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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포츠가 들썩...여자 대학농구에서 연일 새 역사 쓰는 '케이틀린 현상'

미국 스포츠가 아마추어 여자 선수의 이름 하나에 들썩이고 있다. 아이오와대학 여자농구팀 가드 케이틀린 클라크(22)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클라크는 현역 선수로서 전미대학스포츠협회(NCAA) 여자농구 디비전1의 올타임 득점 1위를 기록 중이다. 현재 진행 중인 ‘3월의 광란’ NCAA 농구 64강 토너먼트에서 올시즌 우승에 도전한다. 클라크는 그동안 대중적인 인기에서는 한발짝 뒤에 있었던 여자 대학농구를 화제의 중심으로 옮겨놓았다. 아이코닉한 장면과 기록도 여럿 만들어냈다. 그는 지난 2일(한국시간) 열린 NCAA 여자농구 토너먼트 8강전(지구 결승전)에서 루이지애나주립대를 94-87로 꺾는데 앞장섰다. 클라크는 이 경기에서 41득점(3점 슛 9개) 7리바운드 1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ESPN은 이 경기의 TV중계 시청자 수가 1230만 명(닐슨 집계)이었다면서 미국 여자 대학농구 사상 최다 시청인원 기록이 나왔다고 3일 보도했다. 클라크의 폭발적인 인기에는 라이벌 선수와 팀에 엮인 스토리도 한몫 했다. 2일 경기의 상대가 바로 라이벌팀 루이지애나주립대였고, 여기엔 클라크의 라이벌 선수인 에인절 리스가 있다. 아이오와대학과 루이지애나주립대는 지난해 NCAA 여자농구 토너먼트 결승에서 만났다. 강력한 우승 후보였던 아이오와대학은 루이지애나주립대에 져서 준우승했다. 당시 결승전 도중 리스는 클라크의 플레이를 조롱하면서 ‘눈이 안 보인다’는 제스처를 하는가 하면 자신의 손가락을 가리키며 ‘챔피언 반지는 내꺼’라는 동작을 취해 라이벌리에 불을 지폈다. 결승 후에도 에피소드는 또 나왔다. 미국의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결승전 후 클라크와 아이오와대학 선수들도 우승팀 선수들과 함께 백악관에 초청하고 싶다고 밝힌 것이다. 클라크는 ‘준우승팀이 가는 건 우승팀에게 결례’라고 거절 의사를 전했다. 준우승팀 클라크가 스타성에서 한수 위임을 증명하는 듯한 이 해프닝에 리스는 발끈한 듯했다. 자신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초청을 받고 싶지, 바이든 대통령의 초청은 원하지 않는다고 한마디 했다. 이런 라이벌 스토리가 배경으로 깔려있기에 올해 8강전에서 미리 만난 두 팀의 경기는 전미에서 엄청난 화제를 모았다. 1230만 명의 역대 최다 시청자수 기록이 나온 배경이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포브스는 "지난해 NBA 챔피언결정전 한 경기 평균 시청자 수 1164만명,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한 경기 평균 시청자 수 910만명을 모두 넘어선 수치"라며 여자대학농구에 쏠린 이례적인 관심도에 주목했다. 클라크는 지난해 역사적인 장면의 일원이 된 경험도 있다. 2023년 10월 아이오와대학은 드폴대학과의 여자농구 경기를 학교의 미식축구장인 키닉스타디움에서 열었다. 야외 경기장인 미식축구장 그라운드에 특설 농구코트를 설치했고, 이 경기에 5만5646명의 관중이 들어차 NCAA 농구 역대 최다관중 신기록을 썼다. 이전 기록은 2002년 NCAA 챔피언십 코네티컷-오클라호마의 경기에서 나온 2만9619명이었는데, 거의 두 배에 달하는 신기록이 탄생했다. 유료 관중 5만5000명을 넘긴 역사적인 이 경기의 수익금은 학교 인근의 스테드패밀리 아동병원에 기부됐다. 여자 대학농구에 5만5000명이 넘는 유료관중이 들어찬 건 클라크의 스타 파워가 한몫 했기에 가능했다. 클라크는 NCAA 디비전1에서 남녀 통틀어 역대 최다 득점 기록(3900점)을 세웠다. 올해 2월 15일 경기에서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을 드디어 넘어서는 순간은 미국 대학농구의 역사적인 장면으로 남았다. 클라크는 올해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를 예약했다. 그의 시그니처는 먼 거리에서 던지는 정확한 3점 슛이다. NCAA 통산 3점 슛 성공률이 37.7%에 이른다. 루키 시즌인 2020~21시즌에는 40.6%에 달했다. 상황에 따라 달려가다가 먼 거리에서 던지는데 이 같은 러닝 딥스리가 그대로 림에 꽂히는 통쾌한 장면도 자주 보여준다. 클라크는 NBA 스타 스테판 커리에 빗대 ‘여자 커리’로도 불리지만, 또다른 NBA 슈퍼스타 루카 돈치치(댈러스 매버릭스)는 인터뷰에서 “커리 이상인 것 같다. 확실한 건 클라크가 나보다 슛이 훨씬 더 좋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키 183㎝의 클라크는 여자농구의 포인트가드로서 상대적으로 키가 크다. 여기에 득점력과 슛 능력이 압도적으로 뛰어나며, 훌륭한 포인트가드이기도 하다. 아이오와 출신인 클라크가 다른 명문대의 영입 제안을 뿌리치고 고향 학교에 다니는 것도 아이오와의 팬을 열광시키는 요인이다. 수수한 외모로 꾸밈 없이 운동에 집중하는 게 매력인 클라크는 이미 나이키, 게토레이, 스테이트팜 등과 후원 계약을 했다. 클라크는 아마추어인 대학 운동선수들이 후원을 받을 수 있는 NIL(name, image and likeness) 계약으로 310만 달러(41억8000만원)를 벌어 현재 미국 대학 운동선수 수입 4위에 올랐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136만 명이다. 현지에서는 클라크가 미국 여자 스포츠 스타로서 업계의 지형도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먼저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WNBA는 여전히 NBA의 보조금을 받아서 리그를 운영하고 있고, 마케팅이나 리그 규모가 다른 경쟁 종목들에 비해 작다. 대학농구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고 해서 클라크의 인기가 WNBA 전체 인기를 견인하기는 역부족이라는 견해가 있다. 반면 여성 스포츠 스타와 팬덤의 지형도가 격변하고 있으며, 여기에 클라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해낼 가능성에 주목하는 시선도 있다. 미국 매체 패스트컴퍼니는 지난달 31일 기사에서 “비즈니스 리더들이 ‘케이틀린 현상’에 주목해야 할 이유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 매체는 여성 스포츠팬은 남자 팬덤에 비해 훨씬 더 적극적이기 때문에 선수에 대한 관심, 해당 선수를 후원하는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와 지지가 견고하다고 강조했다. 또 레거시 매체들은 여자 선수의 기사를 다루는 분량이 남자 선수에 비해 매우 적었기 때문에 여자 선수들이 홍보와 마케팅에서 불리했지만, 여자 선수들은 오히려 소셜 미디어 활용과 팬과의 소통에 더 능수능란하기 때문에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이오와대학은 6일 유콘대학과 4강전을 치른다. 또다른 4강전에선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과 NC주립대학이 결승행을 다툰다. 올해 NCAA 여자농구 토너먼트 결승전은 7일 열린다. 클라크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프로 무대에 진출한 후 또다른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NBA 레전드 매직 존슨은 자신의 SNS에 "팝콘을 준비하고 NCAA 여자농구 4강전을 볼 준비를 해야 겠다"며 클라크의 활약에 잔뜩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은경 기자 2024.04.03 14:24
국가대표

'67세→47세' 일본축구협회장 바뀌었다…'선수 출신' 미야모토 "월드컵 8강 목표"

일본축구협회 신임 회장으로 선수 출신 행정가 미야모토 츠네야스(47) 일본축구협회 전무이사가 선임됐다. 다시마 고조 전임 회장과는 20살 차이다. 미야모토 회장은 월드컵 8강 이상 등을 재임 기간 내 목표로 설정했다.24일 스포츠호치 등 일본 매체들에 따르면 국가대표 주장 출신이기도 한 미야모토는 제15대 일본축구협회장으로 취임했다. 협회 전무이사로 활동하던 미야모토 신임 회장은 지난해 12월 임시평의원회에서 과반 지지를 받아 후보로 낙점된 뒤, 23일 열린 평의원회 의결을 통해 회장직에 올랐다.일본 J리거 출신이자 월드컵 출전 선수로는 최초이자, 역대 최연소 일본축구협회장 취임이다. 2016년부터 일본축구협회를 이끌었던 다시마 회장은 임기가 만료돼 명예회장이 됐다. 미야모토 신임 회장을 향해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시도해 줬으면 한다”고 응원했다.미야모토 일본축구협회 신임 회장은 “일본 축구를 더 큰 존재로 만들고 싶다”며 남자 월드컵 8강 이상·여자 월드컵 우승 등 대표팀 경기력 향상, 2031년 여자 월드컵 개최 등 여자축구 저변 확대, 마케팅 재정비, 수입 증가 등 상업 가치 확대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미야모토 회장은 “남자대표팀의 월드컵 8강 이상 성과를 위해 지원할 것이고, 여자대표팀도 다시 세계 최고에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선수들처럼 지도자들도 세계 무대로 나갈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게 필요하다. 결국 대표팀이 강해야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다. 이런 가치관을 통해 일본축구협회를 계속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했다.미야모토 신임 회장은 선수 시절 일본 J리그 감바 오사카와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비셀 고베 등에서 활약했던 수비수 출신이다. 일본 연령별 대표를 거쳐 2000년대 초중반 A대표팀으로도 활약해 A매치 71경기(3골)에 출전했다. 선수로서 2002년 한·일 월드컵, 2004년 AFC 아시안컵(우승), 2006년 FIFA 독일 월드컵 등에도 출전했다.선수 은퇴 후엔 감바 오사카 U-23팀을 거쳐 감바 오사카 지휘봉을 잡았고, 2020년엔 일본 J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받기도 했다. 이후 행정가의 길을 걷다 결국 역대 최연소 일본축구협회 신임 회장이 됐다.김명석 기자 2024.03.24 09:14
생활문화

"아시안게임 특수 잡자"...분주한 유통가

유통 업계가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을 맞아 다채로운 할인 행사에 나섰다. 아시안게임과 월드컵 등 대대적인 스포츠 행사가 있을 때마다 야식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인데 저가 전략으로 가맹점 매출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25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이마트24는 아시안게임이 진행되는 다음 달 8일까지 주류·안주류 등 90여 종의 상품을 할인 판매한다.순대볶음곱창, 오도독뼈, 육포, 오징어 등 냉장·마른 안주류는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더 주는 '1+1' 증정 행사를 한다.주류의 경우 맥주 33종과 와인 37종에 대해 할인 행사가 이뤄진다. 코젤 다크와 칭따오, 필스너우르켈 등 인기 수입 맥주 캔 제품을 6개 9900원에 판매하는 식이다. 카스 등 국산 맥주도 평소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GS25는 다음 달 9일까지 버드와이저·스텔라·칼스버그 등 인기맥주 상품 10종에 대해 번들 행사를 진행한다.또 대한민국 대표팀의 축구·야구 경기가 펼쳐지는 날에는 쏜살치킨 2종을 우리동네GS앱에서 배달·픽업 시 4000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CU는 집에서 경기를 응원하는 '집관족'을 겨냥한 '더 힘차게 대한민국!' 행사를 마련했다. 이달 말까지 닭강정과 맥반석 구이 등 안주류 증정 행사를 진행하고 스낵과 탄산음료 등은 최대 41% 할인한다. 즉석 치킨 상품은 2000원 할인하고 BC페이북 QR결제를 하면 추가로 20%를 더 할인해준다.버드와이저와 스텔라 등 맥주도 할인가로 선보인다.세븐일레븐은 아시안게임에 맞춰 호가든 등 수입 베스트 맥주 14종을 할인 판매한다. 4개 구매 시 9800원 행사와 카스·테라·클라우드 등 국산 병맥주 3종에 대해 3병 구매 시 4500원, 카스·칭따오 등 6입 번들 제품 가격 할인 행사도 진행한다.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통상 올림픽,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주요 스포츠 이벤트 때 편의점 주류·안주류 매출이 크게 뛰는 만큼 이번에도 반응이 좋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프랜차이즈 업계도 분주하기는 마찬가지다. 교촌치킨은 다음 달 3일까지 앱을 통해 남자 축구와 여자 축구, 야구 3개 종목에서 예정된 경기의 결과를 예측하고 응원 메시지를 작성한 고객에게 치킨 교환권을 선물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bhc치킨은 축구 유튜브 채널 '이스타TV'와 함께 경품 이벤트를 진행한다. 도미노피자도 대한민국을 응원하는 온라인 회원을 위해 프리미엄 피자(L) 주문을 완료한 온라인 회원을 대상으로 배달 6000원, 포장 7000원 쿠폰을 지급하는 '파이팅 코리아' 이벤트를 진행한다.피자헛은 기존 US 오리진 제품을 1인 피자로 출시해 혼자서도 즐길 수 있도록 '5메이징 픽업 프로모션'을 준비했다. 메뉴를 S사이즈, 6조각의 M사이즈, 8조각의 L사이즈로 구성했다. 이들은 5000원, 1만원, 1만5000원에 만나볼 수 있다.유통 업계가 이처럼 프로모션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주요 스포츠 경기가 있을 때마다 안주류와 주류 등의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카타르 월드컵이 열린 지난해 11월 유통업체 온·오프라인 매출은 전년 동월보다 8.4% 증가한 14조78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상품군별로 식품 매출이 15% 증가해 두드러지는 증가세를 보였다.업계 관계자는 "스포츠 빅 이벤트에 맞춰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추세”라며 “대회 중간에 황금 추석연휴도 끼어있어 가족들이 다같이 모여 경기를 보면서 즐기는 소비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3.09.26 07:00
스포츠일반

고진영, 세계 여자 스포츠 선수 수입 18위...1위는 오사카 나오미

여자 프로골프 선수 고진영(27)이 2022년 세계 여자 스포츠 선수 연간 수입 순위에서 18위에 올랐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23일(한국시간) 이 내용을 발표하며 고진영의 추정 수입이 580만 달러(74억 4000만원)라고 소개했다. 이는 한국 여자 스포츠 선수 중 1위, 세계 전 종목 선수로 범위를 넓히면 18위에 해당한다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서 활약 중인 고진영은 지난해 이 순위에서도 750만 달러로 6위에 올랐다. 1위는 테니스 선수 오사카 나오미(일본)이다. 추정 수입은 5110만 달러(655억 6000만원)이다. 4년 연속 이 부분 1위다. 2위는 올해 9월 은퇴한 세리나 윌리엄스가 4310만 달러로 이름을 올렸다. 에마 라두카누, 이가 시비옹테그, 비너스 윌리엄스, 코고 고프, 제시카 페굴라 등 10위 안에 테니스 선수 7명이 이름을 올렸다. 3위는 지난 2월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주가를 높인 스키 선수 구아리링(2010만 달러)이다. 체조 선수 시몬 바일스는 1000만 달러를 벌었다. 호주 국적 교포 골프선수 이민지는 730만 달러를 기록했다. 다른 한국 선수 중에는 프로골프 선수 전인지가 570만 달러로 국내 선수 2위, 전체 19위에 올랐다. 안희수 기자 2022.12.23 12:55
스포츠일반

테니스 역사를 쓴 흑진주…'굿바이, 세리나'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42)가 37년의 테니스 여정을 마무리했다. 윌리엄스는 지난 3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US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3회전에서 3시간 5분 접전 끝에 아일라 톰리아노비치(호주)에게 1-2(5-7, 7-6〈7-4〉, 1-6)로 졌다. 윌리엄스가 US오픈 단식 3회전에서 패한 것은 1998년 이후 이번이 24년 만이다. 윌리엄스는 지난달 미국 패션 잡지 보그와 인터뷰에서 은퇴를 시사했다. 이번 대회가 고별전으로 예고되자 빌 클린턴, 타이거 우즈, 마이크 타이슨 등 많은 유명 인사들이 그를 보러 코트를 찾았다. 이날 경기에서 패한 뒤 인터뷰에서 윌리엄스는 다시 경기에 출전할 가능성을 묻는 말에 "그럴 것 같지 않다"며 "정말 오래도록 내 인생을 테니스와 함께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은퇴를) 하게 돼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2017년 딸 올림피아를 출산한 윌리엄스는 둘째를 낳을 계획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윌리엄스 역시 "물론 아직 선수로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새로운 버전의 세리나, 엄마가 되기 위해 준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빈민가에서 태어난 윌리엄스는 아버지의 권유로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와 함께 귀족 스포츠로 여겨지던 테니스에 입문했다. 테니스 역사를 쓴 두 자매를 키워낸 아버지 리차드 윌리엄스의 이야기는 윌 스미스 주연의 '킹 리차드' 영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윌리엄스는 18세였던 1999년 US오픈 여자 단식에서 우승했다. 흑인 선수가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것은 1958년 알테아 깁슨 이후 41년 만이었다. 테니스 여제의 등장을 알린 윌리엄스는 이후 흑인 선수의 아이콘이자 상징으로 자리매김했고 '흑진주'라는 별명을 얻었다. 윌리엄스는 4대 메이저 대회에서 총 23차례나 우승했다. 1960~70년대 마거릿 코트(24회·호주)에 이은 역대 2위 기록이다. 출산 후에도 네 차례나 메이저 대회 결승에 올랐으나 우승을 추가하지는 못했다. 통산 전적은 858승 156패, 승률 84.6%로 역대 4위, 현역 1위에 올라있다. 테니스 선수는 보통 20대 전성기를 보낸다. 하지만 윌리엄스는 30대에도 최정상급 경기력을 자랑했다. 역대 최장 기간 세계랭킹 1위(186주), 최고령 메이저 대회 우승(35세 4개월) 기록을 갖고 있다. 남녀를 통틀어 4명뿐인 커리어 골든 슬램(4대 메이저 대회, 올림픽 금메달)도 달성했다. 선수 시절 상금만 9400만 달러(약 1281억원)를 넘었다. 역대 여자 스포츠 선수 중 1위다. 언니와는 좋은 동반자이자 경쟁자 관계였다. 윌리엄스 자매는 메이저 대회 복식에서만 14차례, 올림픽에서도 3차례나 우승했다. 단식에서는 총 31차례 맞붙어 동생 세리나가 19승 12패로 앞섰다. 그는 "비너스가 없었으면 오늘의 내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코트 밖에서도 영향력을 자랑했다. 윌리엄스는 흑인과 여성 인권 신장에 목소리를 높였다. '골프 황제' 우즈는 "당신은 정말 코트 안팎에서 위대한 존재였다"고 했다. 패션에도 관심이 많아 자신의 의류 브랜드를 론칭했다. 8월 말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최근 1년간 테니스 선수 수입에서 세리나가 3510만 달러(478억원)로 전체 3위였는데, 그의 상금 수입은 10만 달러(1억 3600만원)에 불과했다. 라켓을 내려놓는 세리나는 "나의 모든 건 부모님과 함께 시작됐다. 이 모든 영광을 돌린다"며 "내일은 일단 쉬면서 아마도 딸 올림피아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노래방에 갈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나는 딸도 돌보고, 일도 해야 하는 억척스러운 엄마였다"라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22.09.04 17:33
무비위크

'킹 리차드' 명언의 향연

명언의 향연이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영화 ‘킹 리차드(레이날도 마르쿠스 그린 감독)’는 비너스, 세레나 윌리엄스 자매와 딸들을 키워낸 아버지 리차드 윌리엄스, 그리고 기꺼이 한 팀이 되어준 가족들의 놀라운 실화를 그린다. 둘 다 세계 1위에 오른 비너스, 세레나 윌리엄스 자매는 30차례의 그랜드슬램 단식 우승, 6개의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며 테니스를 떠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인정 받았다. 자매의 아버지는 딸들이 태어나기 2년 전부터 아이들의 인생 전체에 걸친 총 78장의 챔피언 육성계획을 작성했고, 이 꿈이자 예언대로 두 딸을 낳았다. 1999년, 윌리엄스 자매가 립톤 챔피언십(지금의 마이애미 오픈) 결승에서 맞붙었을 때 리차드 윌리엄스가 ‘내가 그랬잖아(I told you so)!’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있었고, 그가 말하고 예견했던 모든 것들이 정확히 실현되었다. 당시만 해도 수입이 없는 흑인 남자와 그의 가족이 부모 중 어느 쪽도 선수 출신이 아닌 와중에 딸들을 세계 최고의 테니스 선수로 키우려 훈련을 시킬 거라는 생각만으로 완전 불가능했기에 비웃음을 샀다. 하지만 리차드와 오라신은 딸들에게 테니스를 가르쳤고, 딸들이 우수한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할 수 있도록 교육했다. 세상의 이목을 받는 부모이자, 남편, 아버지, 또 어린 자녀들과 그들의 성장을 지켜주는 보호자 사이의 균형을 유지했다. 계획을 세운 건 리차드였지만 실현되도록 도운 것은 가족 전원이었다. 킹 리차드의 “계획 없는 삶엔 실패만 있을 뿐(If you fail to plan, you plan to fail)”이라는 말은 현재를 사는 관객들에게도 큰 영감을 전한다. 여기에 영화에는 “세상은 날 무시했지만 너희는 달라 존중 받게 될 거야”, “비너스와 세레나가 세상을 흔들 거야”, “세상에서 가장 강하고 힘세고 위험한 존재는 생각할 줄 아는 여자라고 뭐든 할 수 있다고”, “즐기면서 해” 등 명언집을 방불케 하는 대사들이 등장해 감동을 더한다. ‘킹 리차드’는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각본상, 편집상, 비욘세가 부른 ‘Be Alive’로 주제가상 후보에 올랐다. 킹 리차드 역할의 윌 스미스는 연기 인생 최초로 제75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과 제27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 남우주연상을 수상하고 골든글로브 시상식과 미국 배우 조합상 남우주연상까지 석권해 최초의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을 예고하고 있다. 제57회 시카고국제영화제 관객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로튼 토마토 관객 지수 98%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스포츠를 배경으로 한 가족, 신념, 사랑과 승리에 대한 감동적인 가족 드라마로 따뜻한 가족애와 스포츠 드라마의 감동 공식을 충족시키며 전 세대 관객을 사로잡을 채비를 갖췄다. 김선우 기자 kim.sunwoo1@joongang.co.kr 2022.03.23 10:49
스포츠일반

상금 퀸+후원사만 10개... '여자 골퍼 수입 1위' 고진영

여자 골프 세계 2위 고진영(27)이 전 세계 여자 스포츠 스타 중에서 지난해 가장 많은 돈을 번 순위 6위에 올랐다. 상금 이상으로 다양한 기업들로부터 후원을 받은 게 순위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지난 14일 2021년 여자 스포츠 선수 수입 순위를 발표했다. 이 순위에서 고진영은 총 750만 달러(약 89억1000만원)를 벌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여자 골퍼 중에선 가장 높은 순위였고, 전 종목을 통틀어선 6위였다. 총 5730만 달러(681억원)를 번 여자 테니스 스타 오사카 나오미(일본)가 2019년부터 3년 연속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고진영이 여자 스포츠 선수 수입 톱10에 든 건 처음이다. 한국 선수 중에선 ‘피겨 퀸’ 김연아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 연속 톱10에 들었고, 2014년엔 당시 1630만 달러(167억원)를 벌어 4위까지 오른 적이 있었다. 고진영은 지난해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5승을 거두는 등 좋은 성적을 내 총 상금 350만2161 달러(41억5000만원)를 벌었다. 한국 선수론 처음 LPGA 투어 3년 연속 상금왕을 달성했다. 이외에도 400만 달러 수입을 더 챙긴 것으로 포브스는 추정했다. 포브스는 “골프 인기가 많은 한국 기업들로부터 다양한 후원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의 후원사인 LG전자, 대한항공, 제주 삼다수 등을 함께 언급했다. 골프 선수들은 후원 규모에 따라 모자 전면과 옆면, 골프웨어 상의, 골프백 등에 후원사 로고를 붙인다. 고진영은 여자 골퍼 중에서 단연 상위 클래스에 속한다. 지난해에만 후원사가 10개나 됐다. 필리핀 레저 기업 솔레어가 지난 2020년부터 메인 후원을 하고 있다. 여기에다 포브스가 언급한 기업들과 함께 니콘, 리쥬란 등과도 서브 후원 계약을 맺고 있다. 또 브리지스톤골프(클럽), 아디다스골프(신발), 타이틀리스트(공), LPGA골프웨어(의류) 등 용품 후원을 받고 있다. 지난 10일엔 KTB금융그룹과 추가로 서브 후원 계약을 했다. 고진영의 라이벌로 꼽히는 여자 골프 세계 1위 넬리 코다(미국)는 지난해 590만 달러(70억원)를 번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선수 중에선 9위였다. 한국 기업 한화를 메인 후원사로 둔 코다는 UKG, 타이틀리스트 등 후원사만 10여개로 알려져 있다. 다만 고진영과 코다는 테니스 특급 선수들의 수입엔 미치지 못했다. 오사카 나오미 다음으로 세리나-비너스 윌리엄스(미국) 자매가 각각 4590만 달러(546억원), 1130만 달러(134억원)로 2·3위, 가르비네 무구루사(스페인)가 880만 달러(105억원)로 5위에 올랐다. 톱5에 테니스 선수만 4명이 들었다. ‘체조 스타’ 시몬 바일스(미국)가 1010만 달러(120억원)로 4위에 올랐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2022.01.16 12:32
스포츠일반

'농구황제' 조던·'골프황제' 우즈, 역대 스포츠스타 수입 1·2위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58)과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6·이상 미국)가 역대 스포츠 스타 중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미국 스포츠 비즈니스 관련 전문 매체 스포르티코가 5일(한국시간) 발표한 역대 스포츠 스타 수입 순위에 따르면, 조던은 총 20억5000만 달러(약 2조4323억원)를 벌어 전체 1위에 올랐다. 우즈는 16억60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려 그 뒤를 이었다. 스포르티코는 급여, 상금, 보너스, 후원 계약, 출연 및 초청료, 책이나 기념품 판매 금액 등을 포함해 이 순위를 집계했다. 축구 선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가 11억2000만 달러로 3위, 권투 선수 플로이드 메이웨더(미국)가 10억8000만 달러로 4위다. 그 뒤로는 농구 선수 르브론 제임스(미국)와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가 나란히 10억8000만 달러로 공동 5위에 올랐다.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매니 파키아오(필리핀)가 6억3000만 달러로 18위, 여자 선수는 세리나 윌리엄스(미국)가 4억8000만 달러로 40위 안에 든 것이 가장 높은 순위다. 스포르티코는 또 서로 다른 시대에 활약한 선수들의 수입을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기 위해 올해 6월 기준으로 금액 가치를 조정한 순위도 발표했다. 이 순위에서도 조던은 26억2000만 달러, 우즈는 21억 달러를 기록해 역시 1위와 2위를 지켰다. 다만 3~4위는 골프의 아널드 파머와 잭 니클라우스(이상 미국) 등 은퇴한 옛 선수들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파머가 15억 달러로 3위, 니클라우스가 13억8000만 달러로 4위에 각각 올라 호날두는 5위(12억4000만 달러)로 밀려났다. 배영은 기자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2021.11.05 10:37
스포츠일반

[성호준의 골프 인사이드] LPGA 200승, 국내 투어 세계화 고민할 때

한국이 지난 24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0승을 달성했다. 골프 불모지에서 자란 구옥희는 맨땅에서 헤딩하듯 LPGA 투어에 진출, 1988년 첫 우승을 차지했다. 1998년 박세리는 ‘맨발의 투혼’으로 경제 위기를 겪던 국민에게 희망을 줬다. 2013년 박인비는 골프사에 남을 메이저 3연승을 거뒀다. 2021년 고진영은 혼자 한국의 197~200승을 따냈다. 한국 여성 골퍼들의 노고와 의지에 박수를 보낸다.그들은 한국 골프는 물론, 전 세계 여자골프의 판도를 바꿨다. 한국 최고의 수출품이라는 얘기도 들었다.최근 변화의 움직임도 보인다. 올해 한국 선수들은 LPGA 일반 대회 6승에 그쳤고, 메이저 대회와 올림픽에서는 빈손이었다. 2019년 15승,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에서도 7승(메이저 3승)을 거둔 것과 비교하면 완연한 하락세다.남은 두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도 우하향 그래프가 달라질 것 같지 않다. 전망도 밝지 않다. 올해 LPGA 투어에서 우승한 한국 선수는 3명뿐이다. 박인비는 은퇴를 생각 중이고, 눈에 띄는 젊은 피는 보이지 않는다. 7년 만에 한국 선수가 LPGA 신인왕을 타지 못했다.한국의 유망주들은 LPGA 투어에 시큰둥하다. 이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선수들의 도전정신이 줄었다는 비판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사회가 변했다. 지난 20여년간 한국의 정상급 여자 선수들은 당연히 LPGA에 갔다. 요즘은 개인의 취향이 중요하고 즐기면서 운동하려고 한다.더 중요한 것은 경제적 이유다. 돈은 프로들을 자석처럼 끌어당긴다. 과거 여성 프로들이 LPGA 투어 진출을 갈망한 가장 큰 이유는 미국 투어 총상금이 국내 투어의 10배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에 가면 부자가 될 기회를 얻었다.올해 KLPGA 투어 31개 대회 총상금은 280억원이다. LPGA 투어 상금의 3분의 1 정도다. LPGA에서 뛰는 한국 선수는 세금과 경비를 빼면 수입이 국내 투어에서 뛰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미국에 갔다가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선수들이 국내 투어에 머무는 게 반드시 나쁘진 않다. 한국 선수들은 LPGA 투어에서 200승을 거둠으로써 충분히 실력을 증명했다고 본다. 300승, 400승도 좋지만 이제 서서히 국내 투어를 세계화할 때가 됐다. 세계랭킹 100위 이내에 한국 선수가 31명이니, 여전히 한국이 여자골프의 중심이라고 볼 수 있다.테슬라보다 현대차가 잘 되는 것이 한국인들에 좋다. 현대차가 일자리를 한국에 많이 만든다. 냉정히 보면 LPGA 투어는 다른 나라의 스포츠 단체이고, KLPGA가 한국의 투어다.물론 문을 닫아놓으면 안 된다. 치열한 경쟁을 위해 외국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코스도 가능한 한 길고 어렵게 만들어서 변별력을 높여야 한다. 올림픽, 메이저대회, 인터내셔널 크라운 등 국제대회에서 경쟁력을 증명하지 못하면 한국의 여자 투어는 2류로 떨어지고, 팬들로부터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일본의 경제 버블이 절정이었던 1980년대 남녀 투어 상금이 미국 투어에 육박했다. 선수들이 굳이 미국에 갈 필요가 없었다. 이후 일본 내 경쟁이 느슨해졌고 수준이 급격히 떨어졌다. 2019년 시부노 히나코는 무려 42년 만에 고국에 메이저 우승컵을 안겨줬다. 일본 골프의 ‘잃어버린 40년’이었다.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2021.10.27 08:13
스포츠일반

돈·명예 가졌는데 수퍼스타 왜 우울한가

‘차세대 테니스 여제’ 오사카 나오미(24·일본)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 스포츠 스타다. 최근 4년간 메이저 대회 우승만 네 차례다. 아시아 국적 선수로는 처음 여자 단식 세계 1위에 올랐다. 현재는 2위다. 수입도 어마어마하다. 최근 1년간 6000만 달러(약 670억원)을 벌어 여성 스포츠 스타 수입 1위다. 그야말로 ‘영앤리치(young and rich)’다. 명예와 돈도 모두 가진 오사카가 “우울증을 앓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2018년 US오픈에서 메이저 첫승을 거둔 뒤 우울증 증세로 힘들었다. 원래 내성적인 성격이기도 해서 기자회견이나 인터뷰 등 대외적으로 말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컸다”고 설명했다. 최근 그는 정신 건강을 위해 당분간 코트를 떠나기로 했다. 전성기인 그가 대회에 나가지 않으면 세계 랭킹도, 수입도 급락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그는 휴식을 선택했다. 정신적 고통이 물질적 보상에 따르는 기쁨을 넘어선 것이다. 스포츠 선수의 목표는 대개 실력을 인정받고, 돈을 많이 벌어, 부러움 속에서 사는 것이다. 그런데 극소수만 오를 수 있는 정상에 도달하면 오히려 고통에 직면하는 경우가 있다.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36·미국)는 올림픽 역사상 가장 많은 메달(28개)을 땄다. 그런 그도 알코올 중독과 우울증 치료를 받았다. 그는 2018년 한 정신건강 포럼에서 “선수 생활의 최정점에 섰던 2014년 자살을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메이저리그(MLB)에도 우울증을 호소하는 선수가 제법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뛰었던 야수 드루 로빈슨(29)은 우울증으로 지난해 자살을 시도했고 한쪽 눈을 잃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도 다르지 않다. 2017년 아론 레논(34·번리)은 정신불안 증세로 치료 받았다. 성공할수록 우울증 유병률이 높다. 프로 스포츠선수 심리 상담 전문가인 한덕현 중앙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위로 올라갈수록 경쟁이 치열하고, 성과를 내야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그에 걸맞은 성과를 내지 못하면 우울증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자 테니스의 도미니크 팀(28·오스트리아·4위)은 지난해 US오픈 정상에 올랐다. 로저 페더러, 노박 조코비치, 라파엘 나달을 이을 샛별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무기력해지는 ‘번아웃 증후군’에 빠져 이번 프랑스오픈의 경우 1회전에서 탈락했다. 그는 “메이저 대회 우승 이후 공허했다. 승리해야 한다는 동기 부여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스웨덴 테니스의 ‘전설’ 마츠 빌란데르는 “선수가 승리하고 싶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면 이는 우울증”이라고 말했다. 오사카처럼 우울증을 공개한 건 그나마 다행이다. 유명 선수일수록 경쟁자 등에게 얕보이지 않기 위해서 또는 강인한 이미지를 지켜내려고 우울한 기분이나 불안한 멘털을 감춘다. 펠프스는 “우울증을 공개하면서 올림픽 금메달 획득 때보다 더 큰 힘을 얻었다. 문제를 감추려 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스포츠 선수 멘털 관리 방향도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스포츠 심리 상담’이라고 하면 경기를 앞두고 불안감을 다스리는 법, 경기력 향상을 위한 마음가짐 등을 알려주는 것이었다. 최근에는 정신건강을 근본적으로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한덕현 교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도 스포츠 선수의 우울증 문제를 중요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단순한 불안증세가 심각한 우울증으로 넘어가는 순간은 선수 자신이 직관적으로 안다. 잠을 못자고, 식욕은 사라지고, 경기력이 떨어진다. 그럴 때 주저없이 전문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2021.06.11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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