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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세계 최고의 팬들에게 'K-볼'을 묻다⑥] "김도영 도쿄돔에서 보고 입덕" "인스타그래머블한 야구장" KIA, 그리고 야구에 빠진 부녀

2024년 KBO리그는 새 역사를 쓰고 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처음으로 정규시즌 1000만 관중을 돌파한 것이다. 경기장에 가지 않더라도 TV와 모바일로 야구를 즐기는 팬들은 그 몇 배다.프로야구는 지난 40여 년 동안 한국 최고의 인기 스포츠였다. 올해는 스포츠를 뛰어넘어 한국 최고의 콘텐츠로 도약하고 있다.1000만 명은 단지 관객이 아니다. 야구장에서 응원가를 만들어 부르는 가수이며, 함께 춤추는 댄서다. 그리고 기발한 응원문구를 쉴 새 없이 생산하는 카피라이터다. 불같은 열정을 내뿜으면서도 매너는 쿨하다. 야구 종주국 미국과 야구가 국기(國技)로 여기는 일본에서도 깜짝 놀라는 응원 문화다.일간스포츠는 세계 최고의 스포츠팬으로 불러도 좋을 이들을 만나 'K-볼'의 매력에 대해 들었다. <편집자 주> 방탄소년단(BTS)도 블랙핑크도 아니다. 전하율(12) 양을 설레게 하는 마음속 아이돌은 다름 아닌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이다. 전 양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김도영은 김도영만의 특별한 느낌이 있다. 지난해 도쿄돔에서 직접 보고 완전 '입덕(팬이 됐다는 뜻의 은어)'했다"라며 까르르 웃었다.전하율 양이 야구에 빠진 건 2019년 9월 17일이다. 광주 KIA-NC 다이노스전을 직관한 뒤 눈이 반짝였다. 3개월 전 가족과 함께 처음 야구장(광주 KIA-두산 베어스전)을 찾았는데 공교롭게도 그날은 현충일(6월 6일)을 기념하느라 야구장 내 공식 응원이 없었다. TV로만 접한 관중의 떼창, 치어리더의 율동 등을 직접 보니 가슴이 요동쳤다. 전하율 양의 아버지 전상민 씨는 "이젠 선수들 등 번호까지 다 외운다. 라인업에 누가 빠졌는지 바로 알고 2군(퓨처스리그)에서 올라온 선수도 바로 알아차린다"며 "지금은 나보다 야구를 더 잘 알아서 어려운 규칙도 설명해 줄 정도"라고 놀라워했다.야구의 관심을 키운 촉매제는 김도영이었다. 2022년 신인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김도영은 그해 1군에 데뷔했다. 전하율 양은 지난해 생일(11월 9일)을 앞두고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을 현장에서 보고 싶다"라며 아버지를 졸랐다. APBC는 김도영의 성인 국가대표 데뷔전이 맞물린 국가 대항전이었다. 딸의 의지를 꺾을 수 없었던 전상민 씨는 "학교에는 체험학습 신청서를 내고 대회 일주일 전 급하게 항공편(김포-하네다행)과 숙박을 예약했다. 목~토요일 일정으로 2경기(호주전·일본전)를 보고 왔다"라고 말했다. 잊지 못할 순간도 있었다. 도쿄돔 숙소 엘리베이터에서 류중일 국가대표 감독과 함께 먼저 탑승해 있던 김도영을 마주한 것. 문이 열린 순간 얼음이 됐다. 인원 초과로 다음 엘리베이터를 탈 수밖에 없었는데 함께 탑승한 최지훈(SSG 랜더스)이 김도영 유니폼을 입고 있던 전 양을 보고 "아, 도영이가 타야 했다"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전하율 양은 "김도영이 없었으면 일본도 안 갔을 거"라며 웃었다. 전상민·하율 부녀는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에 거주한다. 전주시는 연고 프로야구단이 없는 상황. KIA의 홈 경기가 열릴 때면 1시간 반가량 운전해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를 향한다. 광주만 가는 건 아니다. 올해만 하더라도 부산 사직야구장을 제외한 나머지 구장을 모두 방문(1구장 기준)했다. 왕복 거리가 400㎞ 이상인 창원 NC파크에 가서도 KIA를 응원했다. KIA가 7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지난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도 부녀가 있었다. 전상민 씨는 "1년에 30경기 정도를 현장에서 보는 거 같다. '도장 깨기'의 의미도 있는데 내겐 (딸과 함께하는) 여행의 개념이 크다"며 "(프로야구 흥행에서) 원정 팬을 많이 끌어 모을 수 있는 건 KIA의 지분이 꽤 크지 않을까"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전하율 양도 "KIA 유니폼은 어딜 가더라도 떳떳하게 입고 다닐 수 있다. 원정을 가더라도 팬이 워낙 많으니, 광주처럼 (응원)할 수 있다"며 "친구들과 체험학습 가면서도 선수들의 응원가를 듣고 따라 부른다"라고 말했다.올 시즌 프로야구 인기는 폭발적이다.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첫 1000만 관중을 넘어서며 '대박 행진' 중이다. 해태 타이거즈 시절부터 야구팬이었던 전상민 씨는 "야구장의 환경이 달라지면서 방문하는 사람들도 바뀐 거 같다. 예전에는 야구장에 가면 술 먹고 추태 부리는 아저씨들이 적지 않았는데 이젠 아니다"며 "카메라에 잡히는 걸 원하는 팬들은 문구를 직접 써오기도 하지 않나. (방송과)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 흔히 하는 표현으로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하다. 사진을 찍고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인증하기도 한다. 응원을 따라 하면서 틱톡(숏폼 SNS)에 올리기도 하면서 야구장에 오는 이유가 꽤 늘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단 영상 채널, 각종 야구 예능, 유튜브 등 야구 진입장벽도 낮아졌다. 야구가 엔터테인먼트화 되면서 룰을 몰라도 즐길 수 있게 됐다"며 "올해가 진짜 '포스트 코로나' 첫 번째 시즌인 거 같다. 때마침 KIA의 성적이 좋아 타이밍이 기가 막히게 맞아떨어진 거 같다"라고 부연했다. 전하율 양은 "야구는 모르는데 삐끼삐끼(삼진을 잡았을 때 치어리더가 추는 짧은 춤) 보러 야구장 가는 친구도 있다. 주변에서 꾸준히 야구 얘길 하니 자연스럽게 빨려 들어간다"라고 말했다.부녀가 느끼는 야구 매력은 비슷하다. 전상민 씨는 "꼴찌가 1위를 잡을 수 있는 대표적인 스포츠가 야구인 거 같다. 축구만 하더라도 이변이 잘 일어나지 않고 응원 문화도 전혀 다르다. 야구는 선수마다 응원이 세분된 게 재밌다"라고 설명했다. 어렸을 때 축구(전북 현대)와 농구(전주 KCC) 등을 다양하게 접한 전하율 양은 "야구는 승부를 끝까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축구는 스코어가 0-3이 되면 포기하는데 야구는 아니다. 바로 뒤집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전상민 씨는 "아버지 세대인 어른들은 야구를 보고 싶어도 보기 쉽지 않은 환경 같다. 인터넷 예매로 대부분 표가 소진되니 야구장에서 현장 티켓을 구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어르신 팬들이 꽤 있는 것으로 들었다. 온라인 예매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은 반강제로 소외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하율 양의 시선은 KIA로 향한다. 전 양은 "11살 때 쓴 일기에 '우리 팀 감독은 왜 번트를 안 댈까'라고 쓴 부분이 있다. 올해는 내가 감독이 된 것처럼 투수 코치가 올라오면 '왜 이제 올라오지?'라고, 투수를 바꾸면 '왜 이 선수로 바꾸지'라고 생각할 때도 있다"라며 "윤영철이 프로 2년 차인데 피로골절이 왔다. 선수들이 안 다쳤으면 한다"라고 애정 어린 당부를 했다.전상민·하율 부녀는 오는 11월 대만 여행을 계획 중이다. 전상민 씨는 "내년에 중학교 입학하는 딸이 계속 (2024 WBSC 프리미어 12가 열리는) 대만에 가자고 한다. 어려운 숙제(조건)를 내걸고 그걸 해내면 가겠다고 했더니, 그 숙제를 벌써 해치우려 하고 있다"며 놀라워했다. 전하율 양은 "KIA는 점수 차가 월등히 앞서면 아파트라는 노래를 부른다. 올가을에 꼭 현장에서 불러보고 싶다"며 "아빠는 앉아서 야구 보고 싶어 하는데 난 항상 응원석에 가고 싶어 한다. 안 힘들다. 응원이 좋다"라고 힘주어 말했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9.26 08:01
연예일반

[현장에서] K스타일 입고 라이즈 팬사인회 나선 긴생머리 그녀들

23일 도쿄 베르사르 도라노몬에서 진행된 라이즈 팬사인회 및 뷰티 토크 콘서트 풍경은 꽤나 흥미로웠다. 팬사인회 이벤트 당첨이라는 행운을 안고 현장을 찾은 50명의 팬들이 무대 앞 좌석에 차분히 앉아 있었는데, 그들 중 상당수가 긴생머리였던 점에서다. 긴 생머리가 국적 불문 20~30대 여성들의 가장 흔하고 평범한 헤어스타일이라고 하지만, 수년 전 K팝 관련 출장으로 일본을 방문했을 때와 비교하면 눈에 띌 정도로 긴생머리 스타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게 느껴졌다. 현장의 일본인 관계자에게 물으니 “일본 젊은 세대들 사이에 K팝과 K드라마의 인기가 워낙 높다 보니 패션도 한국 스타일이 유행이다. 최근 유행 중인 긴 생머리 스타일도 몇 년 전과 달라진 트렌드인데 K팝 인기의 영향”이라고 귀띔했다. 실제로 긴 생머리는 K팝 걸그룹들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특히 최근 3~4년 사이 현지에서 크게 인기를 모은 4세대 걸그룹을 떠올리면 웨이브 없는 긴 생머리가 확실히 여느 때에 비해 주류를 이뤘다. 대표적인 사례는 뉴진스다. 2022년 데뷔 당시 멤버 전원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풋풋한 노스탤지어 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이들은, 지난 5월 더블 싱글 ‘하우 스위트’로 컴백하기 전까지 상당 기간 긴 생머리를 고수해 특유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뉴진스 외에도 (여자)아이들, 에스파, 아이브, 아일릿 등 수없이 많은 걸그룹들의 멤버 다수가 긴 생머리로 트렌드를 주도했다.K팝, 특히 K걸그룹들의 음악과 퍼포먼스를 보고 듣고 즐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 이들의 스타일을 ‘워너비’로 여기는 분위기가 형성된 모습이다. 실제 이날 현장에는 기모노나 누가 봐도 일본식 패션 스타일인 블링블링한 의상을 입고 온 팬들도 눈에 띄었으나 압도적으로 많은 이들이 한국에서도 흔히 볼 법한 K스타일이었다. K팝과 K드라마가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으며 ‘겨울연가’로 열도를 뜨겁게 달궜던 20년 전 한류 열풍에 버금가는 모습이다. ‘욘사마’ 배용준의 머플러 패션이나 ‘지우히메’ 최지우의 단발 헤어스타일이 인기를 모았던 그 시절과 흡사한 듯 하지만 당시의 한류 열풍이 일본 중장년층의 감성을 건드렸다면, 지금은 일본의 현재이자 미래인 MZ를 사로잡았다는 점에서 K가 장기적이면서도 더 깊숙하게 현지인을 파고들었음을 실감할 수 있다.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화장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1% 증가한 48억2000만 달러(약 6조7000억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 같은 K뷰티의 ‘2차 전성기’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K팝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았고 동시기 글로벌 OTT의 급성장으로 K드라마도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사랑받는 콘텐츠로 도약하면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진 덕분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여기에 틱톡, 릴스 등 숏폼 콘텐츠에서 한국 스타일의 화장법이 공유되면서 K뷰티 인기가 높아졌는데 가성비 면에서도 K뷰티 제품이 경쟁력을 가진 덕분에 젊은 세대를 효과적으로 파고들었다고 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K팝과 K드라마의 인기가 단순히 일시적 돌풍이 아닌, 하나의 경쟁력 있는 장르이자 콘텐츠로 자리잡아가는 분위기라 몇 년 뒤 일본은 물론 세계 각 국 젊은이들의 모습이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사뭇 기대된다. 도쿄(일본)=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8.26 05:40
스포츠일반

3포 아닌 3즐 세대, 올림픽 즐기는 MZ [2024 파리]

태극마크를 무거운 사명감으로 여기는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올림픽이 인생을 건 승부가 아니라, 선수들 생애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되는 것이다.한국 스포츠가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1980년대 이후, 선수들의 '절대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올림픽에서 은, 동메달을 따도 "국민들께 죄송하다"라고 말하는 선수가 꽤 많았다.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도 올림픽이 주는 중압감을 이기지 못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4년에 한 번 열리는 올림픽은 시대상의 변화를 느끼기 좋은 무대다. 어느 때보다 기대치(금메달 5개, 종합 15위)가 적었던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등장하는 '깜짝 스타'는 하나같이 밝고, 당차다. 올림픽이라는 승부를, 국가대표로서의 명예를 즐길 줄 아는 것이다. 언제나 눈물짓던 '삐약이' 신유빈(20·대한항공)은 어느새 한국 탁구의 에이스가 됐다. 2021년 열린 2020 도쿄 대회에서 올림픽을 처음 경험한 그는 단식 3회전 탈락에 이어 단체전 8강에서도 패했다. 단체전 탈락 후 그는 "내가 이겼어야 했다.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못 잡아서 언니들에게 많이 미안하다"라며 펑펑 울었다.2년 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신유빈은 결승전 1단식과 4단식을 맡아 모두 패했다. 그는 눈물을 보이며 "언니들에게 너무 미안하다"라면서도 "(코로나로 1년 대회가 연기돼)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 행운이 찾아온 데 감사하다"고 했다.파리에서 신유빈은 울지 않았다. 혼합복식 준결승에서 중국에 석패했을 때도 자책하지 않았다. 신유빈은 "경기에서 작전만 생각하고, 탁구에만 집중하니까 다른 생각(부담감)은 딱히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복식 파트너 임종훈(27)도 "내가 좋아하는 탁구를, 좋아하는 만큼 하기에 후회 없다"라고 했다. 둘은 30일(한국시간) 동메달을 합작했다. 스무 살 신유빈 이상으로 당찬 선수가 반효진(16·대구체고)이다. 29일 사격 공기소총 10m 여자 결선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나이답지 않은 침착성을 보여줬다. 결선 1위를 달리다 역전을 허용했으나, 슛오프 승부에서 흔들리지 않는 실력을 보여줬다. 마지막 한 발을 10.4점을 쏘면서 0.1점 차로 금메달을 땄다.반효진은 "슛오프까지 간 게 하늘이 준 (금메달) 기회라고 생각해서 소중하게 쐈다"라면서 "(경기 전 루틴인) 오늘의 운세를 봤는데 '모두가 나를 인정하는 날'이라고 쓰여 있었다. '나의 날이구나' 싶었다"라고 떠올렸다. 이번 대표팀 최연소 선수의 담대함을 느낄 수 있었다.17세에 나선 2020 도쿄 대회에서 화제가 된 김제덕(20·예천군청)의 "파이팅!"은 이번 파리 대회에서도 울려 퍼졌다. 벌이 손에 앉아도 한치도 흔들리지 않고 과녁을 명중했다. 활을 거둔 후엔 화끈한 포효와 응원으로 팀원들에게 기를 불어 넣었다. 스무 살 선수가 올림픽 자체를 즐기는 모다. 아쉬운 '반칙패'로 통한의 은메달을 딴 유도 대표팀 허미미(21·경북체육회)는 경기장을 빠져나올 땐 환한 표정을 보였다. 그는 "(반칙패로 인한 은메달이 아쉽지만) 경기의 일부니까 어쩔 수 없다"라면서 "다음(LA 올림픽)에서는 이런 걸 잘 생각하고 유도를 하고 싶다"라며 미소 지었다.패배의 아픔은 잠시, 허미미는 시상대에 올라 '빅토리 셀피'를 찍으며 경쟁 선수들과 환하게 웃었다. 삼성전자가 MZ세대를 겨냥,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협력해 메달리스트 선수들이 시상대 위에서 직접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한 프로그램이다. 동메달을 딴 탁구 신유빈-임종훈 조도, 은메달을 목에 건 '엄마 사수' 김예지(31·임실군청)도 마찬가지였다. 메달 색깔과 관계없이 최선을 다한 뒤 찾아오는 후련함, 노력을 보상받았다는 뿌듯함을 즐겼다. 수영 대표팀 간판 황선우(21·강원도청)는 빈손으로 물러났다. 29일 자유형 200m, 30일 계영 800m에서 기대와 달리 메달을 따지 못했다. 좌절할 만한 상황에서도 그는 "난 아직 스물한 살이다. 충분히 4년 뒤 LA 올림픽에도 도전할 수 있다. 다시 준비할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흔히 현재 20~40대를 '3포 세대'라고 한다. 어려운 사회·경제적 상황으로 인해 취업·결혼·출산 등을 포기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젊은 세대에서는, 분명 또 다른 에너지도 생겨나고 있다. 노력하는 과정, 경쟁하는 순간, 그리고 그에 따른 결과를 즐길 줄 아는 '3즐 세대'가 파리 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의 반전을 이끌고 있다.파리(프랑스)=차승윤 기자·윤승재 기자 2024.08.01 10:56
스포츠일반

'세계최강' 보치아, APG 단식 '노 金', "도쿄 패럴림픽 단체전 金 기억 살리겠다" [여기는 항저우]

‘세계최강’ 보치아 대표팀이 2022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APG) 단식 무대에서 주춤했다. 메달 5개를 수확했지만, 아쉽게도 금메달은 없었다. 대한민국 보치아 대표팀은 25일 중국 항저우 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보치아 개인전에서 은메달 4개와 동메달 1개를 수확했다. 각 종목 별로 4명의 선수가 결승전에 올랐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동메달 결정전엔 2명이 진출했지만 한 명만 웃었다. 한국은 패럴림픽 등 국제무대에서 굵직한 성적을 거두며 ‘세계최강’으로 군림해 왔다. 1988년 서울 패럴림픽을 시작으로 2020 도쿄 패럴림픽까지 9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메달(10개)을 보유할 정도로 강했다. ‘세계랭킹 1위’ 정호원(강원도장애인체육회)을 필두로 한 스포츠등급 BC3(뇌성/운동기능장애·홈통 경기) 종목 선수들이 가장 두각을 드러내며 세계 무대를 주름 잡아 왔다. 하지만 이번 APG에선 나란히 고배를 마셨다. 준결승부터 집안싸움이 열렸다. 여자 BC3 개인전에서 최예진(충청남도청)과 강선희(광주장애인보치아연맹)가 맞붙어 최소 은메달을 확보했다. 경기는 최예진이 5-1로 승리하며 결승에 올랐다. 강선희는 동메달 결정전에 진출했다. 최예진은 결승에서 중국의 양 베이베이에게 일격을 당했다. 2엔드까지 0-3으로 끌려가며 고전한 최예진은 3엔드에서 1점을 만회한 뒤, 4엔드 마지막 공을 표적구 가까이 안착시키며 극적인 동점을 만드는 듯했다. 하지만 베이베이의 마지막 공이 표적구 근처에 있던 최예진의 공 하나를 밀어내면서 1득점에 그쳤다. 2-3으로 패한 최예진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호원은 결승에서 태국의 추추엔클린 아카데이에게 1-6으로 패했다. 1엔드에서 선취점을 올린 정호원은 2엔드에서 무려 4점을 내주며 끌려갔다. 방어 대신 과감한 득점을 택하다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이후 아카데이의 방어 플레이를 뚫지 못한 정호원은 마지막 두 엔드에서 2점을 더 내주며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결승에 오른 4명의 선수 중 가장 금메달과 가까웠던 선수는 스포츠등급 BC2(뇌성마비·2등급 상지 사용 경기)의 정소영(충남장애인보치아연맹)이었다. 정소영은 혼성 경기로 치러졌던 이전 대회에서 근력에서 차이가 나는 남자 선수들과 경쟁해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낸 실력자로, 2012년 런던 패럴림픽에선 동메달을 수확한 바 있다. 정소영은 이날 결승에서도 남다른 저력을 선보였다. 영 히우람(홍콩)과의 결승 2엔드에서 무려 4실점 하며 패색이 짙었지만, 3엔드에 5개의 공을 표적구 가까이 위치시키며 재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4엔드에 2실점 하며 동점을 내준 정소영은 연장전에서도 1점을 내주며 은메달에 그쳤다. 스포츠등급 BC1(뇌성마비·1등급 상지/2등급 하지 사용 경기) 결승에 진출한 김도현(충남장애인보치아연맹)도 결승에서 후아드프라딧 윗사누(태국)에게 1-7로 패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앞서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선 남자 BC2의 이정호(강원도장애인체육회)가 봉사 왓차라폰(태국)을 4-2로 누르고 동메달을 획득했다. 강선희는 태국의 클라한 라다마니에 2-4로 지며 4위에 그쳤다. 임광택 보치아 대표팀 감독은 경기 후 “지난 추석 때 포르투갈에서 열린 월드컵 대회를 다녀온 후 선수들이 조금 지친 것 같다. 원조 아시아 강국인 태국을 경계했는데 잘하더라. 상대 분석을 더 잘해야 할 것 같다”라며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임 감독은 “2020 도쿄 패럴림픽 때도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하고 단체전에서 금을 수확한 적이 있다. 그때 좋은 기억을 가지고 이번 대회 단체전에서도 좋은 성적 거두도록 하겠다“며 남은 대회에 나서는 각오를 전했다. 보치아 대표팀은 26일부터 단체전 여정에 나선다. 항저우=윤승재 기자·항저우공동취재단 2023.10.25 20:25
스포츠일반

태극마크 반납한 최인정·정진화...정상에서 새로운 출발[2022 항저우]

지난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은 ‘배구 여제’ 김연경의 마지막 메달 도전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한국은 전력 열세를 딛고 4강까지 올라가는 쾌거를 보여줬다. 비록 준결승전에서 브라질에 패하며 메달 획득엔 실패했지만, 스포츠 대표 아이콘 김연경과 황금세대가 이끈 마지막 레이스는 스포츠팬을 열광시켰다. 결국 김연경은 이 대회를 마지막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국제대회는 치열하게 경쟁하고 도전했던 선수들이 현역 생활 또는 국가대표 자격을 내려놓는 무대이기도 하다. 자신의 한계를 확인하거나, 더 바라는 게 없어진 시점에 결정을 내린다. 그 모습이 또 다른 감동을 준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도 그랬다.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4일, 한국 국가대표 선수 2명이 은퇴를 시사했다. 펜싱 여자 에페 최인정(33)은 정상에서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24일 중국 항저우 전자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이 종목 결승전에서 대표팀 ‘후배’ 송세라를 상대로 연장 승부 끝에 9-8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개인전 동메달, 단체전 은메달을 따며 아쉬움을 남긴 그가 마침내 AG 무대에서 정상에 오른 것. 최인정은 금메달 수여식이 끝난 뒤 취재진 앞에서 “올해를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하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지 못한 아쉬움을 전하면서도 후배들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전했다. 은퇴 이유를 묻는 말에는 “이쯤 되면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물러나는 게 맞는다고 봤다”라고 했다. 그런 최인정이기에 이번 AG 금메달은 그동안 최선을 다한 자신에게 선물과도 같았다. 최인정은 시상대에 오르며 자신을 다독거리는 제스처를 보여주기도 했다. 근대5종 남자 대표팀 주장 정진화(34)도 대회를 마치고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24일 항저우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근대5종에서 개인전 4위(1477점)에 오르며 단체선 금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팀 후배 전웅태가 개인전 1위에 오르며 호성적을 이끌었지만, 정진화도 정신적 지주로서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이번 금메달은 정진화의 AG 첫 금메달이었다. 더불어 마지막 메달이었다. 그는 이번 항저우 AG를 준비하면서 체력적으로 부침을 겪은 점을 전했고, 후배들이 국제대회 경험을 더 많이 해야 한다고 여겼다. 지원군으로 근대5종 종목을 돕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이번 대회를 자신의 마지막 국제대회로 여기는 다른 국가대표 선수들이 또 있을 전망이다. 메달 색깔, 경기력을 떠나 이들의 마지막 도전을 되돌아 보는 것도 스포츠팬에게는 의미가 있을 것 같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9.25 08:23
스포츠일반

"6개월 간 운동 금지"···그래도 AG 피스트에 오르는 마흔의 검객[IS 항저우]

지난 5월 초, 후배와 훈련 도중 '악~' 하고 소리를 내지를 만큼 허벅지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이틀 뒤 2023 마드리드 월드컵 대회 출전차 비행기에 몸을 실었는데 허벅지가 퉁퉁 부어올랐다. 이내 허벅지 뒤쪽이 새까맣게 멍들었다. 통증을 참고 경기에 나섰지만, 한국에 돌아와 병원을 찾은 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의사는 "햄스트링이 심하게 찢어졌다. 향후 6개월간 운동을 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허벅지엔 피가 가득 고여있었다. '이제 가족에게 돌아갈 시간이 왔구나. 정말 선수 생활이 끝났다'는 두려움이 생겼다. 항저우 아시안게임(AG)은 물론 선수 생활의 종착지로 정한 파리 올림픽 출전도 사실상 물 건너간 걸로 보였다. 그로부터 100여 일이 지났을 뿐이다. 김정환(40·국민체육진흥공단)은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중국 항저우로 22일 출국한다. 그는 여전히 펜싱 검을 들고 남자 사브르 대표팀 맏형으로 피스트에 오른다. 김정환과 구본길(34) 오상욱(27) 김준호(29)로 구성된 사브르 대표팀은 실력과 외모, 인기를 모두 갖춘 '어펜저스(어벤저스+펜싱)'로 불린다.중학교 2학년 때 비교적 늦은 시기에 펜싱에 입문한 김정환은 그동안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한국 펜싱의 위상을 떨쳤다. 2012 런던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한국 남자 사브르 최초로 개인전 메달(3위)을 목에 걸었다. AG에서는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땄다. 지금까지 크고 작은 부상을 달고 뛴 그였지만 이번엔 정말 심각했다. 김정환은 "운동하는 동안 낭떠러지 근처까지 간 적이 많았다. 그때마다 불씨가 가까스로 타오르곤 했는데 이번 상황이 가장 안 좋았다"고 했을 정도였다. 앞서 몇 번이나 은퇴를 고민했던 그는 내년 파리 올림픽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 나가기로 결심한 터였다. 전 세계를 통틀어 40대 검객은 거의 없다. 그만큼 힘든 도전이다. 그동안 늘 곁에서 선수 생활을 응원해 온 아내와 어머니도 이번만큼은 "이제 그만 검을 내려놓자"고 만류했다. 그러나 김정환은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이다. 한계에 도전하고, 모든 이에게 불가능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이를 악물었다.김정환의 '의지'는 '기적'을 만들고 있다. 몸 상태가 점차 회복된 것이다. 부상으로 내년 도쿄올림픽 출전 자격이 걸린 1~2차 대표 선발전에 불참했던 그는 8월 3차 선발전에서 우승했다. 이어 9월 4차 선발전에서도 선전하며 대표팀 명단 최종 8인에 포함됐다. 향후 국제대회 포인트에 따라 내년 파리 올림픽 출전권도 얻을 수 있다.김정환은 "햄스트링과 팔꿈치가 말썽이었는데 많이 좋아졌다"며 "회복이 기대 이상으로 빨랐다. (AG과 올림픽 등) 중요한 대회가 남았다고 생각하니 엔도르핀이 솟아났는지 진통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정환의 키가 1m78㎝로 큰 편은 아니다. 대신 팔이 유독 길다. 상대방의 공격을 막아낸 뒤 공격하는 '막고 찌르기'에 강하다. 햄스트링 부상에 나이에 따른 움직임 둔화까지 느끼고 있지만, 정신력과 성실함으로 이를 극복했다. 1983년생 '마흔 살 불꽃펜서'에게 가장 큰 힘은 '가족'과 '어펜저스'다. 2020년 변정은씨와 결혼한 그는 지난해 아들을 얻었다. 김정환은 "운동 후 아내와 아들의 사진을 보면 큰 힘을 얻는다. 혼자였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거다. 후배들은 승부욕이 강한 날 자극하며 이끌어줬다"고 고마워했다. 마지막 AG에 임하는 그의 목표는 단체전 금메달이다. 그는 "올림픽에서 단체전 2회 연속 금메달을 땄기 때문에 AG은 당연히 금메달로 여기는 분이 많아서 부담이 크다. 금메달을 따야 본전이다. 올림픽만큼 부담이 크다"면서도 "아시안게임에서도 '어펜저스를 이뤄 꼭 금메달을 따자'고 후배들과 다짐했다. 중국의 홈 텃세가 있겠지만, 우리가 초반에 점수 차를 벌려서 실력으로 극복하겠다"고 말했다.그는 자신의 몸 상태를 이렇게 비유했다. "예전에는 흔들리는 치아가 있었다면, 지금은 치아가 뽑히기 직전이다. 생호두를 씹는다면 고통스러울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되돌릴 수 없다. 정 안 되면 잇몸으로 생호두를 깨문다는 각오로 뛸 것"이라고 했다. 김정환은 "선수 생활 28년 동안 이렇게 치명적인 부상을 당한 적은 없다. 대회 출전이 어려울 줄 알았는데 거의 완치돼 감사하다. 노장이지만 팀(단체전)에 소금 같은 역할을 하겠다. 보너스 경기로 여기겠다"며 웃었다. 이형석 기자 2023.09.22 08:37
스포츠일반

[IS 진천] "부담? 양궁 선수라면 언제나 안는 것"

"부담은 양궁 선수라면 언제나 안고 가는 것이라 생각한다."금메달이 '당연하다'는 양궁에 대한 높디 높은 평가를 김우진(청주시청)이 이번에도 극복할까.대한체육회는 오는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30일 남겨두고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각 종목을 대표하는 선수단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2010년 첫 아시안게임 참가로부터 어느덧 13년이 흐른 베테랑 김우진도 양궁 종목 대표로 미디어데이에 참석했다.양궁은 올림픽에서도 한국이 정점에 서 있는 효자 종목이다. 아시안게임이라면 더욱 메달을 '당연시'여기는 풍조가 있다. 반대로 그만큼 부담도 크다.그러나 도쿄올림픽에서 강렬한 평정심을 보여줬던 김우진은 이번에도 담담했다. 당시 그는 긴장되는 상황에서 낮은 심박수를 기록하며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고, 8강에서 탈락한 개인전에서도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쏜 화살이고 돌아오지 않는다"는 인상깊은 말을 남기기도 했다.24일 미디어데이가 끝나고 취재진과 만난 김우진은 "부담이라는 건 양궁 선수라면 언제나 안고 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양궁은 한국의 최대 종목이다.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라며 "항상 양궁 선수로서 부담감보다는 내가 어떻게 하면 그 상황을 더 활용해 더 잘할 수 있을까, 얼마나 더 잘 풀어갈 수 있을까를 조금 더 생각하고 연구한다. 그러면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 아시안게임의 의미는 어떨까. 김우진은 '종합 대회'에 의미를 둬 못지 않게 무겁다고 했다. 그는 "아시안게임은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나가는 종합 대회"라며 "아시아 각 나라와 경쟁한다. 대회에 참가하는 것만으로 선수들은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비단 아시안게임이 아니라도 무대의 경중을 따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아무리 조그만 시합이라도 작게 보지 않는다. 올림픽이 더 중요하다든지, 선수권대회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대회든 최선을 다해 준비한다"고 전했다.절대 1강일 한국에 경계할 팀도 있을까. 김우진은 한국 지도자들의 영향을 받은 여러 국가들을 꼽았다. 그는 "국내 지도자 분들이 해외로 많이 나갔다. 그 나라들이 한국의 훈련 시스템, 선발전 시스템 등을 많이 도입했다. 그러면서 기량들이 많이 좋아졌다"며 "어느 나라가, 어느 선수가 잘한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경계해야할 팀을 꼽자면 대만, 중국, 인도 등이 있다"고 했다.하지만 결국 제 기량을 발휘하는 게 승부를 결정짓는다. 김우진은 "그 선수들을 생각하며 부담을 느끼기보단 우리 대표팀은 우리 것만 하면 된다"며 "단체전은 서로를 믿는 게 중요하다. 다음 선수가 10점을 쏠 거란 믿음이다. 지금 집중해 훈련하고 있는 만큼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기대를 전했다.진천=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8.24 15:54
해외축구

이적시장 매물로 나온 음바페, 사우디는 ‘4억 유로’ 준비 중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여름에도 파리 생제르맹(PSG)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24)가 이적시장에 이름을 올렸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그를 향해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 이어,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첼시(잉글랜드)가 영입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프랑스 RMC 스포르트는 지난 22일(한국시간) “여러 클럽이 아시아 투어에서 제외된 음바페 영입을 시도하거나, 이미 제안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여기에는 첼시와 알 힐랄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는 음바페의 팬이 많다”고 운을 뗀 뒤 “첼시는 그에게 문의를 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제안은 없었다”고 덧붙였다.눈길을 끄는 건 알 힐랄이다. 매체는 “사우디 구단은 음바페를 위해 2년간 4억 유로(약 5740억원)의 연봉을 제시할 준비가 돼 있다. 물론 PSG는 음바페가 2025년에 레알으로 갈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알 힐랄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만 세르게이 밀린코비치-사비치, 후벵 네베스, 칼리두 쿨리발리를 영입한 팀이다. 한국 국가대표 출신 장현수가 소속된 팀이기도 하다. 음바페와 PSG의 관계는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발단은 지난 6월 음바페가 연장 계약 옵션을 발동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시작됐다. 음바페는 지난 2022년 5월 말 PSG와 3년 계약을 맺으며 동행을 연장했다. 그런데 5월 프랑스 매체 레퀴프는 “당시 음바페와 PSG가 맺은 계약은 2+1년 계약이며, 이는 선수 옵션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즌이 끝나자 음바페는 AFP통신을 통해 성명문을 발표, 옵션을 발동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선수 옵션 발동 여부 기한은 7월 말일까지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음바페가 일찌감치 연장 계약을 거부하며 논란이 일었다.이어 지난 8일 프랑스 매체 레퀴프와 프랑스 풋볼이 선정한 2022~23시즌 최고의 프랑스 선수상을 수상한 음바페는 “PSG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우승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나는 그저 최선을 다해 내 일을 하려고 노력할 뿐”이라면서도 “내 생각에 PSG에 뛰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기는 분리된 팀이다”고 말해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그보다 앞선 6일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취임식 당시 나세르 알 켈라이피 PSG 회장은 “음바페가 머무르기를 원한다면, 우리도 그가 남길 바란다”면서도 “하지만 그는 새로운 계약에 서명해야 한다. 세계 최고의 선수가 자유계약(FA)으로 나가는 걸 허락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프리시즌이 시작되기 전인 7월 중순 안에 결정을 내려달라는 발언도 있었다. 하지만 음바페는 여전히 ‘2023~24시즌 남겠다’ 외의 발언은 없었다. 앞서 르 파리지엥은 “음바페는 2023~24시즌 레알 유니폼을 입을 것”이라고 보도했는데, 음바페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가짜 뉴스’라 반박했다. 이어 2023~24시즌에는 PSG 유니폼을 입을 것이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후 시즌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 PSG와의 재계약에 대해서도 소극적이다. 결국 PSG는 그를 프리시즌 아시아 투어에서 제외하는 강수를 뒀다. 이어 CBS스포츠는 “PSG는 UCL 스쿼드에서도 그를 제외할 준비가 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하지만 그럼에도 유리한 건 음바페다. 그는 이미 지난해 재계약으로 막대한 연봉을 수령하고 있다. 2023~24시즌이 끝나면 이적료 없이 어떤 팀으로도 이적할 수 있다. 5시즌 연속 리그1 득점왕을 마다할 구단은 없다. 이어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전날 “음바페는 구단의 강경한 반응에도 내년 여름 FA가 될 때까지 벤치에 있을 준비가 됐다. 그가 프랑스 국가대표팀의 주장이고, 곧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 선수권 대회(유로)가 있지만 그 생각은 변함없을 것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PSG 입장에서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음바페가 재계약을 맺거나, 막대한 이적료와 함께 팀을 떠나는 것이다. 앞서 현지 매체들은 “PSG는 음바페의 이적료로 최소 2억 유로(약 2860억원)를 원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음바페가 막대한 연봉은 그대로 수령하고, 경기는 출전하지 않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연결되는 모양새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선수에게 2억 유로에 달하는 이적료를 투자할 구단도 찾기 쉽지 않다.한편 일본 투어에 나서는 PSG는 오는 25일 도쿄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알 나스르와 맞대결을 펼친다. 이어 28일 세레소 오사카, 내달 1일 인터 밀란과 차례로 맞붙은 뒤 3일 부산에서 전북 현대와 친선경기를 펼친다. 앞서 22일 르 아브르와의 연습경기에서 데뷔전을 치른 이강인은 부상으로 투어 합류가 불투명한 듯 보였으나, 일본으로 향하는 명단에 포함됐다. 구체적인 부상 상태에 대해선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프리시즌에선 이강인의 패스를 받아 골을 넣는 음바페의 그림은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네이마르 역시 2022~23시즌 말 부상 이후 아직 완전한 몸상태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김우중 기자 2023.07.23 09:17
연예일반

'56세' 이경실, 타이트한 수영복 자태 공개..지석진 "민망해" 눈 질끈

56세 이경실의 수영복 자태에 지석진을 비롯한 조동아리들이 민망함을 토로했다. 16일 방송된 TV조선 예능 '여행의 맛' 10회에서는 조동아리(김용만, 지석진, 김수용)와 센 언니들(이경실, 박미선, 조혜련)이 일본 도쿄 도심에서 온천욕을 즐기는 모습이 펼쳐졌다. 이날 신경통과 만성 피로 등에 좋다는 천연 온천에 들어간 멤버들은 모처럼 힐링의 시간을 가졌다. 그러다 이경실은 "남자분들 어디 아픈 데 없냐"고 하더니, 갑자기 물 속에서 벌떡 일어나 조동아리 쪽으로 다가갔다. 물에 젖은 이경실의 모습을 본 지석진은 "너무 민망하시네. 저기로 나가시면 안 되냐. 너무 민망하다"며 아우성쳤다. 김수용, 김용만 역시 갈 곳 잃은 시선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결국 지석진은 이경실을 향해 "왜 이렇게 타이트한 옷을 입으셨냐"며 항의했다. 이경실은 "여기는 수영복 입는 데다. 당신들이 웃기게 입은 것"이라고 답했다. 박미선 역시 "몸매가 되잖나"라고 이경실의 편을 들어 모두의 입을 닫게 만들었다. 이지수 디지털뉴스팀 기자 이지수 2022.12.17 09:20
IT

"접었으니 말아볼까" 69년생 삼성전자의 역작 갤럭시, 추격자에서 선구자로

삼성전자의 네 번째 폴더블폰이 내달 7일 한국에 상륙하는 애플 '아이폰14'와 맞붙는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노태문 MX(모바일 경험)사업부장이 차세대 폼팩터(구성·형태) 대중화 원년을 선언한 만큼, '애플의 계절'로 불리는 4분기에 시장점유율을 얼마나 가져갈지가 관건이다. 삼성 갤럭시는 첫 등장 이후 12년 동안 전 세계 영역을 부지런히 넓히며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의 핵심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현대적인 스마트폰의 시초인 애플 아이폰의 추격자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제는 접었다 펴는 새로운 고객 경험을 앞세워 선구자로 도약하고 있다. 1969년 설립한 삼성전자는 같은 해 태어난 일간스포츠와 동갑내기다. 창간 53주년을 맞아 갤럭시가 걸어온 길과 미래 청사진을 조명해봤다. 아이폰 대항마서 안드로이드 대장으로 삼성 스마트폰의 역사는 2010년 6월 시작됐다. '은하'를 뜻하는 '갤럭시' 옆에 '삼성' '슈퍼 스마트' 등의 의미를 담은 'S'를 붙여 탄생했다. 아이폰 대항마로 내놓은 윈도 OS(운영체제) 기반 '옴니아'가 앱 확장성과 속도 등에서 문제를 보이며 실패하자 비장의 카드로 선보인 역작이다. 이때만 해도 삼성전자는 애플을 따라가는 입장이었다. 스마트폰 역사에서 기념비적인 날인 2007년 1월 9일 검은색 터틀넥과 청바지를 입은 애플 공동 창업자 고 스티브 잡스가 최초의 '아이폰'을 소개했다. 기존 휴대전화의 물리 키패드를 모두 없애 화면으로 채우고, 다양한 앱이 구동되는 개방형 구조로 판을 완전히 뒤엎었다. 삼성전자는 이미 애플이 선점했다는 시장의 우려에도 안드로이드 OS를 등에 업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시 무선사업부장을 맡았던 신종균 고문은 위기에 빠진 회사를 구하고 '갤럭시 신화'를 쓴 인물로 평가받는다. 2011년 출시해 20개월 만에 4000만대가 팔린 '갤럭시S2'(이하 갤S2)는 글로벌 스마트폰 1위 달성의 주역으로, 좀처럼 고장이 나지 않아 '좀비폰'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이 시기 삼성의 공세에 애플은 디자인 특허 침해 소송으로 견제에 나섰고, 2018년이 돼서야 가까스로 양사가 합의하며 '7년 전쟁'이 막을 내렸다. 삼성전자는 아류작의 오명을 벗기 위해 기술로 차별화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갤S2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등판한 '갤럭시 노트'(이하 갤노트)다. 필기구를 챙길 필요 없이 'S펜'으로 스마트폰에 메모를 작성하거나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했다. 256단계 필압을 시작으로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S펜은 고도화했다. 가까이 가져가기만 해도 미리 정보를 알 수 있는 '에어 커맨드'에 저전력 블루투스 기능, 카메라 리모컨 역할까지 더했다. 삼성 갤럭시의 또 다른 혁신 기술은 신용카드 결제 기능을 모바일에 녹인 '삼성페이'다. 아이폰에는 없다. 2015년 '갤럭시S6'부터 적용하며 고객들이 지갑 없이 외출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카드 뒷면의 마그네틱 띠를 단말기에 긁을 때 나오는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등 정보를 스마트폰이 대신 전송한다. 이런 데이터 입력 방식의 변화는 받아들이는 POS(결제 단말기)의 수정 개발이 뒤따르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삼성페이는 아무런 프로그램 변경 없이 도입할 수 있도록 설계해 빠르게 확산했다. 지금도 삼성페이와 통화 녹음 기능 때문에 아이폰으로 넘어가지 않는 고객들이 적지 않다. 모바일 리더십 폴더블폰으로 잡는다 애플과 글로벌 시장을 양분한 삼성전자는 과거 10년을 지나 미래 10년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무기로 폴더블폰을 택했다. 출발점에서 먼저 발을 뗀 곳은 애플이지만 전환점에서 역전해 트렌드를 이끌겠다는 의지를 표출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상반기에 플래그십 'S 시리즈', 하반기에 갤노트로 나뉘는 출시 공식을 깼다. 2021년부터 갤노트의 빈자리를 폴더블 'Z 시리즈'로 채웠다. 기존 바 형태를 탈피한 폼팩터의 성장 가능성에 과감히 베팅한 것이다. 갤노트 단종에 반대하는 해외 삼성 팬 수만 명이 온라인 청원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올해 초 '갤럭시S22' 울트라 모델에 S펜 전용 슬롯을 적용하며 고객 욕구를 충족했다. 삼성 폴더블폰은 '세계 최초' 타이틀 기대만큼이나 어려움이 많았다. 2019년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 폴드'(이하 갤폴드)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지만, 내부 테스트 결과 힌지(접히는 부분) 부분으로 이물질이 유입되는 현상이 발견돼 출시가 미뤄졌다. 5년 동안 하루 100회 접었다 펴는 동작을 가정한 '극한 테스트'에도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기자 회사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갤폴드는 첫 공개 이후 7개월이 지나서야 고객들과 만났다. 삼성전자 IM(모바일)부문장이었던 고동진 고문은 갤폴드 출시 한 달 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슴을 열어보면 시커멓게 돼 있는 모습이 보일 것"이라며 "새로운 혁신 시도를 할 때 몰랐던 것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에 앞서 유럽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는 "갤폴드가 준비되기 전에 (내가) 밀어붙였다"고 말하며 시간을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깊은 중저음의 목소리와 특유의 영어 발음으로 해외 삼성 팬들 사이에서 '상남자'로 불린 고 고문다운 대처였다. 이렇게 역경을 딛고 경험치를 쌓은 삼성 폴더블폰은 지난해 드디어 결실을 봤다. 세 번째 갤럭시Z 시리즈가 1000만대에 가까운 판매고를 찍은 것이다. 이 가운데 1.9형의 커버 디스플레이와 투톤 컬러를 입힌 '갤럭시Z 플립3'는 개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MZ세대를 제대로 저격했다. 최신작 '갤럭시Z 플립4'와 '갤럭시Z 폴드4'는 전작의 실적을 넘어서며 일찌감치 흥행을 예고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달 2일부터 매대에 오른 인도와 동남아에서 전작 대비 각각 1.7배, 1.4배 더 팔렸다. 특히 동남아 국가 중 인구가 많은 인도네시아에서는 전작보다 2배 늘었다. 뉴질랜드는 1.7배 증가했다. 브라질과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에서도 전작과 비교해 1.5배 나은 성과를 보였다. 유럽도 초기 출하량이 전작 대비 2배나 뛰었다. 노태문 MX사업부장은 지난달 신제품 출시 간담회에서 "올해 1000만대 이상 판매로 폴더블폰 대중화 원년을 만들겠다"며 "2025년까지 프리미엄폰 판매의 50% 이상을 차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제 삼성전자는 다음 폼팩터를 향해 달려간다. 갤럭시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국내 전시회에서 안팎으로 두 번 접는 S자형, 안으로 두 번 접는 G자형 폴더블과 슬라이더블(옆으로 화면이 늘어나는) 제품을 전시하며 기술력을 과시했다. 최원준 삼성전자 MX사업부 전략제품개발팀장은 지난 4일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2'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새로운 형태의 스마트폰을 굉장히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있다"며 "롤러블(화면을 돌돌 마는)·슬라이더블폰은 오랫동안 보고 있는 제품이다. 확신이 섰을 때 시장에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2.09.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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