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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IS리뷰] 스크린 찾아온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 그런데 사랑을 곁들인 [29th BIFF]

만인의 밥 친구로 통하는 일본의 ‘혼밥 아저씨’ 고로 씨가 영화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로 찾아왔다. 가벼우면서 눈가가 찡하도록 소금도 살짝 쳤다. 이는 분명 12년 장수 시리즈가 처음 선보이는 ‘사랑의 맛’이다.‘고독한 미식가’는 일본 TV도쿄의 심야 드라마로 출발해 장장 12년에 걸쳐 시즌 10까지 방영된 인기 시리즈다. 쿠스미 마사유키 작가의 동명 만화가 원작으로, 주인공 이노가시라 고로가 매 화마다 최고의 만족스러운 한 끼를 찾아 각지의 식당을 다니며 홀로 식사하는 짧은 내용을 담고 있다.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가 시리즈 전체에서 고로 역을 묵묵히 열연해 왔으며 이번 첫 극장판은 주연 배우인 그가 처음으로 메가폰까지 잡아 일찍이 화제를 모았다.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 시네마 섹션에서 베일을 벗은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는 마츠시게 유타카의 첫 연출작이라는 풋풋함보다는 10년 넘게 고로로 살며 시리즈에 애정을 쏟아온 그의 노련함이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영화는 프랑스 파리로 출장을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고로가 기내식을 고민하다가 끼니를 놓치며 유쾌한 출발을 알린다. 배를 잔뜩 곯은 채 파리에 도착한 고로는 식당을 찾기 위해 골목을 누비는데 그 풍경은 드라마 특유의 서늘한 듯 산뜻한 톤을 이어받는다. 낯선 곳이지만 익숙한 ‘고독한 미식가’의 문법을 충실히 따르던 영화는 의뢰인의 손녀 마츠오 치아키(앤)를 만나며 영화만의 국면으로 접어든다. 이번 의뢰인 마츠오 이치로(시오미 산세이)는 고향인 고토의 풍경을 그리워하는 인물이다. 마을 풍경이 담긴 그림을 고로로부터 건네받은 이치로는 한 가지 더 무리한 부탁을 한다. 바로 어릴 적 집에서 맛있게 먹었던 국물 음식 ‘잇짱지루’를 다시 한번 맛보고 싶다는 것. 처음 들어보는 이름에, 정확히 무엇이 재료인지도 모른 채 고로는 나가사키현 고토로 날아가 ‘추억’을 되짚는 여정을 떠난다.‘고독한’ 미식가지만, 이번 영화에서 고로는 고독할 틈이 없다. 확장된 무대만큼이나 고로와 인연을 맺는 인물이 여럿 등장한다. 특히 태풍으로 조난 당한 고로가 한국 남해에 위치한 작은 섬 남풍도에 떨어진 것은 한국 관객들에게 사뭇 반가움을 안긴다. 타국에 터를 잡은 일본 여성 시호(우치다 유키)와 도쿄에 남겨진 그의 남편인 라멘집 사장(오다기리 죠), 그리고 라멘집의 끈질긴 손님 나카가와(이소무라 하야토)까지 저마다의 ‘잊을 수 없는 맛’을 가진 이들이 고로의 여정에 꼬리를 물고 끼어든다. 거제도까지 찍는 이 여정에 한국 배우 유재명이 입국심사관으로 특별출연해 맛깔나는 연기로 신스틸러를 담당한다. 고로가 만난 이들의 호의와 저마다의 사연을 더듬어 가며 추억의 ‘잇짱지루’가 재현되고, 그 안에는 그만의 추억과 진심도 생긴다. 풀어둔 이야기가 하나로 모이는 후반부에서는 이 모든 게 ‘고독한 미식가’ 시리즈에게도 보내는 헌사였음을 내비친다. 또한 주연 배우가 감독이기에 가능한 디테일한 반전 연출은 시리즈 팬에게는 감동을 안긴다. 왜 이토록 한국이 중요한 극 중 배경으로 등장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단지 훌륭한 음식과 가게를 소개하는 것을 넘어 화면 뒤의 ‘삶’들을 사랑 가득한 시선으로 담으며 국경도, 픽션과 현실도 넘나드는 고로의 여정을 보다보면 따스해진다. 마지막 대사 “고로 씨 고마워. 앞으로도 기대할 게 생겼네”는 분명 마츠시게 유타카가 가장 듣고 싶은 말이자, 극장을 나오는 관객이 기꺼이 건네고 싶은 말일 것이다.‘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는 오는 2025년 3월 국내 개봉 예정이다. 엔딩크레딧 후 짧은 쿠키 1개까지 음미하길 추천한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10.10 06:05
영화

[IS리뷰] 장벽 제로 ‘대도시의 사랑법’, 이토록 사랑스런 퀴어무비라니 [무비로그①]

“미친X과 게이가 만나 바야흐로 애니멀 라이프의 시작이었다.” 스무 살, 자신의 비밀을 숨긴 채 캠퍼스 라이프를 시작한 흥수(노상현)의 눈에 한 여자가 들어온다. 과감한 스타일과 눈치 보지 않는 거침없는 성격을 지닌 자유로운 영혼, 신입생 재희(김고은)다. 여느 남자 동기들처럼 흥수 역시 재희에게 이끌리지만 이성적 설렘이 아닌 호기심, 딱 거기까지다.특별한 접점 없이 지내던 두 사람의 관계에 변화가 인 건 어느 늦은 밤, 우연히 클럽 앞에서 만나면서부터다. 재희는 이 자리에서 흥수가 동성과 키스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흥수는 망연자실하지만, 재희는 그날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되레 흥수를 ‘아웃팅’ 위기에서 구해주면서 두 사람은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태생적인 아웃사이더 기질과 유흥 본능으로 의기투합한 흥수와 재희는 급기야 동거를 시작하고 가족보다 가깝고 애인보다 애틋한 관계를 구축한다.영화 ‘대도시의 사랑법’을 장르로 정의하자면 퀴어물에 가깝다. 주인공 중 한 명이자 이야기의 화자인 흥수가 게이다. 그 사실이 비밀일 것도 반전일 것도 없다. 10만 독자의 선택을 받은 동명 소설(이 영화는 박상영 작가의 소설 ‘대도시의 사랑법’에 실린 단편 ‘재희’를 원작으로 한다) 자체가 이미 스포일러다.물론 소설을 읽었다고 해서 재미가 반감되지는 않는다. 단편 소설이 영상화되면서 수많은 곁가지가 덧대진 까닭이다. 주인공을 둘러싼 인물들은 풍성해졌고, 몇몇 지점에서는 원작과 완전히 다른 방향을 가기도 한다. 무엇보다 서사의 핵심 축을 흥수와 재희가 공평하게 나눠 가지면서 재희의 이야기와 감정의 진폭이 원작보다 풍성해졌다. 이 과정을 거치며 영화는 단순 퀴어물을 넘어 청춘물로 전환됐고, 자연스레 대중성을 획득했다. 이는 ‘대도시의 사랑법’이 성정체성에 관한 사회적 이슈나 갈등을 요체로 삼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메가폰을 잡은 이언희 감독은 특정 사랑의 형태를 강제로 이해시키거나 주입시키지 않는다. 사랑의 정상 범위를 규정하는 이들을 강하게 규율하지도 않는다. 대신 가장 반짝이는 20대, 슬픔과 기쁨을 공유하며 서로의 성공을 빌어주는 두 친구의 성장에 집중한다.따로 또 같이 성장하는 재희와 흥수의 행로는 대부분 유머러스하고 경쾌하게 그려지지만, 결코 휘발되지 않는다. 이 감독은 두 주인공이 함께 걷는 13년의 여정을 따라가며 삶에는 옳고 그름이 없다고, 그저 나답게 살면 누구나 나아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남긴다. 방황하는 청춘들에게는 묵직한 위로로 치환될 만한 유의미한 메시지다.다만 메인 캐릭터 자체가 상업 영화에서 잘 다루지 않는 유형들이다 보니 예상치 못한 고비를 맞닥뜨릴 때도 있다. 가감 없는 게이의 세계에 경악할 수도 있고, 그에 맞서는 경박한 사생활에 혀를 찰 수도 있다. 하지만 위트 넘치는 대사와 보편적 에피소드에 못 이기는 척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두 캐릭터의 매력과 사연에 온전히 빠져드는 순간이 온다.극을 이끄는 두 배우 김고은과 노상현의 공은 상당하다. 개개인의 매력은 말할 것도 없고, 외형적으로나 연기적으로나 합이 좋다. 둘의 로맨스가 아닌 만큼 섹슈얼한 사랑의 감정을 교류하지는 않지만, 이들 간 주고받는 호흡은 여느 멜로물보다 달콤하고 짜릿하다. 특히 화끈하고 유쾌한 티키타카는 낄낄거리는 웃음과 흐뭇한 미소를 교차로 선사한다. ‘대도시의 사랑법’ 최대 관전 포인트다.쿠키 영상은 하나로,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기 전 영화 본편에 바로 따라붙는다. 오는 10월 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9.25 06:00
영화

[IS리뷰] ‘베테랑2’, 웰메이드 속편의 정석 [무비로그]①

류승완 감독이 “성공을 재탕하고 싶지 않았다”는 자신과의 다짐을 ‘베테랑2’로 실현했다. 전작의 답습만으로 충분히 소구할 수 있는 시리즈의 쉬운 길을 과감히 포기하고, 연속적인 시간선상 위에서 확연한 변화를 가하며 새로운 문을 열어젖혔다.이야기의 시작점은 ‘베테랑’ 그 이후다. 강력범죄수사대 서도철(황정민)은 여전히 밤낮없이 범죄와 싸운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대학교수가 공개 살해당하는 일이 발생하고, 서도철은 이것이 이전 사건들과 연결된 연쇄 살인임을 직감한다. 서도철은 팀원들과 단서를 추적해 나가지만 손에 잡히는 건 없고, 연쇄살인범의 행동은 더욱 과감해진다. 추가 인력이 급급한 상황. 서도철은 사건 현장에서 우연히 박선우(정해인)를 마주한다. 이미 온라인상에서 ‘UFC 경찰’로 유명한 그는 단숨에 서도철의 눈에 들어 팀의 막내로 임시 합류한다. ‘베테랑2’는 지난 2019년 개봉한 ‘베테랑’의 속편이다. 전편은 경찰이 윤리와 도덕을 상실한 거대권력자 조태오(유아인)의 악행을 응징하는 과정을 가감 없이 담아냈다. ‘베테랑’은 선악의 경계를 명확히 그어놓고 악에게 집중포화를 퍼부으며 오락영화로서 충실하게 기능했고, 그 결과 누적관객 1341만명이란 성과를 냈다.하지만 9년 만에 돌아온 ‘베테랑2’는 증명된 성공의 길을 완전히 비껴간다. 의도된 계산이다. 류 감독은 선과 악 대신 ‘정의와 신념’ 혹은 ‘정의와 정의’란 동일한 가치의 충돌이란 구조 아래서 사법 체계의 한계, 가짜뉴스의 이면과 여론의 가벼움, 경찰의 딜레마 등 사회적 이슈를 균형 있게 담아낸다.정석적인 빌런이 없는 이유도 그래서다. 그나마 빌런으로 정의할 수 있는 인물은 ‘해치’ 정도다. 그조차 ‘해치’의 뜻(시비와 선악을 판단해 안다고 하는 상상의 동물)에서 알 수 있듯 순수 악이라기보다 사적 제재, 자력 구제를 위해 탄생한 악인이다. 정체도 처음부터 드러내고 시작한다. 약간의 트릭을 숨겨 놓긴 하지만, 대단한 혼선을 주는 수준은 아니다. 본질적으로 범인 색출을 주된 재미로 삼지 않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 말인즉슨, ‘베테랑’ 시리즈의 동력이 빌런의 변화가 아닌 서도철 캐릭터의 진화에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번 편의 가장 큰 특징 또한 서도철의 인간적 성장이다. 류 감독은 서도철의 서사에 가족 이야기를 심어두고, 경찰이기 이전에 아빠, 남편으로 살아가는 한 가장의 삶을 심도 있게 들여다본다. 단편적으로 묘사됐던 전편과 달리, 삶의 복잡다단한 사연을 펼쳐놓고 살핀다.호불호가 갈릴 만한 지점은 전편 대비 축소된 웃음 포인트다. 타율이 높지 않다기보다는 의도된 웃음 자체가 많이 없다. 다만 이런 아쉬움은 길고 강력해진 액션 시퀀스가 충분히 상쇄한다. 오프닝 도박장, 남산 계단 추격신, 옥상 빗속과 터널 액션 등 생동감 넘치는 액션은 ‘베테랑2’를 특별한 오락영화이자 류승완만의 시리즈로 만든다.배우의 기존 이미지를 적절히 재활용하거나 완전히 깨부순 것도 강점으로 작용했다. 처음부터 ‘서도철=황정민’이었다던 류 감독의 말처럼 황정민은 서도철 그 자체로 존재한다. 황정민과 서도철은 9년이란 세월을 보내며 함께 유약해졌고 함께 강인해졌다. 류승완 세계에 들어간 정해인은 본 적 없는 얼굴로 관객과 마주한다. 그의 말간 얼굴과 맑은 눈동자가 이렇게 쓰일 것이라고는 상상해 본 적이 없다. 기분 좋은 배신이다.전작과 다른 길을 선택한 작품이지만, 시리즈 고유의 재미인 전편과의 연결 고리를 찾는 재미는 유효하다. 굉장히 직접적인 방식으로 흘리는데, 오프닝처럼 특정 사건이기도 하고, 어떤 배우의 대사이기도 하다. 전편을 놓친 게 2편 관람에 허들이 되진 않지만, 아는 만큼 보이는 재미가 있는 건 분명하다. 류 감독의 전작 ‘밀수’와 이어지는 귀여운 세계관 대통합의 순간도 있다. 쿠키 영상은 총 한 개로, 엔딩크레딧 후 이어진다. 오는 13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9.11 06:00
영화

현장 에너지 고스란히…이혜리 ‘빅토리’, 뮤직비디오 공개

‘빅토리’ 뮤직비디오가 공개됐다.19일 배급사 마인드마크는 배우 박진주가 가창한 영화 ‘빅토리’의 OST ‘빅토리’ 스페셜 뮤직비디오를 공개했다.‘빅토리’는 오직 열정만큼은 충만한 생판 초짜 치어리딩 동아리 ‘밀레니엄 걸즈’가 신나는 댄스와 가요로 모두를 응원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동명의 OST는 본편과 엔딩크레딧에 삽입된 곡으로, 모든 이의 빛나는 앞날을 응원하는 희망찬 내용을 담고 있다이날 공개된 뮤직비디오에는 총 6개월간의 연습을 통해 완벽한 치어리딩 안무를 보여준 밀레니엄 걸즈의 연습실 비하인드부터 캐릭터들과 해당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들의 끈끈한 케미스트리 등이 담겼다. 특히 피나는 노력으로 한 명의 낙오자 없이 직접 치어리딩 안무를 실현한 배우들의 모습에 좌충우돌을 겪으며 한 팀으로 성장해 가는 작품 속 밀레니엄 걸즈의 모습이 겹쳐 보이며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빅토리’를 가창한 박진주는 “올여름 관객분들의 마음속에 열정을 피워드릴 ‘빅토리’에 OST로 참여하게 돼 정말 기쁘다”며 “노래를 부르며 오히려 제가 많은 힘과 응원을 받은 느낌이다. 제가 받은 이 마음이 관객분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되길 바란다”고 전했다.한편 ‘빅토리’는 전국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8.19 15:52
연예일반

‘구룡성채’로 韓 찾은 정 바오루이 감독…GV부터 미니 팬사인회까지

‘두기봉 사단’ 정 바오루이 감독이 새 영화 ‘구룡성채: 무법지대’로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행사를 성료했다.‘구룡성채: 무법지대’는 1980년대, 악명 높은 범죄로 유명했던 홍콩의 무법지대인 ‘구룡성채’에 우연히 들어간 주인공 찬 록쿤이 성채의 일원들과 만나, 그들을 노리는 악당에 맞서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먼저 지난 12일 진행된 제28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식 레드카펫 현장에서 정 바오루이 감독은 등장과 동시에 박수갈채를 얻으며 작품을 향한 기대감을 실감케 했다. 폭발적인 반응은 폐막식 현장에서도 이어졌다. 신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지금 홍콩에서 가장 핫한 감독”으로 정 바오루이 감독을 소개했다. 무대에 오른 정 바오루이 감독은 “여러분에게 이 작품을 소개할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또 신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집행위원장은 “홍금보를 비롯 홍콩을 대표하는 레전드 스타, 신인 배우가 출연해 대단한 액션을 펼친다. 칸에서도 호평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홍콩에서도 역대 흥행 2위를 한 작품이다”라고 호평을 보내기도 했다. 이에 정 바오루이 감독은 “많은 관객분들이 홍콩 영화를 좋아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구룡성채: 무법지대’도 재미있게 관람하셨으면 좋겠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이어 13일 부천시청 아울마당에서는 정 바오루이 감독이 참석한 ‘구룡성채: 무법지대’ GV가 진행되었다. 당일 씨네플레이 주성철 편집장이 모더레이터로 참여, 작품에 대한 심도깊은 해설이 이어졌다. 주성철 편집장은 “폐막작 상영이 끝나고 기립박수가 터져나왔다. 끝까지 자리를 지킨 정 바오루이 감독님이 일어서서 그 장면을 바라보는 모습이 굉장히 감격스러웠다”라고 말하며 GV의 포문을 열었다. 정 바오루이 감독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방문은 처음이다. 폐막식 상영이 끝나고 매우 기뻤다.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가고 나서, 기립박수가 쏟아졌을 때 한국 관객들의 영화를 향한 깊은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라고 말하며 관객들을 향해 인사를 전했다. 이어 홍콩의 대표적인 공간인 ‘구룡성채’를 완벽하게 재현시킨 작품에 대한 이야기로도 이어졌다. 주성철 편집장은 “에필로그를 보면서 울컥했다. 장르영화고 액션영화이지만, ‘구룡성채’에는 아침마다 반죽을 하고 에그타르트를 만들고 돼지고기를 삶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는 걸 보여주는 장면들이 인상깊었다”라고 명장면을 꼽았다. 정 바오루이 감독은 “‘구룡성채’라는 공간의 어두운 면에만 집중하고 싶지 않았다. 그곳은 범죄가 일어나는 장소였지만, 한편으로는 삶의 터전이었으며 추억이 깃든 장소이기도 했다. 그런 점을 작품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 직접 그곳에서 살았던 원주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으며 영화를 제작했다”라고 답했다.뿐만 아니라 작품에 담긴 장국영의 음악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구룡성채: 무법지대’ 안에 장국영의 모니카가 흘러나오는 게 너무 인상 깊었다. 선곡 이유가 궁금하다”라는 주성철 편집장의 물음에, 정 바오루이 감독은 “나는 장국영의 팬이다. 가사 중에서 누가 너를 대체할 수 있냐는 가사가 나오는데, 누가 나를 대체할 수 있느냐로 가사를 바꿨다”라고 말하며 작품에 숨겨진 비하인드를 설명했다. 이어 정 바오루이 감독은 “2, 3편에서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가 남아있다”는 말을 전하며 후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마지막으로 정 바오루이 감독은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대해 “앞으로도 감독으로서 계속 영화를 촬영하며 관객 앞에 설 예정이다. 오늘 이렇게 GV에 찾아와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라고 마지막까지 한국 관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한편 GV가 끝난 직후 정 바오루이 감독 미니 사인회가 열리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미니 사인회는 올해 행사 기간 중 가장 많은 대기줄을 기록해 화제를 모았다 ‘구룡성채: 무법지대’는 오는 2024년 하반기 국내 개봉한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7.16 14:57
연예일반

좋은 배우이자 파트너…‘탈출’ ‘행복의 나라’에 담긴 마지막 이선균 [줌인]

지난해 세상을 떠난 고 이선균의 유작이 한 달 간격으로 잇따라 공개된다. 극을 이끄는 힘을 가진 좋은 주연배우이자 상대를 빛나게 해주는 좋은 파트너로서 그의 가치를 다시 한번, 마지막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포문을 여는 작품은 오는 12일 개봉하는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다. 안개로 인한 연쇄 추돌 사고, 헬기 추락, 예기치 못한 군사용 실험견의 습격, 그리고 붕괴 위기에 놓인 공항대교까지 재난을 켜켜이 쌓아 올린 이 영화에서 이선균은 공항에 가기 직전 대교에 갇힌 안보실 행정관 정원을 연기했다.한 달 뒤인 8월 14일에는 ‘행복의 나라’로 돌아온다. 10·26 (박정희 전 대통령 피살 사건) 관련 재판 실화를 담은 작품으로,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의 이야기를 담았다. 극 중 이선균은 상관의 지시를 따랐다가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 재판을 받게 되는 중앙정보부장 수행 비서관 박태주 역을 맡았다.‘탈출’은 이선균이 중심에서 이끌고 가는 텐트폴 블록버스터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현지에서 첫 선을 보인 ‘탈출’은 칸 버전보다 4분 가량 편집해 8일 언론시사회를 통해 국내에 처음 공개됐다. 이선균은 제작자인 김용화 감독의 말처럼, 극의 중심을 잡으며 영화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극 중 그에게 부여된 역할은 뛰어난 정무 감각과 빠른 판단력, 매사에 자신감이 넘치는 인물이란 설정 하나와 딸 경민(김수안)에게 신뢰를 잃은 아빠라는 설정 하나로, 이 두 가지 롤은 전반부와 후반부로 선명하게 나뉘어 담겼다. 초반부 방점이 찍힌 건 안보실 행정관의 임무다. 본인이 사고를 당하고서도 가장 먼저 상부에 전화를 걸어 아침 뉴스를 대비해야 한다고 보고하는가 하면, 프로젝트 사일런스 정체를 안 후에는 차기 대선판을 짜기 위해 급급하다. 시종일관 냉철하던 정원이 변하는 건 이야기가 중반부로 접어들면서부터다. 아내의 죽음 이후 무뚝뚝한 아빠를 자처했던 그는 딸의 목숨 앞에서 망설임 없이 자신을 내던지는 애틋한 부성애를 보여준다. 위태로운 재난 상황에서 딸을 안전하게 구해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그의 얼굴 위로 조급함, 절절함 등이 차곡차곡 쌓이며 드라마는 강력한 힘을 얻는다. 특히 영화가 끝난 후 엔딩크레딧에는 “고 이선균님을 기억합니다”라는, 이선균에게 건네는 제작진의 작별 인사가 담겨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어 공개되는 ‘행복의 나라’에서는 위용을 뺀 모습으로 재판장 한가운데 선다. 이선균이 연기한 박태주는 10·26를 주도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심복이자 거사에 참여한 육군 대령 박흥주를 모티브로 만든 인물. 이번 영화에서는 강직한 군인의 얼굴로 그려진다.박흥주를 메인에 내세운 작품은 처음이지만, 이선균는 언제나처럼 극 전체를 욕심내지 않았다. 그는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조정석)의 그림자를 자처하면서도 극 한 가운데 중심을 잡고 자신에게 허락된 존재감을 보여줄 전망이다. 왜 자신이 동료들에게, 한국 영화사에 좋은 파트너였는지 관객에게 증명할 예정이다. 이선균은 한국예술종합학교 1기 출신으로, TV 단막극, 상업영화 단역부터 차근차근 경력을 쌓으며 올라온 배우다. 처음 대중에게 크게 이름을 알린 건 드라마 ‘하얀거탑’이었다. 이 작품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그는 이후 ‘커피프린스 1호점’, ‘파스타’를 연이어 히트시키며 스타덤에 올랐다. 하지만 이선균은 드라마로 쌓은 인기에 매몰되지 않았다. 오히려 캐릭터의 경중이나 작품의 예산과 상관없이 작품 자체에 집중하며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확장했다. 그래서 이선균은 누군가에게는 든든하지만 아렸던 ‘나의 아저씨’로 기억되고, 누군가에게는 치기 어린 홍상수 감독의 페르소나로 기억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기생충’ 주역으로 기억된다. 물론 모두에게 공통되게 남아 있는 이선균의 기억도 있다. 누구보다 공수(攻守)에 능한 플레이어였다는 점이다.이선균은 치고 들어갈 때와 빠질 때를 아는, 완급 조절이 좋은 배우였다. 영화 ‘끝까지 간다’, ‘성난 변호사’, ‘악질경찰’ 등에서 이선균은 공격수에 가까웠다. 그는 흡인력 있는 연기로 대부분의 화면을 지배하며 극의 몰입감과 긴장감을 만들었다. 반면 ‘화차’, ‘내 아내의 모든 것’, ‘잠’ 등에서는 확실한 수비수였다. 이때의 이선균은 도드라지기보다 자신의 쓰임을 정확하게 알고 기능하는 쪽을 택했다. 그래서 이선균은 좋은 배우인 동시에 언제나 좋은 파트너로 불렸다. 이선균이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두 작품 ‘탈출’과 ‘행복의 나라’는 그가 걸어온 두 가지의 궤적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반갑고 또 특별하다. 양경미 영화평론가는 “이선균은 특유의 연기 톤에 작품을 대하는 태도와 노력, 성실성 등이 종합적으로 묶여 그 자체로 하나의 색깔이자 개성이 된 배우”라고 정의했다. 이어 “‘탈출’과 ‘행복의 나라’ 모두 성수기 기대작이기도 하지만, 그의 연기를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그의 유작이란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좋은 배우를 잃은 안타까움이 작품에 대한 기대로 연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7.09 06:00
연예일반

고 이선균 빛났다…‘탈출’, 여름 블록버스터의 정수 [종합]

고 이선균의 첫 번째 유작이 베일을 벗었다. 그 어떤 작품보다 고인의 연기가 빛난 영화는 빠른 속도감과 압도적 스케일까지 챙기며 여름 블록버스터다운 확실한 긴장감과 볼거리를 제공했다. 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메가폰을 잡은 김태곤 감독을 비롯해 배우 주지훈, 김희원, 박희본, 김수안이 참석했다. ‘탈출’은 짙은 안개 속 연쇄 추돌 사고가 일어나고,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풀려난 통제불능의 군사용 실험견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재난 생존 스릴러다. 지난해 열린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스크리닝 부문에 초청을 받은 작품으로, 올여름 첫 텐트폴 영화로 베일을 벗었다. 특히 ‘탈출’은 고 이선균의 유작으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12월 세상을 떠난 고인은 이 영화에서 붕괴 직전 공항대교에 갇힌 안보실 행정관 정원을 연기, 정원 역의 김수안과는 부녀 호흡을, 렉카 기사 조박 역의 주지훈, 프로젝트 연구원 양박사 역의 김희원과는 완벽한 팀플레이를 펼치며 극의 무게 중심을 잡았다. 이날 김태곤 감독은 “제가 좋아하는 영화를 돌이켜보면 일상적인 공간에 영화적, 또는 이상한 요소가 작용했을 때 생기는 변화를 통해 보는 이들의 가슴을 두근거렸던 거 같다”며 “‘탈출’도 우리가 공항에 갈 때 의도치 않은 요소로 공포감이 유발되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여러 인간 군상의 이야기를 그리면 관객이 더 즐길 수 있는 이야기가 될 듯했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칸영화제 이후 1년 만에 국내에서 개봉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모든 감독의 꿈의 무대라고 할 수 있는 칸에서 상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며 “칸영화제 상영 후 조금만 손을 더 보면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올 것 같았고, 그러다 보니 지금 개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탈출’의 매력은 작품을 선택한 배우들에게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주지훈은 “시나리오를 봤을 때 빠른 전개가 인상적이었다. 또 일상적인 곳에서 그럴듯한 재난이 만들어지는 것에 관심이 쏠렸다”고 했고, 김희원은 “신선하고 독특했다. 꼭 일어날 것 같은 이야기였다”고 짚었다. 실제 ‘탈출’은 현실적인 서사와 높은 수준의 VFX(시각특수효과), 배우들의 열연을 동력 삼아 빠른 속도로 스토리를 전개, 관객들을 스크린으로 끌어들인다. 이선균의 유작인 만큼 고인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엔딩크레딧을 통해 이선균을 향한 추모 메시지를 전한 김태곤 감독은 “이 자리에 있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영화를 준비할 때도 그렇고 현장에서도 그렇고 많은 도움을 받았다. 제가 놓친 부분을 (이선균) 형이 같이 머리 맞대고 고민해 줬다. 모든 요소마다 매번 질문과 답을 하면서 영화 전체적인 답을 함께 찾아갔던 것 같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선균과 부녀 호흡을 맞춘 김수안 역시 “이선균 선배님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회상하며 “경민이 날카로운 말도 많이 하는 자유분방한 캐릭터인데 (이선균이) 자유로운 연기를 할 수 있도록 풀어주셨다. 덕분에 더 자유롭고 편안하고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탈출’은 오는 12일 개봉한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7.08 17:07
연예일반

송강, 구교환 바라보는 눈빛이 심상치 않네…과몰입 유발 ‘탈주’ 관람 포인트 셋

개봉일 박스 오피스 1위로 출발한 이제훈X구교환 주연 ‘탈주’의 N차 관람 유발 포인트 톱3를 5일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가 공개했다. ‘탈주’는 내일을 위한 탈주를 시작한 북한병사 규남(이제훈)과 오늘을 지키기 위해 규남을 쫓는 보위부 장교 현상의 목숨 건 추격전을 그린 작품이다. 첫 번째 포인트는 몰입도를 한층 더 올려주는 이제훈과 구교환의 강렬한 연기력이다. 개봉 전부터 배우들의 열연에 대한 호평이 쏟아진 가운데, 개봉 후에도 두 배우가 선보이는 연기에 대한 높은 만족도로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이제훈은 탈주하고자 하는 강한 집념과 의지가 담긴 눈빛의 규남으로, 구교환은 보위부 장교로서의 위압적인 분위기와 집요하고 무자비한 추격자의 현상으로 완성되어 박진감 있게 펼쳐지는 추격 액션에서도 뛰어난 연기력을 선보였다.두 배우의 연기력에 대해 관객들은 “이제훈 배우의 연기는 항상 믿고 보지만 더욱 절실함이 느껴졌다. 구교환 배우의 순한맛과 매운맛을 넘나드는 스펙트럼까지 완벽했다”(CGV_HOCH****), “열정 한가득 이제훈 소름 한가득 구교환 시간 순삭”(CGV_일봉**), “이제훈 구교환 둘다 인생 연기인 듯…특히 구교환 장교 연기 너무 섹시하네요 캐릭터 소화력 미쳤다”(CGV_ek*******)라며 두 배우의 압도적인 연기가 관객들에게 강렬한 잔상을 남기며 재관람 욕구를 일으킬 전망이다. 두 번째 N차 관람 유발 포인트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현상의 서사다. 현상은 러시아에서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보위부 장교로서의 주어진 삶대로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 현상의 피아노 연주 장면은 과거 유학 시절과 대비되는 현재의 삶에 순응하고 살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궁금증을 높인다. 이어 잠깐 등장했지만 특별 출연으로 화제를 일으켰던 송강은 현상의 숨겨진 과거를 짐작케 하는 선우민이라는 인물로 등장해 두 인물의 케미스트리와 스토리의 깊이감을 더한다. 구교환은 “송강 배우가 등장하는 순간, 파노라마가 펼쳐지면서 둘 사이에 있었던 과거가 더욱 풍성해졌다”​라며 선우민의 등장으로 두 인물 사이 어떤 서사가 있을지 궁금증을 일으키며 이들의 관계성을 따라가 보는 재미를 더한다. 세 번째 N차 관람 유발 포인트는 이 영화의 메시지를 표현해 주는 노래, 자이언티의 ‘양화대교’이다. 규남이 탈주하기 전부터 즐겨 듣던 ‘양화대교’는 규남이 열망하는 바를 이해시킬 수 있는 노래이다. 이종필 감독은 어렸을 적 순수하게 밝은 미래를 꿈꿨던 시절이 있었지만,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 꿈을 다 잃어버리고 사는 사람들에게 이 노래를 전하고자 했다. 이에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와 같은 가사가 담긴 ‘양화대교’는 규남의 지난 시간들과 규남이 진정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어 영화의 몰입도를 더한다. 극 중 초반에 관객들이 들었던 ‘양화대교’는 영화 관람 후 엔딩크레딧과 함께 들을 땐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가며, 잔잔한 여운과 함께 재관람 욕구를 자극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7.05 18:01
연예일반

류준열, 오롯이 연기력으로 다시 비상..그래 바로 이거지 [RE스타]

배우 류준열이 다시 한번 날아올랐다. 신작 ‘더 에이트 쇼’를 통해 의심할 여지 없는 열연을 펼쳐내며 성공적인 OTT 신고식을 치렀다. 지난 1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에이트 쇼’는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러운 공간에서 펼쳐지는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이번 드라마에서 류준열이 맡은 역할은 3층 배진수.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빚으로 삶을 포기하려던 때 ‘더 에이트 쇼’의 초대장을 받게 되는 인물이자 이 이야기의 화자로, 극 중 대사를 빌리자면 “인생에 한 번 나댄 걸로 나락까지 간” 사람이다.동시에 개성 강한 캐릭터 사이에선 가장 보편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물가부터 계산하는 현실적인 면모 뒤에는 일확천금을 꿈꾸는 허황된 면이 있고, 불의를 보면 참고 주먹 앞에 벌벌 떠는 겁쟁이지만 아픈 사람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고됨을 자처할 줄 안다. 류준열은 이런 배진수의 인간적인 면모를 기막히게 살려냈다. 특히 상황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실감 나는 표정 연기에 현실감 넘치는 대사를 차지게 소화해 내며 극의 몰입도를 최대치로 끌어 올렸다. 사실 류준열은 지질함이 깔린 ‘현생’ 연기에 특화된 배우다. 시작은 데뷔작인 영화 ‘소셜포비아’였다. 당시 이 작품은 변요한이 드라마 ‘미생’을 히트시킨 후 내놓는 차기작(공개시점 기준)으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고 뇌리에 박힌 사람은 따로 있었다. BJ 양게, 류준열이 맡았던 역할이다. 류준열은 실제 라이브 방송 도중 튀어나온 듯한 완벽한 싱크로율과 개성 강한 연기로 단숨에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이때의 열연은 우연이 아니었다. 그는 이후 여러 편의 독립, 저예산 영화에 출연하며 눈에 띄는 연기를 펼쳤고 차세대 주자로 주목 받았다. 2015년 방영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의 신드롬급 인기는 배우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유망주는 단숨에 대세 스타가 됐고 류준열의 인지도와 몸값은 최고치를 찍었다.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로 뜻을 모았던 시청자들은 아이돌 못지않은 응집력을 지닌 팬덤으로 재탄생했다. 기세를 몰아 드라마 ‘운빨 로맨스’까지 흥행시킨 류준열은 2년 만에 다시 자신의 출발점인 영화판으로 돌아왔다. 충무로 성적표는 더할 나위 없었다. 첫 상업영화 주연작 ‘더 킹’으로 531만 관객을 만난 그는 연이어 선보인 ‘택시운전사’로 ‘천만 배우’에 등극했다. 고작 데뷔 3년 차 배우가 이뤄낸 성과였다. 이후로도 그의 활약은 계속됐다. 원톱 주연작 ‘돈’으로 338만명을 끌어모으더니 같은 해 또 다른 주연작 ‘봉오동 전투’로 극장가 최대 성수기 여름 시장을 찾으며 쟁쟁한 선배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최근에는 ‘쌍천만’ 최동훈 감독이 처음 선보인 연작 영화 ‘외계인’ 시리즈 첫 번째 타이틀롤로 활약하며 제 자리에 쐐기를 박았다.그리고 이제 ‘더 에이트 쇼’를 통해 OTT 시장으로 반경을 넓히는 데까지 성공했다. 젊은 배우의 성장에 숙명처럼 따라오는 ‘멋짐’도 미련 없이 놓고 처음 영화를 시작하던 그때처럼 오롯이 연기력만으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킨 그는 왜 자신이 30대를 대표하는 배우인지 스스로 증명해 냈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더 에이트 쇼’는 연기적으로 쉬운 작품이 아니다. 특히 (류준열) 본인이 가진 이미지를 버리고 망가져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시작점부터 가감 없이 해냈다. 동시에 8명의 캐릭터 중 대중이 가장 몰입할 수 있는 캐릭터이자 전체적인 이야기를 끌고 가는 역할을 잘 해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며 “(류준열이) 원래 다양한 연기 포텐을 가진 배우지만 그동안은 조금 순화된 연기를 많이 했는데 이번 작품에선 하드캐리했다”고 평했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5.22 06:00
해외연예

칸 홀린 황정민·정해인…류승완 ‘베테랑2’, 10분 간 기립 박수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2’가 세계 영화인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베일을 벗었다. 제77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에 초청된 영화 ‘베테랑2’는 21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됐다. 자정이 넘는 시간 영화가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2300석 규모의 대극장은 빈틈없이 찼으며, 영화가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부터 시작된 기립박수와 환호는 약 10분 동안 지속됐다. 19년 전 ‘주먹이 운다’로 국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했지만 칸영화제 방문은 이번이 처음인 류승완 감독은 현장의 뜨거운 반응에 감격하며 “이 영화를 칸에서 처음 상영하게 돼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쁘다. 메르시 보꾸(감사하다)”라고 인사했다.이어 “칸에 오는데까지 50년이 걸렸다. 칸영화제 관계자들과 오늘 극장을 찾은 관객, 이 영화를 아직 만나지 못한 미래의 관객, 그리고 이 영화를 함께해 준 배우들과 가족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소감을 전했다.이에 황정민은 “나는 여기 오는데 하루 걸렸다”고 유쾌하게 받아치며 “여러분들의 무한한 애정과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담고 잘 돌아가겠다. 그리고 이 따뜻함을 저희 영화를 사랑하는 고국 팬들께 꼭 전하겠다”고 약속했다. 처음으로 칸을 찾은 정해인은 별도로 소감을 전하진 않았지만, 벅찬 표정으로 박수를 보내며 선배들과 함께 감동을 나눴다. 현장에서 영화를 관람한 티에리 프레모 칸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베테랑2’에 대해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좋은 영화다. 대형화면에서 보면 더 굉장한 영화”라고 추켜세웠다. 해외 주요 배급사들의 찬사도 이어졌다. 독일 배급사 스플렌디드 마르코 몰러스 이사는 “‘베테랑2’는 왜 우리가 류승완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지 보여주는 완벽한 예시다. 수준 높은 액션신과 곳곳에 있는 유머코드를 잘 집어내는 최고의 감독”이라고 평했다. 스페인 배급사 유플래닛 픽쳐스 루이스 데 발 대표는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몰입감이 뛰어난 작품이다. 특히 오프닝 시퀀스는 수년간 본 영화 중 최고였다. 뛰어난 액션과 서사가 조화된, 한국 영화의 최전선에 있는 작품”이라고 극찬했다.공식 상영에 앞서 진행된 레드카펫 행사에서도 ‘베테랑2’ 주역들의 활약은 빛났다. 류승완 감독과 황정민, 정해인은 제작사 외유내강 강혜정 대표와 조성민 부사장과 함께 레드카펫을 밟았다. 턱시도를 차려입고 등장한 세 사람은 각국 취재진의 플래시에 미소로 화답하는 것은 물론, 엄지를 치켜세우고 손 키스를 날리는 등 화끈한 팬 서비스로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다. 한편 ‘베테랑2’는 지난 2015년 개봉, 1341만명을 동원한 ‘베테랑’의 속편으로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서도철 형사(황정민)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박선우 형사(정해인)가 합류하며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이야기를 그린다. 전편에 이어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국내에서는 하반기 개봉 예정이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4.05.2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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