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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하이파이브’ 빌런된 박진영…“영생진영 연기神강림” [무비로그③]

일찌감치 ‘연기돌’ 타이틀을 떼고 배우로 자리매김한 박진영이 신작 ‘하이파이브’를 통해 첫 빌런의 탈을 썼다. 캐릭터에 구애받지 않는 탄탄한 연기력과 거리낄 것 없는 도전 정신으로 배우로서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평이다. 오는 30일 개봉하는 ‘하이파이브’는 장기이식으로 우연히 각기 다른 초능력을 얻게 된 다섯 명이 그들의 능력을 탐하는 자들과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코믹 액션 활극이다. 박진영은 극중 능력을 탐하는 자, 영춘을 연기했다.◇“영생영춘 새신강림”…사이비 교주 열연영춘은 췌장 이식 후 젊음을 흡수할 수 있는 초능력을 얻게 된 사이비 종교 새신교 교주다. 죽음 앞에 무력하던 과거의 모습을 완전히 지우고 새롭게 태어난 인물로, 겉으론 사람들의 영혼을 구원하겠다 외치지만 속으론 온 세상을 쥐락펴락할 ‘영생’만을 꿈꾼다. ‘신의 뜻’이 아닌 ‘신이 되는 것’을 택한 그는 박진영의 말마따나 “욕심이 드글드글한 인물”이다. 영화의 메인 빌런이지만, 박진영이 등장하는 건 이야기가 중반을 넘어선 후다. ‘젊음을 흡수한다’는 설정 아래 원로 배우 신구와 영춘을 나눠 가진 까닭이다. 물론 스크린 장악력은 분량과 무관하다. 박진영은 등장과 동시에 시선을 집중시키며 극 한 가운데 안착한다. “아버지 젊었을 때 미남이라고 했냐 안 했냐”란 그의 첫 대사처럼 잘생긴 외모 덕도 있지만, 이보다 선행되는 건 안정적인 연기다. 박진영은 신구의 어조와 손짓을 자신의 색으로 이식하며, 접점이라고는 없는 두 영춘을 매끄럽게 연결시킨다. 교주로서 모습은 더없이 흥미롭다. 박진영은 통상 매체에서 그려지는 교주와는 달리 주황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의자에 몸을 뉜 채 신도들을 마주한다. 어딘가 믿음직스럽지 못한 MZ교주에 의심이 일 때쯤, 박진영은 “영생영춘 새신강림”을 외치며 교주의 역할을 시작한다. 광기보다는 탐욕에 가까운 눈으로, 믿음을 토해내며 신도와 관객을 홀린다. 클라이맥스에 치달으면서 이어지는 난도 높은 액션신이나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상의 탈의신 또한 일반적인 교주에게서는 볼 수 없는 모습으로, 박진영의 활약과 색채가 돋보이는 지점들이다. 메가폰을 잡은 강형철 감독은 “사실 빌런이 저렇게까지 잘생길 필요는 없다. 하지만 기왕 저렇게 생긴 거 어쩔 수 없었다”면서도 “박진영은 굉장한 노력파 배우다. 마치 영춘 역을 위해 태어난 것처럼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들기 위해 열심히 준비했고 멋지게 소화해 줬다”고 극찬했다. ◇첫 빌런 도전, 만인의 ‘남주’에서 악의 얼굴로영춘은 박진영이 처음 도전하는 빌런이란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여느 연기돌이 그렇듯 박진영 역시 연기를 시작한 후 아이돌(그룹 갓세븐)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는, 완벽의 근사치에 있는 역할들을 주로 도맡았다. 여기에 뭇 소녀들을 설레게 했던 말간 얼굴이 더해지며 배우 행보에 첫 번째 방향성을 제시했다. 박진영은 그렇게 훈훈한 외모와 잘 쌓아온 이미지를 경쟁력으로 다수의 멜로물에 연이어 기용됐다.대표적으로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2’에서는 매사 다정함을 잃지 않는 애인이었고, 근작 ‘마녀’에서는 사랑하는 사람을 구원하기 위해 험난한 여정을 자처하는 순애보였다. 현재 방송 중인 ‘미지의 서울’에서는 무뚝뚝하지만 따뜻하고 세심한 ‘남사친’으로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박진영은 본인만의 차분한 리듬으로 각 캐릭터를 구현하며 ‘여심 사냥’이란 멜로물 남주의 과제를 착실히 수행했다.프레임 안 시간들을 하나의 이미지로만 소비한 것도 아니다. 박진영은 드라마 ‘드림하이2’부터 ‘푸른 바다의 전설’, ‘사이코메트리 그녀석’ 등을 거치며 차근차근 연기 반경을 넓혀갔다. 입대 전 선보인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은 그 정점에 있는 작품이었다. ‘악마판사’에 이어 또 한 번 1인 2역에 도전한 박진영은 이전의 지적인 이미지를 지우고 처절한 복수자가 됐다. 다정했던 눈빛에는 독기와 분노, 두려움이 형형하게 일렁였다. 본 적은커녕 상상한 적도 없는 박진영의 얼굴이었다.같은 맥락에서 이번 ‘하이파이브’ 역시 박진영의 배우 커리어에 또 다른 활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진영은 단순 악인을 넘어, 현실에서 동떨어진 감정 연기, 1인 2역을 능가하는 2인 1역 등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자신의 무한 내공을 스스로 입증해 냈다.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박진영은 기본적으로 가능성 무한한 친구다. 특히 어떤 감정이 던져졌을 때 반응이 굉장히 자연스럽다. 아주 섬세하게 반응하고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도 표현해 낸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충분히 공감하고 그 정서 속에 있는 것”이라며 “연기적 재능이 탁월하다는 의미”라고 평했다.이어 “초기에는 팬덤을 이용한 작품들을 많이 했지만, 이제는 액션 등으로 자연스럽게 장르와 캐릭터를 확장하고 있다. 같은 멜로라도 인물이 입체적이고 감정선이 섬세해지고 있다”며 향후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5.28 08:00
영화

고담 권력 전쟁 시작…HBO 걸작 ‘더 펭귄’, 쿠팡플레이서 공개

‘더 펭귄’이 쿠팡플레이를 통해 국내 시청자들과 만난다. ‘더 펭귄’은 콜린 파렐이 오즈 코브로 열연한 8부작 DC 스튜디오 시리즈로, 영화 ‘더 배트맨’의 세계관을 공유한 범죄 드라마다. 워너브러더스 픽쳐스의 글로벌 흥행작 ‘더 배트맨’의 서사를 이어가는 드라마는 혼란에 빠진 고담시에서 벌어지는 범죄 권력 투쟁을 그린다.‘더 펭귄’은 고담시를 무대로, 오즈왈드 오즈 코블팟의 권력과 지배를 향한 집요한 야망을 따라간다. 혼란과 공백 속에 빠진 도시에서 오즈 코브는 범죄 제국을 세울 기회를 포착하고, 무자비하고 치밀한 전략가로서 암흑가의 정점에 오르기 위한 위험한 여정을 시작한다.‘더 펭귄’은 쇼러너 로렌 르프랑의 총괄 개발 아래 제작됐으며, DC의 대표 캐릭터 밥 케인과 빌 핑거 창작을 기반으로 한다. 제작은 6th & Idaho 프로덕션, 딜런 클락 프로덕션, 워너브러더스 텔레비전이 공동으로 맡았다. ‘더 펭귄’은 미국 현지 공개 후 탄탄한 스토리텔링으로 빠르게 주목을 받았다. 시즌이 진행될수록 시청률은 꾸준히 상승했고, 강한 임팩트를 남긴 피날레는 팬들과 평단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현지 매체들 역시 “빠르고 세련된 전개, ‘배트맨’ 없이도 숨막히는 작품(더 가디언)”, “DC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는 ‘더 펭귄’(포브스)”, “압도적인 몰입감을 안겨주는 콜린 파렐의 연기가 진정으로 뛰어난 작품을 만들어냈다(SFGATE)”고 호평했다. 로튼 토마토 신선도 지수는 95%, IMDb 점수는 8.7점을 기록 중이다.배우들 열연도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더 펭귄’으로 골든 글로브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콜린 파렐은 매일 3시간 이상의 특수 분장을 소화하며 본래의 얼굴을 완전히 지우고 캐릭터에 몰입했다. 그는 “거울을 봤을 때 내 모습이 사라진 느낌이었고 그게 캐릭터 몰입에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크리스틴 밀리오티 역시 광기와 슬픔이 공존하는 복잡한 감정선을 완벽히 소화, 팽팽한 대립 구도를 완성하고 고담의 세계관을 한층 더 확장했다.한편 ‘더 펭귄’ 시즌 1의 모든 에피소드는 오직 쿠팡플레이에서만 시청할 수 있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5.26 12:38
영화

‘바이러스’ 배두나 “나홀로 김윤석 영화제 개최…기발하고 대단해” [인터뷰①]

배우 배두나가 김윤석에 존경심을 표했다.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는 영화 ‘바이러스’에 출연한 배두나의 인터뷰가 진행됐다.이날 배두나는 작품 출연의 첫 번째 이유로 김윤석을 꼽으며 “처음 선배랑 연기 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게 영화 ‘암수살인’을 봤을 때다. 거기서 주지훈이 굉장히 편안하게 연기를 했다. 배우들은 알겠지만, 그건 상대가 그 분위기를 받쳐줘서 가능한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배두나는 “그때 저분에 대한 궁금증, 같이 해보고 싶은 마음이 되게 커졌다”며 “같이 연기해 보니까 너무 기발했다. 애드리브나 대사를 조금씩 바꿀 때도 굉장히 기발했다. 짱이었다. 기막히게 짚으시고 작품을 보는 눈도 다르셨다. 해석하는 거냐 방향성에 대한 판단이 정확했다”고 치켜세웠다.배두나는 또 “사실 작품 들어가기 전에 홀로 김윤석 영화제도 했다”며 “열몇 편의 영화를 봤다. 하루에 세 편씩 쫙 봤다. ‘1987’처럼 딥하고 어두운 작품도 있지만, 가벼운 작품도 있었다. ‘거북이 달린다’는 너무 좋았다. 선배님의 코미디 계보가 있다. 그 하이 코미디가 제 취향”이라고 덧붙였다.한편 ‘바이러스’는 이유 없이 사랑에 빠지는 치사율 100% ‘톡소 바이러스’에 감염된 택선이 모쏠 연구원, 오랜 동창, 그리고 치료제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전문가까지 세 남자와 함께하는 예기치 못한 여정을 그린다. 오는 5월 7일 개봉.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4.30 11:15
드라마

‘귀궁’ 작가 “육성재 애드리브, 김지연 눈빛 좋아…케미 사랑스러워”

SBS ‘귀궁’의 윤수정 작가가 육성재, 김지연, 김지훈의 열연에 최고의 만족도를 드러냈다.오는 18일 오후 9시 50분, ‘보물섬’ 후속으로 방송되는 SBS 새 금토드라마 ‘귀궁’은 영매의 운명을 거부하는 무녀 여리와 여리의 첫사랑 윤갑의 몸에 갇힌 이무기 강철이가 왕가에 원한을 품은 팔척귀에 맞닥뜨리며 몸과 혼이 단단히 꼬여버리는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다. 드라마 ‘철인왕후’, ‘최고다 이순신’, ‘각시탈’, ‘대조영’ 등을 연출한 윤성식 감독과 드라마 ‘왕의 얼굴’, ‘발칙하게 고고’를 집필한 윤수정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또 배우 육성재(윤갑/강철이 역), 김지연(여리 역), 김지훈(이정 역)이 호흡을 맞춰 기대를 모으고 있다.첫 방송을 앞두고 윤 작가는 “첫 아이디어는 공동 집필로 참여했던 작품 ‘왕의 얼굴’을 하면서 얻었다. 당시 보았던 자료를 통해 ‘궁에는 한 많은 귀신들이 많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 간직했던 아이디어 한 줄이 5년 전쯤 기획을 시작한 ‘귀궁’의 첫 시작이 되었다”고 탄생 배경을 밝혔다. 또한 “‘이무기와 무녀의 육신 쟁탈 혐관 로맨스’는 오컬트 요소가 있는 사극을 어떻게 하면 대중적으로 재미있게 풀어낼 수 있을까 고민하는 과정에서 떠올린 설정”이라고 설명했다.‘귀궁’은 혐관(혐오관계) 로코부터 궁중 암투, 퇴마 판타지 등 풍성한 장르적 재미를 담은 작품이다. 이에 대해 윤 작가는 “각 장르 사이의 밸런스를 균형감 있게 맞추는 것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다”며 “특히 로코와 오컬트가 물과 기름처럼 잘 섞이기 힘든 장르들인데, 이 두 장르를 이질감 없이 긴밀하게 연결하는 구조를 만드는 게 기획 초기 가장 큰 목표였다”고 밝혔다.윤 작가는 ‘이무기 강철이’를 비롯해 작품에 등장할 ‘외다리귀신’, ‘수살귀’ 등 귀물들에 대한 공부 과정도 전했다. 윤 작가는 “개인적으로 자료들을 보고 그 행간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엮어 나가는 과정들을 무척 좋아한다. 영감을 받은 책과 영화들은 무수히 많지만 그중 대표적으로 ‘어우야담’, ‘성호사설’, ‘천예록’ 등과 같은 고전들을 통해 1차적으로 소재를 얻었다. 특히 ‘어우야담’ 속 ‘키가 팔척에 달하는 팔척귀라는 귀신이 궐에 있었다’는 대목을 읽으며 구체적인 이야기로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훌륭한 다큐 영화들인 ‘영매-산 자와 죽은 자의 화해’, ‘사이에서’, ‘만신’, 김금화 만신님의 자서전 등을 통해 무속에 대한 기본적인 공부를 하고 여리의 전사와 캐릭터를 세공해 나갈 수 있었다. 이 밖에도 로렌 켄달의 ‘무당, 여성, 신령들’과 같은 저서들, 그리고 전통문화학교 수업을 통해서도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전했다.윤 작가는 “윤갑(강철이)과 여리는 연기하기 굉장히 어려운 인물들이다. 윤갑은 1인 2역이자 코미디와 액션은 물론 깊은 감정 연기까지 다양하게 보여줘야 하고, 여리 역시 악귀를 상대하는 히어로적 카리스마와 로코 장르에 맞는 사랑스러움도 함께 갖춰야 한다. 편집본을 보니 육성재, 김지연 배우가 정말 찰떡같이 잘 소화해 주셨더라”라며 흡족함을 드러냈다.또한 “육성재의 깨알 애드리브와 코믹 연기에 빵빵 터졌다. 개인적으로 코믹 연기뿐 아니라 악신의 서늘한 눈빛 연기를 할 때도 정말 좋더라. 연기의 폭이 넓어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다. 김지연은 눈빛이 참 깊고 좋다. 한 많은 사연과 깊은 속내를 눈빛에 잘 담아내 감탄하며 봤다. 실제로 만나면 참 여리여리한 배우인데 화면을 꽉 채우는 강단 있는 모습에 놀라기도 했다”고 말했다. 윤 작가는 “감독님께서 일전에 ‘두 배우의 케미가 참 좋다, 두 사람이 함께 있는 모습을 화면상에서 자꾸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하셨는데 저 역시 동감이다. 두 배우가 함께 만드는 장면들이 참 사랑스러웠다”고 밝혀 두 배우의 열연에 기대를 높였다.김지훈 배우에 대해서는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듣고, 전체 스토리에서 왕의 비중을 늘렸다. 그리고 연기적인 부분에 대해선 일절 걱정 없이 마음 놓고 집필했다”며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윤성식 감독에 대해서도 “난도 높은 액션신과 더불어 다양한 장르가 섞인 작품이다 보니 현장에서 모두 정말 고생 많이 하셨다고 들었다. 촬영 기간 내내 폭염과 한파까지 이어져 걱정이 많이 됐다. 그럼에도 윤성식 감독님께서 항상 대본 재미있다고 말씀해 주시며, 제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방향성을 끝까지 믿고 지지해 주셨다. 감독님과의 회의를 통해 부족한 대본을 좀 더 보강해 나갈 수 있었고, 많이 의지했던 것 같다”고 감사를 표했다.SBS 새 금토드라마 ‘귀궁’은 오는 18일 금요일 오후 9시 50분에 첫 방송된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5.04.14 08:48
드라마

성동일→차강윤…‘협상의 기술’ 주연부터 조연까지 꽉 채웠다

주연부터 조연까지 공백이 없다. ‘협상의 기술’이 공감을 자아내는 캐릭터와 배우들의 리얼한 연기로 시청자를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JTBC 토일드라마 ‘협상의 기술’은 11조원의 부채를 갚아야 하는 산인그룹을 구하러 온 협상 전문가 윤주노(이제훈)와 그 팀의 활약상을 담은 드라마다. 지난달 8일 1회 3.3%로 출발해 가장 최근 방영한 10회는 8.8%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오는 13일 방영 예정인 최종회에서는 10% 돌파도 예상된다. 흥행 요인으로는 주인공 윤주노를 역을 맡은 이제훈을 비롯해, 성동일, 장현성, 김대명, 안현호, 차강윤 등 조연급 배우들까지 빼놓을 것 없는 열연이 있었다는 평을 얻고 있다.◇ 김대명→차강윤, 최강 호흡 보여준 M&A팀‘협상의 기술’은 산인그룹 M&A팀 팀장인 윤주노와 팀원들이 M&A(인수 합병)를 성공시키는 과정이 에피소드 형식으로 전개된다. 윤주노를 중심으로 변호사 오순영(김대명), 과장 곽민정(안현호), 인턴 최진수(차강윤) 등 4명이 팀을 이뤄 의기투합하는데, 각각의 역할을 수행하는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높다.협상 전문 변호사를 오순영을 연기한 김대명은 변호사를 떠올릴 때 일반적으로 생각나는 까칠함, 냉철함이 아닌 유순하고 푸근한 인상으로 표현하며 차별화된 캐릭터를 만들어 냈다. 윤주노가 팀의 리더로서 M&A의 방향성을 정하고 협상을 매듭짓는 해결사 역할을 한다면, 오순영은 법적으로 검토해야 할 계약 조항 등을 짚어내는 중간 관리자를 담당했다. 김대명은 ‘소송보다는 합의가 좋다’는 게 모토인 캐릭터를 유머러스함으로 소화, 화기애애한 팀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역할을 탁월하게 해냈다.‘협상의 기술’은 신예들의 활약도 눈부시다. 수와 암산에 능하며 최고의 업무 능력을 가진 곽민정은 겉으로 보면 차갑지만 내면엔 상대방을 생각하는 깊은 마음도 가진 ‘겉차속따’(겉은 차갑고 속은 따뜻한) 같은 캐릭터. 안현호는 MBTI의 이른바 ‘극 T(이성적) 성향’이라고 할 수 있는 곽민정을 밋밋한 표정과 정적이고 차분한 말투로 표현, 시청자의 공감을 자아낸다. 때론 감정이 너무 없어 다소 매정하게 느껴지는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는, 밉지 않은 인물로 만들어 낸 건 실제 현실에서도 있을 것만 같은 안현호의 리얼한 연기 덕이란 반응이다. M&A팀의 막내 최진수를 연기한 차강윤은 똑똑하지만 때론 실수도 하는 사회초년생의 어리숙함을 맑고 순수함이 느껴지는 이미지로 소화해 냈다. 왼손 네 번째 손가락에 반지를 낀 윤주노에게 “혹시 결혼을 하셨냐”고 사적인 질문도 냉큼 해버리는 젊은 패기를 차강윤은 눈치를 보면서도 궁금해 죽겠다는 생각이 시청자가 고스란히 느껴지게 현실적인 연기로 캐릭터를 빚어낸다.◇ 코믹함 내려놓은 성동일, 명품 조연 재증명한 장현성배우 성동일은 ‘협상의 기술’에서 가장 이미지 변신이 두드러진 연기를 선보였다. 예능 출연과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 등에서 선보였던 익살스럽고 코믹한 이미지는 내려놓고 카리스마 넘치는 회장님으로 변신했다. 성동일은 극중 산인그룹 회장 송재식 역을 맡아 윤주노의 예측불허 M&A 전략을 믿고 밀어주는 무게감 있는 연기를 펼쳐냈다. 장현성은 윤주노로 인해 자리가 위태해진 산인그룹 CFO 하태수를 연기하며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윤주노의 M&A를 뒤에서 조용히 방해하는 공작을 펼치는 인물로, 장현성은 거래처에게 아부하는 사업가의 모습과 은은하게 느껴지는 졸렬함을 섬세한 연기로 풀어내며 ‘명품 배우’라는 수식어를 재증명했다. 철두철미한 윤주노가 갈피를 못 잡을 때 멘토로서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산인그룹 CCO 이상무를 연기한 배우 오만석은 혜안이 느껴지는 인자한 인상으로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극에 따뜻함을 불어넣는 역할을 해냈다.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주인공을 비롯한 다른 배우들의 연기가 전반적으로 매우 탄탄하고 준비가 잘 된 작품이다. 많은 인물이 등장하는데 짧게 등장하는 조연들도 기억에 남는다”며 “특히 윤주노와 한몸처럼 움직이는 M&A팀의 조합이 좋았고, 무엇보다 안현호, 차강윤 배우는 신인급임에도 차분하게 자기 역할들을 잘 해냈다”고 짚었다.강주희 기자 kjh818@edaily.co.kr 2025.04.11 06:05
영화

공개 3일 만 글로벌 1위…연상호 감독 “시대가 잉태한 ‘계시록’…연니버스 벗어나야죠” [IS인터뷰]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사회니까 지금 같은 일들이 일어나는 거겠죠. 우연찮게 ‘계시록’ 공개가 시국과 겹쳤지만 정확하게 ‘이 시대가 잉태한 작품’이라고 요즘 느낍니다.”지극히 연상호 감독답게 욕망과 신념에 관해 이야기한다. 다만, 짧고 굵게 여운을 남긴다. 그의 새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이 공개 3일 만에 글로벌 시청자를 사로잡으며 넷플릭스 영화(비영어) 부문 글로벌 1위(21~23일 집계)를 차지했다. 공개에 맞춰 일간스포츠와 만난 연상호 감독은 “넷플릭스를 켠 시청자가 ‘누구 작품 볼까?’ 하다가 제 걸 보고 싶을 때, 그간 다뤄온 종교나 스릴러의 요약 버전이 있으면 좋겠단 생각으로 접근했다. 그래서 ‘연니버스(연상호 유니버스) 응축판’이라 표현했다”고 말했다.연 감독이 최규석 작가와 함께 연재한 동명 만화(2022)를 원작으로 하는 ‘계시록’은 실종 사건의 범인을 단죄하는 것이 신의 계시라 믿는 목사(류준열)와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실종 사건 담당 형사(신현빈)가 각자의 믿음을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연 감독은 “사실 찬반이 갈릴 수 있는 내용이다. 아주 대중적인 작품은 아닐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극장 개봉도 고려했으나 당시 경직화된 투자 상황에선 실험적일 수 있는 프로젝트를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았다. 그러던 중 넷플릭스 코리아가 추구하는 다양한 장르 니즈에 ‘계시록’이 부합했던 것 같다”고 공개 배경을 설명했다.연 감독은 앞서 ‘지옥’ 시리즈를 비롯해 ‘선산’, ‘기생수: 더 그레이’, 영화 ‘정이’를 선보여 ‘넷플릭스의 아들’이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이와 관련 그는 “제 이름이 넷플릭스와 작업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모르겠으나 방향성이 맞는다면 협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계시록’은 공개 첫 주 570만 시청 수를 기록하며 스페인,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일본, 인도네시아 등 세계 39개국 10위권에 안착했다. ‘그래비티’로 알려진 거장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했다는 점도 초반 화제성에 한몫했다.연 감독은 알폰소 쿠아론 감독과의 논의는 넷플릭스 행 이전부터 이뤄졌다며 “기획 단계부터 마지막 홍보 마케팅까지 크리에이터의 비전을 중시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 연기나 기법 하나하나도 재밌게 본 것 같더라. 특히 이번 후반부 롱테이크 신에 대해 ‘카메라가 의지가 없이 흘러가는 게 좋았다’고 했다”고 떠올렸다. “사실 이 영화처럼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게 종교만의 문제는 아닐 거예요. 넷플릭스조차 보고 싶은 ‘당신의 취향을 찾아보세요’ 하잖아요. 다양성보단 개별성, 자신만의 앵글대로 보려는 세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실감했죠. 점점 개개인의 취향이 중요해지다 보니 대중예술을 하는 사람으로선 고민이 많습니다.”‘돼지의 왕’으로 알려졌듯 독립 애니메이션 베이스를 가진 연 감독은 실사영화 ‘부산행’으로 천만 관객을 맛본 뒤 상업성에 대해서도 고민했다고 한다. 그러나 연 감독이 깨달은 건 “흥행은 창작자 개인의 능력이나 운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사회 분위기나 극장 상황, 대중의 니즈가 맞아야 하며 예측할 수 있는 게 아니다”는 것이다.그렇기에 연 감독은 틀에 얽매이지 않는 다양한 매체로 시선을 넓혔다. 최근 경쟁자는 ‘유튜브’라고 생각하며 저예산 시리즈에 도전하고 싶다는 꿈도 들려줬다. “초등학생 딸아이와 요즘 유튜브를 같이 보는데 ‘싸게 만들었는데 재밌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영화도 예산을 적게 들여 아는 사람들끼리 유튜브처럼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해서 차기작을(‘얼굴’) 시도해 본 거예요.” 다작하는 ‘K장르의 아버지’로도 불리는 연 감독은 “아이디어를 대하는 태도가 중요한 것 같다. 영화를 오래 하기 위해선 추구하는 바가 다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창작 원동력을 밝혔다. 다만 연 감독은 “제가 가진 욕망을 비틀 수 있는 계기를 다양하게 마련 해두는 편이다. 그렇지 않으면 하나의 생각에만 사로잡히게 된다”며 “올해 선보이는 작품들은 그런 계기들을 찾고자 수년 전부터 생각해 왔던 작품들”이라고 귀띔했다.“호평하시는 분도 제 모든 작품을 다 호평만 하지는 않거든요. 여러 작업을 하는 게 ‘연상호의 다양성’ 방증이겠다 싶어요.”한국형 좀비물의 시초격인 ‘부산행’, 고지와 지옥 사자라는 설정으로 죄와 벌에 대한 믿음을 비튼 ‘지옥’ 등 한국 사회의 어두운 화두를 날카롭게 비튼 세계관을 선보여 ‘연니버스’라는 색채를 갖게 된 연 감독이다. 그러나 그는 “웬만하면 기존 제 방식과 다른 방식으로 만들고 싶다. 그래서 넷플릭스에서 나올 제 다음 작품도 일본 연출자·배우진과 함께하는 작품이다. 신선한 환경도 새로운 계기가 되어 준다”고 의외의 답을 들려줬다.“저는 제 틀 안에서 탈출하고 싶지 ‘연니버스’라는 성을 견고하게 하고 싶진 않아요. 진짜 성도 아니지 않습니까. (웃음).” 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3.27 05:35
영화

‘계시록’ 연상호 감독 “류준열, 질문이 버릴 게 없더라” [인터뷰①]

연상호 감독이 류준열과 처음 작업한 소감을 밝혔다.2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서울에서는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영화 ‘계시록’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 인터뷰가 진행됐다.이날 연 감독은 “류준열 배우는 아주 작은 것 하나, 걸음걸이 이런 것조차 생각을 많이 한다. 하나부터 열까지, 그 이상까지도 본인이 하는 연기에 대한 의심을 끊임없이 하는 배우다. 영화를 대하는 태도가 정말 진지하고 고민을 많이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류준열이 계단에서 넘어지는 방식까지 고민했다고 덧붙이며 연 감독은 “에너지나 몰입도, 작품을 해석 해나가는 방향성도 좋다. ‘계시록’ 첫 미팅부터 ‘제가 질문이 좀 많은 편인데 괜찮으시냐’고 물었는데 질문도 좋았다”며 “구체적이고 왜 이런 고민을 하는지를 명확하게 묻다 보니, 류준열 배우의 질문들이 버릴 게 없었다. 면피하지 않고 답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같이 영화의 톤을 찾아나가기 편했다”고 치켜세웠다.한편 ‘계시록’은 실종 사건의 범인을 단죄하는 것이 신의 계시라 믿는 목사(류준열)와 죽은 동생의 환영에 시달리는 실종 사건 담당 형사(신현빈)가 각자의 믿음을 쫓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연 감독이 지난 2022년 최규석 작가와 함께 연재한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3.24 11:02
영화

장재현 감독 “모든 면 퀄리티 좋아”…오컬트 애니메이션 ‘퇴마록’ 메가토크 성료

한국 애니메이션 ‘퇴마록’이 K오컬트 천만 영화 ‘파묘’ 장재현 감독의 극찬을 받았다.지난 7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장재현 감독과 함께 ‘퇴마록’ 메가토크 GV행사가 진행됐다. GV에 앞서 장재현 감독은 “국산 장편 애니메이션을 극장에서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각보다 흔치 않다. ‘퇴마록’은 완성도와 캐릭터 연기, 음악, 컷 연출 등 작품의 퀄리티가 좋아서 신나는 마음으로 봤고 오늘 메가토크를 통해 이런 연출적인 부분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다”고 운을 뗐다.이날 장재현 감독은 “극 중 인물을 다루는 방식에서 김동철 감독이 캐릭터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볼 수 있다. 장르를 떠나 캐릭터를 관객에게 보여주는 방식이 굉장히 성의 있고 공을 들였다는 게 느껴졌다”라며 인상 깊게 본 연출 포인트를 짚었다. 이에 대해 ‘퇴마록’을 연출한 김동철 감독은 “캐릭터들의 서사와 이입을 위해서 가장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라고 중점적으로 고민하고 연출한 부분에 대해 밝혔다. 또한 장재현 감독은 “오프닝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해동밀교’만의 의식을 거행하는 장면은 과장되지도 않고 영화적으로 잘 표현했던 장면이어서 참 좋았다”고 치켜세웠다. 김동철 감독은 “오프닝에서 이 영화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관객들에게 임팩트 있게 전달하고 싶었다. ‘해동밀교’라는 생소한 공간에서 일어나는 이 사건을 담백하고 심플하지만 충격적이게 그렸다”며 제작 비하인드를 전했다. 한국형 오컬트 요소도 유심히 본 장재현 감독은 “‘박신부’와 ‘장호법’이 편의점에서 캔커피를 마시며 이야기하는 것이 말그대로 우리나라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고 호평했다. 이어 김동철 감독은 직접 의도한 코미디 포인트부터 오프닝 고주파음의 비밀과 엔딩의 연출까지 다채로운 비하인드를 공개하며 풍성한 시간을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김동철 감독은 “앞으로도 후속편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할 테니 여러분들도 사랑과 응원, 그리고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라며 제작 의지를 밝혀 관객의 박수를 받았다.한편 ‘퇴마록’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퇴마사들이 절대 악(惡)에 맞서는 대서사의 시작을 담은 오컬트 블록버스터 애니메이션이다. 이우혁 작가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3.11 15:00
영화

‘로비’ 하정우 “전체 리딩만 10배 이상 진행”…제작기 영상 공개

‘로비’의 제작 비하인드가 공개됐다.배급사 쇼박스 측은 10일 영화 ‘로비’의 ‘로비 프로젝트 제안’ 영상을 공개했다. ‘로비’는 연구밖에 모르던 스타트업 대표 창욱(하정우)이 4조 원의 국책사업을 따내기 위해 인생 첫 로비 골프를 시작하는 이야기다.이번에 공개된 영상은 사업 제안 프레젠테이션 콘셉트 아래 배우들의 소감과 비하인드를 비롯한 프로덕션 과정이 담겼다. 먼저 주연 배우 및 감독으로 활약한 하정우는 “배우들하고 전체 리딩도 다른 작품들 하고 달리 거의 한 10배 이상 진행했다”고 밝혔다. 창욱의 조력자 김이사로 분한 곽선영은 “본인이 연기하고 나서 스스로 컷을 외쳐야 되는 감독님의 모습을 볼 때 재밌었다”며 연출가와 배우 역할을 동시에 소화한 하정우의 도전을 치켜세웠다. 이어 골프장 대표 사모님 다미 역의 차주영은 “하정우 표 코미디를 좋아하던 팬으로서 (이번 작품에) 참여하고 싶었다”, 로비 알선 기자 박기자 역의 이동휘는 “‘로비’는 감독님의 전작인 ‘롤러코스터’의 DNA가 담긴 작품이다. 감독님은 저의 상태와 저의 어떤 방향성, 다음 스텝까 지도 다 내다보고 계셨다”며 연출가 하정우에 대한 남다른 팬심과 믿음을 드러냈다. 하정우 감독이 직접 밝힌 배우들 캐스팅 이유도 확인할 수 있다. 하 감독은 “대사의 말맛이 살아있는 작품인 만큼 템포감 있는 대사 전달력은 물론 배우들 간의 연기 호흡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배우를 캐스팅해야 했다”며 “각 배우 이면의 모습과 신선함에 집중했다”고 짚었다.한편 ‘로비’는 오는 4월 2일 개봉한다.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2025.03.10 10:59
뮤직

[IS인터뷰] 마션, ‘달끝’에서 마주한 인연 그리고 아버지 박근형

“지쳐가는 힘든 현실을 벗어나, 동화 같은 사랑 이야기를 써 보고 싶었어요.”남성 그룹 멜로브리즈 출신 가수 겸 작곡가 마션(윤상훈)이 6년 만에 신보로 컴백했다. 마션은 지난달 14일 싱글 ‘달끝’을 발표하고 자신의 본업이자 ‘꿈’인 음악으로 돌아왔다. 드라마, 연극 등 연기 활동과 육아를 병행하는 ‘멀티테이너’이자 ‘슈퍼맨’으로 바쁜 일상을 이어온 그 스스로 몇 년을 기다려 온 숙원인 듯 모처럼 내놓은 신곡이라 애정도, 깊이도 남다른 작품이다. “코로나 때 곡을 많이 썼어요. 제가 육아를 하다 보니 창작 작업을 할 시간이 없었는데, 새벽 시간을 활용하는 미라클 모닝 루틴 권유를 받아 새벽 4시에 일어나 애들 일어나기 전까지 곡을 써왔죠. 그러던 중 2년 전, 연극 연습을 하고 집에 돌아오던 길에 보름달을 보다가 영감을 받아 늑대인간 이야기를 모티브로 달에 대한 가사를 썼어요.”그 때 탄생한 곡이 바로 ‘달끝’이다. 대중에게 익숙한 드뷔시의 ‘달빛’을 도입부에 차용해 강렬한 인상을 준다. 피아노 베이스 위에 담긴 마션의 담담하면서도 유려한 보컬이 인상적인 곡이다. 마션은 최근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달끝’의 시작부터 ‘생각보다 판이 커진’ 뮤직비디오까지 작업 과정을 상세히 소개했다.그는 “처음엔 잔혹동화로 만들고 싶었지만, 주변에서 ‘뮤직비디오니까 다시 보고 싶게 만드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많이 제시해 처음 기획의도에서 바꿔 나간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뮤직비디오에선 늑대인간과 소녀의 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여기에 마션의 아버지인 배우 박근형이 특별출연해 한 편의 걸작으로 완성됐다. “여느 부자지간처럼, 아버지와 대화를 많이 나누는 편은 아니에요. 누나가 아버지를 모시고 다니고 있어서, 누나에게만 사전에 얘기 해두고 아버지께는 말씀을 못 드렸는데 촬영 전날 ‘아버지, 내일 촬영인데 죄송하고 너무 감사해요’라고 말씀드렸죠.” ‘아빠 찬스’를 활용한 원스톱 섭외 과정을 소개했지만 이는 단순 화제성 아닌, 작품의 완성도를 위한 선택이었다. 그는 “첫 등장신부터 ‘무게감이 확 살겠구나’ 싶어 어떻게든 아빠 찬스를 써야겠다 생각하고 만들어갔다”며 “대기 시간이 많아 죄송했지만 어린 연기자들에게도 굉장히 부드럽게 잘 해주셨고, 촬영 방향성을 존중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고 아버지께 인사를 전했다. 여기에 ‘달끝’ 뮤직비디오는 김재원 감독을 비롯해 청룡영화상 조명상을 수상한 홍승철 기사와 ‘외계+인’의 임원근 촬영감독까지 합세, 화려한 제작 라인업을 갖추고 고퀄리티 뮤직비디오로 완성됐다. 재미있는 건, 촬영에 함께한 다수 스태프가 ‘동네 주민’이자 과거 작품들로 함께 한 적 있는 ‘인연’이란 점이다. 그는 “십수년 전 신인일 때 함께 작업했던 촬영감독님을 비롯해 여러 좋은 분들과 함께 하게 됐다. 처음엔 저예산으로 시작했는데 많은 분들이 함께 하게 되며 뭔가 욕심이 생기더라.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아 아버지께 출연 요청을 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이상하게 마음이 편했다. 주위에서 많은 분들이 도와주신 만큼 잘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 게 맞을 텐데, 사실은 어떤 기대도 없는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거 다 하겠다’는 마음이었다. 모든 우연과 기적들이 필연이 되길 뻔뻔하게 믿으며 작업하니 오히려 결과물이 더 잘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멜로브리즈로 데뷔 후 21년. 아버지의 격한 반대를 무릅쓰고 가수로 먼저 데뷔하고, 이후 배우 활동까지 병행해 온 마션은 지난 시간을 담담하게 돌아봤다. “아버지가 음악 활동을 반대하셨던 건, 제가 힘들까봐 였어요. 음악은 트렌드도 너무 빨리 바뀌고 힘든 길인 걸 아시니까, 걱정하셨던 거죠. 그래도 저는 제 길을 선택했고, 아버지는 공연장에 와서 제 음악을 들어보시고서 납득하셨어요. 지금 돌이켜 생각하면 아버지 말씀처럼 음악은 참 힘든 길이구나 싶은데, 그래도 배우 활동도 하면서 음악도 제 작업으로 꾸준히 가져갈 생각입니다.”여러 이유로 잠시 중단했었지만 이번 싱글 ‘달끝’을 계기로 다시 음악 작업을 이어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여성 보컬과 함께 하는 곡을 준비 중이다. 1~2년 전부터 보컬 섭외를 하다 잘 안 된 곡인데, 노래는 사람 찾아간다는 게 맞는 얘기인 것 같다. 우연이 겹쳐 인연이 되는 걸 작업하며 많이 느꼈다”며 다음 작업에 대한 기대에 눈을 반짝였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5.03.04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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