감독은 "예고 살인장이 날아오고 예고장에 적힌 암호대로 연쇄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경찰 특수팀을 구성해 살인사건을 추적한다.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28년 전 일어났던 음모가 또 드러나게 된다. 그 음모를 파헤치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이어 "회를 거듭할수록 다른 면을 많이 보여줄 것 같다. 시즌3까지의 드라마가 하나로 합쳐진 듯한 느낌이 들 수 있다. 전개가 빠르고 비밀이 벗겨질 때쯤 또 다른 비밀이 시작된다. 초반엔 범인이 누구일까 추리를 하면서 보면 좋을 것 같고, 뒤로 갈수록 색다른 재미를 느낄 것이다. 다양한 장르적 재미를 가진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캐스팅 비화와 관련, "남궁민 배우는 믿고 보는 배우가 아닌가. 그렇다 보니 나조차도 관객이 될 때가 많다. 글로 적힌 대본을 어떤 배우가 소화하느냐에 따라 정말 다르다. 궁금증을 가지고 남궁민 표 도정우의 탄생 과정을 지켜볼 때가 많다. 말이 필요 없는 배우다. 김설현 배우는 처음 만났을 때 공혜원이라는 인물이 김설현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이도 비슷하고 생각보다 행동을 먼저 하는 경찰과 잘 어울렸다. '큐' 사인이 들어갈 때마다 에너지가 넘쳐 기대해도 좋다. 이청아 배우는 예상할 수 없는 제이미의 면모와 딱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허당미도 매력 만점이다. 윤선우 배우는 처음 만났을 때 눈동자 안에 비밀이 잘 담겨 있더라. 캐릭터 분석을 잘해 신뢰가 갔다"고 말했다. 남궁민은 흥행에 대한 부담감이 없는지 묻자 "흥행에 대한 고민은 항상 있다. 부담과 별개로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흥행보다 신선함과 재미가 먼저다. 처음에 이 작품을 접했을 때 여태까지 알던 추리물과는 달랐다. 그래서 신선했다. 추리하며 범인을 잡는 과정에서 감정적인 면도 있어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런 종류의 드라마가 이전까지 없었다는 점도 도전 의지를 자극했다"고 답했다. 이 드라마를 하면서의 목표는 "이전 추리물과는 다르다. 신선하다는 평을 듣고 싶다"고 밝혔다. 남궁민은 극 중 유능한 경찰청 특수팀 팀장 도정우 역을 맡는다. "무식해 보이고 엉망진창인 캐릭터다. 그 모습을 살리기 위해 피부과도 안 가고 머리도 최대한 짧게 잘랐다. 10년 전에 입었던 티셔츠를 꺼내 입었다. 그 노력의 결과가 너무 잘 나와 덜 할 걸 그랬다는 후회를 하고 있다.(웃음) 도정우는 감정적인 측면의 친구다. 사건을 풀어갈 때 예리함과 진솔함이 있는데 그 점에 집중했다"고 귀띔했다. 김설현은 데뷔 처음으로 경찰 역할에 도전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열혈 경찰 공혜원 역이다. 몸을 사리지 않는 행동파다. "액션신을 소화하기 위해 액션스쿨을 다니며 준비했다. 경찰로서의 역할을 좀 더 디테일하게 표현하기 위해 경찰 분을 만나 특수팀에서 어떠한 일을 담당하는지, 경찰 내 조직 분위기는 어떤지 조언을 구했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예쁘게 봐 달라"고 당부했다. 이청아는 운명처럼 한국으로 돌아온 FBI 출신 파견 수사관 제이미 역을 맡는다. 어릴 적 미국으로 입양된 인물인 만큼 영어를 능숙하게 사용해야 한다. 이러한 모습을 극 중 만날 수 있다. 김정현 감독은 "발음이 좋다"고 자신했고, 이청아는 "팀원들의 지지 속 용기를 얻어 연기하고 있다. 좋게 봐줘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남궁민은 파트너 김설현에 대해 "너무 착하다"고 표현했다. "현장에 나와서 선배들, 후배들, 스태프들을 너무 예의 있게 대하고 연기에 대한 마인드도 진지하더라. 항상 열정적으로 참여해줘 이 친구의 따뜻한 마음과 착함이 인상적이었다. 선배로서 더 많이 도와주고 싶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이청아 배우는 너무 연기자다. 이번에 처음 만난 건데 캐릭터의 디테일하고 심리적인 부분까지 깊게 연구해서 오더라. 내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까지 준비를 해와 만족스러운 호흡을 맞추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선배의 칭찬에 화답하듯 김설현과 이청아는 남궁민을 '낮과 밤 기둥' '전체를 본다'고 했다. "현장에서 정말 잘 챙겨준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자기 연기 이외의 분들까지 챙기는 건 쉽지 않다. 대본 자체가 정말 어렵고, 모든 스토리를 끌고 가야 하는 축인데 정말 든든하게 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궁민이 목표한 시청률은 5회 때 12.8%. 회차마다 매력적인 포인트가 있지만 '낮과 밤' 배우들은 4회 엔딩과 5회, 6부 초반이 굉장히 파격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어떠한 이야기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을지 주목된다. '낮과 밤'은 30일 오후 9시에 첫 방송된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2020.11.25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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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인터뷰] 솔비 “누가 뭐라고 해도 나답게!”

솔비 책을 사러 서점에 갔다가 좀 헤맸다.한참 찾고 보니 저자 이름이 권지안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나답게'. 연핑크 띠지가 소녀의 볼같은, 손바닥만한 문고판이다.뒤표지에 나온 추천인들이 신선했다. 이름만으로 먹어주는 화려한 연예인 명단 대신 엄마, 미술선생님, 동창, 첫사랑 등이 추천사를 썼다. 연예인이 낸 '그렇고 그런' 책일 거란 편견이 좀 누그러들었다. 단숨에 읽히는 책은 아니었다. 매끈한 문장이나 세련된 화법을 구사하지도 않았다. 그래도 짬짬이 들쳐보면 와닿는 문장들이 있었다. '모든 것이 뒤죽박죽 엉망진창일 때 애써 정리하려 하면 안된다. 사람에게는 각자의 때가 있으므로' '참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라고 하지만 우리는 늘 조금씩 더 참아나가고 있지 않은가' '무거운 마음 때문에 몸도 무거워지지만 몸을 힘차게 하고 나면 마음도 힘차게 변한다는 사실!' 1984년 9월에 경기도 산본에서 태어나 스무 살이 되는 해 어렵게 청담동에 입문. 버라이어티한 10대를 보냈고, 유니크한 20대를 지났고, 이제 드라마틱한 30대를 시작하는 출발점에 서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작가 권지안을 만났다. Q 권지안이란 본명으로 책을 냈네요.A 네. '누가 뭐라고 해도 나답게'가 타이틀이니까요. 권지안이란 내 이름을 찾아들고 나한테 솔직해지고 싶었어요. 저자로 첫 출발하는 셈이죠. 앞으로 책 낼 때나 전시회할 때는 권지안이란 이름을 쓰고 싶어요. Q 솔비란 이름으로는 힘든 일인가요?A 그런 의미가 아니라. 솔비는 할아버지가 지어주신 제 태명이에요. 가수 데뷔하고 예명으로도 썼으니까 권지안만큼 저한테 소중하죠. 그렇지만 솔비란 이름에서 떠오르는 선입견이 분명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어릴 때 천방지축이었고, 필터링 전혀 되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잖아요. 근데 저도 나이를 먹으면서 시야가 바뀌고 보이는 것들이 달라지는데, 대중들은 예전 제 모습만 기억하시는 거죠. 저도 지금 보면 이상하고 어색해 보이는 예전의 모습들을 제 이미지로 딱 기억하고, 솔비 하면 고개를 갸우뚱하는 그런 거 있거든요. 그래서 선입견 한꺼풀 벗기고, 공감하고 싶어서 권지안이란 이름을 쓴 거에요.Q 연기할 때 본명 쓰는 가수 친구들처럼? A 비슷한 맥락일 수 있겠네요. 앞으로도 글을 계속 쓰고 싶고, 책에 도전하고 싶거든요. 0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다짐 같은 거에요. 참, 얼마전에 가로수길에서 어떤 팬분이 "권지안씨, 사인 해주세요" 하시는데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솔비가 아니라 권지안으로 봐주는구나. 앞으로도 할 수 있겠다, 이런 자신감도 생기고.Q '누가 뭐라고 해도 나답게'란 제목에서 많은 게 느껴져요.A 네. 솔직히 저 약하고 여려요. 태어날 때 2.2킬로 미숙아로 태어났고, 성장이 느렸고, 어렸을 때는 엄청 말랐었구요. 그래서 제 안에 갖고 있던 자아 자체가 약하다는 걸 알아요. 그런데 어린 나이에 데뷔하면서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세야한다는 강박증? 그런 거 때문에 강해보이려고 노력했고, 또 그 모습이 조금은 잘못 비쳐져서 싸가지 없고, 엄청 세보였던 거죠. 나이 먹으면서 내가 약하고 모자라고 눈물도 많고, 때로는 모르는 부분이 많다는 걸 인정하게 됐고,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책도 쓰게 된 거구요.Q 지난번 다이어트책은 연예인들이 몸매 가꾸기 책 많이 내니까. 근데 이번엔 에세이라 좀 놀랐어요. 예전 타이푼 활동할 때 예능프로 나와서 어리바리했던 모습이 생각나서요. A 거 보세요. 언니도 저에 대한 편견 있으신 거잖아요. 똑똑하지 않아 보이는 애가 책 냈다니까 뭐지? 그런거요.Q 음, 딱히 그런 뜻은 아닌데.A 전요. 지식이 많은 사람만 책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 지금도 유식하지 않고, 모르는 거 많아요. 그렇지만 모자라고 빈틈 많은 저 같은 사람도 조금씩 지혜로워지고 아픔을 치유하고 깨달아 가는 과정을 책으로 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원래 글쓰는 거 되게 좋아했구요. 이번 책은 3년동안 끄적끄적 적어놨던 것들 정리한 거에요.Q 강의도 많이 다닌다면서요?A 네. 강의 가서도 이렇게 시작해요. "제가 지식이 많았다면 고리타분한 얘기를 하고 있겠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여러분과 오히려 공감하면서 힐링되지 않을까요?" 하면 다들, 와, 웃고 재미있어 하세요. Q 그러러면 공부 많이 해야겠네요.A 배우고 싶은 게 많아서 대학원도 가고, 연기수업도 받고 영어 배우고, 기타도 배우고, 사회복지사 자격증 공부도 하고, 뭘 많이 배우러 다녀요. 어렸을 때 그런 부분들이 다 채워졌었다면 사는데 재미 없을 거 같아요. 남들이 뭐라고 해도 전 잘 살아온 거 같아요. Q 오늘 아침 트위터에 '오랜만에 신문으로 날 만나니 새롭네. 신상도 좋지만 아날로그가 참 좋다'란 글 올렸던데, 신문도 열심히 읽어요?A 신문 보기 시작한 게 1년 정도 됐어요. 이런 얘기 들었어요. 진짜 깊은 지식을 알려면 신문을 읽어라. 근데 진짜 그렇더라구요. 신문 보면서 정치나 사회이슈에 관심이 많이 가고. 사회 돌아가는 거에 대해 안다는 거 자체만으로도 세상과 어우러지는 느낌이 들어요. 어른들이 왜 신문 보시는지 알게 됐구요. 그래서 조금 더 신문 보는 습관 들이려고 하죠. 아, 아빠가 데뷔 때부터 저 기사 다 스크랩해주셨어요. 가끔 보면 예전 생각도 나고, 참 좋아요.Q 오늘의 운세도 재미있어요.ㅋㅋ A ㅎㅎ. 요즘 신문 보면서 느끼는 건데 기자라는 직업이 되게 멋지더라구요. 쪽기사인데 눈물 찔끔나는 감동적인 기사 쓰시는 분. 어떻게 알고 이런 취재를 했을까, 뭉클해지는 미담 기사 쓰신 분, 만나보고 싶어요. 그런 '작품'을 기록하는 거에 대해 막 물어보고 싶고. 주변에선 기자는 조심해야한다고 말하는데. 으하하.Q 도 닦은 거 같아요.A 으흐흐. 저처럼 온갖 구설에 시달려보세요. Q '다이어트의 아이콘' '각도의 중요성?' 그런거?A 얼마 전에 엑스파일 사건 있었잖아요. (목소리를 높이며) 진짜, 찌라시에 대한 특집기사나 철저 해부 이런 거 좀 하셔야되는 거 아니에요? 이건 나라에서 나서서 대책을 세워야하는 일인 거 같아요.Q 엑스파일 읽어봤어요?A 그럼요. 저랑 그닥 친하지 않은 분이 조심스럽게 '솔비씨 이거 알고 있어요?' 하고 보내주셨어요. 정말이지, 그런게 연예인만 죽이는 게 아니라 주변인까지 다 죽이는 거잖아요. 무기 없는 살인이라는 표현이 딱 맞아요. 세상 살면서 좋은 말 하기도 모자란데 그렇게 남을 욕보이면서 살면 행복할까요?Q 그래도 이번엔 피해 연예인들이 대처를 잘해서 해결 빨리 된 거 같아요.A 네. 저희끼리 뭉치니 되더라구요. 이번 사건을 겪으면서 연예인이란 이유만으로 사람들이 가지는 적대감이 참 무섭단 걸 다시 깨달았어요. 연예인들을 다른 세계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 거 같아요. 저도 집에 가면 평범한 회사원의 딸이고, 제 직업만 연예인인 건데요. Q 대학원에선 뭘 공부하려고요?A 단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대중음악학과 대중음악 제작 경영 석사과정이에요. 진짜 길죠? 뮤지컬 학과 나왔으니까 대중음악 자체에 대해 좀 더 깊게 공부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연예인들 멘탈 관리쪽 공부해서 그런 과를 만들고 싶어요. 연예인들에게 노래 연기 가르쳐주는 곳은 많지만 멘탈 관리해주는 곳은 별로 없어요. 슬럼프에 빠져 위기가 왔을 때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는 법, 힘을 길러줄 수 있는 것들 공부해서 만들고 싶어요. 요즘 TV 보다가도 어린 친구들 얘기하는 거 보면 아, 지금 좀 안좋구나. 건강하게 이겨내야할 텐데, 걱정되고 해요.Q 노래는 안해요? 요즘 방송인으로만 활동하던데.A 아, 3월에 앨범 낼 거에요. (지금은 끝났지만) 는 저한테 많은 걸 깨우쳐준 프로에요. 거기 나온 분들 보면서, 어렸을 때 가수의 꿈을 키워서 가수가 됐지만, 가수가 되고서 내가 많이 노력하지 않았던 거에 대한 반성도 했고. 막연한 환상보다는 부끄럽지 않은 실력을 갖췄을 때 가수가 됐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했고.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계기가 됐어요. 지금 내 자리에 감사하게 됐고요. Q 타이푼으로 데뷔했던 거에 대한 후회가 있어요? A 저 길미랑 R&B 쪽으로 가수 준비했었잖아요. 만약 그때 계속 길미랑 R&B 했으면 어떤 가수가 됐을까. 다른 인생을 살고 있지 않을까. 당시엔 빨리 가수가 되고 싶었기 때문에 타이푼이란 댄스그룹에 합류한 거였지만요. 요즘 들어서 급하게 가지 말자. 인생은 길고,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기회는 10년 정도면 찾아온다. 묵묵하게 가다 보면 포텐 터지는 날이 있을 거야. 이런 깨달음을 얻었잖아요. 그래도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똑같은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요? Q 권지안다운 게 뭐라고 생각해요? A 빈틈 많고 모자란 인간이 나인데, 그 부분에서 포장하려고 했던 시절이 분명 있었어요. 열두번도 더 울고 싶을 때도 있었고, 자신감 있게 살려고 하지만 우울할 때도 있었구요. 그런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였더니 그 순간부터 용기 났고 도전들이 즐거워졌고, 채워가려는 게 재밌어졌어요. 노래할 때는 감동을 주고 싶고, 방송할 때는 웃음을 주고 싶고, 그림으로는 치유를 돕고 싶고, 글로는 친구가 되고 싶은 사람. 그게 나다운 거죠. 김소라 기자 soda@joongang.co.kr 소요긱 제공 “[솔직인터뷰] 솔비 “누가 뭐라고 해도 나 답게!” 소요긱에서 더 자세한 내용을 보실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폰 다운로드] [아이폰 다운로드] 2014.02.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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