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ma2024 ×
검색결과5건
연예일반

변호사 된 조정석, 故이선균·유재명과 호흡…‘행복의 나라’ 캐릭터 소개

10.26과 12.12 사이 벌어진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을 그린 새 영화 ‘행복의 나라’의 캐릭터 소개를 15일 배급사 NEW가 공개했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이선균)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조정석)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상관의 명령에 의해 사건에 연루된 정보부장 수행비서관과 그를 살리기 위해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재판의 배후에 있는 합수부장까지 캐릭터로 완벽히 분한 배우 조정석과 고 이선균, 유재명의 모습이 눈길을 끈다.◇“살 사람은 살려 내야 되지 않습니까” 변호사 정인후 극 중 정인후는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를 살리기 위해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다. 재판은 옳고 그름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이기고 지는 결과만 있을 뿐이라고 믿었던 그는 재판을 거듭하며 변화하기 시작한다. 군인 신분의 박태주가 정당한 재판을 받을 수 있게끔 고군분투하던 정인후는 결국 거대 권력에 의해 재판의 결과가 좌지우지되고 있음을 직감하고 분노를 터뜨린다. 그간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 장르와 무대를 가리지 않는 활동을 펼치며 뛰어난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 조정석이 법정 개싸움의 일인자 정인후로 분해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것이다. 당시 재판 기록을 모티브로 시대상을 반영해 새롭게 탄생한 캐릭터인 정인후를 연기한 조정석은 “많은 분이 정인후의 마음과 시선, 관점으로 영화를 바라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으로 캐릭터에 접근하려 했다”고​ 전해 기대를 높였다.◇“군인은 명령에 복종해야 합니다” 사건 연루된 정보부장 수행비서관 박태주 극 중 박태주는 상관의 지시로 10.26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정보부장 수행비서관으로, 유일한 군인 신분이다. 그는 군인이라는 이유로 단 한 번의 선고로 판결이 확정되는 단심 재판을 받게 된다. 판결에 대해 불복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박태주는 끝까지 강직함을 잃지 않고, 자신만의 신념을 지키려 한다. 배후에 있는 인물에 의해 재판장에서 판사에게 쪽지가 배달되는 일명 ‘쪽지 재판’과 충분한 절차 없는 ‘졸속 재판’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굳건한 박태주는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단순한 재현보다는 팩트를 기준으로 각색되었다. 추창민 감독은 “이선균 배우에게 박태주 캐릭터에 대해 파고들어 접근해 달라고 부탁했고, 결과적으로 200% 이상의 연기를 해냈다”고 전했다.◇“나 정도면 자격 있는 거 아닌가?” 배후의 합수부장 전상두 극 중 합수부장 전상두는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의 장본인으로, 밀실에서 재판을 도청하며 결과를 좌지우지한다. 재판을 순조롭게 이끌기 위해 육군 참모총장 정총장에게 비공개 재판 진행을 요구하고, 정인후를 비롯한 변호인단을 뒤에서 협박하는 등 부정 재판을 주도한다. 전상두 역시 특정 인물을 모티브로 했으나, 거대한 권력의 실세라는 캐릭터성에 중심을 두고 영화적으로 각색된 인물이다. 이는 관객들로 하여금 당시 권력을 쥐었던 인물을 떠올리게 만들며 더욱 깊은 몰입감을 선사할 것이다. 매 작품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유재명은 실제 본인의 머리를 깎고, 뽑는 등 각고의 노력 끝에 전상두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유재명은 “모티브가 된 실존 인물과 허구의 중간에서 묘한 긴장감을 넣기 위한 디테일들을 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 전해 그가 만들어낸 전상두 캐릭터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행복의 나라’는 오는 8월 14일 개봉한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4.07.15 09:06
연예일반

[IS인터뷰] ‘노량’ 김성규 “잊을 만하면 나오는 나…이젠 알아볼 때 됐는데”

“이순신 장군 역할이요? 저는 ‘아직 감히’라고 생각하죠.”‘한산: 용의 출현’에 이어 ‘노량: 죽음의 바다’까지. 이순신 3부작 중 무려 두 작품을 항왜군사 준사 역으로 함께한 배우 김성규는 “내가 한 것 이상으로 잘 마무리돼 의미 있었다”며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최근 서울시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김성규와 만나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 전투를 그린 작품이다. 김성규는 왜군이었다가 조선군에 항복해 이순신 장군의 곁에서 조선의 바다를 지키는 준사 역으로 분했다.김성규는 “‘한산: 용의 출현’을 촬영할 때 언어적으로, 캐릭터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서 김한민 감독님이 ‘노량: 죽음의 바다’에서도 준사 역을 함께 해보자고 했을 때 부담이 있었다”며 “당시 감독님에게서 준사 역에 대한 애정과 마무리를 잘하고 싶은 책임감이 느껴졌다. 나도 걱정이 많았지만, 준사 역을 잘 마무리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털어놨다.이어 “시나리오를 받고 ‘할 수 있을까’라는 두려움이 있었지만, 감독님이 나를 믿어주는 게 힘이 됐다. 촬영하면서도 좋은 말만 해줬다.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디렉션을 주는 편인데 나 같은 경우는 열어놓고 잘하고 있다는 눈으로 바라봐줬다”며 “영화를 보고 나니 내가 한 것 이상으로 잘 마무리돼 의미 있었다. 배우로서 이 영화에 출연했다는 것에 감사하다. 나도 좀 더 성장하지 않았을까”라고 미소 지었다. 김성규가 연기한 준사는 깊어진 신념으로 이순신 장군의 곁을 지킨다. 무엇보다 준사가 최후를 맞이하는 장면은 ‘노량: 죽음의 바다’ 속 인상 깊은 장면 중 하나로 꼽힌다.김성규는 “‘준사가 전쟁에서 죽음을 맞이하지 않고 끝났다면 어땠을까’라는 상상도 해봤고 준사에게 바다는 어떤 의미일까도 생각해봤다. 준사가 대단하다기보다 전쟁에 참여한 병사로서, 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며 “영화를 보며 감독님과 스태프들의 준사를 향한 의미와 의지를 봤다. 영화적으로 멋있게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이어 “지인들이 영화를 보고 나서 ‘감독님이 너를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고 하더라. 감독님과 스태프들이 캐릭터에 공을 많이 들였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준사를 연기하며 고민됐던 지점도 털어놨다. 김성규는 “의미를 많이 담고 있는 역할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다가오지 않으면 어떡하지’라는 고민이 있었다. 또 중요한 시점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걸 내가 표현할 수 있을지도 고민됐다”면서도 “영화 전체적으로 인물들을 잡아주는 사람이 있어 가능했다”고 말했다.김성규는 “기회가 된다면 이순신 장군을 연기하고 싶은 마음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저었다. 김성규는 “실제 역사를 벗어나 상상으로 만든다면 모르겠으나, (이순신 장군 역할은) 선배님들이 버티고 살아온 역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나는 ‘아직 감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 2011년 연극 ‘12인’으로 데뷔 후 영화 ‘범죄도시’, ‘악인전’, 넷플릭스 ‘킹덤’ 시리즈 등에서 캐릭터성이 짙은 역할을 맡으며 눈도장을 찍은 김성규. 그는 “재미있는 것 같다. (대중이) 잊을 만하면 나오는 것 같다. 이젠 알아볼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그러면서 “그동안 장르물을 많이 해 이제는 나와 가까운 현실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 내 나이대에 생각할 수 있는, 관계를 맺는 역할에 대한 호기심이 있다”고 바람을 드러냈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4.01.09 05:28
연예일반

“안 웃을 수가 없다” 배우들이 자신하는 ‘킬링 로맨스’ 4월 극장가 활력 될까

“그 장면에선 안 웃을 수가 없어요. 안 웃으면 일부러 참는 거죠.”최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진행된 영화 ‘킬링 로맨스’ 제작 보고회에서 출연 배우 배유람은 이 같이 말했다. 그가 언급한 건 불가마 장면. 예고로만 봐도 범상치 않아 보이는 이 장면이 영화에선 어떻게 구현됐을까.배유람은 이 영화에 대해 “안 본 눈 사고 싶다”는 한줄평을 남겼다. 재미없어서가 아니다. 처음 봤던 그 느낌대로 또 한 번 보고 싶어서다. 그는 “아마 N차 관람에 나서는 관객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체 어떤 영화기에 출연 배우가 이렇게 ‘웃음’과 ‘N차 관람’을 자신할까. 영화 ‘남자사용설명서’(2013)로 마니아층을 양산한 이원석 감독의 신작 ‘킬링 로맨스’는 섬나라 재벌 조나단(이선균)과 운명적 사랑에 빠져 돌연 은퇴를 선언한 톱스타 여래(이하늬)가 팬클럽 3기 출신 사수생 범우(공명)와 만나 기상천외한 컴백 작전을 모의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한국영화에서 보기 어려운 캐릭터성 강한 등장인물과 황당한 설정. 이원석 감독은 “나한테는 원래 극단적인 시나리오만 들어온다”면서도 “이 영화는 변화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 어딘가에 갇혀서 정체돼 있던 경험을 했을 텐데, 그럴 때 내 옆의 누군가를 통해 용기를 얻어 인생을 변화시키게 되기도 하지 않나. 그게 우리 영화의 주제였고, 그 부분에 반해 연출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영화에서 주인공 여래를 연기한 이하늬는 “이런 영화가 한국 영화로 세상에 존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그는 “이렇게 영화적인 영화를 찾기가 힘든 시기가 된 것 같다”며 “세상에 없던 미장센과 연기, 영화가 나올 것 같다는 예감으로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또 “‘남자사용설명서’가 다소 마니악한 영화 아닌가. 그 마니아들 가운데 한 명이 나였다”며 이원석 감독을 향한 팬심도 드러냈다. ‘남자사용설명서’ 특유의 코믹한 연출과 포인트가 입맛에 맞았다면 ‘킬링 로맨스’ 역시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섬나라 재벌 조나단으로 변신, 여태까지 작품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과감한 비주얼 변신을 감행한 이선균은 “대본은 재미있게 봤는데, ‘나한테 이 역을 왜 줬지’ 싶더라. 감독님이 워낙 유니크한 분이고, 어울리는 대본이었다”고 말했다. 이선균은 조나단을 소화하기 위해 붙임머리, 굵은 아이라인, 개성 있는 콧수염 등을 장착했다. 분장을 지울 때면 왠지 모르게 얼굴이 허전하게 느껴졌을 정도였다. 이원석 감독은 “제작사에서 내가 하고 싶은 거 다 하게 해주겠다고 하는 말에 혹해서 연출하기로 결심했다”면서 “주어진 상황 속에서 최선을 다해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또 배우들이 기대 이상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귀띔했다. 이원석 감독이 정말 하고 싶은 걸 다 해서 만든 영화, 배우들이 과감하게 망가지고 웃음을 자부하는 영화, 정체불명 독특한 장르의 ‘킬링 로맨스’가 4월 한국영화계에 큰 웃음을 불러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하늬, 이선균, 공명, 배유람 등이 출연하는 ‘킬링 로맨스’는 오는 14일 개봉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4.07 05:55
연예일반

[리뷰IS]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 유쾌한 상상에 현실 한스푼

이뤄질 가능성이 없는 가벼운 판타지 영화 같지만 그 안에 현실성이 한스푼 담겨 있어 마음을 끈다. 배우 윤시윤, 설인아 주연의 영화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 이야기다.‘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는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못해본 남자 창수(윤시윤 분)가 우연히 사람의 마음을 얻는 향수를 손에 넣은 뒤 매일 버스에서 마주치던 짝사랑 상대 아라(설인아 분)와 연인이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꿈에 그리던 아라와 사귀게 된 창수는 매일매일이 꿈을 꾸는 듯 행복하게 느껴지면서도 한편으론 향수를 이용해 아라의 마음을 강제로 얻은 것 같아 죄책감을 느낀다. 가족과 일에 치여 사랑을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는 아라는 처음 느껴보는 감정에 의아하면서도 설렐 뿐이다. 과연 이 사랑의 결말은 어떻게 될까.향수를 뿌리기만 하면 향을 맡은 이들로 하여금 모두 자신을 사랑하게 만들 수 있다는 영화적 설정.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는 이런 판타지적 설정에 과도한 개연성을 부여하는 대신 창수와 아라를 포함한 등장인물의 캐릭터성에 집중한다. 때문에 가볍고 통통 튀는 로맨스를 원하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지난해 11월 영화 ‘탄생’에서 조선 최초의 가톨릭 사제 김대건 신부 역을 맡아 진지하고 담백한 연기를 보여줬던 윤시윤은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에선 모태 솔로 창수 역을 맡아 아낌없이 망가진다. 그간 다른 작품에서 보기 어려웠던 뽀글머리 스타일링부터 김수미, 윤정수 등과 맞춘 코믹 호흡 등이 영화 중간중간 웃음 포인트로 작용한다.지난해 영화 ‘비상선언’으로 스크린 데뷔를 한 설인아는 주인공 아라 역으로 작품을 중심에서 이끌 힘이 있다는 걸 증명했다. 무엇보다 그림체가 맞는 윤시윤, 설인아 두 배우의 로맨스 합을 보는 재미가 있다. 사랑에 빠지게 하는 향기라는 설정은 판타지적이지만 그를 통해 ‘사랑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는 마냥 환상에 그치진 않는다. 사랑이란 감정은 어떤 경위로 시작되는 것인지, 진짜 사랑이란 과연 무엇인지 ‘우리 사랑이 향기로 남을 때’는 향기를 이용해 관객들에게 여러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다만 다소 캐릭터에 기대 전개되는 까닭에 스토리가 빈약해진 점은 아쉽다. 15세 관람가. 108분.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02.08 08:38
무비위크

[신작IS] "똑똑한 기획"…'강철비2' 전편 뛰어넘는 수작 탄생

이미 좋았지만 더 좋아졌다. 똑독한 기획의 승리이자 방대한 정보 속 진정성을 담아낸 결과다. 감독과 두 주인공을 제외하고 모든 것이 달라진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양우석 감독)'이 '한반도'를 전면에 내세운 시리즈의 명맥을 잇는다.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라는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실제 상황에 '남북'은 반세기가 넘는 시간동안 수 많은 작품 속 소재로 차용됐다. 전쟁, 사랑, 우정 등 다양한 장르로 녹여졌지만 '강철비' 시리즈는 상황 자체와 이를 바라보는 시선을 다뤄 명확한 차별점을 꾀하며 의미를 더한다. 지난 2017년 개봉한 '강철비'는 북한 내 쿠데타가 발생하고, 북한 권력 1호가 남한으로 긴급히 넘어오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강철비2: 정상회담'은 남북미 정상회담 중에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린다. 양우석 감독과 정우성, 곽도원이 다시한번 의기투합해 주목 받았다. 첫번째 시리즈에서 북한 최정예 요원 엄철우와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대행 곽철우로 분했던 정우성·곽도원은 두번째 시리즈에서 대한민국 대통령과 북한 호위총국장으로 국가와 캐릭터를 세탁했다. 특히 정우성의 새로운 도전이 눈에 띈다. 영화적 캐릭터성이 강했던 엄철우에 비해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는 다소 평범하면 어쩌나 우려됐던 것이 사실. 하지만 걱정이 무색하게 한경재는 한경재만의 길을 뚜벅뚜벅 걷는다. 감정 자체를 크게 표출하지 못하는건 엄철우와 한경재 모두 비슷하지만, 엄철우가 몸을 움직인다면 한경재는 심리로 대적한다. 두 편의 '강철비' 시리즈만 봐도 배우 정우성의 극과극 스펙트럼을 확인할 수 있다. 촌스러운 북한 군복까지 살려냈던 그다. 비주얼은 여지없이 '얼굴이 복지' 그 자체다. 다큐멘터리보다 더욱 디테일한 내용을 다루지만 지루하지 않고, 다양한 극적 재미까지 안긴다. 리얼리티에서 시작해 판타지로 흐르는 자연스러움은 '강철비2: 정상회담'에 감탄할 수 밖에 없는 첫번째 포인트다. 물론 '저게 말이 돼?' 싶은 설정도 상당하지만 기어이 말이 되게 만드는 '강철비2: 정상회담'이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관객들을 설득시켜 나가는 과정이 그저 놀라울 따름. 북의 쿠테타로 핵잠수함에 납치 돼 입씨름을 펼치는 한·북·미 정상의 모습도 날카로움 속 '인간미'를 담아내며 그럴듯한 현실성을 동반한다. 그 어떤 영화보다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스쳐 지나가지만 필요없는 인물이 단 하나도 없다. '한반도에 평화체제'라는 하나의 안건을 두고, 얼마나 많은 국가들이 숟가락을 얹고 있으며, 얼마나 많은 이견이 존재하는지, 또 각 국가의 내부에서는 어떤 치열한 머리싸움이 진행되고 있는지 직설적이면서 노골적으로 담아냈다.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기 전 질문을 던져버리는 영화 속 대한민국 대통령은 그래서 더 소름끼치게 반갑고 시원하다. 첩보 블록버스터 장르의 정체성은 잠수함 전투가 야무지게 챙긴다. 깊은 바다 속에서 어뢰를 날리는 것이 전부라면 전부지만 그 긴장감은 총·칼이 난무하는 육탄전보다 강하다. 전쟁 영화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한 '덩케르크' 뺨치는 움직임이다. 심지어 '한일전'이다. 명확하게는 '북일전'이지만 한민족 피는 어디 안 간다. 새까만 바닷속 치열한 수중전은 관객을 바다 한 가운데 직접 초대, 소리없는 응원을 부르짖게 만든다. 그 순간 짜릿하게 울려 퍼지는 목소리는 예상 가능한 등판임에도 참을 수 없는 울컥함을 터지게 한다. 북한말 대사 처리는 신선함을 편안함과 자아내고, 한국어와 영어로 번역되는 '한일 독도문제'는 한 톨의 편집없이 모든 대사를 살려내 눈길을 끈다. '어쩌고 저쩌고, 지지고 볶고, 내가 최고다, 내 말이 법이다, 이게 최선이다' 온갖 주장이 둥둥 떠다니고, 음흉한 작전세력도 난무하지만 남북이 떼려야 뗄 수 없는 한민족인건 자명한 사실. 현실에서도 태풍이 지나간 자리 아름다운 꽃이 피어날지, 코로나19와 대적해야 하는 '강철비2: 정상회담'의 운명은 어떨지 주목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7.29 09:0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