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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IS] 바야흐로 염혜란 전성시대

바야흐로 염혜란의 전성시대다. 2월 ‘새해 전야’, ‘아이’, ‘빛과 철’까지 개봉 영화 3편을 공개하며 명실상부 대세 배우로 사랑받고 있는 배우 염혜란의 누아르 화보가 18일 공개됐다. 아레나 옴므 플러스 3월 호를 통해 공개된 화보 속 염혜란은 그간 작품에서 보여온 얼굴과는 또 다른 새로운 얼굴을 선보였다. 염혜란은 누아르를 콘셉트로 한 화보를 소화했다. 강렬한 레드 컬러와 어우러진 컷에서는 고혹적인 매력을 뽐냈고, 빛과 그림자가 한데 담긴 컷에서는 강렬하고 흡인력 있는 눈빛으로 시선을 압도했다. 작품마다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키는 배우이기에 화보 컷 역시 염혜란이 아닌 작품 속 하나의 캐릭터처럼 생동감 있게 완성했다. 화보와 함께 진행한 인터뷰에서는 영화 ‘빛과 철’부터 그간의 배우 활동에 대해 이야기했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배우상을 수상한 ‘빛과 철’의 영남 캐릭터에 대한 질문에는 “영남은 화석이 되어버린 고통을 지닌 사람이었고, 그 고통에 다가간다는 게 정말 힘들었다. 그의 단단한 고통이 하나씩 깨지고 벗겨지고 무너지는 구조의 영화에서 영남은 태풍의 눈 안에 있다가 태풍 속을 걸어 나오는 인물이었다. 잠잠해 보이지만, 고통과 비밀을 감추고 있다가 한 번에 몰아치는 역할이라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던 작품이다. 감독님은 염혜란의 새로운 모습을 보고 싶다고 했고, 나 역시 이런 배역을 만난 게 축복이었다. 배우로서 아주 밑바닥에 있는 감정까지 파헤쳐야 하는, 심도 있는 배역을 만난다는 것은”이라고 답했다. 그간 염혜란이 통과해온 수많은 대사 중 마음에 남은 대사를 묻는 질문에는 “’빛과 철’에서 ‘나도 날 모르겠는데 어떻게 안다고 말할 수 있어요?’라는 대사가 떠오른다. 때때로 ‘저 그것만 있는 사람 아니에요’라는 생각이 들 때 떠오른다. 그리고 홍자영이 동백이에게 ‘동백 씨 마음엔 동백 씨 꽃밭이 있네’라고 한 대사. 잡초도 자라게 두고, 화려한 꽃도 피우고, 그런 꽃밭이 멋진 꽃밭일 텐데 홍자영은 밖에서 보이는 정원만 생각하던 여자여서 그런 아름다움에 대해 뒤늦게 깨닫는다. 그 대사는 나 자신, 그리고 모두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다. 내 안의 꽃밭을 돌보지 않으면서 남의 꽃밭만 보고 있지 말라는 것. 그래서 더 정성껏 내뱉었다. 또, 배우라는 직업, 남에게 보이는 직업을 지닌 사람일수록 내 마음의 꽃밭을 더 잘 돌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어 염혜란이 맡았던 ‘동백꽃 필 무렵’의 홍자영에 대한 질문에는 “그렇게 직선적인 캐릭터를 연기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사실 홍자영을 시작할 땐 두려움이 컸다. 그 작품을 끝까지 잘 마무리 지은 건 배우로서 자존감을 높여준 일이었다. 나 자신에 대한 편견이 가장 심한 사람이 나였음을 깨닫기도 했고. 그런 연기를 해보고 싶은 욕망이 있었으면서, 나는 둥글둥글한 사람인데 멋지고 시크한 배역을 할 수 있을까? 스스로 의심하는 거다. 이 배역과 작품을 통해 자신에 대한 편견을 허물어도 되겠다고 느꼈다. 내가 생각하는 내가 정말 나인지, 아니면 보여주고 싶은 나인지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인간 염혜란은 어떤 사람인지 묻는 질문에는 “본연의 염혜란은 늘 흔들리는 사람이다. 약해빠졌다. 이렇게 멋있게 사진 찍어놓고, 실제 절 만나면 실망하실까 봐 걱정된다. 단지 나는 추매옥처럼 살려고 한다. 사람 사는 기본 도리, 임무, 책임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며 “내가 좋아하는 말은 ‘어느 구름에서 비 내릴지 모른다’다. 모든 건 내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간다. 그러니 하루하루를 모든 일에 충실해야 한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작은 역할이라도 허투루 임했다간 큰코다친다. 그렇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염혜란 전성시대’를 맞은 배우 염혜란이 서늘한 얼굴을 드리우는 영화 ‘빛과 철’은 남편들의 교통사고로 얽히게 된 두 여자와 그들을 둘러싼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오늘(18일) 개봉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2.1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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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혜란, 연극→드라마→영화 '올킬'

2월 18일 개봉을 확정한 영화 '빛과 철(배종대 감독)'로 연기 인생 최초 영화제 배우상을 거머쥔 배우 염혜란이 TV와 스크린을 넘나들며 경이로운 연기 변신을 이어가고 있다. 유례없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막을 내린 OCN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의 힐러 추매옥으로 시청률을 견인하며 안방극장을 사로잡더니 주연 영화 세 편 '새해전야' '아이' 그리고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배우상 수상 작품 '빛과 철'의 잇단 개봉 소식을 알리며 본격적인 스크린 접수에 나섰다. 2021년은 그야말로 염혜란 전성시대다. 2000년 극단 연우무대 연극 '최선생'으로 데뷔, 무대를 통해 내공을 갈고닦은 염혜란의 행보는 연극계에서 수혈되어 한국영화계 여풍을 끌고 있는 충무로 블루칩 여배우들을 연상시킨다. 드라마 '도깨비' '슬기로운 감빵생활', 영화 '아이 캔 스피크' '걸캅스' '야구소녀' 등 인상적인 연기력으로 종횡무진 활약하며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 잡더니, 2019년 KBS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걸크러시 변호사 홍자영으로 대중의 뇌리에 염혜란이라는 이름 세 글자를 각인시켰다. '경이로운 소문'에서는 카운터의 리더이자 아픈 과거를 지닌 엄마로서의 모습은 물론 액션 신까지 소화하며 대체 불가한 매력을 뽐냈다. 안방극장에서 흥행 2연타를 기록한 배우 염혜란이 2월 한국영화계의 4번 타자로 나선다. 2월 개봉을 앞둔 주연 작품만 세 편, 각기 다른 매력의 변화구로 3연타 흥행 홈런을 예고한다. 2월 10일 개봉하는 '새해전야'에서는 하나뿐인 동생 용찬(이동휘)의 국제결혼을 앞두고 마음이 심란한 예비 시누이 용미로, 같은 날 개봉하는 '아이'에서는 홀로 아이를 키우는 초보 엄마 영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미자 역할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2월 18일 개봉을 확정한 염혜란의 주연작 '빛과 철'은 남편들의 교통사고로 얽히게 된 두 여자와 그들을 둘러싼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동아연극상, 히서연극상, 서울연극제 그리고 KBS 연기대상에 이어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 수상의 영예를 안겨준 '빛과 철'까지, 모든 장르를 석권한 압도적인 연기력에 이목이 집중된다. '빛과 철'에서는 여태 보여준 적 없는 서늘한 매력의 영남으로 분해, 또 한번의 성공적인 연기 변신을 알린다. 여기에 독립영화계의 전도연으로 불리는 배우 김시은과 '벌새'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10대 배우 박지후가 합세해 세대를 뛰어넘는 연기 앙상블을 완성했다. 2021년 염혜란 전성시대의 포문을 열 '빛과 철'이 한국영화계에 불러일으킬 지각변동에 귀추가 주목된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1.02.0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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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이정은 "'연기호평 거품일지 몰라' 母 냉정한 조언 날 키워"

배우 이정은(50)의 전성시대다. 1991년 연극 '한여름밤의 꿈'으로 데뷔해 28년 동안 한 길만 보고 달려왔다. 무명시절이 길고도 길었지만 연기가 좋았고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어주는 말을 전해주고 싶어 뚝심 있게 걸어왔다. 지금에 와서는 "그게 관종의 힘인가"라고 웃어 보였지만 긍정적인 이정은의 에너지가 위기를 이겨낸 원동력이었음이 인터뷰 내내 느껴졌다. 지난 6월 취중토크로 만났던 이정은과 반년 만에 재회했다. 그 사이 흥행 엔진은 쉼이 없었다. KBS 2TV 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이하 '동백꽃')을 통해 공효진과 모녀 호흡을 맞췄다. 진한 모성애를 전한 정숙 역으로 눈시울을 붉혔다. 올해 KBS 미니시리즈 중 가장 좋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최종회에서 23.8%(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를 찍었다.올해 JTBC 드라마 '눈이 부시게'로 제55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자조연상을 수상했던 이정은. 영화 '기생충'으로 칸 영화제에 진출하는 영광을 품에 안았고 황금종려상으로 팀 전체가 기쁨을 만끽했다. 제24회 춘사영화제 여우조연상, 제40회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까지 섭렵하며 '상복(福)'을 입증했다. "어머니가 올해 삼재라고 했는데 호삼재가 들면 나쁘지 않다고 하더니 호삼재가 들었다 보다"라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변함없는 인간미 넘치는 미소로 반겨줬다. 호감을 주고받을 줄 아는 배우, 이정은은 볼수록 매력 넘치고 빠져들 수밖에 없는 사람이었다. -'동백꽃' 하면서 기억에 남는 반응은."동백이가 용식이하고 헤어질 때 엄마로서 역할에 돌아가야겠다고 하는데 그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실제 한부모 가정 친구들이 엄마로서의 삶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그런 기회를 잘 잡지 못한다. 일상을 포기한다. 그 대목에 너무 슬펐다. 용식이 엄마 마음이 훨씬 더 보편적인 마음이다. 100% 공감했다." -이 작품의 인기 비결은 뭐라고 생각했나. "임상춘 작가의 필력인 것 같다. 이상한 행동을 하는데 제시카도 나중에 보면 관종이 된 이유가 나온다. 보수적인 아버지 밑에서 엄마가 기도 못 피우고 자기만 낙오된 느낌이 드는데 관종이 안 되리란 법이 어디 있나. 정말 대본을 잘 쓴 것 같다. 정숙 역할은 누가 해도 잘했을 것이다. 역할이 좋다는 건 배우들 모두 알고 있었다. 역할에 대한 비중과 애정을 알고 있었기에 주변에서 '정말 큰 역할이야' '잘해야 한다'고 했다." -옹벤져스와 이전부터 아는 사이였나. "야채가게 하는 (백)현주는 드라마 '송곳'에서 만났다. (김)선영 씨는 옹벤져스 대장답게 디렉트로 표현하는 스타일이다. 예전에 (라)미란 씨네 집에서 같이 저녁을 먹은 적이 있는데 난 소심해서 쭈뼛쭈뼛하곤 했는데 '만나고 싶었다'고 스스럼없이 인사하더라. 자기표현에 적극적인데 눈물이 많은 배우다. 염혜란 배우는 무대에서 처음 봤다. 너무 좋아하는 배우였는데 같은 작품으로 만나 반가웠다." -까불이 아버지와 20대 때 만나고 재회한 거라고 하더라. "까불이 아버지 신문성 씨는 20대 때 만났다. 아버지 역할이라니 벌써 그런 나이가 됐구나 싶더라. 웃었다. 중간중간에 공연 소식을 듣기도 했고 가끔 대학로 술자리에서 보긴 했는데 아버지가 되어서 나타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아버지 역으로 손색이 없더라. 좋아해야 할 일인지 모르겠지만 역할로 보니 너무 멋있었다." -엄마의 반응은. "내 딸이 예쁘게 나오면 좋은데 민낯으로 나오니 서운하다고는 하는데 좋았다고 했다. '기생충' 때는 '얘 너 너무 조금 나온다. 그런데 사람들이 각광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하더라. 엄마한테는 색다른 게 없었나 보다.(웃음) 어머니는 드라마 광팬이다. TV 속으로 들어갈 것 같다. 예전엔 엄마의 조언이나 평가가 기분 나쁘게 들렸는데 엄마를 만족시키기 위해 열심히 연기했다. 엄마의 냉정함이 나의 몇 할을 키운 것이다. 정말 열심히 기도한다. 냉정함 뒤엔 기도하는 마음이 존재하니 그게 날 키우고 있는 것 같다." -오랜 무명시절을 보낸 뒤 성공했다. "남자 배우들도 40대 중반 정도에 조연으로 크는 경우가 있는데 여자 배우들 같은 경우 흔치는 않다. 난 50살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지 않나. 사회적으로 연기를 통해 좋은 영향을 미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내가 살아왔던 길이 지치고 힘든 사람들에게 뭔가 열심히 하면 내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것 같다. 그것만 해도 큰 만족이 되는 것 같다. 어안이 벙벙하다." -연기에 대한 성장도 느끼나. "내 연기에 대해 정말 냉정하게 말하면 크게 변한 것 같지 않다. 근데 영화 '와니와 준하'를 보면 깜짝깜짝 놀란다. 책을 읽고 읽더라. 글을 잘 써주는 분들에 의해 좋은 역을 맡으면서 변한 것 같다. 뭔가 한 겹을 두고 보는 게 아닐까 두려움도 있는데 현 위치에 있는 게 비현실적으로 다가올 때도 있다. 작업했던 분들이 오랫동안 지켜보고 역할을 준 거라 생각한다." -봉준호 감독과도 두터운 인연을 자랑하지 않나. "그런 정도의 친분은 없었다. 잠깐 오라고 해서 녹음하고 그런 것이다. 정말 10년에 한 번 볼까 말까다. 봉준호 감독 덕에 '기생충' 특수를 누리고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 천천히, 좀 더 겸손하게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게 거품일지 모른다. 어머니도 공감한다. 남한테 상처 주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 했다." -지금까지 했던 역할 중 가장 애정이 가는 캐릭터는. "하나를 꼽긴 어렵다. tvN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서빙고 역할은 지금도 많이 기억에 남는다. 포문을 열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원할 줄 알았던 인기가 딱 3개월 지나니 사라지더라. 평정심을 그때 배웠다. 각광을 받게 한 문광이란 역할은 천운이라고 생각한다. 영화 '마더'의 멱살 한번 잡은 인연으로 큰 역을 줬다. 몇 년 뒤에 이런 역할이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다. 감사하다." -잘 될 거라고 믿었나."일일극을 할 때였는데 한 감독님이 유해진 배우와 비슷한 경로의 느낌이 든다고 했다. 얼마 전에도 봤는데 그런 얘기를 하더라. 역할이 주어지지 않으면 배우들은 스스로 뭘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 시대가 원하는 여배우에 대한 생각이 변화하는 것 같다. 시대를 잘 만난 느낌이다.">>[인터뷰③] 에서 계속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사진=김진경 기자 [인터뷰①]이정은 "'엄마'라고 불렀지만 마음은 공효진 언니라 생각[인터뷰②]이정은 "'연기호평 거품일지 몰라' 母 냉정한 조언 날 키워"[인터뷰③]이정은 "무명시절 28년 견딘 힘? 관객과의 감정 공유" 2019.12.1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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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연 넘어선…' 라미란·이정은·염혜란의 전성시대

더이상 '조연'이란 말이 아까운 여배우들의 전성시대다.조연으로 불리던 유해진·곽도원·조진웅 등은 이제 드라마·영화계에서 주연으로 우뚝섰다. 기나긴 무명과 단역, 조연을 거쳐 빛을 본 이들 자체로 연예계에서는 큰 의미가 있다. 그럴때도 여자들은 없었다. 상대적으로 남자를 선호하던 탓에 드라마에서 주인공을 하던 여배우들도 영화에서는 롤이 작아졌다. 그러나 시대가 달라졌고 트렌드가 바뀌었다. 라미란을 시작으로 이정은과 염혜란까지. 이들은 작품의 웃음이 아닌 중심이 돼 비중있는 역할로 나섰다. 단순한 임팩트가 아닌 끝까지 작품을 이끄는 중심축. 세 여배우 중 시작은 라미란이 끊었다. 2015년 '응답하라 1988' 이후 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부암동 복수자들' '우리가 만난 기적' 등 주연 자리를 꿰찼다. 그리고 지난 5월 개봉한 영화 '걸캅스'로 당당히 '원 톱' 자리를 따냈다. 영화는 162만명의 관객을 동원,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라미란은 기세를 이어 서현진과 주인공으로 나서는 '블랙독'까지 이제는 어딜 세워도 든든한 여배우로 자리매김했다.올해의 최고 발견은 누가 뭐라해도 이정은이다. 2015년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에서 보살 서빙고로 출연해 얼굴을 알렸고 그해 영화 '검사외전' 속 선거유세장에서 강동원과 막춤을 추고 신혜선과 잘해보라고 등 떠밀던 사람. '미스터 션샤인' 속 함안댁과 '눈이 부시게' 김혜자·한지민의 엄마로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정점은 영화 '기생충'에서 찍었다. 가정부 문광을 연기, 영화 후반부는 이정은이 책임졌다고 해도 될 만큼 소름끼치는 열연이 잇따랐다. 상복도 터졌다.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조연상을 시작으로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이정은의 한 해를 보냈다. 염혜란은 아직 두 사람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질 수 있지만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도깨비'에서 김고은(지은탁)을 괴롭히는 세상 못 된 이모로 영화 '증인'에서 소름끼치는 반전의 인물로 그리고 '동백꽃 필 무렵'에서 변호사 홍자영을 연기하며 연기 꽃이 활짝 피었다. 남자 앞에서 더 주체적인 성격이 돋보이는 매력 넘치는 여성으로 '국민 누나'라는 타이틀까지 따냈다. 올해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 한 세 배우. 이들이 늦게 빛을 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연기력이다. 연극 무대에서 다져진 기본기와 수십차례 단역으로 익힌 현장감은 돈 주고 들을 수 없는 트레이닝. 그러다보니 시간은 조금 걸렸지만 대중에게 각인될 수 있었다. 그 중 막내인 염혜란은 여배우들의 대세 흐름에 대해 "사실 '동백꽃 필 물렵'에서 홍자영을 맡았다는 것부터 흐름이 달라졌다고 느낀다. 5년 전만 해도 선배들을 포함해 우리가 할 수 있는게 많지 않았다. 선배들에게 힘들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지금은 시대적으로 분위기 자체가 새로운 얼굴을 원한다. 전문직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창작자들의 노력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선배들이 잘 닦아놓은 길을 편하게 가고 있다. 길이 열렸으니 좋은 가능성을 가진 사람도 더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2019.12.0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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